올림픽 성공하면 총선·총리 선거에 유리정치적 고려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 주변에 설치된 올림픽 로고 뒤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 도쿄/AP 연합뉴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다시 확산되는 속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도쿄올림픽 추진에 적극 나서는 데는 중의원 해산, 총리 선거 등 내부 정치 일정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중의원 해산이 늦춰질 경우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는 총선과 총리 선거 직전 스가 정부의 부양을 기대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될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6일 일본을 방문 중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내년 7월로 연기된 도쿄올림픽을 안전하게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 경기장에 관중이 참여하는 형태로 올림픽 경기를 운영하겠다는 인식도 공유했다.

국내외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하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스가 총리는 도쿄올림픽에 적극적이다. 이 신문은 향후 정치 일정과 올림픽과의 상관관계 때문이라고 전했다. 총리 임기는 내년 930일이다. 도쿄올림픽은 내년 723일부터 95일까지 예정돼 있다. 중의원 임기는 내년 1021일까지다. 만약 총리가 자신의 임기만료 시기까지 중의원 해산을 결정하지 못할 경우 도쿄올림픽의 성공은 총선, 총리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천명을 넘어서는 등 다시 확산되고 있어 중의원 해산이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스가 총리는 중의원 해산 요구가 있을 때마다 코로나 대응이 먼저라고 강조해왔다. 일본 중의원의 임기는 4년이지만 총리가 언제든 해산을 시킬 수 있다. 총리 주변에선 올림픽은 최대의 정권 부양책”, “역시 중의원 해산은 올림픽 뒤다등의 말이 나온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스가 총리의 의지가 확고하다고 해도 올림픽 개최는 코로나 상황이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럽은 도시 봉쇄가 다시 시작되면서 올 12월 계획된 레슬링 세계선수권 대회가 중단됐다. 미국에서는 하루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일본 정부는 관중을 얼마나 수용할지, 국외에서 오는 관중을 받아들일 것인지는 내년 봄에 결정하기로 했다.

일본 쪽에선 미국의 동향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일본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올림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라며 미국 선수들이 대거 불참할 경우 미국 방송사 중계료 문제 등으로 올림픽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로 불안한 선수들이 올림픽 개최를 반대하지 않을까 우려 된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가장 큰 차이점은 백신 보관 온도, mRNA 개발방식은 같아

 

예방접종을 하는 모습.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좋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꼭 7일 만에 미국 모더나도 비슷한 소식을 전했다. 마치 짠 것처럼 연달아 희소식을 전한 두 회사의 백신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 것일까?

백신 효과 : 화이자 90% - 모더나 95%

두 회사는 모두 3차 임상시험 단계에서 중간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화이자는 90% 이상, 모더나는 94.5%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3차 임상에 화이자는 43천여명, 모더나는 3만여명이 참여했다. 절반은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하고, 대조군인 절반에는 소금물로 만든 가짜약(플라시보)을 투여했다.

시험 결과 화이자의 경우 총 94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백신군에서 8, 가짜약을 투여한 대조군에서 8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만약 백신이 효과가 없다면 백신군에서도 86명 정도의 환자가 생겼어야 했는데, 8명으로 그쳤다. 이를 환산해 백신의 효과는 90% 정도로 표시된다.

모더나 백신은 효과가 약간 더 좋았다. 95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백신군에서 5, 가짜약을 투입한 대조군에서 9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만약 백신의 효과가 없었다면 백신군에서도 9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했어야 했는데 5명에 그쳤다. 백신의 효과는 94.5%로 계산된다.

백신 효과 90%는 상당히 높다. 독감 백신이 보통 40~60%이고, 홍역 백신은 97%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긴급 백신 승인의 제한선으로 50% 이상을 정해놓고 있다.

모더나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

백신 보관 온도 : 화이자 영하 70모더나 영하 20

두 회사 백신의 가장 큰 차이점은 보관 온도다. 화이자의 경우 섭씨 영하 70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최대 6개월 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일반 냉장고에서는 최대 5일에 그친다. 고도의 냉동시설이 필요해, 개발도상국 등에서는 화이자 백신이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모더나 백신은 가정용 냉장고의 냉동 온도에 가까운 섭씨 영하 20도에서 6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보통의 냉장 온도인 섭씨 2~8도에서도 30일 동안 백신 효과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잭 털스 모더나 의료총책임자는 진료실과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냉장고에 보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접종 방식 : 화이자·모더나 3~4주 간격 두 차례

두 회사의 백신 모두 두 차례에 나눠서 접종을 해야 한다.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는 방식이며, 두 번째 접종 이후 7일이 지난 시점에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첫 번째 접종이 이뤄진 뒤 4주 뒤에 효과가 발생한다.

모더나 백신은 3차 임상에서 4주 간격으로 2차례 접종을 실시했다. 실제 접종도 이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가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 화이자·모더나 심각한 부작용 아직 없어

백신의 장기 효과와 부작용 등은 아직 확실하게 증명되지 않았다. 화이자 쪽은 지난 9일 발표에서 심각한 안전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정도만 발표했다. 백신의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되는지에 대해서도 더 지켜봐야 한다.

모더나는 좀 더 구체적으로 부작용을 공개했다. 모더나는 안전성에 큰 우려가 없다며 접종 부위 통증(2.7%)2차 접종 뒤 피로감(9.7%), 근육통(9%), 두통과 복합통증(5%) 등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반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에 나타나는 부작용 정도에 불과하다. 모더나 역시 면역 지속 기간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생산량 : 화이자 135천만회분 - 모더나 5~10억회분

백신 생산량은 화이자가 약간 앞선다. 화이자는 올해 말까지 최대 5천만회분을 생산할 수 있고, 내년에는 13억회분까지 생산 가능하다고 밝혔다. 모두 67500만명이 접종할 수 있는 규모다. 이 가운데 90%는 이미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영국 등이 선구매가 완료된 상태다. 화이자는 이번달 셋째주 안에 미 식품의약국에 긴급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더나는 올해 연말까지 2천만회분을 생산할 수 있고, 내년에는 5~10억회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더나도 미국 등 선진국들과 선계약을 맺고 있다. 모더나는 향후 몇주 안에 미 식품의약국에 긴급 승인을 신청한다.

한국은 아직 두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정부는 국제적인 백신 공동구매 체계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1천만명 분을 확보하고, 제약사와 개별 계약을 통해 1천만명 분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지난 12일 밝혔다.

제조방식: 화이자·모더나, 모두 mRNA 기반 생산

화이자와 모더나는 둘 다 유전자의 일종인 엠아르엔에이(mRNA, 메신저 리보핵산)를 기반으로 백신을 만들었다. 엠아르엔에이는 세포에서 디엔에이(DNA) 정보를 전달해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엠아르엔에이가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어 체내에서 면역 반응이 일어나 항체를 생성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기존 방식과 다르다. 지금까지 예방 백신은 바이러스 일부를 항원으로 직접 체내에 주입하고, 이에 저항하는 항체가 만들어지는 방식이었다. 소량의 바이러스를 투입해 면역 체계가 이뤄지도록 유도한 것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이와 달리 유전자를 주입해 항원을 만들고, 이것이 다시 항체 생성으로 이어지게 하는 방식이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시엔엔>(CNN)엠아르엔에이 백신이 제대로 작동할 것인지 회의적이었지만, 이번 결과로 엠아르엔에이 백신이 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효과가 인상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엠아르엔에이 백신은 상대적으로 제조가 쉽고 개발 기간도 짧다. 바이러스를 직접 주입하는 게 아니어서 안전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상용화된 적이 아직 없어,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은 이르다고 말한다.

여타 백신: 아스트라제네카·시노팜·스푸트니크V다른 코로나 백신들

화이자와 모더나 외에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드존슨 등이 백신을 개발중이고, 러시아는 이미 자체 개발한 백신을 승인했다.

곧 임상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낮은 백신 가격으로 주목받는다. 화이자 백신이 22천원(19.5달러), 모더나 백신이 27~4만원(25~37달러)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4300(3파운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산이 적은 중·저소득국 입장에서는 백신 가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러시아는 자체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과 에피박코로나백신을 지난 8, 10월 승인했다. 러시아 백신은 3차 임상시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국제적인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은 최근 국내 제약사 지엘라파가 15천만회분을 생산하기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 시노팜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도 3차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백신은 중국과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의료진 등에 투여됐다. 최현준 기자

     

‘-50도 차이화이자·모더나 백신 보관온도, 왜 다를까

 영하 70도 화이자 넘치는 조심높은 온도서 시험할 시간 없어

 모더나는 영하 20, 독일 큐어백 등은 섭씨 4~5도서 보관 가능

 

적정온도를 지키지 못해 폐기되는 백신이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

 

미국의 제약업체 화이자, 모더나 등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임상3상 시험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효과를 냄에 따라 백신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두 회사의 백신이 몇주 안에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배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백신 생산이 시작된 뒤에도 넘어야 할 벽이 또 하나 있다. 백신을 환자에게 접종할 때까지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백신 상태가 망가지지 않게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한 해 생산되는 백신의 절반 가량이 적정 보관 온도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제때 운송되지 못해 폐기된다고 한다.

화이자의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를 유지해줘야 최대 6개월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고 회사쪽은 밝힌다. 일반 냉장고에선 기껏해야 보관 기간이 5, 상온에선 2시간이 시한이다. 특수 냉동 저장고가 없으면 백신이 환자한테 도착하기 전에 상해 버린다. 하지만 이런 특수 저장고를 다량 확보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반면 모더나는 가정용 냉장고의 냉동실 온도와 비슷한 영하 20도에서도 6개월 보관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냉장실 온도인 영상 2~8도에서도 30일 동안 보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이자나 모더나나 똑같은 메신저RNA(mRNA) 백신인데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날까?

영하 80도 이하를 유지해주는 에볼라 백신 용기. 비슷한 온도를 유지해줘야 하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보관용으로도 쓸 수 있다.

독일 큐어백 등 2섭씨 4~5도에서 수개월 보관 가능

영국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화이자, 모더나와 같은 RNA 백신을 개발 중인 다른 두 곳은 일반 냉장고에서도 최소 3개월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뉴사이언티스트'는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안나 블래크니(Anna Blakney)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이 대학이 개발중인 RNA 백신은 일반 냉장고와 같은 온도인 섭씨 4도에서 수개월 동안 안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백신은 현재 임상 2상 단계에 있다. 독일 튀빙겐에 있는 큐어백도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 백신(CVnCoV)은 일반 냉장고 온도인 5도에서 3개월 이상 보관할 수 있으며, 실온에서는 24시간까지 놔둘 수 있다고 밝혔다.

큐어백의 백신은 현재 임상 2상 중이며 올해 안에 3상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블래크니는 화이자 백신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화이자도 똑같은 연구를 하고 있다는 걸 보증한다고 말했다.

메신저RNA 백신은 실제 바이러스를 약화 또는 불활성화해 만드는 전통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 겉면의 돌기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지침이 들어 있는 RNA 가닥으로 만들어진다. 돌기단백질은 바이러스 외피에 돌기처럼 솟아 있는 물질로,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할 때 쓰는 도구다.

이 유전 물질이 백신 주사를 통해 인간 세포 안으로 들어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면, 세포가 바이러스가 침투한 줄 알고 면역 반응을 하게 된다. 그런데 세포 안에 들어간 RNA는 혈액 속 효소에 노출되면 돌기단백질을 만들기도 전에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이를 막기 위해 백신은 지질나노입자(LNP)라고 하는 작은 지방덩어리에 싸여 있다.

지질막에 싸인 RNA 백신이 세포 안에 들어간 뒤, RNA 가닥(노란색)이 세포질의 단백질 합성 소기관인 리보솜(녹색)에서 바이러스의 돌기단백질(빨간색)을 만드는 과정. 아퀴타스 세러퓨틱스

3가지 백신 모두 같은 지질입자 사용...“`넘치는 조심'에서 비롯

화이자와 큐어백,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세 그룹의 백신은 모두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아퀴타스 세러퓨틱스(Acuitas Therapeutics)라는 회사가 만든 지질 입자를 사용한다. 그럼에도 유독 화이자 백신의 보관 온도만 낮은 이유는 뭘까?

이 회사 대표인 토머스 매든(Thomas Madden)이 백신을 영하 70~80도에 보관하기로 한 결정은 `넘치는 조심(an abundance of caution)'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를 백신 개발을 매우 빠르게 진행하는 바람에 (영하 70~80도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도 백신이 안정적인지 확인하는 시험을 할 시간이 없었기때문으로 설명했다.

사실 백신의 정확한 제형(formulation)은 제3자가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없는 각사 고유의 노하우에 속한다. 화이자가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히는 것도 그런 차원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에서 사용하는 mRNA를 설계한 미국 국립알레르기및전염병연구소의 바니 그레이엄 연구원에 따르면 백신의 온도 조건은 불분명하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보도했다.

그레이엄 연구원은 화이자는 보건 당국에 처음 백신 임상시험을 신청했을 때 영하 70도 이하로 시작한 것이며, 나중에 가서는 더 높은 온도에서도 백신이 작동한다고 보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모더나 백신 연구실의 연구원. 모더나 웹사이트

더 높은 효능? 더 쉬운 접종?...어떤 걸 우선할까

뉴사이언티스트역시 화이자 같은 백신 제조업체들이 더 높은 온도에서도 백신이 안정적이라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면 당국에 백신 승인 조건의 변경을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든 대표는 "이 증거엔 동물 시험이 포함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뉴사이언티스트'는 화이자 쪽에 보관 온도에 관한 의견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백신을 보관하는 또 다른 방법은 백신을 동결 건조시키는 것이다. 백신을 분말 형태로 만들어 운반한 뒤 물을 섞어 접종한다. 보관-운송의 안정성을 위해 이미 여러 백신에서 이 방법을 쓰고 있다.

`사이언스'는 화이자도 냉장 보관이 가능한 분말 형태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웨덴의 신생기업 지쿰(ziccum)은 상온에서도 한 달 이상 효력이 유지돼, 냉장 보관할 필요가 없는 분말 백신 제조법을 개발했다. 특히 이 방식은 공기 건조 방식을 사용해, 기존 동결 건조법에 비해 제조비용이 훨씬 저렴하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효능이 상대적으로 낮아도 보관운송 부담이 적은 백신을 구해 더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접종할 것인가? 아니면 비싼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더 효능 좋은 백신을 맞힐 것인가? 고유의 효능과 특성을 내세운 백신들의 임상시험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각국 보건당국이 새로운 고민에 빠져들 전망이다. 곽노필 기자


1954년 선교사로 파견돼 인천 정착, 20여년 산업선교 활동 보급에 진력

1974인혁당 피해자기도 모임박정희 정권 강제 추방으로 출국

미 의회 박 정권 인권 실태증언전미 순회 한국 민주화강연 활동

 

197412월 박정희 정권에 의해 강제 추방 당했던 조지 오글(왼쪽) 목사는 20년 만인 1994년 민청학련운동 계승사업회 초청으로 부인 도로시 오글(오른쪽)과 함께 다시 한국을 방문했다. 오글 목사의 왼쪽 약지에 추방 직전 인혁당 조작 사건사형수 우홍선의 부인이 여비로 건네준 금반지가 보인다. 사진 연합뉴스

 

박정희 독재정권의 인혁당 조작사건을 폭로해 강제 추방 당하는 등 한국 민주화운동을 지원했던 조지 오글(한국 이름 오명걸) 목사가 지난 15일 미국 콜로라도에서 별세했다. 향년 91.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17일 오글 목사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외국인이자 종교인으로서 한국의 민주화에 기여한 오글 목사의 업적과 뜻을 정리하고 기릴 것이라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192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여섯 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오글 목사는 연합감리교회 선교사로서 1954년 부인 도로시와 함께 한국땅을 처음 밟은 뒤 20년간 산업선교 활동을 펼쳤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를 설립해 노동자의 권리 노동법에 기반한 교육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등 인권옹호에 앞장섰다. 또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지원하는 미국·캐나다 선교사들 모임인 월요모임에 소속돼 선교사로 활동했다.

조지 오글(뒷줄 오른쪽) 목사는 부인 도로시 오글(뒷줄 왼쪽)과 함께 1954년 한국에 파견되어 12녀를 두고 1974년 강제추방 당할 때까지 20년 동안 산업선교와 민주화 지원 활동을 펼쳤다. 사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박정희 정권의 감시대상이 된 오글 목사는 197411월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양심수들을 위해 종로 5가 기독교회관에서 목요기도회에 참석해 사건이 조작된 사실을 알리고 피해자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했다. 인혁당 피해자 부인들의 요청을 받아 기도를 했을 뿐이었으나 그는 곧바로 중앙정보부에 붙잡혀가 심문을 당하고 빨갱이라는 거짓 자백을 강요받았다. 이런 사실이 <뉴욕타임즈>에 보도되면서 파장이 커지자 박 정권은 오글 목사에게 강제 추방 명령을 내렸다. 명동성당에서 열린 인권회복기도회에 가다가 체포된 그는 1214일 아침 출입국관리소로 끌려가 다시한번 조사를 받은 뒤 그날 저녁 미국행 비행기에 태워졌다.

19741214일 조지 오글 목사가 강제 추방 명령으로 김포공항에서 대한한공 비행기에 오르며 주먹을 높이 들어 대한민국 만세, 하나님과 함께!”를 외치고 있다. 사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듬해 49일 새벽 박 정권은 인혁당 사건 선고공판 18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8명을 사형시키는 사법 살인을 감행했고, 그 가족들마저 빨갱이낙인으로 사회에서 철저히 매장시켰다. 이에 오글 목사는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인혁당 사건의 진실을 알리는 운동에 앞장섰다. 미 의회 청문회에 나가 관련 증언을 하고, 한인 민주화단체와 함께 강연 등을 통해 한국의 인권 실태를 알렸다.

1975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조지 오글 목사 강연회 소식이 사진과 함께 한국민주회복통일촉진국민회의(한민통) 기관지 한민신보에 실렸다.

1994년 민청학련계승사업회 초청으로 20년 만에 한국을 다시 방문했던 오글 목사는 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되는 등 와병 이전까지 여러 차례 더 다녀갔다. 지난 2002년에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주최한 외국 민주인사 초청 행사에 제임스 시노트 신부와 함께 참석한 그는 김포공항에서 강제로 대한항공 비행기에 탑승하러 가기 직전 한 인혁당 피해자의 부인이 자신의 손가락에 있던 금반지를 빼서 건네줬고, 비행기에 타자 한 승무원이 익명의 한국 젊은이가 쓴 응원의 편지를 전해줘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그때까지 30년 가까이 손가락에 금반지를 끼고 다녔다는 그는 민주화의 상징물로 그 반지를 한국에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인혁당 유족들은 인터넷도 없고, 언론도 철저히 통제가 된 당시의 한국 사회에서 조지 오글 목사의 이런 희생과 노력은 그야말로 한줄기 구원의 빛이 아닐 수 없었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20021015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외국 민주인사초청으로 방문한 조지 오글(맨왼쪽) 목사가 제임스 시노트(왼쪽 둘째) 신부와 함께 인혁당 조작 사건' 유족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그는 2002년 한국 노동자들의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한 공을 인정받아 한국인권문제연구소로부터 제5회 한국인권상을 수상했다. 2003년에는 인혁당 사건 등 자신이 겪은 한국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역사소설 <기다림은 언제까지 오 주여!20세기 한국의 이야기>(신앙과지성사)를 출간하기도 했다.

20184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대표단이 미국 콜로라도 라파예트의 한 요양원에 있던 조지 오글(왼쪽 둘째) 목사와 부인 도로시(가운데)를 위문 방문했다. 오글 목사 부부는 유창한 한국말로 여전히 한국의 민주화와 발전을 기원했다. 사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지난 20184월 정진우 상임부이사장과 기독교민주화운동 상임이사인 김영주 목사 등으로 대표단을 꾸려 노환으로 콜로라도 라파예트의 한 요양원에 머물고 있던 오글 목사를 위문 방문했다. 김 목사는 “89살의 고령에도 여전히 유창하게 한국말을 하시고, 조화순 목사 등 인천에서 산업선교 활동을 함께 했던 동지들을 기억하며 안부를 전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지난 6월 제33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오글 목사에게 민주주의 발전 유공 포상국민포장을 전달했다. 김경애, 장필수 기자


서울고법 원심 타당 결정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퇴원한 전광훈 목사가 지난 9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변호인단, 8·15 광화문집회 비대위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법원의 보석취소 결정에 불복하며 항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20(재판장 강영수)17일 전 목사 쪽이 낸 보석취소 인용결정에 대한 항고 신청을 기각했다. 전 목사는 올해 4·15 총선 전 서울 광화문집회 등에서 자유한국당 지지를 호소하며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구속됐다가 56일 만인 지난 420일 풀려났다. 보석조건은 위법한 일체의 집회·시위 참여 금지였지만 전 목사는 8·15 광화문집회에 나갔고 검찰의 보석취소 청구로 지난 97일 다시 수감됐다. 이에 전 목사 쪽은 보석취소는 부당하다며 항고했다.

그러나 항고심 재판부는 전 목사가 8·15 광화문집회에 참석해 다수의 참가자를 상대로 문재인 대통령의 이념적 성향에 관한 발언을 한 것은 이 사건 지정조건에서 금지하는 행위로 당해 사건과 관련될 수 있는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원심이 전 목사에 대해 보석취소 사유로 법원이 정한 조건을 위반한 때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한 것은 이런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원은 전 목사가 재수감 뒤 3일 만에 보석을 청구했다가 기각되자 곧바로 항고한 건도 또 다시 기각했다. 재판부는 그간 알려진 전 목사의 활동이나 상황을 종합하면 원심이 보석취소 결정을 한 뒤 보석조건 부과만으로는 전 목사의 법정 출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보석청구를 기각한 것이 부당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