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창건 75돌 열병식 연설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도

미 대선 뒤 관계 재정립도 염두 관계복원 뜻 주목동향 주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이 10일 자정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원한다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나가겠다면서도 전쟁억제력을 남용하거나 선제적으로 쓰지 않겠다며 과도한 공격적 발언을 자제하고 수위를 조절했다.

김 위원장은 100시에 열린 노동당 창건 75돌 열병식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최근 서해 연평도 공무원 피격사건으로 한반도에 냉기류가 흐르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이런 우호적인 발언을 한 것은 더는 남북관계 악화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피격사건이 알려진 직후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바 있다. 불안정한 남북관계 등 주변 정세가 코로나19 확산과 자연재해 극복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 당장은 아니더라도 다음달 미국 대선 이후 북-미 관계가 재정립될 경우 남북관계 개선 등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상호 무력충돌과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 간 여러 합의사항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하면서 향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관계부처들이 조율된 입장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무 부처의 실천행동이 이어질 것을 시사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전쟁억제력이 결코 남용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지는 않겠지만 만약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한다면, 가장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해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군사력의 현대성은 많이도 변했다자위적 정당방위 수단으로서의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과거와 달리 핵·미사일이나 전략무기 등을 직접 입에 올리며 도발하지 않고 비교적 절제된 표현으로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었다. 대신 북한은 이어진 열병식에서 기존의 화성-15보다 더 규모가 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김 위원장이 도발적인 메시지를 자제하자 미국도 원론적인 수준에서 반응하며 추가 자극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열병식에서 신형 전략무기를 선보인 것에 대해선 경계심을 내보였다. 미 행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열병식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겨레>의 질의에 북한이 금지된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우선시하는 것에 실망했다며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이 올해 기존의 대북제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코로나19와 물난리까지 겹치는 ‘3중고를 겪은 실정을 돌아보며, 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의 감정도 털어놓았다. 김 위원장은 예상치 못한 방역 전선과 자연재해 복구 전선에서 우리 장병들이 발휘한 애국적이고 영웅적인 헌신은 감사의 눈물 없이는 대할 수 없는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북한 주민의 협력에 대해서도 성실한 땀과 노력으로 이 나라를 굳건히 받드는 고마운 애국자들이 바로 우리 인민이라며 때로는 울먹이면서 감사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 모습은 김일성, 김정일 정권 때는 사례가 드물 정도로 이례적이다. 각종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인간적으로 다가서며 다독이고 격려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병수 김지은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대외관계 개선 염두 둔  인민의 번영”  새 목표 제시

북 향후 정책 전망미 자극 않고  전쟁 억제력 강화

자력갱생 한계에 3 방안포석, 경제 무게중심 관측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이 10일 자정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5돌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내년 1월 노동당 8차 당대회 때 인민의 부흥번영을 목표로 한 전략과 목표를 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자위적 정당방위 수단으로서의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제 남은 것은 우리 인민이 더는 고생을 모르고 유족하고 문명한 생활을 마음껏 누리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는 그 실현을 위한 방략과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게 될 것이며 인민의 행복을 마련해나가는 우리 당의 투쟁은 이제 새로운 단계에로 이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88차 당대회를 소집하면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연설에 8차 당대회가 군사안보보다 경제쪽을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발신한 대남·대외 메시지와도 맞닿은 것으로 보인다. 남쪽에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한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열병식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한 게 대미 메시지로 읽히지만, 자신들의 군사력이 선제공격용이 아님을 애써 강조한 점에서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북한 사정에 밝은 전직 정부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경제에 올인하면서 모든 대외 관계가 안정되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3중 재난’(제재·코로나19·재해)으로 앞서 강조했던 자력갱생 정면돌파전의 한계가 뚜렷해지자 3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포석을 깔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한이 중국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1025~28)와 미국 대선(113)을 보면서 경제 정책의 방향을 정할 것이라며 미국에 대해 로키(low-key)(접근)하고 남쪽에 여지를 남긴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풀이했다. 김지은 기자

 

면목 없다” “고맙다눈물 훔친 김정은, 16차례에 걸쳐 감사표현

특유의 인민대중제일주의부각 방역·재해 복구전선 영웅적 헌신

검은 인민복 대신 회색 정장 차림 경제건설 매진주민 결집 메시지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회색 양복을 입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을 하던 중 재난을 이겨내자고 말하며 울컥한 듯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100.

불꽃이 평양 김일성광장의 하늘을 수놓자 하는 군중의 함성 소리와 함께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이 시작됐다.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소 입던 검은색 인민복 대신 회색 양복 정장에 회색 넥타이를 맨 차림이었다. 21발의 예포가 발사된 뒤 검은 뿔테 안경을 낀 김 위원장은 경사스러운 10월 명절을 맞이한 온 나라 전체 인민들과 인민군 장병들!”을 부르며 입을 뗐다.

연설 초반 올해 예상치 않게 맞다든 방역전선과 자연재해 복구전선에서 우리 인민군 장병들이 발휘한 애국적이고 영웅적인 헌신은 누구든 감사의 눈물 없이는 대할 수 없는 것이라던 김 위원장의 목이 메었다.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해 평양시 당원들로 구성된 수도당원사단의 노력을 언급하고서는 안경을 벗어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정말 면목이 없다” “이 나라를 이끄는 중책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 노력과 정성이 부족하다는 등의 표현을 써 이목을 끌었다.

코로나19와 자연재해, 제재로 분투하고 있는 인민들의 노고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며 특유의 인민대중제일주의통치 스타일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최고 존엄의 무오류성을 다시 한번 스스로 부정하면서 공개적으로 반성문을 쓴 셈이다. 김 위원장은 또 한명의 악성 비루스(코로나19 바이러스) 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해주셔서 정말 고맙다는 등 인민들에게 고맙다” “감사하다는 표현을 열여섯차례나 썼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연설에서 제일 눈에 띄는 건 김 위원장의 인민대중제일주의라며 기존의 사회주의 지도자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은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말했다.

전례가 없는 이번 심야 열병식10일 저녁 7<조선중앙텔레비전>에서 2시간16분 분량으로 중계방송됐다. 열병식인 만큼 이날은 군을 책임지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이 행사 내내 김 위원장의 양옆을 지켰다. 이 두 사람은 전략무기 개발 주역으로서 최근 원수 칭호를 받았다. 특히 리 부위원장은 중간중간 김 위원장과 귓속말을 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화면에 포착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주석단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김덕훈 내각 총리,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재룡·최휘·김영철·박태덕·최부일·김수길·태형철·오수용·김형준·허철만·조용원 등 당·군간부들이 자리했다.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도 참석했으나,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리설주는 20182월 건군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했으나, 지난 1월 삼지연 극장 설명절 기념공연 관람을 끝으로 9개월째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번 열병식에는 외빈에 대한 소개도 없었다. 20189월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 때는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쿠바·스웨덴·시리아·알제리 정부 대표단이 참석했다.

열병식의 대미를 장식한 건 바퀴가 1122륜인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려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었다. 이즈음 화면에 비친 군악대 지휘자는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때 남쪽을 방문해 삼지연관현악단을 지휘한 장룡식으로 바뀌어 눈길을 끌었다. 함께 방남했던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화동들이 건넨 꽃을 김 위원장한테서 넘겨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밖에도 이날 행사는 조명(LED)이 설치된 전투기 쇼, 불꽃놀이, 횃불 행진 등 볼거리로 가득했다.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핵무력 완성 이후 전략국가로서의 축제적 시위를 한 것 같다“(북한) 주민들에게 전략국가로서의 자신감을 심어주고 경제건설에 매진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세계 최대 ICBM·진화한 SLBM새 전략무기 위력 과시

28개월 만에 선보인 전략무기, 덩치 키운 신형 ICBM

사거리 · 탄두무게 늘린 ‘16평가, MD회피 다탄두가능성도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75돌 기념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두 종류의 새로운 전략무기를 선보였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전략무기를 선보인 것은 20182월 건군절 70돌 기념 열병식에서 화성-12중거리탄도미사일(IRBM)화성-14’, ‘화성-15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 3종 세트를 선보인 이후 28개월 만이다.

화성-15형보다 더 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선보여 이날 공개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바퀴가 1122(바퀴 11)인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했다. 기존의 화성-15의 이동식 발사차량은 918륜이었다. 바퀴가 두쌍 늘어났고 그만큼 크기도 커졌다.

북한은 이날 새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이름이나 성능 특징 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화성-15형에서 진화한 화성-16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사일 전문가 밴 밴디펀과 마이클 엘러먼은 북한 전문사이트 ‘38노스에 이 미사일에 대해 대략 길이 25~26m, 지름 2.5~2.9m, 기존의 화성-15형보다 길이는 4~4.5m, 지름은 0.5m 더 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신형 미사일의 1단 로켓으로는 소련제 ‘RD-250’ 계열의 엔진 4기가 쓰인 것으로 분석됐다. 화성-15형이 1단 로켓에 RD-250 계열의 엔진 2기를 사용한 것과 비교하면, 엔진이 두배 정도 더 커진 셈이다. 2단 로켓에 어떤 형태의 엔진이 사용됐는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1단 로켓의 특성에 기초해 분석할 경우, 신형 미사일은 화성-15(탄두 무게 1t)보다 훨씬 무거운 2~3.5t 무게의 탄두를 미국 대륙 전역에 날려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신형 미사일은 한번도 발사된 적이 없어 당장 실전에 배치할 수 있는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이 신형 미사일은 이동형 탄도미사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실제 군사적 효용보다는 과시용의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회피하기 위한 다탄두(MIRVs)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규모를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새로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4 이날 북한의 열병식에선 동체에 북극성-4이란 글씨가 적힌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도 소개됐다. 북한의 북극성계열 미사일 개발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북한은 애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을 개발한 데 이어 이를 지상발사용으로 변형한 북극성-2을 개발했고, 지난해 10월엔 잠수함발사용 북극성 3을 발사한 적이 있다. 그러나 북극성-4형은 알려진 게 없다.

미사일 전문가 밴디펀은 북한이 공개한 영상만으로는 북극성-4형의 제원을 알기 어렵다며 평가를 유보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북극성-1형보다 직경이 2~3배 커지고 북극성-3형보다도 직경이 굵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잠수함 전문 웹사이트 커버스 쇼어’(Covert Shore)를 운영하는 H I 서턴은 북극성-4형의 크기가 북극성-3(KN-26)과 비슷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극성-4형은 사거리를 늘릴 목적으로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북극성-3형은 지난해 발사에서 정점고도 910, 비행거리 450를 기록해, 정상 각도로 발사하면 사거리가 1900이상 될 것으로 추정됐다. 미사일의 사거리가 늘어나면 북한 잠수함은 안전한 해안 근처에서 멀리 떨어진 군사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는 이번 열병식에 대해 새롭게 공개된 무기체계에 대해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박병수 기자


정부, '대화의지' 김정은 연설 긍정 평가신형 ICBM에는 "우려"

"남과 다시 손 맞잡길선제적 군사력 안써""북 입장 주목"

신무기 대거 공개에 정밀분석 착수북 공동조사 무반응은 '부담'

 

정부는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병식 연설을 통해 남북대화 복원 의지를 피력하고 미국을 직접 자극하지 않으려 수위를 조절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메시지와 별개로 지난달 발생한 서해상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국내 여론이 좋지 않은 데다 북한도 공동조사 요구에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부는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남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신무기를 대거 공개한 데 대해선 우려를 표명하며 정밀 분석에 착수했다.

주민들 앞에서 "사랑하는 남녘동포"정부 "관계 발전 이어지길"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30분가량의 연설 중 남측에 대한 유일한 언급이었지만, 최고지도자가 전체 주민들 앞에서 대화복원 의지를 공표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남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6월 대북전단을 이유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한 데 이어 주민들이 보는 관영매체에서도 주민들을 동원한 대남 항의시위를 여는 등 내부적으로 남측을 적대시하는 여론을 조성했다.

이후 지난달 서해상에서 발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사과했지만, 사과는 물론 소강 국면에서 남북 정상이 친서를 주고받은 사실 등은 내부에 일절 보도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향후 다시 남북 간 대화에 나서기 위한 명분을 내부적으로도 조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을 직접 비난하는 발언이 없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 회의 후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한다"며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는 한발 더 나아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남북 간 대화 복원이 이뤄지고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코로나19를 포함해 인도·보건의료 분야에서부터 상호 협력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종전선언과 동북아방역보건협력체 구상 제안에 대한 북측의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ICBM·SLBM·초대형방사포로 무력과시"실질적 긴장완화 호응해야"

정부는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최신 미사일 기술을 비롯해 새 기술이 집약된 다양한 신무기를 과시한 데 대해선 우려를 표명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공개한 무기 분석에 착수했다.

전날 북한이 공개한 신형 ICBM은 길이와 직경이 커진 것으로 미뤄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탄두부에 핵탄두 2~3개가 들어가는 '다탄두 미사일'(MIRV) 형태로 진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처음 공개한 신형 SLBM '북극성-4A'도 직경이 굵어졌고, 역시 다탄두 탑재 가능 형태로 발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시험발사 등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완성도와 실전배치 가능성 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북한이 장기 제재와 코로나19, 각종 재해 속에서도 꾸준히 군사력을 키워왔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북한은 전략무기 외에 4~6연장 등 3종의 초대형 방사포, 전차포 및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한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신형 전차 등 급격히 현대화된 재래식 무기도 열병식을 통해 대거 과시했다.

이 가운데 초대형 방사포는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사거리를 갖췄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새로운 무기체계들의 전략적 의미와 세부사항을 계속 분석하고, 이에 대비한 우리의 방어 능력도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다만 김 위원장이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데 대해선 "주목한다""9·19 군사합의의 완전한 이행 등 실질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에 호응할 것을 요구한다"고 입장을 냈다.

피격 공무원 공동조사 '무반응' 부담"군 통신선 재가동 촉구"

북한이 내달 미 대선 등을 고려해 전반적으로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지난달 발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이 아직 '미해결' 상황인 점을 고려해 정부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남한의 대북여론이 악화할 대로 악화한 상황에서, 국민적 공감대와 지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임기 말에 접어든 현 정부가 남북관계 복원에 추진력을 얻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은 공동조사 요구에 호응하지 않고 있으며, 도리어 '수색 시 영해를 침범하지 말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와 통일부, 국방부가 이날 낸 입장문에서 일제히 이 문제를 언급한 것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NSC 상임위원들은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이 조기에 규명될 수 있도록 남측의 제안에 북측이 전향적으로 호응해 줄 것을 촉구했다. 국방부도 "군사 통신선 복구와 재가동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캠프 핵심참모 첫 단독 인터뷰'전략적 인내' 용어 선 그으며 "상황 변했다"

실무협상 선행 강조하며 비핵화 전략 전제로 북미정상회담 카드도 배제 안 해

"제재, 목적 아닌 외교전략 일환한중일과 협의해 대북외교접근 최선책 모색"

"대북 인도지원 지지·이산상봉 한국과 협력"남북 경제협력엔 "예단 않겠다"

 

바이든 캠프 외교고문 브라이언 매키언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 외교정책 고문인 브라이언 매키언 전 국방부 수석부차관은 대선 승리시 북한에 대해 버락 오마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바이든은 오바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탄탄한 실무협상을 전제로 내세우며 바이든 후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바이든 후보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로 단순 회귀하기보다 일정한 유연성을 가지고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 주목된다.

매키언 고문은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이던 시절 부통령실 국가안보부보좌관을 지낸 최측근으로 현재 캠프에서 국무장관 등에 거론되는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 등과 팀을 이뤄 외교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바이든 캠프의 외교담당 핵심인사가 대선을 앞두고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처음이다.

매키언 고문은 8일 이뤄진 연합뉴스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바이든 후보의 대북정책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다를 것이라고 분명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은 북한 문제가 꽤 복잡하다는 것을 안다. 그다지 중대하거나 새롭지 않은 합의를 내놓는 두어번의 정상회담으로 풀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매키언 고문은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이어갈 계획인지에 대해 "나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수년간 일했지만 누군가 전략적 인내라는 말을 쓰는 걸 들은 적이 없다""내가 아는 한 정책지침이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은 오바마가 아니다"라며 "북한의 핵프로그램이 (이전과 다른 수준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세계는 4년 전과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바이든)가 넘겨받는 상황을 평가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20171월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안다"고 덧붙였다.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바이든 행정부는 시행되고 있는 기존 제재를 포함해 모든 상황을 평가해야 할 것"이라면서 "제재는 목적이 아니고 외교적 전략의 일환으로서 북한 정권을 압박하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해 취임하면 상황 평가를 먼저 할 것이고 한국과 일본, 중국과의 협의를 통해 북한 문제에 대한 진지한 외교적 접근에 있어 최선의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적 인내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지칭하는 비공식 용어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2년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대가로 식량 지원을 하는 2·29 합의를 도출하기도 했지만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자 경제제재로 압박하며 기다리는 전략을 썼다.

이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전략적 인내로 회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으나 매키언 고문은 전략적 인내라는 용어에 선을 그으며 바이든 후보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차별성을 내세운 셈이다.

바이든 후보(왼쪽)와 매키언 고문

매키언 고문은 바이든 후보와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여부에 있어서는 실무 수준의 협상이 선행돼야 할 필요성을 내세우면서도 "바이든이 절대 김정은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바이든)는 비핵화 목표로 나아가게 하는 실제적 전략의 일환이라면 그(김정은)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매키언 고문은 다만 충분한 실무협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한 핵문제와 같은 과제에 대한 복잡한 협상은 두 정상의 한두시간 만남으로 (해결)될 거라고 기대할 수 없다"면서 실무 수준의 진지한 외교적 노력이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키언 고문은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기는 했으나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해왔고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며 한국을 위협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비판을 위해 많은 것을 하지 않았다면서 "바이든이 트럼프와 같은 접근을 할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외교적 해법 모색과 별개로 북한의 핵능력 증강과 압박 행보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응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추정케 하는 대목이다.

매키언 고문은 바이든 후보가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지원을 분명히 지지한다고 했다.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서도 이를 권장하는 조처를 하는 것을 포함해 한국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북제재로 막힌 남북 경제협력 재개와 관련해서는 예단하고 싶지 않다는 정도로만 답했다.

매키언 고문의 발언을 토대로 볼 때 바이든 후보는 백악관 입성시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식' 대북외교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해 단순히 전략적 인내로 회귀하기보다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고 한중일과 더불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구상으로 보여 주목된다.

그러나 매키언 고문이 강조했듯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대화에 응할 경우 우선 시간을 두고 실무협상을 통해 실질적 결과를 도출하는 데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미 민주당은 지난 8월 공개한 정강정책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장기 목표'로 제시하며 동맹과의 조율된 외교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의 브라이언 매키언 외교고문(왼쪽)과 바이든 후보. 2009124일 촬영된 사진. [데이비드 리네만 촬영. 매키언 고문 측 제공]

 

바이든 외교고문 "주한미군 철수 없을 것트럼프는 동맹 갈취"

"바이든 취임 즉시 핵심동맹과 통화해 '미국 돌아왔다' 말할 것"

"한국 방위비 협상 트럼프 행정부와는 분명히 다르게 접근할 것"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 외교정책 고문인 브라이언 매키언 전 국방부 수석부차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갈취하듯 대해왔다면서 바이든 후보는 "다르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최고의 동맹이라며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철수나 중대한 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선 대폭 증액을 요구한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동맹을 경시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한국 등 동맹과의 공조 강화를 통해 미국의 리더십을 복원하겠다는 것으로 주한미군과 방위비 분담금 등 한미간 현안에서 긴밀한 조율을 통한 해결 노력을 강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매키언 고문은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이던 시절 부통령실 국가안보부보좌관을 지낸 최측근으로 현재 캠프에서 국무장관 등에 거론되는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 등과 팀을 이뤄 외교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매키언 고문은 8일 전화 인터뷰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약화한 동맹 관계를 회복하고 강화할 것이라면서 특히 한미 관계와 관련,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각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매키언 고문은 주한미군과 관련, 완전 철수는 없을 것이라며 중대 감축 가능성에도 의문을 표하면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한국의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바이든이 취임하면 국제적 병력 태세 검토를 지시할 것"이라며 "국내외 병력 태세의 어떤 조정도 검토 결과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토를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주한미군 완전 철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오늘날의 안보 상황을 보면 그가 중대 감축을 검토하리라는 것에는 매우 의문"이라고 말했다.

매키언 고문은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규모 군사 훈련을 축소하는 결정을 내렸을 때 이는 의미 있거나 가시적인 대가를 얻지 못한 양보라고 생각했다고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연합 훈련이 양국 군 연합 준비태세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12년 단위로 순환 근무하는 미군 특성상 배치 기간에 큰 훈련을 하지 않으면 준비태세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매키언 고문은 동맹의 방위비 분담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이나 아시아 모두에서 동맹을 대한 방식은 조약과 오래 공유한 역사로 묶인 파트너십이라기보다는 폭력단의 보호비 갈취 행위처럼 대해왔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분명히 다르게 협상에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착 상태인 한미 방위비 협상에 대해선 "합의 시기를 예측할 수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객관적 방법으로 접근하고 거래적 방식으로 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키언 고문은 동맹 관계에 대해 "바이든이 하려는 일 중 하나는 동맹을 회복하고 강화하는 것"이라며 "그는 취임하면 유럽과 아시아의 핵심 동맹 일부와 즉시 통화해 '미국이 돌아왔다. 우리가 도와주겠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말하겠다고 종종 언급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동맹의 중요성을 아주 많이 믿고 있다"고 부연했다.

바이든 후보는 앞서 8월 자신의 '공약집' 격인 민주당 정강정책을 통해 전통적 동맹을 복원하는 대외 정책 기조를 밝힌 바 있다.

매키언 고문은 특히 한미 동맹에 대해 "한국은 최고의 동맹 중 하나"라며 한국은 민주주의와 경제, 문화의 강국이며 "미국의 훌륭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을 믿거나 동의하지 않는 것 같았다""그는 한국을 무임승차자라고 부르며 동맹을 계속 비난했고 분담의 대폭 증가를 요구했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의 지난 역사와 강력한 인적 유대, 미국에 엄청나게 기여하는 수백만 명의 한국계 미국인 등을 진정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매키언 고문은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과 관련해선 "바이든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발전시킬 외교적 접근을 선호한다"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했던 것처럼 핵심 동맹을 회복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책의 핵심 요소는 규칙에 기초한 질서, 중국을 포함해 어떤 나라도 마음대로 이웃을 위협할 수 없는 지역의 능력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키언 고문은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관계가 악화해 유감"이라며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 시절 한일 협력을 촉진하려는 몇 가지 노력에 착수했었다면서 필요할 경우 한일 협력 증진을 위한 활동에 열려있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의 그림자' 외교정책 핵심 매키언 "한국은 최고의 동맹"

"한국계 미국인 엄청 기여동맹을 거래방식으로 대하진 않을것"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의 외교정책 고문인 브라이언 매키언 전 미국 국방부 수석부차관은 "한국은 최고의 동맹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계 미국인들이 미국에 엄청 기여하고 있다"라고도 언급했다.

매키언 고문은 8일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트럼프와 매우 달리 한미관계를 보고 있다. 그것은 명확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무임승차자라고 비난하며 방위비 대폭 증대를 요구한 것을 강하게 비판하며 동맹 회복과 강화를 특히 강조했다.

매키언은 바이든 대선캠프 외교정책 고문으로서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과 함께 외교안보팀의 핵심 인사로 꼽힌다.

1980년대부터 바이든 상원의원을 보좌했고 바이든이 위원장을 맡았던 상원 외교위의 수석고문을 역임했고, 바이든 부통령 당시이던 20092012년 부통령실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내는 등 '바이든의 그림자' 같은 인물로 통한다.

부통령 부보좌관을 지낸 뒤 대통령 부보좌관과 국가안보회의(NSC) 사무국장 등을 거쳐 2014년 국방부 정책담당 수석부차관에 임명됐다.

다음은 매키언 고문과의 일문일답.

-- 트럼프 행정부의 주한미군 철수·감축 우려에 대한 바이든 후보 입장은.

한미는 (상호방위)조약 동맹이다. 한국전쟁에서 어깨를 걸고 싸운 후 수십년간 동맹으로 긴밀히 협력해왔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국제적 병력태세 검토를 지시할 것이다. 국내외 병력태세의 어떤 조정도 검토 결과에 따라 이뤄질 것이고,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주한미군 완전철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안보상황을 보면 그가 중대 감축을 검토할 것이라는 데는 매우 의문이 든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한국의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다.

-- 북한 핵·미사일 대응 관련, 트럼프 정부와 다른 접근법을 취할 것인가.

분명히 다를 것이다. 바이든은 북한 이슈가 꽤 복잡하다는 것을 안다. 그다지 중대하거나 새롭지 않은 합의를 내놓는 두어번의 정상회담으로 풀 수 없는 것이다. 북한 비핵화와 지역의 항구적 평화·번영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한국, 일본과 긴밀히 조율된 대응을 하고, 중국과도 협력할 것이다.

-- 바이든에게 북미정상회담 등 기회가 주어진다면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인가.

어떤 (정상)회담도 실무수준에서의 진지한 외교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북핵 같은 과제에 대한 복잡한 협상은 정상 간 한 두시간 만남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상들이 승인·검토·서명할 수 있게 자세한 협상과 이해, 서면으로 작성된 문건이 있어야 한다. 바이든이 절대로 김정은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진 않겠다. 비핵화 목표로 나아가게 하는 실제적 전략의 하나라면 만날 의향이 있다고 본다.

--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이어갈 것인가. 변화가 필요한가.

오바마 행정부에서 누구도 전략적 인내라는 말을 쓰는 걸 들은 바 없다. 내가 아는 한 정책 지침이 전혀 아니다. 바이든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니고, 세계는 4년이 지난 지금 달라졌다. 북핵 프로그램은 (이전과 다른 수준으로) 넘어갔고, 우린 바이든이 넘겨받을 상황을 평가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20171월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안다.

-- 바이든이 취임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내건 대북 제재를 계속 부과할 것인가.

바이든 행정부는 기존 제재를 포함해 전체 상황을 평가해야 할 것이다. 제재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북한 정권을 압박하고 비핵화 협상을 위한 도구다.

-- 한미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했다.

대규모 군사 훈련 축소 결정이 내려졌을 때 개인적 느낌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의미 있거나 가시적인 대가도 얻지 못한 양보였다는 것이었다. 미군은 교대로 순환 근무를 한다. 장기간 배치돼 있지 않고 보통 12년 배치된다. 어떤 큰 훈련 없이 2년 정도 지나면 그건 군의 준비태세에 손상을 입힐 것이다.

--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 제재로 대북 인도적 지원이나 경제 교류가 차단됐다. 남북 간 교류 재개에 동의하나.

바이든은 수년간 고통을 겪어온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실히 지지한다. 북한 정권은 대부분의 북한 주민에 대한 음식·의약품보다 고위 지도부와 엘리트를 위한 무기와 사치품에 돈을 쓰는 것을 선택했다. 우리는 인도적 지원이 북한에 들어가도록 보장하고 국제 인도주의 단체들이 이런 물품을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기존 제재 틀 내에서 검토하길 원한다. 교류와 이산가족 상봉 측면에서도 한국 정부와 협력해 이산가족 상봉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포함해 그 목표를 진전시킬 것이다.

-- 인도주의적 교류는 남북한의 경제 협력 재개를 포함할 수 있나.

예단하고 싶지 않다.

-- 바이든은 북핵 제거를 위해 어떤 새로운 접근법이나 전략을 갖고 있나.

상황을 평가해야 한다. 한국·일본·중국과 협의해 북한의 도전에 대해 진지한 외교적 접근을 할 수 있는 최선의 진전책을 찾고 결정할 것이다.

-- 바이든이 승리하면 교착에 빠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타결될 수 있나.

바이든이 취임할 때까지 협상이 결론나지 않으면 논의된 내용을 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우린 객관적 방법으로 접근하지, 동맹에 대항하는 거래적 방식으로 동맹을 대하진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아시아 모두 동맹을 대하는 방식은 파트너십이라기보다는 폭력단의 갈취 행위처럼 대해왔다는 것이다. 우린 분명히 다르게 접근할 것이다.

-- 트럼프 정부가 쿼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역시 지금 같은 다자체제 추진에 공감하는가.

바이든은 국가안보 목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번영을 발전시킬 외교적 접근을 선호한다. 나는 트럼프 행정부가 쿼드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이는 국무부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어서 예단하고 싶지 않다. 분명 우리는 파트너 간 협력을 발전시키는 데 항상 열려 있다.

--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비난과 적개심을 어떻게 평가하나.

인도·태평양의 더 큰 전략 관점에서 들여다볼 것이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호주·필리핀·태국이든 핵심 동맹을 회복·강화하고, 우리의 정치·안보적 관계에 투자하는 일이다. 적극적인 외교 활동과 정기적인 외교회의 참석은 관계를 유지·강화하는 데 필수다. 우리 정책의 핵심 요소는 규칙에 기초한 질서, 중국을 포함해 어떤 나라도 마음대로 이웃을 위협할 수 없는 지역의 능력을 촉진하는 것이다.

-- 바이든은 미국이 동맹에 전념하고 있음을 동맹국에 확신시킬 수 있나.

그가 하려는 일 중 하나는 동맹을 회복·강화하는 것이다. 그는 취임하면 유럽·아시아의 핵심 동맹 일부와 즉시 통화해 '미국이 돌아왔다. 우리가 도와주겠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말하겠다고 종종 언급한다. 그는 동맹의 중요성을 매우 믿는다.

-- 한국과 일본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의 문제로 관계가 악화했다. 트럼프 정부는 사실상 중재를 거부했다. 바이든 승리시 개입할 것인가.

(한일) 관계가 악화해 유감이다. 지역 안보, 특히 북핵 이슈와 관련한 안보가 중요하며 대유행 종식과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으로 나아가기 위한 협력이 중요하다. 필요하면 확실히 우리는 (향후) 그런 종류의 활동에 열려 있을 것이다.

--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미국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언급했는데, 한국이 주요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바이든도 아시아 배치에 동의하는가.

우린 아직 중거리 미사일이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러시아 연방과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금지한 미사일이어서 (배치 얘기는) 시기상조다. 국방부의 (중거리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현황을 모르지만, 새로운 미사일과 관련된 주요 획득 프로그램은 많은 시간이 걸리기에 나로서는 그들(현 국방부)이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지에 대해 얘기하는 게 너무 이르다.

--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바이든이 동맹을 믿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와 동맹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최고의 동맹 중 하나다. (한국은) 민주주의와 경제, 문화 강국이며, 미국의 훌륭한 파트너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을 믿거나 동의하지 않는 것 같았고, 그는 한국을 무임승차자라고 부르며 동맹을 계속 비난했고, (방위비) 분담의 대폭 증가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동맹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전쟁당시 한미 군인들의 희생, 우리나라의 역사, 강력한 인적 유대, 심지어 우리나라에 엄청나게 기여하는 수백만 명의 한국계 미국인 등을 진짜 이해 못하는 것 같다.

 

바이든은 트럼프와는 매우 다르게 한미관계를 보는 것 같다. 그것은 명확하다.


백악관 발코니서 지지자들에 연설 상태 좋다며 감염 뒤 첫 공개행사

주치의 타인 감염시킬 위험 없어” ‘음성 판정 받았냐질문엔 답 안해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 유세 예정열세 추세 굳어지면 대패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워싱턴 백악관 블루룸의 발코니에서 유세하면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지난 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열흘 만인 10(D-24) 백악관 블루룸의 발코니 연설을 시작으로 격리에서 벗어나 재선 운동을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앞에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연 유세에서 민주당의 공약을 사회주의를 넘어, 공산주의로 몰아붙이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흑인과 중남미계 공화당 지지 운동을 벌이는 블렉시트라는 단체가 조직한 이 집회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에이브러햄 링컨 이후 어떤 대통령보다 흑인 사회를 위해 한 일이 많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발목 잡는 코로나19

코로나19 감염 이후 처음으로 공개 대중행사를 연 트럼프는 자신의 상태가 아주 좋다며 코로나19가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연설 직전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전날 미국에서 58302건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814일 하루 64601명 이후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로는 최대다. 이날 발표된 <ABC>/입소스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5%만이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처를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40%대 초반인 트럼프의 지지율 수준에도 못 미치는 냉정한 평가다.

이날 연설 역시 트럼프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확인하고 이뤄진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통령 주치의 숀 콘리는 이날 대통령이 안전하게 격리를 끝낼 수 있는 질병통제예방센터 기준을 충족하고, 타인을 감염시킬 위험이 더는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고만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 발표가 대통령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의미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의 체온을 재고,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가자들이 빽빽하게 몰려 있는 등 방역지침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의원은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또 다른 슈퍼전파자 집회를 갖는 것은 도덕적으로 파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합주로 향하는 두 후보들

트럼프의 이날 집회 참가는 자신의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여론을 떠보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 재개에 나서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트럼프는 12일 플로리다 올랜도, 13일 펜실베이니아 존스타운, 14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대규모 유세를 이어간다. 모두가 역대 대선을 좌우한 경합주들이면서, 현재 트럼프가 바이든에게 뒤지는 곳이다.

대선을 3주 앞둔 상황에서 두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 등 전통적 경합주들에 총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에리 카운티를 순회하며 표 다지기에 나섰다.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는 지난 대선 때 트럼프가 0.7%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에리 카운티는 가장 치열한 경합 카운티다.

<워싱턴 포스트>는 펜실베이니아가 경합주 중에서도 당락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라고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는 대학교육을 받지 않고 당파색이 옅은 백인 주민이 많은 지역으로, 경합주의 향방을 가르는 지표 구실을 하고 있다. 바이든은 현재 펜실베이니아에서 7%포인트 안팎의 우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현재 전국 지지율에서 10% 안팎으로 뒤지는데다, 경합주에서도 대부분 열세다. 펜실베이니아뿐 아니라, 지난 대선 때 각각 0.2%포인트, 0.8%포인트, 1.2%포인트 차로 이겼던 미시간, 위스콘신, 플로리다에서 모두 여론조사에서 3~7%포인트 뒤지고 있다. 이런 추세가 굳어진다면, 트럼프는 바이든에게 선거인단에서도 100명 이상의 차이로 패배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의길 기자

 

"트럼프, 퇴원시 슈퍼맨 티셔츠 착용 '깜짝쇼' 계획했었다"

NYT보도 "'힘의 상징' 보여주고 싶어해" 실행하진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과거 리트윗한 동영상에 나오는 슈퍼맨 합성 장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원 당시 슈퍼맨 티셔츠를 입는 '깜짝쇼'를 계획했었다고 뉴욕타임스(NYT)10일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코로나19 확진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공개 행사를 연 상황을 다루면서 이러한 뒷얘기를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입원한 뒤 3일만인 지난 5일 퇴원, 백악관으로 복귀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릴랜드의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해있던 지난 주말 주변 인사들과 가진 여러 전화 통화에서 자신이 고려하고 있는 구상을 공유했다고 NYT가 관련 대화에 대해 알고 있는 인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와이셔츠 속에 슈퍼맨 티셔츠를 입은 채로 병원을 나서면서 대중이 자신을 처음 봤을 때 쇠약한 듯 보이다가 와이셔츠를 벗어젖히며 '힘의 상징'으로 슈퍼맨 티셔츠를 내보이고 싶다고 했다는 것이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이러한 '깜짝쇼'를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일부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슈퍼맨의 상징인 'S' 문양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자신이 강한 사람이며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워진 상태라는 것을 '과시'하고자 한 것이라고 촌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20일에는 배경음악으로 슈퍼맨 주제곡이 흐르고 슈퍼맨의 몸통에 자신의 얼굴을 갖다 붙인 합성화면이 담긴 동영상을 리트윗하는 등 평소 슈퍼히어로 이미지를 선망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에도 약해 보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며 '강한 전사'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주력해 왔다. 지난 4일에는 입원 도중 병원 밖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깜짝 외출쇼'를 연출했으며 주변의 만류에도 조기 퇴원을 강행했다.

그는 10일 백악관 행사에 이어 12일 플로리다, 13일 펜실베이니아, 14일 아이오와를 차례로 방문, 대규모 유세를 가지며 선거전을 본격 재개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에 모인 수백명의 군중을 상대로 백악관 발코니에서 연설하면서 참석자들이 단체로 입은 푸른색 티셔츠를 주목하며 "나도 흰색 셔츠 대신 그 셔츠를 입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30분간 연설할 것이라고 전했지만 실제 발언 시간은 18분에 그쳤다고 NYT가 보도했다.

 

바이든, 트럼프에 12%P 차로 앞서'코로나 확진' 후 격차

"트럼프, 코로나19 대처 잘못" 58%, "바이든, 여성·중도파 압도적 우위

 

미국 대선의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미국 대선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12%포인트 차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ABC방송이 지난 69일 전국의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likely voters) 72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4%, 42%에 그친 트럼프를 12%포인트 차로 앞섰다. 오차 범위는 ±4%포인트다.

바이든 후보는 특히 유권자 중에서도 여성, 소수인종,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 59%의 지지율을 보여 트럼프(36%)23%포인트 차로 앞섰고, 중도성향(Moderates) 유권자들 사이에서의 지지율은 69%를 기록해 25%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무려 44%포인트 차로 압도했다.

같은 여론조사의 '등록 유권자'(registered voters) 879명 대상 조사에서도 바이든 후보는 53%의 지지율을 보여 트럼프 대통령(41%)을 역시 12%포인트 차로 눌렀다.

등록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처가 잘못됐다고 답한 비율은 58%, 잘했다는 응답(41%)보다 많았다.

또한 바이든 후보가 코로나19 사태 대처를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55%였지만, 트럼프가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38%였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12%포인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이전에 실시된 조사 때보다 좀 더 벌어진 것이다.

WPABC방송이 지난달 2124일 실시한 공동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3%, 트럼프 대통령은 43%로 격차는 10%포인트였다.

WP"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후보 1TV토론과 부통령후보 TV토론, 그리고 자신의 코로나19 양성 판정에 따른 입원을 포함하는 격변의 시기에 바이든 후보와의 격차 좁히기에 실패했다"고 촌평했다.

이어 "대선일이 3주 남짓 남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위상이 코로나바이러스 문제에 대한 불신에 의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후보를 두 자릿수 격차로 추격하며 촌각을 다투는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송 않고 뭉개는 일본에 대응 1290시 효력 발생

 

20181030일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제철(당시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138개월 만에 대법원 승소 판결이 난 뒤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유일한 생존 원고 이춘식 할아버지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금 집행 사건 2건을 추가로 공시송달했다. 전범기업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에 우리 법원의 압류명령 결정본을 송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일본정부에 더욱 적극적인 조처로 대응한 것이다.

지난 8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신일철주금이 소유한 피엔아르(PNR) 주식 압류를 위해 모두 5건의 서류를 공시송달했다. 피엔아르는 포스코와 신일철주금의 국내 합작회사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모두 194794(액면가 5천원 기준 약 97397만원)를 압류해 절차를 진행하는 중이다. 이번에 송달한 5건 중 2건은 주식압류명령의 효력을 확정짓기 위한 압류명령결정본을 공시송달한 것으로, 앞서 지난 6월 법원은 이춘식씨 등이 원고인 사건의 압류 명령 서류를 먼저 공시송달한 바 있다. 이춘식씨 사건은 일본 외무성이 지난해 7월 포항지원이 보낸 자산압류 결정을 반송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법원이 공시송달을 결정했지만 이번에는 일본정부가 무응답으로 뭉개는 상황에서 진행된 것이다.

포항지원은 이와 함께 이춘식씨 사건의 압류명령서가 신일철주금에 84일자로 송달된 것으로 효력이 발생한 데 이어 이날 매각명령 심문서도 함께 공시송달했다. 이로써 신일철주금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주식 압류·매각을 위한 현금화는 절차상 오는 129일 자정을 기점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공시송달 효력이 발생해도 곧바로 재산 매각에 따른 현금화가 가능한 건 아니다. 이번에 보낸 매각 명령 심문서는 신일철주금 쪽에 “(서류가 도착한 뒤) 60일 안에 주식 매각 관련 의견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일본 쪽 답변을 또 기다려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주식감정 절차는 제3채무자인 피엔아르 쪽의 비협조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며 신일철주금이 불복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 7일에도 신일철주금은 이춘식씨 사건에서 주식 압류명령 결정에 불복해 즉시항고했다. 장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