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윤일상 씨와 공동작사…"이재명 후보가 쓴 글 공동작업"

 

   가수 이은미 씨

 

최근 공개된 가수 이은미 씨의 신곡 '스물 여덟' 작사가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와 유명 작곡가 윤일상 씨가 '스물 여덟'의 공동 작사가로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국민께 희망을 전하고자 쓴 글이 공동작업을 통해 가수 이은미 노래의 가사로 쓰이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 위로를 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가사에는 활기가 넘치면서도 미래로 불안했던 청년 시기를 회상하며 앞으로의 행복을 기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에 따르면 가사에는 '언제나 좋을 순 없지/ 하지만 그 무엇도 함께한다면/ 모두 이겨낼 거야'라는 내용 등이 들어간다고 한다.

 

이은미 씨와 윤일상 씨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에서 진행된 민주당 유세 현장에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연합

코로나 유동성과 부동산 곡선

 

미국 30%-서울 31%…부동산 치솟아

집값 그래프 06~07년 정점 때와 비슷

작년말부터 상승세 꺾이는 흐름 보여

“감당 못할 가격은 폭락” 경고 맞을까?

 

지난달 12일 미국 플로리다 시민 활동가들과 세입자들이 과도한 주거비용 상승 문제와 관련해 시의원에게 항의하고 있다(왼쪽).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부동산 중개업체의 매물 게시판. 사진 AP 연합뉴스,

 

미국의 주거용 부동산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케이스-실러지수(S&P CoreLogic Case-Shiller Home Price)다.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에스앤피)가 매달 마지막주 화요일에 두달 전 수치를 발표한다. 뉴욕·시카고·보스턴·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20개 대도시의 개별지수와, 20대 대도시지수, 10대 대도시지수, 전국지수를 산출한다.

 

지난달 25일 에스앤피는 작년 11월 지표를 발표했다. 미국의 집값 상승세는 무섭게 이어지고 있다. 애리조나주의 피닉스는 1년 전에 견줘 32.2%나 올랐다. 플로리다주의 탬파가 29.0% 오른 것을 비롯해 연간 상승률이 20%를 넘는 도시가 20개 대도시 가운데 10곳이나 된다. 상승률이 10%를 밑돈 곳은 하나도 없었다. 전국지수로 연간 상승률은 18.8%에 이르렀다. 2020년 초부터 1년 11개월간의 상승률은 30%다.

 

코로나와 제로금리, 그리고 집값

 

미국 집값은 2007~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때 급락하면서 2012년 2월까지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그 뒤 반등을 시작해 서서히 상승했다. 상승세가 매우 가팔라진 것은 코로나 대유행을 맞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리면서부터다. 미국 연준은 연 1.75%이던 기준금리 상단을 2020년 3월 0.25%까지 낮췄다. 이를 전후해 집값 상승률이 달라졌다. 케이스-실러지수로 본 전국 집값은 2012년 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8년(96개월)간 월평균 0.46% 상승했는데, 연준이 코로나 위기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낮춘 때부터 1년9개월(21개월)간 월평균 상승률은 그 3배에 가까운 1.24%로 뛰었다. ‘코로나 유동성’의 힘을 그래프의 가팔라진 기울기가 잘 보여준다.

 

미국만이 아니다. 세계 주요국의 집값 상승세도 무섭게 이어졌다. 영국의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 프랭크’는 파트너사들의 도움을 받아 세계 50여개 국가 및 지역의 주택가격 변동 데이터를 분기별로 공개하고 있다. 나이트 프랭크의 글로벌 하우스 프라이스 인덱스 보고서를 보면 팬데믹 이후 2020년 3분기부터 집값 상승이 시작되고, 4분기부터는 상승 속도가 급하게 올랐다. 세계 주요 7개국(G7)에 스위스, 스웨덴, 벨기에, 네덜란드, 한국 등 5개국을 포함한 12개국의 집값 움직임을 보면, 2019년 9월 말까지 1년간은 2.8%에 그쳤지만, 2020년 9월 말까지 1년간은 5.2% 뛰고, 2021년 9월 말까지 1년간은 13.0%나 뛰었다.

 

물론 국가별 차이는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2021년 9월 말까지의 1년간 0.4% 상승에 그쳤다. 2021년 9월 말까지 1년간의 상승률이 두드러지는 나라는 우리나라(26.4%), 스웨덴(20.3%), 미국(18.7%), 네덜란드(18.4%), 캐나다(17.3%) 등이다. 일본(8.9%)이나 프랑스(7.5%)는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세계 주요 도시의 집값을 집계하는 프라임 글로벌 시티 인덱스에서 보면, 코로나 유동성이 집값을 끌어올렸음을 더욱 분명하게 볼 수 있다. 2021년 3분기 말 발표한 세계 46개 주요 도시 집값 상승률(연율)을 보면 2019년 1분기부터 2020년 3분기까지는 1년간 상승률이 2%를 밑돌았다. 그러던 것이 2020년 4분기부터 슬슬 오르기 시작해, 2021년 2분기 말엔 8.3%, 3분기 말엔 9.5%로 뛰었다.

 

코로나 팬데믹은 아직 진행 중이고, 세계 각국이 경기 후퇴에 대응해 내린 기준금리도 그대로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뜻을 내비친 상태다. 케이스-실러지수로 보면, 미국 집값은 아직 상승세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 에스앤피는 전국지수 기준 연간수익률이 8월 19.8%에서 9월 19.5%, 10월 19.1%로, 그리고 11월엔 18.8%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20개 대도시 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했다.

 

미국에선 집값 거품이 엄청나게 커졌다가 터진 적이 있다. 1990년 이후 미국 집값의 장기 추이를 보면 1996년 말까지는 매우 완만하게 상승하다가 1997년 4% 상승한 것을 시작으로 2002년과 2003년에는 9%대, 2004년과 2005년에는 13% 급등했다. 그 뒤 1년가량 옆걸음질하다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터지며 하락세는 가팔라졌다. 에스앤피 집계를 보면 2006년 7월 고점에서 2012년 2월까지 하락폭은 27.4%다. 10개 대도시 기준으로는 35.3% 떨어진 뒤 반등했다.

 

꺾이기 시작한 집값 그래프

 

2012년 2월 저점에서 시작한 이번 미국 집값 상승은 2021년 11월까지 상승폭이 106.1%에 이른다. 2006년 정점 때에 비해서도 46.1%나 올랐다. 상승률의 흐름을 보면, 2020년 1년간 10.4% 올랐고, 2021년엔 11월까지만 17.8% 올랐다. 마치 축포를 쏘아올리는 듯한 모양새다.

 

미국 연준보다 앞서 한국은행은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세차례 올렸다. 그러나 케이비(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2020년 13.0%, 2021년 16.4%나 올랐다. 상승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로버트 실러는 2000년에 쓴 <비이성적 과열>에서 미국의 집값 거품이 이미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실러는 과거 수백년의 역사를 돌아보고는 집값이 소비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은 뒤에는 반드시 폭락이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소장은 2002년 8월에, 폴 크루그먼은 2005년 8월에 파국을 경고했다. 이성적인 전문가들의 경고는 때론 너무 빠르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최근 집값 그래프의 가파른 기울기는 2006~2007년 집값이 정점에 이르던 때와 매우 비슷해져 있다. 지금은 과연 어떤 국면일까?   정남구 논설위원

24일 미-러 외무장관 회담… 푸틴, 핵무기 훈련 무력 과시

우크라 돈바스서 정부군-반군 교전에 ‘침공명분 쌓기’ 의심

 

러시아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프 지역에서 19일 여성들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비해 방위군 전역자들로부터 소총 조작법을 배우고 있다. 하르키프/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고 공언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는 친러시아 세력이 군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우크라이나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오는 24일(현지시각)로 예정된 미-러 외무장관 회담이 위기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8일 연설에서 “우리는 러시아가 며칠 내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려 한다고 믿을 이유를 갖고 있다”며 “러시아가 280만명의 무고한 시민이 사는 수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공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최근까지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공격을 결심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혀왔으나,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 “지금으로서 그가 그런(침공) 결정을 내렸다고 확신한다. 그렇게 믿을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우크라이나 상황에 관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연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도 19일 리투아니아에서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 등과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그들(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의 러시아 병력)이 풀리고 있고, 이제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병력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15만명 이상으로 증강했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는 지난 17일부터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 사이의 교전이 지속되고 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이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포격전 등으로 민스크 휴전협정 위반 사례가 19일 2000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포격으로 우크라이나 정부군 2명이 숨졌다. 반군 쪽은 정부군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지만, 정부군은 이를 부인한다. 돈바스 지역 친러시아 세력 중 하나인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은 우크라이나 정부군 공격으로 민간인 2명이 숨지고 주택 5채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고 20일 러시아 매체들이 전했다.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해 ‘가짜 깃발 작전’을 펴고 있다고 의심한다.

 

지난 19일에는 자칭 독립국을 주장하는 돈바스 지역의 친러 세력이 군 총동원령을 내리며 긴장을 끌어올렸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수장 데니스 푸쉴린은 정부군이 공격해올 위험성이 높아졌다면서 모든 예비군들은 모병 사무소로 나와달라고 촉구했다. 또다른 친러시아 세력인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수장 레오니트 파세치니크도 18~55살 남성은 루간스크(루한스크)주를 떠나지 말라며 총동원령을 선포했다. 이들 반군 세력은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대피를 촉구했으며, 이미 수천명이 러시아 로스토브 지역으로 피신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난민 70만명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도록 지시했다.

 

서방 또한 우크라이나를 탈출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는 자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안내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도 키예프에 있는 연락사무소를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프와 벨기에 브뤼셀로 옮겼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예고한대로 19일 벨라루스와 합동으로 전략 핵무기 훈련을 실시하며 힘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 상황실에서 핵을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지켜봤다. 20일 종료할 예정이었던 러시아군과 벨라루스군의 연합 군사훈련도 종료 직전 연장한다고 벨라루스 국방장관이 발표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대대적인 경제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외교적 해법을 촉구했다. 미국·영국·일본·독일·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뒤 19일 성명을 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추가적 군사 공격은 금융·경제 제재를 포함한 광범위한 부문에서 엄청난 결과를 수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외교의 길을 선택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병력을 상당 부분 철수해 긴장을 완화할 것을 요구했다.

 

러시아도 대화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4일 유럽에서” 만나는 데 합의했다면서, “러시아가 그 날짜 이전에 군사 행동을 한다면 외교의 문을 닫고 전쟁을 선택했다는 게 분명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야권 성향의 러시아 민영방송 <도쉬티>(Dozhd)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그것(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실제 일어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와 미국, 유럽의 모든 이를 위한 안보를 향상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상호적 기반 위에서 대화할 준비가 전적으로 돼 있다”도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19일 뮌헨안보회의 행사에서 “러시아 대통령이 무얼 원하는지 모른다”며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을 제안했다. 러시아는 이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황준범 기자

 

우크라 대통령 “러시아 침공 뒤 제재 소용없다…당장 행동하라”

동부 내전 지역 긴장 고조에도 뮌헨안보회의 참석

미국 등 서방의 전략에 대해 쓴소리 쏟아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 뮌헨안보회의에 도착해 연설하기 전 물을 마시고 있다. 뮌헨/A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대해 미국 등 서구의 대응이 말만 앞세운다며 대러시아 제재를 포함한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폭격이 시작돼 우리나라가 불바다가 된 뒤나, 우리의 국경이 없어지고 경제도 없고 우리 국토의 일부가 점령당한 뒤에는 우리는 당신들의 제재가 필요하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유피아이>(UPI)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그때가 되고 나면 왜 제재가 필요한가, 그때는 무엇을 위한 제재인가”라고 한 뒤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목록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미국 등 서구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다루는 전략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서구 지도자들이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다’고 연일 긴박감을 고조시키는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 경제에 타격을 주고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효과밖에 없다며 “우리를 패닉 상태로 몰고 갈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등 서구에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위한 “명백한 현실적인 시간표”를 마련해달라고도 요청했다. 러시아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것이다. 나토는 2008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약속했지만, 이후 “회원국 간 이견이 남아 있다”며 약속 이행을 미뤄왔다.

 

그는 또 서방이 1994년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 시절 보유한 핵무기를 포기하면 안보 보장을 해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서구가 러시아와 ‘이면합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냈다.

 

그렇지만 그는 러시아와 대화할 여지도 남겼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기꺼이 만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뮌헨안보회의는 1963년 설립된 연례 국제안보협의기구로, 이번에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등 정상급 인사 30여명과 장관급 인사 100여명이 참석해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전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정부군 병사 두명이 친러시아 반군의 포격으로 숨지는 등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뮌헨안보회의에 예정대로 참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해리스 부통령과 존슨 총리 등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외교적 행보도 이어갔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미국과 나토의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구체적인 대책,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러시아가 더 침공하면 미국은 (러시아에) 빠르고 심각한 경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우리는 또 이 문제가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되길 선호하며 우리는 외교적 해법에 문을 열어놓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하겠다”며 러시아와 외교적 접점을 찾는 노력을 지속할 방침임도 밝혔다. 박병수 기자

 

우크라이나 친러시아 반군 “총동원령”…내전 지역 긴장 고조

 

도네츠크 · 루한스크 반군 수장들 선포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최근 포격 공방

바이든 미국 대통령 “며칠 내 러시아 공격” 또 주장

우크라이나 정부는 “상황 통제되고 있다”

 

18일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에서 친러시아 반군이 러시아로 피신하기 위해 버스 터미널에 모인 민간인들 옆에 서 있다. 루한스크/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이 내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친러 세력 수장들이 총동원령을 선포했다.

 

도네츠크주를 장악하고 있는 친러 세력이 세운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수장 데니스 푸쉴린은 19일(현지시각) 군 총동원령을 내리고 모든 예비군들은 모병 사무소로 나와줄 것을 촉구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어서 돈바스 지역 내 또다른 친러 세력이 세운 ‘루한스크(루간스크)공화국’의 레오니드 파세츠니크도 총 동원령을 선포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은 모두 1만4000명 이상이 희생된 우크라이나 동부 내전 때 친러 반군이 러시아와 접경한 돈바스 지역에 세운 자칭 독립국들이지만 이들을 독립국가로 승인한 나라는 없다. 러시아와 친러 반군 그리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2015년 정전협정인 ‘민스크협정’ 을 맺었으나 이 협정은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부터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이 민스크협정을 어기고 상대방이 자신들에게 포격을 가했다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런 일은 이전에도 자주 발생했지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병력 10만여명을 배치해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충돌이라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돈바스 지역 친러 반군들은 자신들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에서 여성과 민간인을 러시아로 대피시키고 있다. 우크라아 정부는 19일 동부 지역에 배치된 자국 군인 한 명이 반군 포격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러시아군 일부가 훈련을 마치고 원대복귀하고 있다고 밝혀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는 한때 완화되는 듯 했지만,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군이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심할 수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몇주 며칠 안에 공격할 의도와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지금 현재 상태로 나는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 결정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러시아가 “여전히 외교를 선택할 수 있다”며 “긴장 완화와 협상장 복귀로 가기는 늦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전쟁 임박설을 부인해온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예정된 일정을 소화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19일 성명을 내고 친러 반군이 활동하는 동부 지역의 상황은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예정대로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한 중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20일 전화 회담을 한다. 조기원 기자

 

청, 우크라 관련 긴급 NSC회의… “현지 비상키트배낭 배포”

긴급점검회의…공관원·크림지역 교민 외 68명 국민 체류중

 

     청와대.

 

청와대가 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및 한반도 관련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최근 군사적 동향 및 미국‧러시아‧유럽연합(EU) 등의 외교 동향과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영향을 면밀히 분석했다고 전했다. 미국·러시아 외교장관회담 등 국제 협의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도 점검하면서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대피용 비상키트배낭 배포와 현지 방공호 등 대피소 정보 안내, 안전한 출국을 위한 인접국 협조요청 등 긴급상황에 대비해 수립된 대피·철수 지원 계획도 재점검했다. 청와대는 20일 현재 68명의 국민(공관원 및 크림지역 교민 제외)이 우크라이나에 체류중이며 이번주내로 41명이 철수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베이징 겨울올림픽 종료 이후의 한반도 상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대화 국면으로 조속히 진입하기 위한 유관국과의 협의 방안도 논의하였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완 기자

  

일본이 ‘우크라이나 사태’ 촉각 곤두 세우는 이유는 대만?

대만해협·센카쿠 열도 등 중국에 영향

일 외무상 “힘에 의한 현상변경, 유럽만의 문제 아니야”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은 지난 19일 독일 남부 뮌헨에서 열린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뮌헨/AFP 연합뉴스

 

동유럽의 우크라이나 위기 사태에 대해 지리적으로는 떨어져 있는 일본도 자국 외교·안보에 영향이 크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1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변경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국제사회의 근본적인 원칙과 관련된 것으로 유럽의 안보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의 일체성을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지난 17일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자민당 파벌 모임에서 “주전장(주된 전쟁터)은 유럽이지만 현상변경을 허용하면 아시아에도 파급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 안에서도 “오늘의 우크라이나를 내일의 대만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본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우려를 나타내는 배경에는 미-중 전략갈등의 최전선으로 떠오른 ‘대만해협’과 중-일 간 영토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가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며 “일본이 러시아에 대해 저자세를 보이면 중국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미국의 대응도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침공 저지에 미온적이면 중국이 미국의 영향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해 대만에 대한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군사·경제 분야에서 부상하는 중국,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의 긴밀한 협조,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 저하는 자신들에 고스란히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보고 있다. 이 신문은 “미국이 (일본에) 대중 견제의 역할을 한층 더 담당하도록 요구해 올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는 올해 개정할 예정인 일본의 국가안보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우상호 “윤석열, 대장동 비리 뒷배 봐준 흑기사”

김만배-정영학 통화 녹취록 추개 공개하며 역공

국힘 “윤 후보 대한 허위 발언만 발췌 공개” 반박

 

왼쪽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 기획본부장, 대장동 민간개발업자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그래픽 한겨레 스프레드팀

 

더불어민주당은 20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김씨와 정영학(화천대유 계열사 천화동인 5호)씨의 대화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김씨 관련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이 야권이 ‘대장동 몸통’으로 주장해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아니라 현직 대법관이라는 보도가 전날 나오자, 김 씨와 윤 후보가 석연찮은 관계로 비쳐질 수 있는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하며 ‘되치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우상호 민주당 선거대책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씨와 정씨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에는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는 김씨의 말에 정씨가 “죽죠.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긴 해. 윤석열은”이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씨는 이어 “(윤 후보는) 되게 좋으신 분”이라며 “나한테도 꼭 잡으면서 ‘내가 우리 김 부장 잘 아는데,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말하는 것으로도 나온다. 우 본부장은 이 발언을 두고 “윤 후보가 김씨를 도와준 것이 드러나지 않게 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윤 후보야말로 대장동 비리의 뒷배를 봐준 ‘대장동 김만배 일당의 흑기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우상호 본부장

 

우 본부장은 또 녹취록 내용 중 김씨가 “내가 죄가 뭐야? 문제가? 한번 물어봐 사람들한테”라며 “이재명한테 돈을 줬어? 내가 유동규한테 돈을 줬어?”라고 말하는 대목에도 주목했다. 우 본부장은 “김만배가 ‘내가 이재명한테 돈을 줬냐’고 항변한 것은 이 후보가 대장동 사업에서 아무 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며 “(윤 후보가) 김만배에게 말한 ‘위험한 일’은 무엇인지, 김만배의 죄는 무엇인지, 진실을 낱낱이 이실직고 하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도 이날 이런 녹취록 내용을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적반하장, 후안무치”라고 적었다. 지금까지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의 ‘몸통’으로 이 후보를 지목하고 공세를 펴 온 윤 후보와 국민의힘을 직격한 것이다.

민주당은 또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인 ‘그분’이 이 후보가 아니라 현직 대법관이라는 정황이 담긴 언론보도를 앞세운 역공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과거 공개된 녹취록에서 김씨가 ‘(대장동은) 절반은 그분 것’이라 언급한 것을 두고, ‘그분’이 이 후보라고 공세를 펴온 바 있다. 민주당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이 뻔뻔하게 마치 이 후보가 대장동 ‘그분’인 것처럼 가짜뉴스와 거짓선동을 일삼았다”며 “선거관리위원회는 윤 후보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런 주장이 “윤 후보에 대한 허위 발언 부분만 발췌해 공개했다”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는 김만배씨와 어떤 친분도 없다는 사실을 국민 앞에 떳떳하고 명백하게 밝힌 바 있다”며 “윤 후보가 만난 적도 없는데 김씨 손을 꼭 잡고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조언해줬다는 말을 국민들 보고 믿으란 말인가”라고 해명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를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라고 재차 강조하며 “오히려 대장동의 검은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의혹만 더 커졌다. 즉시 녹취록 전문을 공개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그는 “우 본부장의 녹취록 공개와 허위 발언은 오히려 특검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며 “이 후보와 민주당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겠지만 이제 ‘특검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하얀 배지현 기자

 

의문의 대장동 녹취록 '그분', 대선 코앞서 논란 재점화

 작년 10월 수사 초반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로  '그분' 언급

 검찰 확보한 정영학 녹취록에서는 현직 대법관이 '그분'으로 등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대장동 민간업자 중 한 명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로 언급됐다는 '그분'의 정체가 대선을 10여일 앞두고 다시금 정치권의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그분' 논란은 검찰이 전담수사팀을 꾸려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던 지난해 10월 초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 아닌 걸 다들 알지 않느냐. 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촉발됐다.

 

'그분'의 정체를 두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나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가리키는 것 아니냐는 설들이 제기됐었다.

 

'대장동 4인방'의 말은 혼란을 더 키웠다.

 

김만배씨의 말부터 오락가락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11일 첫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 "사업자 갈등이 번지지 못 하게 하려는 차원에서 그리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가, 논란이 되자 이튿날 변호인을 통해 '그분'이 들어간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을 바꾸기도 했다.

 

또 다른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18일 귀국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천화동인 1호가 본인(김만배)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김씨에게서 들었다"면서도 김씨가 평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그분'이라 지칭한 기억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귀국 후 김씨와 유 전 본부장, 정 회계사와의 '4자' 대질신문에선 '그분'은 유 전 본부장이라는 취지로 진술하며 말을 뒤집었다.

 

'그분' 논란은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지난해 10월 14일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공방 주제로 떠올랐다. 당시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그분'이라는 표현이 한 군데 있지만, 정치인 그분(이재명)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선 일정이 본격화하면서 이슈의 중심에서 다소 비껴나 있던 '그분' 논란은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녹취록 내용이 추가로 알려지면서 다시금 눈길을 끌게 됐다.

 

다만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를 가리킨 지난해 10월 '그분' 의혹과 전혀 다른 맥락에서 '그분'이 언급됐다.

 

모 신문이 18일 공개한 2021년 2월 4일자 녹취록에서 김씨는 정 회계사에게 "저분은 재판에서 처장을 했었고, 처장이 재판부에 넣는 게 없거든. 그분이 다 해서 내가 원래 50억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습니다"라고 언급했다. 대화에 등장하는 '그분'은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A 대법관을 가리킨다.

 

A 대법관에 대한 의혹은 지난해 10월 '그분' 의혹과 별도로 한 차례 제기된 것이기도 하다. 외교관과 결혼한 A 대법관의 딸이 국내에 머물 때 사용할 거처를 김씨가 마련해줬다는 의혹이었다. A 대법관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결론 내려진 시기에 대법관 중 영향력이 큰 법원행정처장을 맡고 있었다는 점 등이 근거였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씨의 변호인은 18일 녹취록이 보도된 뒤 "A 대법관과 친분도 별로 없을뿐더러 (김씨가) 전혀 안 맞는 말을 지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계사가 녹음하는 낌새를 보이니 일부러 엉뚱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A 대법관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그는 같은 날 연합뉴스 통화에서 "김씨를 알지도 못하고 만난 기억도, 전화번호도 없다. 외교관인 딸도 없고 외교관인 사위도 없고, 외국에 사는 딸이나 사위도 없다"며 "의혹을 제기하려면 단서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다.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검찰 역시 의혹을 다각도로 확인한 결과 A 대법관에 대한 이야기는 실체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에 천화동인 1호 소유주를 의미하는 '그분' 언급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지검장이 지난해 국감에서 말한 내용과 같다.

 

민주당은 A 대법관 보도에 "마침내 '대장동 그분'의 정체가 밝혀졌다"면서 그간 이 후보를 겨냥해 온 국민의힘에 역공세를 펴고 있다.

  

민주 "윤석열 장모, 부동산 차명투자 과정서 김건희 지인 동원"

'부동시' 관련 유석열 "당시 굴절률 수동 측정…80년대 병역면탈 중점관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경남 창원시 상남분수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는 20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장모 최모씨의 신도시 인근 토지 차명 투자에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서울대 경영전문대 경영학과 석사(EMBA) 과정 인맥 등 김씨와 김씨 오빠의 지인까지 동원한 정황을 판결문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는 이날 보도자료를 배포해 "윤 후보의 장모 최씨의 사문서위조,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징역 1년 판결문과 동업자 안모씨의 대법원 확정 2심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부동산 차명 투기로 90억원대 차익을 얻은 최씨 일당의 사문서 위조,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범죄 행각에 윤 후보의 배우자 김씨 4남매와 그들의 지인까지 동원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TF는 "안씨에 대한 유죄 판결문에 따르면 최씨 일당의 범죄에는 딸 김건희씨가 EMBA 과정에서 알게 된 김모 씨가 최씨의 지시로 허위 잔고증명서를 위조했으며, 김건희씨 친오빠의 친구 또한 최씨의 범행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장모 부동산 실명법 등 위반 1심 판결문 중

 

최씨가 분당신도시 인근 도촌동 일대 16만평 토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당시 성남시민이던 아들 김씨의 친구 명의를 빌려 토지거래허가구역인 해당 토지를 차명 취득하려 했다는게 TF의 설명이다.

 

최씨는 당시 자금조달에 실패한 뒤 신안저축은행에서 48억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을 개설받아 도촌동 토지 실소유권을 취득했는데, 당시 신안저축은행 대표 박모씨 역시 김건희씨와 서울대 EMBA 과정을 함께 수학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씨가 차명으로 도촌동 땅을 취득한 뒤 등기부상 권리를 이전하는데 동원된 주식회사 ESI&D 역시 최씨 일가의 가족회사"라며 "최씨가 대표이사이며 김건희씨의 친언니, 오빠가 각 사내이사로, 남동생이 감사로 재직했다. 김씨 또한 ESI&D가 근저당권을 인수하기 1년 전인 2014년 7월경까지는 ESI&D의 이사로 재직하다 사임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EMBA 2기 졸업생 명단

 

민주당은 또 윤 후보의 부동시(不同視) 병역 면제 의혹도 연일 부각하며, 과거에는 눈의 굴절률을 수동으로 측정한 만큼 윤 후보에 대한 의구심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모종화 선대위 평화번영위 국방정책위원회 공동위원장과 김남국, 김병주, 이용빈 의원 등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군 통수권자가 되겠다고 나선 윤석열 후보가 허위 부동시 관련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검증은 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병무청장 출신인 모 위원장은 윤 후보가 1982년 군 입대 신체검사에서 양안 시력 차이가 0.7(좌안 0.8, 우안 0.1)로 부동시 판정을 받았다고 지목하며 "좌우 눈의 굴절률(곡광도) 차이를 측정하여 3.0 디옵터 이상 차이가 나야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굴절률 측정을 수동으로 했기 때문에 윤 후보의 시력검사 자료에 더욱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80년대 부동시는 시력장애, 아토피성 피부염, 신장이나 간 이식수술 등과 함께 대표적인 병역면탈 중점 관리 질환으로 지정돼 관리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모 위원장은 "윤석열 후보의 디옵터 값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자료는 없으나 시력과 디옵터는 굉장히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고 말했다.

 

또한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었던 최강욱 의원이 윤 후보에 소명을 요구하자 윤 후보가 연세의료원 안과병원장 한○○(교수) 명의로 시력 차이가 0.85(좌안 1.0 우안 0.15)인 진단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 "(최 의원이) 병역면제 기준인 3디옵터 이상 차이가 나진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모 위원장은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이미 해소된 사안이라며 발뺌할 것이 아니라 오락가락하는 자신의 시력에 대한 무제한 검증에 응해야 한다"며 "병역 면제 당시 시력 자료와 검사 임용·재임용 당시 신체검사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의사 출신인 이용빈 의원도 "1982년 당시 입대 면제를 받기 위해 당시 시력 검사를 시행, 수동 굴절률 검사라는 방식 통해 디옵터 검사를 했을 것"이라며 "이 검사 결과는 당시 병역 관련해서 신체검사 기록지에 기재하지 않는 관계로 얼마든지 주관적으로 병역 면탈 관련 행위가 개입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연도별 윤 후보 시력 등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