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시티, 실수로 100배 송금 “돌려달라” 망신살

● 토픽 2020. 8. 19. 03:35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채권 이자 18억원 보내야하는데 2100억원 송금

수령 기업 원금 일부 상환으로 간주반환 거부

 

미국 대형 투자은행 시티그룹이 채권 이자를 실수로 100배 이상 송금한 뒤 반환 소송을 거는 굴욕적인 상황에 놓였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17일 시티그룹이 지난 13일 헤지펀드 브리게이드 캐피털에 채권에 대한 이자 150만달러(18억원)를 보내야 하는데 실수로 17600만달러(2100억원)를 송금했다고 전했다. 시티그룹은 우리는 즉각 지급 실수를 파악하고 추가 지급액 반환을 요구하는 조처를 취했으나 돈을 되돌려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티그룹은 17일 뉴욕 법원에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그룹의 변호사는 소장에서 브리게이드 캐피털은 이 액수를 원금 일부 상환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주장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소장은 또 브리게이드의 행동은 단순히 부도덕한 것이 아니라 관련 행정 기능과 금융 시스템의 신뢰까지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순 송금 실수가 소송으로 번진 배경에는 문제가 되는 채권의 발행사인 화장품 회사 레블론과 채권단 사이의 소송이 얽혀 있다. 이 채권은 2016년 레블론이 화장품 회사 엘리자베스 아덴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것인데, 코로나19 여파로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 채권의 시장 가격은 올해 초 1달러당 77센트였는데, 최근엔 26센트까지 내려갔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단은 레블론이 자사의 지적 재산권을 2019년과 2020년 다른 채권 발행용 담보물로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지난주 초 소송을 제기했다. 채권단은 소장에서 레블론이 2016년 발행 채권의 담보물을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시티그룹이 이 문제를 연방은행 등 관련 규제기관과도 논의하고 있으며 브리게이드는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 신기섭 기자 >

 


미국 제재하면 신용카드 못쓰고… “골치 아파”

● WORLD 2020. 8. 19. 03:33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홍콩보안법 관련 금융거래 제한 홍콩 고위직들 우려

가족들 은행계좌 폐쇄 등도 가능, 달러권에서 배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캐리 람 행정장관을 비롯해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홍콩 당국자들은 물론 그 가족들까지도 은행 계좌 폐쇄나 신용카드 취소 등의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18달러화를 앞세워 국제 금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되면 금융 거래와 관련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제재 대상자는 물론 그 가족들의 해외 은행 계좌가 폐쇄되거나, 발급 은행이 신용카드를 취소시킬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보험사들도 제재 대상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아마존을 비롯한 미국계 기업과의 거래도 차단될 수 있으며, 미국계 호텔에 숙박하는 것도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재무부 출신 제재 전문가는 신문에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건 사실상 미국의 달러화 체제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이라며 제재 대상자들이 국제거래를 통해 결제를 하려면 미국 금융 시스템과 단절된 금융기관을 통해 달러화 이외의 통화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실제 은행 등 금융기관은 제재 대상은 물론 그 주변 인물까지 기피하기 마련이다. 단순 실수로라도 제재를 위반하면 막대한 금전적 손실은 물론 미국 금융 시스템 접근이 차단될 수도 있는 탓이다. 실제 홍콩 행정장관 자문기구인 행정회의 위원인 버나드 찬은 제재 대상이 아님에도 지난 3월 그간 사용해온 미국계 은행 계좌 폐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홍콩 주재 외국계 은행들도 이번 제재 발표 이전부터 잠재적 위험이 있는 고객에 대한 검토작업을 벌였다고 전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지난 8홍콩의 자치를 훼손하고 홍콩 시민의 자유권을 억압하는 데 관여했다며 람 장관을 비롯한 홍콩 정부 고위인사 8명과 뤄후이닝 홍콩 주재 중국 중앙정부 연락판공실 주임 등 중국 관료 3명 등 모두 11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또 이들은 물론 그 가족들의 미국 입국도 금지시켰다. <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


미 민주당 언택트 전당대회개막미셸·샌더스 등 출동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인 17일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맨 왼쪽)이 델라웨어주에서 화상으로 연결된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왼쪽 두번째) 등 민주당원들과 인종차별 문제 등 현안을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일까지 나흘간 계속되는 이번 전당대회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있는 전당대회 행사장에서 전국 각지를 영상으로 연결해 진행된다. 밀워키/로이터 연합뉴스

      

수천명의 관중도, 포효하는 외침도, 쏟아지는 환호도 없었다. 하지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단합 호소는 4년 전보다 훨씬 화끈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미셸 오바마의 직격 펀치는 더욱 강력해졌다.

미국 민주당은 17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11월 당의 대선후보로 지명하기 위한 나흘간 전당대회의 막을 올렸다.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원격 화상으로 진행되는 사상 첫 언택트전당대회다.

첫날인 이날 밤 민주당은 정치인과 일반 시민들을 출연시켜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인종 불평등 문제를 부각하며, 바이든이야말로 미국을 위기에서 구해낼 지도자라고 추어올렸다. 가장 눈길을 모은 연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과 샌더스였다.

미셸 혼돈 끝낼 희망 가졌다면 바이든에게 투표를

버락 오마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첫날인 17일 밤 미셸의 이 연설을 앞두고 사전 녹화된 영상 일부를 미리 공개했다.

미셸은 2016년 대선 때도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지지 연사로 나섰지만, 트럼프 4년을 겪고 난 이번 전대에선 한층 공격 수위를 높였다. 맨 마지막 연사로 나선 그는 연사들 중 가장 긴 18분 동안 한 연설에서 트럼프를 향해 잘못된 대통령이라고 직설을 날리며 이 백악관에 리더십이나 위안, 안정감의 겉모습이라도 기대할 때면 우리가 얻는 것은 혼돈과 분열, 완전한 공감 부족 뿐이라고 비판했다. 미셸은 또 4년 전 연설에서 그들이 (수준) 낮게 갈 때, 우리는 높게 가자고 했던 유명한 문구를 다시 끄집어내, “높게 간다는 것은 사악함과 잔인함에 맞닥뜨렸을 때 그저 웃으며 좋은 말 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더 힘든 길을 택하고, 증오에 맞서 맹렬하게 서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셸은 바이든은 믿음에 의해 인도되는 아주 깊이 품위 있는 사람이다. 그는 진실을 말하고 과학을 믿을 것이라고 트럼프와 대비시켰다. 그는 이 혼돈을 끝낼 희망을 갖고 있다면, 삶이 걸린 것처럼 조 바이든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샌더스 전례없는 위기에 전례 없는 대응 필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경쟁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17일 화상 연설을 통해 우리가 직면한 전례없는 일련의 위기에 맞서 전례없는 대응을 해야 한다며 바이든 후보자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EPA 연합뉴스

바이든과 대선 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던 샌더스(무소속)는 전폭적인 바이든 지지를 외치며 단합의 상징으로 나섰다. 그는 4년 전에도 전당대회에서 클린턴 지지 연설을 했지만, 절망한 그의 지지자들 상당수는 클린턴에 등을 돌렸다. 샌더스는 이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듯,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며 우리가 직면한 전례없는 일련의 위기에 맞서 전례없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00년만의 최악인 공중보건 위기,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붕괴, 구조적인 인종차별주의, 기후변화 위협과 트럼프 투표 방해 시도와 대선 불복 시사 등을 위기 사례로 나열했다. 그는 네로는 로마가 불탈 때 바이올린을 켰다. 트럼프는 골프를 친다는 말도 했다.

샌더스는 나의 친구들, 그리고 경선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한 모든 이에게, 그리고 지난 대선 때 트럼프를 찍었던 이들에게 말한다우리 민주주의, 경제, 세상의 미래가 위태롭다. 우리는 힘을 합쳐 트럼프를 물리치고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를 대통령과 부통령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옛 지지 시민 트럼프 믿은 대가로 목숨 치렀다

트럼프에 등 돌린 공화당 사람들도 눈길을 모았다. 2016년 트럼프와 당내 경선을 벌였던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 주지사는 나는 평생 공화당원이지만 그 애착은 조국에 대한 책임감 다음으로 두번째라며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정상적 시기였으면 자신이 민주당 전당대회에 나타나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정상적 시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찍었으나 바이든으로 마음을 바꾼 일반 시민들도 다수 출연했다. 일반인 중에서는 지난 6월 코로나19로 아버지를 잃은 여성 크리스틴 우르퀴자가 아버지의 유일한 기저질환은 트럼프를 믿었다는 것이고, 이 때문에 목숨을 치렀다고 말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전당대회는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로 유명한 라틴계 배우 에바 롱고리아가 진행했다. 수십개의 사전 녹화 또는 생중계 영상을 잇따라 내보내고, 주요 인사의 연설 뒤에는 일반 시민들이 집 안에서 박수치는 모습을 연결해 기존의 환호를 대체했다. 바이든은 둘째날인 18일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고, 20일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미국 민주당 잔칫날, 트럼프는 바이든 비방재뿌리기

바이든은 좌익 극단주의자들의 꼭두각시

내가 지는 유일한 경우는 선거가 조작될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위스콘신주 오시코시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오시코시/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인 17일 주요 경합주들을 방문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난했다. 113일 대선 경쟁자의 축제 기간에 의도적으로 재뿌리기 행보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시작되기 전인 이날 낮 미네소타주와 위스콘신주를 차례로 방문했다. 미네소타주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에게 근소한 차로 진 곳이고, 위스콘신주는 박빙 승리한 곳이다. 특히 위스콘신주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트럼프는 위스콘신주 오시코시에서 바이든을 사회주의 트로이의 목마라며 좌익 극단주의자들의 꼭두각시라고 몰아부치며, “이번 대선은 역대 가장 중요한 선거다. 우리는 이 급진좌파 미치광이들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을 세계 정상급 체스 플레이어라고 부르며, 바이든이 이들을 상대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최근 각종 여론 조사에서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다소 준 것으로 나타나자, 중도 성향인 바이든에게 극좌 이미지를 덧씌우며 적극 공세에 나선 것이다. 특히 정치전문 여론조사 기관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지난 315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를 보면, 바이든은 5개 경합주(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애리조나)에서는 트럼프를 26%포인트가량 앞섰지만, 노스캐롤라이나에선 0.6%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18일과 20일에도 각각 경합주인 애리조나주와 바이든의 고향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을 방문하며, 민주당 전당대회에 쏠리는 관심을 분산시키기에 전력한다는 계획이다. 그 분위기를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로 이어갈 방침이다. 그는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의 주요 연설들이 녹화 영상으로 진행되어 흥분되는 게 없다고 비꼬면서 자신은 오는 27일 백악관에서의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생중계로 하겠다고 말했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교인 800여명 소재파악 안돼, 2500명 검사 받아 434명 확진

휴대폰 끄고 현금 써라보수 회원 사이 방해 메시지 퍼져

경찰의 참가자 추적에 큰 차질도주·탈출 사례도 잇따라

 

성북구청 관계자들과 주민, 상인들이 1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앞 장위2동 주민센터에서 시작한 방역작업은 시작 전 교회 관계자와 유투버들의 항의 때문에 늦춰지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려면 신속한 진단검사와 접촉자 추적을 바탕으로 시간싸움이 중요하지만, 사랑제일교회 일부 교인들이 검사·치료를 거부하고 있는데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가 전국적 전파 속도를 따라잡기 힘든 상황이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심지어 지난 15일 광화문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은 휴대전화를 꺼서 방역당국 추적을 따돌려야 한다고 서로 독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과적으로 추적 속도가 확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의료체계가 환자들을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0시 기준으로 명단을 확보한 성북 사랑제일교회 4천여명 교인 가운데 3200여명에 대해 격리조처했고, 2500여명에 대해 검사를 실시했다그러나 연락처와 거주지가 확인되지 않는 590여명과 연락이 닿지 않는 200여명 등 총 800여명에 대한 검사와 격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검사를 받은 2500명 가운데 확진된 사람은 434명으로 양성률은 17%에 이른다. 검사에 응하지 않은 이들 규모에 양성률을 단순 적용하면 250여명의 교인 환자가 더 있을 수 있는 셈이다. 1총괄조정관은 정부는 경찰청의 협조를 받아 이분들의 소재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5일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신속한 검사와 확진자 격리조처도 핵심 과제다. 그러나 <한겨레> 취재 결과, 당일 오전부터 보수단체 또는 보수성향 기독교 단체 회원들 사이에서는 “(집회 전후) 휴대전화를 끄고, 현금을 사용하며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말라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지침이 문자메시지, 각종 메신저, 인터넷 블로그 등 다양한 경로로 빠르게 공유됐다. 서울 양천구의 한 교회 교인으로, 15일 집회에 참석했던 60대 남성 씨는 <한겨레>집회 참가자들과 우리 교회 교인들이 있는 대화방에서 15일 해당 문자메시지를 공유받고 주변에 전파했다방역 관련 정부 발표를 믿지 않는 우리 입장에선 보건소와 경찰의 추적을 받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1시께 네이버 밴드에 해당 문자를 공유한 김아무개(64)씨는 확진자 동선이 파악되지 않도록 긴장하고 철저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당시 광화문 인근의 교통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해 참가자들을 추적하려던 경찰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 대부분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보수집회에 나오던 사람이라며 채증 영상, 집회 참가자들이 올린 유튜브 영상, 폐회로텔레비전(CCTV) 자료를 분석해 대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만큼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중대본이 파악하기로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중 적어도 10명이 지난 8일 경복궁 집회와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가했다.

도주·탈출 사례도 잇따랐다. 파주에서는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서 격리치료 중이던 50대 남성이 이날 018분께 병원에서 탈출해 방역당국이 추적 중이다. 전날 포항에서는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40대 여성 확진자가 의료원 이송을 앞두고 자택에서 달아났다가 4시간 만에 붙잡혔다.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치료를 거부하거나 탈출하면 격리조처를 위반하게 된다형사처벌이 가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자칫 방역에 대한 협조가 늦어져서 의심환자 진단검사가 늦어진다면 미국이나 유럽 각국처럼 우리도 대유행 상황을 맞을 수 있다지금이 그런 위기로 빠져들 수 있는 바로 문턱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최하얀 이재호 기자 >

휴대폰 끄고 현금써 추적 막으라독려한 주말 집회 참석자들

  보건소·경찰 따돌리고 의도적 방역 혼선자가 격리자 참석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를 포함해 지난 15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보수집회 참가자들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달아 나오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15일 집회 참가자들은 코로나19 진단을 받으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당시 참가자들이 현금을 쓰고 휴대전화를 꺼서 방역당국의 추적을 따돌려야 한다고 사전에 독려한 것으로 확인돼 집회 참가자들의 소재 파악에 난항이 예상된다.

18일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5일 오전부터 보수단체 또는 보수성향 기독교단체 회원들 사이에선 “(집회 전후) 휴대전화를 끄고, 현금을 사용하라는 문자메시지가 빠르게 공유됐다. 문자메시지는 “‘815일 광화문 집회 이후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언론에 도배되면서 정부가 준비한 코로나 집단감염 (소식)이 나라를 뒤덮을 예정이라는 가짜뉴스로 시작된다. 작성자는 시위 참가자들은 위치 추적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출발전에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현금을 사용하며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 메시지가 주로 공유된 시점은 15일 오후 2시보다 조금 앞선 정오 무렵이다.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공유된 이 행동지침은 문자메시지만이 아니라, 메신저, 인터넷 블로그, 네이버 밴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경로로 공유됐다. 서울 양천구의 한 교회 교인으로, 15일 집회에 참석했던 60대 남성 씨는 <한겨레>집회 참가자들과 우리 교회 교인들이 있는 대화방에서 15일 해당 문자메시지를 공유받고 주변에 전파했다방역 관련 정부발표를 믿지 않는 우리 입장에선 보건소와 경찰의 추적을 받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1시께 네이버 밴드에 해당 문자를 공유한 김아무개(64)씨는 확진자 동선이 파악되지 않도록 긴장하고 철저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처럼 집회 참가자들이 휴대전화를 끄는 등의 방식으로 15일 동선 정보를 차단한 탓에 방역에 혼선이 예상된다.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중 적어도 10명이 지난 8일과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에선 이미 400명이 넘는 교인이 확진을 받았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 중엔 방역당국에서 자가격리를 통보한 이들도 여럿 섞여 있었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서 불법행위로 검거된 30명 가운데 3명이 자가격리 대상자였고 이들 가운데 강남경찰서에 수감돼있던 1명이 이날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 광화문 인근의 교통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해 참가자들을 추적하려던 경찰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다만 경찰은 시간이 지연될 수는 있어도 채증영상 분석 등을 통해 최대한 방역망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참가자 대부분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보수집회에 나오던 사람으로 참가자들이 들고 있던 깃발에 적힌 단체 이름 등을 통해 이미 (참가자를) 상당히 파악하고 있다. 채증영상, 집회 참가자들이 올린 유튜브 영상,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자료를 분석해 대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호 기자 ?

서울시 사랑제일교회, 이해할 수 없는 행태구상권 청구 검토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18일 브리핑에서 광복절 집회 전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적 없다고 주장한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를 두고 사죄해도 부족할 시점에 정부와 서울시를 나무라면서 큰소리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전 목사는 자가격리 통지서를 받기 전에 이미 자가격리 대상임을 알고 있었음을 집회에서 발언한 후, 다시 기자회견 등을 통해 집회 전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바가 없다고 스스로 엇갈리는 주장을 하며 방역에 혼선을 주고 있다사랑제일교회는 코로나 확진자 급증을 초래한 원인을 반성하고, 겸손한 자세로 방역당국에 협조해 신도들의 건강과 지역사회의 안전을 회복하는 데 집중해달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집회금지 명령을 어기고 지난 15일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강행한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에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구상권을 청구하려면 집회를 통한 감염 확산이 확인돼야 하는 등 청구를 위한 조건들이 충족돼야 한다현재 상황에서 ‘(청구를) 한다, 안 한다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혜미 기자 >

방역수칙어긴 전광훈 법원 판결 이후 구상권 청구가능

진료비 건강보험 급여 여부 범죄행위관련 지급불가 조항

지난 15일 서울시의 집회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광화문 집회를 강행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현재 입원 치료 중인 전 목사의 진료비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전 목사는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책임론과 함께 심각한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현행법은 범죄행위와 관련된 경우 건강보험 급여를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제53(급여의 제한) 1항 제1호를 보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에 그 원인이 있거나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경우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형법상 폭행죄가 성립하는 경우 법원에서 정당방위를 인정받은 게 아니라면 사건 당사자들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어렵다. ‘범죄행위로 인해 상해를 입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의료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전 목사의 혐의는 감염병예방법 위반이다. 18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설명을 종합하면, 전 목사는 지난 15일 오후 2시께 서울시로부터 자가격리 명령을 통보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후 310분께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는 등 관련 조처를 위반했다. 또한 사랑제일교회가 서울시에 제출한 출입자 명단에 전 목사의 이름이 누락되는 등 역학조사를 방해한 것은 물론 교인들에게 집회 참석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서울시와 중수본은 지난 16일 전 목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건보공단 쪽은 법원의 재판 결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전 목사의 유죄가 인정될 경우 건강보험 급여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보통 상해의 경우는 공단에서 직접 구상권을 행사하는데, 질병(코로나19)은 과거 사례가 없어 사법부의 판결에 따라 집행하는 수순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에게 치료비 및 방역비 등 구상권 청구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집회 참가 사실만으로는 구상권 청구가 어려우며, 역학조사 결과 법 위반사항 및 손해와의 인과관계 등을 확인한 후 구상권 청구 검토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 선담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