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뉴스 발굴단’ 출범시킨 이상휘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 가짜뉴스 논란 자초

 
 
▲ 5일 아침 서울 용산구 관저 인근 ‘노동자 시민 윤석열 체포대회’ 에서 농성하고 있는 정혜경 의원과 시민들. 해당 사진이 편집돼 이상휘 의원의 페이스북에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제공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 촉구 밤샘집회 사진을 윤석열 대통령 지지 시민들인 것처럼 게시했다가 사진을 수정했다. 이상휘 의원은 윤석열 내란 이후 이른바 ‘가짜뉴스’를 바로잡겠다며 ‘진짜뉴스 발굴단’을 출범시킨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이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대한민국은 이렇게 버티고 있습니다. 29번의 (더불어민주당의) 탄핵과 내란과 반역이라는 겁박에도 이렇게 지켜내고 있습니다. 결국은 이겨낼 것입니다” 등의 글과 함께 두 사진을 올렸다.

 

▲ 왼쪽은 5일 오후 6시경 이상휘 의원이 올린 최초 게시물. 오른쪽은 오후 7시 20분경 사진이 수정된 게시물. ⓒ이상휘의원페이스북캡처, 셜록 제공
 

이는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시민들과 함께 밤샘 집회를 이어간 사진에서 정혜경 의원만 잘리게 편집된 사진이었다. 이상휘 의원이 윤석열 체포 밤샘 집회 사진을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 사진인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이다. 5일 오후 6시경 올라온 해당 사진은 오후 7시20분경 다른 사진으로 수정됐다.

 

이를 보도한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5일 <‘윤 체포’ 시위 사진을 지지자로 둔갑시킨 국힘 의원> 기사에서 “해당 사진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및 정혜경 의원실에서 제공한 사진으로 당일 SNS에서 ‘인간 키세스’로 불리켜 큰 화제가 됐다”며 “조잡한 방법으로 악의적으로 왜곡된 사진. 이상휘 의원이 이를 알았든 몰랐든, 현직 국회의원이란 사실을 볼 때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걸로 보인다”고 했다. ‘인간 키세스’는 밤샘 집회에 나선 시민들이 보온을 위해 은박담요를 덮은 모습이 키세스 초콜릿이 연상된다며 만들어진 별명이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 의원실 사진이 불법으로 도용, 편집돼 페이스북에 올라갔고 마치 함박눈이 오는 와중에도 윤석열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것처럼 묘사했다”며 “원작자의 허가 없이 사진을 도용하면 저작권법 위반이며 공연히 허위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면 명예훼손”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6월 당시 이상휘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장. 사진=미디어오늘 영상갈무리
 

이상휘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진짜뉴스 발굴단’을 출범시켰다. ‘진짜뉴스 발굴단’은 지난 5일 ‘민주노총 집회 참가자가 경찰을 폭행해 의식불명 상태로 만들었다’는 취지의 공식 보도자료를 뿌려 허위사실 유포 논란을 빚었다.

 

‘진짜뉴스 발굴단’은 보도자료에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익명 게시물을 인용해 “경찰청 직원이 머리를 맞아서 혼수상태라는 글이 올라왔다”고 했지만 경찰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무전기로 머리를 맞은 건 사실이지만 치료 후 부대로 복귀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진짜뉴스 발굴단’은 지난달 27일 내란죄 피의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의 입장문도 공식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김 전 장관이 검찰 기소와 공소장을 ‘픽션’이라고 반박하며 명예훼손으로 법적대응하겠다는 취지의 입장문이 국민의힘 공식 보도자료로 나오자 박상수 국민의힘 전 대변인은 “김 전 장관 측이 박세현 서울고검장을 고소하는데 왜 (국민의힘) 미디어특위가 알리는 건가”라며 “당 공식 기구가 김 전 장관 변호인단 확성기인가”라고 비판했다.

 

인터넷매체 데일리안 대표 출신인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겸 춘추관장을 지냈다. 2021년엔 국민의힘 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으로 활동했는데, 당시 약 5개월 만에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윤석열 후보의 대선 캠프에 합류해 공정성이 중요한 방심위 업무에 부적합한 인사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외신들 국내외적으로 위기 겹친 한국 상황 조명
뉴욕타임스 “대통령 체포 실패, 한국인들 무력감 심화시키고 있어”
워싱턴포스트 “대통령 체포 가능성, 한국 정치적 위기 심화시키는 예상못한 사건”

 
 
▲사진출처=BBC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지난 3일 무산된 가운데, 외신들은 공통적으로 한국 정치가 어려운 시기 리더십 공백이 길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 분석했다. 특히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를 앞둔 점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경제위기에 정치적인 혼란함까지 더해졌다고 봤다.

 

영국 BBC는 지난 3일(현지시간) <Why is it so hard to arrest South Korea's impeached president?>(한국의 탄핵된 대통령을 체포하는 것이 왜이리 어려울까)라는 기사에서 “그를 체포하는 것이 왜 이리 어려웠을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의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긴 했지만 여전히 경호부대 등이 배치될 자격은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BBC는 “이러한 정치적 교착 상태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고 계엄령을 내리기로 한 그의 결정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 한국 정치의 양극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BC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되지 않은 데 대해 “영장이 1월 6일까지로 아직 기한이 만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불분명하다”며 “공수처는 다른 날에 다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이 지금까지 미지의 영역으로 얼마나 깊게 빠져있는지를 감안할 때 (체포 등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진출처=뉴욕타임스 홈페이지.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일(현지시간) <South Korea Fails to Detain Impeached President in Standoff at His Home>(한국, 탄핵된 대통령 자택의 대치상황에서 구금 실패) 기사에서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자택에서 5시간 대치하다 체포를 하지 못한 상황을 전하면서 “지지율이 땅에 떨어진 대통령에 대한 체포 실패는 한국인들 사이에 점점 더 커지는 무력감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극심하게 양극화된 정치 때문에 이런 현상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할 준비를 하면서 이미 한미관계도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최근 여객기 사고가 벌어졌으며, 경제적으로도 가계부채 증가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국내는 물론 국제 무대에서도 큰 도전에 직면해 있는 시기에 한국은 방향타가 없고 내부 갈등으로 주의가 상당히 산만해진 상태로 보인다”고 전했다.

 

NYT는 임지봉 서강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영장을 거부함으로써 탄핵을 통해 물러나야 할 이유가 늘어났다”며 “오늘은 살아남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헌법재판관들과 그의 내란 혐의를 재판할 판사들에게 좋지 않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NYT는 안병진 경희대 교수를 인용해 “윤 대통령이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정치적 분열을 조장하려는 전략은 한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의 약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사진출처=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지난 3일 기사 <Investigators halt attempt to detain South Korean president after standoff>(수사관(공수처), 대치 상황 이후 한국 대통령 구금 시도 중단)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주지에 진입해 영장을 집행하려다 5시간 대치 후 실패했다는 사실을 기사로 전달했다.

 

WP는 이 기사에서 “정치 초보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그가 빠르게 부상한 것처럼 빠르게 몰락했으며, 체포에 직면한 최초의 현직 대통령”이라고 전했다.

WP 역시 한국 원화의 폭락과 치명적인 항공기 추락 사고에 대응해야 하는 한국 정부가 이같은 상황에 있다는 것을 우려했다. WP는 “윤 대통령의 구금과 체포 가능성은 계엄 시도 실패 이후 이어지는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심화시키는 예상치 못한 사건”이라며 “한국의 장기간 리더십 공백은 북한을 억제하고 중국의 부상을 제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온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

김진숙 지도위원 “이제야 진짜 민주주의 세대가 왔구나 실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오마이티브이(TV) 갈무리
 

“40년 동안 수많은 투쟁을 하면서 맞고 밟히고 끌려왔던 분노와 감방 두 번 가고 눈을 가린 채 대공분실 세 번 끌려가 고문당하고 온 몸이 핏자국이 된 채 맞아 거꾸로 매달렸던 스물여섯 살의 울분들이 남태령을 은하수처럼 넘던 응원봉과 트랙터를 보며 다 풀리는 기분이었습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지난 4일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체포·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 단상에 올라 윤석열 탄핵 정국에서 두드러진 2030 여성들의 정치 참여에 경의와 감사를 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1∼22일 윤석열 대통령 관저로 향하던 ‘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 행렬이 서울지하철 4호선 남태령역 부근에서 경찰 차벽에 가로막히자 2030 여성 시민 다수가 남태령으로 달려가 연대한 끝에 28시간만에 경찰이 차벽을 해제한 바 있다.

 

김 지도위원은 “저는 여러분을 보며 이제야 진짜 민주주의 세대가 왔구나 실감했다”며 “저렇게 찌질하고 졸렬한 놈들이 대통령이고, 장관이고, 여당이었던 나라에 유일한 희망, 여러분들이 만들어갈 세상은 똑같은 양복 입은 아저씨들이 만든 세상보다 멋지고 응원봉처럼 무지개 색깔로 빛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페미니스트가 대통령이 되고, 성소수자가 총리가 되고, 성폭력 피해 여성이 경찰청장이 되고, 알바 노동자가 노동부 장관이 되고, 사고 피해 유족이 행정안전부 장관이 되고,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 복지부 장관이 되고, 전농이 농림부 장관이 되고, 전쟁없는 세상을 위해 싸워왔던 이들이 평화부 장관이 되는 게 민주주의고 진짜 대의정치 아니냐”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들과 함께 단상에 올랐다. 김 지도위원은 “파업 한 번 했다고 470억원 손배를 당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동지들, 3년째 싸우고 있는 명동 세종호텔 동지들, 그리고 불탄 옥상에서 363일째 고공농성 중인 구미 옵티칼 박정혜·소현숙” 등을 호명하면서 연대를 호소했다.  < 한겨레 최윤아 기자 >

 

 

“내란 선동 굴복해 정말 죄송”···

 의총 후 관저 앞 ‘전광훈 집회’ 몰려간 여당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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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김민전·이인선·조배숙·임종득·박성민·구자근·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일 서울 한남동 일대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4일 비상의원총회 후 윤석열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한남동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대거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상현, 김민전 의원 등의 개별 참석에서 참석 규모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의원들은 집회에서 “사기탄핵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좌파들의 내란 선동에 굴복해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철규·김민전·이인선·조배숙·임종득·박성민·구자근·강승규 의원은 이날 저녁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한남동 일대에서 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전 목사의 소개에 이어 연단에 선 김민전 의원은 “이제 아주 분명해진 건 이 탄핵이 사기탄핵이라는 것”이라며 “탄핵소추서에 내란죄를 집어넣고 이제 내란은 빼겠다고 한다. 이거야말로 사기탄핵이 아니냐”라고 말했다.

 

조배숙 의원은 “영장판사가 영장에 써서는 안 될 말을 썼다. 형사소송법 110조, 111조를 배제해야 한다고 썼다”며 “누가 판사에게 법을 배제하는 권한을 줬냐. 우리가 이 잘못된 영장에 의한 체포를 반대해야겠지 않냐”고 밝혔다. 임종득 의원은 “급기야 공수처에서 대통령을 체포하는 영장을 발부했다. 이것은 무효”라며 “민주당은 비상계엄을 빌미로 내란을 오히려 획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러분, 일어서야 한다. 탄핵 의결도 무효, 국무총리 탄핵도 무효, 헌법재판관 임명도 무효다”라고 덧붙였다.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도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이 의원은 “정말로 죄송하다”며 “저희들이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좌파들의 내란 선동에 일부 의원들이 굴복해서 국민들이 우리한테 맡겨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잘못되고 그릇된 판단으로 잠시 흩어졌던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뜻으로 뭉쳐서 다시금 잘못된 탄핵을 바로 잡고, 대통령의 거주지인 관저를 수색하겠다고 영장을 발부해준 판사의 그릇된 결정을 잘못됐다고 비판하고 항의하면서 바로잡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인선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민전·조배숙 의원 등과 함께 찍힌 사진을 공유하며 “오늘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집회에 함께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추운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께서 이재명과 민주당의 폭정에 목소리를 드높였다”며 “민주당의 폭거에 맞서 국민들과 함께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적었다.

 

이인선·김민전·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인선 의원 페이스북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공수처의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의원총회 후 일부 친윤계 의원들이 집단으로 국회 밖 관저 앞 집회까지 찾은 것이다. 이철규 의원은 집회 연단에서 “오늘 하루종일 민주당과 좌파들의 잘못된 선동이 오늘의 이런 혼란을 불렀다고 의원총회를 열고 결의를 하고 여기에 12명의 우리 당 의원들이 고생하시는 여러분께 와서 미안함을 전하고 여러분들 응원하겠다 해서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간 것”이라며 당 차원의 행동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 경향 민서영 기자 >

 

헌재 앞, 광화문, 대통령 관저 앞 순차 집회

10대 학생, 2030 여성, 70대 남성, 농민 등 모여

청소년 "남태령, 집회, 국회 못 간 것 부끄러워"
"연대의 힘으로 보낸 하룻밤, 오늘 밤도 힘내자"
민주노총 조합원 연행…"윤석열이나 체포해라!"

 

4일 오후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대로에서 민주노총 등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025.1.4. 연합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에 실패하자, 분노한 20만 시민들이 대통령 관저 앞에 모여 '밤샘 농성'까지 결심했다. '윤석열 체포될 때까지 대통령 관저 앞을 떠나지 않겠다'는 각오로 지난 3일부터 이어진 농성은 내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시민들은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응원봉을 들고 "공수처는 당장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외쳤다. 

 

"진짜 '국민의 힘'을 보여주겠다"

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는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개최한 '122차 촛불문화제 전국집중촛불' 집회가 열렸다. 주최 쪽 추산 1만 2000명의 시민이 집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 관저에서 빈손으로 나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비판하며,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했다. 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추모하기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집회에 문을 열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정당한 법 집행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윤석열이 경호처를 자기 사병처럼 쓰고 있다. 이 나라 공권력은 국민 진압에는 폭력을 저지르면서 국민 학살을 하려고 한 대통령에게는 무력하다"고 비판했다.

 

인천에서 온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촛불집회에 참석해서 "이런 나라에서 제정신으로 살 수 없다"고 말했다. 2025.01.04. 이호작가
 

김 대표는 "대통령 체포도 지지부진하니 헌법재판소도 안심할 수 없다"며 "윤석열의 파면을 위해 헌법재판소를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 윤석열 파면, 구속은 모두 시간 문제"라고 주장하며 시민들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국가 애도 기간인 상황에 시민들은 앞으로 참사가 일어나지 않길 염원했다.

 

가수 하이미스터메모리 박기혁 씨는 "오늘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라며 "누군가의 형제, 딸, 아들, 어머니, 아버지였던 그분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겠다. 그리고 긴 싸움을 하는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세월이 가면'과 '행복의 나라'를 노래 불렀다.

 

윤 대통령의 체포를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발언이 줄을 이었다. 구산하 윤석열·김건희 체포단 공동단장 "윤석열과 김건희는 아주 추악하고 추잡"하다며 "공수처가 체포 영장을 집행하러 왔는데 (윤석열은) 관저 안에서 개 산책이나 시키고 젊은 청년을 인간 방패로 사용했다. 극우 유튜버는 내란 선동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악마' 같은 것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윤석열은 지금 제2의 내란을 하고 있다"며 "공수처는 내란 세력의 기를 살려주러 간 것이냐. 정신 똑바로 차려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윤석열은 광장으로 나와라" "윤석열을 체포하라"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가수 하이미스터메모리 박기혁 씨는 촛불집회에 참석해서 '세월이 가면'과 '행복의 나라'를 노래 불렀다. 2025.01.04. 이호작가
 

독서 토론 모임 운영자인 차영선 씨는 "공수처는 용산 관저에 집들이하러 간 것이냐"며 "대한민국 공권력이 이렇게밖에 되지 않냐. 공수처는 용산 이무기를 당장 체포하라. 이제는 윤석열이 추악하고 역겹다"고 강하게 말했다.

 

인천에서 온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10대와 20대 여성이 집회에 나오는 것을 설명했다. 학생은 "내 또래가 세월호 4·16 참사로 사망했을 때 나는 초등학생이었다"며 "중학교 3학년에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고, 온라인에서 고인을 모욕하는 것을 봤다. 지금 나는 고등학생인데 12·3 비상계엄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경찰이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또 제주항공 참사가 일어났다.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제정신으로 살 수 있나. 국회에, 평일 집회에, 남태령에 가지 못한 것이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들어라"며 "우리는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필연이고 숙명이다. 진짜 '국민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체포를 각오하는 시간도 있었다. 박은솔 씨는 "우리가 어떤 민족이냐"며 "어떤 외세와 반란도 백성이 나라를 지켜냈다. 지금은 우리가 나라를 지킬 때다. 저 무도하고 사악한 윤건희(윤석열+김건희) 부부를 끌어내 이 나라를 망치고 국민 가슴에 총칼을 겨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은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2025.01.04. 이호작가
 

김중난 강릉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권성동은 윤석열에 붙어서 내란을 옹호하고 동조하고 있다"며 "이제는 윤석열의 방패막이가 되어 살아남았다. 윤석열 탄핵 소추안 투표 때 마지막까지 본 회의장에 남아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을 확인하고 퇴장시킨 것도 권성동"이라고 다시 짚었다.

 

김 대표는 "윤석열을 체포하고 권성동을 아웃시켜야 국민의힘을 해체할 수 있다"며 "윤석열과 권성동에게는 국민이 없다. 그리고 부끄러움도 염치도 없고 나라를 사랑하지도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은 시민들이 차가운 아스팔트에서 집회를 이어가는 것에 마음 아파했다. 그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함께 만들자"며 "우리는 서민, 중상층, 농민, 장애인 등이 차별받지 않고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은 자신이 내란 행위를 한 적 없다고 비상계엄은 정당하다고 지껄이고 있다"며 "언제까지 책임을 아래 사람에게 떠넘기고 관저 안에 숨어있을 것이냐. 이런 자가 우리나라 대통령이면 안 되는 것. 민주 시민의 이름으로 힘찬 반격을 시작하자"고 외쳤다.

 

"이 자리에서 혁명이 일어날 것"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민주노총 등 진보단체 회원들이 탄핵 찬성 집회를 하고 있다. 2025.1.4. 연합뉴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등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범시민 대행진을,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후 민주노총과 합류했다. 민주노총은 대통령 관저 앞에서 전날 오후 3시부터 밤샘 철야 농성을 했으며, 이들은 오늘 밤도 철야 농성을 할 예정이다.

 

오후 8시 30분 기준 대통령 관저 근처인 한남초등학교와 한남대교 앞까지 시민들이 가득 메웠다. 주최 쪽 추산 20만 명의 시민이 집회에 참석해 '윤석열 즉각 체포'를 요구했다. 한강진역을 통과하는 6호선 지하철 열차가 무정차로 통과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밤새 농성을 이어간 것에 대해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이 현실이 아닌 것 같다"며 "계엄을 막은 것도, 10일 만에 탄핵을 만든 것도, 남태령을 넘은 것도 모두 우리 시민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나이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한 한재환 씨는 태극기 부대에만 나이 많은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하자, 시민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는 "나는 예비역 병장"이라며 "대한민국 국군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기본 사명인데, 세상을 많이 살아본 사람으로 우리 젊은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군에도 다녀오지 않은 대통령 말을 듣지 마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체포·탄핵 찬성 집회를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내일 밤까지 철야 농성을 이어간다. 2025.1.3. 연합
 

그러면서 "어떻게 이런 못난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라며 "골목 깡패도 싸워서 지면 '내가 졌소' 하고 물러나는데, 대통령이 뒷방에 숨어서 지랄 발광을 하고 있다. 참으로 개탄을 금치 못하겠다"고 탄식했다.

 

시민들은 "우리가 도와줄게, 윤석열을 체포하라" "못 하겠으면 도와줄게 윤석열을 체포하자"고 구호를 외치며 함성 질렀다.

 

20대 여성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사람들이 죽지 않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고 말한 20대 학생은 "관저 안에 숨어서 법 위에 군림하려는 윤석열은 사람이길 그만둔 것 같다"며 "사람으로 사는 곳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다. 우리 스스로 생각하자. 그렇지 않으면 민주주의란 절대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다.

 

'혁명은 쉬운 것이 아니다'고 주장하는 20대 여성은 "윤석열 체포가 무산되니 허탈했다"며 "하지만 헬스장에서 바벨을 들다 보면 어느 순간 들 수 있는 때가 온다. 올 겨울 우리의 시민의식이 자랐다. 여기 이 자리에서 혁명이 일어날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자신을 '아이돌 팬'이라고 말한 한 여성 교사는 "나는 교사지만 12·3 비상계엄 이후 모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정치색이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 민주주의와 독재의 문제다. 민주주의 수업을 하면 요새 너무 부끄럽다. 민주주의를 수호해서 교육자가 편하게 민주주의를 수업할 수 있도록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집회신고 구간 행진을 시도하다 가로막히자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민주노총 한 조합원이 연행되고 있다. 2025.1.4. 연합
 

이날 오전에는 민주노총 조합원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호림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공수처가 영장 집행을 할 때 윤석열이 체포돼 구속될 것을 믿었다"며 "하지만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민주노총 조합원 세 명을 연행했다. 공권력은 우리에게 언제나 억압적이고 윤석열 광장 앞에서는 무력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이 체포되지 않으면 우리는 떠날 수 없다"며 "여러분과 함께 철야 투쟁을 결심했다. 윤석열이 체포되고 구속된 뒤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파면될 때까지 이곳에서 투쟁할 것"이라고 결심했다. 이 말이 떨어지자 시민들은 "경찰은 연행된 노동자를 석방하라" "경찰은 연행자를 당장 석방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 회장은 "연대의 힘으로 하룻밤을 보냈다"며 "경찰이나 공수처는 일말의 양심이 있으면 윤석열과 김건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에 보답해야 한다. 나라를 다시 올바르게 돌려놓는 방법"이라고 했다.

 

김재하 비상행동 공동대표는 윤석열 체포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달 전 윤석열의 내란 음모를 막은 것은 여러분"이라며 "이제 공수처가 형을 집행하겠지만 체포와 구속 역시 여기 모인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이다. 막바지다.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를 외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공식 집회가 끝난 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나는 세계'를 함께 불렀고, 밤새 시민 발언과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