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현지) 케냐 나이로비에서 한 시민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벽화 앞에 앉아 있다.

                

부검 보고서 폐 손상 없는 무증상 감염사인은 목 짓눌림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플로이드의 유족이 공개한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검시관의 부검 보고서를 보면, 플로이드는 사망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부검 결과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검시관은 플로이드가 무증상 감염자로 추정되며, 코로나19에서 회복한 뒤 바이러스가 몇 주 동안 몸 속에 남아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사망에는 영향을 끼치진 않았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플로이드의 혈액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성분이 검출됐다. 펜타닐을 투여할 경우 의식을 잃을 수 있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시관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플로이드는 무증상 감염자로서 폐 손상이 없었다사인은 목 짓눌림이라고 말했다. < 최현준 기자 >


     CEO “인종 폭력 선동하는 이들과 연관된 계정 홍보할 수 없어

     페이스북 초기 직원 33명도 트럼프 규제 방치에 반대 서한

                

소셜미디어 트위터에 이어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콘텐츠에 대한 홍보를 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흑인 사망 항의 시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 차별적 발언이 계기가 됐다.

미국 <CNN> 등 보도를 보면, 스냅챗 모기업인 스냅은 3일 성명을 내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콘텐츠를 디스커버플랫폼에 소개하지 않고 있다. 인종 폭력과 불의를 선동하는 목소리를 증폭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냅은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백악관 근처로 접근한 시위대를 향해 가장 사나운 개가장 험악한 무기를 만났을 것이라며 위협적인 발언을 한 이후 이런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스냅챗은 디스커버라는 항목에 유명인이나 정치인, 언론사 등의 영상 콘텐츠를 뽑아 노출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콘텐츠도 이 부문에 종종 노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냅챗에 올린 콘텐츠 중 최근 흑인 사망 시위와 관련한 인종 차별적 발언 등은 아직 담기지 않았지만, 스냅챗은 제재를 결정했다. 앞서 스냅 최고경영자(CEO) 에반 스피겔은 지난 1일 회사 누리집에 쓴 글에서 인종 차별을 비판하면서 우리는 미국에서 인종적 폭력을 선동하는 사람들과 연관된 계정을 홍보할 수 없다. 그들이 우리 플랫폼 안에서 활동하든, 밖에서 하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2011년 미국에서 설립된 스냅챗은 사진이나 영상 등을 공유하는 모바일 메신저 앱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사용자가 23천만명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 쪽은 대선 조작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브래드 파스케일 트럼프 선대 본부장은 이날 성명을 내어 “(스냅챗이) 2020년 선거를 조작하려 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한다고 비판했다.

미국 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소셜 미디어와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트위터는 지난달 말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가 시작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트가 폭력을 미화하는 행위라며 해당 트위트를 보이지 않도록 조처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트위트에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페이스북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어, 회사 안팎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 페이스북 초기 직원 33명은 이날 공개 서한을 통해 페이스북은 중립적이지 않고, 중립적인 적도 없었다. 사실확인은 검열이 아니다. 입장을 재고해 달라고 호소했다. < 최현준 기자 >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시 중심 로버트 리장군상 철거키로

흑인 등에게는 억압·증오 상징다른 곳에 설치할 듯

 

미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버지니아주가 1860년대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 총사령관을 지낸 로버트 리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했다.

민주당 소속 랠프 노섬 버지니아주지사는 4일 주도 리치먼드시 한복판에 있는 리의 동상 철거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AP> 통신이 3일 보도했다. 동상은 새로운 설치 장소가 정해질 때까지 창고에 보관될 계획이다. 러바 스토니 리치먼드 시장도 이날 시 소유지에 있는 다른 남부군 지휘관 동상 철거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권 활동가들은 그동안 버지니아주에 남부군 기념물들을 철거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제이 존스 버지니아주 의원은 리 장군 동상은 흑인 등에게는 과거 억압과 증오의 상징이라며 철거 결정에 목이 멘다고 말했다.

리 장군을 비롯한 5명의 남부군 지휘관 동상이 있는 리치먼드시 중심부는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숨진 뒤 항의 집회가 집중적으로 열리는 장소다.

버지니아주 출신인 로버트 리는 1859년 버지니아주에서 노예제도 반대 활동가 존 브라운이 주도한 하퍼스 페리 봉기사건을 진압했다. 1861년부터는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군 소속으로 북군에 맞서 싸웠다. 그는 1865년 항복할 때까지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공격을 이끌면서 명성을 얻었다.

플로이드 사망 이후 남부 곳곳에서 남부연합군 기념물 철거 요구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백인 우월주의자의 흑인 살해 사건이 발생한 뒤 남부연합군 기념물이 철거된 적이 있다. 2017년에는 버지니아주에서도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폭력 사태 이후 기념물 철거가 이뤄졌다. < 신기섭 기자 >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후 여론조사바이든 52% 트럼프 41%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사망한 이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몬머스대학은 52861일 성인 807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표본오차 ±3.6%포인트)를 진행한 결과 52%가 바이든 전 부통령을, 41%가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한다고 답했다고 3일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는 날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조사에서는 48% 45%, 4월 조사에서는 48%44%, 5월 조사에서는 50%41%로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왔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에서 위조지폐 사용 신고를 받고 출동한 데릭 쇼빈 전 경관이 무장도 하지 않은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며 무릎으로 목을 9분 가까이 짓눌러 숨지게 만드는 사건이 벌어진 이후 이뤄졌다.

미국 주요 도시에서는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경찰이 시위대를 강제해산시킨 이후 여론이 악화하는 분위기다.

패트릭 머리 몬머스대 여론조사연구소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대부분 유권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로 촉발된 이번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대통령 선거에서 인종 문제의 영향 여부에 대해서는 '미치지 않을 것'(49%), '주요한 요인이 될 것'(33%), '영향이 미미할 것'(17%) 등의 순으로 답했다.

여론조사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파이브서티에이트'(538)3일 기준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53.6%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42.7%)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트럼프 대통령 국정 지지율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비율은 43.7%로 지금과 1%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비율은 50.7%3.1%포인트 늘어났다.

매티스 "이런 분열적 대통령 처음" vs 트럼프 "매티스는 미친개"

전 국방장관 맹비난트럼프 "과대평가된 장군 내가 해임" 응수

제임스 매티스 미국 전 국방장관이 군대 동원 등을 거론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 대응이 분열적이라고 맹공하자, 트럼프 대통령도 매티스를 향해 "미친개"(Mad Dog)라고 맞받으며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이었던 매티스 전 장관은 3일 시사매체 애틀랜틱을 통한 성명에서 흑인 사망 사건으로 정의를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찬사를 보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미국민을 분열시키려 한다고 비난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려 노력하지 않는, 심지어 그렇게 하려는 시늉도 하지 않는 내 생애 유일한 대통령이다. 대신 그는 우리를 분열시키려고 한다""지난 3년 동안의 이런 의도적인 시도의 결과를 목격하고 있다. 성숙한 리더십이 없는 3년의 결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시민사회에 내재한 강점을 끌어내며 트럼프 대통령 없이도 단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 진압에 폭동진압법을 발동해 연방군을 동원하겠다고 위협한 데 대해 "국내에서 군을 투입할 때는 매우 특별한 경우에, 주지사들의 요청이 있을 때만 이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워싱턴DC에서 보듯이 군사적으로 대응하면 군인과 민간인 사이에 충돌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나는 50년 전 입대할 때 헌법을 수호하고 지지한다는 맹세에 서약했다""같은 선서를 한 군대가 시민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도록 명령을 받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개탄했다.

매우 강직하고 저돌적인 군인으로 평가받아 '미친개' 또는 '성난개'로 번역되는 '매드 독'(Mad Dog)이라는 별명을 가진 매티스 전 장관은 걸프전과 아프간전,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살아있는 해병의 전설'로 불린 인물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을 지냈지만 시리아 미군철수와 북핵대처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상당한 갈등을 겪다 사실상 해임됐다.

매티스 전 장관의 이런 메시지는 2018년 국방장관 사임 후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 게 자신의 의무라고 느꼈다던 그에게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고 WP는 분석했다.

이어 매티스 전 장관은 그가 이번 주에 있었던 일들에 "분노하고 소름이 끼쳤다""시위대가 법에 따른 평등한 정의를 요구하는 것은 옳다. 우리가 모두 지지해야 하는 건전하고 통합적인 요구"라고 밝혔다.

매티스 전 장관의 비판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은 분을 참지 못한 듯 트위터를 통해 인신공격성 조롱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나의 유일한 공통점은 세계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장군인 매티스를 해임하는 영광을 누렸다는 것"이라고 조롱하며 "그에게 사직서를 요구했고, (해임 건과 관련해) 기분이 좋았다"고 비꼬았다.

그는 매티스 전 장관이 군 지휘보다는 홍보 쪽으로 능력이 있었다고 헐뜯으며 "그에게 새로운 생명과 해야 할 일, 승리를 위한 전투의 기회를 줬지만 좀처럼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매티스 전 장관의 또 다른 별명이자 '뛰어난 해법을 가진 대령'(Colonel Has An Outstanding Solution)의 머리글자들을 딴 약어인 '혼돈'(CHAOS)"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미친개'로 바꿨다고"도 주장했다.

또 자신을 비롯해 여러 사람이 매티스 전 장관의 리더십 스타일 등을 좋아하지 않았다며 "그가 가버려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매티스 전 장관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퇴역 장성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CNN방송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을 지낸 존 앨런 해병대 대장은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 대응 방식을 비난하는 글을 기고했다.

앨런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백악관 뒤편 교회를 방문하기 위해 평화적으로 집회를 이어가던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킨 사건을 질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1조를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종교를 이용해 이러한 '기념 촬영' 이벤트를 정당화하려 했다"고 맹비난했다.

CNN은 역대 어떤 대통령도 그 전임자나 대중의 존경을 받는 전쟁 영웅, 또는 측근에서 자신을 따랐던 이들로부터 이렇게 많은 비난을 받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