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건국 74년만에 첫 여성 대법관 탄생

● WORLD 2022. 1. 8. 03:31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파 사법위원회, 55살의 말리크 판사를 후보로 지명

의회 거쳐 확정…법조계 일부서는 ‘서열 파괴’ 반발

 

                   파키스탄의 첫 여성 대법관 후보로 지명된 아예샤 말리크 판사. 트위터 갈무리

 

여성의 사회 활동이 저조한 이슬람 국가 파키스탄에서 건국 74년여만에 첫 여성 대법관 탄생이 임박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파키스탄 사법(임명)위원회는 이날 라호르 고등법원의 아예샤 말리크(55) 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지명했다. 9명의 위원은 표결 끝에 5 대 4로 말리크 판사의 대법관 지명안을 통과시켰다.

 

대법관 취임을 위해서는 의회의 관련 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집권 여당인 ‘파키스탄 정의운동’이 임명안 통과에 필요한 인원 이상을 확보하고 있어 무난하게 통과될 전망이다. 대법관 임기는 10년이다.

 

파키스탄 여성 법조인 협회의 자라 바야니 대표는 이날 사법 위원회의 결정은 “후보 지명이라기보다 사실상 임명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의원이자 의회 법사위원장인 말레카 보카리 의원은 트위터에 쓴 글에서 “뛰어난 법률가이자 판사가 파키스탄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 되는 중대하고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환영했다.

 

말리크 판사는 파키스탄 법대를 졸업하고 1997년 한 변호사 사무실을 통해 법조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며, 2012년부터 라호르 고등법원 판사로 일하고 있다. 말리크 판사는 빈곤 퇴치 활동을 벌이는 비정부기구를 위해 무료 법률 상담을 해주는 등 봉사 활동도 적극적이다.

 

말리크 판사의 대법관 후보 지명은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지난해 9월 사법위원회는 표결 끝에 그의 대법관 후보 지명을 한차례 부결시킨 바 있다. 그녀가 라호르 고등법원에서 서열 4위라는 게 주된 거부 이유였다.

 

이번의 두번째 지명 시도를 앞두고도 법조계의 반발이 거셌다. 일부 변호사들은 말리크 판사가 대법관이 될 경우, 파업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표면적인 반대 이유는 이번에도 역시 서열 파괴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자라 바야니 대표는 “서열을 깨고 대법관이 된 판사가 적어도 40명은 있다”고 반박했다.

 

말리크 판사의 대법관 지명은 여성들이 거둔 승리지만, 여성에 대한 성범죄와 차별이 거의 처벌되지 않는 현실을 생각할 때 여성 인권 향상은 여전히 힘겨운 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신기섭 기자

미 베일러의대-텍사스아동병원 개발

값싸고 보관 간편한 ‘단백질 백신’

특허 등록 않고 각국에 기술 이전

 

텍사스아동병원 백신개발센터의 피터 호테즈 박사(오른쪽)와 마리아 보타지 박사. 코르베백스 백신 개발자인 두 사람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한 푼도 없다. 텍사스아동병원 제공

 

백신은 전염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고마운 방패이지만, 백신 개발업체들에게도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는 고마운 보물단지다. 특허라는 장치 덕분이다. 2020년 말 세계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승인을 받은 화이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이 백신에서만 240억달러(약 30조원) 이상을 거둬들였다.

 

1950년대 소아마비백신의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백신 개발자가 천문학적 수익 앞에서 특허를 포기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팬데믹의 조속한 종식을 위해 특허 개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지만, 기존 백신업체들의 반응은 없다. 코로나19가 3년째에 접어든 시점에서 마침내 기술 특허가 없는 새로운 백신이 나왔다.

 

컴퓨터 프로그램 용어에 비유하자면 일종의 ‘오픈소스’ 백신이라 할 이 2세대 백신은 지난해 말 인도가 긴급사용승인한 코르베백스(CORBEVAX)다.

 

이 백신은 수십년 전부터 B형 간염 백신 제조에 쓰여 온 단백질 재조합 기술을 이용한 ‘단백질 백신’이다. 단백질 백신은 다른 백신과 마찬가지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는 도구인 돌기(스파이크)단백질을 이용해 인체의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그러나 항원 역할을 하는 돌기단백질을 만드는 방식은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과 다르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물질(메신저RNA)을 투여해 체내에서 돌기단백질을 만든 뒤 항체를 생성한다. 반면 코르베백스는 외부에서 돌기단백질을 배양한 뒤, 이 단백질을 직접 체내에 투여해 항체를 만든다.

 

코르베백스는 단백질 제조 지침을 지닌 유전자를 집어넣은 효모를 이용해 돌기단백질을 대량 생산한 뒤, 이를 면역반응 증강 보조제와 혼합해 만들었다. 과학저널 ‘네이처’에 따르면 단백질 백신은 다른 유형의 백신에 비해 부작용이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유럽의약품청과 세계보건기구로부터 조건부 및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미국 제약업체의 노바백스의 백신도 같은 유형의 백신이다.

 

예방 효과 90% 이상…이상반응은 50% 이하

 

코르베백스가 노바백스 백신과 다른 점은 개발자들이 특허를 포기했다는 점이다.

 

코르베백스 백신 개발의 시작은 2002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사스 백신 개발에 나선 미국 베일러의대 연구진은 유망한 초기 시험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사스가 사라지면서 연구 지원이 중단돼 더는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다 2020년 같은 계열의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연구진은 다시 팔을 걷어붙였다. 연구진은 텍사스아동병원과 협력해 사스 백신 기술을 토대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섰다.

 

연구진은 전임상 연구에서 유망한 효과를 확인한 뒤 2020년 말 인도의 제약업체 ‘바이올로지컬 이’(Biological E)에 기술을 이전하고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미국 정부의 지원 아래 코로나 백신 생산 시설도 구축했다.

 

텍사스아동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3천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코르베백스는 코비실드(인도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보다 예방 효과는 우수하고 이상반응은 50% 이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증상 예방 효과가 90%(변이 전 코로나바이러스 기준) 이상이었으며, 심각한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텍사스아동병원은 “2차 투여 6개월 후 다른 대부분의 백신은 면역력이 80% 이상 떨어졌으나 코르베백스는 30% 이하로 매우 높은 면역 지속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중화항체의 생성량으로 보아 델타 변이의 경우에도 80% 이상의 유증상 감염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임상시험 전체 결과는 아직 학술지에 정식으로 발표되지는 않았다.

 

지난해 말 인도 정부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최초의 무특허 코로나19 백신 ‘코르베백스’. 바이올로지컬 이 제공

인도네시아 등 3개국에도 기술이전

 

텍사스아동병원 연구진은 인도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보츠와나의 백신 생산업체에도 기술을 이전했다.

 

개발 작업을 이끈 텍사스아동병원 백신개발센터의 피터 호테즈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텍사스아동병원은 수익을 낼 계획이 없다”며 “이는 세계에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르베백스의 긴급사용승인은 전 세계가 백신을 접종하는 중요한 첫 단계”라며 코르베백스가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들이 직면한 위기를 벗어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코르베백스의 또 다른 장점은 수십년 경험이 축적된 제조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값이 저렴하고 보관에도 특별한 냉장시설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인도 언론은 1회 주사 비용이 2.5달러 정도라고 보도했다. 이는 현재 나온 백신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화이자나 모더나는 나라에 따라 가격이 코르베백스의 최대 10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올로지컬 이는 이미 1억5천만회분을 생산했으며, 2월부터는 월 1억회 분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1분기에 인도 정부에 3억회 분량을, 이어 전 세계에 10억회 투여 분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인구 13억8천만명인 인도의 현재 백신 접종률은 40%다.

 

‘아워월드인데이터’ 집계를 보면 1차례 이상 백신을 접종한 비율이 전 세계 평균은 59%이지만, 저소득국은 9%에 불과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시아에 아직도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사람이 30억명에 이른다. 호테즈 박사는 ‘워싱턴포스트’에 “우리는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며,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을 보고 싶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곽노필 기자

붙잡힌 횡령직원 조사받다 쓰러져 치료중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아무개씨가 7일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중 어지러움을 호소해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아무개(45)씨에 대해 7일 구속영장을 신청한다. 경찰은 이씨와 함께 재무팀에서 일했던 직원 2명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등 공범 여부를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오늘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횡령금액 회수를 위해 이씨 명의로 된 증권계좌 내 250억원 상당의 주식을 동결하고, 체포 현장에서 금괴 497㎏, 현금 4억3천만원을 압수했다. 이씨가 사들인 금괴 851개 중 절반가량은 압수했지만, 나머지 400여개는 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경찰은 또 이씨가 횡령한 돈으로 부인 등 가족 명의의 75억원 상당 상가, 오피스텔, 리조트 회원권 등을 새로 구입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해당 부동산에 대한 기소 전 몰수보전 추징을 신청할 예정이다. 법원이 기소 전 몰수보전 추징 건을 인용하면, 이씨 쪽은 판결 전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게 된다.

 

경찰은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 등 사내 윗선의 지시와 개입 등이 있었는지, 다른 공범이 있었는지도 수사 중이다. 이날 참고인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재무팀 직원들은 재무팀장인 이씨 밑에서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이씨의 지시로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잔액증명서 위조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이씨가 “윗선의 지시”라며 부하 직원들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변호인은 전날 <에스비에스>(SBS) 인터뷰에서 “횡령 자금의 규모를 결정하고 금괴를 매수하는 과정에서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의 지시가 있었던 걸로 의심된다”며 “구체적인 물증은 없지만 회장을 독대해 지시를 받은 적이 있고 회장에게 금괴의 절반가량을 건넸다고 이씨가 말했다”고 말했다. 회사 쪽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명백한 허위주장”이라며 “해당 허위사실을 진술한 횡령 직원과 변호사를 상대로 형사고소를 포함한 법적 조치를 법무법인과 협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스템임플란트는 이씨가 1880억원을 횡령했다고 서울 강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이씨가 지난해 3월부터 8차례에 걸쳐 1980억원을 빼돌린 것을 파악했으나, 이 가운데 100억원을 다시 회사 계좌로 입금한 것으로 확인했다.

 

한편, 이날 경찰 조사를 받던 이씨는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치료를 받고 있고, 건강에 큰 이상이 있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수지 기자

한국군 당국 “5년 전 우리가 이미 개발…사거리 등 성능도 과장”

 

2017년 6월 한국이 발사한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현무2C(위)와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했다고 주장한 극초음속미사일(아래) 모습.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는 “북한이 5일 발사한 미사일은 극초음속미사일로 보기 어렵고 우리가 2017년 6월 이미 개발 완료한 현무-2C와 같은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7일, 이틀 전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닌 탄도미사일인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MARV)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미사일 모양이나 비행 특성 등을 종합하면,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는 북한의 주장과 달리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범주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는 탄두에 기동형 날개를 붙여서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목표 명중도를 높인 미사일이다.

 

국방부는 이날 자료를 내어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관련 사거리, 측면 기동 등의 성능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극초음속 비행체 기술은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마하 6 수준, 고도는 50㎞이하, 비행거리는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700㎞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도 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기준인 속도 마하 5를 넘었는데 극초음속 기술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는 “사거리 500㎞ 이상 탄도미사일 속도가 모두 마하 5이상인데, 속도만 기준으로 하면 상당수 기존 탄도탄들이 모두 극초음속 미사일이 된다”며 “요즘 세계 군사기술분야에서 화두인 극초음속 미사일은 극초음속 활공체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것은 국제기준에 견줘보면,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란 것이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이 “2017년 6월 국내에서 개발이 완료된 사거리 800㎞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현무-2시(C)'와 거의 유사하다”며 “현무-2시도 최대 속도가 마하9이지만, ‘극초음속'이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는 이미 미국이 1970년, 80년대 운용했던 퍼싱2 미사일, 한국도 5년전 현무-2시 발사로 개발을 완료한 기술로, 극초음속은 북한의 그들만의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북한이 일반 탄도미사일을 극초음속이라고 주장하는 배경을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군 관계자는 “북한 발표의 정확한 의도는 평가가 제한되지만, (북한 내부적으로) 자신감을 갖게 하는 메시지 관리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군 관계자들은 북한 미사일 모양을 봐도 극초음속 활공체 형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극초음속 활공체는 낙하 과정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40~50㎞ 고도에서 속도가 마하 5 이상을 유지하며 미끄러지듯 수평으로 날아가야 해서, 공기 저항을 줄이려면 미사일의 아래가 납작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이 5일 공개한 미사일 모양은 원통형이다. 또 최고 속도가 마하 6을 넘었지만 극초음속 활공체와 달리 대기권 재진입 뒤 마하 5 이상을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형상 자체가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를 장착한 분리형 발사체이기 때문에 국제기준으로 봐서 극초음속 활공체로 분류할 수 없다”며 “지난해 9월 발사한 ‘화성-8형’은 형상만으로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맞지만 이번 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해 120㎞를 측면 기동해 700㎞ 표적을 오차없이 명중했다’는 북한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북한이 지난해 9월 첫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고 석달새 극초음속 기술이 급진전하면서 한-미 미사일 방어막이 무력화할 것이란 우려에 대한 반박이다. 군 당국은 “지난 5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지난해 9월28일 시험 발사한 미사일과 대비해 4개월 만에 추가적인 기술적 진전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권혁철 기자

 

극초음속 미사일에 놀란 미·일 “공동 연구개발 협정”

외교·국방장관 ‘2+2’ 회의 공동성명

북·중·러 선진 무기 개발에 우려

“극초음속 대항 협력 공동분석 실시”

대만 사태 대비 동맹 강화 논의도

 

미·일 양국 외교·국방장관은 7일 오전 화상으로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회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 기시 노부오 방위상,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아래) 모습. AP 연합뉴스

 

미국과 일본이 최근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른 북한·중국·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등에 대응하는 연구를 하기 위해 새 협정을 맺기로 했다. 또 대만 위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미-일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동맹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미·일은 7일 오전 화상으로 외교·국방장관이 참여하는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회의)를 연 뒤 공동성명을 내어 두 나라가 중·러·북한의 “핵무기, 탄도·순항미사일, 극초음속 무기를 포함한 선진 무기체계의 대규모 개발과 배치에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를 위해 “초음속 기술에 대항하기 위한 미래의 협력에 초점을 둔 공동분석을 실시”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공동연구, 공동개발, 공동생산 및 공동유지와 시험·평가에 관한 협력에 대한 교환공문”을 체결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회담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지속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주 가장 최근의 발사를 통해 그걸 다시 봤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5일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가리킨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 러시아에 대해서도 “육상, 해상, 우주, 사이버 공간에서 계속해서 국제규범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극초음속 위협 대응부터 우주기반 능력에 이르기까지 떠오르는 방위 관련 문제들에 과학자, 기술자, 프로그램 매니저들이 협력하는 것을 더 용이하게 할 새로운 연구·개발 합의를 출범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중국.러시아 등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관찰한 뒤 이 분야에서 미국이 뒤쳐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격차를 좁히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지난 10월 현재 시점이 미국이 소련보다 인공위성 발사 분야에서 뒤쳐진 ‘스푸트니크 순간’과 가깝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일반적인 탄도 미사일과 달리 예측 불가능한 궤도를 그리기 때문에 기존 미사일 방어체계로 요격이 쉽지 않다.

 

미·일은 향후 대만 사태 등에 대비해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방향성’에 대해서도 폭넓은 논의를 진행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미·일 정부는 국가안보전략 재검토를 추진하고 있다”며 “미·일 동맹을 어떻게 진화시켜 현재·미래의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것인지 중요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에는 이와 관련해 “일본은 전략 재검토 과정을 통해 미사일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능력을 포함해 국가 방위에 필요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겠다는 결의를 표명했다”고 명시했다. 일본이 외교·안보정책의 기본방침인 국가안전보장전략 등의 개정, 자체 군사력 강화, 직접 적의 미사일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적기지 공력 능력’ 보유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자, 미국이 이에 대해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혔을 것으로 보인다.

 

미·일 외교·국방장관 회담은 지난해 3월 도쿄에서 대면으로 이뤄진 뒤 10개월 만에 열렸다. 두 나라는 이번 회담에서 지난달 타결한 주일미군 주둔비 분담금 협정에도 서명했다. 워싱턴 도쿄/황준범 김소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