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질 가이드라인’ 16년 만 업데이트…“깨끗한 공기 인간 기본권”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지난 5월의 서울.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기오염으로 매년 수백만 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초미세먼지의 권고 수준을 강화했다.

 

WHO는 22일(현지시간)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오존,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 물질 6종에 대한 ‘대기질 가이드라인’(AQG)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5년 AQG를 발표한 이후 처음 업데이트한 것이다. 이 가운데 WHO는2013년 발암물질로 규정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공중 보건 위협에 특히 주목했다.

 

WHO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으며, 초미세먼지의 경우 “혈류로 들어가 심혈관 및 호흡기는 물론이고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는 연간 평균 15㎍/㎥ 이하로, 24시간 기준 45㎍/㎥ 아래로 유지하도록 권고했다. 초미세먼지의 가이드라인은 이전보다 2배 강화한 연간 5㎍/㎥ 아래로, 24시간 기준 15㎍/㎥ 이하로 정했다. 권고 수준을 넘는 농도에 노출되면 인체에 해롭다는 설명이다.

 

WHO는 대기오염이 건강하지 않은 식단이나 흡연 등과 동등한 수준으로 질병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기오염은 성인의 경우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을, 아동은 폐 기능 감소 및 호흡기 질환 등을 각각 앓게 하면서 매년 700만 명의 조기 사망을 초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깨끗한 공기는 인간의 기본권이자 건강하고 생산적인 사회를 위한 필요 조건이어야 한다”며 “대기질을 개선하면 기후변화 완화 노력을 강화할 수 있고, 배출량을 줄이면 공기 질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아이티인들 도강 막으려

기마 국경순찰대 채찍 휘두르며 돌진해 위협

‘트럼프와 다른 게 뭐냐’ 민주당서도 비판

아이티 위기 미국행 인파에 바이든 ‘딜레마’

 

19일 멕시코와의 국경인 리오그란데강을 건너온 아이티인들을 미국 국경순찰대가 내쫓고 있다. 델리오/AFP 연합뉴스

 

말을 탄 국경순찰대원들이 채찍을 휘두르며 강을 건너온 아이티 난민들을 내쫓는 장면이 사진과 비디오로 알려지면서 미국 내에서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와 멕시코의 국경 지대인 델리오의 리오그란데 강변에서는 지난 19일 아이티인들을 내쫓으려고 기마 순찰대원들이 출동했다. 미국 언론들이 보도한 현장을 보면, 순찰대원들은 말을 타고 아이티인들을 향해 돌진하며 채찍을 휘둘렀다. 순찰대원들은 “멕시코로 돌아가라”고 외치며 사람들을 몰아붙였고, 혼비백산한 아이티인들은 말을 피하려다 넘어지고 채찍을 맞지 않으려고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기마 순찰대원들을 동원한 추방 작전은 리오그란데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밑에서 난민 신청 절차를 기다리는 인원이 8천여명으로 불어난 가운데 이뤄졌다. 아이티인들은 먹거리와 생활필수품이 부족해 강 건너 멕시코 땅을 오가며 물품을 조달해왔다. 이런 가운데 미국행을 희망하며 국경 지대로 몰려드는 아이티인들이 늘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최근 아이티인들의 유입을 차단하려고 다리를 막는가 하면, 이들이 통로로 이용해온 댐의 배수로도 차단했다. 또 아이티행 전세기를 마련해 입국이 거부당한 이들을 돌려보내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최근 델리오의 ‘아이티 난민 캠프’를 10일 안에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국경순찰대원 600명을 증파했다. 다리 밑에서 살아온 아이티인들은 본국 송환을 피해 멕시코 쪽으로 다시 건너가기도 했다.

 

    아이티인들이 20일 아이를 들고 미국-멕시코 국경의 리오그란데강을 건너고 있다. 델리오/AP 연합뉴스

 

단속 장면이 끔찍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번 장면은 과거 도망 노예 추격 작전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는 흑인 비중이 높은 나라다.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의 데릭 존슨 의장은 “아이티 난민들에 대한 비인간적 대우는 아주 소름이 끼친다”며 “이 행정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남부 국경에서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미국 역사에서 가장 어두웠던 순간들의 일부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 쪽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종 혐오적이며 난민법을 무시하는 트럼프식 정책을 지속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한테 이민자 문제를 총괄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말을 탄 이들이 다른 사람들을 다룬 방식은 끔찍했다”며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국토안보부가 이 문제를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델리오 현지의 국경순찰대장은 “이주민들은 계속 (미국과 멕시코를) 왔다갔다 한다”, “누가 밀입국자이고 누가 이주자들인지 분간이 안 된다”며 국경순찰대의 행동을 해명했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은 그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인도적 난민·이민 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한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델리오에서의 단속 과정은 ‘트럼프 때와 다른 게 뭐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 딜레마를 안기는 아이티 난민 문제는 2010년 50만명의 사상자와 180만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대지진에서 비롯됐다. 고국을 등진 아이티인들은 브라질이나 칠레 등 남미 국가에서 하층민 생활을 했다. 이들 중 일부가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미국이 자신들을 받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멕시코를 통해 미국 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7월에 아이티 대통령이 암살되고, 또다른 지진도 이어지면서 나라를 떠나려는 아이티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CNN>은 올해만 해도 미국행을 원하는 아이티인 3만여명이 파나마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콜롬비아에도 미국 입국을 원하는 아이티인이 3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아이티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고려해 미국 영토에 이미 도착한 아이티인들에 대한 임시 보호 조처를 발표했다. 하지만 그 이후 도착한 아이티인들은 예외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델리오 사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만 답했다.

 

이런 가운데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수마일에 걸쳐 주방위군과 텍사스주 공공안전부 차량으로 ‘차벽’을 설치하는 “전례 없는” 월경 방지책 시행에 들어간다고 22일 밝혔다. 이본영 기자

 

3월 금지… 10월1일부터 수출 재개

저소득국 백신수급 불안 풀릴지 주목

 

21일 인도 뉴델리 한 병원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델리/EPA 연합뉴스

 

‘세계의 백신 공장’으로 불리는 인도가 6개월 만에 코로나19 백신 수출을 재개한다.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언론은 21일 만수크 만다비야 보건부 장관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백신 수출을 10월1일부터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 백신 수출을 중단한 지 6개월 만이다.

 

만다비야 장관은 이날 “인도의 백신 생산량이 증가했다. 초과 백신은 세계가 코로나와 싸우는 것을 돕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코비실드’라는 이름으로 생산해 지난 3월까지 약 100개국에 6600만 회분을 판매·기부했다. 하지만 인도 내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인도 정부는 3월 중순부터 백신 수출을 중단했다.

 

수출 중단에도 불구하고 6월 중순까지 하루 접종 횟수가 100만∼300만회에 불과했지만, 주 정부 대신 연방 정부가 전체 백신의 4분의 3을 관리하고, 제약업체에 백신 생산을 독려한 결과 이달 들어 하루 접종량이 2천만 회분을 넘기도 했다. 만다비야 장관은 “인도의 월간 백신 생산량이 4월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10월에는 3억 회분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생산이 늘면서 인도는 21일 현재 코로나19 접종 대상자 중 64.8%가 1차 접종을 마쳤고, 22.2%는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인도는 올해 안에 성인 9억4400만명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인도의 백신 수출 재개로 저소득국가들의 백신 수급이 얼마나 풀릴지 주목된다. 인도가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바이러스 전달체(벡터) 방식으로, 전령 아르엔에이(mRNA) 방식의 화이자·모더나 백신보다 값이 싸고 운반·보관도 쉬워 저소득국가들에 맞춤형 백신으로 기대를 받아왔다.

 

아워월드인데이터 자료를 보면, 전 세계 인구 중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이들은 43.5%에 이르지만, 1인당 연간소득 1천 달러 이하 저소득 국가들의 경우 백신을 한 차례라도 맞은 이들은 2%에 불과하다. 최현준 기자

한국, 베트남에 내달 백신 100만회분 지원키로

● COREA 2021. 9. 23. 05:57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한 · 베트남 정상회담…외국에 첫 백신 지원

 

한-베트남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이 9월21일 미국 뉴욕 시내 호텔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있다.

 

한국이 베트남에 내달 중 100만회 분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기로 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시내 한 호텔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코로나 발생 초기부터 방역 물자를 나누며 함께 위기를 극복했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그동안 한국은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공급하는 코백스(COVAX AMC)에 올해와 내년 2억 달러 공여를 약속하는 등 재정 지원만 해왔다. 특정 국가에 직접 백신을 공급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백신 수급에 숨통이 트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평한 백신 공급에 기여하겠다는 기조에 따라 이번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한·베트남 보건·백신 파트너십 구축, 베트남의 질병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질병예방관리시스템 구축 사업,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준비하고 있는 백신 3상 임상시험에 대한 베트남 당국의 지원과 협조에 대해 언급했다.

 

또 문 대통령은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6년을 맞아 경제 협력 관계는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2023년 교역액 1천억 달러 목표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분야 협력이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이 바이오·의약품, 인프라, 금융 분야에서 베트남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며 베트남 측의 관심을 요청했다.

 

푹 주석은 "한국과 베트남의 포괄적 파트너십과 상호 신뢰 기반의 협력을 기대한다"면서 바이오, 의학, 첨단기술, 국방, 안보 분야에서 한국이 베트남에 투자해 준 것에 사의를 표했다.

 

푹 주석은 "한국의 팬데믹 관리, 사회경제적 회복 등 베트남은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며 2009년 수립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두 정상은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격상하기로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베트남이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이자 한·아세안 대화조정국인 베트남의 역할을 당부한다"고 했다.

 

문화 교류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베트남이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선정한 것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푹 주석은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팀을 잘 이끌어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는데 다음 경기는 호주, 중국"이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베트남의 월드컵 선전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선전을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푹 주석과 자주 만나게 돼 친구 사이"라고도 했다.

 

이번 회담은 푹 주석이 지난 4월 국가주석으로 취임한 이후 첫 대면 소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