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수비대 "하니예 · 나스랄라 죽음에 보복, 합법적 대응"

이스라엘 "상당수 요격하고 인명피해 없어… 이란에 보복"

미 백악관, 공습 3시간 전 '발사 임박' 예측.. 확전위기 고조

 

이란 미사일에 이스라엘 아이언돔 가동(로이터 연합) 1일(현지시간) 저녁 이스라엘 아쉬켈론 상공에서 이란에서 날아든 미사일을 아이언돔 방공망이 요격 중이다. 2024.10.2 dk@yna.co.kr
 

이란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대규모로 발사했다.

4월 13∼14일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지 5개월여만이다. 이에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보복을 경고하면서 중동의 전쟁 위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에서 "점령지(이스라엘) 중심부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미사일 약 180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미사일 발사가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압바스 닐포루샨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잇달아 폭사했다.

혁명수비대는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이란 작전에 반응하면 더 압도적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7월 말 하니예가 자국에서 암살당한 뒤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으나 이후 이스라엘의 공세가 더 거세지자 2개월이 지난 이날 비로소 실행에 옮겼다.

앞서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헤즈볼라의 공격 기반을 겨냥해 레바논 남부에서 국지적 지상작전을 개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0분께 이란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사실이 포착되자 이스라엘 전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을 울리고 방공호 대피령을 내렸다.

외신들은 목격자를 인용해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서 폭발음이 연쇄적으로 들렸다고 전했다.

대피령은 휴대전화로 전송됐고 국영 TV로 발표됐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 이착륙이 일시 중단됐고 요르단, 이라크 등 인접국도 영공을 폐쇄했다.

공습경보가 발령된 지 약 1시간이 지나 이스라엘군 국내전선사령부는 대피령을 해제했다.

하가리 수석대변인은 이후 브리핑에서 "미사일 상당수가 요격됐지만 이스라엘 중부와 남부에서 일부 타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미사일 발사에는 후과가 따를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보복) 계획이 있으며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응급구조기관 마겐다비드아돔은 이스라엘 중심도시 텔아비브에서 미사일 파편에 2명이 경상을 입었으며 방공호로 뛰어가다 넘어져 다친 이도 있다고 밝혔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이란 일부 언론에서는 미사일 80%가 표적에 명중했고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에 배치된 최신예 F-35 전투기 20대가 파괴됐다고 보도했으나 이스라엘군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이란 유엔대표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란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테러 행위에 합법적이고 합리적이고 정당하게 대응했다"라며 "역내 국가들은 시온주의자 정권과 결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약 3시간 전 미국 백악관의 고위 당국자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사일 공격과 관련, 미군에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하고 이스라엘을 겨냥한 미사일 격추하라고 지시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 이스탄불=연합 김동호 특파원 >

"해리스, 헌법에 대한 관심, 능력, 흔들리지 않는 헌신"

 

“트럼프, 많은 범죄 혐의, 노령, 이보다 더 적절하지 않은 후보는 상상 어렵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 글 페이지.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심각한 부적격자로 평가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뉴욕타임스 논설위원실은 30일 ‘유일한 애국적 대통령 선택’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글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헌신적인 공직자”로 부르면서 “헌법에 대한 관심, 능력, 흔들리지 않는 헌신”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 글은 해리스 부통령이 “이민 시스템부터 공립학교, 주택 가격, 총기 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한 정부에 좌절하는 이들을 비롯해 모든 유권자들을 위한 완벽한 후보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해리스의 업적을 그의 상대방과 대비해봐야 한다”며 지지를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많은 범죄 혐의, 노령, 정책에 대한 근본적 이해 부족, 더욱 이상해지는 동료들”을 거론하며 “미국 대통령직에 이보다 더 적절하지 않은 후보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우리 나라와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어떤 유권자라도 그의 재선에 반대할 명백한” 이유를 충분히 갖고 있다며 “해리스와 어떤 정치적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그는 유일하게 애국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독재자들을 오랫동안 칭송해왔다”는 점도 부적격 사유로 꼽았다.

대선 때마다 지지 후보를 밝혀온 뉴욕타임스는 1956년 재선에 도전한 공화당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지지 선언 이후로는 민주당 후보만 지지해왔다. 그러나 영향력과 지지 이유 등 때문에 이 신문의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은 계속 관심을 끌었다.  <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

가자전쟁 1년 만에 북부로 전선확대…'두개의 전쟁' 불사

이스라엘 '제한적 지상작전'에 헤즈볼라도 드론 쏘며 반격

미, 중동에 추가 병력 …'보복 딜레마' 이란 개입 여부 촉각

 

레바논 국경에 결집한 이스라엘 탱크(로이터=연합)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역에 이스라엘군 탱크가 집결해있다. 2024.10.01
 

이스라엘이 1일(현지시간)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상대로 북부 레바논 국경을 넘어 지상 작전을 시작하면서 중동에서 가자전쟁 1년만에 확전 우려가 최고조로 치달았다.

이스라엘은 국경 남부를 맞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지난해 10월부터 전쟁을 이어가는 와중에 국경 북부에서 이란의 가장 강력한 대리세력 중 하나인 헤즈볼라를 상대로도 전선을 넓히며 이란을 중심으로 한 '저항의 축'을 맹폭 중이다.

미국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폭주'를 사실상 저지하지 못한 채 중동 지역에 미군 수천 명을 추가 파병해 이란 견제에 나섰다.

이란은 '오른팔'인 헤즈볼라의 고전 앞에서도 일단은 직접 개입은 보류하는 모양새다.

 

레바논 남부 폭격(AFP=연합)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 이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지역 상공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2024.10.01
 

이스라엘군은 1일 새벽 북부 국경을 넘어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를 상대로 제한적, 국지적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이 사실상 레바논에서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지상전을 개시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지상 작전에 앞서 전날 저녁 레바논 국경 접경지 일부를 '군사제한구역'으로 선포한 뒤 해당 지역을 봉쇄하고 집중 포격을 가하며 정지 작업을 했다.

이후 1일 0시께 헤즈볼라는 레바논 국경지대 아다이시트, 크파르켈라 등 마을에서 이스라엘군이 국경을 가로질러 움직였다고 주장했으며,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이스라엘이 현재 국경 근처에서 제한적인 (지상)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달 23일 헤즈볼라를 상대로 '북쪽의 화살' 군사 작전을 선포하고 레바논 남부 등지에 연일 대규모 공습을 진행해왔다.

이후 지난 달 27일 32년간 헤즈볼라를 이끌어온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표적 공습해 살해한 데 이어 나흘 만에 레바논 국경 너머로 진입해 군사 작전의 '다음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 개시 직후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 북부로 발사체 10여개와 드론 등이 발사됐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히는 등 헤즈볼라 측도 반격에 나서며 양측이 공세를 주고받는 모양새다.

이스라엘군은 동시에 공군과 포병대를 동원해 레바논 남부의 군사 목표물을 공습하면서 지상 작전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인 30일 하루에만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 전역에서 95명이 죽고 172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밝혔다.

아직까지는 지상 작전이 제한된 지역에서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스라엘이 최근 북부 지역에 병력 수천 명을 집결한 데 이어 국경 근처로 탱크와 장갑차 등을 최소 120대 집결시키는 등 작전이 더 큰 규모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이스라엘 북부에 결집한 탱크(AP=연합)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결집한 이스라엘군 탱크.
 

즉각 미국은 지상전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이에 대비해 중동에 미군 전투기 등 병력 수천 명을 추가 파병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레바논 지상전에 대해 "지금 휴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미국 시각으로 30일 진행한 정례브리핑에서 중동 지역에 F-15E, F-16, F-22 전투기, A-10 공격기 등의 비행대대와 지원 인력을 파병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레바논에 "추가 병력을 보낼 필요가 없다"며 파병 가능성을 일축했던 이란은 아직까지 구체적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란은 지난 달 27일 헤즈볼라 수장 나스랄라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폭사하자 "나스랄라의 피는 복수 없이 끝나지 않는다"라며 보복을 다짐한 상태다.

앞서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에 이어 나스랄라까지 '저항의 축'의 핵심 세력들이 연이어 이스라엘에 목숨을 잃으면서 이란 내에서는 보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온건파들 사이에서는 이미 서방 제재로 고립된 경제가 전쟁으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이라 이란 입장에선 현 상황이 딜레마에 빠져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시위하는 이란 여성(테헤란 AFP=연합)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한 여성이 사망한 하산 나스랄라의 사진을 들고 있다. 2024.10.01
 

지상전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레바논에서 전쟁을 피해 인근 시리아 등으로 넘어가는 피란 행렬도 늘고 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는 전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레바논을 떠나 시리아로 넘어간 난민 수가 1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유럽 등 각국도 레바논 내 자국민들 대피에 나섰다.

베이루트의 주레바논 미국 대사관은 전날 성명에서 레바논을 떠나려는 자국민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사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독일 당국은 레바논 주재 자국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 및 가족, 몸이 좋지 않은 교민 등 110여명을 태운 비행기가 베를린에 도착했다고 밝혔으며, 프랑스도 레바논 내 자국민 대피를 위해 해군함 한 대를 레바논에 파견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와 영국 정부도 자국민 대피를 위한 항공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레바논서 대피한 불가리아인들 (소피아 EPA=연합)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 공항에서 레바논으로부터 대피한 시민들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4.10.01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국들은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며 더 큰 확전을 막기 위해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달 29일 레바논을 방문한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확전 방지를 위해 레바논 당국자들과 만났다고 WP는 전했다.

바로 장관은 아직 휴전을 위한 "희망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에겐 시간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 장관도 중동지역을 위한 최선의 길은 외교라면서 미국 정부는 레바논 상황 및 가자지구 휴전을 위한 "외교적 해결책을 진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연합 임지우 기자 >

이재명 재판 2건에 징역 5년 구형…벌거벗은 '검폭'

● COREA 2024. 10. 1. 14:4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위증교사 혐의에 3년 구형, 양형 기준상 또 최대치
'이재명 제거' 정치적 목적 드러내는 데 거침없어

실제 통화 내용엔 검찰 주장 뒤엎는 정황 수두룩
'검사 사칭' 최철호 PD도 '소 취하 이면협의' 증언

김진성 "그때 사실 굉장히 그렇게 가는 분위기였다"
"당시 분위기를 변론요지서에 잘 쓰셨더라"고까지

이재명 "사실대로 진술" 취지로 30분간 12번 당부
민주 "김진성, 알선수재 등 혐의로 검찰에 포획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관련 1심 결심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9.30. [연합]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소위 '위증교사' 혐의를 이유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위증 범죄에 대한 대법원 양형 기준상 최대치다. 며칠 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도 최대치인 징역 2년을 구형하더니 맛을 들인 모양새다. 검찰은 이 대표 사건들 중에서 그나마 가볍다는 혐의를 두고 벌써 징역 5년을 구형함으로써 '이재명 제거'라는 정치적 목적을 드러내는 데 거침이 없는 모습이다.

검찰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불법과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이 대표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보안성을 의식해 텔레그램을 통해 주도면밀하게 접근했고 수험생에게 답변을 제공해 만점을 받게 한 것처럼 증인신문 전날 변호인을 통해 (위증 내용을) 숙지하게 했다"며 "동종 유사 사건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위증 범죄는 실체적 진실 확인을 방해하며 사법 질서를 교란해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중대 범죄"라면서 "유권자의 합리적 평가에 중요 영향을 미치는 핵심 사항에 대해 거짓말을 반복하고 이를 다시 은폐하기 위해 위증을 교사해 민주주의의 근간이 본질적으로 침해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2018년 12월 22∼24일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전화해 '검사 사칭 사건' 관련 허위 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위증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대표는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으로 당시 김 전 시장을 취재하던 KBS 최철호 PD와 짜고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기소돼 2004년 12월 벌금 150만 원을 확정받았는데, 이후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 TV토론에서 이에 대해 '누명을 썼다'고 발언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검찰에 의해 또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이 대표가 김 씨에게 위증을 요구했다는 것이 이번 사건의 혐의다.

검찰은 "이 대표는 김 씨가 '어떤 취지로 해야하는지 말해달라'고 하니 변론요지서를 보내겠다고 했다"며 "본 재판에서 김 씨는 이 대화와 관련해 '기억대로가 아니라 이 대표가 주장한 대로 증언해 달라고 했던 것'으로 증언, 노골적인 위증교사 행위가 확인된다"고 했다.

 

2018년 12월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진성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가 전화 통화로 나눈 대화 녹취록. 뉴탐사 화면 갈무리
 

그러나 통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와 김진성 씨의 녹취록 전체를 보면 검찰 공소 사실은 무리수이거나 조작된 의혹이 짙다. 두 사람은 대화 초기부터 '검사 사칭 사건' 처리와 관련해 성남시와 KBS 간부들 사이에 이면 협의가 있었던 사실을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통화 초반 "이재명이가 이렇게 (KBS PD의 검찰 사칭 취재를) 사주해가지고 하라고 그래서 했다, 이렇게 모으니까 자기(KBS) 책임을 싹 가린 거지. 모두가 그렇게 이해관계가 일치했던 거예요. (중략) 김병량 시장은 거의 강요당한 사건이잖아. (중략) 검찰도 나를 좀 (손)봐야 되고 또 성남시도 그렇고 KBS도 그렇고 전부 다 이해관계가 일치되는 나한테 덮어씌우면 도움이 되는 사건이었던 거예요"라고 말하자, 김진성 씨는 "그때 분위기는 사실은 굉장히 그렇게 가는 분위기였기 때문에"라고 맞장구쳤다.

김 씨가 당시 상황에 대해 떠올리자 이 대표는 "그러니까"라고 말한 뒤 "그런 얘기들을 좀 기억을 되살려서 (중략) 그래도 어쨌든 우리 (김병량) 시장님 모시고 있던 입장에서 그래도 이렇게 좀 전체적으로 한번 얘기를 해주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중략) 변론요지서를 하나 보내드릴게요"라고 전했다. 즉, 이 대표가 기억에 반하는 증언을 김 씨에게 강요하려고 변론요지서를 보낸 게 아니라, 떠오른 기억을 좀 더 구체화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보낸 것으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2018년 12월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진성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가 전화 통화로 나눈 대화의 녹취록. 뉴탐사 화면 갈무리
 

김 씨가 "(변론요지서에) 한번 맞춰서"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기억에 안 나는 걸 말할 필요 없다"고 당부하는 내용이 녹취록에서 확인된다. 김 씨가 "그렇게 (변론요지서) 보고 인지한 상태에서 어떤 식으로 방향을 잡았으면 좋겠는지"라고 하자 이 대표는 "우리 김 비서관이 안 본 거 그런 얘기할 필요는 없는 거고 그쪽 시장님 쪽이 어떤 입장이었는지 그런 거나 좀 한번 상기해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후 김 씨는 변론요지서를 검토한 뒤 다시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그 (당시) 분위기를 (변론요지서에) 잘 쓰셨더라고요"라고까지 말했다. 김 씨의 기억에 반하는 내용이 변론요지서에 담겼다면 김 씨가 할 수 없는 발언이다.

이 외에도 이 대표는 김 씨와의 대화 과정에서 기억과 다른 증언을 요구하기는커녕 김 씨에게 10여 차례 "기억을 되살려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 대표는 "KBS 측하고 성남시청 쪽이 일종의 협의를 한 거 그 부분을 좀 기억을 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KBS 측은 자기들 책임을 좀 줄여야 하고 혹시 그거 기억해요?" "그런 얘기들을 기억을 되살려서 혹시 기회 되면 그때도 그런 뉘앙스 그런 분위기 때문에" "한번 얘기를 해주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생각을 되살려봐 주시고" "내가 변론요지서를 하나 보내드릴게요. 우리의 주장이었으니까 한번 기억도 되살려보시고" "당시 그래서 제가 그때 들은 얘기로는 최철호 PD한테는 고소 취하해준다고 약속을 미리 했었다는 거고 그거 기억하세요?" 등의 언급을 했다.

나아가 최철호 PD도 2002년 '검사 사칭' 사건 재판에 나와 김병량 성남시장 측과 KBS 사이에 이면 협의가 있었던 사실을 직접 증언한 바 있다. 리포액트 허재현 기자가 입수한 당시 재판 기록에 따르면, 최 PD는 "담당 국장과 부장이 면회를 와서 처벌을 완화하려고 하면 시장의 소 취하가 필요하다고 하였고 소 취하를 얻기 위해 회사가 노력을 했고 제가 듣기로는 시장이 약속을 해줬다고 들었다. 제가 듣기로는 고발자가 소 취하하면서 정상이 참작된다고 들었다. 그렇게 알고 저희 담당국장이 시장을 만났고 시장이 그런 약속을 했다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최철호 KBS 피디가 '이재명 검찰 사칭' 사건 재판에 나와 2002년 당시 김병량 성남시장 측과 KBS 사이에 이면 협의가 있었던 사실을 증언한 기록.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김진성 씨에게 "기억을 떠올려보라"고 부탁한 것은 이러한 사실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이날 검찰 구형 전 피고인 신문에서 김진성 씨에게 위증을 교사한 것이 아니라 있는 대로 말해달라는 취지였다고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했다. 이 대표는 "김 씨가 모를 리가 없을 텐데 고민도 없이 (즉각) '모른다'고 말한 것은 '아 이 사람이 말 안 하고 싶어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김 씨는 상의를 한 것은 맞는데 상대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취지였기 때문에 '직접 경험한 것을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고 말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 씨에게 전화한 것에 대해서는 "우아한 전과도 아니고 검찰 사칭을 했다는 자존심 상하는 비난을 이번 기회에 밝혀보려고 했던 것"이라며 "(김 씨의 법정 증언도) 사실 하나 마나 한 증언이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번 위증교사 사건의 단초가 된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과 관련한 검사 사칭 사건은 김병량 전 시장과 KBS 사이에 자신을 주범으로 몰려는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계속했다. 그는 "김병량 시장이 저를 워낙 미워했고 여기 계시는 검찰도 저를 많이 미워했다"면서 "전체적으로 이해관계가 일치됐던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2004년 (검사 사칭 사건) 유죄 판결이 억울하냐'고 묻자 "여전히 그렇다"며 "제가 방조면 모르겠는데 어떻게 주범이 될 수 있느냐"고 답했다. 대법원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냐는 검찰 질문에는 "인정을 안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판결이 진리를 쓴 성경도 아닌데 억울하다는 말도 하면 안 되느냐"고 쏘아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3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에게 위증교사 혐의로 징역 3년을 구형한 검찰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민형배 의원 페이스북
 

검찰 구형 직후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위원장 한준호)는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을 '나치 괴벨스보다 더 악독한 괴물' '검폭' 등으로 표현하며 격렬한 어조로 규탄했다. 간사인 박균택 의원을 비롯해 정준호‧이건태‧김남희‧백승아‧박지혜‧이용우‧민형배‧양부남‧박선원 등 대책위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악마의 편집으로 공소장을 조작한 정치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며 "이 사건은 이재명 대표가 2002년 시민운동가로서 '분당파크뷰 특혜 분양 부정부패 사건'을 고발하는 과정에 발생한 일로 부패한 권력과 야합한 언론에 의해 부당하게 피해를 당한 것이 출발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기억을 되살려 사실대로만 진실을 이야기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30여 분 동안 12번이나 한다. 이는 2분 30초마다 한 번씩 귀가 따가울 정도로 말한 것"이라며 "검찰 주장과 달리 대화 내용 어디에도 위증·교사는 없다. 그런데 검찰은 일부분만 악의적으로 편집해서 맥락을 왜곡해 공소장을 조작했다"고 밝혔다.

예컨대,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의 조선총독부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아니'를 빼버리고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의 조선총독부 대통령이다"라고 날조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오늘 검찰은 '내게 한 문장만 달라. 그러면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 독일 나치의 괴벨스보다 더 악독한 괴물이 되고 말았다"고 비유했다.

 

검찰 공소장에 누락된 녹취록 속 김진성의 중요 발언
 

검찰은 "이 대표가 '김병량 전 성남시장과 KBS 사이에 나를 주범으로 몰기 위해 고소 취소를 하기로 협의했다'는 내용을 위증·교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최철호 PD는 2002년 법정에서 "고소 취소 약속을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2002년 당시 성남시와 KBS 간에 고소 취소를 협의한 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인 것이다. 더구나 위증의 실행자라는 증인 김 씨는 "고소 취소 협의를 할 때 주범으로 몰기 위해 한 것이냐"는 질문에 "김병량 시장의 성품상 그런 취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오히려 반대 취지의 증언을 했다. 이 같은 점을 근거로 대책위는 "위증의 내용 자체가 없다"면서 "검찰이 억지 기소를 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당초 김 씨는 "사실대로 증언한 것이다"라고 진술했지만, 검찰 조사가 거듭되면서 검찰 주장과 동일하게 말을 바꿨다. 김 씨의 진술이 180도 바뀐 배경이 뭘까. 이를 두고 대책위는 "김 씨는 정치검찰의 거미줄에 걸린 나비 신세나 다름없다"고 짚었다. 대책위에 따르면 김 씨는 현재 사기·알선수재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거나 기소된 사건이 3건이다. 한 건은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음에도 검찰은 조사 한 번 않고 무혐의로 처리한 반면, 백현동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는 다른 공범의 2심 재판이 끝났는데도 아직도 기소 자체를 하지 않고 있으며, 위증죄에 대해서는 공판이 사실상 종료된 지 한참 지났는데도 구형을 하지 않고 있다.

대책위는 "정치검찰이 조작한 사건들은 어김없이 회유·협박과 형량 거래 의혹이 따라 붙는다"면서 "대장동의 유동규, 대북송금의 김성태와 안부수, 백현동의 정바울, 위증교사의 김 씨가 그렇다"고 조목조목 제시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기소가 늘 그랬듯이 위증교사 사건에서도 검찰이 증언을 오염시키고, 모해위증을 일삼으며, 범죄자들과 형량을 거래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대책위는 "검찰은 이재명 대표가 '기억 환기'를 부탁한 대화를 편집해 '위증교사'로 둔갑시키고, 한 적도 없는 증언을 위증이라면서 이를 교사했다고 기소했고, 교묘하게 편집‧발췌한 녹취록으로 진실을 호도하는 등 오직 '이재명 죽이기'에만 골몰한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불법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1.30. [연합]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왼쪽)과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오른쪽). 2024.6.17. [연합]
 

아울러 이 사건은 위증교사 여부를 떠나 검찰청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시행령에 근거해 수사하고 기소한 사건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범죄 성립의 실체를 따지기 이전에 처음부터 법률을 위반한 공소 제기이거나, 적어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수사하고 재판한 사건에 해당해 원천 무효라는 것이다.

대책위는 "이재명 대표 수사에 동원된 검사가 70여 명이고, 현재 재판에 참여 중인 검사가 57명(중복 포함)이다. 김건희 여사 앞에서는 '콜검'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비루한 모습을 보이면서, 제1야당 대표에 대해서는 '검폭'의 면모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정치검찰의 법률 잣대는 윤석열과 김건희라는 큰 물고기는 빠져나가고 반대편은 옭아매는 불공정한 엉터리 법망"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열한 정치보복과 대선 후보 등록을 막기 위한 치졸한 공작은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며 "법원은 위증교사와 모순되는 대부분의 말을 고의로 삭제해 공소장을 조작하고 불법·불공정한 수사를 일삼은 정치검찰을 엄히 꾸짖어주시기 바란다. 법원의 공정한 판결을 믿는다. 사필귀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 민들레 김호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