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트럼프 정부 COVID-19 방역실패 맹 비난

WP "'시간허비·진단장비개발 실패' 중대실수

트럼프 오락가락 발언이 혼란초래"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시에나 볼 수 있을 법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결국은 미국의 '침몰'(go down)이 예상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4일 보도했다.

백악관부터 질병통제예방센터(CDC)까지 정치적·제도적 실패를 거듭한 데다 대유행을 줄일 기회마저 놓치는 등 총체적 난국에 처했다는 이유에서다.

WP는 미국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코로나19 봉쇄에 있어 미국보다 더 잘 해낸 수십 개 국가보다 더 많은 전문지식, 자원, 계획, 유행병에 대한 경험이 있는데도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일어날 필요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의 대응 실패는 20019·11테러 당시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최고위층까지 경고음이 울렸지만, 적들이 실제로 공격을 가할 때까지 대통령이 귀를 닫았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의미다.

당시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 수개월 전 알카에다의 테러 계획을 여러 차례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관심을 안 기울였다.

트럼프 행정부도 지난 13일 중국발() 코로나19 발병에 대한 첫 공식통보를 받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미 정보기관이 그 위협의 심각성에 대한 신호를 울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미국의 방어력을 공격하고 수만 명의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치명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인정하기까지 70일이나 걸렸다. 결국 두 달이 넘는 결정적인 시간을 허비한 셈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정적 시간을 코로나19"기적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며 큰 혼란을 안기고, 공중보건 전문가들과 상충하는 메시지만 발신했다.

하지만 이런 트럼프의 행동은 '기능장애'의 표피에 불과하다고 WP는 지적했다.

가장 큰 실수는 발병 초기 감염자 추적·격리에 필요한 진단장비 개발 실패다.

시스템상의 문제도 드러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러스 확산 대응에 있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 한 발짝씩 뒤처지면서 이미 오염된 지역을 뒤늦게 봉쇄한다거나 자금 조달을 두고 백악관과 보건당국이 논쟁을 지속하는 헛발질을 반복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의료체제는 코로나19가 대유행이 되도록 보호장구조차 조달하지 못하는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WP는 다른 기사에서 매일 '언론을 타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가 혼란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락가락하며 매일 전하는 메시지와 방법은 일관되지 않고, 심지어 상충하는데 모습이 코로나 대응에서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이다.

'고요한 적'을 어떻게 무찔러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사령관의 모습을 드러냈다는 게 WP의 비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데서나 자신의 공로를 주장하고, 힘과 결단력을 보여주려 했다. 또 방송에 중계된 기자회견 시청률을 자랑하고, 케이블 뉴스나 소셜미디어에서 전쟁을 벌여 승리하는 자아상을 보여주는 데만 집중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토안보부 대변인을 지낸 데이비드 라판은 "우리는 리얼리티 TV쇼를 진행하는 대통령을 뒀다"고 촌평했다.

WP는 또 다른 기사에서는 9·11 테러뿐 아니라 2008년 금융위기, 1992년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앤드루, 2005년 뉴올리언스에서의 허리케인 카타리나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은 또 한 번 주요 위기에 무방비 상태임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국민의 도움 요구에 도움은커녕 무력하거나 오히려 상충하는 모습만 보였다는 점에서다. WP"이번이 처음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리온 파네타 전 국방장관은 "우리는 위기가 일어나길 항시 기다리나 보다"라며 "선출직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느닷없이 당하지 않게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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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참혹한 시기, 많은 사망 생길 것"1,2차 세계대전 견줘

코로나19 환자 급증 '암울한 전망' "가장 힘든 주 될 것, 치명적"

"전쟁 끝내고 나라 다시 열어야어느 시점에선 큰 결정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COVID-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관련, 미국이 '치명적(deadly) 시기', '참혹한(horrendous)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시 대통령'을 자임해온 그는 현 상황을 '전쟁'에 거듭 비유, 사망자 발생 전망과 관련해 12차 세계대전 사망자 수에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시점에서는 크고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경제활동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아마도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다. 이는 아마도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며 "불행히도 많은(a lot of)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처를 하지 않은 것보다는 사망자 발생 규모가 훨씬 작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불행하게도 매우 매우 치명적인 시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매우 참혹한 시기에 다가가고 있다""나는 우리가 이러한 종류와 같은 (사망자) 숫자를 일찍이 보지 못했다고 진짜 믿는다. 아마도 세계대전, 1차 세계대전 또는 2차 세계대전 기간에"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매우 나쁜 숫자"에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 추정치 제시 없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과거 세계대전 사망자 수와 대등할 수 있다고 비교했다고 보도했다.

특유의 화법 스타일을 볼 때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날로 30만명을 넘어서는 등 급증세가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심각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닥칠 상황에 대해 암울한 그림을 그렸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이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브리핑에서 "미국 국민에게 힘겨운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연장하면서도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매우 힘든 2주를 앞두고 있다. 매우, 매우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백악관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행돼도 10만명에서 24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 모델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브리핑에서 "다시 말하건대 우리는 우리나라를 파괴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원상회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는 폐쇄되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에 대한) 연장 기간을 가졌지만, 치유법이 문제 자체보다 더 나빠지도록 할 수 없다"고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희망을 거듭 피력했다.

이어 "이 나라를 다시 열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몇 달이고 계속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어느 시점엔가는 큰 결정,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 우리는 일터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에 앞서 미국프로풋볼(NFL),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등 주요 스포츠연맹 회장들과 전화 회의를 한 사실을 거론, "그게 언제든 우리가 준비됐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빨리, (스포츠) 팬들이 경기장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싶다""날짜를 말할 순 없지만 우리는 조만간, 매우 조만간 원상회복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NFL 시즌이 예정대로 오는 910일 관중 입장을 허용한 채 정상 개막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틀야구 경기도 조만간 재개할 것이라며 유소년 선수들을 안심시켰다.

그는 이날 트위터로 "리틀리그 시즌 초반을 놓치고 있는 어린이들은 조금만 더 견뎌달라""우리는 여러분이 경기장에 다시 나갈 수 있게 해줄 것이며, 여러분은 곧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어머니와 아버지를 잘 챙겨드리고, 이 일이 영원히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라"며 힘을 북돋웠다.

그는 일부 주()가 실제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의료 공급을 요구하고 있다며 "부족 사태에 대한 두려움이 요구를 부풀리게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말라리아 약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능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자신은 진단받지 않았지만, 이 약의 복용을 고려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워싱턴DC 내 음식점 앞에서 테이크 아웃을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6피트(182.88)의 물리적 거리를 지키며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을 봤다면서 "힘들고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일이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사회적 거리두기'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국민이 가이드라인을 계속 지키면 감염 곡선이 호전되기 시작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미국의 공중보건위생을 책임지는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5'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1주일에 대해 "대부분의 미국인의 삶에서 가장 힘들고 슬픈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덤스 단장은 많은 사상자를 냈던 2차 대전 당시 진주만 피습과 20019·11 테러를 거론하며 "이것은 우리의 진주만과 9·11 (같은)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건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애덤스 단장은 앞으로 30일 동안 모두가 제 몫을 하면 터널 끝에 빛이 있을 것이라면서 "희망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모두 우리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적용을 4월 말까지 한 달 더 연장했으며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선 미국이 치명적 시기, 참혹한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아마도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며 많은 사망자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애덤스 단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 언급한 데 대한 진행자의 지적에는 대통령을 옹호했다.

그는 "사람들이 비극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의료진과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우리는 대통령에게 조언했다""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약물에 대해 느끼는 것보다는 그것(클로로퀸)의 안전성에 대해 조금 더 낫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애덤스 단장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마스크 착용을 권했지만, 대통령은 이를 착용하지 않겠다고 한 것을 진행자가 거론하자 "마스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며 백악관 의사들과 CDC는 모든 사람이 대통령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비 벅스 미국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조정관 역시 이번 주 뉴욕과 디트로이트, 루이지애나 등 집중발병 지역에서 사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2주 동안이 중차대한 시기라고 강조하고 식료품점도 가지 말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촉구하는 고강도 메시지도 발신했다.

벅스 조정관의 이러한 전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브리핑에서 현 상황을 1, 2차 세계대전에 견줄 '전쟁 상황'으로 규정하면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는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고 한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벅스 조정관은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자료상으로 볼 때 다음 67일 동안 뉴욕 한 곳에서만 하루에 수백명이 사망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도 정점에 다다를 경우 사망자가 하루에 7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고 벅스 조정관은 전했다.

벅스 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뉴욕과 디트로이트, 루이지애나를 거론, 이들 3'핫스팟'(집중발병지역)의 경우 앞으로 67일 내에 사망자가 급증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뉴욕에서 (감염) 완화 조치들이 효과를 낼 경우 발병은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망자 수가 이러한 감소 추세를 바로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 콜로라도, 워싱턴DC와 같은 곳들도 사망자 곡선에서 증가세를 타기 시작한 만큼 우려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벅스 조정관은 또한 "앞으로 2주가 엄청나게 중요하다"라며 "그것이 바로 여러분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과 나,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으로부터 지금이 대통령의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에 관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할 순간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온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식료품점이나 약국도 갈 때가 아니다. 여러분의 가족과 친구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사람이 6피트(182.88)의 거리두기와 손 씻기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CNN방송은 "벅스 조정관은 앞으로 2주가 코로나19 발병 곡선을 둔화시키는 노력에 있어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3월말 국내 검사기관 평택시에 3차례 걸쳐 통보

주한미군 한국 주둔 미군 아니다평택시 알려

시 관계자 해외 미군 검체 국내 검사 의뢰 추정

미군 72명이 최근 국내의 한 바이러스 검체검사 연구소를 통해 코로나19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한미군 쪽은 미군은 맞지만 국내 주둔 중인 미군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해외 미군들의 검체가 국내 기관에 검사 의뢰된 결과로 보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5일 경기 평택시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달 말부터 3차례 걸쳐 서울의 한 검체검사 연구소로부터 미군 72명이 코로나19 검체검사에서 확진자라는 통보를 차례로 받았다. 미군 72명에 대한 검체 검사는 서울의 연구소가 맡아 진행했고 1차에 21, 2차에 47, 3차에 4명에 대해 차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군에서 코로나19 유증상자가 있을 경우 보건소 선별진료소 등에서 검체를 채취해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판정하기 위한 검사를 의뢰하는데, 평택시에서는 미군에 대한 검사 의뢰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검사 의뢰는 평택시에 있는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내 미군병원 명의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72명의 확진 내용이 알려진 것은 국내 검체검사 연구소가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평택시 쪽에 통보하면서다. 국내 검체검사 연구소는 검체검사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사실을 해당 시··구 보건소에 통보해야 한다. 평택시 쪽은 연구소로부터 미군의 무더기 확진 판정 통보를 받고 비상이 걸렸다. 시민들의 안전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시 쪽은 미군의 무더기 확진 판정에 대해 평택 캠프 험프리스 내 주한미군사령부에 해당 사실을 문의했고 주한미군사령부 쪽은 미군은 맞지만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이 아니다라고만 밝혔을 뿐 더 이상의 사실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앞서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달 27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근무하는 미군 병사가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캠프 험프리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달 24일에 이어 두 번째로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 25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였다.

특히 이번에 검사가 의뢰됐던 미군의 검체 채취 샘플들은 이름 대신 번호로 표기되는 등 구체적으로 검체의 출처가 드러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본부도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고 국내 검체검사 기관에 출처가 없는 검체를 검사하지 말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기 평택시에서는 지난 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미국 국적의 여성 씨와 접촉한 2명이 이날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씨와의 접촉자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모두 15명으로 늘었다.

평택 오산공군기지(K-55) 앞에서 와인바를 운영하는 씨는 지난 223일부터 지난달 19일까지 미국에 다녀왔다. 국내 입국한지 나흘 만인 지난달 23일 발열과 인후통 증세를 보여 병원과 약국을 찾다가 지난 1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 홍용덕 기자 >

미래와 과거를 선택하는 총선

● 칼럼 2020. 4. 5. 02:32 Posted by SisaHan

[한겨레 칼럼] ‘야당 심판론이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

" 애초 여당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선거가 혼전인 이유는 단지 코로나 역풍때문만은 아니다. 여당이 이만큼 버티는 건 촛불을 지키고 촛불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집권세력의 의지가 살아있고, 국민들의 식지않은 열망과 염원이 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에 실린 각 정당의 10대 총선 공약을 보면서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 공약의 복고성, 퇴행성에 놀랐다. 부동산보유세 대폭 경감, 상속증여세 개선, 법인세 인하, 주택담보대출 완화, 남북군사합의 파기, 공수처법 폐지 등 뭘 없애겠다는 게 아주 많다. 정권심판론이 야당 단골 구호라지만 이 정도면 무턱대고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의 총선 콘셉트는 한마디로 못 살겠으니 그냥 옛날로 가자는 식이다. 미래통합당의 미래란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미래통합당이 과거회귀형 정당으로 방향을 튼 것은 황교안 대표 등장 이후다. 황교안의 당은 안보도, 경제도 모두 수구보수 일색이다. 보수 야당이 합리적 보수로 거듭날 동력을 잃은 것이다.

김종인 영입은 이런 과거 회귀형 콘셉트의 화룡점정과도 같다. 코로나로 선거판이 흔들리자 김종인을 내세워 중도 팔이’ ‘경제민주화 팔이로 땜질처방을 한 것인데, 김종인이란 인물 자체가 화석화된 과거일 뿐이다. 또 김종인의 등장은 역설적으로 시대적 좌표, 시대정신이 어디 있는지를 보여준다. 보수 야당조차 경제는 웬만큼 중도나 진보로 가야 한다는 걸 마지못해 인정한 꼴이기 때문이다.

2016년의 촛불을 두고 여러 해석이 있지만, 뭐라 해도 촛불의 제1 요구는 국정농단 세력과 적폐 일소다. 그 다음 목표가 격차 해소다. 불평등 해소, 갑질 근절, 공정의 확립이었다. 지난 3년간 문재인 정권의 격차 해소 노력이 기득권세력의 거센 반작용으로 효율적이었다고 보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방향을 틀 계제는 절대 아니다.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은 이를 더욱 재촉한다.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재난 앞에서 국가나 사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는 세계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힘없고 덜 가진 이들을 돕고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촛불혁명의 또 다른 요구는 구체제 척결과 정치 쇄신이었다. 이른바 박정희 체제의 청산과 합리적 보수, 합리적 진보로의 재편이라고 할 수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다당제 합의제 정치, 제왕적 대통령제 혁파 등이 그 목록에 있었다. 하지만 수구보수의 부활, 진보 내부의 난맥상 등으로 정치 쇄신은 난망하다.

지금 시점에서 말하자면 과거에 찌든 세력과 사회구조를 발본하고, 사회 구석구석의 격차 해소를 위한 더 정교하고 효율적인 방안을 강구하라는 게 촛불의 요구다.

이번 총선은 촛불의 주된 요구인 박정희 보수와 과거청산을 위한 중대 기로다. 제일의 기준은 되살아나고 있는 구체제 종식에 맞춰져야 한다. 이와 함께 정당들의 행태도 면밀히 따져야 한다. 차선이 아니면 차악, 차차악이라도 택해야 한다. 오랜 세월 풍찬노숙하며 가치를 지키려 노력해온 당이 있는가 하면, 막판에 마지못해 등장한 비례위성정당도 있다. 공당의 공천에서 배제된 이들이 급작스레 모여 만든 당까지 생겼다. 이들 당을 똑같이 볼 수는 없다.

이번 총선은 단적으로 말해 문재인 정권이 잘한 게 없으니 과거로 돌아가자는 주장과, ‘문재인 정권이 썩 잘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과거로 가는 건 절대 안된다라는 주장의 싸움이다. 이낙연과 황교안의 맞대결은 그런 점에서 상징적이다. 지금의 시대 상황은 불평등과 갑질, 수구보수 일색의 과거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 있다.

경제가 움츠러들고 집권 4년차에 치러지는 선거인데다 보수 통합까지 되면서 여당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선거가 혼전인 이유는 단지 코로나 역풍때문만은 아니다. 총선 특성상 정권심판 기조가 역대 선거의 양상이었지만, 이번 선거에 정권심판보다 발목야당, 과거 회귀 야당 심판의 외침이 더 큰 것은, 촛불을 지키고 촛불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국민 염원이 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누가 촛불의 요구를 외면하고 모든 걸 촛불 이전으로 되돌리려 하는지 냉철히 살펴야 한다. 지난해와 올해 정치를 난장판으로 만든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잘 따져봐야 한다. 선거법 패스트트랙을 막겠다고 국회를 싸움판으로 만들고, 선거를 코앞에 두고 가짜 위성정당을 만드는 코미디를 연출한 장본인은 뭐라 해도 보수 야당이다. 그 코미디에 울며 겨자 먹기로 덩달아 뛰어든 집권여당 책임도 작지 않지만 이 난장판이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는 명확하다.

이번 총선이 미래냐 아니면 과거로 돌아가느냐를 결정하는 중대 고비인 것은 분명하다.

 

침방울 8m까지?과학자들 ‘2m 거리두기공방

 

재채기·기침 실험 결과 놓고 과학자들 설전

초속 10~30미터로 날아가기준 강화를

문제는 큰 비말 입자2m 이내서 떨어져

 

사회적 격리의 대원칙 가운데 하나는 다른 사람과의 거리를 2미터 이상 유지하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1930년대 폐결핵의 전파 과정을 연구하면서 얻은 전염병 예방책이다.

최근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침방울이 날아가는 거리를 측정한 실험 결과를 놓고 이 가이드라인이 적절한지에 대한 공방이 과학자들 사이에 벌어졌다. 오랜 기간 유체역학을 연구해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질병전파유체역학실험실의 리디아 부루이바(Lydia Bourouiba) 교수는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배출된 비말(침방울)은 최대 8.2미터까지 날아간다는 자신의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세계 각국이 사회적 거리두기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1.5~2미터보다 4배 이상 긴 거리다.

그는 현재의 가이드라인은 바이러스 전파 수단으로 굵은 비말 입자만 염두에 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경우 입 안에서 튀어나온 비말 입자가 날아가는 속도는 초당 10~30미터(시속 36~110km), 날아가는 거리는 최대 7~8미터에 이른다. 침과 점액이 뒤섞여 있는 그 비말덩어리에는 아주 다양한 크기의 입자들이 있어 팔로 입을 가려봤자 일부만 막을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부루이바 교수는 이를 근거로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수정하고 의료진을 위한 보호장비 수칙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2016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소개된 그의 실험 결과를 보면 기침은 최대 6미터, 재채기는 최대 8미터까지 날아간다. 또 이 비말이 형성한 기체구름이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은 최대 10분이나 됐다. 그의 실험 결과는 실내 뿐 아니라 버스정거장 같은 외부 공간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워싱턴대 폴 포팅거 박사(감염병학)는 비말이 날아가는 거리로만 위험성을 판단해선 안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유에스에이투데이> 인터뷰에서 비말 입자가 작을수록 다른 사람의 코나 입에 달라붙을 가능성은 낮으며, 문제는 덩치가 큰 비말 입자라고 말했다. 그런데 비말 입자의 크기가 크면 중력이 작용해 보통 2미터 이내에서 땅에 떨어진다. 2미터 규칙은 여기에 근거한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포팅거 교수는 만약 부루이바가 주장한 것처럼 8미터까지도 효력을 미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감염돼야 한다며 실제 감염이 이뤄지려면 일정 수 이상의 바이러스 입자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루이바 교수는 각각의 거리에서 바이러스 입자가 얼마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규명해야 할 것들이 많다하지만 막힌 공간이라면 가능한 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 곽노필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