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망언 주범, 석고대죄해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5일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

 

국회 본회의에서 25일 경북 산불 특별법 표결하던 중 한 의원이 “호남에서 불 안 나나”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경북 산불 특별법)을 표결하는 과정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투표를 다 하셨습니까?”라고 묻자 한 여성 의원이 이같이 외치는 소리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발언 뒤에는 다른 의원들이 맞장구를 치듯이 웃는 음성도 들렸다.

 

이러한 발언을 한 의원이 누구인지 어떠한 취지로 이같이 발언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해당 의원이 누구인지 밝히고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하면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현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망언의 주범이 누구냐”며 “이실직고, 석고대죄부터 해라”고 적었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경북·경남·울산 지역의 초대형 산불 지원법이 통과되는 순간 이런 망언을 했다”며 “반드시 찾겠다”고 했다.

 

한편, 조국혁신당의 일부 의원들은 이날 경북 산불 특별법 표결에 기권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해당 법안에 산불 피해 복구라는 명목하에 산림 난개발을 조장하는 독소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며 “산사태도 더 유발할 수 있어 기권하게 됐다”고 했다.

                                                                                              < 이예슬 기자 >

 

김상욱 의원 “너무 민망하고 부끄럽다. 제 얼굴이 다 벌개진다”

최민희 의원 “자수하고 사퇴하라, 인면수심 국민의힘 목소리”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
 

국회 본회의에서 경북산불특별법을 표결하는 과정에서 “호남에선 산불 안나나”라는 발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오마이티브이(TV)가 25일 공개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피해 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경북산불특별법) 표결이 이뤄지던 가운데 한 의원이 “호남에선 산불 안나나”라고 말하고 뒤이어 몇몇 의원들이 웃으며 호응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경북산불특별법은 지난 3월 의성에서 시작돼 경북 북부지역에 큰 피해를 남긴 산불의 피해 구제와 복구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발언을 누가, 어떤 맥락에서 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이날 조국혁신당 일부 의원들이 ‘산불 피해 복구라는 명목하에 산림 난개발을 조장하는 독소 조항이 포함돼 있다’(차규근 의원)는 이유로 기권표를 던졌는데, 이를 비꼬는 발언으로 추정된다. 혁신당의 정치 기반인 호남 지역에서도 산불이 날 수 있는데 왜 법안에 찬성하지 않느냐는 취지로 보인다. 국회 본회의장 내부 스크린에는 개별 의원별 찬성, 반대, 기권 여부가 투표 직후 즉시 표기된다.

 

개별 의원의 표결 행위가 비판의 대상이 될 순 있지만, 특정 지역을 콕 집어 벌어지지도 않은 국가적 재난 상황을 가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며 발언자를 색출해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김현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망언의 주범이 누굴까요? 이실직고, 석고대죄부터 하라”고 했고, 광주를 지역구로 둔 정진욱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 글에서 “경북 경남 울산지역의 초대형 산불 지원법이 통과되는 순간 망언을 했다. 반드시 찾겠다”고 했다.

 

김상욱 의원은 26일 오마이티브이 유튜브에 출연해 “이 당 저 당을 떠나서 22대 국회를 같이 하고 있는 동료 국회의원으로서 너무 민망하고 부끄럽다. 제 얼굴이 다 벌개진다”라며 “(국회의원)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국민의힘 의원 소행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민희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수하고 사퇴하라, 인면수심 국민의힘 목소리”라고 주장했다.                                      < 심우삼 기자 >

'국경을 굽히는 일' 선정돼 ... 단편 김혜진(호주) · 수필은 김지현(미국) 씨

 

재외동포청, 시·소설·수필 13편 수상작 발표… "미학 구현, 완성도 보여줘"


                                              동포청, 2025 재외동포문학상 수상자 발표 [동포청 제공]

 

재외동포청(청장 김경협)은 '2025년 재외동포 문학상' 시 부문에서 캐나다 동포 박태인의 '국경을 굽히는 일', 단편소설 부문에서 호주 동포 김혜진의 '악어', 수필 부문에서 미국 동포 김지현의 '고사리'가 각각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고 25일 밝혔다.

 

동포청은 전 세계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27회 재외동포 문학상에서 시 4편, 소설 4편, 수필 5편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우수상에는 최재준(미국, 시 '몽돌해변'), 조혜경(미국, 단편소설 '북헌터'), 강선애(독일, 수필 '정체성, 그리고 나') 씨가 각각 당선됐다.

 

이들 수상자를 비롯한 13명에게는 총 3천만원의 상금과 상장이 수여되고, 수상작은 작품집 '재외동포 문학의 창'으로 제작돼 배포될 예정이다.

 

지난 6월 한 달간 진행된 문학상 공모에는 전 세계 61개국에서 총 2천40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이는 전년 대비 89% 증가한 것이다.

 

이와 같은 열기를 반영해 재외동포청은 올해 처음으로 수상자 전원을 고국에 초청해 시상식을 개최하고, 국내 문인들과의 다양한 네트워크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심사는 정호승, 나희덕, 문태준(시 부문), 구효서, 은희경, 편혜영(단편소설 부문), 박상우, 권지예, 윤성희(수필 부문) 등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들이 맡아 진행했다.

 

심사위원들은 "올해 문학상 공모에서는 전 세계 재외동포의 다양한 삶과 갈등, 상실과 열망이 담긴 작품들이 응모됐다"며 "본심에 오른 작품들은 미학을 충분히 구현해 독자적 완성도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김경협 청장은 재외동포 문학상 공모전이 문학 작품을 통해 모국과 동포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동포들이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계승하며 문학적 역량을 공유하는 장으로 지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학상 수상의 자세한 내용은 재외동포청(oka.go.kr), 코리안넷(korean.net), 소통 24(sotong.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강성철 기자 >

4일간 서울서 70개국 370명 참가해 모국과 연대 및 상생 논의

10월2일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도 개최


'2024 세계한인회장대회' 개막식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세계한인회장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한인회장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재외동포청 제공]

 

재외동포청(청장 김경협)이 주최하는 '2025 세계한인회장대회'가 오는 29일 광진구 서울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대회는 '700만 재외동포와 함께 세계를 잇다. 미래를 밝히다'라는 슬로건 아래 나흘 동안 열리며, 마지막 날인 10월 2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제19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도 거행된다.

 

대회에는 70여 개국 현직 한인회장 및 대륙별한인회총연합회 임원 등 370여 명이 참가하고, 재외동포 유관기관 초청 인사 80여 명 등도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올해 광복 80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재외동포의 역량을 모으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특히 신규 프로그램으로 '공통 의제 토론'과 '지자체-동포사회 협업사례 발표'를 기획했다. '공통 의제 토론'은 참가자들의 지역과 대륙을 넘어 동포사회의 역량을 모으기 위한 시간으로 마련된다.

 

서로 다른 지역과 대륙에서 참가한 한인회장들이 한 조가 되어 전 세계 한인사회의 공통 현안, 한인회장대회 운영방안, 한인회 분쟁 방지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10인 이하 소규모의 인원으로 토론 조가 구성된다. 조별 토론 결과는 대회 3일차 전체 회의에서 공유된다.

 

'지자체-동포사회 협업사례 발표'에는 인천광역시, 울산광역시, 전북특별자치도가 참여해 한인회와의 협업사례를 소개한다.

 

정부와의 대화, 지역별 현안 토론, 한인회 운영 우수사례 발표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법무부, 국세청,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들은 재외동포 관련 정책과 제도에 관해 설명하고, 동포들의 의견을 청취한다.

 

한인회 운영 우수사례 발표는 광복 80년 계기 사업, 거주국 정부와 협업해 동포사회 역량결집을 유도한 사업 등 동포사회 파급효과가 높은 사례를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재외동포청 바로 알기' 시간도 선보인다. 재외동포청의 서비스·제도·법령 및 정책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재외동포단체 보조금 지원사업의 대륙별·국가별·사업별 통계도 공유한다. 이를 통해 동포단체 지원 성과를 공유하는 동시에 개선 의견도 수렴할 계획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유관기관 홍보관도 확대 운영한다. 재외동포청을 비롯한 법무부, 병무청, 인천시 등 총 11개 기관이 부스를 열어 재외동포를 위한 서비스를 홍보하며 재외동포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현장 상담도 진행한다.

 

김경협 청장은 "광복 80년을 맞이한 올해, 세계한인회장대회와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의 의미가 더욱 깊다"면서"이번 대회는 전 세계 재외동포들의 모국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고, 동포사회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함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박현수 기자 >

유엔 총회 기조연설
보수 정부 강조해온 ‘선 비핵화’ 기조 벗어나

 

이재명 대통령이 9월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첫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교류(Exchange)-관계 정상화(Normali zation)-비핵화(Denuclearization)’라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여기에 각 단계를 뜻하는 영어 단어의 머리글자를 조합해 ‘이엔디(END) 이니셔티브’라는 이름을 붙였다. 보수 정부가 줄곧 강조해온 ‘선 비핵화’ 기조를 벗어나 교류를 통한 신뢰 회복으로 상호 위협을 줄이는 동시에 최종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동결-감축-비핵화’의 점진적 절차를 밟아나가자는 뜻이다.

 

23일 취임 뒤 처음으로 미국 뉴욕의 유엔 무대에 선 이 대통령은 “‘이엔디’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 대화로 한반도에서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END)하고,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상대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며 “이 세 원칙을 바탕으로 우선 남북 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선제적 평화 조처에 호응하지 않고 있음에도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을 열어나가겠다”며 “남북 관계 발전을 추구하면서, 북-미 사이를 비롯한 (북한의) 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비핵화와 관련해선 “엄중한 과제임에 틀림없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냉철한 인식의 기초 위에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해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3단계는 앞서 이 대통령이 언급한 ‘교류(핵 능력 고도화 중단)-관계 정상화(핵 능력 축소)-비핵화(핵 폐기)’의 평화 프로세스 3단계에 상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지속되어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판본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한국이 12·3 내란의 위기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은 유엔 정신의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었다”며 “대한민국이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과 민주주의의 저력은 대한민국의 것인 동시에, 전세계의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뉴욕 방문을 계기로 프랑스, 이탈리아, 우즈베키스탄, 체코, 폴란드 등 아직 정상회담을 하지 못한 국가의 정상들과 양자 회담을 할 방침이다. 지난달 정상회담을 한 미국, 일본과는 이번에 따로 회담을 하지 않는다.   < 뉴욕/신형철 기자 >

  

이 대통령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확대, 효과성·대표성 높여야”

“국제사회 갈등 다자주의 회복 통해 풀어야”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두 가지 메시지를 앞세웠다. 하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 등을 통한 다자주의 회복, 다른 하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E.N.D. 이니셔티브’다. 대북 접근법에 대해서는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로 이어지는 단계적 대화 프로세스를 제시하며 한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한편, 실타래처럼 엉킨 국제사회의 갈등은 다자주의의 회복을 통해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오전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먼저 유엔의 80년 역사를 한국의 길과 연결했다. 이 대통령은 “누군가 유엔이 이룬 성취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대한민국의 80년 역사를 바라보라’, 이렇게 자신 있게 대답하겠다”라고 말했다. 한국이 전후 폐허가 된 상황에서 유엔의 지원으로 교육과 백신을 공급받고, 민주주의와 산업화를 이뤄낸 과정을 유엔의 성취와 동일 선상에 놓았다.

 

이 메시지는 곧 다자주의 회복의 당위성을 뒷받침한다. 작은 나라였던 한국이 국제적 연대 속에서 일어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성장했듯, 오늘의 위기 역시 다자 협력으로 풀 수 있다는 논리다.

 

이 대통령은 다자주의 회복의 조건으로 안보리 개혁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또한 변화된 국제환경을 반영해 비상임이사국을 확대하고, 효과성과 대표성을 제고할 수 있길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비상임이사국 확대는 안보리 개혁안 중 하나다. 상임이사국 거부권으로 제 기능을 못 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대표성 확대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대목이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법으로는 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로 이어지는 이엔디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END)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라는 말로 구상을 설명했다. 기존에 이 대통령이 주장했던 ‘중단(동결)→축소→폐기’로 이어지는 3단계 비핵화론이 북핵에 대한 해법이라면, 이번에 새롭게 제시한 이엔디 이니셔티브는 대북 대화 프로세스로 해석된다.

 

이는 과거 선비핵화 접근과 달리, 먼저 교류와 신뢰 회복을 통해 상호 위협을 줄이고, 그 위에 비핵화 대화를 병행하겠다는 현실적 접근이다. 남북이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신뢰를 쌓아야 장기적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대화 프로세스의 각론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다만, 민간 교류 활성화에 이어 연합훈련 축소 등의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을 통해 북한의 1단계 핵미사일 중단 등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북미대화 지원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은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을 해내겠다는 것으로 이엔디 구상과 페이스메이커론을 연결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핵포기 불가와 2국가를 표방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마지막 평화노력을 의미한다”며 “북한은 진보정부도 다를 바 없다면서 대화 교류를 거부하지만 이엔디 평화이니셔티브를 거부할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뉴욕/신형철 기자 >

 

이 대통령, 뉴욕서 교민 만나 “투표제 확실히 개선하겠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동포 간담회가 열린 뉴욕의 한 호텔 앞에서 교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현지 교민들을 만나 “재외국민 투표제도 개선을 확실히 해내겠다”고 밝혔다. 재외국민의 투표권 문제에 관심이 많은 이 대통령은 대선 전부터 우편투표 등 투표제도 개선을 약속해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뉴욕한인회 등 300여명의 교민을 초청한 만찬 간담회에서 “제가 (국외 순방을) 다니면서 ‘투표하기가 왜 이리 어렵냐’는 말씀을 많이 듣는다. 1박2일 동안 투표했다는 분부터 비행기값 수백달러 내고 몇 시간 비행기 타서 투표했다는 분들까지, 아니면 투표를 할 수 없어 포기했다는 분들까지, 대한민국 주인으로서 권한을 행사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분들이 참 많았다”며 교민들이 투표권 행사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에 공감을 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리가 말로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주인이 주인 노릇 해보려니까 기회를 안 주는 것은 정말로 문제 아니겠느냐”며 “전세계 어디에 있든 대한민국 주인으로서의 권력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투표제도 개선도 확실히 해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재외동포들에게 감사를 표하는가 하면, 순방 때마다 재외국민 투표제도 개선을 거듭 약속해왔다. 지난달 24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도 교민 간담회에서 “재외동포 투표의 불편을 줄여 주권자로서의 권리와 의미를 온전히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6월 대선 당시엔 “재외국민의 투표 비용을 대줄 순 없더라도 편의는 봐줘야 하는 게 아니냐”며 투표소를 늘리거나 우편투표 등 대안을 마련할 것을 주장했다.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 투표제도 개선을 언급한 만큼 차기 대선 전 제도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전세계가 잠시 걱정했지만 대한민국은 아주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문화 강국으로, 군사 경제 강국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말해 교민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위대함은 우리 국민들의 위대함에서 시작됐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 뉴욕/신형철, 엄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