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류희림 연임 당일 저녁 위원장 호선까지 ‘속전속결’
최민희 “류희림 친위 쿠데타…위법 호선 책임 끝까지 묻겠다”
기자들 피해 택시로 전력 질주 후 현장 벗어난 류희림 위원장

 
 
▲ 방심위원장 호선 후 나가려다 노조와 대치하고 있는 류희림.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 다른 차를 준비시키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박재령 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이 임기 종료 다음 날 바로 방심위원장으로 호선됐다. 예고되지 않은 기습 회의에 문까지 걸어 잠궈 ‘밀실 의결’이라는 비판이 나온 가운데 현장을 찾은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류희림 친위 쿠데타”라며 “위법성을 국회에서 끝까지 묻겠다”고 말했다.

방심위는 23일 오후 6시50분 임시회의를 6시52분 홈페이지에 공지한 뒤 이날 임명된 윤석열 대통령 추천 몫 류희림·강경필·김정수 위원(6기)과 국민의힘 추천 몫 김우석·허연회 위원(5기) 5인이 류희림 전 위원장을 다시 위원장으로 호선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5기 방심위원장으로 지난 22일 임기를 끝냈는데 하루만에 6기 방심위원 임명에 이어 6기 방심위원장까지 순식간에 호선 절차를 마쳤다. 

이날 회의는 ‘기습’으로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밀실’로 진행됐다. 오후 6시40분경 갑작스런 회의 소식을 알게 된 언론노조 방심위지부는 회의가 열리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 19층 회의실로 올라갔지만 문이 잠겨 있었다. 노조가 회의실 앞을 지키고 있자 류희림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계단으로 내려갔고 노조가 뒤를 쫓아갔다.

위험한 상황까지 연출됐다. 차를 타고 주차장을 빠져나가려 하자 김준희 지부장이 막아섰고 위원장 차가 멈추지 않아 치일 뻔 했다. 결국 류희림 위원장이 탄 차는 주차장을 벗어나지 못했고 현장에 도착한 최민희 의원과 노조 등이 출구를 봉쇄하는 ‘대치’ 국면이 10분가량 이어졌다. 

 
 

류희림 위원장은 차를 탄 상태에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며 여기 앞이 막혀 있으니 다른 차를 준비시키라 했고 신고까지 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대치가 이어지자 류희림 위원장과 강경필, 김정수 위원으로 추정되는 2인이 차에서 내렸고 류희림 위원장은 최민희 의원과 함께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으로 향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계속된 기자들의 질의에도 ‘보도자료로 나갈 것’이라며 답을 피했지만 최민희 의원이 어떤 상황인지 설명하라고 지속적으로 다그치자 “위원장 호선을 위한 전체회의를 열어 통과시켰다”며 “제가 (위원장이) 됐다”고 말했다. 왜 문을 걸어 잠궜냐고 최 의원이 이어 묻자 “외부에서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정상적 회의를 해야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 23일 기습 호선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기자들과 방심위 직원들을 피하다 택시를 발견하고 전력질주 후 현장을 벗어나는 모습. 촬영=박재령 기자 
▲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대치하고 있는 최민희 의원과 류희림 방심위원장. 사진=박재령 기자
 

결국 류희림 위원장은 최민희 의원과 대로변까지 함께 걷다가 갑자기 달려 나가 택시를 잡아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첫 번째 시도 때는 막아서는 인원 탓에 실패했지만 두 번째 시도에선 택시를 타는 데 성공했다. 류 위원장은 빠져나가기 전 최민희 의원에 “방심위는 하루하루 멈추면 안 되는 중요한 기관”이라며 “방심위 업무를 하는데 ‘쿠데타’라고 말씀하시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최민희 의원은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류 위원장이 뭐가 그리 급했는지 19층 문 걸어 잠그고 ‘셀프 위원장 호선’을 강행했다”며 “오늘 방심위에서 벌어진 ‘류희림 친위 쿠데타’, 국회에서 책임을 묻겠다. 오늘 5기 방심위원 2인(김우석·허연회)이 6기 위원장 호선에 참여한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법적 책임도 끝까지 묻겠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은 방심위원 추천을 안 할 것”이라며 “해도 대통령이 추천(위촉)하겠나”라고 말했다.

김준희 지부장은 “류 위원장이 몰래 계단으로 도망가는 것 같아 따라 내려와 차 앞에서 잠시 얘기를 하자고 했더니 거의 치일 뻔했다”며 “CCTV 영상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류희림 방심위원장과 강경필 변호사, 김정수 국민대 교수를 대통령 추천 몫으로 방심위원에 임명했다. 강경필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및 검사장 출신으로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 미래통합당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력이 있다. 김정수 국민대 교수는 KBS PD 시절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3부작을 제작했다. < 박재령 기자 >

류희림, 최민희 따돌리려 대낮의 도주극?

최민희 과방위원장 “방심위원장 누가 됐어요?” 류희림 “제가 됐습니다”

 
 
 

23일 류희림 방심위원장 호선이 밀실 논란 속에 강행되자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류희림 위원장의 차량을 막고 경과를 따져 물었다.

류희림 위원장 = 여러분하고 얘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 = 아니 무슨 일을 하셨는지만 저에게 얘기하세요.
류희림 위원장 = 위원장 호선을 위한 전체회의를 열어가지고 위원장 호선을 통과시켰습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 = 누가 됐어요?
류희림 위원장 = 제가 됐습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 = 그렇게 급하셨어요?
류희림 위원장 = 아니요. 근데...
최민희 과방위원장 = 왜 문은 걸어 잠그셨어요?
류희림 위원장 = 외부에서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자리를 피하려는 류희림 방심위원장을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기자들이 따라붙었다. 최민희 위원장이 계속 따라붙으며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자, 류희림 위원장은 어느 순간 속도를 높이다 방향을 틀어 도로로 달려 자기 쪽으로 오는 택시를 잡았다. 하지만 택시 탑승이 막혔고, 이내 다시 도로로 달려가 택시에 탑승했다. 이후 최민희 위원장은 즉석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민희 위원장= 류희림 위원장이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 19층 방심위 회의장 문을 걸어 잠그고 셀프 위원장 호선을 강행했습니다. 그리고 뭐가 또 그렇게 겁이 났는지 도망치다가 차를 난폭하게 몰아서 노조 위원장과 노조원이 다칠 뻔했어요.

지금 오늘 방심위에서 벌어진 류희림 친위 쿠데타, 저희가 국회에서 끝까지 책임 물을 것이고. 오늘 5기 방심위원 두 사람 허연회, 김우석 2명이 6기 체제의 위원장 호선에 참여한 겁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묻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류희림 위원장은 이진숙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되어 있고 출석하겠다고 과방위 행정실에 통보한 상태입니다. 내일 국회에서 하나하나 낱낱이 따져 묻겠습니다.

기자 = 5기 방심위원이 6기 위원장을 호선한 것이 위법하다라는 말씀이시죠?

최민희 위원장 = 네. 방심위는 합의제 심의 기구입니다. 그래서 방심위 구성은 9명의 위원인데 3명이 대통령이 추천해서 위촉하고요. 그리고 과방위에서 3명을 위촉합니다. 그리고 국회의장이 여야와 협의해서 3명을 위촉하거든요. 그러니까 이 위원회 구조는 여야 합의를 기초로 위원이 위촉돼야 한다는 의미예요. 그런데 지금 류희림 위원장은 본인이 위원장 되는 게 너무 급해서 대통령 추천 몫 3명, 그 다음에 5기에서 국힘이 추천한 2명으로 위원장 호선을 하는 불법적 행위를 저지른 겁니다.

영상엔 최민희 위원장과 류희림 위원장의 차량 대치 장면부터 설전 장면, 류희림 위원장이 최민희 위원장을 따돌리고 택시를 타고 가는 장면, 최민희 위원장 기자회견까지 생생하게 담겨있다.  < 김용욱 기자 >

 

검찰총장에 사후 보고…패싱 논란
실질조사 10시간…충분한 조사 의문
총장엔 ‘수사지휘권 없다’ 명분
서울중앙지검과 충돌 가능성도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가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지난달 16일 새벽 경기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해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
 

서울중앙지검이 김건희 씨를 검찰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출장조사’하고,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사후 보고하자 대검찰청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이 총장은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며 검찰청사로 김 를 불러 조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바 있다. 김 조사시간도 사건당 5시간 안팎에 불과해 충분한 조사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헌정사상 첫 영부인 조사, 검찰총장은 몰랐다

20일 오후 1시30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김 를 조사한 곳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나 다른 검찰청이 아닌 제3의 장소였다. 검찰 쪽에서는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 및 김승호 형사1부장과 각 부 검사 등이 참여했다. 

검찰은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약 5시간 동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조사했고, 약 1시간30분 동안 저녁 식사 시간을 가진 뒤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20분까지 약 5시간20분 동안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조사했다. 두 사건 모두 비슷한 시간 동안 조사가 진행된 셈이다.

서울중앙지검이 이 총장에게 김 조사 사실을 보고한 것은 조사 시작 10시간이 다 되어가던 이날 밤 11시20분께라고 한다. 이 총장은 이런 사실을 보고 받은 뒤 주변에 불쾌한 심경을 밝혔다고 한다. 한 대검 간부는  “총장이 수차례 (김 조사와 관련해) 예외나 성역, 특혜가 없을 거라고 말씀했던 것처럼 조사 방식과 시기는 중요한 검토 사항”이라며 “조사 마무리 단계에서 조사 방식 등에 대해 보고가 된 것이니 정상적인 절차 등을 거쳐 (보고가) 이뤄진 거라고 보기 어렵다. 이 총장이 이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중앙지검은 문재인 정부 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에서 배제한 이후 검찰총장은 이 사건 수사지휘권이 없으므로 보고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김 ) 변호인 쪽은 명품가방 사건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만 받겠다는 입장이었다. 명품가방 사건에 대한 대면조사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총장께 사전 보고할 수 없었다”며 “도이치모터스 사건 대면조사가 끝난 뒤 김 쪽을 설득해 명품 가방 사건까지 조사하게 됐고, 이에 따라 이 총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만 조사하고 마무리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총장에게 보고가 어려웠다는 뜻이다.

또 서울중앙지검 역시 검찰청사에서 조사하기를 원했지만, 경호 등을 우려하는 김 쪽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조사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컸던 거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3의 장소에서의 조사가 특별대우가 분명한 만큼 김 조사의 방식을 둘러 싼 논란은 계속될 거로 보인다.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조사 앞두고 70쪽 서면진술서 제출

조사 시간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식사 시간 등을 제외하면 두 사건 조사에 걸린 시간은 10시간20분 가량이다. 진술조서 확인에 소요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기엔 부족한 시간이다.

특히 조사 분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조사에 5시간 밖에 걸리지 않아 해명 위주의 조사가 이뤄진 것이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검찰 쪽은 김 가 조사에 앞선 이달 중순께 70쪽 가량의 서면답변서를 제출해 이를 기반으로 충분한 조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검찰은 김 에게 2021년 12월과 지난해 상반기, 두 차례에 걸쳐 서면 질의서를 보냈다. 김 쪽은 2021년 12월께 10여쪽 분량의 첫번째 서면답변서를 제출했지만, 두번째 질의서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조사를 앞둔 이달 중순에 70쪽 분량의 두번째 서면답변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답변서를 바탕으로 김 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수·매도한 경위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게 계좌를 맡긴 이유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는 ‘포장지 안에 든 내용물이 무엇인지 확인한 뒤 돌려주라고 지시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고수했다고 한다. 또 최 목사의 ‘김창준 전 미국 하원의원 국립묘지 안장 청탁’에 대해서는 “보고 받지 못했다”고 이번 조사에서 밝혔다.

검찰은 두 사건 모두 속도를 내 조만간 결론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9월12일 항소심 선고가 예정되어 있어 검찰이 이 이후 김 의 처분을 결정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에 대한 직접 조사를 마친 만큼 항소심 선고와 무관하게 처분을 결정할 계획인거로 알려졌다.                                                                        < 정혜민 배지현 기자 >

김건희 , 현직 대통령 부인 첫 검찰조사

이순자 · 권양숙 여사, 퇴임 뒤 조사 받아

 
 
지난해 9월20일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을 방문했던 김건희 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윤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연합

 

김건희 가 현직 대통령 부인으로는 처음 검찰의 대면조사를 받았다. 김 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20일 김 를 대통령실과 서울중앙지검 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대면조사 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부인 이순자 씨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지만, 이는 모두 대통령 퇴임 뒤에 이뤄졌다.

대통령 부인 가운데 가장 처음 검찰 조사를 받은 이는 이순자 씨다. 전씨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비자금 일부가 이 씨의 친인척에게 흘러간 정황을 발견해 2004년 5월11일 이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당시 이 씨는 오후 3시부터 저녁 7시30분까지 4시간30분가량 검찰 조사를 받았다.

권양숙 여사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100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2009년 4월11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던 대검 중수부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머물던 권 여사를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가 아닌 부산지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비공개 조사했다. 권 여사에 대한 조사는 오전 10시30분부터 저녁 9시40분까지 11시간10분가량 이뤄졌다.  < 정환봉 기자 >

 상·하원 의원 등 접촉 지지호소 돌입…바이든 캠프 명칭 변경

"해리스, 바이든 공식 사퇴 발표 전 바이든과 수차례 통화"

 

                                        해리스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것과 관련, 당 대선 후보가 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저는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시키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어젠다를 물리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 것에 대해 "저는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면서 "당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이 제 의도"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는 "미국 국민을 대표해 미국 대통령으로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수십년간 국가를 위해 봉사한 바이든 대통령의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후 미국 하원 흑인 의원 모임 및 히스패닉 의원 모임, 하원 내 우군 및 상원 의원 등과 접촉하고 지지를 호소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 대선캠프도 캠프 명칭을 '해리스를 대통령으로'로 이름을 변경했으며 민주당 전국위도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출마를 반영해 관련 서류를 변경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당 대선 후보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퇴 발표 전에 바이든 대통령과 수차례 통화를 했다고 소식통들은 언론에 전했다.    <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3개월여 앞두고 대선구도 급변·대혼돈…트럼프 대 해리스 맞대결 재편될듯

토론후 24일만에 사퇴압박에 백기…후보지명 앞두고 재선포기는 전례 없어

 

 바이든 해리스 공식지지, 민주 후보선출 절차 원점…"신속·투명하게 선출"

'전현직 리턴매치'서 인종 ·남녀 ·세대대결되나… 트럼프, 해리스 공격 포문

 

                                        미 민주당 대선후보직 전격 사퇴한 바이든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1)이 11월 대선을 107일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대선 후보 공식 지명 절차만을 남겨둔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는 미국 역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면서 미국 대선판이 요동치게 됐다.

지난달 말 첫 TV토론 이후 고령 문제로 사퇴 압박을 받던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적인 결단으로 민주당이 새 후보를 선출하는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간 이른바 '전현직 리턴 매치'가 불발되고 대선 대결 구도가 급변하게 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당 후보로 지지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 내 이른바 대타 후보들이 50대인 상황에서 79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에 초점을 맞췄던 선거운동 전략을 다시 짜게 됐다.

민주당도 수주 내에 잡음 없이 새 대통령 및 부통령 후보를 선출해 내는 동시에 당내 통합을 달성하면서 그동안 내홍으로 이탈한 지지층을 다시 결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

 

코로나19 확진으로 델라웨어주 사저에서 격리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성명을 올리고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 방침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내 의도였으나 (후보에서) 물러나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 결정에 대해 금주 후반에 더 구체적으로 국민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과반 대의원을 확보해 당의 공식적인 후보 선출 절차만을 남겨 놓은 가운데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앞서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은 지난 1968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출마를 선언했다가 당내 경선 초기인 같은 해 3월 출마를 포기한 바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고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공식 절차만 앞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적인 후보직 사퇴는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TV토론이 발단이 됐다.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그는 당시 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발언 중간에 맥락과 상관이 없는 말을 하면서 고령에 따른 건강 및 인지력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격차가 더 벌어지자 민주당 내에서는 이날까지 30여명의 상·하원 의원들이 잇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직전인 지난달 13일 피격으로 부상을 당하면서 공화당 내 '영웅'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려 다시 발이 묶이는 등 악재가 계속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당내 지지가 급속도로 이탈했다.

이 과정에서 당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도 등을 돌리면서 '완주 의지'를 고수하던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TV토론 24일만에 백기를 들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 포기로 단임 대통령으로 50여년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게 됐다.

미국에서 연임에 실패한 대통령은 이번에 재선 도전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조지 H.W 부시·지미 카터·제럴드 포드·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 등이 있다.

                                 해리스 부통령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로 민주당은 새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제이미 해리슨 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11월에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기 위해 투명하고 질서 있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후보 선출 절차 등을 공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다음 달 초 온라인으로 미리 후보 선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일부 주(州)의 후보 등록 시한을 고려한 것이며 상황이 급박한 만큼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일각에서는 '미니 후보 경선'을 통해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나왔으나 시간적 제약과 함께 당 분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돼 채택 여부는 확실치 않다.

당내에서는 대선 후보로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59)을 비롯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56),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52),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59),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51)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이 흑인·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기존 대선 선거자금 및 조직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의 이유로 1순위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별도의 글을 통해 "오늘 나는 카멀라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되는 것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표명한다"라면서 "민주당 당원 여러분, 이제는 우리가 힘을 합쳐 트럼프를 이겨야 할 때다. 해봅시다"라고 강조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등도 성명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면서 "대선 후보가 돼서 트럼프를 이기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에 대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CNN에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자신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실없이 웃기만 한다는 취지로 '래핑(laffin')'이라는 별명을 붙이면서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대선캠프도 성명을 내고 "해리스는 그동안 부패한 바이든의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면서 "해리스는 미국 국민에게 바이든 보다 훨씬 나쁜 선택이 될 것"이라면서 공격했다.     < 워싱턴= 강병철 연합뉴스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