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쟁·자유 외치면서 '누구로부터' '왜'엔 함구
이재명, 김구 묘역 참배…"일제 탄압 역사 진행형"
무장 투쟁 영웅들 '모욕'줄 땐 언제고 이제와 '평가'?

 

아니나 다를까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3·1절 기념사에서도 '일본 쉴드 치기'에 여념이 없었다. 105년 전 1919년 3월 1일은 한민족이 잔혹했던 일제의 국권 강탈과 만행에 항거해 전 세계에 자주독립 의지를 외친 역사적인 날이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이번 기념사에선 가해의 주범인 '일제'(일본제국주의)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토론토 한인회관서 1일 오후 한인회 주최로 기념식 열려

한편 토론토 한인회가 주최한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이 1 오후 6시 한인회관(1133 Leslie St., North York)에서 열렸다.

기념식은 국민의례로 시작해 대통령 기념사 대독과 한인회장 기념사, 독립선언문 낭독 및 삼일절 노래 제창 및 만세삼창 등이 있은 후 기념 공연도 있었다. 한인회는 이번 기념식에 한인회 어린이 합창단이 애국가와 캐나다 국가, 그리고 삼일절 노래를 부르며 처음 선보였다고 밝혔다.

토론토 한인회는 기념일이 평일이어서 직장인과 가족동반 참가 등의 편의를 위해 저녁시간에 기념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을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서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4. 03.01. 연합

 

독립·투쟁·자유 떠들면서 '누구로부터' '왜'엔 함구

윤 "외교 독립운동 선각자들"…이승만 띄우기인 듯

기념사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선열들은 "손에는 태극기를 부여잡고, 가슴에는 자유에 대한 신념을 끌어안고, 거국적인 비폭력 투쟁에 나섰다"고 했다. 하지만, '누구를 상대로' 투쟁에 나섰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선열들이 흘린 피가 땅을 적셔 자유의 싹을 틔우면..."이라고 했지만, 선열들이 '왜' 피를 흘렸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사에 관한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3.1운동을 기점으로 국내외에서 여러 형태의 독립운동이 펼쳐졌다"고 말했다. 여기서도 '누구로부터' '누구를 상대로' 독립운동을 펼쳤는지 전혀 언급이 없다. 우리 민족을 35년간 참혹한 고통으로 몰아넣었던 장본인이 '일제'란 사실을 어떻게든 피하려 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무장 독립운동을 벌인 투사들이 계셨다 △ 국제정치의 흐름을 꿰뚫어 보며, 세계 각국에서 외교 독립운동에 나선 선각자들도 있었다 △ 우리 스스로 역량을 갖추도록, 교육과 문화 독립운동에 나선 실천가들도 계셨다 등을 언급했다. 여기서도 똑같았다. '누구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왜'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무장 투쟁을 했는지가 통째로 빠져 있다. "제국주의 패망 이후, 우리의 독립을 보장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모든 선구적 노력의 결과였다"는 대목에서도 그냥 '제국주의'라고만 했을 뿐 '일본 제국주의'라는 표현을 굳이 쓰지 않았다. '옛 식민 종주국' 일본을 감싸는 모습이 눈물겨울 정도다.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뿐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2023.8.28. 연합

 

무장 투쟁 영웅들 '모욕'줄 땐 언제고 이제와 '평가'?

독립 21회, 자유 17회, 운동 12회 언급…일제는 없어

대통령 말 따로, 정부 행동 따로, 언행 불일치는 기념사에서 재확인됐다. 윤 정부는 작년 여름 육군사관학교에서 홍범도, 김좌진, 이청천 장군 등 일제를 상대로 무장 투쟁을 전개했던 독립 영웅들의 흉상 이전 평지풍파를 만들어 놓고는 이제 와 윤 대통령이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무장 독립운동을 벌인 투사들이 계셨다"고 말해 발언의 진의를 의심케 했다. 그러면서 뜬금없이 "3.1운동은 어느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미래지향적인 독립 투쟁"이란 해괴한 개념을 내놓았다. '미래지향적'이란 말을 집어넣은 것은 '일제 과거사'를 잊자는 의도가 담겨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2분 40초간 낭독한 2천434자 분량의 기념사에서 독립(21회), 자유(17회), 국민(12회), 운동(12회), 북한(9회), 통일(8회), 번영(8회) 등을 언급했다. 그러나 '일제'란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독립과 자유, 운동 다 좋지만, 누구로부터의 독립인지,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인지, 누구와 싸우기 위한 운동인지가 없는 '얼빠진' 기념사였다.

 

제105주년 3·1절인 1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2024. 03. 01. 연합

 

이재명, 김구 묘역 참배…"일제 탄압 역사 진행형"

"대한민국 명운 가르는 총선…퇴행 멈추고 미래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을 찾아 백범 김구 등 애국지사 묘역을 참배했다. 이 대표는 묘역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일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함께 공동의 번영을 추구해야 하는 것은 미래이지만, 그들이 수십 년, 그 긴 세월 이 강토를 침탈하고 수없이 많은 우리의 국민들을 살해하고 탄압하고 수탈했던 것은 명백한 역사이고, 그 역사는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천리강산의 수천만 한민족이 일제의 침략에 항거해서 자주독립의 나라를 만들고자 싸웠던 그날을 기념하는 날임에도 대통령의 기념사에 일제의 침략과 그로 인한 우리의 고통에 대해서 특별한 언급과 지적이 없었던 점이 참 아쉽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늘은 특별한 날이고 또 얼마 있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르는 총선이 있다"며 "이제는 퇴행을 멈추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그 길을 우리 국민들께서 함께 열어 주시라"고 호소했다. 앞서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무도한 정권이 대한민국의 뿌리인 3·1 운동 정신을 망각하고, 또 훼손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의 '굴종 외교'는 일본의 거듭된 과거사 부정과 영토 주권 위협으로 되돌아왔다"고 비판했다. 안귀령 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는 기미독립운동 정신에 대한 모독으로 점철되었다"며 "목숨을 걸고 무장 독립운동을 벌인 투사의 희생을 인정한다면 왜 독립 영웅들의 흔적을 지우는가. 일본을 자극할까봐 우려되는가"라고 반문했다.

3.1절 기념식 '자위대' 문구, 우연인가 기획인가

세 줄 구호의 앞 글자 읽으면 '자위대'로 읽혀
"엄격한 검수 거치는데 단순 실수인지 의문?"
작년 기념사 등 윤 정부 '친일 본색' 환기시켜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4.3.1 연합
 

1일 정부가 주관해 열린 105주년 삼일절 기념식에서 난데없는 ‘자위대’ 논란이 제기됐다.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개최된 기념식은 '자유를 향한 위대한 여정, 대한민국 만세'를 주제로 내세웠다. 그런데 세 줄로 배치한 이 문구의 앞 글자를 위로부터 차례대로 읽으면 ‘자위대’가 되는 것이 논란을 일으켰다. 즉 ‘<자>유를 향한 / <위>대한 여정, / <대>한민국 만세’의 맨 앞 세 글자를 세로로 내려 읽으면 ‘자위대’라는 글자가 조합되는 것이다.

이는 우연으로 돌릴 수도 있는 일이지만 많은 시민들은 윤석열 정부의 친일적 행태와 결부지어 ‘우연인가 아니면 기획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주권당은 ‘3.1절 기념식에 ‘자위대’가 웬말인가!‘라는 논평을 내고 “다른 날도 아니고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3.1절 기념식 배경 문구에 ’자위대‘라는 문구가 우연히 들어갔으리라 생각하기 힘들다”면서 “대통령 행사는 매우 엄격한 검수 과정을 거치며 기념식 배경 화면을 사전에 제작과 검수, 행사 당일 예행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확인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도 “경악스럽다” “제정신이 아니다”는 얘기들이 올라오고 있다.

다른 정부에서라면 단순한 우연이나 실수로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지만 이 같은 예민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의 일련의 친일 행보가 시작된 것이 지난해 3.1절 기념사였던 것에서부터 크게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1절에 윤 대통령은 “우리가 잘못해서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다”고 얘기할 뿐 일본의 잘못된 과거사 인식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말은 전혀 없이 일본과의 화해 협력만을 얘기하는 등 일본의 식민 침략에 면죄부를 주는 기념사를 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거센 반발을 샀다. 그로부터 두 달여 뒤에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욱일기’를 단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이 부산항에 입항하기까지 했다.

올해의 기념사는 "105년 전 오늘 우리의 선열들은 대한의 독립국임과 대한 사람이 그 주인임을 선언했다"는 요지로, 3.1절 기념사가 갖춰야 할 내용이 결여된 점에서는 작년의 기념사의 연장선에 있었다. 그럼에도 지난해에 이미 '3.1절 아닌 친일절 기념사'라는 규탄까지 받았던 상황이어서 기념사가 불러일으킨 충격 자체는 상대적으로 덜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위대’ 문구 연출이라는 의문의 소동이 벌어져 작년의 ‘3.1절 친일 기념사 파문’을 떠올리게 하면서 단순 실수가 아닌 “기획이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되게 했다. 

지난해 큰 물의를 빚었던 3.1절 기념사와 자위대 함정의 기억이 겹친 결과 2024년 3.1절 행사에서 단지 주최측의 부주의나 무신경이 빚은 우연한 해프닝쯤으로 끝날 수도 있는 일이 많은 시민들로부터 과민하다고 볼 수도 있는 반응을 불러온 것이다. 단순 실수나 우연이라고 해도 윤석열 정부의 지속적인 친일 행태가 자초한 자업자득인 셈이다. 

[편집인 칼럼] 언론의 굴종과 타락

● 칼럼 2024. 3. 5. 09:42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편집인 칼럼- 한마당]  언론의 굴종과 타락

 

요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판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설치한 ‘선거방송 심의위원회’라는 기구가 있다. 이 심의위가 최근 한 민영방송사를 대통령 부인의 이름이 들어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을 ‘김건희 특검’으로 호칭했다고 “행정지도!”라며 트집 잡았다. 영부인 예우를 안하고 정부여당을 비판해 공정성을 해쳤다는 것이다. “그러면 ‘영부인 김건희 여사 특검’이라고 해야 하느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코미디 같은 이야기다. 요사이 한국의 언론사정을 단적으로 드러낸 해프닝이자 ‘공정성’의 의미가 어떻게 변질되고 오용이 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선거방송 심의위는 모체인 방송통신심의위가 이미 그처럼 뒤틀린 공정성을 주장하며 방송시장을 뒤흔들어 온데다 인적구성도 편향적인 인물들로 채워, 생겨나기 전부터 ‘불공정을 목적으로’ 설치됐다는 지적을 받아 온 터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방통심의위원회는 정권과는 거리를 둔 독립기관으로 엄정한 운영이 기본이다. 그럼에도 현 정권이 들어선 뒤에는 권력 하수기관이 되어 비판언론의 입을 틀어막는 ‘입틀막 기동타격대’로 전락해 버렸다. 한 예로 검찰과 정부비리를 들춰낸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에 칼을 겨눠 위원장이 자신의 친인척 등을 동원해 처벌 진정을 넣게 한 이른바 ‘민원사주’ 사건이 들통난 일이다. 뉴스타파는 인터넷 유튜브 기반 매체여서 심의대상도 아니다. 그런데 방통위·방심위를 필두로 여권이 벌떼처럼 들고일어나 압수수색까지 벌이는 ‘조자룡 헌칼’소동을 연출했다. 다른 비판적 매체들에게 조심하라는 공개적 ‘엄포쇼’를 벌인 것이다.

국회의 탄핵 직전 위원장이 도망가듯 물러나 오명을 떨친 방통위는 일찌감치 언론파괴의 권력돌격대로 선발됐다. 눈엣가시인 MBC의 지배권을 강압적으로 바꾸려다 법원 제동으로 실패했지만, YTN은 단 2명이서 매각을 승인하는 불법적 행태로 말썽이다. 앞서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 KBS는 시청료 징수문제로 압박한데 이어 편법으로 이사진을 쫓아내고는 끝내 운영권을 장악했다. 시청자들이 전두환 시절의 ‘땡전뉴스’ 같은 ‘땡윤뉴스’ 시청을 날마다 강요당하게 된 배경이다. 대통령 신년회견 대신 녹화된 ‘기획대담’을 두 차례나 내보내 국제적 웃음거리가 된 것도 KBS의 추락한 현주소를 말해준다.

윤석열 정권 출범이후 이같은 언론 파괴적 현상들은 빙산의 일각이고, 그 사례는 차고 넘치게 됐다. 검찰을 앞세운 정부기관들의 전방위 강박에 언론사들이 굴종하고 주눅든 현실뿐 만이 아니다. 검찰정권 하에서 법조기자 출신들의 입지가 우월해지고, 입김도 거세지면서 언론보도의 친검찰·친정권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권력 비판의 강도가 약해지고, 줄어들고, 아예 사라진 언론이 대부분이다. 소위 진보언론이라는 매체들도 무뎌지고 눈치를 보는 것은 예외가 아니다. 거기에 원래 친정부적인 권력 밀착형 보수매체의 보도행태는 글자그대로 ‘애완견’이니 ‘나팔수’라는 치욕적 지칭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즐기고 영합하여 ‘검·언·정 카르텔’을 과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요즘 한국의 뒤틀리고 타락한 언론현실이다. 허울뿐인 언론자유 속에 참 언론을 찾을 수 없는 이유다.

언론전반에 말과 기사와 보도는 넘쳐나는데, 냉철한 비판과 분석 대신 왜곡되고 포장된 정보와 교묘하게 버무려진 뉴스들로 눈과 귀를 가리고 미혹할 뿐이다. 국민들은 진실에서 멀어지며 편견을 세뇌 당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상 언론이 이렇게 망가진 적은 없었다. 평생 40여년을 기자요 언론인으로 살아 온 나의 경험칙에 비추어 보아도, 지금의 한국처럼 기자들이 문제적 사안을 접하고도 아예 글을 쓰지 않거나 대놓고 편파적 기사를 쓰는 경우는 드물었다. 군사독재하 검열 삭제에도 불구하고 지사적(志士的)인 비판 필력을 고집하며 기자들은 행간에 진실을 담으려 노심초사 했다. 그런데 어쩌다 이리도 굴종하며 타락해 버린 것인지. 정론직필(正論直筆)과 파사현정(破邪顯正)은 고사하고 이권 편승·조장세력, 어용·권력카르텔 언론으로 지탄받는 현실은 참담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어떻게 정상으로 되돌릴 것인가. 결국은 수용자인 독자와 시청자, 곧 국민들의 몫이며, 분별과 선택과 심판만이 해결책이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다면 그나마 판단의 지혜와 이성과 양심이 살아있다는 뜻이다. 해외토픽에 오른 ‘명품백’ 수수를 슬그머니 덮고 특검을 거부하는 저의가 뭔지, 왜 변호에 기를 쓰며 총선 공천까지 ‘방탄’에 악용하는지, 열심히 맞장구 쳐주는 언론의 행태에서 그 냄새를 맡는다면 다행이다. 선거 코앞에 대통령이 전국을 돌며 헛공약을 남발하고, 그린벨트를 완전히 풀어 국토를 망칠 작정인데도 모른척 ‘입꾹’인 현실이 개탄스럽다면 아직 분별력이 살아있다는 희망이다. 시류에 따라 독재와 폭정에 비판과 영합을 오가는 능란한 변신에서 친일 매국과 권력 아부의 뿌리와 속성을 읽는다면 자존감이 숨쉰다는 증거다, 유독 야당에는 가혹하고 여당에는 우호적인 기사와 논조의 범람에 의도적 편파의 꼼수를 꿰뚫고 심판한다면 깨어있는 시민의 정의감이다.

구태여 학문적인, 또는 정치·사회적인 역할과 소명을 거론할 필요도 없다. 언론의 부패와 타락은 권력의 부패와 타락에 직결된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강자의 횡포와 독재를 부른다. 깨어 직시하지 않으면 앉아서 바보들이 된다, 독재권력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싸우지 않고 방관하면 나라가 무너진다, 역사와 정의가 사정없이 짓밟힌다.

 

[목회칼럼- 기쁨과 소망]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

 

김민호 목사(우리장로교회)

 

여러분이 캐나다에 처음 이민 오셔서 하나님께 드린 첫 기도가 기억나십니까? 어쩌면 우리의 첫 기도는 캐나다에서의 정착과 번영, 자녀들의 잘됨과 행복을 꿈꾸는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한번 여러분의 이민 생활 중 역사하셨던 하나님의 손길들을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분명히 굵직굵직한 하나님의 역사가 있었을 것이고, 그런 경험을 하기까지 간절히 기도했던 여러분의 기도와 결단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 지금은 어떠한가요?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께 드릴 영광과 감사보다 여전히 내 자신의 번영과 명예, 가족의 행복과 평안에만 맞추어져 있는지는 않습니까?

여호수아서를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새로 온 이민자들과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지파별로 약속하신 땅을 받았습니다. 이미 건설되어 있는 건물, 경작해 놓은 땅, 그들이 심지 않은 포도원과 감람나무 열매를 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정말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기에 여호수아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이스라엘 백성의 신앙을 재정립하고 하나님과 맺었던 시내산 언약을 갱신하는 고별 설교를 합니다.

이 언약갱신은 아주 역사적인 세겜이란 곳에서 이루어졌는데, 세겜은 일찌기 아브라함이 가나안 땅에 들어와 첫 번째로 제단을 쌓은 곳 (12:6,7)이었고, 야곱이 삼촌 집에서 돌아올 때 우상들을 다 묻은 곳이었습니다.(35:4) 여호수아도 가나안 입성 초기에 이곳에 있는 에발 산과 그리심 산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세우고 축복과 저주의 율법을 낭독케 해 신앙적 결단을 촉구한 곳입니다.(8:30-35)

이 의미있는 땅, 세겜에서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다시 모아놓고, 그동안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어 오셨는지를, 아브라함부터 이삭, 야곱, 요셉, 애굽, 출애굽, 광야, 그리고 가나안 정복까지의 스토리를 한 편의 영화처럼 쭉 보여줍니다. 그리고 나서 이런 고백을 합니다.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24:15) But as for me and my household, we will serve the LORD.

이 부분을 읽다가 여호수아의 이 고백이 제 가슴속에 확 들어왔습니다.

I will serve the Lord라고 한 것이 아니라 We will serve the Lord 라고 한 것이었습니다.

자녀가 어릴 때는 우리도 쉽게 이런 고백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과연 자녀가 다 장성한 후에도 우리는 그런 고백을 할 수 있을까요? Silence Exodus(조용한 출애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미국의 이민교회를 경험한 한인이 교회의 청소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면서 신앙도 떠나는 모습을 보고 한 말입니다.

여호수아의 이 고백은 모든 백성들이 자신들의 번영만을 꿈꾸고 있을 때 했던 고백입니다. 그는 지금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미 그의 자녀들도 장성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자신 있게 모든 백성들 앞에서 우리는 여호와를 섬길 것이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고백은 단순한 고백이 아닌 그의 평생의 삶이 담긴 묵직한 고백이며, 그의 자녀들도 여호수아가 살아낸 삶의 모습을 보고 배워서 함께 고백했던 결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정착과 번영을 꿈꾸는 그 자리에서, 여호수아는 진정으로 해야 할 고백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하고, 그들이 우리도 여호와를 섬기리니 그는 우리 하나님이십니다!는 고백을 하게 만들며 그의 생을 마치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다음 세대가 우리가 그토록 바랬던 이 땅에서의 정착과 번영을 성취했는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정말 그것만이 우리가 바라고 소망해야 했던 것일까요? 우리의 처음 소망이 그러했을지 모르지만, 우리가 정말 바래야 할 소망은 여호수아처럼 우리의 자녀들도 나와 함께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고 고백하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비즈 칼럼]

 

김종욱 리얼터 (Right At Home Realty Inc.)

 

Easement (남의 땅에 대한 권리)

유래를 찾아보면 80~100년전부터 주택단지가 분할되어 분양되는 과정에서 공공의 이익과 안전을 위하여 설정되어졌다고 본다.

대부분의 주택과 토지에 등기되어있는 Easement는 지방 자치단체(시, 타운), 유틸리티 회사(가스, 전기회사) 등이 타인 소유의 땅에 배관, 파이프, 전선 등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권한을 가지는 것이다.

또한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을 위해 이웃집의 Driveway에 Easement를 설정하기도 한다.

Easement가 등기되어 있는 주택이나 땅의 소유주는 Easement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지표면(Surface)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위에 나무를 심거나 어떠한 구조물도 세울 수 없다.

Easement를 가진 주체는 비록 땅은 소유하고 있지 않으나 그들의 서비스 관리를 위해 통행과 필요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게 된다. (물론 사전 Notice 필요)

 

사례)

William 씨 부부는 2012년 Oakville의 Stirling Drive에 꿈에 그리던 주택을 매입했다.

그 주택 역시 Oakville City와 Oakville Hydro회사로부터 1972년도에 Easement가 등기되어 있었으며 뒷 마당 서쪽 가장자리를 따라 10피트 폭으로 구획되어 있었다.

그러나 William씨 부부는 Garage가 따로 없었던 이유로 뒷마당에 Carport와 Shed (창고)를 설치하였고, 2014년에는 많은 돈을 들여 수영장을 설치하게 된다.

그 후 별 문제없이 6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2020년 3월 Oakville City와 Oakville Hydro Company는 William씨 부부를 고소하였고, 수영장 철거와 손해배상을 청구하기에 이른다.

Easement에 대한 상식이 없었던 그들 부부는 선처를 호소하였으나 결과는 냉혹한 현실이었다.  

판결문은 다음과 같다,

“Oakville City와 Oakville Hydro Company에게 어느 정도의 관용을 요구할 수 있을지 모르나, 이 행위는 공공의 이익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로서 응분의 보상이 필요하다”

“ William씨 부부는 2021년 6월30일까지 수영장을 철거하여 본래의 모습으로 복구해 놓을 것이며, 손해배상 $40,000과 원고의 법정비용, 변호사비 일체를 원고에게 지급하라”

결국 ,무지 혹은 무관심으로 인한 재산상, 정신적인 손해를 무시할 수 없는 교훈이라 하겠다.

 

결론)

1) 집주인, 땅주인은 그곳에 등기되어 있는 Easement의 내용과 범위 등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어야한다.

2) 주택 매입시에 Easement에 대한 위반사항이 없는지 절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전 주인의 위반사항이 있는 것을 모르고 그 주택을 구매했다 할지라도 모든 책임은 현 주인이 지게된다.

3) Building Permit이 필요한 공사인지 여부를 사전에 필히 확인해야 한다.

                                                           < 문의: 416-409-9039, t.skim@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