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 한마당]  ‘내로남불’ 사죄라도 하고 뛴다면..

 

자신의 허위경력 의혹을 사과하는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 씨.

 

오스카상을 거머 쥔 ‘기생충’에 쏠린 찬사와 ‘오징어 게임’ 열풍, 그리고 ‘BTS’(방탄소년단)의 폭발적 인기 등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다. 근래 세계인의 한국에 대한 관심 급등과 선망은 “우리가 언제 이렇게 덩치가 커졌지?“하는 상전벽해의 뿌듯함을 자아낸다.

 

그런데 왠지 어색함이 뒤따른다. 국력이 커진 만큼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는 게 당연할 테고, 국제사회에 우리의 자랑과 대단한 것들만 내보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만…. 여전히 미숙하고 모자라 남의 눈을 피하고 싶은 결함도 한 둘이 아니어서 어설픈 선진국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부끄러움이 앞설 때가 많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민주주의 쟁취의 민권승리를 일궈냈음에도,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판의 풍경들은 한국의 아킬레스건이요 지극히 후진적인 모습의 대표격이다.

 

전례없이 세계적 화젯거리로 등장한 대통령선거가 그걸 말해준다. 쿠데타가 사라진 민주적 선거와 평화적 정권교체 정착, 대선 결과가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 분석 등에 쏠린 눈길이라면 감지덕지일 텐데, 속사정은 그런 게 아니라 가십(gossip)과 낯뜨거운 조롱이니 씁쓸하기 그지없다. 후보자로 나선 여야 유력 인물들의 독특하고 비정상적인 이력과 캐릭터, 거기에 배우자를 둘러싼 온갖 추문과 풍설이 대부분을 장식하고 있는 연유다.

 

화제의 주역 이재명과 윤석열은 벌써 글로벌 인물로 부상했다. 정책경쟁과 국정능력에는 눈감은 치열한 네거티브도 난무하는 중이다. 그 와중에 극적으로 대비되는 두 후보의 상반되는 면모와 대처에서 우리는 한국사회의 명암과 취약한 정치현실을 읽는다. 소위 보수와 진보를 대하는 국민들의 선입견과 현실의 괴리도 적나라하게 표출되고 있음을 본다

 

이재명 후보는 ‘개천에서 용’이 된 변방 출신이다. 그는 이른바 ‘형수 욕설’과 ‘여배우 염문’ 등에 ‘대장동’ 의혹과 ‘아들 리스크’가 이어지며 고전한다. 여전히 불신의 눈으로 보는 이들도 많지만 적극적인 해명과 사과, 그리고 법원 무죄판결에 헛다리만 짚는 검찰수사까지 이어지면서 상당히 희석된 듯하다. 화전민 출신의 불우한 가정사와 역경 속의 삶에 몸부림치며 변호사와 정치인으로 입지전적 성공신화를 일군 의지와 저력이 뒤늦게 알려진 측면도 있다. 그런데 이번엔 아는 건 많은데 말이 많다 바꾸기를 잘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부유한 집안이 배경인 검사출신이다. 흔히 ‘칼잡이’라는 특수부 검사로 잔뼈가 굵어 총장까지 됐지만, 자신을 발탁한 정권과 상관에 대한 우직한 배신과 항명으로 뜻하지 않게 대선후보 반열까지 올랐다. 문제는 이른바 본인·부인·장모를 뜻하는 ‘본부장’ 리스크의 심각성이다.

본인은 검찰의 정치중립 파괴에다, 재임 중의 숱한 선택적 수사와 내 사람 봐주기에 ‘고발사주’, 법원의 ‘징계 판결’ 등 부적격 논란이 거세다, 현재 재판 중인 장모 관련 비리 의혹들에 특히 부인 김건희 문제는 양파껍질 같아서 더 심각하다. 결혼 전후의 사생활 논란과 주가 조작 연루설, 스폰서 특혜 등 이권 의혹에다, 무려 18건에 달한다는 학경력 위변조는 공소시효가 남은 범죄혐의도 나온다. 어쩌면 투표 날까지 사상 처음 부인없이 혼자만 뛰는 후보로 두고두고 회자될 지도 모르게 생겼다.

 

그런데도 “대부분은 기획이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사과에 인색하다. 이들 일가의 수많은 추한 행태에도 어떻게 대선 후보로 살아남는지가 불가사의일 정도인 한국 정치와 민도(民度)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낸다.

 

윤석열 후보의 경우 슬로건이 ‘공정과 상식, 정의’란다. 불공정과 불의한 세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솔깃한 말이지만, 스스로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사람의 외침은 공허한 말잔치요 속임수에 불과할 뿐이다.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속담도 들먹여진다. 그가 특수통 검사로 독하게 수사했던 사건들 가운데 대표적으로 호출된 2007년의 ‘신정아 사건’은 그의 처 ‘김건희 의혹’의 도플갱어이고 빼박이다. 조국 사건의 ‘표창장’문제도 들먹여진다. “정경심이 4년 징역이면 김건희는 몇 년이겠냐”는 것이다. 그래서 ‘내로남불’ 부메랑이라는 비아냥도 강하다.

 

어느 후보든 설령 당사자에게 흠결이 있고 배우자의 심각한 치부가 드러난다 해서 대통령이든 영부인이든 못할 것이야 없다. 하지만 자기 눈의 들보는 감싸안고 남의 눈의 티끌만 호되게 매질하는 허울좋은 공정과 정의라면 선량한 국민을 개 돼지 취급하고 국가권력 조차 사유물로 여길 것은 역사가 말해준다.

 

설마 그런 일은 없겠지만, 혹여라도 비리와 의혹 투성이 후보가 우매한 군중들로 인해 대통령이 된다한들 어쩌랴!. 판단과 선택은 국민의 몫이다. 혜택을 누리는 것도, 피해를 입고 눈물을 삼키는 것도 결국은 다수 국민이다.

 

그래도 하나만 강권한다. 열심히 뛰어 대통령이 되라. 다만 전제가 있다. 대권을 그렇게 쥐고 싶거든, 제발 ‘내로남불’을 시인하고 사죄하라. 가족 누구든 비리와 범죄 혐의라면 인정하고 스스로 징벌을 요구하라. 그러면 그저 나리들의 하는 꼴을 지켜보며 먹고살기에 바쁜 범생이들은 잘난 놈들 세상만사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지도 모른다.   < 김종천 시사 한겨레 편집인 >

송환법 시위 유혈진압 생중계 매체…전현직 편집국장 등 체포

편집국장 대행 수갑채워 압수수색 참관토록

 

홍콩 경찰이 29일 체제를 전복하려 했다는 혐의로 비판적 성향의 온라인 매체 <입장신문>의 편집국장 패트릭 람(가운데) 등 전·현직 간부를 체포해 연행하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지난 19일 입법의원 선거로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 체제를 출범시킨 지 불과 열흘 남짓 만에 홍콩 공안당국이 범민주 진영을 겨냥해 다시 칼을 빼 들었다.

 

29일 <홍콩 프리프레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홍콩 경찰 보안법 전담 수사팀은 이날 이른 아침 범민주파 온라인 매체 <입장신문>(영문명 스탠드뉴스)의 전·현직 간부 6명을 전격 체포했다. 이들은 영국 식민지 시절 만들어진 ‘출판물을 이용한 선동 모의’ 혐의를 받고 있다.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홍콩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죄목이다.

 

이날 체포된 이들은 패트릭 람(34) <입장신문> 편집국장 권한대행과 한달여 전 사임한 청푸이퀀(52) 전 편집국장이 포함됐다. 청 전 국장의 부인은 지난 7월 홍콩보안법 위반(외세결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찬푸이만 전 <빈과(핑궈)일보> 부사장이다. 그는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가정사’를 이유로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람 국장 대행도 이날 체포 직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언론인 출신 홍콩 시민사회 원로이자 범민주파 공민당 소속 입법의원을 지낸 변호사 마가렛 응(73)도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2019는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지난 4월 징역 12개월에 집행유예 24개월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홍콩 거리시위의 단골 손님이자 인권 운동가 겸 가수인 데니스 호(44)도 체포됐다. 이들을 포함해 이날 체포된 <입장신문> 전직 이사는 4명으로, 모두 지난달 이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날 체포작전은 치밀한 사전 준비 아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께 동시 다발적으로 이들 6명의 집에 들이 닥쳐 체포 및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경찰 병력 100여명을 동원해 카오룽반도 퀀통 지역에 자리한 이 매체 편집국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사전에 체포된 람 국장 대행이 수갑을 찬 채로 압수수색 현장을 참관하게 했다. 수색은 6시간여에 걸쳐 진행됐으며, 컴퓨터와 취재메모를 포함해 종이상자 33개 분량이 압수됐다. 경찰 쪽은 이날 ‘작전’에 투입된 병력이 2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론슨 찬 <입장신문> 부국장 겸 홍콩기자협회 회장도 이날 아침 자택에서 체포됐지만,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조사를 마친 뒤 풀려났다. 경찰 쪽은 찬 회장은 공식 체포된 게 아니라고 밝혔지만, 그의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와 기자증, 은행 카드 등을 압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찬 회장은 석방 뒤 기자들과 만나 “경찰 쪽은 구체적인 혐의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협회 활동과 관련된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콩기자협회 쪽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어 “지난 한해 수많은 언론인이 체포되고, 취재메모와 자료가 있는 언론사 편집국에 대한 압수수색이 여러 차례 이뤄진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정부는 (홍콩의 헌법 격인) 기본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79일 간 지속됐던 ‘우산혁명’이 성과 없이 막을 내린 뒤인 2014년 12월 인터넷 매체로 창간된 <입장신문>은 공안당국의 압박에 밀려 지난 6월 자진 폐간한 <빈과(핑궈)일보>와 함께 홍콩 범민주 진영을 대표하는 매체로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지난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 당시 경찰의 강경 유혈진압 현장을 실시간 생중계해 큰 반향을 부르기도 했다.

 

이 매체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지난 10월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의 탈세와 부패 실태를 폭로한 문건인 ‘판도라 페이퍼스’ 취재 과정에 홍콩 언론으론 유일하게 참여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지난 11월 초 이 매체를 올해 세계 언론 자유상 독립매체 부문 후보로 지명하기도 했다.

 

앞서 <입장신문> 쪽은 지난 6월24일 <빈과일보> 폐간 직후 기사를 제외하고 기존에 실었던 논평·칼럼 등을 누리집에서 삭제하는 등 공안당국의 탄압에 대비해왔다. 또 자발적인 유료화 회원 모집과 후원금 모금활동도 중단했다. 그럼에도 홍콩 공안당국은 <입장신문>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여왔다. 실제 크라스 탕 보안국장은 이달 초 이 매체가 홍콩 정부가 추진 중인 이른바 ‘스마트 교도소’를 중상·음해하고 있다며, “당국은 법을 위반해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그 누구라도 단호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홍콩 공안당국은 전날 홍콩보안법 위반(외세결탁 등) 혐의로 이미 기소돼 수감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홍콩 시민사회 원로 겸 <빈과일보> 창간 사주인 지미 라이(76)와 이 매체 전 현직 편집·경영직 간부 6명을 ‘출판물을 이용한 선동’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누리호 발사조사위 조사결과 발표

부력 증가로 헬륨탱크 풀려 내부 충돌

산화제 누설돼 3단 연소 조기 종료돼

내년 5월 2차발사 하반기로 연기될 듯

 

누리호 3단에 장착된 산화제탱크. 누리호 발사 실패는 이 탱크 안에 있는 헬륨탱크의 고정장치가 풀린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지난 10월21일 발사된 누리호 실패의 원인은 3단 헬륨탱크의 고정장치가 풀려 내부 구조물과 충돌하면서 산화제가 누설됐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누리호는 3단 로켓엔진이 예정보다 46초 빨리 꺼져 위성모사체가 목표한 궤도에 진입 못한 채 바다로 추락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9일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조사위)가 누리호 1차 발사 때 위성모사체가 궤도에 투입되지 못한 원인을 조사한 결과, 비행중 부력이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아 약하게 만들어진 헬륨탱크의 고정장치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풀린 것이 일차 원인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추력 7톤 엔진이 장착된 3단에는 산화제탱크와 연료탱크가 결합돼 있는데, 산화제탱크 안에는 132ℓ 용량의 고압헬륨탱크 2개가 들어 있다. 헬륨탱크는 산화제탱크 안의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산화제가 빠져나간 자리를 헬륨으로 채우는 일을 한다.

 

누리호 3단 산화제탱크 안 고압헬륨탱크와 배관 배치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조사위는 누리호 비행 중 획득한 2600여개의 텔레메트리(원격자료전송장비) 데이터를 분석해 3단 산화제탱크의 압력이 저하돼 엔진이 조기에 종료됐다는 것을 밝혀냈다. 최환석 조사위 위원장(항우연 부원장)은 “산화제탱크에는 액체산소가 들어 있는데, 그 안에 장착돼 있는 헬륨탱크의 고정장치를 설계할 때 가속도에 의해 액체산소의 부력이 상승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헬륨탱크 하나가 받는 부력은 약 482㎏(체중 80㎏의 성인 6명이 매달려 당기는 힘)인데, 구조물이 견딜 수 있는 최대 하중은 약 405㎏으로 설계됐다는 것이다. 지지력이 부력을 이기지 못하고 이탈한 헬륨탱크가 내부 구조물과 부딪혀 균열을 일으키면서 액체산소가 누설됐고 결국 3단 엔진이 조기에 꺼졌다는 게 조사위 설명이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조사위 분석을 바탕으로 곧바로 헬륨탱크 고정부와 산화제탱크 구조를 강화하는 등 기술적 보완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 5월로 예정된 누리호 2차 발사는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정책관은 “현재 누리호 개선방안은 나왔지만 구체적 일정까지 확정되지 않아 누리호의 5월 2차 발사는 어렵고 내년 하반기에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2015년 스페이스엑스 폭발도 헬륨탱크 때문…“누리호 실패도 개발 과정”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 발표 일문일답

 

지난 10월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장에서 누리호가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9일 누리호 1차 발사 때 위성모사체가 궤도에 투입하지 못한 원인을 분석한 결과, 3단 산화제탱크 안 고압헬륨탱크 지지가 풀려 내부 구조물과 충돌하면서 산화제가 누설돼 7톤 엔진이 일찍 꺼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누리호 실패 원인을 조사해온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위원장 최환석 항우연 부원장)는 이날 “조사 초기에 3단 산화제탱크의 압력이 낮아져 3단 엔진이 조기에 종료됐음을 확인한 뒤 압력 저하 원인을 찾았다. 그 결과 헬륨탱크 지지 이완을 확인하고 그 원인으로 가속에 의한 부력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 때문인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2600여개의 텔레메트리(원격자료전송장비) 자료를 분석해 △이륙 36초에 3단 탱크연결트러스와 위성어댑터에서 특이 진동 계측, 헬륨탱크에서 헬륨 누설이 시작되면서 산화제탱크 기체 압력 상승 △67.6초에 산화제탱크 기체 압력 하강 시작, 산화제탱크 상부 표면온도 급격히 하강 △115.8초에 헬륨탱크 압력 재하강, 이로 인해 3단 산화제탱크 기체 압력 재상승 등의 현상을 찾아냈다.

 

다음은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이하 권)과 최환석 조사위 위원장(이하 최),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하 고) 등의 일문일답이다.

 

―누리호 1단이 이륙 127초에 분리됐는데, 조사 결과를 보면 그 이전부터 3단 산화제탱크에서 진동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발사 이후에 진동이 누적된 것이라면 단순히 지지물 구조를 강화하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나?

 

누리호 3단 산화제탱크 안 고압헬륨탱크와 배관 배치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최) “우주발사체는 비행 중에 엔진의 진동이나 또는 공기력에 의한 진동은 필수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단 산화제탱크 안에 있는 고압헬륨탱크가 부력에 의해 이탈해 부상하는 과정에서 탱크 안에 있는 여러 가지 내부 구조물들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진동을 유발시킨 것이다. 36초, 67.6초, 115.8초에 관측된 진동이 비정상 비행을 발생시킨 원인이 아니고, 헬륨탱크가 부상하면서 부수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헬륨탱크의 역할은 무엇인가?

 

(최) “로켓의 추진제 탱크에는 연료와 산화제가 충전돼 있다. 연료와 산화제를 엔진에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탱크를 적절한 압력으로 가압해줘야 한다. 추진제가 소모되면 추진제 탱크 상부 공간의 압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동일한 압력을 유지하기 위해 헬륨가스를 이용해 탱크를 가압해준다.”

 

―부력 증가 고려가 미흡했다고 했는데, 얼마나 부족했나?

 

(최) “누리호 비행중에 최대 4.3G에 해당하는 가속도가 발생했다. 하지만 (헬륨탱크 고정장치에 대해) 1G에 해당하는 부력만 고려했다. 1단 비행중 최대가속도인 4.3G에 대한 부력을 고려하지 않은 실수가 있었다.”

 

누리호 3단에 장착된 산화제탱크 형상. 누리호 발사 실패는 이 탱크 안에 있는 헬륨탱크의 고정장치가 풀린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누리호 3단에 장착된 산화제탱크 형상. 누리호 발사 실패는 이 탱크 안에 있는 헬륨탱크의 고정장치가 풀린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액체산소에 잠겨 있는 헬륨탱크를 위로 띄우는 힘(부력)이 늘어나서 헬륨탱크의 고정장치를 흔들었다는 것인가?

 

(고) “산화제탱크 안에는 132ℓ 용량의 헬륨탱크가 2개가 장착돼 있다. 탱크 하나가 받는 부력은 약 482㎏중인데, 체중 80㎏의 성인 6명이 매달려 당기는 힘과 동일하다. 하지만 헬륨탱크에 지지를 하기 위한 구조물은 최대 약 405㎏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다. 지지력보다 큰 부력이 헬륨탱크를 부상시켜 산화제탱크 안에서 위로 떠올랐다.”

 

―누리호 발사 뒤 성공이냐, 실패냐를 두고 의견이 많다. 최종 결과를 발표한 만큼 명확한 말씀을 부탁한다.

 

(최) “누리호 1차 발사는 발사체를 개발한 뒤에 시스템의 성능을 보기 위한 시험 발사였다. 물론 국민들께서는 최초의 성공을 기대하셨겠지만 실패 자체도 개발 과정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2015년 스페이스엑스에서도 지지력을 넘어선 부력에 의해 헬륨탱크가 부상해 산화제탱크와 충돌하면서 폭발 사고로 이어졌다.”

 

―내년 5월19일로 예정된 누리호 2차 발사는 가능한가?

 

(권) “현재 ‘어떤 어떤 것을 개선하겠다’까지는 나와 있는 상황인데 구체적인 방안은 이제 찾아가는 중이다. 현재 논의한 바로는 내년 5월 2차 발사는 어려운 상황이다. (개선에) 장시간이 걸리는 것은 아니어서 내년 하반기 중에는 (2차 발사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차 발사가 미뤄지면 이후 누리호를 통한 인공위성 발사, 예를 들어 차세대 중형위성 3호 발사 등의 일정도 수정되나?

 

(고) “설계변경이 어느 정도 될지, 후속조치에 필요한 기간이 얼마나 필요할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후속일정에 대한 영향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다만 2차 발사가 조금 밀리더라도 다른 부분들을 조금 빠르게 진행하면서 3차 발사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최선을 다해 후속일정들에 지장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