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뉴스 “미국 내 북한외교관들이 수령 거부”…주유엔 북한대표부인 듯

 
 
지난 5월 당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 나온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조선중앙통신 연합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 수령을 미국에 있는 북한 외교관들이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각) 북한전문매체 엔케이(NK)뉴스는 익명을 요구한 고위급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재개를 목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낼 친서의 초안을 작성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려 한 건 1기 집권 당시 세 차례에 걸친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진행됐던 대화를 다시 시작하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친서를 전달하려는 여러 차례 시도에도 불구하고 뉴욕 맨해튼의 북한 외교관들이 수령을 거부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북한 외교관들은 이른바 ‘뉴욕 채널’로 불리는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관련 질의에 “잠재적 외교 대화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면서 백악관에 직접 문의할 것을 권했으나, 백악관 역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엔케이뉴스는 전했다.

 

이러한 보도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직접 접촉에 나섰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으나 북한이 워싱턴에 상당 기간 무반응으로 일관했던 점을 고려할 때 친서 수령을 거부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엔케이뉴스가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쪽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지 않았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김정은은 2018년이나 2019년 당시보다 트럼프를 훨씬 덜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엔케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화와 협상에 관심이 있다고 여전히 생각하지만, 이번에는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논의하고 거부했던 협상보다는 미국 쪽에 덜 매력적일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연구소의 북한 전문가 피터 워드는 과거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주고받은 친서를 공개한 것이 북한의 우려를 낳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 백악관은 매우 솔직했다”면서 “그들은 서한 자체를 포함해 많은 정보를 공개했고 트럼프는 김 위원장과의 접촉에 대해 기자들에게 거리낌 없이 이야기했다. 북한은 이번엔 문서 흔적을 남기는 데 주저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엔케이뉴스는 전했다.

 

탈북해 국내에 들어온 북한 주요 인사 중 한 명인 류현우 전 주쿠웨이트북한대사관 대사대리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알기 전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계기로 밀착한 러시아와의 관계가 냉각되지 않는 한, 북한 쪽에선 급하게 미국과의 관계를 진전시키려 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고 엔케이뉴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베트남, 같은 해 6월 판문점에서 모두 세 차례 만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 김지훈 기자 >

블룸버그 “우정 회복 가능할지 의구심”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11일(현지시각) 체코 프라하에 위치한 테슬라 매장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구에 불을 지르는 모습으로 풍자한 팻말을 세우고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연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고 조롱했던 최근의 글들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화해하고 과거의 긴밀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머스크는 11일(현지시각)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지난주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쓴 내 글들에 대해서 후회하고 있다”며 “그 글들은 너무 나갔다”는 내용의 짧은 글을 올렸다.

머스크는 지난달 말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서 물러난 뒤, 이달 초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온라인상에서 거친 언사를 쏟아내며 결별한 바 있다.

 

지난 3일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법안을 두고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썼으며, 지난 5일엔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대선에서) 졌을 것이고,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을 것이다. 이런 배은망덕은 처음 본다”고 비난한 바 있다. 지난 5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엑스에 대한 정부 계약과 보조금을 끝내겠다고 하자, 머스크도 곧바로 스페이스엑스 우주선을 퇴역시키겠다고 맞받았다.

이중 어떤 발언에 대해서 후회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이날 한 반성에 앞서서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듯한 모습을 조금씩 보여왔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 9일에는 로스앤젤레스 시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물 두 건을 자신의 엑스 계정에 공유하며 동의하는 듯한 뜻을 표시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캐런 배스 로스앤젤레스 시장이 이번 시위와 관련해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었다.

 

그는 팔로우를 취소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계정도 슬그머니 다시 팔로우했고, 트럼프의 탄핵을 요구했던 게시글이나 제프리 엡스타인 성 추문 사건에 트럼프가 연루됐다고 주장한 글도 삭제했다.

 

머스크의 발언이 나온 직후 개장 전 테슬라 주가는 2.3% 올랐다. 숀 캠벨 카멜손투자 고문 겸 자문은 로이터에 “트럼프 행정부에는 과거에 트럼프에 대해서 꽤 불쾌한 말을 했던 사람들이 있다. 트럼프와 머스크의 관계도 복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블룸버그는 “두 사람이 충돌한 정도가 너무 커서 이전에 두 사람이 가졌던 긴밀한 우정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보도했다.  < 김지훈 기자 > 

정진석-윤재순 등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위계·위력 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 등 혐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 브리핑에서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
 

경찰이 대통령실 업무 인수·인계를 회피하고 컴퓨터 파기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11일 정진석 전 비서실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사건을 서울청 광역수사단 소속 반부패수사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지난 7일 정 전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위계·위력 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정 전 비서실장 등이 “정권 교체 과정에서 법정의무인 대통령실 업무 인수·인계를 고의로 회피했다”며 “피시(PC) 및 프린터 등 대통령 업무 전자 결제 필수 장비인 전산장비와 사무 집기, 자료를 인수·인계 없이 불법적으로 파쇄하도록 지시한 후, 폐기·은닉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대통령 취임 뒤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둘러본 뒤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 필기도구를 제공해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고 황당무계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른 적법 조치를 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 김가윤 기자 >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누리집 데이터·소스코드 일부도 삭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기자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뒤 출입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컴퓨터 등 장비를 치운 데 이어, 대통령실 누리집에 관련된 데이터와 소스코드 일부까지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1일 한겨레에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 기록관 이관을 이유로 기존 누리집의 데이터와 소스코드 등 일부를 삭제했다”며 “저희끼리 알음알음 복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기록관에 관련 데이터를 요청하고, 홈페이지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자료가 제대로 남아있지 않은데다,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던 파견직 공무원들이 아직 대통령실로 복귀하지 않아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수·인계 관련 파일이 저장된 컴퓨터가 대통령실 외부망에 연결된 건지 모르고 껐다가 파일이 삭제됐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네트워크는 내부망과 외부망이 나뉘는데, 내부망과 달리 외부망에 연결된 컴퓨터는 끄는 순간 작업한 문서가 다 삭제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이런 걸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인수·인계 파일을 미리 출력해뒀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그대로 자료가 사라졌을 거라 생각하니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처음 대통령실에 들어온 날, 데스크톱에 마우스나 키보드가 없는 등 집기마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을 보고 매우 혼란스러웠다. 수기로 업무를 해야 할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대통령실 상황을 두고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 필기도구를 제공해 줄 직원마저 없다. 황당무계하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편, 이날 경찰은 대통령실 업무 인수·인계를 회피하고 컴퓨터 파기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수사에 착수했다.

시민단체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지난 7일 정 전 실장 등이 “정권 교체 과정에서 법정의무인 대통령실 업무 인수·인계를 고의로 회피했다”고 주장하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위계·위력 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 고경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