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선고 늦어질수록 사회적 불안과 혼란, 경제적 피해,

                   극우세력의 폭력 선동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광화문 농성장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도보행진을 시작하기에 앞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6일 닷새째 광화문에 집결해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주말 사이 서울과 구미 등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도보 행진을 진행한 뒤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이번 주 내로, 가장 빠른 날에 윤석열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하길 거듭 촉구한다”며 “선고가 늦어질수록 사회적 불안과 혼란, 경제적 피해, 극우세력의 폭력 선동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광화문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긴급행동 집회, 저녁에는 광화문에서 릴레이 발언도 진행했다. 민주당은 전날 광화문에서 열린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에 대규모 인파(주최쪽 추산 100만명)가 운집한 것에 고무된 분위기였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파면에 대한 압도적인 국민의뜻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제 광화문에서 확인했다”며 “헌재가 신속하게 윤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의힘 조지연,권영진,김정재,임종득,박준태 의원이 탄핵 각하를 촉구하며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

 

나경원·윤상현·이만희·구자근·장동혁·강명구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보수 기독교 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지난 15일 경북 구미시 구미역 앞에서 개최한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했다. 장동혁 의원은 이 자리에서 “헌재는 내란 몰이만 믿고 날뛰다가 황소 발에 밟혀 죽는 개구락지 신세가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11일부터 헌재 앞에서 탄핵 반대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원들의 강경 발언과 관련해 “우리 당이 민주정당인데 (발언을) 통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당의 공식 입장은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 한겨레 기민도  서영지 기자 >

조업 나갔다가 태평양서 1095㎞ 표류
바퀴벌레·새·거북 먹고 빗물 마시며 연명
“어머니, 두 살 손녀, 가족 생각으로 버텨”

 
 
태평양에서 95일간 표류하다 구조된 페루 어부 막시모 나파가 구조된 뒤 페루 파이타에서 긴급 의료 처지를 받고 있다. 페루 해군 제공/AFP 연합

 

페루의 어부가 바다에서 95일간이나 표류하다가 바퀴벌레 등으로 연명하며 생환했다.

페루의 어부 막시모 나파는 지난해 12월7일 페루 남부의 마르코나 연안에서 조업을 나갔다가 거친 날씨에 배가 표류했다. 그는 당초 2주간의 조업을 계획했는데 열흘 째부터 항로를 이탈하고는 태평양에서 표류했다. 그는 지난 11일 페루에서 1095㎞나 떨어진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그를 찾아 나선 페루 해양순찰대에 의해 구조됐다.

 

구조 당시 그는 심한 탈수증 등으로 위독한 상태였으나, 응급 처지 등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그는 로이터에 표류 도중에 “죽지 않겠다”고 다짐하고는 “바퀴벌레, 새, 그리고 내가 가장 먹기싫던 거북이까지 먹었다”고 밝혔다. 그는 표류 내내 두살 된 손녀 등 가족만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가 오면 그 비를 받아서 먹었고, 구조되기 마지막 15일전부터는 음식이 떨어져 물 이외에는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 어머니를 생각했다”며 “하나님이 나에게 또다른 삶을 주신 것에 감사한다”고 생환 소감을 밝혔다. 그의 어머니 엘레나 카스트로는 현지 언론에 가족들은 낙관적으로 생각했지만, 자신은 희망을 잃기 시작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엘레나 카스트로는 “아들의 생사와 상관없이 나에게 보내달라고 신에게 기도했다”며 “그러나 내 딸들은 결코 신념을 잃지 않고, 그가 돌아올 것이라고 나에게 계속 말했다”고 밝혔다.

 

구조된 나파는 현재 에콰도르와 접경한 파이타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곧 고향으로 돌아간다. < 정의길 기자 >

 

여당 일부에서도 조기 사퇴론 불거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4일 도쿄 국회에서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가 열리길 기다리며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AFP 연합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국회의원 15명에게 고액 상품권을 제공한 것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여당 일부에서도 조기 사퇴론이 새어 나오고 있다. 이시바 총리의 과거 정치자금 보고서 일부에 ‘엉터리 기재’가 추가로 드러나면서 궁지로 몰리고 있다. 16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도치기현 지부연합 기무라 요시후미 간사장은 이시바 총리의 ‘고액 상품권 선물’과 관련해 “말이 안 된다. 총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14일과 15일에는 니시다 쇼지, 아오야마 시게하루 자민당 참의원이 각각 “(총리가) 책임 문제에 대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며 사실상 ‘조기 퇴진론’을 언급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가 이달 초 중의원 초선 의원들과 회식 때 1인당 10만엔(980만원) 상당 상품권을 준 사실이 13일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그는 “사비로 고생한 초선 의원들을 위로하려던 것으로 위법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야당의 거센 공세뿐 아니라 여당 안에서도 비판에 직면했다.

 

자민당 일부에서는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시바 필패론’이 나오고 있다. 때마침 자민당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정치자금 문제에 그가 연루되자 ‘이시바 끌어내리기’ 움직임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다만 이런 분위기가 당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지는 않다. 마이니치신문은 자민당 한 중견 의원이 “지금 총리를 공격하면 가라앉는 건 자민당 전체”라며 자제를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모리야마 히로시 당 간사장도 “(총리의 처분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시바 총리를 대신할 확실한 인물이 눈에 띄지 않고, 6개월짜리 총리를 끌어내리려 한다는 비판에도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신문은 “공개 퇴진론 주장은 현재로서는 일부에 그치고 있다”며 “향후 여론에 따라 ‘이시바 끌어내리기’가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이날 이시바 총리 쪽이 과거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를 엉터리 기재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나오면서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가 대표로 있는 돗토리현 제1선거구 지부가 2021년 개인 기부금 132만엔(1290만원)을 받으면서 ‘개인 주소지’가 아닌 기부자가 속한 기업이나 단체 것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교도통신은 “총리 쪽이 확인을 게을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상품권 문제에 이어 총리에 대한 비판이 더 거세질 수 있다”고 풀이했다.  < 한겨레 도쿄=홍석재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