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인민해방당 지배체제 이완,  93석중 노동자당에 10석 내줘

             

10일 치러진 싱가포르 총선에서 야당인 노동자당이 약진하자 지지자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환호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 속에 치러진 싱가포르 총선에서 야당인 노동자당이 젊은층의 지지에 힘입어 약진했다. 일당 지배체제인 싱가포르 정치에 변화의 바람이 불 조짐이다.

지난 10일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인민행동당이 전체 93석 가운데 83석을 차지했고, 노동자당이 10석을 얻었다고 현지 언론 <스트레이츠 타임스>11일 보도했다.

인민행동당은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가 만든 정당이며 1965년 독립 이후 의회를 지배해왔다. 인민행동당은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지지를 몰아달라고 촉구했으나, 의석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90% 아래로 내려갔다. 득표율도 직전 총선인 2015년의 69.86%에서 8.62%포인트 떨어진 61.24%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저인 2011년 득표율(60.1%)에 가까운 것이다.

노동자당은 2011년과 2015년 총선에서 얻었던 6석보다 4석이 많은 두자릿수 의석을 얻었다. 최대 관심 선거구였던 셍캉 집단선거구(GRC)에서 20~30대 신인들을 앞세워 여당을 이긴 게 큰 힘이 됐다. 싱가포르는 말레이계나 인도계 같은 소수민족의 의회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소수민족 1인을 포함한 4~5명이 팀을 이뤄 선거를 치르고 승리한 쪽에 의석을 몰아주는 집단선거구를 소선거구와 병행하는 선거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최악의 경기침체 상황 등에 여당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유권자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리셴룽 총리도 개표 결과 발표 뒤 이번 결과는 기대했던, 강력한 권한 위임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결과는 소득 상실과 일자리에 대한 우려 등 싱가포르 국민이 이 위기에서 느끼는 고통과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앨런 총 S. 라자라트남 국제학연구소 교수는 젊은 유권자들은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탈출을 약속했는데, 노동자당에 투표해 이 약속을 확실히 이행하도록 강제하지 못할 게 뭐냐고 생각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 신기섭 기자 >

 


[칼럼] 이재용 부회장의 유니콘 리더십

 

<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은 유니콘과 같다. 사람들은 그것이 존재한다고 얘기하는데 정작 본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어쭙잖은 농담을 던진 이유는 대검 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위원회의 이런 결정에는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가 삼성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고려가 있었다고 한다. 이 부회장의 감옥행이 리더십 공백을 낳고 이것이 기업과 국민 경제에 큰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다. 이러한 인식은 매우 놀랍다. 시장에서도 반신반의하는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14명의 위원들이 보았다고 주장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나의 판단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판단 근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전혀 근거가 없지는 않다. 2000년대 초반 이 부회장은 삼성의 미래를 위해 이(e)비즈니스를 시작한다며 이(e)삼성과 그 계열사들을 설립했다.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투자는 실패했다. 물론 이 부회장은 손해를 보지 않았다. 실패로 인해 불거질 자질 논란을 피하기 위해 삼성 계열사들이 그 손실을 다 떠안았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은 이 부회장은 투자만 했을 뿐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이삼성 투자는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이었기에 성공의 공은 모두 이 부회장에게 돌려졌을 것이라는 점을. 이처럼 이 부회장에게 있어 기업경영은 마치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자신이 이기고 뒷면이 나오면 상대방이 지는 게임과도 같다. 어떤 결과이든 자신이 손해 보는 일은 없다. 과는 넘기고 공만 가져가는 리더십이다.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역할에 대한 스스로의 진단은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나왔다. 청문회에서 그는 대부분의 질문에 대해 잘 모른다는 말로 일관했다. 수사 과정도 비슷했다. 언론에 공개된 진술조서에 따르면 그는 삼성전자 부회장인데 결재를 지금까지 한번도 한 적이 없()”, “회장님께서 결재 라인에 끼워주신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는 대주주로서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았다. 마치 영국 여왕처럼.

하지만 그는 영국 여왕보다 더 신비주의에 싸여 있다. 이처럼 외부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이 부회장의 리더십은 위기 시에는 달라진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그 시기가 회사가 어려울 때가 아니라 자기가 어려울 때라는 데 있다. 평상시에는 결재조차 하지 않는다던 이 부회장은 정작 자신의 재판을 앞두고는 방진복을 입은 채 작업장을 순회하거나 공장을 방문한 대통령의 옆자리에 서서 사진을 찍는 것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러나 시장이 원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 아니다. 시장이 한 산업의 선도기업의 리더에게 바라는 것은 그 기업과 산업의 미래에 대한 식견과 전망에 대해 얘기해주는 것이다.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이 부회장이 공개된 자리에서 투자자들에게 반도체나 정보기술(IT) 산업의 비전을 밝혔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사실 이 부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가장 정확한 평가는 이미 시장에서 이루어졌다. 그가 실형을 받은 1심 판결 뒤 삼성전자의 주가는 오히려 올랐다. 반대로 집행유예가 나왔던 2심 판결 뒤 주가는 하락했다. 이는 비단 이재용 부회장에게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필자는 재벌 총수의 리더십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알아보기 위해 이창민 한양대 교수와 함께 2000년부터 2018년 사이에 유죄 판결을 받은 35명의 재벌총수와 관련된 319개 계열사의 주가 반응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총수에 대한 사법처리가 주가에 부정적인 경우는 실형이 아니라 오히려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진 경우라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는 시장이 재벌총수에 대한 실형 선고가 해당 기업의 의사결정의 공백을 가져와 기업가치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기각했음을 의미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재벌총수의 리더십은 회사에 꼭 필요한 자산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주요한 결정을 전문경영인들이 내리고 있는 현실과도 부합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총수가 부재하여도 기업과 국가 경제가 망가지는 일은 없다. 에스케이(SK) 최태원 회장이 감옥에 있었던 926일 동안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우리 경제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는 배척되어야 한다. 검찰의 신속한 기소 결정을 촉구한다.

 


메시, 라 리가 최초 ‘20-20’호날두는 3대 리그 득점왕 문턱

        

리오넬 메시가 12 레알 바야돌리드와 경기에서 아르투로 비달의 결승골을 도운 뒤 비달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33·FC바르셀로나)가 축구 역사에 또 하나의 업적을 세웠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는 새로운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메시는 12일 스페인 에스타디오 호세 소르리야에서 열린 레알 바야돌리드와 20192020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 리가)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아르투로 비달의 결승골을 도우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도움주기를 기록한 메시는 라 리가 최초로 단일 시즌 ‘20-20’(22·20도움)을 달성했다.

이날 메시는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짓는 패스를 넣었다. 전반 15분 메시는 바야돌리드 수비수를 따돌리며 재치있게 공을 비달에게 넘겼고, 비달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문 구석으로 향하는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메시는 22득점, 20도움주기로 리그 득점과 도움 부문에서 모두 선두다.

메시는 20082009시즌 이후 12시즌 연속 라 리가에서 20골 이상을 넣는 등 득점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리고 결국 이번 시즌 20도움주기까지 기록하며 해결사와 도우미의 면모를 동시에 갖춘 축구의 신임을 증명했다.

2000년대 들어 유럽 5대 리그에서 ‘20-20’을 기록한 선수는 20022003시즌 아스널의 티에리 앙리(24득점·20도움주기) 뿐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2일 열린 아탈란타와 안방 경기에서 두 번째 득점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호날두도 이날 대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호날두는 이탈리아 토리노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세리에A 32라운드 아탈란타와 안방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2골을 득점했다. 팀은 2-2로 비겼지만, 호날두는 이날 득점으로 리그 28골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인 라치오의 치로 임모빌레(29)1골 차로 추격했다.

만약 호날두가 세리에A 득점왕을 차지하면, 사상 최초로 유럽 3대 리그 득점왕에 오르게 된다. 호날두는 이미 프리미어리그(20072008)와 라 리가(20102011, 20132014, 20142015)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직 리그 일정이 6경기 남아있는 데다, 초반 부진했던 호날두가 최근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최근 6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임모빌레를 바짝 추격했다. 반대로 쫓기는 입장인 임모빌레는 앞선 3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고, 팀도 3연패를 당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다. < 이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