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감시기구 소속 독일 구조요원이 리비아 근해에서 익사한 아기 시신을 안고 있다.


올해 벌써 2500명 지중해 익사

유럽에 진입하려고 지중해를 건너다가 익사한 난민이 올해 벌써 2천500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윌리엄 스핀들러 유엔난민기구(UNHCR) 대변인은 3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실태를 밝혔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지중해에서 익사한 난민은 모두 2천51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1천855명보다 무려 35%가 증가했다.
스핀들러 대변인은 지중해 기상이 좋아지면서 난민들의 쇄도가 시작된 지난주에 숨진 이들이 무려 880명에 이른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올해 지금까지 현황을 보면 난민들의 이동이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9월 터키 해변에서 엎드려 잠자는 듯한 모습으로 발견된 세 살짜리 시리아 꼬마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모습은 전 세계 사람들을 울렸고 난민 위기의 참상을 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러나 해가 바뀌도록 난민 위기가 해결되기는커녕 더 복잡하게 꼬여가는 가운데 쿠르디를 연상시키는 익사한 난민 아기의 비극적인 사진이 또 한 차례 공개됐다. ‘죽음의 바다’가 된 지중해의 참상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 사진은 지중해 난민 구조에 나선 독일 구호단체 ‘시워치’가 유럽 당국에 난민들의 안전한 경로를 확보하도록 촉구하고자 배포했다고 주요언론이 보도했다.
사진 속에서 돌도 지나지 않았음 직한 아기는 잠을 자는 듯이 평온한 얼굴로 구조대원의 품에 가만히 안겨 있다. 이 아기는 리비아에서 출발한 나무배가 전복되는 사고로 숨진 45명 중 하나다.



[한마당] 카인의 제사와 토론토의 5.18

● 칼럼 2016. 5. 31. 19:31 Posted by SisaHan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논란으로 무거운 분위기 속에 열린 광주 망월동 민주묘지의 5.18민주화운동 제36주년 기념식은 예상대로 ‘카인의 제사’였다. 제창을 무산시킨 ‘고집불통’ 보훈처장은 희생자 유족들에게 떠밀려 행사장에서 쫓겨났다. 그가 빈정대는 듯 웃음을 띠며 현장을 떠난 뒤, 국무총리는 미사여구로 가득찬 기념사를 읽었다. 나라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꿈 같은 이야기들을 ‘5.18정신의 승화’라는 말로 포장해 의미없이 읽고 있는 그의 얼굴은 마치 로봇 같았다고나 할까.
광주 현지의 보훈지청장이 읽은 경과보고라는 것도 5.18 실상과는 거리가 먼 하나의 사건묘사에 불과했다. 계엄군의 살상과 발포는 간 곳 없이 군과 민간인이 공연히 대치하다 벌어진 불상사처럼 두루뭉수리 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공연’으로 소개된 식순에서 합창단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희극-, 참석자들이 일어나 따라 부를 때, 국무총리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무표정하게 정면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합창이 끝나자 마자 “이상으로~” 식을 마친다는 사회자의 선언으로, 그렇게 정부 주관 5.18기념식은 단 20분만에 지극히 간단하고 허망하게 마무리 됐다. 사람들이 “이게 무슨 기념식을 이야” 라고 외쳤으니 역시 ‘카인의 제사’였는데, 총리와 정부인사들은 못들은 체 총총 걸음으로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사법적으로도 이미 결론이 난 민주항쟁이고 국가기념일이다, 불의한 쿠데타 무리들이 권력찬탈과 학살범죄가 명백히 입증돼 단죄를 받았는데도, 극우보수가 설치자 그에 편승해 슬금슬금 되살아났다. 5.18을 부정하고 인정하기 싫은데서 나아가 아예 깔아 뭉개려는 작태까지 보인다. “나는 광주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온 쿠데타 주역은 이제 기억상실의 치매경지에 접어들었다고 치자. 그들과 같은 뿌리임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인지, 현 정부도 5.18에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 국가기념일 행사는 어쩔 수 없이 주관하지만, 적당히 지워버리고 싶은 그들의 숨은 뜻을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그저 핑계요 곁가지일 뿐이다. 노래하나 부르냐 못부르냐는 차원이 아닌, 바로 5.18 자체를 수용하기 싫다는 가해 세력의 정면 도전에 다름 아니다.


이른바 보수정권 10년에,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는 친일 희석과 이승만·박정희 찬양, 국정교과서 강행, 그리고 군위안부 졸속 합의 등에 이어 5.18 물타기 라는 ‘거꾸로 시리즈’의 종결편으로 내닫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워싱턴 주재 대사관 등 일부를 제외한) 해외 한국공관들의 5.18 기념식 외면까지…. 참 비겁하고 저열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토론토의 5.18은 우리에게 위안과 자부심을 안겨 주었다. 일찍이 유신독재 당시부터 조국의 민주화를 외치며 성원했던 원로들이 올해 ‘5,18 민주화운동기념회’의 얼굴로 등장해 기념식 주관단체로 무게감을 갖춰 주었다. 캐나다연합교회 총회장을 지낸 이상철 목사가 고문을 맡아 기념식장에 좌정했고, 윤택순 21대 한인회장과 김병권 전 민주평통 회장이 이기석 한인회장과 함께 공동위원장으로 나섰다. 특히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전하며 감격과 회한으로 목이 메인 윤택순 전 회장은 가슴에 간직해왔던 토론토와 캐나다 동포들의 조국 민주화 투쟁사를 생생히 전해 기념식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윤 전 회장은 1980년 5월 광주항쟁의 학살장면을 당시 TV에서 보고 동포들이 분기탱천해 규탄시위를 하고 기금을 모아 피해자들에게 전했던 일과 추도식을 가졌던 일 등 활동상을 모두 기억해 들려주었다. 당시 조직된 광주의거 추도회와 뒤이은 기념사업회 회장을 자신이 맡았었기에 더욱 뇌리에 선명히 남았을 기록들이다. 눈물을 훔치며 몇차례 말을 잇지 못한 그는 당시 참여했던 단체들 이름과 동지들을 한명 한명 거명하다 끝내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분들이 정말 애석하다”며 오열해, 숙연히 듣고있던 참석자들이 박수로 위로하는 감동적 장면이 이어졌다. 정봉희 시인의 가슴 뜨거운 창작 추모시 낭송과 금국향 무용가의 살풀이 춤, 그리고 의기충천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까지. “한국에서 열린 정부 주최 기념식보다 훨씬 뜻깊고 감명깊은 기념행사였다” 어느 참석자가 밝힌 소감 그대로, 정말 그랬다. 선배 한인들의 자랑스런 발자취를 되새기며 캐나다 한인으로서의 자긍심도 부풀린 토론토의 5.18 기념식. 그래서 자리를 같이한 보수단체 임원들도 “행사가 좋았다”고 입을 모았던 것일 게다.
올해 모처럼 ‘임석’했던 총영사관 영사는 어떤 보고서를 올렸을까?


< 김종천 편집인 >



12년째 이민목회를 하고 있는 나는 늘 부모님에게는 불효자였다. 어느 날 이 막내아들이 너무나 보고 싶어 기다리다 지쳐 와 보시지도 못한 토론토에 와 보셨다고 마지막 통화를 했던 그 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병원에 입원해 계신지 3년, 아버지마저 건강이 좋지 않으시다는 연락을 받고 살아 생전에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정성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지난 4월 중순 보름간 휴가를 내어 한국을 다녀왔다.

가기 전부터 부모님을 뵙는 다는 마음에 설레어 출발하고 도착하기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는데도 피곤하지 않았다. 다음날로 아버지를 만나 뵈니 생각한 것 보다 더 연약해져 계셨다. 12년 만에 처음으로 아버지를 모시고 목욕탕에 같이 가서 등도 밀어드리고 부자의 정을 나눴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계신 요양병원을 찾았다. 한 병실에 여섯 분의 어르신들이 계셨는데 너무나 여윈 나머지 나는 우리 어머니를 찾지 못했다. 아버지께서 어머니 곁에 가셨는데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눈에는 눈물이 고여 흘러 내렸지만 어머니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셨고, 그런 어머니는 옆에서 식사로 시중을 들고 있는 나의 손을 만지작 만지작 하시며 그저 웃으신다. 어찌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찾아뵙지 못했던가? 하는 자책을 하면서 한국을 떠나 타국에서 목회를 한다는 이유로 형제들에게 부모님을 맡기다시피 하면서 그때 마다 나는 목회자로 하나님께 바쳐진 자라하며 스스로 위로해 왔다.


보름간의 일정을 부모님과 함께 지내면서 아쉽지만 돌아와야 할 일정이 되어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막내아들의 손을 잡고 당부하시는 아버지의 말씀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어서 가거라 씩씩하게 가서 열심히 목회를 해라” 아버지의 격려와 아무런 의미없는 어머니의 미소를 받고 불효자는 다시금 목회의 현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해마다 5월은 가정의 달로 교회들 마다 가정의 소중함을 외친다. 이 오월 가정의 달은 나에게 특별한 시간으로 마주친다. 아버지의 부탁처럼 내 삶에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주어진 사명과 책임, 그리고 교회 안에 계신 어르신들을 온전히 섬겨 하나님의 사랑을 온세상에 전하는 것이 나의 사명임을 다짐한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 지근혁 목사 - 온세상 장로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