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여권 인사 인용해 계엄 전 행태 보도
“윤, 총선 전후 술자리서 ‘계엄’ 자주 언급”
극우 유튜브 시청 말라는 주변 권고에는 ‘큰소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0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제22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만찬을 마친 뒤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10 총선 전후로 회식자리에서 “계엄령”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이번 정부 전직 관료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이즈음 윤 대통령은 술자리에서 소폭을 20잔씩 마시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이 7일 윤석열 정부의 전직 각료를 인용한 보도를 보면, 윤 대통령은 총선을 앞둔 지난 4월께부터 이미 식사 자리에서 주변에 ‘계엄령'이란 말을 자주 입에 올렸다고 한다. 해당 전직 각료는 “윤 대통령이 스트레스가 너무 쌓인 끝에 하는 농담 정도로 생각했다”고 신문에 말했다.

 

얼차려를 받다 숨진 훈련병 영결식이 열린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은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술자리를 가졌다. 에스엔에스 갈무리

 

그동안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았던 구체적인 술자리 행태들도 언급됐다. 대통령과 여러 차례 식사를 한 적이 있는 이 인사에 따르면, 대통령이 술자리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빈도와 강도가 높아졌다. 특히 술이 돌기 시작하면 주로 야당 쪽을 상대로 비판을 하다가, 종종 여당 정치인들을 흉보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이 인사는 “보통 (다른 사람들은) 소주와 맥주를 컵에 반정도 따르는데, 대통령은 잔이 넘칠 듯이 술을 가득 따른다. 그렇게 해서 (술자리마다) 항상 20잔 정도를 들이 마셨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의 한 ‘외교 브레인’에 따르면, 이런 술자리가 종종 새벽까지 계속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통령 전용 시설에 대한 경비를 담당하는 이들로부터 장시간 근무에 대한 푸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알려진대로 윤 대통령이 극우 성향 유튜버 방송에 심취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 대통령의 측근 가운에 한명은 이 신문에 “(윤 대통령이 자주 쓰는) ‘반국가세력’이라는 단어는 정치인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말이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이 쓰는 단어들이 극우 유튜버들의 표현을 따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지지율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독단적인 정부 운영에 대해 보수 언론들까지 비판에 나서자 일종의 도피처로 극우 유튜버 방송에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주변의 일부 인사들이 “유튜브만 보지 말고 주요 언론들의 논조에 관심을 기울여 여론 동향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윤 대통령이 귀담아 듣지 않고 오히려 큰 소리를 쳤다고도 한다.

 

12·3 내란 사태 이후 여당 일부에서는 윤 대통령에 대한 싸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여당 관계자는 이 신문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정치인의 활동을 금지하려 했다”며 “(여당 정치인이라도) 윤 대통령을 적극 응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 한겨레 도쿄 홍석재 특파원 >

숙대 연구윤리위, 김 씨에게만 결과 통보
“30일 안에 이의신청 받아 최종 결과 발표”

 
김건희 여사가 2021년 12월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의 석사 논문 표절 조사를 3년 가까이 묵혀 온 숙명여자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연구윤리위)가 최근 표절 여부에 대한 잠정 결론을 내고 이를 김 씨에게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표절로 판정됐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연구윤리위가 처음 문제를 제기한 숙명민주동문회에 결론을 공개하지 않아 숙명민주동문회가 반발하고 있다.

 

숙명여대와 숙명민주동문회 설명을 7일 종합하면, 연구윤리위는 지난 3일 김건희 논문 표절 의혹을 제보한 숙명민주동문회 쪽에 ‘연구부정행위 제보 건 조사 경과사항 안내’ 전자우편을 보내 “본조사위원회의 조사 절차를 심의했고 본조사 결과를 확정해 피조사자에게 결과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김 씨의 석사 논문 표절 여부에 대한 자체 결론을 냈으며, 그 결과를 김 씨에게 보냈다는 얘기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30일 안에 (김건희의) 이의신청이 있다면 다시 연구윤리위 회의가 개최되고 그 결과를 반영해 최종 결과를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만일 이의신청이 없다면 본조사 결론 그대로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숙명여대는 김 씨의 미술교육학 석사 논문(‘파울 클레의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을 놓고 표절 논란이 일자 2022년 2월 예비조사를 시작한 뒤, 같은 해 12월 본조사에 착수했다. 규정상 본조사는 예비조사 결과 승인 뒤 30일 안에 착수하고 시작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완료하게 돼 있는데, 본 조사 기간만 2년, 예비조사를 포함하면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 것이다. 이에 학내 반발이 지속했고, 지난해 6월엔 ‘김건희 논문 검증 진상 규명’을 약속한 문시연 총장이 당선됐다. 이후 연구윤리위도 새로 구성됐다.

 

대학본부와 숙명민주동문회 쪽에도 연구윤리위의 조사 결과가 표절인지 아닌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숙명민주동문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사결과를 확정해 제보자와 피조사자에게 통보한다’는 연구윤리위 규정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다만 조사 결과는 ‘표절’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숙명민주동문회와 교수들이 2022년 8월 자체적으로 표절 여부를 조사한 결과, 김건희 논문의 표절률은 최대 54.9%였다.

 

김건희 씨는 숙명여대 석사 논문 외에도, 국민대 대학원 박사과정 재학 시절 논문에서도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로 표기하는 등 부실·표절 의혹이 일었다. 국민대는 2022년 8월 “부적절한 논문이라고 판단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당시 관행, 심사 자료 유실 등을 들어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 한겨레 김가윤 기자 >

나승민 신원보안실장, 임기제 진급 후 동일계급 2년 연장... 추미애 "여인형과의 관계 밝혀야"

 

나승민 방첩사 신원보안실장(육군 대령)이 지난해 12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12.3 윤석열 내란 사태의 핵심인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에서 비상계엄 3개월 전 "육군 최초"의 인사를 단행해 핵심 간부의 임기가 2년 연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으로부터 내란 관여 의혹을 받는 해당 인물은 수사기관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조사받은 바 있다.

<오마이뉴스>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 등을 종합하면, 나승민 방첩사 신원보안실장(대령)은 2023년 1월 1일 '임기제 진급'를 통해 대령으로 승진해 2024년 12월 31일 전역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국방부는 2024년 8월 28일 그를 대령으로 그대로 둔 채 임기 연장(2026년 12월 31일까지)을 결정했다.

임기제 진급은 복무를 마쳤으나 진급하지 못한 영관급 장교 이상을 전문인력 필요 분야에서 진급시키는 제도다(군인사법 제24조의 2). 이 제도로 진급한 군인 대부분은 추가로 진급하지 않는 이상 임기(2년)가 끝나면 전역한다.

추미애 "신원보안실, 방첩사 핵심"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지난해 12월 9일 오전부터 경기도 과천 소재 국군방첩사령부 등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국군방첩사령부. ⓒ 연합


국방부가 추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나 실장처럼 '임기제 진급 후 동일 계급으로 임기가 연장된 사례'는 육군에선 최초, 전군에선 세 번째다. 육군 외엔 해병대에서 ▲ 해병대 군수병과 통합에 따른 대령 복무관리(2018년) ▲ 해병대 핵심무기체계 사업관리(2021년)를 사유로 임기제 대령 2명의 임기를 동일 계급으로 2년 더 연장했다.

추 의원은 "임기제 진급은 해당 인원 말고 대안이 없을 때 사용되는데, (육군에 비해) 소수인 해병도 동일계급 임기제 진급은 2건에 불과하다"며 "굉장히 이례적인 인사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그가 실장으로 있는 신원보안실은 장군 인사 등을 위한 세평 취합과 군의 부대 전복 감시 기능을 하는 핵심 부서"라며 "(수사기관은) 나 실장이 12.3 윤석열 내란 사태와 관련해 어디까지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에게 보고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첩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핵심관계자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동일 계급 임기제 연장은 방첩사 창설 이래 처음인데 나 실장이 얼마나 큰 공을 세웠기에 그러한 인사를 단행했는지 의문"이라며 "특혜 중의 특혜인 인사"라고 전했다.

이어 "여 전 사령관이 2023년 11월 부임한 뒤 나 실장을 수시로 불렀고, 나 실장은 '사령관실에서 살다시피' 들락날락했다. 보고도 수시로 이뤄졌다"며 "내부에서는 신원보안실이 계엄 관련 중요 문서 작성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파다하다"고 강조했다(관련기사 : [단독] 방첩사 '신원검증' 라인, 충암파 또 있었다 https://omn.kr/2bijs).

국방부는 나 실장 임기 연장 결정 당시 "대통령 임명직위 인사검증 및 신원보안 분야 전문가이고, 신원정보시스템 효율화 및 고도화 사업 핵심 인력"이라는 점을 사유로 내세운 바 있다.

한편 나 실장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박근혜 정부 계엄 문건 핵심 인물)의 비서실 근무 이력 등으로 진급 심사에서 여러 차례 떨어졌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임기제 진급으로 대령 계급장을 달았다.          < 오마이 김화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