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 실패, 측근 돈 선거수사 등 아베 정권의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유권자의 약 70%가 아베 총리 임기 연장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 여론이 계속 악화되면서 자민당 안에서는 중의원 조기 해산 가능성에 대한 발언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20~21일 전국 유권자 20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3일 보도한 유무선 전화 여론 조사에서, 총재를 세 번 연속 맡은 아베 총리가 한 차례 더 총재를 하는 것에 대해 69%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은 19%에 그쳤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임기 연장에 반대하는 사람이 절반 이상(54%)으로 나타났다. 의원 내각제인 일본에선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다. 아베 총리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한 때 ‘4연임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가 치솟던 아베 총리의 정치적 영향력이 최근 여러 악재로 회복하기 힘든 수준까지 추락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 자민당 총재 후보군 중에선 아베 총리의 정치적 맞수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31%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아베 총리가 후계자로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진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은 4%에 그쳤다.

여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중의원 해산 가능성마저 관측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중의원 해산으로 정치적 위기를 돌파했던 전례가 여러번 있어서다. 자민당의 모리야마 유타카 국회 대책 위원장은 지난 20올해 어쩌면 중의원 선거가 있을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은 최근 <지지통신> 인터뷰에서 가을 이후 경제대책을 발표하는 동시에 중의원 해산을 할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도 지난 20일 인터넷 방송에서 해산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정치를 해 나가기 위해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고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여지를 남겼다.

중의원 해산에 대한 당내 우려의 목소리도 강하다. 아직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속에서 중의원을 해산할 경우 여론의 비판이 자민당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 가와이 부부의 돈 선거의혹 등 악재가 계속되는데 특단의 대책 없이 선거를 할 경우 자민당은 참패라는 내부 비판도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야당도 적극 움직이고 있다. 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지난 20이르면 오봉 연휴(일본의 추석으로 815일 전후)가 끝난 후 해산한다고 생각하고 있다최고 속도로 선거 준비를 하도록 당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 김소연 기자 >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 나타난 강경매파 볼턴의 행적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북-미 회담 주요 고빗사위마다 한반도 평화와 대화의 물꼬를 틀어막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는 남북 화해에 재를 뿌리려는 일본 정부의 입장과 일치하는 미국 초강경 매파의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볼턴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북-미 비핵화 회담에 관해 처음부터 지극히 부정적인 태도를 숨기지 않는다. 회고록에서 그는 모든 외교적 춤판은 한국이 만든 것이었고, 이는 김정은이나 우리의 진지한 전략보다는 한국의 통일 의제에 더 연관된 것이었다라고 썼다. -미 관계 개선 자체가 미국의 전략에 부합하지 않은 데다, 의제 자체도 문 대통령에게 선점당했다는 불쾌한 시각을 나타낸 것이다. 그는 북한이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행동 대 행동 방식의 접근은 소용없다는 야치 쇼타로 당시 일본 국가안보국장의 시각과 자신의 시각이 비슷했다고 기술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며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미 3차 정상회담을 권유한 것에 관해 내가 나중에 한-미 정상 통화를 거의 죽을 뻔한 경험이라고 하자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사우디에서 대화를 듣던 중 심장마비가 왔다고 답했다고 적었다. 남북, -미 대화 자체에 냉소적이며 극도의 거부 반응을 보인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이 여러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무산시키려 적극적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2018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전 북-미 선발대 접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문 대통령 방미 전에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트위터에 올리도록 건의했다라고 적었다. 그의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하면서 실제 이뤄지진 않았다.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뒤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을 무산시키려는 그의 시도는 이어졌다. 볼턴 전 보좌관은 김정은이 20188월부터 연애편지라고 불리는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 곧 만나자고 제의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을 서둘렀다. 9월에는 김정은을 백악관에 초청하려 했다라면서 나는 트럼프에게 하찮은 나라 독재자가 쓴 편지이며, 그가 폼페이오 (국무장관)를 만날 때까지 당신(트럼프)과 만날 자격이 없다라고 말했다고 썼다. 이어 하지만 트럼프는 당신은 왜 그렇게 적대감이 많으냐며 폼페이오에게 11월 중간선거 뒤 김정은을 만날 테니 전화를 걸어 요청하라고 했다고 적었다.

2019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는 데도 볼턴 전 보좌관은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우선 그는 스티븐 비건 당시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과 협상 끝에 마련한 합의문 초안을 보이콧했다. 그는 나는 비건 대표가 만든 합의문 초안을 보이콧했다라며 하노이로 가는 중에 후커 보좌관에게 초안을 받았다. 미국 쪽의 사전 양보만 열거한 채 대가로 북한 쪽으로부터는 모호한 비핵화 성명만 넣은 것이었다. (나는) 펜스 부통령과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 등에게 연락해 이를 채택하지 못하게 사전 작업까지 했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국무부 협상팀이 합의에 대한 열의와 홍보에 너무 도취해 통제 불능에 빠졌다고 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장을 박차고 나올 수도 있다는 선택지도 미리 주입했다. 그는 나는 하노이에서 예기치 못한 양보를 막기 위해, 레이건 대통령이 (1986년 소련 고르바초프와의) 레이캬비크 회담에서 회담장을 박차고 나온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썼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을 본 뒤 내가 유리한 입장이니 서둘 필요가 없다. 회담장을 걸어나갈 수 있다고 말해 나는 크게 안도했다라고 덧붙였다. -미 합의가 이뤄질까봐 조마조마했다는 심정을 노골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나아가 볼턴 전 보좌관은 북-미 회담장에서도 북한 핵미사일과 탄도미사일, 생화학 무기 전부에 대한 기본적인 신고부터 필요하다라고 끼어들며 어깃장을 놨다. 사전 합의에 없던 탄도미사일과 생화학 무기 신고 요구는 회담이 결렬되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결국 당시 러시아 스캔들로 인한 코언 청문회에 온통 정신이 팔려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의 바람대로 회담을 결렬시켰다. 볼턴 전 보좌관은 회담 전에도 핵 포기 뒤 정권이 붕괴한 리비아 모델을 거론하며 북한의 거부감을 자극해 회담 자체를 무산시키려 했다.

회고록을 본 한 청와대 관계자는 볼턴이 한반도 평화의 훼방꾼 구실을 한 것이 회고록을 통해 드러났다. 왜 문 대통령이 정상 간 톱 다운 방식을 강조했는지 알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성연철 기자 >

누가 대통령이고 누가 보좌관인지 잊은 강경매파존 볼턴

별난 고용주에 해고당한 별난 직원볼턴, 꼬리가 몸통 행세하려다 불거진 파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밑에서 일했던 존 볼턴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펴낸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 백악관 회고록> 파장의 본질이다. 워싱턴을 드나드는 수많은 외교안보 전문가 중의 하나일뿐인 존 볼턴이라는 사람이 미국 대외정책에 관련한 불변의 진리를 대표한다고 행세하다가, ‘고용주인 대통령에게 퇴짜를 맞은 사건이다. 워싱턴에서 고용주인 대통령이 직원인 각료나 보좌관들을 해고하는 일은 다반사이다. 이번 사태의 비극은 볼턴이라는 직원과 트럼프라는 고용주 모두가 아주 유별난 캐릭터여서, 결과적으로는 만나서는 안 될 조합이었다는 것이다.

청년시절 이중적 행태베트남전 지지하며 참전 고의 회피

볼턴은 1948년 볼티모어의 소방수였던 아버지와 평범한 전업주부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노동자 계급의 아들로 성장했다. 노동자 계급 출신이었으나, 백인 중하류층의 보수성향이 압도적이었다. 고교생이었던 1964년 미국 신보수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배리 골드워터의 대선에 선거운동원으로 참여했다.

예일대와 그 로스쿨을 다닌 볼턴은 재학중 절정에 오른 베트남전쟁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베트남전의 지지자였지만, 베트남전에는 참전하지 않으려고 병역을 교묘하게 회피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 볼턴은 현역 징집대상이 되자, 주방위군에 입대했다. 자신에 대한 징집 효력이 만료될 때까지 4년이나 주방위군으로 근무했다.

훗날 예일대 졸업 25주년 재상봉 행사 기념 서적에서 그는 동남아시아의 논에서 죽고 싶지 않았음을 고백한다며 자신이 베트남전 참전을 의도적으로 회피했음을 인정했다. “베트남전은 이미 지고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베트남전 참전 회피가 문제가 되자, 2007년에 한 인터뷰에서 “1970년에 내가 졸업할 때쯤, 베트남전 반대자들이 우리가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했다는 점이 나에게 명백했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베트남전 참전 기피를 반전론자 책임으로 돌렸다. 그는 2007년 펴낸 자서전 <항복은 선택지가 아니다>에서도 의회의 반전세력들이 적에게 돌려줄 영토를 얻기 위해 죽는 것은 나에게는 터무니없이 보였다고도 말했다.

트럼프가 볼턴을 기용하고 자른 내막

회고록에는 우리가 살펴봐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첫째, 트럼프가 왜 볼턴이라는 워싱턴의 강경매파 비주류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기용했는지다.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층에 어필할 대외정책의 총대를 메는데 볼턴이 필요했고, 이용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이란과의 핵협정 파기,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비 증액 압박, 러시아와의 중거리핵협정 연장 포기를 통한 핵무기 증강 등이다. 워싱턴에서 볼턴은 이 사안들을 가장 강력히 주장하던 인사였고, 트럼프는 자신의 의제를 관철하는데 볼턴을 이용했다.

둘째, 트럼프가 어떻게 볼턴과 척을 지고는 그를 잘라버리게 됐느냐는 것이다. 결정적인 대목이 북-미 협상이다. 북한에 대해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를 가해서 리비아식 핵포기를 주장하던 볼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협상하려던 트럼프에게 사사건건 제동을 걸었다. 다른 대외정책 사안과는 달리 북-미 협상에서 트럼프는 국가안보보좌관인 볼턴에게 협조를 받기는커녕 발목을 붙들렸고, 이는 결국 북-미 협상이 좌초되는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미 협상 좌초와 관련해 볼턴은 트럼프의 즉흥성을 김정은이 이용한 결과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세계관이 근본적으로 다름을 드러내는 사안이다. 트럼프는 기존 동맹국과의 관계 강화보다는 적성국와의 타협을 통해 미국의 역할과 부담을 줄이는 대외정책 철학을 지니고 있고, -미 협상을 통해 그 점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문제는 트럼프가 이런 철학을 관철하는데 즉흥적이고, 자신의 정치적 동기에 이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반면, 볼턴은 동맹국들을 종속시키고 적성국들을 최대한 압박해야 한다는 미국 중심주의 세계관의 끝판왕적인 견해를 대표한다. 두 사람 모두 미국 중심주의이기는 하다. 그러나 트럼프의 미국 중심주의는 다른 나라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책임회피를 통한 이기주의, 볼턴의 미국 중심주의는 다른 나라에 대한 끝없는 힘의 과시를 통한 팽창주의.

트럼프, 워싱턴 주류 협조 실패하자 볼턴으로 선회

회고록은 트럼프 행정부 초기 트럼프를 견제하고 행정부의 중심을 잡았다는 이른바 어른들의 축’(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라인스 프리버스 및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국정 경험이 있던 보수적 주류 인사들)에 대한 평가로 시작한다.

트럼프의 궤적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은 잘못됐다. 지적인 게으름뱅이들에게 매력적인 이 수용된 진실은 트럼프는 언제나 기이하나, 그의 첫 15개월 동안은 자신의 새로운 장소가 낯설어서 어른들의 축에 의해 견제되어 행동하기를 주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가고 트럼프가 스스로에 대해 더 자신하게 되면서, ‘어른들의 축은 떠나고, 일들은 산산조각나고, 트럼프는 예스맨들에 의해 둘러쌓였다. 이 가설의 조각들은 사실이나, 전반적인 그림은 단순하다. 어른들의 축은 많은 점에서 지속적인 문제들을 야기했다. 그들이 트럼프를 성공적으로 관리했기 때문이 아니라 () 그들이 정확히 그 반대로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질서를 세우지 못했고, 그들이 했던 일들은 명백히 자신들을 위한 것이고 트럼프의 매우 명백한 목적들을 공개적으로 일축해서 이미 의심에 가득찬 트럼프의 마음 상태를 부추켰고, 나중에 들어온 사람들이 대통령과의 정당한 정책을 교환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렇게 운을 떼며 회고록을 시작한 볼턴은 트럼프 행정부의 조각 등 초기부터 자신이 국무장관, 그리고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유력하게 물망에 올랐으나, 이들 어른들의 축에 속하는 이들에 의해 좌초됐다는 주장과 사연을 전한다. 볼턴은 애초에 초대 국무장관으로 자신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틸러슨에게 밀린 사연을 이렇게 전한다.

트럼프는 121일 제임스 매티스를 국방장관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국무장관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계속됐다. 다음날 나는 트럼프타워에 도착해 로비에서 그를 기다렸다. 대통령 당선자는 스케줄이 늘어지는 것이 전형적이었는데,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이 그의 사무실에서 나왔다. 나중에 나는 게이츠가 렉스 틸러슨을 에너지 장관이나 국무장관으로 로비하려고 거기에 왔다고 추측하게 됐다 () 나는 마침내 트럼프의 사무실에 들어가 1시간 이상이나 만났고, 라인스 프리버스(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와 스티브 배넌(전략고문 내정자)도 동석했다 () 내가 국무부가 효과적인 정책수단이 되려면 문화적 혁명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자 이제 우리가 이 지점에서 국무장관을 토론하는 거지, 그런데 당신은 부장관에 관심이 있어?’라고 물었다. 나는 그런 차원에서는 국무부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고 설명하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초대 국무장관으로 틸러슨을 지명했다. 이는 볼턴이 설명한대로 게이츠의 추천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게이츠는 워싱턴 외교안보 서클에서 가장 표준적인 주류 의견을 대표하는 인사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정부를 넘나들며 국방장관과 중앙정보국장을 거듭 지낸 인사다. 트럼프가 게이츠의 추천을 받아 틸러슨을 국무장관으로 기용한 것은, 그가 애초에는 워싱턴 외교안보 주류들의 지지와 협력을 추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지난해 417(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코럴 게이블스에서 연설하는 모습. 볼턴 보좌관은 이날 &lt;블룸버그&gt; 인터뷰에서 미국이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으로부터 무엇을 보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진정한 징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트럼프와 볼턴, 북한 놓고 애초부터 동상이몽

트럼프에게 볼턴은 처음부터 필요한 장식품에 불과했다. 틸러슨이 국무장관으로 임명되고, 국가안보보좌관이 된 마이크 플린이 곧 낙마한 뒤에 볼턴은 트럼프 쪽으로부터 국무부 부장관이나 백악관 고문 등으로 같이 일하자는 제의를 계속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볼턴은 트럼프나 백악관 참모들로부터 자문을 받고는 대외정책에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른바 어른들의 축이 반대하던 의견들이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이란과의 핵협정 파기 등을 트럼프에게 설명하고 제안해 트럼프로부터 격찬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가 전해들었거나, 트럼프로부터 직접 들은 자신에 대한 평가들이다.

나는 정말로 볼턴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아주 훌륭해, 존은 마치 텔레비전에서 말하는 것처럼 말해, 계속 듣게 돼. 나는 아주 좋아.” “맞아, 꼭 나와 같아. 사람들은 나를 좋아하거나 미워하지. 존과 나는 그 점에서 똑같아.”

볼턴에 대한 트럼프의 칭찬은 대외정책에서 주류적 의견을 대변하는 어른들의 축과의 이견이 깊어지는 것과 궤를 같이했다. 이는 트럼프가 자신의 의제를 관철할 수단으로 볼턴이 필요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볼턴 역시 이를 알고는 있었다.

나는 트럼프가 그들에게 말한 것은 그를 행정부로 데려와서, 텔레비전에서 우리를 옹호할 수 있게 해라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건 내가 의도하던 마지막 일이다.”

볼턴 역시 트럼프가 자신을 이용하려던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국가안보보좌관 직을 열망하고 덥썩 물었다는 데에 파국의 근본적 원인이 있다. 특히, 이 파국을 몰고온 북한 문제는 그의 안보보좌관 직을 임명하는 마지막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다. 2018321일 볼턴은 트럼프로부터 전화를 받고는 백악관에서 아마 가장 강력한 자리를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는 말을 들었다. 다음날 볼턴은 트럼프를 만났다.

우리는 또다른 인터뷰로 보이는 것을 시작했고, 이란과 북한에 대해 얘기했다 () 적어도 그는 이란과의 협정에서 나오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다가오는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거의 말을 안 했다. 내가 읽기가 어려운 생략이었다

볼턴의 안보보좌관 직무는 이렇게 시작됐다. 시작부터 북한 문제를 폭탄으로 안고서 시작된 것이다. 북한 문제는 볼턴에게는 과거 워싱턴에서 자신의 경력을 가른 사안이었는데, 또다시 그런 폭탄이 될 거라고는 트럼프나 볼턴이나 예상 못 했다. 이를 알려면 시계를 17년 전으로 돌려야 한다.

볼턴, 유엔대사 낙마한 북한과의 악연

200382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존 볼턴 당시 미국 국무부 차관을 인간쓰레기, 피에 주린 흡혈귀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볼턴의 북한 체제 비난에 대한 맞대응이었다. 이 사건으로 볼턴은 워싱턴의 외교안보 주류 진영에서 강경 매파로 낙인찍히며, 몰락해갔다. 나중에 유엔 대사로 임명될 때에도 걸림돌로 작용하는 악연의 시작이었다.

당시 조지 부시 행정부의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이던 볼턴은 그해 731일 서울을 방문해 동아시아연구원 주최 강연회에서 기로에 선 독재정권이라는 강연을 통해 북한 정권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김정일은 평양에서 왕족같은 삶을 살면서도, 수만명의 주민들을 수용소에 가두고 수백만의 주민들은 비참한 가난에 처하게 했다북한의 많은 주민들에게 삶은 지옥같은 악몽이라고 비난했다.

공교롭게도 그날은 북한이 6자회담 재개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미 국무부가 발표한 날이었다. 국무부는 볼턴 차관이 새로운 사태 진전을 알지 못했다며 그와 거리두기를 했다.

이틀 뒤 북한 <조선중앙통신>미 행정부의 관리라고 하는 자의 입에서 이런 망발이 거리낌 없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 미국이 우리와 회담을 하자는 진의 자체가 의심스러워진다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문제가 결정되는 회담의 중요성으로 보나 인간존엄의 견지에서 볼 때도 이 회담에 인간쓰레기, 피에 주린 흡혈귀와 같은 자가 끼울 자리는 없다6자회담에서 볼턴과의 대화를 거부했다. 부시 대통령은 볼턴을 옹호하고 그가 6자회담에서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96자회담이 재개됐을 때, 그는 국무부 내에서 6자회담에 전혀 관여하지 못했다.

2005년 볼턴의 유엔 대사 인준 과정에서도 이 사건은 문제가 됐다. 볼턴은 상원 외교위에서 당시 자신의 연설은 국무부와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의 승인을 받았고, 허바드가 사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이에 허바드는 당시 자신은 볼턴에게 표현을 약화하라고 충고했고, 볼턴이 몇 가지 사실관계 수정을 한 것에 대해서만 고맙다고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볼턴은 결국 의회의 정식 인준을 받지 못했다. 그는 의회 휴회 기간 동안 대통령의 일방적 임명으로 부임했고, 2006년 의회의 정식 인준을 받지 못해 유엔대사를 그만둬야 했다. 그의 유엔대사 인준 불발은 공화당까지 가세한 결과였다.

유엔대사에서 물러난 뒤 그는 무책임한 강경발언만 쏟아내는 눈치없는 매파로 워싱턴에서 낙인찍혔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마지막 워싱턴 인사일 정도로 워싱턴에서 그의 지위는 비주류 강경매파에 불과했다. 워싱턴에서 이라크전이 정당하다고 여전히 주장하는 것은 한국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 특수군의 소행이라는 주장하는 것만큼이나 황당한 것이다. 이런 주장을 우파 방송인 <폭스뉴스>의 평론가로서 떠들었던 볼턴은 종편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 특수군 소행이라고 강변하는 극우인사와 같은 위상이었다.

그는 지난 2월 평창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북한과의 해빙 분위기가 조성된 뒤에도 북한을 비난하는 최선봉에 섰다. 지난 228<월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북한을 선제타격하는 합법적 경우라는 기고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가 조성하는 현재의 불가피한 일에 선제타격으로 대응하는 것은 미국에서 완전히 합법적이다라고 주장했다.

볼턴은 누가 대통령이고, 누가 보좌관인지를 잊었다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되자 그는 내가 그동안 개인적으로 이야기했던 것들은 이제 다 지나간 일이라며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하는 말과 내가 그에게 하는 조언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역할은 정직한 중개인이라며 대통령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이 결정하면 참모들은 이를 실행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 조언하지만, 대통령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회고록에서도 그는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밑에서 국무장관 직을 수행한 딘 애치슨의 유명한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나는 누가 대통령이고, 누가 국무장관인지 결코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트루먼 대통령) 역시 이것을 잊지 않았다라는 애치슨의 말을 인용했다. 이 말을 자신이 국가안보보좌관이나 국무장관에 물망에 오를 때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트럼프와 볼턴의 관계는 악화되기 시작했고, 결국 파국을 맞았다. 누가 대통령이고 누가 안보보좌관인지, 볼턴은 잊어버린 것이다. 회고록 <내 자신을 위해 말한다>(Speaking for myself)의 출간을 앞둔 세라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도 볼턴의 회고록이 문제가 되자 22일 자신의 회고록 중 일부를 공개해, 볼턴을 비난했다. 샌더스는 볼턴이 평소에도 대통령처럼 굴어서 주변에 인기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 역시 볼턴에게 현실을 제대로 알자, 너는 자기중심적인 개새끼라고 소리쳤다고 샌더스는 공개했다.

워싱턴에서 비주류 강경매파에 불과하던 볼턴은 마치 자신만이 미국의 국익을 지킬 수 있고, 워싱턴의 주류처럼 행세하며 트럼프에 대들었다. 트럼프는 시간이 지나면서 용도폐기된 볼턴을 더이상 두고보지 않았다. 특히, 북한 문제가 결정적이었다.

트럼프는 볼턴이 이 회고록을 출간하면서 파문을 일으키자, 볼턴은 정신나간 사람이며, “볼턴이 북한에 대해 리비아 모델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하는 바람에 모든 게 망해버렸다고 반격했다. 그 바람에 잘 지내고 있던 김정은이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다고도 말했다. 트럼프는 볼턴의 형편없는 주장들 때문에 북한과의 관계가 매우 악화됐고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분수를 알던 여느 꼬리와는 달리, 볼턴이라는 꼬리는 자아가 강하고 착각이 심했다. 트럼프라는 몸통은 그 꼬리가 몸통을 때리도록 허용할 정도로 즉흥적이고 허술해서 통제력이 없었다. 그래서 회고록의 포인트는 자아와 착각에 입각한 볼턴의 꼬리치기를 트럼프라는 몸통이 처음에는 이용하다가, 결국은 넌더리를 내고는 잘라버리는 것이다. 볼턴은 이를 자신의 유능함과 진리를 트럼프라는 멍청이가 수용하지 못하는 과정으로 묘사했을 뿐이다. 그래서, 볼턴의 회고록은 볼턴의 옳다고 주장하는 대외정책과 그 결정 과정이 아니라, 그가 설치도록 허용됐던 트럼프와 그 백악관의 난맥상을 읽는데 유용하다.

이는 워싱턴에서 대외정책의 중심과 좌표가 실종됐음을 드러내는 사태이기도 하다. 몸통에 트럼프가 등극하고, 꼬리에는 볼턴이 기용돼서, 최악의 조합을 연출한 자체가 그렇다. 회고록은 볼턴이 워싱턴의 주류적 견해를 대표하는데, 트럼프라는 이단아가 이를 소화못했다고 비난한다. 그보다는 볼턴이라는 꼬리, 아니 색깔이 남다른 깃털이 몸통인양 행세하다가 벌어진 파국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또 볼턴이라는 깃털이 설칠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라는 비정통적이고 이단아적인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은, 트럼프 이후 망가져가는 미국의 모습이다. < 정의길 기자 >


                        

조코비치가 기획한 아드리아 투어확진자 속출

아내 등도 양성 반응 보여미니 투어서 감염 속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3·세르비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조코비치는 23(한국시간)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도착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조코비치는 최근 ATP 투어가 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된 상황에서 아드리아 투어라는 미니 투어를 기획, 13일부터 이틀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1차 대회를 치렀고20일부터 이틀간은 크로아티아 자다르에서 2차 대회를 진행했다.

그러나 2차 대회 마지막 날인 21일 경기를 앞두고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고 이후 보르나 초리치(크로아티아), 빅토르 트로이츠키(세르비아)가 연달아 확진자로 분류됐다. 조코비치는 2차 대회 개막을 앞두고 디미트로프 등과 함께 농구 경기를 하는 등21일 디미트로프의 확진 판정 이후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조코비치의 아내 옐레나도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고 조코비치의 자녀(11)들은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

조코비치가 기획한 아드리아 투어는 1, 2차 대회에 관중이 수천 명씩 입장했으나 선수와 팬 모두 사회적 거리 두기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관중석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고, 선수들도 경기를 마친 뒤 클럽에서 파티를 여는 모습이 사진에 포착됐다. 1, 2차 대회 출전한 선수 가운데 조코비치를 비롯해 디미트로프, 초리치, 트로이츠키 4명이 코로나19에 걸렸고, 조코비치의 아내와 트레이너, 디미트로프의 코치,트로이츠키의 아내 등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 조코비치는 양성 반응이 나왔으나 특별한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코비치는 "이 대회는 순수한 마음과 좋은 의도로 기획한 것"이라며 "감염 사례가 나온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자가 격리 생활을 할 예정이며 5일 후 재검사를 받기로 했다. 올해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조코비치는 8월 말과 9월 말에 각각 열리는 US오픈과 프랑스오픈 출전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또 로저 페더러(4·스위스)는 무릎 부상으로 2020시즌을 이미 마무리한 바 있어 앞으로 올해 메이저 대회나 ATP 투어 일정이 진행될 경우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2·스페인), 페더러의 남자 테니스 '3' 가운데 나달 혼자 코트에 서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북 아닌 남쪽 홍천에 떨어져...갯수와 내용물 등 거짓 

통일부 박 대표 주장 신뢰도 낮아허위사실로

남북간 긴장 고조, 주민 안전 위협 엄중 대응 방침

                      

통일부는 23일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이 북쪽으로 날려보냈다는 대북전단과 물품 가운데 북쪽 지역으로 이동된 전단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유관기관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풍선 1개가 홍천에서 발견됐으며, 박상학 쪽의 준비 물자 구매 내역, 22~23일의 풍향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북쪽 지역으로 이동된 전단은 없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상학 대표는 22일 밤 1112시 사이 경기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단체 회원 6명이 대북전단 50만장과 소책자 500, 1달러 지폐 2천장, SD카드 1천개를 20개의 대형 풍선에 매달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이런 주장에 대해 정황상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홍천에서 발견된 풍선에는 박상학 쪽에서 주장한 소책자와 달러 지폐, 에스디(SD) 카드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박 대표 쪽이 대북전단·물품 등에 대한 살포 시도를 지속하고, 허위사실로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주민들의 생명·안전을 위협한 데 대해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계기관은 박상학 쪽의 사무실과 주거지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할 것이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2일 밤 경기 파주에서 탈북단체가 날려 보냈다는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이 23일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 떨어져 경찰이 수거하고 있다.

파주서 달러담아 날렸다더니홍천서 발견된 미스터리 대북전단’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정부 저지를 뚫고 22일 밤 11~12시께 북한으로 전단(삐라)을 날려 보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정황상 신뢰도가 낮은주장이라면서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경기도 또한 대북전단 살포 단체 4곳을 사기와 자금유용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22일 오후 11~12시께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대북전단을 보냈다경찰의 감시를 피해 아주 어두운 곳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23일 밝혔다. 박 대표는 나는 경찰에서 계속 추적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대북전단 살포에 아마추어인 회원들을 교육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갖고 있던 수소가스도 다 압수당해 17배 비싼 헬륨가스를 구입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또 회원 6명이 ‘6·25 참상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과 진짜 용된 나라 대한민국소책자 500, 1달러 지폐 2천장, SD카드 1천개를 대형풍선 20개에 매달아 살포했다고 덧붙였다.

이튿날 오전 10시께 파주에서 동남쪽으로 70가량 떨어진 강원도 홍천군 서면 마곡리 근처 야산에서 2~3m 높이의 대북전단 살포용 비닐 풍선이 발견됐다. 강가 나뭇가지에 걸린 풍선 아래쪽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의 사진이 달려 있었다. 박 대표가 날려 보냈다고 주장한 소책자와 달러화, SD카드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통일부는 박 대표가 풍선 1개를 부양할 수 있는 수준의 헬륨가스를 구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박 대표 쪽이 허위사실로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주민들의 생명·안전을 위협한 데 대해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품 구매 내역과 풍향 등을 봤을 때 박 대표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보는 셈이다.

한편, 경기도는 이날 자유북한운동연합과 순교자의 소리(대표 폴리현숙), 큰샘(대표 박정오·이상 서울 소재)과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대표 이민복·경기 소재)을 서울경찰청과 경기북부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또 법인 설립 허가 목적과 다른 행위를 하고 있다며 통일부와 서울시에 3개 단체의 법인 취소와 보조금 환수를 요구했다. 경기도는 이들 단체가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선의의 북한 인권 활동으로 위장해 비용을 후원받고 있으나 실제로는 전단 내용이 저열하고 상대를 모욕할 뿐 북한의 인권 개선에 전연 도움을 주지 아니하고 단체의 돈벌이로 활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3일 오전 10시께 강원도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서 발견된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 자유북한운동연합이 22일 밤 경기도 파주에서 보냈다는 풍선과 동일하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26차례 걸쳐 경기도 김포·연천·파주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했고, 순교자의 소리는 연천에서 27차례, 큰샘은 인천 강화에서 21차례 대북전단과 페트병 등을 살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기도는 덧붙였다. < 박경만 홍용덕 박수혁 이제훈 기자 >

대북 전단 살포 중단상생으로 나아가야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 호소NCCK·WCC 등 평화 메시지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 신승민 집행위원장, 장미란 집행위원, 강경민·나핵집 공동대표, 윤은주 집행위원, 노혜민 NCCK 화해통일위원회 부장(왼쪽부터)23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이 최근의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상생과 평화를 호소했다. 협력단은 23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쟁 없는 한반도와 남북 상생 평화의 길로 나아갑시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악의적 대북 전단 살포로 촉발된 위기가 급기야 남북연락소 폭파로까지 이어졌다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을 중단할 수 없다. 평화만이 민족을 살리고 이웃과 공생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협력단은 일각에서 주장하는 강 대 강대응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협력단은 로마서 1217절 말씀을 인용해 아무에게도 악으로 악을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자고 말했다.

협력단 공동대표 강경민 목사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정부든 민간단체든 너무 민감하게 대할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강 목사는 “70년 묵은 남북문제를 한 번에 풀 순 없다가장 가까운 첫 단추부터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는 남북 정상 간 합의에 위배되는 행위가 맞는다우리 정부 차원의 사과가 첫 단추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협력단은 남북관계가 다시금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이때, 한국교회와 모든 성도가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실천하는 일에 헌신적으로 동참하기를 호소한다고 요청했다. 공동대표 나핵집 목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안보 개념은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인간의 생명은 이념으로 지켜지는 것도, 무기로 지켜지는 것도 아니다. 평화만이 우리 생명을 본질적으로 지켜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세계교회협의회(WCC), 6·25전쟁 유엔참전국의 기독교교회협의회(NCC)들은 한국전쟁 70주년 평화 메시지를 공동으로 냈다. 이들은 전쟁은 오래전 끝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때라며 전쟁의 종식을 인정함으로써 한반도 현실에 대한 실용적 대화와 협상의 조건들이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대북전단 살포' 박상학, 집 찾아온 취재진 폭행경찰 수사

대북 전단을 살포해온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박상학씨가 본인 주거지에 찾아온 취재진을 폭행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박 대표는 전날 오후 9시께 서울 송파구에 있는 본인 주거지에 모 방송사 취재진이 찾아온 것을 보고, "어떻게 찾아왔냐"고 항의하며 주먹질을 하고 복도에 있던 벽돌을 던지며 폭행했다.

박 대표는 이 과정에서 폭행을 말리는 경찰관을 향해 소지하고 있던 가스총을 분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변 보호 대상자인 박 대표가 이 같은 일을 벌인 사실을 자체적으로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피해자 조사를 하지 않은 상태"라며 "피해자 조사 이후 박 대표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탈북민인 박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정부의 금지 방침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대북 전단 살포 활동을 벌여왔다.

통일부는 이 단체를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이 단체의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