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팬덤·SNS 영향력 바탕으로 사회적 역할도 앞장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사' 임명된 BTS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K팝 스타인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가 유엔과 잇따라 손을 잡고 국제사회가 직면한 문제 해결에 목소리를 낸다.

 

K팝 스타들이 소셜미디어에서 강력한 힘을 지닌 문화적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의 사회적 역할과 활동 범위도 확장되는 모습이다.

 

◇ BTS, 유엔 'SDG 모멘트' 행사서 연설·영상 퍼포먼스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된 BTS는 20일(현지시간) 열리는 유엔 'SDG 모멘트(Moment)' 행사에 문 대통령과 함께 참석해 연설하고 영상으로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BTS는 이를 위해 18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한다.

 

유엔 등에 따르면 'SDG 모멘트'는 국제사회가 오는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약속한 개발 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이행을 논의하는 회의다.

 

국제사회는 지난 2015년 제70차 유엔총회에서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잇는 새 개발 목표로 SDG를 채택했다. SDG는 17개 주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구성돼 있으며, 빈곤·기아 종식부터 기후변화 대응·양질의 교육 보장·불평등 감소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는 인류 공동의 과제이자 '청사진'이다.

 

BTS는 미래 세대를 대변하는 인사로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최근 공식 SNS에서 젊은 세대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표현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지난 14일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는 "저희가 여러분을 대신해 유엔에 가게 된다. 여러분의 목소리를 더 잘 전달해야겠다는 사명감, 책임감이 커졌다"며 "미래를 살아갈 우리들의 이야기와 생각을 유엔에서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18일에는 SDG 달성을 위한 팝업 캠페인에 참여, "우리는 인종차별·혐오 발언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2018년 유엔 무대 선 방탄소년단 [UPI=연합뉴스]

 

◇ 블랙핑크, 유엔 SDG 홍보대사…"더 좋은 세상 향한 길에 동참 영광"

 

블랙핑크가 같은 날 유엔으로부터 홍보대사(Advocate)로 위촉된 분야도 SDG다.

 

현재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 벨기에 마틸드 왕비 등이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SDG 달성을 독려하고 있다. 아시아 가수가 위촉된 것은 블랙핑크가 최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친필 서명이 담긴 서신을 받고 SDG의 취지에 깊게 공감해 기쁜 마음으로 참여를 결정했다"고 이날 설명했다.

 

블랙핑크는 소속사를 통해 "더 좋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 동참하게 돼 영광"이라며 "블링크(팬클럽)와 함께 SDG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유엔이 BTS·블랙핑크 등 K팝 스타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거대한 팬덤을 거느린 이들이 자연스럽게 청년 세대의 오피니언 리더 역할도 하게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 홍보대사 위촉된 블랙핑크[YG엔터테인먼트 제공]

 

◇ 높아진 K팝의 위상…사회적 역할에도 앞장

 

K팝 팬덤 특유의 충성도와 결집력, 행동력은 이들이 제시하는 의제와 메시지에 더욱 강력한 힘을 부여한다. K팝 스타들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단순한 팬과 가수의 관계를 넘어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 메시지가 될 수 있다.

 

BTS가 2018년 유엔 연설과 '러브 유어셀프' 연작 앨범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라'고 요청한 것은 전 세계 아미(BTS 팬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블랙핑크는 올해 영국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홍보대사로 위촉돼 팬들에게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린 바 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에서도 막대한 팔로워를 보유한다. 현재 전 세계 아티스트 가운데 유튜브 구독자 1위가 블랙핑크(6천670만 명), 3위가 BTS('방탄TV' 계정·5천800만 명)다.

 

K팝의 주요 소비층인 'Z세대'는 기후변화 등 현재 세계가 직면한 문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세대여서 파급력은 더욱 크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홍보대사 위촉된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세계 최대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 K팝 플레이리스트인 'K팝 대박'(K-Pop Daebak) 사용자의 84%는 10대와 20대로 나타났고 특히 18∼24세(51%)가 가장 많았다.

 

아울러 K팝 스타들은 영미권 가수들이 장악한 팝 시장의 주도권을 흔들며 자연스럽게 문화적 다양성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기도 했다. BTS가 흑인과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온 것도 이런 이들의 위치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예선 통과자로 US오픈 여자 단식 첫 우승

캐나다 페르난데스, 한 세트도 못따고 눈물

 

엠마 라두카누(영국)가 11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유에스(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를 상대로 서브를 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전율’이라는 표현이 어울렸다. 자신 있게 라켓을 휘둘렀고, 공은 라인 안쪽에 정확히 떨어졌다. 그리고, 겁없는 10대에 의해 세계 테니스 역사는 바뀌었다.

 

나이가 만 18살10개월에 불과한 엠마 라두카누(영국)는 11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유에스(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또 다른 파란의 주인공,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세계 73위)를 2-0(6:4/6: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상대에게 단 1세트도 내주지 않은 라두카누는 이날 승리로 1999년 서리나 윌리엄스(미국) 이후 유에스오픈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대회 무실세트 우승은 2014년 서리나 이후 처음이다. 영국 여자 선수가 그랜드슬램 왕좌에 오른 것은 1977년 버지니아 웨이드 이후 44년 만이다. 우승상금은 250만달러(29억2500만원). 대회 직전까지 그의 통산 상금은 30만달러에 불과했다.

 

엠마 라두카누(영국)와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의 유에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이 열린 11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 운집한 관중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대회가 무관중으로 치러친 바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2주 전 귀국 비행기 티켓을 미리 끊었던 라두카누였다. 부모님 또한 현지 응원을 오지 않았다. 하지만 나서는 경기마다 이겼고 그의 귀국은 점점 연기됐다. 프로 선수 출전이 허용된 오픈시대(1968년)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예선 통과자가 결승 무대를 밟은 것은 남녀 통틀어 라두카누가 최초였고 우승 또한 그가 처음이다. 세계 150위 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전례조차 없다.

 

사실 라두카누는 메이저대회 출전이 지난 7월 윔블던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윔블던 때는 영국 기대주로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했었다. 당시 그는 영국 선수로는 최연소 나이로 16강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키며 세계 테니스계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유에스오픈 우승으로 윔블던 16강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라두카누는 루마니아인 아버지(이언)와 중국인 어머니(르네) 사이에서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났으며 2살 때부터 영국에서 자랐다. 부모의 영향으로 시모나 할레프(루마니아)와 리나(중국)를 롤모델로 삼는다. 할레프처럼 백핸드에 능하다. 5월까지 런던의 뉴스테드우드고교를 다니느라 투어를 거의 뛰지 못했는데, 수학과 경제학 시험에서 A학점을 받기도 했다. 라두카누는 “학교는 교우 관계 형성은 물론이고 (테니스 스트레스) 탈출구가 되기도 했다. 테니스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여러 지식 등도 많이 배웠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라두카누는 유에스오픈 우승으로 다음 주 세계 순위에서 24위로 껑충 뛴다. 윔블던을 치를 때 세계 338위에 불과했던 그였다. 두 달여 만에 세계 순위를 314단계나 끌어올리며 명실상부 여자 테니스계 ‘라이징 스타’가 됐다. 활짝 웃는 긍정적 미소로도 주목 받는 그는 향후 광고 러브콜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2년 만에 유에스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맞붙은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왼쪽)와 엠마 라두카누(영국). 뉴욕/EPA 연합뉴스

 

한편, 19살 페르난데스는 오사카 나오미(일본·3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17위),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5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2위) 등 세계 2~5위 선수를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으나 라두카누의 기세를 제압하지는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페르난데스는 아쉬움에 코트에서 눈물을 쏟기도 했다.

시즌 최다 타이 14승 도전 실패…2⅓이닝 7실점 최악투·ERA 4.11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이인 14승에 도전했으나 시즌 최악투로 고개를 숙였다.

 

류현진은 11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벌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방문 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2⅓이닝 만에 7실점으로 크게 흔들렸다.

 

홈런 2개 포함 8개의 안타와 볼넷 1개를 허용했고 삼진은 4개 잡았다.

 

2⅓이닝은 류현진의 올 시즌 한 경기 최소 이닝이다. 지난해 토론토로 이적한 이후 류현진이 3회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7실점은 류현진의 올 시즌 최다 실점 타이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77에서 4.11로 치솟았다.

 

그러나 토론토는 11-10으로 승리하며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 무대에 오를 희망을 살렸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더블헤더 경기를 7이닝까지만 진행한다.

 

류현진은 3-7로 밀린 3회말 로스 스트리플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류현진은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이인 9패(13승)째를 떠안을 위기였지만, 7회초 조지 스프링어의 극적인 역전 홈런이 나온 덕분에 패전을 면했다.

 

류현진은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이인 14승과 아메리칸리그(AL) 다승 공동 1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다저스 시절인 2013년(14승 8패), 2014년(14승 7패), 2019년(14승 5패) 14승을 달성한 류현진이 이날 토론토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시즌 14승에 도달했더라면 뉴욕 양키스 게릿 콜(14승 7패)과 나란히 AL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류현진은 지난 7일 양키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나흘을 쉬고 등판했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등판 일정을 막판에 변경하는 등 고심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약체인 볼티모어는 이날 스위치 타자인 안토니 산탄데르를 포함해 9명 모두 우타자로 류현진을 공략했다.

 

류현진은 직구 40.6%, 커터 24.6%, 체인지업 15.9%, 커브 18.8% 비율로 맞섰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류현진은 1회말 2개의 아웃 카운트를 기분 좋게 잡아냈지만, 트레이 맨시니에게 좌월 2루타를 맞고, 이어 산탄데르에게 초구에 좌월 2점 홈런을 허용했다.

 

토론토 타선은 2회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2루타와 로우르데스 구리엘 주니어의 홈런을 묶어 2-2 동점을 만들어줬다.

 

그러나 류현진은 2회말 또 흔들렸다. 1사 2, 3루에서 리치 마틴의 2루수 땅볼에 1점을 추가로 내줬고, 다음 타자 오스틴 헤이스에게 좌월 2점포를 맞았다.

 

토론토 최고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3회초 개인 시즌 43호인 솔로포를 날리며 홈런 선두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44개)를 1개 차로 추격했다.

 

득점 지원에도 류현진은 3회말 완전히 무너졌다.

 

선두타자 맨시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던진 류현진은 이후 안타 2개를 허용하며 1사 만루에 몰렸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마운드를 방문했으나 류현진은 계속 투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류현진은 라이언 매케너에게 2타점 좌월 2루타를 맞았고, 결국 다시 마운드에 올라온 몬토요 감독에게 강판 지시를 받았다.

 

1사 2, 3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스트리플링은 류현진의 추가 실점을 막아줬다.

 

 

토론토는 4회초 대니 잰슨의 2점포로 5-7 추격에 나섰다.

 

볼티모어는 4회말 시작과 함께 헤이스와 라이언 마운트캐슬의 백투백 솔로포로 다시 달아났다. 1아웃 후에는 3타자 연속 안타로 1점 더 달아났다. 토론토는 5-10로 크게 밀렸다.

 

토론토는 5회초 2사 만루에서 제이크 램의 중전 2타점 적시타로 3점 차로 격차를 좁혔다.

 

6회말 볼티모어에 내준 2사 만루 위기를 넘긴 토론토는 7회초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무사 1, 2루에서 구리엘 주니어가 1타점 우월 2루타를 쳤고, 무사 1, 3루에서 램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 차를 만들었다.

 

2사 1루에서 스프링어는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트려 경기를 뒤집었다.

 

토론토는 7회말 볼티모어 추격을 막고 승리를 지켰다.

 

토론토는 전날 로비 레이(4⅓이닝 3실점)를 이어 류현진까지 구단 최고 선발투수가 연달아 볼티모어에 무너지는 충격 속에서도 타선의 뒷심으로 승리를 따냈다.

 

최악투 류현진 "동료들에게 미안…몸 상태는 문제없어"

"가장 신경 썼던 평균자책점… 남은 경기 집중하겠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11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경기 더블헤더 1차전을 마치고 화상 인터뷰하고 있다. [MLB 화상 인터뷰 캡처]

 

대량실점하고 조기 강판했지만, 팀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을 면한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11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서 2⅓이닝 8피안타(2홈런) 1볼넷 4탈삼진 7실점(7자책점)을 기록한 뒤 화상 인터뷰에서 "선발 투수로서 더블헤더 첫 경기 초반에 대량 실점했다"며 "어려운 경기를 해서 야수들에게 미안했는데, 역전승을 기록해 고맙다"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토 구단은 패색이 짙은 7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대거 4점을 뽑아 11-10으로 역전승했다. MLB는 더블헤더에서 7이닝만 치른다.

 

류현진은 몸 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7일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다가 팔꿈치에 불편한 느낌을 받아 80구만 던지고 교체됐다.

 

고작 4일간 휴식을 취한 뒤 이날 낮 경기를 치른 류현진은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서 안 좋은 결과를 얻은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원래 오늘 공을 던지는 일정이었다"라며 "(추가 휴식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팔꿈치 문제는 전혀 없다"며 "몸 상태는 괜찮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대량 실점의 원인을 '실투'에서 찾았다.

 

류현진은 "1회에 실투를 던졌는데, 홈런을 맞았다"며 "2회에 허용한 홈런은 잘 던진 공이었는데, 상대 타자가 잘 쳤다"고 말했다.

 

이날 류현진은 3회에도 난타를 당하자 찰리 몬토요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공을 계속 던질 것인지 물었다.

 

이때 류현진은 본인이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는데, 몬토요 감독이 내려간 직후 적시타를 허용하고 교체됐다.

 

이 장면에 관해 류현진은 "감독님이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서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답했다"라며 "결과적으로 가장 안 좋은 모습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결과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4.11이 됐다. 류현진은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규정이닝을 채운 시즌에서 4점대 이상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적이 없다.

 

류현진은 "매 시즌 가장 신경 쓰는 게 평균자책점인데, 최근 한 달 동안 대량실점 경기가 몇 차례 나오면서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며 "이제 올 시즌 남은 경기가 많지 않은데 더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예선 통과자로 US오픈 여자 단식 첫 우승

캐나다 페르난데스, 한 세트도 못따고 눈물

 

엠마 라두카누(영국)가 11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유에스(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를 상대로 서브를 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전율’이라는 표현이 어울렸다. 자신 있게 라켓을 휘둘렀고, 공은 라인 안쪽에 정확히 떨어졌다. 그리고, 겁없는 10대에 의해 세계 테니스 역사는 바뀌었다.

 

나이가 만 18살10개월에 불과한 엠마 라두카누(영국)는 11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유에스(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또 다른 파란의 주인공,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세계 73위)를 2-0(6:4/6: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상대에게 단 1세트도 내주지 않은 라두카누는 이날 승리로 1999년 서리나 윌리엄스(미국) 이후 유에스오픈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대회 무실세트 우승은 2014년 서리나 이후 처음이다. 영국 여자 선수가 그랜드슬램 왕좌에 오른 것은 1977년 버지니아 웨이드 이후 44년 만이다. 우승상금은 250만달러(29억2500만원). 대회 직전까지 그의 통산 상금은 30만달러에 불과했다.

 

엠마 라두카누(영국)와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의 유에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이 열린 11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 운집한 관중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대회가 무관중으로 치러친 바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2주 전 귀국 비행기 티켓을 미리 끊었던 라두카누였다. 부모님 또한 현지 응원을 오지 않았다. 하지만 나서는 경기마다 이겼고 그의 귀국은 점점 연기됐다. 프로 선수 출전이 허용된 오픈시대(1968년)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예선 통과자가 결승 무대를 밟은 것은 남녀 통틀어 라두카누가 최초였고 우승 또한 그가 처음이다. 세계 150위 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전례조차 없다.

 

사실 라두카누는 메이저대회 출전이 지난 7월 윔블던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윔블던 때는 영국 기대주로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했었다. 당시 그는 영국 선수로는 최연소 나이로 16강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키며 세계 테니스계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유에스오픈 우승으로 윔블던 16강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라두카누는 루마니아인 아버지(이언)와 중국인 어머니(르네) 사이에서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났으며 2살 때부터 영국에서 자랐다. 부모의 영향으로 시모나 할레프(루마니아)와 리나(중국)를 롤모델로 삼는다. 할레프처럼 백핸드에 능하다. 5월까지 런던의 뉴스테드우드고교를 다니느라 투어를 거의 뛰지 못했는데, 수학과 경제학 시험에서 A학점을 받기도 했다. 라두카누는 “학교는 교우 관계 형성은 물론이고 (테니스 스트레스) 탈출구가 되기도 했다. 테니스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여러 지식 등도 많이 배웠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라두카누는 유에스오픈 우승으로 다음 주 세계 순위에서 24위로 껑충 뛴다. 윔블던을 치를 때 세계 338위에 불과했던 그였다. 두 달여 만에 세계 순위를 314단계나 끌어올리며 명실상부 여자 테니스계 ‘라이징 스타’가 됐다. 활짝 웃는 긍정적 미소로도 주목 받는 그는 향후 광고 러브콜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2년 만에 유에스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맞붙은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왼쪽)와 엠마 라두카누(영국). 뉴욕/EPA 연합뉴스

 

한편, 19살 페르난데스는 오사카 나오미(일본·3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17위),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5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2위) 등 세계 2~5위 선수를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으나 라두카누의 기세를 제압하지는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페르난데스는 아쉬움에 코트에서 눈물을 쏟기도 했다.

 

US오픈 여자 단식 트로피, 22년 만에 10대들의 전쟁

19살 페르난데스, 라두카누 나란히 결승 진출

1999년 18살 서리나 - 19살 힝기스 이후 처음

 

US오픈 공식 SNS 갈무리

 

2002년생들의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결승이 성사됐다. 이쯤 되면 여자 테니스계의 ‘다이내믹 10대 듀오’다.

 

3일 전 19살 생일을 맞은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세계 73위)는 1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인 유에스(US)오픈(총상금 5750만달러)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아리나 사발렌카(23·벨라루스)를 2-1(7:6〈7-3〉/4:6/6:4)로 꺾었다. 32강전에서 오사카 나오미(일본·세계 3위), 16강전에서는 안젤리크 케르버(독일·17위)를 꺾고 8강전에서는 세계 5위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를 제압했던 그는 세계 2위마저 침몰시키면서 ‘자이언트 킬러’로 결승 무대를 밟았다.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가 9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테니스 메이저대회 유에스오픈 준결승전에서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에게 발리 공격을 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페르난데스의 상대는 자신보다 생일이 두 달 느린 에마 라두카누(영국·150위)로 결정됐다. 라두카누는 준결승전에서 마리아 사카리(그리스·18위)를 2-0(6:1/6:4)으로 꺾었다. 9경기 연속 무실세트 경기로 결승에 진출한 라두카누는 프로 선수의 대회 참가가 허락된 오픈 시대(1968년) 이후 남녀 최초로 예선 통과자가 메이저대회 단식 결승에 오르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는 지난 7월 열린 윔블던에서 세계 338위로 본선 무대에 올라 16강까지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던 라두카누는 경기 뒤 페르난데스와 결승에 대해 “예선전을 통과해 결승에 올랐기 때문에 솔직히 부담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10대들의 유에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이 성사된 것은 그들이 태어나기도 전인 1999년 이후 22년 만이다. 1999년 유에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당시 18살의 서리나 윌리엄스(미국)와 19살의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가 맞붙었고 윌리엄스가 이긴 바 있다. 페르난데스와 라두카누는 오픈 시대 이후 남녀 통틀어 시드를 받지 않은 두 선수가 그랜드슬램 대회 결승전을 치르는 역사 또한 만들었다.

 

에마 라두카누(영국)가 9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유에스(US)오픈 4강전에서 마리아 사카리(그리스)의 샷을 백핸드로 받아내고 있다. 뉴욕/유에스에이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생애 첫 그랜드슬램 마지막 무대까지 오른 페르난데스와 라두카누 모두 아시아계 피가 흐른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불어 둘 모두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캐나다 몬트리올 태생의 페르난데스는 아버지(호르헤)가 프로축구 선수 출신의 에콰도르인이고, 어머니(아이린)가 필리핀계 캐나다인이다. 라두카누는 루마니아인 아버지(이언)와 중국인 어머니(르네) 사이에서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났으며 2살 때부터 영국에서 자랐다.

 

하지만 페르난데스가 일찌감치 투어에 뛰어들어 우승 경력(1승)이 있는 반면 라두카누는 학업과 테니스를 병행하느라 지난 6월에야 1부 투어에 데뷔했다. 윔블던이 열리기 두 달 전 치른 수학과 경제학 시험에서 A학점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페르난데스는 12살 이하 대회 때부터 알아온 라두카누에 대해 “주니어 시절부터 우리는 항상 큰 무대에 설 것이라고 농담을 해왔다. 이번 대회는 우리가 투어 대회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우리 모두는 테니스 세계에 변화를 주기 위해 매우 굶주려 있다”고 말했다.

 

  US오픈 공식 SNS 갈무리.

 

한편, 메이저대회 결승 진출로 페르난데스와 라두카누의 세계 랭킹은 껑충 뛸 전망이다. 결승 진출 만으로 페르난데스는 20~30위권, 라두카누는 30~40위권에 안착한다. 라두카누가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세계 338위였던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데뷔 시즌이라고 하겠다. 김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