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통과자로 US오픈 여자 단식 첫 우승

캐나다 페르난데스, 한 세트도 못따고 눈물

 

엠마 라두카누(영국)가 11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유에스(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를 상대로 서브를 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전율’이라는 표현이 어울렸다. 자신 있게 라켓을 휘둘렀고, 공은 라인 안쪽에 정확히 떨어졌다. 그리고, 겁없는 10대에 의해 세계 테니스 역사는 바뀌었다.

 

나이가 만 18살10개월에 불과한 엠마 라두카누(영국)는 11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유에스(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또 다른 파란의 주인공,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세계 73위)를 2-0(6:4/6: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상대에게 단 1세트도 내주지 않은 라두카누는 이날 승리로 1999년 서리나 윌리엄스(미국) 이후 유에스오픈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대회 무실세트 우승은 2014년 서리나 이후 처음이다. 영국 여자 선수가 그랜드슬램 왕좌에 오른 것은 1977년 버지니아 웨이드 이후 44년 만이다. 우승상금은 250만달러(29억2500만원). 대회 직전까지 그의 통산 상금은 30만달러에 불과했다.

 

엠마 라두카누(영국)와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의 유에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이 열린 11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 운집한 관중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대회가 무관중으로 치러친 바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2주 전 귀국 비행기 티켓을 미리 끊었던 라두카누였다. 부모님 또한 현지 응원을 오지 않았다. 하지만 나서는 경기마다 이겼고 그의 귀국은 점점 연기됐다. 프로 선수 출전이 허용된 오픈시대(1968년)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예선 통과자가 결승 무대를 밟은 것은 남녀 통틀어 라두카누가 최초였고 우승 또한 그가 처음이다. 세계 150위 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전례조차 없다.

 

사실 라두카누는 메이저대회 출전이 지난 7월 윔블던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윔블던 때는 영국 기대주로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했었다. 당시 그는 영국 선수로는 최연소 나이로 16강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키며 세계 테니스계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유에스오픈 우승으로 윔블던 16강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라두카누는 루마니아인 아버지(이언)와 중국인 어머니(르네) 사이에서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났으며 2살 때부터 영국에서 자랐다. 부모의 영향으로 시모나 할레프(루마니아)와 리나(중국)를 롤모델로 삼는다. 할레프처럼 백핸드에 능하다. 5월까지 런던의 뉴스테드우드고교를 다니느라 투어를 거의 뛰지 못했는데, 수학과 경제학 시험에서 A학점을 받기도 했다. 라두카누는 “학교는 교우 관계 형성은 물론이고 (테니스 스트레스) 탈출구가 되기도 했다. 테니스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여러 지식 등도 많이 배웠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라두카누는 유에스오픈 우승으로 다음 주 세계 순위에서 24위로 껑충 뛴다. 윔블던을 치를 때 세계 338위에 불과했던 그였다. 두 달여 만에 세계 순위를 314단계나 끌어올리며 명실상부 여자 테니스계 ‘라이징 스타’가 됐다. 활짝 웃는 긍정적 미소로도 주목 받는 그는 향후 광고 러브콜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2년 만에 유에스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맞붙은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왼쪽)와 엠마 라두카누(영국). 뉴욕/EPA 연합뉴스

 

한편, 19살 페르난데스는 오사카 나오미(일본·3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17위),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5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2위) 등 세계 2~5위 선수를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으나 라두카누의 기세를 제압하지는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페르난데스는 아쉬움에 코트에서 눈물을 쏟기도 했다.

 

US오픈 여자 단식 트로피, 22년 만에 10대들의 전쟁

19살 페르난데스, 라두카누 나란히 결승 진출

1999년 18살 서리나 - 19살 힝기스 이후 처음

 

US오픈 공식 SNS 갈무리

 

2002년생들의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결승이 성사됐다. 이쯤 되면 여자 테니스계의 ‘다이내믹 10대 듀오’다.

 

3일 전 19살 생일을 맞은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세계 73위)는 1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인 유에스(US)오픈(총상금 5750만달러)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아리나 사발렌카(23·벨라루스)를 2-1(7:6〈7-3〉/4:6/6:4)로 꺾었다. 32강전에서 오사카 나오미(일본·세계 3위), 16강전에서는 안젤리크 케르버(독일·17위)를 꺾고 8강전에서는 세계 5위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를 제압했던 그는 세계 2위마저 침몰시키면서 ‘자이언트 킬러’로 결승 무대를 밟았다.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가 9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테니스 메이저대회 유에스오픈 준결승전에서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에게 발리 공격을 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페르난데스의 상대는 자신보다 생일이 두 달 느린 에마 라두카누(영국·150위)로 결정됐다. 라두카누는 준결승전에서 마리아 사카리(그리스·18위)를 2-0(6:1/6:4)으로 꺾었다. 9경기 연속 무실세트 경기로 결승에 진출한 라두카누는 프로 선수의 대회 참가가 허락된 오픈 시대(1968년) 이후 남녀 최초로 예선 통과자가 메이저대회 단식 결승에 오르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는 지난 7월 열린 윔블던에서 세계 338위로 본선 무대에 올라 16강까지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던 라두카누는 경기 뒤 페르난데스와 결승에 대해 “예선전을 통과해 결승에 올랐기 때문에 솔직히 부담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10대들의 유에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이 성사된 것은 그들이 태어나기도 전인 1999년 이후 22년 만이다. 1999년 유에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당시 18살의 서리나 윌리엄스(미국)와 19살의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가 맞붙었고 윌리엄스가 이긴 바 있다. 페르난데스와 라두카누는 오픈 시대 이후 남녀 통틀어 시드를 받지 않은 두 선수가 그랜드슬램 대회 결승전을 치르는 역사 또한 만들었다.

 

에마 라두카누(영국)가 9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유에스(US)오픈 4강전에서 마리아 사카리(그리스)의 샷을 백핸드로 받아내고 있다. 뉴욕/유에스에이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생애 첫 그랜드슬램 마지막 무대까지 오른 페르난데스와 라두카누 모두 아시아계 피가 흐른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불어 둘 모두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캐나다 몬트리올 태생의 페르난데스는 아버지(호르헤)가 프로축구 선수 출신의 에콰도르인이고, 어머니(아이린)가 필리핀계 캐나다인이다. 라두카누는 루마니아인 아버지(이언)와 중국인 어머니(르네) 사이에서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났으며 2살 때부터 영국에서 자랐다.

 

하지만 페르난데스가 일찌감치 투어에 뛰어들어 우승 경력(1승)이 있는 반면 라두카누는 학업과 테니스를 병행하느라 지난 6월에야 1부 투어에 데뷔했다. 윔블던이 열리기 두 달 전 치른 수학과 경제학 시험에서 A학점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페르난데스는 12살 이하 대회 때부터 알아온 라두카누에 대해 “주니어 시절부터 우리는 항상 큰 무대에 설 것이라고 농담을 해왔다. 이번 대회는 우리가 투어 대회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우리 모두는 테니스 세계에 변화를 주기 위해 매우 굶주려 있다”고 말했다.

 

  US오픈 공식 SNS 갈무리.

 

한편, 메이저대회 결승 진출로 페르난데스와 라두카누의 세계 랭킹은 껑충 뛸 전망이다. 결승 진출 만으로 페르난데스는 20~30위권, 라두카누는 30~40위권에 안착한다. 라두카누가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세계 338위였던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데뷔 시즌이라고 하겠다. 김양희 기자

 

한국, 메달순위 17위…금 2개 · 은 10개 · 동 12개 등 24개

캐나다는 19위…금 5, 은 10, 동 6 등 모두 21개 메달 획득

 

다름이 빛나는 도시= 5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폐막식에서 ‘조화로운 불협화음’ 공연이 끝나며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연대와 희망, 도전으로 빛난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13일의 열전이 마무리됐다.

 

지난달 24일 개막한 도쿄 패럴림픽은 5일 오후 8시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당초 지난해 치러질 계획이던 이번 패럴림픽은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림픽과 함께 1년 연기돼 치러졌다.

 

경기가 무관중 원칙으로 진행되면서 대회는 다소 조용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지만, 난민팀을 포함해 163개국 4천400여 명의 선수들이 투혼을 펼쳤다.

 

탈레반의 정권 장악으로 출전이 불발될 뻔한 아프가니스탄 대표팀도 극적으로 대회에 나오면서 참가국은 162개국에서 163개국으로 늘었다.

 

폐막공연, 조화로운 불협화음 = 5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폐막식에서 ‘조화로운 불협화음’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폐회식의 주제는 '조화로운 불협화음'(Harmonious Cacophony)으로, '다름이 빛나는 도시'(A City Where Differences Shine)의 콘셉트를 선보였다.

 

다양성을 강조한 대회 조직위원회는 "처음에는 불협화음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 새로운 조화의 탄생이다. 차이는 갈등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로의 도약을 의미한다"고 의미를 뒀다.

 

개회식과 마찬가지로 관중이 없이 진행되는 가운데 아키시노 노미야 후미히토 왕세제와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 선수단은 일본 히라가나 순서에 따라 80번째로 입장했다.

 

주원홍 선수단장을 포함해 24명의 선수단이 폐회식에 참석했다. 기수는 보치아 페어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정호원(35·강원도장애인체육회)이 맡았다.

 

패럴림픽 폐막식, 대한민국 입장= 5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폐막식에서 보치아 페어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정호원이 태극기를 들고 대한민국 선수단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경기 일정이 끝나면 48시간 이내에 귀국해야 하는 대회 규정에 따라 대다수의 선수단은 귀국한 상태다.

 

이번 대회 14개 종목에 159명(선수 86명·임원 73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2개로 종합순위 41위를 기록했다.

 

종합 1위는 중국(금 96개·은 60개·동 51개)이 차지했고, 개최국 일본은 11위(금 13개·은 15개·동 23개)를 기록했다.

 

선수단 입장에 이어 '아임파서블 어워드'(I'm Possible Award) 시상식이 진행됐다.

 

도쿄 패럴림픽부터는 대회 최우수선수상(MVP) 격인 '황연대 성취상'을 시상하지 않는다.

 

황연대 성취상은 국내 장애인 스포츠뿐만이 아니라 세계 장애인 스포츠에서 상징적인 상이었다.

 

소아마비를 겪던 여성 의사 황연대(83) 여사가 1988년 서울하계패럴림픽 때 국내 언론으로부터 수상한 '오늘의 여성상' 상금을 IPC에 쾌척하면서 제정된 상으로, IPC는 이후 동·하계 패럴림픽마

 

패럴림픽 폐막식 식전 공연= 5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폐막식에서 식전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이번 대회 14개 종목에 159명(선수 86명·임원 73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2개로 종합순위 4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9년 6월 IPC는 집행위원회에서 황연대 성취상을 없애기로 했다. 황연대 성취상 위원회는 평창 패럴림픽 이후 황연대 여사의 건강이 악화하고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번 대회에는 '아임파서블 어워드' 상을 도입했다.

 

IPC의 '아임파서블' 교육 프로그램을 가장 잘 이수한 일본 학교 2개와 해외 학교 1개, 그리고 패럴림픽 남녀 선수 1명씩이 상을 받았다.

 

남자 선수로는 잠비아 장애인 체육 발전에 기여한 육상 선수 출신 라삼 카통고(잠비아)가, 여자 선수는 2006년 토리노 동계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2관왕인 카타르지나 로고비치(폴란드)가 선정됐다. 이 둘은 장애인 체육을 위해 힘쓴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고의 개최국 학교상은 키사라즈 시립 키요미다이 초등학교가, 우수 개최국 학교상은 지바현 토가네 특수교육학교가 받았고, 최고의 해외 학교상은 말라위의 릴동웨 LEA 학교에 돌아갔다.

 

파리에서 만나요= 5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폐회식에서 다음 대회 개최지인 프랑스 파리 안 이달고 시장이 패럴림픽기를 흔들고 있다.

 

대회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패럴림픽기는 2024년 다음 대회를 개최하는 프랑스의 파리 시장에게 전달됐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펄럭인 깃발을 파슨스 IPC 위원장이 받았고, 뒤이어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깃발을 건네받았다.

 

밝게 타올랐던 성화가 꺼지며 대회는 막을 내렸다.

 

캐나다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21개 메달 획득

단체전은 메달 없어...이번 55명 첫 출전, 젊은 선수들 2024대회 기대

 

캐나다의 나테 리에흐가 2021년 9월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쿄 2020 패럴림픽 남자 1500m 결승에서 우승한 후 기뻐하고 있다. [AP/CP]

 

2020 도쿄 패럴림픽 성화가 꺼졌다. 불확실성이 가득했던 이번 대회에서 캐나다는 금메달 5개를 포함한 21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5년 전 리우에서 캐나다 팀이 딴 것보다 8개가 줄어든 수치다.

 

폐막식에 앞서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중거리 주자 나테 리에흐는 "3년 후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해질지 부상에서 자유로워질지, 다음 메달 획득 기회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라카토스(41)는 캐나다 팀의 데님 재킷과 흰 청바지를 입고 캐나다의 국기를 들고 폐막식에 들어갔다. 라카토스는 폐막식 불과 몇 시간 전에 치러진 마라톤에서 4위로 힘든 일정을 마무리하며 자신이 출전한 6개의 경주에서 4개의 은메달을 따냈다.

 

모든 경기를 끝낸 캐나다 선수들에게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2주 동안, 캐나다 최고의 패럴림픽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고, 전 세계에 캐나다인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보여주었다,"고 강조한 그는 "패럴림픽의 승리는 가까운 친구, 가족, 그리고 그들의 지역사회를 위한 모든 캐나다인들의 승리“라면서 "오늘 폐막식에서 단풍잎 깃발이 휘날리는 것을 보면서 우리 모두는 열심히 일하고 끈기 있게 이룰 수 있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당신들은 우리 모두를 자랑스럽게 했다." 고 격려했다.

 

이번 대회에서 퀘벡의 생장수르 리슐리에 출신의 25세의 리바르는 금메달 2개를 포함해 5개의 메달을 따냈다. 그는 "선수들은 이곳에 오기 위해 매우 열심히 싸우며 모두가 적응해야만 했다. 우리 운동선수들은 자신들의 집에서 훈련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안됐다.“고 힘들었던 훈련기간을 회고했다.

 

또 19번이나 패럴림픽 메달을 딴 스테파니 딕슨도 "힘들고 힘든 한 해였습니다."라며 "메달도 좋지만, 그것이 이번 올림픽의 성공을 가늠하는 가장 좋은 척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162개국에서 4,500명 이상의 선수들이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열린 이번 패럴림픽에 참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힌한 엄청난 도전들을 이겨내는 놀라운 성과를 올린 셈이다. 패럴림픽 참가자들의 우려는 한 달 전 여름올림픽에서 발생한 COVID-19 사태로 패럴림픽이 완전히 취소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도쿄가 올림픽에 이은 이번 패럴림픽은 폐막까지 모두 일본에서 급증하는 COVID-19 환자들 소식과 비상사태 속에 열렸다. 모든 경기는 관람객이 없이 열렸다.

 

딕슨 등 캐나다 선수들은 "12일 동안 세계에 자신감, 행복, 희망을 주었다. 선수들이 기록을 깨고, 메달을 획득하고, 또 마음을 열고,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생각과 삶이 바뀌게 되었다는 것“이라고 보람을 이야기 했다.

오랜동안 패럴림픽 운동의 선두 주자격인 캐나다는 이번 도쿄 패럴림픽에서 단체전 메달은 하나도 따지 못했다. 여자 휠체어 배구가 역대 최고 기록인 4위를 차지하며 가장 근접했을 뿐이다.

 

다음 파리 대회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까?

리바르와 라카토스 모두 파리에서 열리는 2024 장애인 올림픽에 출전해 계속 경쟁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러나 캐나다 패럴림픽 위원회 CEO인 캐런 오닐은 “우리 팀의 미래가 밝다”고 강조했다. 육상의 리에흐를 포함한 도쿄대회 출전 55명의 선수들이 이번에 첫 데뷔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금메달을 포함해 2개의 메달을 딴 수영선수 다니엘 도리스는 이제 18살에 불과하다.

 

한국 보치아 대표팀, 일본 꺾고 패럴림픽 9연속 금메달

 

한국 보치아 대표팀 최예진(왼쪽부터), 정호원, 김한수가 4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보치아 BC3 페어 결승에서 일본을 꺾은 뒤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한국 보치아가 개최국 일본을 연장 접전 끝에 꺾고 9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정호원(35·강원도장애인체육회), 최예진(30·충청남도), 김한수(29·경기도)로 구성된 보치아 대표팀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보치아 BC3 페어 결승에서 일본 카와모토 케스케(22), 다카하시 카즈키(41), 다나카 케이코(39)를 5-4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탁구 주영대에 이어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이다.

 

보치아 페어는 두 명이 한 조를 이뤄 엔드(총 4엔드)별로 흰 표적구에 공을 6개씩 보내 상대 공보다 표적구에 공을 가깝게 붙이면 득점하는 경기다. 겨울 종목인 컬링과 비슷하다.

 

한국은 자타공인 보치아 최강국이다. 1988 서울올림픽에서 1위에 오른 뒤로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9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는 도쿄올림픽에서 양궁 대표팀이 세운 9연패와 비견되는 대기록이다.

 

이날 출전한 한국 선수들은 대표팀 내에서도 에이스로 꼽힌다. 정호원은 2008 베이징패럴림픽 금메달, 2012 런던패럴림픽 은메달, 2016 리우패럴림픽 금메달 등을 획득한 보치아 최강자다. 최예진은 2012 런던패럴림픽 금메달, 2016 리우패럴림픽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김한수 역시 2016 리우패럴림픽 은메달리스트다. 이들은 2016년 리우 대회 때도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일군 바 있다. 5년 만의 재도전에서 메달 색깔을 금빛으로 바꾼 것이다.

 

선수 개개인도 각종 기록을 세웠다. 이날 승리로 정호원은 4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최예진은 3대회 연속 메달이다. 김한수는 패럴림픽 첫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개인전 탈락의 아쉬움도 씻었다. 정호원은 2016년 리우 대회에 이어 개인전 2연패를 노렸고, 단체전 은메달만 있는 김한수도 이번 대회 개인전 메달을 노렸지만 두 선수 모두 표적구를 최대한 멀리 보내는 상대의 맞춤 전략에 당해 8강 문턱을 넘지 못한 바 있다.

 

보치아는 패럴림픽 특유의 종목으로, 중증장애인을 위한 스포츠다. 손으로 투구하기 사지 마비 장애인이 출전하는 BC3 등급에서는 선수들이 홈통 등의 도구를 사용하며 경기 파트너의 도움을 받는다. 김한수와 최예진은 어머니가, 정호원은 이문영 코치가 경기 파트너로 나섰다. 이준희 기자.

월드컵 최종예선 A조 이라크전 0-0

점유율은 압도했지만  ‘속빈 강정’ 평

상대팀 만만치 않아 대표팀 험로 예고

 

손흥민이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한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빌드업과 볼 점유율 압도. 하지만 결정력 없는 빌드업은 ‘속빈 강정’일 뿐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무관중으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첫 번째 경기에서 이라크와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A조 6개팀 가운데 1~2위에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위해 산뜻한 출발이 필요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경기 내용도 팬들의 기대치에는 크게 떨어졌다.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의 앞길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은 이날 4-2-3-1 전형의 최전방에 원톱으로 황의조(보르도)를 낙점했고,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마인츠), 송민규(전북)를 2선 공격에 배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황인범(카잔)과 손준호(산둥 타이샨)가 연결 고리를 맡았고, 포백인 홍철(울산), 김영권(감바 오사카), 김민재(페네르바체), 김문환(엘에이FC)이 골키퍼 김승규(가시와 레이솔)와 후방을 책임졌다.

 

이날 경기는 예상한 대로 한국의 점유율 축구와 이라크의 실용전술이 부딪혔다. 국제축구연맹 순위에서 한국(36위)에 뒤지는 이라크(70위)는 5백을 세우는 등 거의 5-4-1 전형으로 나섰다. 한국의 강공을 막은 뒤 역습을 노리겠다는 딕 아드보카트 이라크 감독의 ‘여우같은’ 작전이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과거 한국팀을 맡은 바 있다.

 

벤투 감독은 이런 이라크의 촘촘한 벽을 뚫기 위해 중앙과 측면의 활로를 찾아 나갔다. 김문환과 홍철이 깊숙이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리면 중앙에서 손흥민과 이재성 등이 해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벤투 빌드업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전진패스보다는 횡패스가 많았고, 때로 앞으로 찔러준 공이 끊겨 위기를 맞는 순간도 있었다. 선수들이 공을 빼앗기면 적극적인 압박수비로 공을 되찾아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점유율만으로 이라크의 수비벽을 파괴할 수 없었다.

 

전반 24분 김문환의 크로스를 손흥민이 수비의 방해를 뚫고 터치했으나 골문을 벗어났고, 27분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는 이재성이 골문 앞에서 찬 공이 밖으로 나갔다. 전반 31분 손흥민이 얻은 프리킥을 처리한 황인범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잡혔다.

 

후반 들어서도 벤투호의 빌드업 축구는 날카로운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예리한 전진패스나 속도감 있는 패턴 플레이도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전방의 황의조는 완전히 고립된 형태로 상대에 위협이 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초반 이용(전북)과 황희찬(울버햄프턴) 등을 투입했고, 후반 중반에 들어서는 권창훈(수원)을 가동하며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후반 23분 아크 부근에서 처리한 황인범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고, 후반 26분 홍철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한 황희찬의 공도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 한국 황의조가 자신의 슛이 이라크 골키퍼 파하드 탈리브에게 막히자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은 후방에서 전방으로 직접 올리는 공중볼 투입을 늘렸고, 중거리슛도 시도했다. 하지만 무딘 세트피스 등 전체적으로 정교함이 떨어지면서 결정타를 만들지 못했다. 공을 갖고 있는 시간은 길었지만 결과를 내지 못하는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의 한계였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2차예선과 달리 최종예선 상대팀들은 한국의 점유율 축구를 예상하고, 버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점유율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공격의 패턴이 다양하고, 전진패스가 빠르고 정교해야 한다. 원톱이 고립된다면 제로톱 등 다른 방식으로 효율을 높이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하지만 그런 것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창금 기자

 

무승부에 고개 숙인 손흥민…"받아들이기 힘든 결과"

 

무승부가 아쉬운 손흥민=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가 0대0으로 끝나자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결과를 상당히 받아들이기 힘드네요…."

 

홈 무대에서 허탈한 무승부의 결과를 받아든 '캡틴' 손흥민(29·토트넘)은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손흥민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기고 난 뒤 방송 인터뷰에 나서 "오늘 이겼다면 좋았겠지만 최종예선은 험난하고 어려운 길"이라며 "화요일(7일) 경기 잘해서 소속팀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벤투호의 캡틴을 맡아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과감한 드리블과 슈팅 대신 이타적인 플레이로 동료의 득점 시도를 도왔지만 0-0 무승부에 풀이 죽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이날 68%의 점유율에 슈팅도 15개(유효슈팅 5개)를 퍼부었지만, 실속은 없이 무득점 무승부에 그치고 말았다.

 

손흥민은 이에 대해 "소속팀 경기를 마치고 바로 와서 제대로 쉬지 못하고 훈련했다"라며 "저희가 잘못해서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상대의 시간 끌기로 경기가 지연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벤투호, 이라크와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무승부

 

그는 컨디션을 묻자 "제 몸 상태를 이야기하는 것은 핑계 같아서 얘기하고 싶지 않다. 어떻게 한국에 와서 이틀 만에 잠을 잘 자고 경기를 잘할 수 있겠나. 유럽에서 경기하고 바로 와서 시차 때문에 (잠이)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다가오는 경기는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설명했다.

 

무관중으로 치러진 경기에 대해서도 "텅 빈 경기장에서 뛰다 보니 팬들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꼈다"라며 "그립고, 보고 싶다. 팬들과 경기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6회 고비 못 넘고 시즌 13승 좌절…평균자책점 3.88→3.92

토론토, 볼티모어에 2-4 패배…3연승 행진 마감

 

땀 닦는 류현진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선두 도약을 다음으로 미뤘다.

 

리그 최약체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6회초 2사까지 노히트 투구를 펼치고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류현진은 31일 캐나다 온타리오 토론토 로저스 센터로 볼티모어를 불러 치른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3개를 내주고 3실점 했다. 삼진은 6개 솎아냈다.

 

류현진은 팀이 1-0으로 앞선 6회초 3실점 하고 2사 2루에서 교체됐다.

 

바뀐 투수 애덤 심버가 후속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해 류현진의 추가 실점은 없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 토론토는 전세를 뒤집지 못하고 2-4로 패해 3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볼티모어는 4연패에서 탈출했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했다면 시즌 13승으로 게릿 콜(뉴욕 양키스)과 함께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시즌 8패(12승)째를 떠안았고, 평균자책점은 3.88에서 3.92로 올라갔다.

 

역투하는 류현진

 

류현진은 지난 두 시즌 동안 볼티모어를 상대로 5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2.05를 기록했다.

 

이날은 팀이 1-0으로 앞선 6회초 2사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천적'의 위용을 뽐냈다.

 

하지만 한순간에 무너졌다.

 

류현진은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2루타로 첫 안타를 내준 데 이어 오스틴 헤이스에게 중전 적시타로 1-1 동점을 허용했다.

 

안토니 산탄데르에게 볼넷으로 2사 1, 2루 위기에 몰린 류현진은 라몬 우리아스에게 3루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2루타를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야구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를 보면, 류현진은 이날 투구 수 95개를 포심패스트볼 46개(48%), 컷패스트볼 21(22%), 체인지업 17개(18%), 커브 11개(12%)로 채웠다.

 

포심패스트볼 평균 시속은 90.9마일(약 146㎞), 최고 시속은 92.7마일(약 149㎞)이었다.

 

교체되는 류현진

 

류현진은 1회초 무려 28개의 공을 던지며 고전했다.

 

선두타자 세드릭 멀린스에게 볼넷, 산탄데르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투구 수가 불어났다.

 

멀린스는 도루, 폭투로 3루까지 진루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2사 1, 3루에서 우리아스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2회초 삼자범퇴로 막았지만 비교적 많은 공 17개를 던졌던 류현진은 3회초를 불과 공 8개로 틀어막고 투구 수를 절약했다.

 

류현진은 4회초 헤이스, 산탄데르, 우리아스로 이어진 볼티모어 3∼5번을 불과 공 5개로 삼자범퇴 정리했다.

 

5회초에는 페드로 세베리노, 호르헤 마테오, 라이언 매케너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고 기세를 올렸다.

 

류현진은 6회초 2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으나 마운트캐슬에게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얻어맞고 첫 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류현진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류현진은 헤이스에게 중전 안타를 내줘 스코어는 1-1 동점이 됐다.

 

2루 베이스 바로 근처에 수비 위치를 잡고 있던 2루수 마커스 시미언 쪽으로 타구가 날아갔으나 타구 속도가 워낙 빨라 시미언이 포구에 실패했다.

 

산탄데르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 2루가 됐고, 우리아스가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잡아당긴 타구가 3루수 키를 넘겼다.

 

그사이 주자 2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왔다. 류현진의 이날 경기 마지막 투구가 됐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6회말 솔로 홈런 [USA투데이=연합뉴스]

 

토론토 타선은 볼티모어 우완 선발 키건 아킨 공략에 애를 먹었다.

 

3회말 대니 젠슨의 좌중월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은 것이 류현진에게 안긴 득점 지원의 전부였다.

 

토론토는 6회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시즌 39호 홈런으로 1점을 만회했으나 7회초 주마이 존스에게 적시타로 곧바로 1점을 잃었다.

 

결국 토론토는 더는 힘을 내지 못하고 2점 차로 무릎을 꿇었다.

 

또 집중타로 무너진 류현진, 최약체 상대로도 반등 실패 '씁쓸'

'짝꿍' 잰슨과 오랜만에 호흡 초반 어색→예술 피칭→붕괴

 

반등이 필요했던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믿는 구석'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일격을 당했다.

 

류현진은 31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 5⅔이닝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5회초 2사까지 볼넷 2개를 내주긴 했지만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2루타, 1타점 적시타, 볼넷, 2타점 2루타를 연달아 허용하며 무너졌고, 불펜 애덤 심버로 교체됐다.

 

팀이 2-4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8패(12승)째를 당했다.

 

에이스 자존심이 구겨졌다. 토론토는 3연승이 중단됐고, 볼티모어는 4연패에서 탈출했다.

 

상대가 볼티모어였기에 더욱 뼈 아픈 패전이다.

 

류현진은 악몽의 8월을 보냈다. 5경기에서 2승 2패로 부진했다. 특히 지난 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는 3⅔이닝 7실점 '최악투'로 고개를 숙였다.

 

볼티모어를 상대로 분위기를 바꿔야 했다. 볼티모어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약체 팀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40승 90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승률은 0.308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낮다.

 

류현진은 볼티모어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올 시즌 3경기에서 만나 모두 승리했다. 볼티모어는 류현진의 '승수 자판기'라는 말도 나왔다.

 

류현진은 화이트삭스전 패전 뒤 '강팀(화이트삭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에 약하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런데 약팀 볼티모어에게도 부진한 투구를 하면서 또 한 번 자존심에 흠집이 났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경기는 8월 31일 열렸다. 이 기준으로 류현진의 8월 6경기 평균자책점은 6.51에 이른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88에서 3.92로 상승했다.

 

시즌 13승 달성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이날 승리했다면 류현진은 게릿 콜(뉴욕 양키스)과 나란히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선두에 오를 수 있었다.

 

류현진은 화이트삭스전 패전 후 "제구가 문제였다", "안 좋은 날에 한 이닝에 점수를 몰아서 주는 경향이 반복된다"며 개선점을 짚어봤다.

 

하지만 류현진은 스스로 설정한 숙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6회 집중타를 맞기 전까지는 흐름이 좋았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던 포수 대니 잰슨의 복귀가 호재였다. 잰슨은 지난달 24일 부상자명단(IL)에 올랐다가 이날 돌아왔다.

 

류현진은 최근 7경기에서는 포수 리즈 맥과이어와 호흡을 맞췄다. 이 시기 류현진은 잘 던졌다가도 다음 경기에서 무너지는 기복을 보였다.

 

류현진이 마지막으로 잰슨과 호흡을 맞춘 경기는 7월 19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이다. 당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오랜만에 잰슨과 재회한 류현진은 초반에는 조금 어색해하는 듯했다. 1회초 볼넷 2개를 던지고, 도루 허용도 했다.

 

하지만 점차 안정을 찾았다. 평소보다 직구 구사율(48%)을 높인 류현진은 3회초 8개, 4회초를 5개의 공으로 정리하며 투구 수를 아꼈다. 5회초에는 삼진 3개로 'KKK' 이닝을 만들었다.

 

잰슨은 3회말 솔로포를 터트리며 타격으로도 류현진을 도왔다.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6회초 1사 후 세드릭 멀린스의 내야 뜬공을 직접 오른손 글러브로 잡아낸 뒤 살짝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러나 류현진의 미소를 다시 볼 수는 없었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라이언 마운트캐슬을 상대하면서 잰슨과 오랜 시간 구종을 상의했다. 그러나 결과는 우월 2루타였다. 류현진의 이날 첫 피안타다.

 

다음 타자 오스틴 헤이스에게는 동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안토니 산탄데르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2사 1, 2루 위기에서 라몬 우리아스에게 싹쓸이 2루타를 내주고 씁쓸하게 강판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