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집권 자유당, 338석 중 158석 획득 예상

 코로나19 사태 속 '다수 정부 승부수' 실패

"유권자,  팬데믹 극복에 힘 싣되 세 확대는 견제“

 

 캐나다 조기총선에서 승리 선언을 하는 자유당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

 

20일 실시된 제 44대 캐나다 연방총선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자유당 정부가 승리해 집권 3기를 이어가게 됐다.

 

그러나 자유당의 당초 의도대로 과반 다수 의석을 얻지 못하면서 조기 총선을 치른 의미가 퇴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유당은 이날 하원 전체 338개 의석 중 158개 의석을 획득, 119석을 얻은 보수당의 도전을 따돌린 것으로 99% 개표결과 잠정 집계됐다. 자유당은 이번 선거에서 지난 2019 총선 때보다 3석이 추가되는데 그쳐 하원의 과반(170) 의석에 12석이 부족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보수당은 의석에 변화가 없어 트뤼도의 팬데믹 선거 패착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유당과 보수당에 이어 블록퀘벡당이 종전보다 2석을 늘린 34석, 좌파성향의 신민주당(NDP)은 1석이 늘어난 25석, 녹색당이 2석을 각각 얻었다.

 

한편 전국적 득표수로는 보수당이 543만2천여 표(33.9%)를 얻어 자유당 515만 5천여 표(32.2%)보다 27만여 표를 더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NDP는 득표수에서 17.7%(283만 1천여 표)를 획득했음에도 의석 25석을 차지했으나, 퀘벡당(BQ)은 득표수가 7.7%(123만 9천여 표)에 그쳤는데도 의석은 34석을 차지해 인구가 밀집한 도시지역의 득표가 의석수를 좌우하는 사실을 입증해 주었다. 녹색당(2.3%)과 인민당(PPC: 5.1%) 등 소수 정당은 합계 10%에도 이르지 못했다.

 

20일 총선 패배 후 연설하는 에린 오툴 보수당 대표.

 

트뤼도 총리는 이날 지지자들 앞에서 "여러분은 캐나다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우리에게 다시 일할 명백한 권한을 줬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가 승리를 선언했지만 자유당이 의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국정 운영에서 다른 정당의 도움을 계속 받아야 할 상황이다.

 

몬티리올의 맥길대 정치학 교수인 다니엘 벨런드는 "트뤼도는 (의회에서) 다수를 얻기 위한 도박에서 졌다"며 "이것은 그에게 씁쓸한 승리"라고 AP 통신에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달 15일 자유당 소수 정부의 입지 탈피를 위해 하원을 해산, 조기 총선의 승부를 걸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4차 확산이 한창인 가운데 불필요한 선거라는 여론의 역풍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이번 선거 결과는 하원 해산 당시 자유당과 보수당이 각각 보유했던 155석과 119석의 의석 분포에서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선거 초반 자유당은 33~34%대 지지도로 27~28% 수준에 그친 보수당에 우위를 과시했으나 즉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점령되는 돌발 악재로 고전하기 시작했다.

 

특히 트뤼도 총리는 팬데믹 와중에 치르는 조기 총선의 명분과 이유를 뚜렷이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보수당 에린 오툴 대표는 조기 총선이 코로나19 와중에 치러지는 정치적 낭비라는 공세를 펴는 한편 낙태 선택권 지지 등 중도 노선의 정책 공약을 제시, 부동층 공략에 나섰으나 자유당을 꺾지 못했다.

 

오툴 대표는 총선 패배를 인정한 뒤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캐나다인들의 믿음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퀘벡당 BQ의 Yves-Francois Blanchet 당수.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결국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 회복을 위해 자유당 정부 재집권을 허용하되 과반 다수 의석은 유보하는 냉정한 선택을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선거 기간 여야는 주택난, 기후변화, 보육 복지 정책 등을 놓고 공방을 거듭했으나 핵심 쟁점으로 부각하지 못했다.

 

자유당은 2015년 총선에서 정치 명문가 출신의 쥐스탱 트뤼도 대표를 앞세워 집권 보수당을 꺾고 다수 정부를 구성, 정권 탈환에 성공했으나 2019년 선거에서 소수 정부로 입지가 약화했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로 선거 당일 투표소 직접 방문을 기피한 유권자들이 늘어나면서 사전 투표에 기록적인 580만 명이 참여했고 우편 투표도 120만 표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캐나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우편 투표 개표를 21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지만 최종 집계를 완료하기까지 2~5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NDP의 싱 대표.

"내년 하반기 이전에는 금리 인상 상황 오지 않을 것"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은 8일 기준금리를 현행 0.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은행은 이날 정례 금리정책 회의 후 성명을 통해 경제 회복을 위해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캐나다통신이 전했다.

 

성명은 "캐나다 경제가 아직 상당한 성장 여력을 갖고 있다"며 "경제 회복에는 예외적인 금융 정책 지원이 계속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가 금리 인상을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이전에는 이 같은 경제 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캐나다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4차 유행과 공급망 장애가 경제 회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올 하반기 경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휘발윳값 상승과 코로나19로 인한 공급 차질로 물가 상승률이 3%에 이르지만, 이는 과도기적인 현상으로 판단된다며 지속 여부와 변동 폭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은행은 이와 함께 국채 매입 규모를 매주 20억 달러(약 1조8천억원)로 유지, 양적 완화 정책을 이어가며 저금리와 경제 회복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집중치료 병상 긴급 확대…의료 인력 재배치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캐나다 시민들 [AFP=연합뉴스]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 시의 의료계가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일반 수술을 중단하는 등 진료 차질 사태를 빚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캘거리 의료 시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진료 수요가 집중하고 이로 인해 의료 인력도 크게 부족한 상태에 빠졌다.

 

이 때문에 일반 환자들의 수술이 전면 연기되고 비응급 외래 진료가 대부분 중단됐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다만 긴급 수술이나 시급한 암 수술 등은 일정대로 실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앨버타주 보건국은 캘거리 관내 의료 시설의 통상적인 집중치료 병상 규모 66개를 95개로 대폭 늘리고 의료 인력도 재배치하는 등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보건국은 성명을 통해 "우리가 수술 연기 결정을 가볍게 내리는 것이 아니다"며 "환자와 가족, 친지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을 잘 헤아리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국은 사태가 심각하다며 보건 시스템 마비를 막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앨버타 주내 집중 치료실에 입원 중인 환자 147명 가운데 89%가 백신 미접종자나 부분 접종자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이번 주 들어 앨버타주에서는 하루 1천300~1천500명의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 매일 17~18명이 사망했다. 이날 현재 입원 환자는 647명으로 파악됐다.

 

주내 12세 이상 백신 접종 대상자 중 최소 1회 접종자는 77.9%, 완료 비율은 69.9%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9.20 연방총선을 2주 앞둔 노동절(Labor Day)인 6일 여야 각 정당 지도부가 유권자가 가장 많은 온라리오에서 근로자들을 만나 각종 혜택과 지원을 약속하는 등 선거 캠페인에 열을 올렸다.

자유당 당수인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당이 재집권할 경우 종업원들과 고객들에게 COVID-19 백신 접종 증명을 요청해 사업체들에 대한 법적 보호를 제공하는 법안을 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온타리오 웰랜드에서 선거 유세에 나서 정부가 도입한 고용 및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업무로 인해 이동하거나 이전하는 건설업 종사자들에 대한 세금 공제 혜택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보수당의 에린 오툴 당수도 온타리오를 돌며 캐나다 노동자 혜택 (Canada Workers Benefit)을 최대 2,800달러 또는 5,000달러로 두 배 인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오툴 당수는 이 조치가 시행되면 연간 1만2천 달러에서 2만8천 달러 사이의 수입이 있는 350만 가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그미트 싱 NDP 대표는 노동자들의 최저 임금을 20달러로 인상할 것과 10일간의 유급 병가, 그리고 보육원 10달러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 대표는 자유당이 육아 프로그램과 병가 지급을 약속했지만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캐나다 노동연맹 베 브루스케 대표는 이날 차기 정부가 사회 안전망과 직원 보호에 접근 권한을 줌으로써 노동자들을 더 잘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베 브루스케 대표는 선거 후 정부를 구성하는 누구든 임시 노동자들에게 캐나다 연금제도와 고용보험제도에 대한 접근권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연방정부 관리들이 현재 고용보험 제도를 재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임시 노동자들의 보험료와 급여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누가 원조가 필요한지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