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이재명 대선 후보의 위기극복·국민통합 특별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나서고 있다. 전날 70대 유튜버가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다친 송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 붕대를 감고 참석했다.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대선 유세를 하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둔기로 내려친 70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서부지검은 특수상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표아무개(70)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8일 밝혔다.
표씨는 지난 7일 정오께,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송 대표의 뒤통수를 수차례 가격해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송 대표는 세브란스 병원에서 봉합치료를 받은 뒤 하루 만에 퇴원했고 8일 선거 유세 일정에 참여했다.
‘표삿갓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표씨는 해당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반대하며 종전선언을 촉구해왔다. 채널 영상을 보면 그는 지난달부터 송 대표의 선거운동 현장을 쫓아다니며 유세 현장을 중계했다.
표씨는 경찰 조사에서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진술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혜미 기자
한 남성이 7일 낮 유세 중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둔기를 휘둘렀다. 독자 제공 영상 갈무리.
‘붕대투혼’ 송영길 “이재명, 내가 액땜 해주는 것 같다고 위로”
피습 하루 만에 붕대 감고 선거운동 복귀
머리에 붕대를 감고 이재명 후보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송영길 대표
“아이고 이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특별기자회견을 하던 중 하얀 붕대로 머리를 칭칭 감고 ‘등장’한 송영길 대표를 보고 이렇게 탄식을 내뱉었다. 송 대표는 전날 한 유튜버로부터 둔기로 피습을 당해 봉합수술을 받고 퇴원한 뒤 곧장 선거운동에 합류했다. 송 대표의 이런 ‘붕대투혼’에 보는 사람마다 “아이고” “괜찮냐”고 안부를 물었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망치로 뒤통수 공격을 받았으나 다행히 치명적 부위를 비켜났고 뇌출혈도 없어 오늘 퇴원해 마지막 유세에 동참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폭력과 혐오가 아니라 연대와 협력으로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겠다”며 “저희가 미워서 윤석열·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의 목소리도 새겨듣겠다.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로 상대방을 서로 악마화해 공격하고 헐뜯는 정치를 제도적으로 변화시키겠다”고도 했다.
송 대표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피습 하루 만에 유세 현장에 복귀한 이유에 대해 “그만큼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데 안 나올 수 없었다. 의사가 안정을 더 취하라고 했는데 내가 나가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전날 이뤄진 급작스러운 피습에 대해 “깜짝 놀랐다”며 “내가 키가 크고, 그분이 키가 작아 (둔기로 때릴 때) 빗나가서 그렇지, 내 키가 더 작았더라면 의사들이 큰일 날 뻔 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전날 둔기를 내려친 유튜버 표아무개(70)씨에 대해서도 “유세 때마다 앞에 있고 그랬다”며 “그분이 기억난다”고 했다.
송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온갖 악재를 겪고 있다. 지난해 말 인대파열로 인해 한동안 휠체어를 타고 선거운동을 다녔고, 지난달 4일에는 코로나19 확진에 이어 부친상을 당해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송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본인의 액땜을 내가 다 해주는 거 같다”며 얼른 나으라고 위로를 건넸다고 전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이날 붕대를 가리기 위해 회색 비니모자로 쓴 채로 유세에 나섰다. 이 후보가 서울 여의도 유세장에 도착하기 전 먼저 여의도역 5번 출구에 나와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재명을 선택해주십시오. 국민통합, 위기극복 반드시 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목에 걸고 1인 유세를 했다.
그는 "이제 (선거가) 하루 남았다. 보통 하루 남으면 이기는 후보는 국민통합을 얘기하고, 지는 후보는 상대방을 공격하는데 누가 이기는 후보 같은가?!(지지자들 '이재명' 연호)"
그는 "우리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국민통합정부를 만들어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경청해서 대한민국을 하나로 통합시키겠다"며 "증오와 혐오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또 "연대와 협력으로 위기를 극복해서 주가 5000 시대를 이재명 후보와 함께, 우리 민주당이 뒷받침해서 만들어가겠다"고 공언했다.
송 대표는 페이스북에도 "오늘 하루 절실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국민께 이재명 후보 지지를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지역구인 인천광역시 계양구에서 이 후보와 함께 유세한 뒤 서울로 돌아와 종각역 4번 출구에서도 '부탁드립니다' 1인 유세를 진행한다. 청계광장에서 마지막 집중유세를 마친 다음 KBS 9시 뉴스에도 출연해 이재명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서영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거 전 마지막 주말 유세를 서울에서 마무리하며 막판 지지 호소에 나섰다. 두 후보 모두 대한민국 수도를 마지막 주말 유세 장소로 택했지만 내놓은 메시지는 사뭇 달랐다.
이 후보의 이날 주된 메시지는 부동산, 청년, 통합 등 정책 비전에 주력했다.
반면 윤 후보는 대장동, 북한, 언론 등 네거티브 메시지에 집중하며 상대 후보와 현 정부를 원색적인 막말로 비난하며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특히 대다수가 자신에게 우호적인 언론을 향해서도 "전위대"란 말까지 거론하며 싸잡아 거칠게 공격했다.
이재명 키워드, 부동산 · 청년 · 통합
이 후보의 이날 주된 메시지는 부동산, 청년, 통합이었다. 본인의 열세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서울·수도권 및 2030세대 이슈, 그리고 안철수 대표 지지층 및 부동층 공략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이 후보는 이날 첫 일정인 서울 도봉산 입구에서 유세 시간 30여 분 모두를 부동산 이야기로 채웠다. 그는 "이재명 실용통합정부의 명운을 걸고 부동산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약속드린다"라며 "투기해서 돈 많이 벌었다는 소문, 이재명 정부에선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확실히 말씀드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 정부가 대체로 잘했지만 부동산 정책은 잘못했다는 것을 아프게 인정한다"라며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는 사람은 미래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이재명이 이끄는 실용통합정부는 여러분이 겪고 계신 부동산 관련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후보는 부동산 공약 중 청년과 관련된 내용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청년들처럼, 또는 평생 처음 집을 사는 사람에게 LTV를 90%까지 허용하고 현재 소득이 없는 청년들의 경우 미래 소득까지 인정해 쉽게 집을 살 수 있도록 저희가 책임지겠다"라며 "(청년들의) 고통이 우리 기성세대의 잘못이니 이를 책임지기 위해 새로 공급하는 아파트의 30%는 청년들에게 우선 공급하겠다"라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이후 신촌 등 유세를 통해 부동산 외에도 청년 관련 문제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 유세에서 "오늘 보니까 (유세 현장에) 진짜 청년들이 많다. 제가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 바로 어떻게 남성청년·여성청년, 수도권청년·지방청년이 편을 갈라 싸우느냐는 것"이라며 "우리가 고도성장 시대를 살면서 각자가 성취에 집중하다보니 이 사회의 공정성 문제를 방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성세대가, 우리 정치권이 책임져야 하는데 청년들이 싸우는 것을 더 자극하고 증오를 심고, 그래서 자기 표를 얻겠다는 극우포퓰리즘이 움트고 있다"라며 "참으로 개탄스럽고 결코 그 길로 가게 내버려 두면 안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집을 사고 직장을 구하고 자산을 형성할 기회를 특별히 만들어가겠다"라며 "청년들도 희망을 갖고 도전할 수 있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기회가 넘치는 국가를 이재명이 확실히 만들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스마트폰 불빛 환호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 장소를 호남선이 주로 다니는 용산역광장으로 잡았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정말로 중요한 일이 있다. 우리 대한민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인적, 물적 역량은 무한대가 아니다"라며 "좋은 인재와 정책이라면 네편, 내편, 김대중 정책, 박정희 정책, 이쪽 소속, 저쪽 소속 가릴 필요가 없다. 국가가 가진 지혜와 역량을 다 모아 오로지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만드는 국민내각, 실용적 통합정부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성남시, 경기도지사 하면서도 편을 가르지 않았다. 전임시장이 임명한 사람도 유능하면 그대로 써서 훨씬 더 많은 성과를 내게 했다"라며 "그러한 성과 때문에 시민들, 도민들이 리뷰를 잘 써줘서 제가 여기까지 왔다"라고 말했다.
또 "10% 지지받는 세력은 10% 의석을 갖고 국가경영에도 10%는 참여해야 한다. 비례대표 확대하고 위성정당 이런 거 못하게 해야 한다. 결선투표를 받아들여야 (선거) 그 전에 편짜고 이런 걸 안 하고 국민들이 (소신껏) 선택할 수 있다"라며 "나쁜 정권교체 말고 국민 삶을 더 개산하도록 선의의 경쟁을 하는 진정한 정체교체, 누가 더 잘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키워드, 대장동 · 북한 · 언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금천구 두산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대장동, 북한, 언론 등 선동적인 네거티브 메시지에 집중했다. 자신의 정책이나 국정비전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없이 상대 후보의 의혹이나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부각하며 정권교체를 강조하는 것을 넘어 언론을 향해서도 "전위대"란 말까지 언급하며 신랄하게 날을 세웠다.
이날 마지막 일정이었던 서울 금천구 유세에서 윤 후보는 "김만배 일당이 3억 5000만 원을 들고 가서 8500억 원을 뜯어냈다. 앞으로 1조 원까지 돈이 계속 입금 된다"라며 "이거 누구 돈인가. 국민의 돈이고 성남 시민 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만배 일당이 한 번에 조 단위씩 돈을 벌면 우리 근로자들이 일할 맛이 나나 안 나나. 어디 권력자한테 줄 대서 특혜 하나 받으면 10대가 먹고 사는데 뭐 열심히 죽자고 일하겠나"라며 "이런 부정부패가 국민들의 일할 의욕을 떨어뜨리고 나라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꼬집기도 했다. 그는 "집값은 이 정권이 실수한 게 아니다. 부동산 정책 28번 고쳤다. 세상에 28번 실수하는 사람이 어딨나. 이건 일부러 그런 것"이라며 "민주당이 계속 집권하기 위해선 국민들이 세 들어 살아야지 자기 집 가진 사람 많아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이 서울시장 10년 장악하면서 재개발·재건축을 다 틀어막았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금천구 두산로 한 대형마트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앞서 접경 지역인 파주를 찾아선 이념 공세 수위를 더 높였다. 윤 후보는 "주구장창 5년의 하세월 동안 그렇게 일당독재, 자기들도 인정하는 독재를 해놓고 뭔 정치교체를 한다는 건가"라며 "국민들이 정권교체하자고 하니까 이거를 정치교체로 물 타기 하려고 기만전술에 선동 공작을 하는 것이다. 하는 짓 보면 꼭 어디하고 닮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에서 핵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 실험을 올 들어 아홉 번째 했는데 왜 이거를 도발이라고 규탄도 못 하나"라며 "이북에 본인이나 지지 세력이 뭐 약점 잡혔나. 이북에 잘못 보여서 이북에서 그냥 말 한마디 뱉어내면 뒤집어질 만한 약점 잡혔나"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의정부에서 펼쳐진 유세에선 '민주당이 친여 매체와 손잡고 가짜뉴스 공작을 펼친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윤 후보는 "(민주당 정권) 이 사람들, 집권하고 연장하기 위해서 국민 속이고 공작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린다"라며 "민주당 정권이 강성노조를 전위대로 세워서 가장 못된 짓 다 하는데, 그 첨병 중에 첨병이 바로 언론노조"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도 정치개혁에 앞서 먼저 뜯어고쳐야 한다. 말도 안 되는 허위 보도를 일삼고 국민 속이고 거짓 공작으로 세뇌해왔다"라며 "우리 대한민국 언론인들도 각성해야 한다, 이게 뭔가 도대체. 이게 민주주의 맞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오는 길에 이재명 후보 슬로건을 봤다. 자기가 위기에 강한 대통령이라고 한다. 지금이 위기인 건 맞는 모양인가 보다"라며 "이 위기 국민이 만들었나. 누가 만들었나. 국민들이 5년 동안 밀어줬는데, 나라를 위기로 만들었으면 위기에 강할 게 아니라 집에 가야하는 거 아니냐"라고 선동적 어조로 비판했다.
이어 "사전투표 때 문제가 생겼다. 국민의힘 지지층에 재작년 4.15 선거를 부정선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 지지층을 분열시키기 위해서 이런 짓을 한 것"이라며 "투표 하면 바뀐다. 나라가 상식이 지배하는 정상적인 나라로 바뀐다. 자기들밖에 모르는, 탐욕스러운 이 패거리들을 집에 보내고 양식 있는 정치인들과 협치해서 국민을 통합하고 경제를 번영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현광 소중한 기자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수사 당시, 주임검사였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통해 사건을 무마했다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주장이 담긴 음성파일이 공개됐다.
<뉴스타파>는 6일 김씨가 대장동 검찰 수사 직전인 지난해 9월15일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나눈 대화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이 매체는 “김씨가 박영수 변호사에게 (불법 대출 브로커) 조아무개씨를 소개했고, 박 변호사와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해결했다”고 보도했다.
2011년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이었던 윤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 주임검사로 대장동 사업가에게 1155억원가량의 불법 대출을 알선한 조씨를 상대로 계좌 추적까지 벌였지만, 참고인 조사만 하고 그를 돌려보냈다. 당시 조씨의 변호인은 박영수 전 특검이었다. 검사 시절부터 박 전 특검과 윤 후보는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윤 후보가 당시 ‘봐주기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음성 파일에는 김씨가 신 전 위원장과 만나, “내가 조씨를 박영수 변호사에게 소개해줬다. 당시에 윤석열이 (대검 중앙수사부) 과장. 박아무개가 주임검사야. 그래서 내가 (조씨에게) 박영수(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씨는 그러면서 “박영수가 (조씨 사건 관련) 진단을 하더니 나한테, ‘야, 그놈 보고, 대검에서 부르면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라고 그래’. 그래서 나도 모르고 그냥 (조씨한테) ‘야, 형님(박영수)이 그랬는데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란다’ 그러니까 진짜로 (조씨가 검찰에) 갔더니 (조씨한테) 커피 한 잔 주면서 ‘응, 얘기 다 들었어. 들었지? 가 임마’ 이러면서 보내더래”라며 “박아무개 검사가 커피, 뭐 하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한다.
이는 대장동 민간사업자 가운데 한명인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지난해 11월 검찰 조사에서 밝혔다고 알려진 내용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지난달 <제이티비시>(JTBC)는 남 변호사가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윤 후보가 대장동 불법 대출을 눈감아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남 변호사가 “저, 김만배, 조아무개씨가 (2011년 대검 중수부의) 2회 조사 출석 전에 대법원 주차장에서 만났다. 김만배가 조씨에게 ‘오늘은 올라가면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면 된다. 물어보는 질문에 다 협조하면 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이어 “조씨가 2회 조사를 받고 나왔는데 실제로 주임검사가 믹스커피를 타 줬다고 했고, 첫 조사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 후보 쪽은 ‘조씨를 모르고, 봐주기 수사를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지난달 25일 열린 대선 후보 티브이(TV) 토론회에서 ‘조씨에게 커피는 왜 타줬느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물음에 “난 그 사람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씨와 대화를 나눈 신 전 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음성파일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도 드릴 수 없다”고 했다. ‘녹취 이유’에 대해서도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본부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밤 늦게 입장문을 내 “대장동 게이트가 언론에 보도된 후 검찰 수사를 앞두고 김만배가 지인에게 늘어놓은 변명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김만배의 일방적인 거짓말을 토대로 봐주기 수사 운운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손현수 기자
[뉴스타파]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가 검찰 수사 직전인 지난해 9월 지인과 나눈 1시간 12분 분량의 대화 음성파일을 뉴스타파가 입수했다. 이 대화 녹음파일에는 김만배 씨가 대장동 사업을 진행해 온 과정,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 관련자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 등에 대한 김 씨의 주장이 들어있다.
김만배 씨는 당시 대화에서 “박영수 변호사와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를 통해 사건을 해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때문에 대장동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등의 말을 했다.
대화 당사자는 현직 기자 시절 김 씨와 동료 사이였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15일 성남 판교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이 만났을 때는 대장동 의혹이 제기되던 시점이었으나 박영수 전 특검, 부산저축은행 등은 물론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의 실명도 공개되기 전이었다.
대화 당사자인 신 전 위원장은 녹음파일을 공개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만배 씨와는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는 사이로 오랜만에 만났다. 자연스레 대장동 얘기가 나왔다. 당시는 대장동 의혹이 지금처럼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기 전이었다. 그런데 대화 이후 김만배가 한 얘기와 전혀 다른 내용의 의혹들이 언론, 정치권 등에서 퍼져나갔다. 김만배에게 당시 대화 내용과 관련해 추가적인 입장을 들어보려고 했으나 구속된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하지만 의혹이 계속 확산되는 상황에서 김만배가 대장동 사건이 본격화되기 전에 나에게 털어놓은 증언이 이 사건의 실체를 이해하는데 보다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이제라도 공개를 결심했다." -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뉴스타파 전문위원)
김만배 씨는 신 전 위원장과 만났을 때 대장동 사업 진행 내용을 일일이 노트에 써 가며 설명했다고 한다. 김 씨가 작성한 노트에는 부산저축은행과 박영수 전 특검,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등 대장동 사건 관계자와 기업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지난해 9월 15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대화를 하며 작성한 기록.
“박영수에게 사건 청탁…윤석열이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
김만배 음성 파일에는 대장동 사건 관련한 두 가지 쟁점에 대한 증언이 담겨 있다. 첫째, 2011년 대장동 개발사업에 1000억 원이 넘는 대출을 해줬던 부산저축은행을 대검중수부가 수사할 당시, 주임검사였던 윤석열 후보가 김만배 등의 부탁을 받고 봐주기 수사를 했는지 여부. 둘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등이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길 수 있도록 이재명 시장 시절 성남시가 도와줬는지 여부다.
먼저 윤석열 후보의 대장동 관련 봐주기 수사 의혹의 중심에는 2011년 대검중수부가 대장동 개발사업에 1000억 원 이상을 대출해 준 부산저축은행을 수사할 당시 대장동 대출 브로커로 수사망에 올랐던 조우형이라는 인물이 있다. 조우형의 부탁을 받은 김만배와 박영수 변호사가 평소 친분이 있던 윤석열 당시 부산저축은행 주임검사에게 부탁해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이다.
김만배 씨는 음성파일에서 “자신이 조우형을 박영수 변호사에게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괄호는 이해를 돕기 위해 기자가 써 넣은 것. 굵은 글씨가 김만배 증언)
“얘가 다른 기자를 통해서 찾아와. 조우형이가 나를…”
- 조우형이 찾아온다고?
“응. (조우형이) ‘형님, 제가 이렇게 수사 받고 있는데 다른 기자분들이 해결 못해주는데... 형님이 좀 해결해 주세요’ 그래서...그래? 그런데 형이 직접 (검찰에) 가서 얘기하기는 어렵다. 내가 법조기자 오래 했는데, 내가 솔직히 (수사 검사들을) 다 아는데, 내가 검사를 찾아가거나 대검(대검찰청)에 가서 ‘OO(당시 대검 소속 검사)야, (조우형이) 내 동생이니까 (해결)해 줘라’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냐. 내가 돈 받고 해주는 지 알지. (내가 윤석열한테) ‘석열이 형, (조우형이) 내 동생이야’ 라고 어떻게 말하겠냐. 그 당시에 윤석열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과장. 박OO이 주임검사야. 그래서 내가 박영수(변호사)를 소개해줘.”
- 아, 조우형한테?
“응. 박영수 변호사를…”
- 나름대로 거물을 소개해 줬네.
“왜냐하면 나는 형, 그 (검찰의) 혈관을 다 아니까. 무슨 말인지 알지?
- 응. 통할 만한 사람을...
“통할 만한 사람을 소개한 거지.”
- 김만배 음성파일 (2021.9.15.)
이어 김만배 씨는 윤석열 당시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사건 주임 검사가 이 사건에 어떻게 관여했는지를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괄호는 이해를 돕기 위해 기자가 써 넣은 것. 굵은 글씨가 김만배 증언)
- 누가? 박OO 검사가?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이러면서…”
- 윤석열한테서? 윤석열이가 보냈단 말이야?
“응. 박OO (검사가) 커피주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물어보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
지난해 9월 녹음된 김만배의 이 말은 ‘조우형을 전혀 모르고, 봐주기 수사를 한 사실이 없다’던 윤석열 후보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증언이다. 윤 후보는 지난달 25일 대선 TV토론회에서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한테 커피는 왜 타 줬는지”를 묻는 이재명 후보의 질문에 “나는 그 사람 본 적이 없다”고 답한 바 있다.
조우형 씨가 2011년 대검중수부 윤석열 수사팀에서 특혜를 받고 처벌을 피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정황은 이미 여러 개 나와 있다.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의 지난해 11월 19일 검찰 진술(12회차) 내용도 그 중 하나다. JTBC 등을 통해 공개된 바 있는 진술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 기억으로는 일주일 안쪽으로 2회 조사가 있었는데 저(남욱), 김만배, 조우형이 2회 조사 출석 전에 대법원 주차장에서 만났었습니다. 그때 김만배가 조우형에게 “오늘은 올라가면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면 된다. 물어보는 질문에 다 협조하면 된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조우형이 검찰에 출석해서 2회 조사를 받고 나왔는데 실제로 주임검사가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줬다고 했고, 첫 조사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 말을 했습니다.” - 남욱 변호사 검찰 진술 조서 (2021.11.19.)
남욱 변호사의 이 진술은 2개월 전에 녹음된 김만배의 음성 파일 내용과 대부분 일치한다.
뉴스타파는 김만배 음성파일 내용과 관련해 박영수 변호사(전 특검)와 윤석열 후보, 대출브로커인 조우형 씨와 조 씨를 수사하면서 커피를 준 것으로 언급된 박 모 검사(현 변호사)에게 연락해 입장을 물었다. 하지만 조우형 씨와 박 변호사는 연락이 닿지 않았고, 박영수 변호사 측은 “후배인 윤석열 검사에게 조우형 씨 관련 사건을 청탁했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은 서면 답변을 보내왔다.
'조우형 사건을 수임한 것은 기억나지만, 너무 오래된 일이라서 누구의 소개로 수임한 것인지, 검찰관계자에게 부탁을 했는지, 김만배에게 질문과 같은 취지의 말을 했는지 여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참고로, 당시 박 변호사는 소속 법무법인의 실무 변호사에게 맡겨서 업무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정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 것입니다.' - 박영수 변호사 측 언론 담당 변호인 (2022.3.5.)
‘박영수 변호사의 부탁을 받고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를 무혐의 처분했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 윤석열 캠프 측은 보도 직전까지 아무런 답을 해 오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성남시에 3700억 선 배당 때문에 법조인들 투자 포기…이재명은 난 놈이야”
다음은 이재명 후보가 시장으로 있을 때 성남시가 화천대유 대주주 등에 특혜를 줬는지 여부. 김만배 씨는 애초 자산관리회사인 화천대유 밑에 천화동인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18개 만든 뒤 이를 자신과 가까운 법조인들에게 나눠주려고 계획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남시가 대장동에서 발생하는 수익 가운데 3700억 원을 먼저 배당받아 가기로 사업을 설계하면서 당초 계획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괄호는 이해를 돕기 위해 기자가 써 넣은 것)
처음에 잘 팔렸으면 한 20명한테 팔기로 했었는데. 천화동인 1호부터 18호까지 해서… 그런데 안 팔렸지. 하나도 안 팔렸어. 왜냐하면 성남시가 너무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공모 조건을 만들어서…법조인도 엄청나게 여기에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성남시에서) 3700억 원 (우)선 배당 받아가겠다니까 법조인들이 ‘아, 우리는 그러면 안 해’ 이렇게 해서 내가 많이 갖게 된 거지. 원래 천화동인은 다 팔 계획이었는데…
- 김만배 음성파일 (2021.9.15.)
김만배 씨는 대장동 사업을 추진한 성남의뜰 운영비 250억 원을 화천대유가 내게 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괄호는 이해를 돕기 위해 기자가 써 넣은 것. 굵은 글씨가 김만배 증언)
“그리고 공사(성남의뜰)에 몇 년 동안 250억 원을 줘서 운영하게 했어."
- 돈을 또 줬네?
“운영비로. 직원들…”
- 그거는 3700억 원 배당과는 별도야?
“그렇지. 상관없는 거지. 자산운용사(화천대유)가 (내는 거지)."
- (성남의뜰 운영비까지) 줘야 될 의무가 있는 거야?
“법적으로 걔네들(성남시)이 그렇게 만들었어."
-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돈이 없으니까?
“그렇지, 이 사업에 관여한 애들이. 그러니까 이걸 이재명이 했는지 누가 했는지 아주 기가 막히게…”
- 정밀하게 해 놨네.
“정밀하게 했지.”
- 그러니까 손해는 전혀 안 나고 앉아서 코풀게 딱 해놓은 거네.
“해놓은 거지. 이재명이 난 놈이야.”
- 김만배 음성파일 (2021.9.15.)
김만배 씨는 당시 이재명 시장이 공원이나 터널 조성 비용 등을 화천대유에 추가 부담하도록 하자 욕을 많이 했다고도 말했다. (괄호는 이해를 돕기 위해 기자가 써 넣은 것. 굵은 글씨가 김만배 증언)
“이제 또 땅 값 올라가니까, 이재명 시장이 '터널도 뚫어라', '배수지도 해라', '저류지에…'”
- 계속 부대조건이 붙는 거야?
“응, 내가 욕을 많이 했지. O같은 새끼, OO놈, 공산당 같은 새끼 했더니 성남시의원들이 찾아와서 ‘그만 좀 하라’고…”
- 김만배 음성파일 (2021.9.15.)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이 같은 증언은 이재명 성남시가 화천대유 등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과는 달리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 입장에서는 성남시의 통제 때문에 여러 불이익을 당해 불만이 매우 컸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상진, 신학림 전문위원
김만배 음성 공개 파문 "윤석열이 '니가 조우형이야?'... 그냥 봐줬지"
[뉴스타파, 지난해 9월 음성파일 보도] "본 적도 없다"던 윤석열 해명과 배치
왼쪽부터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박영수 전 특별검사.
[오마이뉴스] 20대 대선 본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장동 개발특혜의혹 핵심인물 김만배씨가 지난해 9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검사시절 부산저축은행 사태 때 대장동 사업 관련자 조우형씨 수사를 무마해줬다'고 말한 육성파일이 6일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줄곧 제기해온 '봐주기 수사' 의혹에 힘이 실리는 내용이다. 그동안 관련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핵심 당사자인 김씨의 인정 발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날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대장동 의혹이 막 커지던 2021년 9월 1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의 한 커피숍에서 과거 동료였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을 만났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김만배씨의 실명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박영수 전 국정농단사건 특별검사,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관련성 등도 등장하지 않던 시기였다.
신 전 위원장은 "자연스레 대장동 얘기가 나왔다"며 "대화 이후 김씨에게 추가적인 입장을 들어보려고 했으나 구속된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의혹이 계속 확산되는 상황에서 김씨가 나에게 털어놓은 증언이 이 사건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에 보다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공개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대장동 사건 터진 직후인 2021년 9월 15일 김만배의 증언
지난 2021년 9월 15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의 대화에서 '박영수 변호사와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해결했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이는 6일 <뉴스타파>의 [김만배 음성파일]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이때 김만배씨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조우형씨가 자신을 찾아왔다고 털어놨다. 조씨는 2009년 대장동 관련 부실 대출을 주선, 10억3000만 원의 수수료를 챙겼지만 기소를 면했다. 그는 이후 김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가 관여한 대장동 사업과 이어진다. 그런데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조씨 변호사가 박영수 전 특검이었다. 김씨의 다음 발언은 '윤 후보가 박 전 특검과의 관계를 고려해 조씨를 봐준 것 아니냐'는 민주당의 주장과 일맥상통했다.
김만배 : "얘가 다른 기자를 통해서 찾아와. 조우형이가 나를…"
신학림 : "조우형이 찾아온다고?"
김만배 : "응. (조우형이) '형님, 제가 이렇게 수사 받고 있는데 다른 기자분들이 해결 못해주는데... 형님이 좀 해결해 주세요' 그래서... '그래? 그런데 형이 직접 (검찰에) 가서 얘기하기는 어렵다.' ...(중략)... 그 당시에 윤석열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과장. 박OO이 주임검사야. 그래서 내가 박영수(변호사)를 소개해줘."
신학림 : "아, 조우형한테?"
김만배 : "응. 박영수 변호사를…"
신학림 : "나름대로 거물을 소개해 줬네."
김만배 : "왜냐하면 나는 형, 그 (검찰의) 혈관을 다 아니까. 무슨 말인지 알지?"
김씨는 이후 조씨의 검찰 조사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
김만배 :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
신학림 : "윤석열한테서? 윤석열이가 보냈단 말이야?"
김만배 : "응. 박OO (검사가) 커피주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물어보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
지난 2021년 9월 15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의 대화에서 '이재명 성남시장 때문에 대장동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김만배씨의 이야기는 그동안 '조우형이란 사람은 모르고, 봐주기 수사한 적 없다'던 윤석열 후보의 주장과 전혀 다른 내용이다. 윤 후보는 2월 25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도 "조우형씨한테는 왜 커피를 타줬나"라고 추궁하는 이재명 후보에게 "(저는) 그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하, 참 갖다 붙일려고 10년 전 일까지"라며 응수했다.
김씨는 또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처음에 잘 팔렸으면 한 20명한테 팔기로 했는데 하나도 안 팔렸다. 왜냐하면 성남시가 너무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공모조건을 만들어서..."라며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후보에게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성남시가 대장동 사업을 추진한 성남의뜰 운영비 250억 원을 화천대유에 부담시킨 일을 두고 '시에 손해는 전혀 안 나게 해놓은 셈이냐'는 신 전 위원장 비유에 "(그렇게) 해놓은 거지. 이재명이 난 놈이야"라고 답했다.
윤석열 선대본 "김만배의 말 대부분이 거짓말"
윤석열 후보 쪽은 뉴스타파 반론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뉴스타파 보도가 나온 뒤 국민의힘 선대본은 입장문을 냈다.
이양수 대변인은 "명백히 허위"라며 "윤석열 후보는 김만배와 아무런 친분이 없다. '석열이 형'이라고 부를 사이가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보도는 윤석열-김만배 친분에 대해 다루지 않았으며, 윤석열-박영수 친분을 수사 무마에 활용했다는 내용이다.
이 대변인은 "김만배의 말 대부분이 거짓"이라며 "대장동 게이트가 언론에 보도된 후 검찰 수사를 앞두고 김만배가 지인에게 늘어놓은 변명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김만배의 일방적인 거짓말을 토대로 봐주기 수사 운운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는 조 씨뿐만 아니라 부산저축은행 수사와 관련된 어떤 사람도 봐주기 수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박소희 기자
윤 "계속 거짓말" - 이 "부산저축은행은? 커피는? 삼부토건은?"
[4차 대선후보 4자토론] 22.02.25 오마이뉴스 보도
윤석열 "종합해서 보면, 계속 대장동 관련 거짓말을 하신다."
이재명 "정말 문제시다. 그들에게 도움을 준 건 윤 후보 아니냐."
윤석열 "이완용이 안중근에게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이라는 것과 똑같은 얘기다."
이재명 "그러면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 때 대장동은 왜 봐줬나?"
'대장동 의혹'은 25일 오후 '정치'를 주제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 주관 2차 법정 대선후보 TV토론 때도 빠지지 않았다. 시작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다.
윤 후보는 "이 후보께서 지난 토론회 때 대장동의 김만배가 지칭하는 '그분'이 자신이 아니라 현직 대법관이라고 했는데, 현직 대법관이 직접 인터뷰도 하면서 완전히 허위로 드러났다"며 공세를 시작했다. 또 "배수구에서 대장동 문건이 버려진 게 발견됐는데 이 후보가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와 독대해 결재해서 받았다는 내용"이라며 "이런 걸 종합해서 보면 계속 거짓말 많이 하시는데 그동안 한 얘기가 전부 사실과 다르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대장동 사업 시행사 화천대유) 그들에게 도움을 준 건 윤 후보다"라고 역공했다. 구체적으론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봐줬잖나. 그 녹취록이 맞다면 본인(윤석열)은 죄를 많이 지어 구속될 사람이라 돼 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제가 (정민용 변호사와) 독대했다고 거짓말하지 마시라"고 쏘아 붙였다.
먼저 대장동 꺼낸 윤석열... 이재명은 더 많이 질문
25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초청대상 대선후보 2차토론회(정치분야)에 토론 중인 후보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윤석열 후보가 주도권을 쥔 토론시간이었지만 이후 토론은 두 후보 간의 즉각적인 설전처럼 진행됐다. 오히려 질문을 던지는 쪽은 이재명 후보 쪽이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지적에 "(녹취록의) '윤석열 죽을 거다'라는 얘긴, 제가 서울중앙지검장 때 법관에 대해 수사·기소를 많이 해서 나중에 (법원에) 보복 당할지 모른다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에 이 후보는 "(녹취록 상 김만배씨가 말한) 카드(윤 후보를 위협할)는 무슨 얘기냐"고 곧장 맞받았다.
윤 후보는 이에 즉답을 피한 채 "제가 (대장동) 몸통이라는데, 제가 무슨 성남시장이나 경기지사를 했나. 아니면 관용카드로 초밥을 먹었나. 어디 엉뚱한 데다"라며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 후보의 주장은) 마치 (친일파) 이완용이 (독립투사) 안중근에게 '나라 팔아먹은 사람'이라는 것과 똑같은 얘기"라며 "제가 (당시) 대구고검으로 좌천 갔는데 어떻게 몸통이 된다는 말이냐. 좀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얘기를 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 때 대장동은 왜 봐줬나"고 공세를 계속 이어갔다. 윤 후보가 "(그 사건은) SPC(특수목적법인) 대출로 배임혐의가 되는 부분만 기소한 것"이라고 반박하자, 이 후보는 "일반대출 2건도 기소했다. 언론에 다 나왔는데 부인하면 되나"라고 따졌다.
윤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80여 명 이상 기소하고 56명을 구속기소한 사안"이라고 답했지만, 이 후보는 "(대장동 사업 대출을 알선한) 조우형씨한테는 (윤 후보가) 왜 커피를 타줬나"라고 계속 추궁했다. 이에 윤 후보는 "(저는) 그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하, 참 갖다 붙일려고 10년 전 일까지"라며 혀를 찼다.
그러나 이 후보는 마지막까지 "삼부토건은 왜 (수사할 때) 봐주셨냐"며 질문을 놓지 않았다. 윤 후보는 "제가 질문하겠다. 이따가 물어보시라"면서 이에 대한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김만배·유동규·김용·유동규는 의형제" - "녹취록 같은데 본인 관련만 헛소리?"
윤석열 후보는 이후 "새로운 녹취록이 발견됐다. 2014년 6월 29일 밤 김만배·정진상·김용·유동규가 도원결의 의형제를 맺는다"면서 다시 주제를 대장동으로 돌렸다. 특히 "이 후보가 유동규, 김만배는 안 가깝다 했는데 '적어도 측근은 정진상, 김용 정도 돼야지 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즉, 대장동 의혹으로 기소된 이들과 의형제를 맺은 측근들을 두고 있는 이 후보야말로 '몸통'이란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녹취록은 같은데 (왜) 어떤 것은 중요한 증거고, 본인에 관련된 건 헛소리가 되나"라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보니깐 (검사 시절 때) 수사를 정말 무리하게 하신 것 같다. 합리적이지 않다"며 "본인(윤석열)이 녹취록에 더 많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본인의 주도권 토론 땐 "국민의 삶과 미래를 놓고 논쟁해야 하는데 (이런 논쟁을 해) 죄송하다. 그러나 오해가 생길 수 있어서 말하겠다"며 대장동 의혹에 대한 추가 설명도 내놨다.
그는 먼저 "윤 후보가 (녹취록의) '그분' 얘기를 말했는데, 현직 대법관의 실명을 말한 건 제가 아니고 제주지사(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 하셨던 분이다"며 "윤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대출) 수사 봐주기를 했지만, 저는 봐주지 않았고 피해를 입힌 사람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는 (김만배씨 누나에게) 아버지 집 팔고 이익 봤지 않나.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다른 일반 대출은 기소했으면서 (대장동은) 왜 봐주셨나"라며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 죽는다' 이런 명확한 녹취록까지 있는데 저는 (대장동 의혹을) 윤석열 게이트라 생각한다. 윤 후보가 몸통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경태 기자
"윤석열-박영수-조우형-김만배... 과연 우연의 우연인가"
윤석열 대검 중수부 시절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 직격
민주당 "본인이 직접 해명해야"
21.11.16 오마이뉴스 보도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TF의 부산저축은행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병욱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그 결과가 '대장동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는 16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석열은 대장동의 숨은 몸통인 조우형 비호 의혹에 대해 즉각 답하라"고 요구했다. 조우형씨는 2009년 대장동 관련 대출을 주선, 10억3000만 원의 수수료를 챙겼지만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기소를 면했다. 그러나 2015년 수원지방검찰청이 대장동 개발 관련 수사에 나서면서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민주당은 조씨가 2009년 주선한 대출 자체가 부실대출인데도 2011년 검찰이 수사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짚었다. 특위 위원장 김병욱 의원은 "당시 부산저축은행은 총자산 1조3184억 원에 총부채 3조5180억 원이었는데 총 자산의 8.76%에 달하는 1155억 원이라는 거액 대출을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에게 해준 것"이라며 "한 마디로 신용한도를 한참 초과한 부실대출의 전형인데 수사대상에서 빠진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특위는 또 2011년 4월 삼정회계법인이 작성한 보고서를 공개하며 부산저축은행의 부실대출 목록에 대장동 및 조우형씨 관련 대출이 5건이나 포함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해당 보고서는 2011년 2월부터 작성됐고 검찰이 3월에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윤석열 검찰 측이 참고했다면 2011년 5월 1일 (부산저축은행사건 관련자들을) 기소할 때 대장동 관련 내용이 빠진 것은 납득하기 힘든 일"이라고 했다.
특위는 조사과정에서 2015년 조씨가 대장동 대출말고도 ▲ 수원시 망포동개발사업과 관련해 부산저축은행 대출 알선 명목으로 시행사 대표 (주)세움으로부터 10억1500만 원을 챙기고 ▲ 고양시 풍동개발사업과 관련해 본인 명의 회사 (주)벨리타하우스 자금 70억 원을 (주)세움에 대여, 배임을 저질렀다는 혐의도 추가 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모두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전인 2009년 9월~2011년 2월에 이뤄진 일이었다.
박영수가 변호한 조우형, 2011년 기소 대상에서 왜 빠졌나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TF의 부산저축은행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병욱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특위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팀이 (주)세움-전주저축은행의 배임 사건 (주)벨리타하우스-부산2저축은행의 캄보디아 신공항 관련 부실대출을 각각 수사했고, 기소까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또 (주)세움 사건은 윤석열 후보가 직접 기소했고, (주)벨리타하우스 사건 역시 당시 수사팀이 중점을 두고 살펴봤던 사안이라며 조우형씨를 끝내 기소하지 않은 점은 '조우형 봐주기 수사'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조씨의 변호인이 바로 박영수 전 특검이었다. 김병욱 의원은 "큰 그림을 좀 봐달라. 저희가 괜히 야당 후보 윤석열을 소환해서 공격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후 조씨가 화천대유가 킨앤파트너스로부터 자금조달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고, 그의 회사가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 6호와 합병했고, 윤석열 후보 부친 집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누나가 구입한 점 등을 거론했다.
"과연 이게 우연의 우연으로 끝날까? 한 편의 영화 같은 일들이 10여 년에 걸쳐 일어난 게 분명한 현실이다. 합리적 의심을 안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안민석 의원은 "국민들은 박영수-윤석열 두 사람 관계를 '깐부(단짝, 같은 편 등을 가리키는 말)'라고 알고 있지 않냐"며 윤석열 후보 본인이 직접 나서서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가 부실수사 의혹과 관련해서 당당하다면, 후보 스스로 기자회견 형식의 간담회를 신속하게 열어서 풀어야 한다"며 "대변인이나 남의 입을 통해서 어정쩡하게 해명한다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소희 기자
이명박·박근혜 정부 검찰 부실수사 중 결론 뒤집힌 사건은?
참여연대 ‘그 사건·그 검사’ 발간... 검찰의 무리 · 부실 수사 8건 발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6일 밝힌 ‘검찰권 오남용 인정된 사건 및 부실수사로 책임져야 할 검사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3월, 김학의 당시 법무부 차관은 ‘원주 별장 성접대 의혹’이 제기되면서 취임 6일 만에 사퇴했다. 경찰은 그해 7월 김 전 차관을 특수강간 혐의 등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윤재필)는 그해 11월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했다. 이어 2014년 재수사가 진행됐으나,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그해 12월 또다시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이 사건은 2018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 재수사를 권고하면서 재수사가 시작됐고, 검찰은 김 전 차관을 2019년 6월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애초 검찰의 뭉개기·봐주기 수사로 김 전 차관은 끝내 처벌을 면했다. 공소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그를 둘러싼 의혹의 진상 규명과 단죄는 실패로 일단락된 것이다.
‘윤우진 전 세무서장 육류업자 스폰서 의혹’도 검찰 재수사 끝에 기소가 이뤄진 대표적인 사건이다. 이 사건은 2015년 검찰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측근으로 꼽히는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의 친형인 윤 전 서장을 무혐의 처분을 내려 ‘봐주기 수사’ 비판이 일었던 의혹이다. 윤 전 서장은 현직이던 2012년 육류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국외로 도피한 뒤 8개월 만에 체포돼 국내로 압송됐다. 하지만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6차례나 기각했고, 결국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기룡)는 2015년 윤 전 서장을 무혐의 처분했다. 이후 2019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이 다시 제기됐고, 주광덕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윤 전 서장을 고발하면서 재수사가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부장 임대혁)는 지난해 12월 윤 전 서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으로 기소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6일 펴낸 이슈리포트 ‘뒤집힌 그 사건, 그때 그 검사’를 보면, 이처럼 전 정부에서 검찰의 부실한 수사나 무리한 수사로 논란이 됐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재수사가 이뤄져 다른 결론이 나온 대형 사건은 모두 8건으로 집계됐다. 소개된 사건들은 모두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정치권력이나 재벌에 대한 봐주기 수사, 검사에 대한 봐주기 수사로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들로 문재인 정부 들어 재수사에 나서 바로잡힌 것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7년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의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도곡동 땅 의혹이다. 당시 검찰은 이와 관련해 이 후보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2008년 특검도 당선인 신분이던 이 전 대통령을 수사했지만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2018년 특별수사팀을 꾸려 재수사 끝에 이 전 대통령을 횡령,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대법원은 2020년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을 확정했다. 의혹이 제기된 지 13년 만의 일이다.
2012∼2014년 수사가 이뤄진 ‘국정원과 검찰의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은 검찰권 오남용이 인정된 대표적인 사건이다. 국정원과 검찰은 2012년 탈북자 출신 서울시 공무원 유씨를 국가보안법상 간첩 등 혐의로 기소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증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유씨에게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해 공소기각 판결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검찰은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해경 부실구조 수사’ 당시 해경 지도부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 2020년 재수사 끝에 해경 수뇌부 11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또 검찰은 2013년 ‘삼성 노조 와해 의혹’ 수사에서 임원진들을 증거불충분 무혐의 처분했으나, 2018년 재수사로 임직원 45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2012년 18대 대선 국정원 댓글공작’ 등에 대한 수사도 2018년 재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기소했다.
참여연대는 “문재인 정부는 검찰개혁 요구와 과거 부실수사에 대한 재수사 요구를 받았다. 검찰은 사회적 요구에 따라 과거 부실수사에 대한 재수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그 결과 다수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진행됐고, 무혐의 처분됐던 피의자들이 수년 만에 구속기소된 사건들도 나왔다”고 밝혔다. 이날 참여연대는 이들 사건과 관련한 수사 책임자도 공개했다. 2011~2015년 사이 각각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최교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조영곤 변호사 등이다.
참여연대는 “과거 잘못된 수사를 진행했던 검사들에 대한 수사나 징계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오히려 대부분 검사가 영전하다 사직해 전관변호사 생활을 이어가거나 정치에 입문했다. 책임져야 할 검사들이 사과도 처벌도 받지 않고 승승장구하는 한, 검찰개혁은 완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책임져야 할 검사들의 이름을 기록한 것은 검찰권 오남용의 어두운 역사와 국가권력에 의한 무고한 피해자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라고 덧붙였다. 손현수 기자
합동참모본부(합참)는 5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이날 오전 8시48분께 북한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270㎞, 고도는 약 560㎞로 탐지하였으며, 세부 제원은 한미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이용해 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9번째다. 베이징겨울올림픽이 끝나자 북한이 지난달 27일 무력시위를 재개한 지 엿새 만이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탐지된 북한 미사일의 고도와 비행거리는 지난달 27일 미사일과 유사하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추가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북한 미사일은 고도 620㎞, 비행거리 300㎞였고, 이날처럼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됐다. 지난달 27일 북한 미사일은 직각에 가까운 고각으로 발사돼, 만약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했다면 사거리가 최대 2천㎞ 안팎으로 추정됐다. 사거리 1천~2500㎞ 미사일은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분류된다.
군 당국은 지난달 27일 발사체를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했지만, 북한은 미사일이라는 언급 없이 개발 중인 정찰위성에 쓰일 카메라 성능을 점검하기 위한 시험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발사에서 지난달 27일 주장한 카메라 성능 점검뿐만 아니라 다른 시험을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엿새 간격으로 같은 곳에서 비슷한 제원의 미사일을 발사한 점으로 미뤄 볼때,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추가 시험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북한의 정찰위성 주장과 관련해, 정찰위성을 띄우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기술과 거의 같은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이 정찰위성을 내세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쏠 준비를 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위성 핑계를 댄 것인지 말그대로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서 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정보자산으로 탐지한 제원을 추가 분석하고, 북한 의도와 기술적 수준을 좀더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마친 뒤 낸 보도자료에서 “참석자들은 북한이 전례 없이 반복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지적하고 이를 규탄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적 긴장이 고조되고 베이징 동계패럴림픽과 국내 대선 일정이 진행되는 등 매우 엄중한 시기임을 지적하면서 북한이 추가적인 긴장 고조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날 보도자료는 “참석자들은 특히 영변, 풍계리 등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시설을 더욱 면밀히 감시하면서 필요한 대응 조치를 적극 강구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는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고, 북한의 6차례 핵실험이 모두 이곳에서 이뤄졌다. 평안북도 영변에는 5메가와트(MWe) 원자로와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플루토늄 재처리시설, 우라늄 농축시설 등이 있어, 영변 핵시설이 북한 핵능력의 80%로 알려져 있다.
‘영변, 풍계리에 주목할 움직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특별히 받아들일 부분은 아니다. 외국 전문기관이나 언론매체에서 영변 등에 대해 나왔던 것에 대해 한미 정보당국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풍계리에서도 일반적인 활동이 있지만 현재 주목할 변화가 없다. 해당 시설에 대해서 관련 동향을 면밀히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면서 매우 엄중한 시기에 북한에 긴장 고조 행위를 멈추고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성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북핵 수석대표 유선 협의를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것을 규탄했다. 권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