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37회 한국여성대회

 여성운동상에 방송작가 유니온

‘성평등 걸림돌’은 국방부·헌재 등

 

한국여성단체연합은 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37회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했다.

 

“모두의 내일을 위해, 오늘 페미니즘!”

 

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200여명의 여성들이 모였다.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열린 제37회 한국여성대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페미니즘을 상징하는 보라색 마스크, 목도리 등을 착용한 채 “가라, 차별과 혐오! 오라, 성평등!” “여성의 삶이 미래다” 등의 구호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은 “여성들의 연대는 누구도 소외되거나 배제되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젠더정의가 이루어지는 성평등한 내일을 위해 우리는 오늘 페미니즘이 필요하다. 제37회 한국여성대회는 우리 사회의 성평등한 내일을 위해 여성·시민들의 연대를 확인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이날 대회는 ‘돌봄·연대·정의-모두의 내일을 위해 오늘 페미니즘’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여성연합은 ‘3·8 여성 선언’을 발표하면서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뿌리 깊은 성차별적 사회 구조는 여전히 여성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기화된 코로나19 감염병과 대응 과정은 한국 사회의 차별과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평등한 일과 생활, 돌봄이 가능한 삶이 보장돼야 한다. 우리는 성차별적 기후위기,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한 기득권, 남성, 엘리트 중심 성장과 발전 패러다임의 환상을 거두고 ‘돌봄’ 중심으로 사회경제체제를 바꿀 것”이라고 선언했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민문정 여성연합 공동대표는 “여성들의 생존 기반이 무너지고 폭력과 혐오가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으나 이를 해결할 정책과 정치는 실종됐다. 오히려 정치가 차별과 혐오를 선동하는 참담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선에선 성평등에 투표할 것”이라며 “여성 주권자의 목소리와 행동이 전국 파도가 되어, 그리고 성평등 정치의 해일이 되어 차별 선동의 정치를 끝장낼 것”이라고 했다.

 

5일 열린 제37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성평등 디딤돌’로 선정된 엘지(LG) 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날 대회에서는 올해의 여성운동상, 특별상, 성평등 디딤돌·걸림돌도 발표됐다. 지난 한해 한국 사회의 성평등과 여성운동 발전에 공헌한 이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로는 방송작가 유니온(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 지부)이 선정됐다. 방송작가 유니온은 방송작가의 노동권 보장과 처우 개선을 목표로 지난 2017년 11월 출범한 뒤, 방송작가의 고용안정과 노동권 보장, 임금 현실화 등을 위해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해 3월에는 <문화방송>(MBC)에서 부당하게 해고된 방송작가들이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노동자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큰 기여를 했다. 여성연합은 “중앙노동위가 방송작가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한 최초의 결정으로 의미가 매우 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특별상에는 성별 다양성이 인정되는 성평등한 군대를 향한 길을 만든 고 변희수 하사가 이름을 올렸다. 주최 쪽은 “변 하사의 투쟁은 생물학적 성별 이분법에 갇혀있는 한국사회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뒤흔들고, 남성 중심적·차별적인 군대에 맞서 트랜스젠더 군인의 존재를 가시화했다”고 평가했다.

 

‘성평등 디딤돌’에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처한 부조리한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 승리한 엘지(LG) 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 등이 선정됐다. 또 △서울가정법원의 ‘엄마 성·본 쓰기’ 성본변경청구 허가 결정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 △영화 ‘너에게 가는길’이 이름을 올렸다.

 

‘성평등 걸림돌’로는 △반복되는 젠더폭력에 보여주기식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만을 내놓는 국방부 △이주여성들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사업을 추진한 문경시 △육아휴직 사용한 여성노동자를 탄압한 남양유업과 홍원식 회장 △면접과정서 채용성차별을 한 동아제약 △성차별·혐오발언 쏟아낸 챗봇 이루다 개발사 스캐터랩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진술녹화 증거능력 폐기처분한 헌법재판소 △업무상 위력 성폭력 피해자 부당해고한 전남대학교가 꼽혔다. 박고은 기자

서울 광진에서 윤-안 합동유세

이 대표도 만나 ‘원팀’ 선보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저녁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후문 광장에서 이준석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함께 공동 유세를 하고 있다.

 

야권 단일화로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5일 단일화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윤석열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이틀 전 단일화를 한 두 후보 합동 유세에, 안 대표와 갈등을 빚어온 이 대표까지 함께 손을 맞잡는 모습을 보이며 야권 ‘원팀’을 강조한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광진 유세에서 안 대표와 이 대표와 함께 손을 잡은 채 연단에 올랐다. 5천여명(국민의힘 서울시당 추산)의 지지자들이 환호하자, 이들은 수차례 두 손을 번쩍 들어 만세하며 화답했다. 단일화와 당권 등을 두고 기싸움을 벌였던 이 대표와 안 대표는 함께 무대에 올랐지만, 둘 간의 대화나 스킨십은 없었다. 선거법상 국민의힘 점퍼를 입을 수 없는 안 대표는 하얀 점퍼에 국민의당 당색인 주황색 목도리를 걸친 채 먼저 마이크를 잡아 ‘윤석열’을 외치며 원팀 분위기를 띄웠다. 안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해서 단일화를 결심한 안철수”라고 밝히며 “정권교체는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윤 후보의 상식과 공정, 거기에 저 안철수의 미래와 국민 통합이 합치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 핵미사일로부터 안전하고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고 가난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진짜 안전한 나라 아니겠나”라며 “그런 나라 저는 윤석열 후보가 반드시 만들어주실 것을 확신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가 연설할 때 이 대표는 함께 연단 뒤에 서서 안 후보의 발언에 호응했다.

 

안 후보에 이어 윤 후보는 “여러분께서 저와 국민의힘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셔서 저희가 정부를 맡게 되면, 우리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 신속하게 합당해서 더 넓은 정치적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면서 또 민주당의 지금 왕따당하고 있는 양식 있는 정치인들과 멋지게 협치해서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며 “국민 통합을 이뤄서 더 멋진 나라, 더 잘사는 나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향한 공세도 강화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연성독재’를 계속하려고 한다”며 “민주당이 대선을 열흘 남기고 정치교체를 한다고 떠드는데, 이런 사람을 교체하는 것이 정치교체”라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끼리끼리당이라고 해야 맞지 않느냐”며 “이름을 좀 더 제대로 만들고 싶다면 ‘더불어패거리당’이라고 하면 딱 맞을 것 같다”고 비꼬았다. 윤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을 비판할 때마다 옆에 서 있던 안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보냈다.

 

두 사람에 앞서 연단에 오른 이 대표도 “우리 윤석열 후보 시대정신이 원하는 대로 세대, 지역통합을 이루기 위해 지금 고군분투하는 것 보이나. 보수당 대통령 후보 중에서 이렇게 2030 세대에게 많은 지지 받았던 후보는 없었다”며 “이번 선거에서 압도적인 투표로 문 정부에서 불의와 맞섰던, 비겁하지 않았던 국민검사 윤석열이 국민을 위해서 크게 일할 수 있도록 모두 도와달라”고 한 표를 호소했다. 당초 이 대표가 이후 예정된 노원 유세 준비로 이르게 유세장을 떠날 것을 예고하면서, 세 사람의 공동 유세가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 대표가 연설을 마친 직후 윤 후보와 안 대표가 도착하면서 세 사람이 함께한 ‘쓰리샷’이 만들어졌다. 장나래 기자

 

윤-안 경기 이천서 첫 합동 유세…“안철수” 연호에 “윤석열 외쳐달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경기도 이천시산림조합 앞 유세 현장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함께 공동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야권 단일화를 이룬지 이틀 만인 5일, 대선후보직을 사퇴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손을 맞잡고 첫 합동 유세를 벌였다. 오는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 안 대표와 합동 유세를 벌이며 단일화 시너지를 높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윤 후보와 안 대표는 이날 경기 이천 유세장 연단에 함께 올랐다. 하얀 점퍼 차림에 국민의당 상징색인 주황색 목도리를 한 채 등장한 안 후보는 윤 후보와 맞잡은 손을 번쩍 들어 올려 만세 포즈를 수차례 반복했다. 왕복 6차로를 꽉 채운 지지자들과 시민들은 ‘윤석열! 안철수!’를 번갈아 외치며 환호했다. 이어 연단에 선 윤 후보는 “우리 안철수 대표께서 저와 함께 더 나은 나라를 위해 함께 진격한다. 안 대표님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먼저 들어보시죠”라며 안 대표에게 먼저 마이크를 넘겼다. 안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를 결심했다”며 “위기를 초래한 정권은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그것이 정권교체가 필요한 이유다.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어야 우리 모두가 바라는 더 좋은 대민 만들 수 있다”고 정권교체와 단일화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의 상징은 바로 공정과 상식이다. 여기에 저 안철수의 통합과 미래가 합치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며 “여기 계신 이천 시민 여러분들이 기호 2번 윤석열 후보 뽑아주신다면 반드시 정권교체 그리고 더 좋은 대한민국 만드는데 정말 혼신의 힘을 바치겠다”고 윤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이 ‘안철수’를 연호하자 “구호를 이렇게 바꿔달라”며 ‘윤석열’을 외치는 등 하나된 모습을 강조했다.

 

이어 마이크를 건네받은 윤 후보는 “저와 함께 더 좋은 나라를 위해 진격할 우리 안철수 대표를 한번 연호해달라”며 “저와 국민의힘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시면 저희가 우리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과 합당해서 저희의 외연을 더 넓히고 가치와 철학을 더 넓혀서 더 넓은 국민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더 멋진 나라 만들고, 국민 여러분 잘 모시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또한 “민주당 저 무도한 세력 때문에 기를 펴지 못하는 민주당의 양식 있는 정치인들과도 협력통치 해서 국민 통합 이루겠다”며 “국민 네 편 내 편, 핵심지지층으로 가르지 않고 국민 전체를 위한 법과 정책, 예산을 만들어 국민 여러분을 주인으로 제대로 받들겠다”며 통합 메시지를 강조했다. 윤 후보가 연설하는 내내 안 후보는 옆에 서서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서울 광진에서도 합동 유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장나래 기자

김대중 · 노무현 전 대통령 어록 언급하며 결집 호소

경기 평택 · 시흥 유세서 GTX 노선 연장 약속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5일 경기도 평택시 평택역 1번 출구 앞에서 열린 ‘한다면 한다! GTX 연장으로 가까워지는 경기와 서울!' 평택 유세에서 평택 공약을 약속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어록을 언급하며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평택 평택역 앞에서 열린 현장 유세에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 “할 일이 없으면 담벼락에 고함이라도 질러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과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많나. 전화하고 문자 보내고 술이라도 한잔 사주고 그러면서 같이 가자고 한번 해달라”라며 “우리의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세상을 바꿀 것이고 여러분의 정성이 모이면 3월10일 과거로 가는 퇴행이 아니라 희망찬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맞서기 위해 주변에 최대한 이 후보에 대한 투표를 독려해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이 후보는 “저는 한 번도 우리 국민들의 집단지성을 불신해본 일이 없다”며 “파도 같은 온갖 잔물결이 있어도 그 거대한 도도한 흐름을 어떻게 바꾸겠나”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서 열린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광장 유세에서도 야권 단일화를 겨냥해 “지금 상황이 좀 이상해지긴 했는데 뭐 상관이 있나”라며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고 역사는 우리 국민들이 만들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상황이 변했든 아니든 정치개혁을 통한 정치교체의 꿈을 우리가 가진 모든 자원과 역량을 한데 모아서 오로지 정치가 국민 위해서 작동하는 통합정치, 통합정부의 꿈을 확실히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통합정부의 파트너로 상정했던 안 대표가 윤 후보에게로 돌아섰지만 정치개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평택과 시흥 두 곳 모두에서 윤 후보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추가 배치 공약에 대해 비판했다. 이 후보는 “쓸데없이 사드를 평택에 설치한다고 해서 여러분 얼마나 불안했나”라며 “언제는 충청도에 설치한다고 했다가 어떤 때는 강원도에 설치한다고 했다가 언제는 경북에 설치한다고 했다가 요새는 말을 안 하는 것 같다. 근데 포기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한국형 아이언돔(장사정포요격체계)이 이미 개발완료 단계인데 수도권에 사드를 왜 배치하나”라며 “국민을 안보 가지고 농락하면 되겠나. 공동체의 운명이 달린 안보 문제를 정략으로 이용해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것을 심판해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또 GTX 노선 연장 등 지역 공약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평택에서 “사드 쓸데없이 1조5000억원씩이나 주고 필요 없다는데 굳이 살 수도 있고 반대로 이재명 같은 사람 뽑아놓으면 예산 아끼고 여러분이 원하시는 대로 GTX-A, GTX-C 노선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흥에서도 “제가 성남시에서 그리고 경기도에서 했던 것처럼 예산 아끼고 세금 안 내는 것 철저하게 걷어서 세금을 더 걷지 않고도 GTX-C 노선 오이도역 연장 이런 것 팍팍 해야 할 거 아니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쌍용차가 평택 경제에 크게 도움됐지만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가 해야 할 산업 전환, 재생에너지 사회로의 전환에 전기차로의 전환도 있다. 신속하게 이 경제적 흐름을 따라서 쌍용차도 새로운 길, 회생하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성남 등 경기지역 훑은 이재명 “전국민이 나를 쓸 수 있게 해달라”

시장 · 도지사 재직했던 경기 일대 유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5일 경기도 성남시 서현역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성남이 있었기에 지금의 이재명이 있습니다' 성남 집중 유세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시장과 도지사로 일했던 경기도 성남시와 용인시, 오산시 등을 잇따라 찾아 자신의 재임 시절 성과를 강조하며 “전국민이 이재명을 쓸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2010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제19대와 20대 성남시장,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제35대 경기도지사로 재임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성남 서현역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현장 유세에서 “사랑하는 성남시민 여러분. 여러분의 이웃, 양지마을 주민 이재명 인사드린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열세살 꼬맹이가 어머니 손잡고 공장에 출근하고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검정고시를 해서 결국 이 자리까지 왔다”며 “저를 키워준 것도, 이 자리에 오게 한 것도 제 사랑하는 이웃들 우리 성남시민 여러분 아니겠느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가 열세살 어린 나이에 성남으로 이사 와 상대원시장에서 청소 일 하시던 아버지, 시장에 딸린 공중화장실을 지키며 10원, 20원 사용료를 받으며 고생하시던 어머니와 여동생이 이제는 다 이 세상에 없지만 또 다른 형제자매들과 함께 성남을 터전으로 살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내가 (지난 유세 때) 상대원시장에서 울었다고 자꾸 울지 말라고 하는데 더는 울지 않을 것이다. 내가 왜 울겠느냐”고 말하자 지지자들이 “의젓하다”고 외치며 화답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어 “여러분이 이재명을 써보고 ‘품질 좋고 괜찮으니 한 번 써보라’하는 바람에 제가 경기도지사가 되지 않았나”라며 “청년 기본소득, 무상교복, 산후조리비 지원, 여성 청소년 생리대 지원 등을 잘해서 경기도민들이 ‘진짜 괜찮네. 대한민국을 위해 한 번 써보자’ 이렇게 된 거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서 열린 용인시 스타벅스 죽전단국대점 앞 유세에서도 “제가 정말 경기도 관내에 국내외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애 많이 썼다”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잘 진행되고 있죠. 용인 플랫폼시티도 잘 가고 있죠”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용인시민과 경기도민 여러분이 이재명 써보니까 쓸 만 하더라 동네에 소문내서 이재명을 전국민이 쓸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한 발언도 내놨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5200만의 운명이 걸린 일들을 초보 아마추어가, 더군다나 무능하고 무책임하게 이끌어갈 경우에 어떤 나라가 될 것인지 생각해보라”며 “누군가처럼 대통령이 하는 일을 통치라고 생각하고 국민을 지배 대상으로 여긴다면 이 나라 민주주의가 어떻게 되겠나. 우리가 촛불을 들어 만들어낸, 세계에 자랑할 만한 민주공화국을 3월10일 이후에도 계속 지켜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능하고 검증된, 실력을 갖추고 있고 준비돼있고 경험 많은 리더가 있다면 우리 미래가 얼마나 좋아지겠나”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후 오산시청 앞 광장에서 연 유세에서도 “3월10일에 똑같은 세상이 그대로 있겠지만 미래는 전혀 다른 미래가 기다릴 것”이라며 “과거로 퇴행하고 정쟁과 정치보복이 난무하며 전쟁을 자꾸 자극해서 한반도 리스크와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심화하는 세상, 국민들이 서로 증오하고 분열하고 갈등하는 세상 아니면 다당제 새정치 가능해서 국민들이 둘 중 하나 나쁜 거 뽑는 게 아니라 제3, 제4의 선택이 가능한 합리적 제도를 갖추고, 전쟁이 아니라 평화로 나아가는 세상, 이 둘 중에 어떤 세상이 열릴지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1632만3602명이 이미 투표 마쳐 기존 최고 21대 총선 26.69%

호남 높고 경기·대구·인천 낮아 1997년 대선 이후 80% 밑돌아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서울역에 설치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율이 처음으로 30%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높은 사전투표 열기가 본투표까지 이어져 최종 투표율이 1997년 15대 대선 이후 처음으로 80%를 넘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부터 5일까지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선거인 4419만7692명 가운데 1632만3602명이 투표해 36.93%의 최종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전투표가 전국 단위 선거에 처음 적용된 지난 2014년 이후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투표율(26.69%)보다 무려 10.24%포인트 높은 수치로, 30%대를 처음으로 돌파한 것이다. 2017년 19대 대선(26.06%)과 견줘도 10.87%포인트 높았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51.45%로 제일 높았고, 전북(48.63%)과 광주(48.27%)가 그 뒤를 이었다. 경기도가 33.65%로 가장 낮았고 대구(33.91%)와 인천(34.09%) 순으로 낮았다. 서울은 37.23%로 전국 평균보다 약간 높았다.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율이 높아진 데 대해 “이번 대선의 높은 관심과 전국 어디서나 투표가 가능한 사전투표의 편리함, 선거 당일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분산 등으로 인해 사전투표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두산동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혹은 격리자가 투표 용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1997년 15대 대선(80.7%) 이후 25년 만에 대선 투표율이 다시 80%를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9대 대선때는 26.1%의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최종 투표율은 77.2%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견해가 엇갈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는 것은 사전투표 독려와 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인한 분산 투표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며 “지난 대선과 비슷한 수준의 투표율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했다. 반면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학)는 “무관심하거나 불가항력적인 사람 빼고는 모두 투표하는 분위기”라며 “이 추세가 본투표까지 이어진다면 80%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 사전투표가 절차 미흡 등으로 혼란을 겪으면서 투표 마감도 지연됐다. 장나래 기자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곳곳서 혼란…여야 모두 선관위 준비 부실 질타

  복잡한 절차에 준비 부족…투표 마감 절차 지연

 “확진자 강풍 속 장시간 대기하다 쓰러지기도”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날인 5일 오후 5시30분께 서울역 광장에 확진·격리 유권자를 위해 설치된 임시기표소.

 

20대 대선 사전투표 이틀째인 5일 전국 투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를 위한 사전투표가 진행됐지만, 준비 부족과 절차 미흡으로 곳곳에서 유권자들의 불만 섞인 항의가 이어졌다. 혼란이 이어지면서 오후 6시까지인 사전투표 마감 절차도 지연됐다. 여야는 한 목소리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 운영에 대해 질타하고 나섰다.

 

이날 여야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국 곳곳이 투표소에선 확진자를 위한 투표함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거나 복잡한 확인 절차로 투표 시간이 길어지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5일 논평을 내어 “대통령 선거를 허술하고 부실하게 준비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안이하고 무능한 행정이 불러온 참사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사전투표장에 마련된 ‘코로나19 확진자 투표소’가 야외에 1개만 설치돼 코로나19 확진자들은 강한 바람을 맞으며 200m가량 긴 줄을 서며 마냥 기다려야 했다. 확진자 중 일부는 강풍과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3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는 확진자가 투표를 위해 장시간 기다리다 쓰러지는 일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부산 강서구 명지1동 사전투표소에서도 선관위 측이 확진자, 격리자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속이 훤히 비치는 비닐 봉투에 담아 한꺼번에 투표함에 넣겠다고 말해 유권자들이 반발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선거인은 투표용지를 받은 후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용지에 1인의 후보자를 선택하여 투표용지의 해당란에 기표한 후 그 자리에서 기표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아니하게 접어 투표참관인의 앞에서 투표함에 넣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4항을 정면으로 위반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 코로나19에 확진되신 분들이 투표하는 과정에 많은 불편을 겪으셨다고 한다. 참정권 보장이 최우선”이라며 “선관위와 당국은 9일 본투표에서는 확진자들의 불편과 혼선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처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자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서영교 총괄상황실장도 입장문을 내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러 나오신 유권자들께서 추운 날씨에 밖에서 수십분간 대기하는 등 불편함이 있었다”며 “전국의 투표소 상황을 전부 체크해서 불편했던 부분들은 국민께 양해를 구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을 찾아 대책을 마련해 (오는 9일) 본투표에서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선관위에 강력하게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에 선관위는 “사전투표소가 동별로 1개소뿐인 데다, 높은 사전투표율로 인해 많은 사람이 투표장으로 나오셔서 혼란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본투표에선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서 총괄상황실장이 전했다. 이재훈 장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