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당국 "무인기 보낸 적이 없다...국민의 안전 위협할 경우 단호 응징"

 
 
                  북한 외무성이 11일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대북전단. [조선중앙통신 연합]
 

북한이 “한국이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침범시켜 정치모략·선동 삐라를 살포했다”며 “응당 자위권에 따라 보복을 가해야 할 중대한 정치·군사적 도발로 간주한다”고 11일 밝혔다. 한국 군 당국은 작전 차원에서 무인기를 군사분계선 이북으로 보낸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 군은 단호하고 처절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맞섰다. 서로 “종말”을 경고한 남북 정상의 말폭탄 주고받기에 이어, 한반도 위기가 다시 고조되는 모양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주권 사수, 안전수호의 방아쇠는 주저없이 당겨질 것’이라는 제목의 ‘중대 성명’에서 “한국은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선동 삐라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남쪽에서 보내는 대북전단이 기존의 대형풍선이 아닌 드론에 실려왔으며, 군사분계선 인근 전방 지역을 넘어 평양에 뿌려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이날 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그런(무인기를 보낸) 적이 없다”며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 북한 내부에서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군은 정찰용 무인기를 수백대 운용하지만, 운용 반경이 대부분 100㎞ 이하라 군사분계선에서 200㎞ 가량 떨어진 평양까진 보내기 어렵다. 고고도 무인 정찰기(HUVA) ‘글로벌 호크’ 4대는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지만, 전략임무를 수행하는 글로벌 호크가 평시에 평양 상공에 들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한국의 민간단체가 드론에 대북전단을 실어 보냈거나, 북한 내부의 반체제 세력이 했을 개연성은 있다.

 
         북한 외무성이 11일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무인기와 대북전단통. [조선중앙통신 연합]
 

외무성은 “무인기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 상공에까지 침입시킨 사건은 절대로 묵과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중대도발”이라며 “신성한 국가주권과 안전에 대한 로골적인 침해이자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할 엄중한 군사적 공격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아쇠의 안전장치는 현재 해제돼 있다. 모든 공격력 사용을 준비 상태에 두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최후통첩으로서 엄중히 경고한다”며 “대한민국이 또다시 무인기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공에 침범시키는 도발행위를 감행할 때에는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경고는 없을 것이며 즉시 행동으로 넘어갈 것” “끔찍한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론 대북전단 살포’가 다시 발생할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북한은 이날 밤 대남 쓰레기 풍선 부양도 재개했다.

이날 국방성이 아닌 외무성이 대남 경고 성명의 발표 주체로 나선 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가장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선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합동참모본부는 언론 공지를 내어 “북한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며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비열하고 “저급하며 국제적으로 망신스러운 오물 및 쓰레기 풍선 부양 등 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북한에게 있음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경거망동하지 말고 자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만약 어떤 형태든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 우리 군은 단호하고 처절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제훈 권혁철 기자 >

한 대표가 독대 자리 대통령실에 요청한 지 보름 만에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연합]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오는 16일 예정된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독대할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0일 “재보궐선거 이후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지난달 24일 윤 대통령과의 만찬 당시 독대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대통령실에 요청한 지 보름 만이다.

윤 대통령은 11일까지 동남아시아 3국을 순방 중이다. 대통령실 쪽에서는 현재 한 대표가 재보선 지원 유세로 바쁜 만큼, 선거 이후 만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순방 중 한 대표의 독대 제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건, 최근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 등의 폭로성 발언이 잇따라 터지며, 민심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독대 자리에서 김 여사 문제를 주로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전날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 선거 지원 유세에서 ‘김 여사가 공개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여권 일각의 의견에 대해 “저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장나래 기자 >

"윤, 두차례 만난 뒤 연락한 적 없다’는 대통령실 공식 설명 거짓 드러나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를 윤석열 대통령이 ‘최소 세차례’ 만났다는 사실이 9일 한겨레 취재 결과 확인됐다. ‘2021년 7월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와 정치인이 명씨를 각각 자택으로 데려와 두차례 만난 뒤 이후 연락한 적이 없다’는 대통령실의 공식 설명과 배치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한겨레 보도 뒤 윤 대통령이 명씨를 한차례 더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김건희 여사가 명씨와 따로 만나거나 대선 이후에도 연락을 취해온 의혹에 대해선 침묵했다. 대통령실의 오락가락한 해명이 혼란을 키우면서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2022년 1월1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이준석 대표 등과 이동하고 있다. [연합]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두차례 통화에서 “2021년 7월인가, 윤 대통령이 처음 밥 먹자고 해서 (식당에) 갔더니 거기에 명씨가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사퇴(3월)하고 대선 출마를 위해 국민의힘 입당을 고민하던 시기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직접 만나자고” 해서 성사된 자리였으며, 약속 장소에 갔더니 명씨와 김 여사도 함께 있었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윤 대통령이 제3자가 데려온 명씨를 자택에서 두번 만났을 뿐’이라는 전날 설명과 달리 최소 세차례 만났다는 사실을 뜻한다. 윤 대통령 부부가 명씨와 함께 김 전 위원장을 만나러 나왔다는 사실에선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의 관계가 이전부터 이어져왔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한겨레 인터뷰 뒤 김 전 위원장은 ‘주간동아’와의 후속 인터뷰에서 ‘2021년 6월28일쯤 명태균 전화기로 김 여사가 ‘남편을 만나달라’고 부탁해 7월4일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났다’며 “내가 보기에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가) 상당히 친밀한 거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도 했다.

명씨도 이날 제이티비시(JTBC) 방송 인터뷰에서 “(당시) 윤 대통령과 함께 차를 타고 같이 김종인 위원장을 만나러 갔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의 발언과 상통하는 주장이다. 명씨는 그동안 언론 인터뷰에서도 “대통령 자택에 (두차례가 아니라) 여러번 갔고, 내부 구조도 훤히 알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한겨레와 다른 언론의 후속 보도 뒤 대통령실은 ‘대선 전 두차례 명씨를 자택에서 만났을 뿐’이라는 전날 입장을 뒤집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 부부가 명씨와 함께 김 전 위원장을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 “윤 대통령이 자택에서 명씨와 함께 만난 인물은 이준석 의원과 경남 지역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과 식당에서 만난 것까지 포함하면, 윤 대통령이 명씨를 최소 세차례 만났다는 얘기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박완수 경남지사 쪽은 “국회의원 시절인 2021년 7월 말~8월 초 박 지사가 명태균씨 제안으로 윤 대통령의 서초동 집을 찾아가 만난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이) 집에서 명씨를 두번 만났다고 하는데, 박 지사가 만난 건 아마도 그 두번째 만남인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해명이 오락가락하면서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 쪽은 윤 대통령이 정확히 어떤 상황에서 몇차례나 명씨를 만났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또 윤 대통령과 별개로 김 여사가 명씨와 언제까지 어떤 형태로 긴밀한 소통을 이어왔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함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의원은 이날 채널에이(A)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윤 대통령 취임 뒤인) 2022년 10월 있었던 일, 11월에 있었던 일과 관해서 명태균 사장과 김건희 여사가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를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상황이 심상찮자 명씨 의혹과 거리를 둬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입을 열었다. 한 대표는 이날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도중 명씨 논란을 언급하며 “다수의 유력 정치인이 정치 브로커에게 휘둘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국민이 한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관련된 분들, 관련이 됐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당당하고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서영지 장나래 전광준 기자 >

블랙리스트 단죄받은 범죄자들 윤석열 정부서 버젓이 활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블랙리스트 특별법' 제정할 때

 

▲ 7월 8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용호성 1차관이다. ⓒ 연합


대한민국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범죄는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다. 정부와 법원의 기존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책임자‧가해자들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차관(유인촌, 용호성), 세종문화회관 사장(안호상) 등의 자리에서 버젓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가해자들의 복귀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범죄는 윤석열 정부의 등장과 함께 완벽하게 부활했다. 윤석열 정부의 문화‧예술에 대한 검열 흐름은 기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정책과 매우 유사하다.

현재 윤석열 정부의 문화‧예술 검열 환경은 '집권세력의 주도로', '국가기관 및 공공기관 중심으로', '공적 지원정책, 프로그램, 행정 등의 과정에서', '정권에 비판적이거나 정치적 견해가 다른 문화예술인들을', '검열, 배제, 통제, 차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의 연장선상에서 '정책'적으로 집행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윤석열 정부는 배타적인 이념 정책을 강화하고 문화‧예술에 대한 정치 검열을 심화하고 있으며, 국정 운용 차원에서 '좌파 혐오 프레임'을 정책화‧제도화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또한 윤석열 정부의 블랙리스트 정책 수용에 따라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 기타 행정기관들의 자기 검열과 주무 부처(문화체육관광부)의 직무 유기 역시 일상화되고 있다.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정책처럼 문화예술계 지원구조와도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윤석열 정부의 문화‧예술 검열에 있어 핵심적인 시스템은 좌파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 배제‧통제이며, 이를 위해 지원사업 전반에 대한 의도적인 조사, 감사, 제도 개편 등이 꾸준하게 진행 중이다.

윤석열 정부의 모습처럼, 정부가 바뀌어도 다시 반복되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에 대한 법제도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 이에 대해 현장 문화예술계는 오래전부터 (가칭)'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하 블랙리스트 특별법)의 제정을 요구해 왔다. 왜 블랙리스트 특별법일까.

정부 비판적 예술 활동에 대한 불법적 검열과 통제가 다시 일상화

첫째, 윤석열 정부의 표현의 자유 침해와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에 대한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이 필요해졌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범죄는 이제 더 이상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의 과거사 문제가 아니다.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 '윤석열차' 검열 사건 ▲ '부마민주항쟁기념식' 연출자 및 가수 이랑 출연 배제 사건 ▲ '김건희 풍자 작품' 전시 불허 사건 ▲ '서울국제도서전' 관련 대통령경호실의 문화예술인 입틀막 사건 등을 비롯하여 정부에 비판적인 예술 활동에 대한 불법적인 검열과 통제가 다시 일상화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에 대한 진상조사뿐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권력", "반복되는 검열"로서 윤석열 정부의 표현의 자유 침해와 블랙리스트 국가범죄를 엄중하게 조사하고 처벌할 수 있는 법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둘째,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의 책임자이자 가해자인 유인촌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되면서 블랙리스트 특별법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유인촌은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문체부 장관이 되면서 정부와 법원이 진상규명하고 법제도적으로 결정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사실을 공개적으로 부정했다.

특히 유인촌은 장관 임명 과정에서 기존 문체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회' 활동 결과를 근거 없이 거부하고 허위 사실까지 유포하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다. 하지만 유인촌의 대담함은 역설적으로 블랙리스트 특별법이 제정돼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의 명백한 책임자였지만 공소시효 문제로 법적 처벌을 모면했던 유인촌에 대한 명백한 진상규명이 필요해졌고, 이는 공소시효를 극복하고 진상조사를 할 수 있는 특별법의 제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유인촌의 주장대로 문체부의 문화예술계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대한 명백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당시에 진행하지 못했던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와 책임자 규명이 필요해진 셈이다.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의 온전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진행돼야

▲ 2018년 5월 8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종합발표 기자회견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렸다. ⓒ 성하훈


셋째, 기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회가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것처럼, 이명박‧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의 온전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진행돼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블랙리스트 특별법 제정을 통해 성역 없는, 제약 없는 진상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현장 문화예술계와 전문가들의 우려대로, 법제도적 근거 없이 매우 제한적으로 진행된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진상조사와 부실한 책임자 처벌이 지금 윤석열 정부의 예술 검열과 블랙리스트 국가범죄를 낳았다. 유인촌, 용호성, 안호상 등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가해자들의 뻔뻔한 부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미온적인 진상조사와 미루어진 책임자 처벌은 또 다른 국가범죄의 면죄부가 될 뿐이다.

제2, 제3의 유인촌, 용호성, 안호상 등이 등장하지 않도록, 블랙리스트 국가범죄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법제도에 기반한 엄정한 진상규명과 단호한 책임자 처벌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블랙리스트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이 필요하다.

이처럼 블랙리스트 특별법 제정을 통해 엄정한 과거 청산을 진행하여 다시는 윤석열 정부와 같이 과거의 진상규명 활동을 왜곡하고 무력화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블랙리스트 특별법은 '블랙리스트와 표현의 자유 침해 관련 국가범죄에 대한 정의 및 목적', '철저한 진상규명 및 명예 회복을 위한 위원회 설치', '회복적 정의 실현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이 포함돼야 한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공소시효 재설정을 통해 유인촌을 비롯하여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에 대한 진상규명이 철저하게 조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배상과 보상, 처벌 등도 심도 깊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추진될 '블랙리스트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현장 문화예술인(피해자)의 목소리가 충분하게 담길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제정 과정 전반에 걸쳐 국회의원과 주요 정당은 물론 사회적인 공감과 참여가 함께 진행되는 블랙리스트 특별법 제정 운동이 전개돼야 할 것이다. < 이원재 문화연대 공동집행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