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특정감사 결과 발표]

“도이치모터스 주식 보유 이사회 안 거친 것 확인”

“무자격자 투자자문 계약 횡령·배임 경찰 수사 의뢰”

 

 

국민대학교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를 겸임교수로 임용하면서 지원서 상의 허위 이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등 부실 심사를 한 사실이 교육부 특정감사에서 드러났다. 국민대는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 심사 과정에서도 내부 규정을 위반했으며 이사회의 심의·의결 절차를 밟지 않고 김씨가 주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보유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교육부는 25일 열린 제23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대 특정감사’ 결과를 상정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정감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들이 감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김씨가 다닌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의 학위 수여 과정 및 비전임 교원 임용 과정과 도이치모터스 주식 취득 등 법인재산 관리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8~12일, 12월7~8일 등 두 차례에 걸쳐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 국민대는 김씨를 2014학년도 1학기 겸임교수로 임용하면서 비전임교원 임용 규정에 따라 면접 심사를 실시했어야 했음에도 김씨 등 2명이 국민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면접을 실시하지 않았다. 또 김씨가 지원서에 사실과 다른 학력·경력을 썼음에도 심사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김씨는 국민대에 제출한 이력서 경력사항에 한국폴리텍1대학 강서캠퍼스 ‘시간강사/산학겸임교원’을 ‘부교수(겸임)’로, 학력사항에는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전문석사’를 ‘서울대 경영학과 석사’로 기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교육부는 “감사 과정에서 김씨의 학력과 경력이 사실과 다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2008년 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를 심사하는 과정에서도 부적정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사학위 논문심사위원은 조교수 이상의 교원으로 위촉해야 하나, 김씨의 논문심사위원에 전임강사 1명이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교육부는 국민대에 김씨의 지원서 학력·경력사항을 다시 검증하고 필요한 조처를 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국민대 ‘비전임교원 임용에 관한 규정’ 제18조는 “비전임교원 임용 시 진술한 내용 및 제출한 서류에 허위사실이 발견될 시에는 발령일자로 임용을 취소한다’고 정하고 있다. 교육부가 국민대에 재차 검증을 요구하는 이유는 직접 대학의 비전임 교원 임용을 취소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교육부는 앞으로 대학 비전임 교원이 인사기록에 부정한 기재 등을 하거나, 거짓 등 부정한 방법으로 임용되었을 경우 면직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특정감사 결과, 국민대의 법인재산 관리에 있어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국민대는 법인 이사회의 심의·의결 및 관할청 허가를 거치지 않고 도이치모터스 주식 30만주 등 유가증권을 취득했다가 처분했다. 국민대는 2019년 4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 30만주를 취득하고 같은 해 6월까지 이를 처분한 바 있다. 사립대의 경우 기본재산과 보통재산을 취득하거나 처분할 때 사립학교법에 따라 이사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하고 특히 수익용·교육용 기본재산을 처분할 때 관할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국민대는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 등록을 하지 않은 업체와 법인재산 투자자문·위탁 계약을 체결하고 자문 수수료 및 성공보수비 명목으로 6억9109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학교법인 국민학원 이사장에 대한 경고 및 국민학원 사업본부장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아울러 무자격자와 투자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자문료를 지급한 것과 관련한 배임·횡령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무자격 업체가 도이치모터스를 포함한 여러 유가증권 취득·처분에 관련되어 있는데 김씨와는 상관이 없다”면서도 “(국민대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취득에 김씨가 관련되어 있는지 여부는) 행정감사의 한계상 확인할 수 없었고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특정감사와 별개로,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과 김씨가 대학원 재학 중이던 2007년 학술지에 게재했던 논문 3편 등 모두 4편에 대한 내용 검증은 국민대가 진행 중이며 2월 중순께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국민대의 연구윤리 검증과 관련해 대학 쪽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2월15일까지 무조건 조사결과를 발표하도록 강요했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 “국민대는 재조사위원회를 구성한 뒤 90일 이내(2월15일 종료 예정)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자체조사계획을 수립해 제출했다”며 “교육부는 위원회 구성 등의 사실관계를 확인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국민대 특정감사가 ‘표적감사’라는 주장에 대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여야 공통으로 제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가천대 석사, (김건희씨의) 국민대 박사 학위논문의 표절 여부 등의 연구 검증은 국민대, 가천대에서 현재 모두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며 “국민대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바 없고, 가천대에 유리하도록 편파적인 행정을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유진 김지은 기자

 

“국민대, 이사회 안 거치고 도이치모터스 주식 취득·처분”

 

[국민대 특정감사 결과]

무자격자와 투자자문 계약 “배임 · 횡령 경찰 수사 의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3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에서 ‘국민대 법인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취득, 학위수여 및 교원임용' 등과 관련한 교육부 감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의 국민대학교 특정감사 결과, 국민대가 이사회의 심의·의결 절차를 밟지 않고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보유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25일 열린 제23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대 특정감사 결과를 상정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정감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들이 감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다닌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의 학위 수여 과정, 교원 인사 운영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과 국민대가 이사회의 심의·의결 절차를 밟지 않고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 등에 대한 확인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특정감사 결과, 도이치모터스 주식 취득 등 국민대의 법인재산 관리에 있어서 문제가 드러났다. 국민대는 법인 이사회의 심의·의결 및 관할청 허가를 거치지 않고 도이치모터스 주식 30만주 등 등 유가증권을 취득·처분했다. 사립대의 경우 기본재산과 보통재산을 취득하거나 처분할 때 사립학교법에 따라 이사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하고 특히 수익용·교육용 기본재산을 처분할 때 관할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국민대는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 등록을 하지 않은 업체와 법인재산 투자자문·위탁 계약을 체결하고 자문 수수료 및 성공보수비 명목으로 6억9109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학교법인 국민학원 이사장에 대한 경고 및 국민학원 사업본부장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아울러 무자격자와 투자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자문료를 지급한 것과 관련한 배임·횡령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이번 특정감사로 국민대가 김건희씨를 겸임교수로 임용하면서 김씨가 지원서에 쓴 허위 이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등 부실 심사를 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아울러 이번 특정감사와 별개로,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김건희씨의 2008년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와 김씨가 대학원 재학 중이던 2007년 학술지에 게재했던 논문 3편 등 모두 4편에 대한 내용 검증은 국민대가 진행 중이며 2월 중순께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유진 기자

 

김건희 ‘전시기획자’ 프로필 띄우고…‘등판’ 초읽기

 

 가족관계와 허위 이력 논란있는 학력 사항 등은 적지 않아

 24일 밤 프로필 페이지 개설… 윤석열 “좀더 상세히 할 것”

‘7시간 통화’ 지지율 영향 없다 판단, 새해인사 등 활동 논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포털사이트 네이버 프로필 페이지. 네이버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프로필 페이지를 개설했다. 윤 후보 또한 “좀 더 상세하게 올릴 생각이더라”며 적극적으로 나서자, 김씨의 공개 행보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 24일 밤 ‘김건희’를 검색하면 그의 사진과 이력이 노출되도록 했다. 김씨의 프로필에는 김씨 ‘본인 참여’로 이뤄진 것이라는 내용이 함께 게재돼 있었다. 김씨는 이 프로필에서 스스로를 ‘전시기획자’로 소개하며, 2009년 9월부터 ‘주식회사 코바나 대표’로 일하고 있다고 경력을 표시했다. 아울러 ‘마크 로스코 전’(2015년),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전’(2016년),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2017년),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전’(2019년) 등 2015년부터 4년간 기획한 전시의 목록도 첨부했다. 프로필에는 최근에 촬영한 듯한 김씨의 사진도 담겨 있다. 김씨와 가까운 관계자는 “보도용 사진에 대한 문의가 많아 선대본부 쪽에 건의해 찍은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씨는 윤 후보를 포함한 가족관계와 허위 이력 논란이 제기된 학력 사항 등은 프로필에 적지 않았다.

 

김씨의 프로필 공개를 두고, 정치권에선 김씨의 공개 활동이 임박했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김씨의 공식 등판 가능성에 대해 “모른다”로 일관해왔던 윤 후보가 25일 포털에 올라온 김씨의 프로필에 대해 “본인이 직접 올려놨다더라. 좀 더 상세하게 올릴 생각이라더다”고 적극 설명한 부분은 이런 해석을 부채질했다. 김씨의 ‘7시간 통화’ 내용이 연일 추가 공개되고 있지만, 윤 후보의 지지율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판단 속에 국민의힘에선 설 연휴를 김씨의 등판 시기로 놓고, 활동 방법 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는 모양새다.

 

선대본부의 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안은 없다”면서도 “새해 인사 등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선대본부 관계자는 본격적 행보에 앞서 ‘7시간 통화’ 내용 공개를 통해 알려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성 발언과 홍준표 의원‧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굿’ 발언에 대해 김씨가 사과 입장을 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공작성 녹취라 해도 기본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책임은 김씨에게 있다. 녹취록이 불편한 분들에게 사과하는 입장은 있어야 한다”며 “입장문을 먼저 낸 뒤 반응을 지켜보면서 행보를 결정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신년 기자회견서 국정운영 구상 내놓고 차별화 나서

“총리·장관 등 연합정치 정당서 등용…가족리스크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25일 “구중궁궐 청와대를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내려놓는 한편, 당선되면 정파를 가리지 않는 ‘연합정치’를 통해 소수정당 후보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겠다고도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통합내각’ 구성을 통한 연합정치 실현 등 국정운영 구상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이재명(더불어민주당)·윤석열(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해 “양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극단적인 대립의 정치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이를 위해 국무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 및 기타 장관급 인사는 연합정치 정당에서 추천하는 인사를 우선해 내각에 참여시키는 등 정파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는 통합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원내 의석 3석인 소수정당 후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이른바 ‘기득권 정당 대선주자’와의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연합정치에 동의하는 당이라면 어떤 당이든 함께 정책을 협의할 것”이라며 “그렇게 계약한 정당에서 특정 분야의 장관을 뽑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통합내각의 차기 총리감으로 정치권 안팎의 인물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또 당선될 경우, 새 정부를 ‘안철수 정부’가 아닌 ‘안철수 행정부’로 부르겠다고 약속했다.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 분립을 명확히 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탈피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청와대 집무실을 벗어나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근무하며 ‘광화문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청와대에 숨어있는 대통령이 아니라 광화문 광장을 걸으며 시민들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앞서 약속했던 대통령 비서실 축소, 책임총리·책임장관제 보장 등도 재차 언급했다.

 

안 후보는 이날도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와 관련 윤 후보와 비교했을 때 자신이 ‘확실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안 후보는 “지난 10년간 어떠한 추문에도 휩싸인 적이 없다. ‘가족 리스크’도 없다”고 했다. 김가윤 기자

뇌물,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50억원 클럽’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사전구속영장을 25일 재청구했다. 지난달 1일 곽 전 의원의 첫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지 55일만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곽 전 의원의 사전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고 이날 밝혔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구속기소)의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 쪽에 영향력을 행사한 뒤 그 대가로 아들 퇴직금 등으로 50억원(세금 공제 뒤 25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시 화천대유-하나은행 컨소시엄과 경쟁했던 산업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한 ㅎ건설사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화천대유와의 컨소시엄을 깨고 함께하자’고 제안하자, 김씨가 김 회장과 친분이 있던 곽 전 의원에게 부탁해 컨소시엄 무산을 막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김정태·곽상도·김만배 세 사람은 성균관대 동문이다.

 

검찰은 이날 곽 전 의원이 2016년 4월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구속기소)로부터 5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구속영장 청구서에 담았다. 이는 검찰이 지난해 11월 곽 전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포함되지 않은 혐의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당시 총선 출마 및 당선과정에서 금품 등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반면, 곽 전 의원은 남 변호사에게 받은 5천만원은 총선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곽 전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남 변호사로부터 2016년 3월1일 변호사 비용으로 돈을 받은 사실이 있다. 남 변호사가 수사를 받는 것과 관련해 변호사 업무를 해 준 대가로 받은 돈”이라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2015년 수원지검에서 대장동 관련 수사를 받은 바 있다. 곽 전 의원은 이어 “언론에는 2016년 4월 총선 당선 직후 (남 변호사에게 돈을) 받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으나 시기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앞서 수사팀은 지난해 11월29일 곽 전 의원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달 1일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어 피의자 방어권 보장이 필요한 반면, 구속 사유 및 필요성·상당성에 대한 검찰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사건 관계자를 추가로 불러 조사에 나서는 등 혐의 입증에 주력해왔다. 검찰은 전날 곽 전 의원을 불러 조서열람 시간을 포함해 16시간 이상 조사를 벌였다. 지난달 말 ㅎ건설사 임원과 김 회장 등을 불러 보완 수사를 진행한 바 있다.

 

곽 전 의원의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강재구 기자

대선 앞두고 선관위 덮친 상임위원 논란

 

제20대 대통령선거를 50일 앞둔 지난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선상 투표지를 수신하고 봉함ㆍ출력하는 장비인 실드팩스(SHIELD FAX)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립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가 상임위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조해주 상임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비상임으로 임기를 이어가려다 중앙선관위 직원들의 반발로 결국 사퇴한 것이다. 국민의힘 추천 몫인 문상부 중앙선관위원 후보자도 조 상임위원의 사퇴에 맞춰 후보자 신분에서 물러났다. 중앙선관위는 두 자리를 공석으로 둔 채 ‘7인 체제’로 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조해주 상임위원, 비상임위원 연장에 선관위 직원 집단반발

 

조 전 상임위원은 임명 당시인 2019년 1월부터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청문회 보이콧과 릴레이 단식 농성을 벌이는 등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중앙선관위 기획조정실장, 선거실장 등으로 일했던 그가 퇴직 뒤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공명선거특보’를 지낸 것으로 더불어민주당 대선 백서에 기록돼있다는 이유였다. 당시 그는 “공명선거특보로 활동한 적이 없고 이름이 올라간 건 행정착오”라고 해명했지만 야당의 반발은 계속됐다. 결국 문 대통령은 청문회 없이 선관위원 임명을 강행했고 곧바로 중앙선관위에 상근하며 선거 업무를 총괄하는 상임위원에도 취임했다.

 

그의 상임위원 임기 말에는 ‘알박기 논란’이 불거졌다. 선관위원의 임기는 6년이지만 상임위원을 할 경우 3년 근무하고 사직하는 관례를 깨고 문 대통령이 조 전 위원의 사의를 반려하고 비상임위원으로 나머지 임기를 이어가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사의 반려가 대선을 앞두고 중앙선관위를 안정적으로 꾸리기 위한 ‘선의’였다며 ‘알박기 논란’이 불거진 데 유감이라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조 전 위원의 사의가 반려되자 선관위 내부에서도 강한 반발이 터져나왔다. 지난 20일 중앙선관위 직원 350여명이 조 전 위원에게 사퇴 요구 의견을 전달했고, 전국 17개 시도 선관위 사무처장과 상임위원 대표단이 사무총장을 면담하며 사퇴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결국 다음날 조 전 위원은 내부 게시판에 “일부 야당과 언론의 정치적 비난 공격은 견딜 수 있으나 위원회가 짊어져야 할 편향성 시비와 이로 인해 받을 후배님들의 아픔과 호소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위원회 미래는 후배님들에 맡기고 이제 정말 완벽하게 선관위를 떠나련다”는 글을 올리며 떠밀리듯 사의를 표명했고, 문 대통령도 이를 수용했다.

 

조 전 위원이 사퇴하자 국민의힘이 추천한 문상부 중앙선관위원 후보자도 사의를 밝혔다. 문 후보자는 입장문에서 “저는 후배들의 비난을 감수하고 선관위를 살리기 위해 선관위 위원으로 복귀하고자 했으나, 용기 있는 후배님들 덕분에 선관위가 다시 살아난 지금 이미 그 목적이 달성됐기에 기쁜 마음으로 위원 후보직을 사퇴하고자 한다. 저는 후배님들이 한없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을 지낸 문씨는 야당 몫 선관위원으로 추천돼 지난해 12월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마쳤지만 본회의에 임명안이 상정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씨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관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당원으로 가입한 전력을 문제 삼아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된다며 반대했다. 조 전 위원이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공명선거특보’를 지냈던 전력을 공격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가입 이력이 있는 문씨로 맞불을 놓았던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월 24일 청와대에서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 임명 위원이 상임 맡는 게 관례지만…편향성 논란 재연 우려

중앙선관위원이 당장 충원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대선은 ‘선관위원 7인 체제’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청와대는 대통령 몫의 중앙선관위원 임명에 대해 대선이 임박한 데다 인사청문회 등 절차에 시간이 걸린다며 대선 전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을 방침이다. 상임위원도 호선으로 결정될 문제지, 청와대가 개입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22일 조 상임위원 후임 지명 계획에 대해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셔야 정확히 알 수 있지만, 청문회 등 임명 절차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을 고려할 때 후임을 현 시점에서 임명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야당 몫 후보자 추천을 미루기는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겨레>에 “청와대에서 임명을 어떻게 하는지 상황을 본 뒤에 대처할 방침이다. 청와대가 서두르지 않으면 우리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을 누가 맡을지는 여전히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다. 중앙선관위는 대통령이 지명하는 3명, 국회에서 선출하는 3명(여당·야당·여야 공동 추천 1명씩),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명으로 구성되는데, 통상 호선을 통해 대통령이 지명하는 인사가 상임위원을 맡았다. 관례상으로는 문 대통령이 지명한 이승택·정은숙 위원 중 한 명이 상임위원으로 유력하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제2의 조해주 사태’를 막아야 한다며 여야 합의로 추천한 조병현 위원을 상임위원으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선대본 회의에서 “노정희 선관위원장을 포함해 9명 위원 중 8명이 친여 성향 일색인데도 단 1명의 야당 추천위원마저 현재 민주당 반대로 공석인 상태”라며 “문 대통령은 60년 만에 선관위에서 일어난 사상 초유의 집단행동이 의미하는 바를 엄중하게 받아들여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이 담보된 새로운 내각을 즉각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0일 17개 시·도 선거관리위원회 간부들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만나 중립적인 상임위원 선임을 요구했다고 한다.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의 한 간부는 24일 <한겨레>에 “어떤 특정 인물이 안 된다는 주장이 아니라, 편향적이라는 비판받을 인물을 임명하지 말아달라는 요구였다”고 설명했다. 대선을 불과 한달여 앞둔 시점에서 중앙선관위가 7인 체제로 운영되고 상임위원 공백 상태가 이어지면 대선 관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원들은 모두 상근이 아니고 상임위원 한명만 상근직인만큼 역할이 막중한데 대선을 앞두고 심판 자리가 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나래 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