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사이판 출발 12명 중 8명 취소…여행·항공사별 위약금 정책달라

 

싱가포르 야경. 여행사 제공

 

정부가 신종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방역 대책으로 3일부터 2주 동안 모든 입국자에 대해 10일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하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모처럼 국외여행 수요 회복 기대에 들떴던 여행사들이 또다시 된서리를 맞았다. 여행업계는 10일 격리를 감수하면서 국외여행을 떠날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2주 이내 출발 예정자를 중심으로 예약 취소 사태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정부의 오미크론 방역 조처를 이유로 예약을 취소하는 소비자에게 위약금을 물려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크다.

 

한 대형 여행사 임원은 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아침 일찍부터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임원은 “정부의 오미크론 방역 대책으로 접종 완료자들도 무조건 10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며 “2주 이내 출발 예정자를 중심으로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필 참좋은여행 부장은 “어젯밤 정부 발표가 나오자마자 오늘 아침 사이판 출발 예정 고객 12명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취소 여부를 물었는데, 8명이 취소해 4명만 출발했다”고 말했다.

 

여행사들은 정부의 오미크론 방역 대책을 이유로 예약을 취소하는 소비자에게 위약금을 물려야 하는지를 놓고도 고민에 빠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이용약관에는 전쟁과 전염병 등 천재지변 상황일 때만 위약금을 면제하도록 규정돼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때와 달리 이번에는 10일 격리란 불편사항 때문에 취소하는 것이어서 위약금을 물리는 게 규정에 맞지만, 소비자들이 ‘정부 대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취소하는 건데 왜 위약금을 물리냐’, ‘애초 무격리 조건으로 예약을 받지 않았냐’고 항의할 수 있어 고민이다. 솔직히 소비자 귀책도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참좋은여행과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일부 여행사들은 소비자들과 분쟁을 우려해 정부 발표 기간 내(오는 16일 이전) 입국 단체여행 상품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에는 위약금을 면제해주기로 결정했다. 회사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한 여행사 관계자는 “내부 대책회의를 거쳐, 입국일 기준 정부 발표 기간 안에 귀국하는 일정의 단체여행 상품 예약을 취소할 때는 위약금을 면제하고, 그 이후 출발 상품 예약 취소 때는 위약금을 물리기로 결정했다. 비행기 좌석과 호텔 취소 위약금 건은 항공사 및 현지 호텔들과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예약 취소 위약금 면제는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여행사별로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의 예약 취소로 미리 잡아뒀던 비행기 좌석이나 호텔 등 취소 시 항공사와 호텔에 위약금(패널티)을 물어줘야 하는 것도 예약 취소 위약금 면제 여부와 관련해 여행사들의 고민을 키우는 대목이다. 한 여행사 이사는 “비행기 좌석이나 호텔 예약 계약서에 ‘취소 때는 위약금을 문다’고 명시돼 있다. 항공사와 현지 호텔들이 계약서 문구를 들어 위약금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정부의 오미크론 방역 대책을 신규 출입국 제한 조치로 해석해, 3일부터 2주 동안 취소되는 국외노선 좌석에 대해서는 취소 위약금을 물리지 않기로 했다”며 “항공사별로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오미크론 첫 발견된 보츠와나 “19명 중 16명 무증상”…WHO “판단 일러”

보건국장 대리 “나머지 3명도 가벼운 증상”

 

 1일 프랑스 툴루즈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라고 적힌 스크린을 배경으로 주사기가 보인다. AFP 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보츠와나에서 오미크론 확진자 19명 중 16명이 무증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증상 위험도에 대해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경고한다.

 

멀라 스미스 로런스 보츠와나 보건부 보건국장 대리는 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확진자 19명 중 16명이 무증상이고 나머지 3명도 증상이 “매우 매우 가볍다”고 말했다. 로런스 국장 대리는 확진자 대부분이 이미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도 말했다고도 통신은 전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어디에서 처음 발생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처음 발견된 곳은 보츠와나다. 앞서 지난달 26일 보츠와나 정부는 “외교 목적으로 지난달 7일 입국한 외국인 4명에게 새 코로나19 변이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남아공이 최초로 오미크론 변이를 확인했지만, 그 전에 보츠와나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된 것이다. 보츠와나는 최초 감염자 4명 발견 이후에도 추가로 오미크론 변이 감염 15건을 확인했다.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 확인한 국가인 남아공의 의사 안젤리크 쿠체도 지난달 28일 <비비시>(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진찰했던 환자들의 증상이 비교적 “가벼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8일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를 포함한 다른 변이와 비교했을 때 더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현재로써는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된 증상이 다른 변이 관련 증상과 다르다는 정보가 없다. 오미크론 변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파악하려면 몇주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델타 변이를 포함한 모든 코로나19 변이는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고 죽음을 부를 수 있으니 예방이 항상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조기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홍보소통본부장으로 영입한 김영희 전 <문화방송>(MBC) 부사장(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송영길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16개 본부에서 6개 본부로 대폭 축소되며 ‘슬림’해졌다. 또 주요 보직을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쪽 인사들이 맡으면서 ‘원팀’ 기조는 이어나가려고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선대위 본부장단 인선과 김영희 전 <문화방송> 피디 영입을 직접 발표했다. 선대위는 총괄본부장 산하의 16개 본부를 전면 재편해 △총무(김영진) △전략기획(강훈식) △정책(윤후덕) △조직(이원욱) △직능(김병욱) △홍보 김영희 등 6개 본부로 축소·통합했다. 총괄 상황실장은 서영교, 비서실장은 오영훈, 정무실장은 윤건영 의원이 맡았다.

 

이 후보는 “당내 여러 의원이 백의종군해주시고 당을 위해 선당후사하는 그 결의 덕분에 슬림하게 기민한 선대위 체제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며 “기민하게 국민 목소리에 반응해 국민이 요구하는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 작게라도 신속하게 실천해 성과 축적해가는 선대위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진·김병욱 의원 등 이 후보와 가까운 인사를 전면 배치하면서도 정세균 전 총리를 도왔던 이원욱·서영교 의원과 이낙연 전 대표 비서실장이었던 오영훈 의원 등을 포함하는 쇄신 선대위를 꾸린 것이다.

 

앞으로 이들이 이 후보가 강조한 ‘몽골기병’처럼 주요 의사결정을 하며 기민하게 활동하게 된다. 당 사무총장인 김영진 의원은 “선대위는 6개 본부로 통폐합했고, 상황실·공보단·비서실·정무실 등 이렇게 앞으로 선대위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그런 역할을 담당한다”며 “이 단위 외에 다른 조직은 없다. 과거 얘기했듯 비선조직 이런 건 없다”고 강조했다. 서영지 기자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정치권, BTS 병역면제 논의는 지나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뉘우침도 없고, 반성도 하지 않고, 국민에게 사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면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고 2일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반대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 후보는 “형사처벌의 목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본인에 대한 응보 효과, 일반예방 효과, 다른 사람들이 다시는 못 하게 하는 특별효과들이 있다”며 “이 3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사면이든 뭐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열린민주당 통합에는 찬성하면서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이 후보는 ‘열린민주당 합당 추진되는 조 전 장관을 옹호한 사람이 (열린민주당에) 많아서 ‘조국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에 “대선 크게 도움될 것이라기보다 원래 한뿌리였기 때문에 합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조 전 장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민주당이 그간에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또 비판받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며 “특히 공정성이 문제가 되는 이 시대 상황에서 또 더불어민주당이 우리 국민들께 공정성에 대한 기대를 훼손하고 또 실망시켜 드리고 아프게 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방탄소년단(BTS) 병역특례 논란과 관련해서도 ‘공정’의 잣대로 바라봤다. 이 후보는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을 알리는 유능하고 뛰어난 인재긴 하지만, 대한민국 젊은이 중 군대 가고 싶어 하는 사람 누가 있냐”며 “공평성 차원에서 연기해주는 게 바람직하고 면제는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도, (팬클럽인) 아미도 군대 가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정치권에서 면제해주자고 하는 게 오버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입설에 대해선 에둘러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분”이라면서도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에 상당 정도 깊이 관여했고 지금도 여전히 아마 완전히 결별하지는 않은 거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상태에서 요청하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추미애, "조국논란 사과는 인간 존엄 짓밟는 것"

"본질 정확히 안 짚고 애매하게 흐리면 국민 지지 거둘 것"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을 사과한 것과 관련, "인간 존엄을 짓밟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 후보도 여론에 좇아 조국에 대해 사과를 반복했다"며 이같이 썼다.

 

그는 "한 인간에 대해 함부로 하면서 민주주의를 지킨다고 할 수 없다"며 "조국과 그 가족에 가한 서슴없는 공포는 언급하지 않고 사과를 말한다. 참 무섭다"라고 썼다.

 

이어 "조국과 사과를 입에 올리는 것은 두 부류"라며 "한쪽은 개혁을 거부하는 반개혁 세력이고 다른 한쪽은 반개혁 세력의 위세에 눌려 겁을 먹는 쪽"이라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은 "개혁을 거부하는 세력이 시시때때로 불러내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럴 때마다 물러설 것이 아니라 불공정의 원인이 무엇인지 조국 사태의 본질이 무엇인지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도자가 옳고 그름에 대해 '예, 아니오'를 분명하게 가르마 타지 않고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주지 않고 애매하게 흐리면 국민이 희망을 갖지 못한다"며 "그것으로 중도층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무기력한 국민이 의지를 거두고 지지를 거둘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민주당이 그간에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또 비판받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며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송진원 2년전 재판 증인 출석

“5·18때 광주방문 안했다” 위증

 

송진원 전 육군 제1항공여단장(오른쪽) 등 육군항공 관계자들이 1989년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고 전두환씨 사자명예훼손 1심 공판에서 광주 방문을 부인했던 5·18 민주화운동 당시 송진원(90) 육군 제1항공여단장(준장)이 위증혐의로 징역 10개월을 구형받았다.

 

2일 광주지법 형사9단독 김두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씨의 위증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송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송씨는 2019년 11월11일 전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광주사태 당시 광주를 방문한 적이 있는가요?”라는 전씨 쪽 변호인의 질문에 “없다”고 위증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1982년 육군 항공감실(육군본부 특별참모부)이 발간한 <80 항공병과사>의 ‘사태일지’ 5월26일에 ‘1항공여단장 외 6명 광주 UH-1H(1310~1445)’라고 적혀 있는 점을 근거로 기소했다. 송씨는 5·18 당시 1항공여단장을 역임한 뒤 1982년 육군항공감으로 재직 중이었다.

 

이날 공판에서 송씨와 검찰은 송씨 위증의 고의성 여부를 놓고 다퉜다. 검찰은 “송씨는 1989년 고 조비오 신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1995년 검찰조사에도 참여하는 등 5·18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송씨는 5·18 관련 행적을 숨기기 위해 거짓 증언을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5·18 당시 송진원 육군 제1항공여단장이 광주에 투입됐다고 나온 <80 항공병과사> 기록. <한겨레> 자료사진

 

송씨는 최후 진술에서 “재판 증언 당시 변호인 질문을 ‘작전에 참여했냐’는 취지로 잘못 이해했다. 군 재직 시절 수차례 광주를 방문했기 때문에 5·18 때 광주 방문은 특별한 경험이 아니어서 재판 당시에는 방문 사실이 기억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송씨 선고 공판은 23일 오후 1시40분에 열린다.

 

한편, 전씨 사자명예훼손 항소심은 지난달 23일 전씨의 사망으로 공소기각(소송을 마치는 절차)이 결정될 전망이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계엄군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로 비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