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블랙핑크·김정은 불러 38선 파티"

"38선 열리면 한국, 세계 5대 열강 진입"

이재명 "굿아이디어" 포스트코로나 대비 강조

 

이재명, 짐 로저스와 온라인 대담=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와 '대전환의 시대, 세계 5강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대담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0일 세계적 투자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과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통한 성장 동력 마련 및 '포스트 팬데믹' 시대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현재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는 로저스 회장과 화상 대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남북 평화 체제 구축을 통한 북한 개방이 한반도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로저스 회장은 "한국은 38선이 열리면 정말 큰 기대를 걸 만한 나라가 될 것"이라며 "분명히 세계 5대 열강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통일이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제가 주장하는 건 군사분계선을 열자는 것이고 무기와 총, 총알에 많은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다른 많은 곳에 투자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면 전 세계 많은 기업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며 "8천만의 인구를 가진 중국 접경지역의 국가가 되면 엄청난 성공 스토리를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저스 회장은 "싱가포르에 살며 자녀들에게 중국어를 배우게 하고 있는데 한국의 미래에 정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이런 교류가 가능해지면 우리가 한국에서 살자는 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군사 긴장이 완화되면 군사비의 상당 부분을 복지비나 사회 인프라에 사용할 수 있을 거란 의견에 100% 공감한다"면서 "로저스 회장이 한반도에 대대적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을 저희가 최선을 다해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짐 로저스와 화상 대담하는 이재명 대선후보=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KT&G상상플래닛 커넥트홀에서 세계 3대 투자가 짐 로저스와 '대전환의 시대, 세계 5강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이어 "차기 대한민국 정부의 최대 과제는 평화를 통해 경제를 추진하고 경제를 통해 평화를 추진하는 소위 평화경제 추구"라고 말했다.

 

짐 로저스 회장이 자신의 딸이 '블랙핑크'의 팬이라고 소개하면서 "'롤링스톤스'가 38선에서 공연하고 '블랙핑크'가 오게 해주시면 좋겠다. '블랙핑크'를 데려오시면 내가 '롤링스톤스'를 한국에 보내겠다"며 "그러면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큰 파티를 열어 38선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굿 아이디어"라며 크게 웃기도 했다.

 

이 후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와 관련, "미국 바이든 정부에서 대대적 인프라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이게 대한민국에서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보고 인프라, 과학기술, 교육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로저스 회장은 미국의 국가 부채 문제를 들어 "미국보다 한국의 미래에 더 낙관적 전망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곧 코로나 전쟁이 끝나게 될 것"이라면서 "많은 나라가 다시금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화폐를 많이 발행해 인플레이션이 갈수록 악화할 것"이라면서 "특히 미국은 가장 최악의 상황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선전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해온 것을 계속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대비 타격이 작을 것"이라고 밝혔다

 

짐 로저스와 화상 대담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KT&G상상플래닛 커넥트홀에서 세계 3대 투자가 짐 로저스와 '대전환의 시대, 세계 5강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식 시장 전망에 대해서 로저스 회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계속 화폐를 발행하고 있어 올해 말에 한번 더 상승장이 크게 일어날 것"이라면서 "올해 하반기나 내년도쯤 되면 다시 폭락장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전망했다.

 

그는 "아직 한국·미국 주식을 갖고 있지만, 올 하반기가 되면 미국 주식은 팔아야 할 것 같다"며 "지금 미국 상황이 매우 우려되고 한국과 다른 나라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저스 회장은 한국 증시 저평가의 원인으로 "잠재적 전쟁 위험이 있으면 시장 저평가가 이뤄진다"고 분석했고, 이 후보도 "한국의 소위 지정학적 리스크, 분단상황과 군사적 대결, 이런 긴장 국면이 저평가 이유가 되는 것 같다"고 공감을 표했다.

 

이재명, '문화 세계2강' 비전 제시…내일부턴 수도권 집중공략

짐 로저스와 대담하며 정책 행보도 가속화… 경제 대통령 이미지 부각

 

춤동작 배우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성동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서 'JM, 우리가 원하던게 이거잖아 - 리아킴, 백구영, 영제이, 시미즈, 하리무, 루트와의 만남'을 갖고 댄서들에게 춤동작을 배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0일 K-콘텐츠의 주역인 문화예술인들과 만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문화콘텐츠에 관심이 높은 2030세대와의 정서적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청년층에게 인기가 높은 유명 스트리트 댄서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그들과 유사한 옷차림으로 함께 춤까지 추며 과감한 표심 구애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인사동의 한 복합문화공간에서 문화예술인과의 간담회를 열고 문화예술 공약을 발표했다.

 

문화예산 비중을 2.5%까지 대폭 확대하고, 한류의 흐름을 강화해 한국을 미국과 함께 문화콘텐츠 세계 2강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문화예술 지원책만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 2강이라는 미래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경제 대통령' 콘셉트를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백범 김구 선생이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언급하며 "소위 하드파워라는 전통적 국력 외에 문화와 영향력이라는 소프트파워가 중요하게 평가받는 시대가 되는 것을 내다보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이 새로운 영토로 나아갈 때, 문화가 가장 중요한 영토"라고 강조했다.

 

연간 100만원의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전날 연간 120만원의 '장년수당'을 제안한 데 이어 다시 한번 보편지급 형태에 가까운 현금지원책을 언급한 것이다.

 

이재명표 정책의 차별적 색채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재원 등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전날 장년수당 등에 3조원의 재원이 소요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은 대상이 협소해 예산 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댄서들 만나는 이재명... 인사도 힙하게=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성동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JM, 우리가 원하던게 이거잖아 - 리아킴, 백구영, 영제이, 시미즈, 하리무, 루트와의 만남'에 참석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공약 중 '문화기본권 보장'과 관련해 "각종 게임이 국민의 보편적 문화생활로 자리 잡게 이용자의 편리와 권익 증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화예술 정책과의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게임 분야까지 언급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취약한 2030 세대의 관심 분야에 다가서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댄스 스튜디오로 자리를 옮긴 이 후보는 더욱 파격적인 모습으로 청년세대 구애에 나섰다.

 

후드티에 조거팬츠, 형광 색상이 섞인 헐렁한 재킷에 'J'가 새겨진 녹색 털모자를 쓴 그는 유명 안무가인 리아킴 등과 함께 실제로 강한 비트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춰 보였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댄서들의 저작권 문제, 학교에서의 댄스 수업 등 의견에 적극적인 공감을 피력하면서 정책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짐 로저스와 온라인 대담=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와 '대전환의 시대, 세계 5강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대담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댄서들과 만나기 전에는 유명 투자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과 온라인 대담을 진행하며 '경제 대통령' 이미지 부각 행보도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는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통한 성장 동력 마련과 '포스트 팬데믹' 시대 등이 주제로 다뤄졌다.

 

이 후보는 "차기 대한민국 정부의 최대 과제는 평화를 통해 경제를 추진하고 경제를 통해 평화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에 대비해) 인프라, 과학기술, 교육 투자로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오는 21일부터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타고 서울·경기 일대를 누빈다.

 

이 후보는 이 기간 '1일 1공약'을 발표한다. 특히 수도권 표심의 최대 관심사인 부동산 공약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 연휴를 앞두고 승부처인 중도 민심 잡기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오프라인 홍보물 대신 ‘온라인 자필편지’

종이 공보물 제작비 10억원 아껴 SNS 홍보에 투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디시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에 올린 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예비후보자 오프라인 홍보물을 발행하는 대신 ‘자필편지 온라인 영상’으로 2030 유권자를 공략하기로 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최근 “5년 뒤에도 꼭 열어보세요”라는 제목으로 예비후보자 온라인 영상을 촬영했다. 영상에는 이 후보가 자필편지를 쓰면서 “안동 산골에서 태어나 우여곡절 끝에 과분하게 이 자리에 올라왔다” “5년 뒤에도 이 편지를 열어보아 달라”고 말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5년 뒤 편지를 확인했을 때 본인이 말한 공약들이 지켜져 있을 것이라는 의지를 담아낸 것이다.

 

이 후보가 자필편지 온라인 영상을 띄운 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맞대응 성격도 있다. 윤 후보는 설 연휴를 앞두고 호남에 자신의 손편지를 대규모 우편 발송하기로 한 바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10%인 약 230만명에게 선거기간 개시일 3일 전까지 예비 홍보물을 발행할 수 있다. 호남의 전체 세대 수가 200만 가구 정도 되는 만큼 ‘전두환 옹호 발언' 등으로 차가워진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사실상 홍보물을 올인한 것이다.

 

또 많은 이들이 오프라인 홍보물을 보지 않는데다, 특히 2030세대의 경우 온라인에 더 친숙하다는 점도 고려했다. 온라인 홍보물은 디시인사이드·뽐뿌 등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도 올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종이사용을 줄여 친환경 공보물을 만든다는 의미도 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환경 절약 등의 차원에서 고민 끝에 오프라인 공보물은 만들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절약한 10억원으로 에스엔에스(SNS) 홍보에 더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온라인 홍보물을 공개하는 영상제작 보고회를 열 계획이다.     서영지 기자

국민의힘 - 국민의당, 서로 원색적 비난

이준석 “안, 손해 보고는 못 배기는 스타일”

안철수 쪽 “내부 동요 막기 위해 공격”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서로를 향해 “옹졸하다” “비열하고 야비하다”는 원색적 비난까지 쏟아내며 맞부딪치고 있다. 이번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오른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두고, 나날이 신경전이 거칠어지는 모양새다. 정작 안 후보와 ‘대결’을 벌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짐짓 물러서 있는 사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앞장서 ‘안철수 때리기’에 모양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특징은 곧 죽어도 자기 손해 보고는 못 배기는 스타일”이라며 “아직도 옹졸한 마음을 못 버리셨다”고 말했다. 자신이 <제이티비시>(JTBC) 프로그램에 가면을 쓰고 출연해 안 후보를 공격한 대해 국민의당이 반발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안철수를 비판하기 위해서 방송에 나갔다는 생각은 자기중심으로 세상이 도는 것”이라며 “본인이 하는 거 하나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고 그냥 아직까지도 ‘나 때리면 가만 안 둘 거야’ 이런 느낌으로 정치하고 계시니까 옹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가 아니라 ‘간일화’(간보는 단일화)란 말이 나온다”고 발언한 데 이어 이날도 “옹졸하다”는 말까지 쏟아내는 등, 선을 넘나드는 정도로 발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를 두고선,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기싸움 작업에 돌입한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협상’ 대상자인 안 후보를 지나치게 공격하는 것을 두고 개인적 ‘구원’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돈다. 이 대표와 안 후보는 한때 바른미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으나, 여러 차례 갈등을 빚으며 갈라선 바 있다.

 

안 후보 쪽에선 이 대표의 ‘도 넘은 발언’을 두고 “초조함의 발로”라고 맞섰다.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 선대본부장인 이태규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 후보가 상승세를 타면 윤 후보의 지지층이 무너지게 돼 있다.당의 분열과 혼란 과정에서 (이 대표) 본인 책임이 적지 않으니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해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비열하고 야비한 표현을 쓰면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설 전 양자토론을 추진하는 것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자 티브이(TV) 토론 결정에 대해 이 본부장은 “안 후보의 상승세를 누르고 설 밥상에 기득권 양당 후보 둘만 올라가려고 한다. 국민에게 ‘두 사람 중 하나를 선택해야겠구나’라는 착시현상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미나 기자

지난 11월15일 통화 발언…그 다음달 허위경력 사과

윤석열 대선후보 선출 뒤 선거 전망 분석 적극 밝혀

“조국의 적은 유시민”… 비판매체 대한 경고 발언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내가 정권 잡으면 거긴 완전히 하하하(웃음) 무사하지 못할 거야 아마 (폭로성 비판 보도를 해온 열린공감TV를 지칭하며) 거기는 이제 권력이라는 게 잡으면 우리가 안 시켜도 알아서 경찰(열린공감TV 쪽은 “검찰”로 얘기하고 있음)들이 입건해요. 그게 무서운 거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이른바 ‘7시간 통화’ 가운데 공개 여부를 두고 다툰 대목 가운데 하나다. 국민의힘은 이를 공개하겠다는 인터넷매체 ‘열린공감TV’를 상대로 방영금지 및 배포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으나 법원은 19일 사생활 대목을 제외한 나머지 보도가 가능하다고 결정했다.

 

해당 발언은 <한겨레>가 입수한 7시간 통화 내역 등에 따르면,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지난해 11월15일 나눈 대화 가운데 일부로 확인된다. 발언 자체만큼이나 전체 대화 맥락이 중요해 보이는 통화가 이뤄진 날이다. 30분 이상 이어진 이날 전체 대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대선 판세 분석 전망으로, 열흘 전인 11월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로서, 본격화할 대선전에 대한 자신의 분석과 전략 등을 과단하게 드러내 보인다.

 

윤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컨벤션 효과’를 누리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압도한 시기였다. <티비에스>(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1월 5~6일 실시한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1009명 대상·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에서도 윤 후보 지지율은 43%로 이 후보(31.2%)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머니투데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11월 8일∼9일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에서도 윤 후보는 지지율 41.7%를 받으며 이 후보(32.4%)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6.3%)를 앞섰다.

 

이날 통화에서 김건희씨는 “중도표가 중요하다, 이걸 가져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즈음해 발생했던 이재명 후보 부인의 낙상사고에 대한 이 후보 쪽 대응이 “가식적”이라 “표를 많이 잃었다”고 분석하는 반면,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은 “이제 마음먹고 언론플레이 하고 다 까지면 다 무효화가 된다. 그때 되면 우리가 더 올라간다. 지금 처가 리스크가 있잖아, 다 우리가 안 깠으니까, 공격적으로 안 했으니까”라고 말한다.

 

이 후보에 대해선 “이번에 낙상사고, 자기 눈 떠 보니까 울고 있더라 이런 게 난 내가 이재명 캠프에 있으면 절대 그런 짓 못하게 했을 것”이라며 “가식적이잖아… 진보 보수 다 이념에 관계없이 상식적인 정서가 있고 인식 수준이 그 정돈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나에 대한 사건들은 조금 있으면 하나하나 해명될 거다. 거짓말한 게 없거든”이라며 서울대 석사 학위를 포함, 학력위조 의혹 등을 부인한다.

 

이러한 구도에서 “처가 리스크가 너무 많이 왜곡됐다”며 이를 특히 부각하는 ‘인터넷매체’의 향후를 사실상 경고하는 보복성 발언을 이씨에게 한 것이다. ‘처가 리스크’는 윤석열 후보의 장모가 연루된 형사사건, 아내 김건희씨를 둘러싼 과거 이력의 진위 등이 후보 검증 과정에서 변수로 떠오르며 나온 말이다.

 

김씨는 ‘적폐에 대한 분노’가 표심을 작동시킨 과거와 달리 “경제 문제”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때문에 유권자들 사이 정권교체 열망이 높다고 그는 봤다. 이렇게 진보-보수 대결 구도를 논하던 중에 “조국의 진짜 적은 유시민이다, 유시민이 너무 키웠다”며 “가만히 있었으면 조국 그냥 정경심도 가만히 있고 이렇게 구속 안 되고 넘어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조국 전 장관을 옹호하고 검찰을 몰아붙이면서 판을 키운 ‘친조국 세력’이 결과적으로 조 전 장관 쪽을 궁지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김건희씨는 다 “해명될 것”이라던 가족 리스크 가운데 계속 제기된 자신의 경력위조 의혹을 두고 통화 한달여 만인 12월26일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며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다. 용서해달라”고 처음으로 밝혔다. 장필수 김완 임인택 기자

홍, 윤석열 만나 ‘종로 최재형’ 요청에  윤 “공천관여할 생각 없다”

권영세 선대본부장 “구태” 저격…이준석도 “연대 대가인 소값” 비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비엔비(BNB)타워에서 열린 제이피(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선거대책본부 합류 조건으로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2곳의 전략공천을 요구한 사실이 20일 드러나며 국민의힘이 종일 들끓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홍 의원의 행동을 “구태“로 규정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공천 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며 홍 의원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전날 두 사람의 만찬회동으로 기대를 모았던 ‘원팀 구성’ 계획은 더욱 꼬이는 듯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관계자 다수의 말을 종합하면, 홍 의원은 전날 윤 후보와의 만찬 자리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각각 3월9일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서 각각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에 전략공천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전 감사원장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탈락 뒤 홍 의원 지지를 선언했고, 이 전 구청장은 홍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했을 때 도왔던 지역 내 측근으로 이번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홍 의원의 대구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앞서 홍 의원은 윤 후보와 19일 만찬 회동 뒤 자신이 만든 정치 플랫폼 ‘청년의꿈’에 선대위 상임고문 합류 조건으로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와 ‘처가 비리 엄단에 대한 대국민 선언’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로 측근의 전략공천을 요구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20일 당에선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왔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회의에서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며 “만일 그렇지 못한 채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 자격은커녕 당원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의 지도급 인사’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구태’란 표현까지 동원해 홍 의원의 공천 요구가 과도하다고 비판한 것으로 비쳐졌다.

 

윤 후보도 “공천은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서 공관위가 공정하게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세워 놨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에서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공천 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까지 밝혔다. 사실상 홍 대표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전략 공천 방침에 대해 “보궐선거 공천 문제는 지난 월요일(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여론조사 공천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고 선을 그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홍 의원은 자신의 전략공천 요구가 윤 후보의 국정 운영 능력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재형 같은 사람은, 깨끗한 사람이고 행정능력이 뛰어나서 국정운영능력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이 대선 전면에 나서야 선거가 된다”며 “내가 그래서 (전략공천)요청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윤 후보에게 제안한 내용이 바깥으로 알려진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견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의논을 해서 정리를 해야지 후보와 이야기한 내용을 가지고 나를 비난하는지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며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 있는, 갈등을 수습해야 하는데 갈등을 증폭시키는 사람이 대선을 이끌어서 되겠나”라고 말했다.

 

당 안에선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힘겨루기 상황이 노출되며 윤 후보의 원팀 구상이 물건너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윤 후보 쪽에선 보수 결집을 위해 홍 의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홍 의원 역시 끝까지 협조하길 거부하다간 역풍을 맞을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윤 후보가 홍 의원의 요구 중 일부를 수용하는 선에서 극적 화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와 관련, 이날 오후 윤 후보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최 전 감사원장을 직접 만났다. 홍 의원과의 협력의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윤 후보는 회동 뒤 기자들에게 “최 전 원장이 조건없이 도와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도 “종로 출마 건으로 홍 의원과 상의한 적이 없다”며 “지금은 정권교체에 집중해야지, 어디를 출마한다고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해정 기자

 

홍준표 “그럼 날 왜 끼우려 하나”…측근 공천 요구 반발에 불쾌감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구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공천 요구…구태정치 비판에  “잿밥만 관심, 대선 되겠나”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차전당대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자신의 측근들에 대한 재보궐 선거 전략공천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당내 비판이 제기되자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의원은 이날 ‘전날 말한 전략공천에 내부 이견이 나온다’는 <한겨레>의 질문에 문자메시지로 “자기들끼리 하면 되지. 그럼 나를 왜 끼우려고 하나”라며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 있는 태도로 대선 되겠나”라고 답했다. 홍 의원이 전날 윤 후보와 비공개로 만나,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종로 지역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대구 중·남구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전략 공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는 사실이 전해진 뒤, 당 안에서 구태정치라는 비판이 들끓고 있는 데 대한 반응이다.

 

홍 의원이 전략공천을 요구한 최 전 원장은 지난해 10월8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컷오프에서 탈락한 뒤 홍 의원 지지 선언을 한 바 있다. 이 전 구청장은 지난 14일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한 인사로 대선 경선 과정에서 홍 의원의 대구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전날 홍 의원의 요구에 윤 후보는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라 내가 약속할 수 없다”고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부에선 홍 의원의 전략 공천 요구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정 운영 능력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 자기 사람을 꽂겠다는 얘기 아닌가”라며 “특히 대구는 전략 공천이 아니라 경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 의원 합류를 위해 윤 후보가 수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결국 함께 가야 하지 않겠나. 홍 의원 합류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전날 비공개 만찬 회동이 끝난 뒤, 자신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청년의 꿈’에 글을 올려 “윤 후보와 만찬을 하면서 두 가지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의원은 “첫째는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 달라는 것이었고, 둘째는 처가 비리를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적었다. 배지현 기자

 

홍준표 ‘측근 공천 요구’까지…대선 경선보다 뜨거운 재보선 공천

   홍준표 측근 공천 요구 대구 중·남구 경쟁 치열

   김재원 최고위원 · 박근혜 측근 유영하 등 거론

   서울 종로는 전략공천할 듯…이준석 출마 부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3월9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전략공천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물밑 경쟁에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을 목표로 공관위원장을 물색하고 있다. 당헌당규상 공관위는 최고위 의결을 거쳐 당 안팎 인사 10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돼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시간상 다음주에는 공관위 구성을 해야 한다”며 “공관위원장은 만장일치 의결이어야 가능하다. 현재 지도부가 한명씩 (후보) 카드를 꺼내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앞서 지난 1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서울 종로를 제외한 서울 서초갑, 대구 중‧남구, 충북 청주상당, 경기 안성 등은 국민참여경선(오픈프라이머리)으로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종로는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공천이 곧 당선’ 지역인 대구 중‧남구는 당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홍준표 의원이 전략공천을 요구한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뿐 아니라 김재원 최고위원, 임병헌 전 남구청장,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배영식 전 국회의원, 이진숙 전 <대전 문화방송>(MBC) 사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대구 전략공천은 내부 반발이 매우 커 전략공천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는 한때 이준석 대표의 출마가 거론됐지만, 이 대표가 강하게 부인하면서 뚜렷한 주자가 보이지는 않는 상황이다. 홍 의원은 이 지역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공천을 윤석열 후보에게 요구했다.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서울 서초갑에는 전희경 전 의원과 정미경 최고위원,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이혜훈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경기 안성에는 김학용 전 의원, 충북 청주상당에선 정우택 전 의원이 출마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배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