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충남 보령시 보령문화의전당 앞에서 유세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발언이 근거가 희박한 부동산 음모론과 노골적인 색깔론으로 거칠어지고 있다.지지층을 다지겠다는 정치적 셈법을 고려하더라도 금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는 22일 충남 홍성 내포신도시 유세에서 “우리 사회를 서서히 자유민주국가가 아닌 사회주의국가로 탈바꿈시키려는 몽상가인 공산당 좌파 혁명이론에 빠져 있는 이 소수에게 대한민국의 정치와 미래를 맡겨서 되겠나”라며 색깔론을 꺼내 들었다. 그는 “인민민주주의가 민주주의냐. 사회주의민주주의가 민주주의냐”라며 “이 정부는 개헌선을 돌파하거나, 어떤 식의 정치 타협을 해서 개헌하려고 하면, 우리나라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 자를 빼내려고 한다. 이거 일부러 한 거지 절대 실책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당진 유세에서도 문재인 정부를 “80년대 좌파 사회혁명 이념으로 무장된 운동권들의 정권”, “좌파 사회혁명 이념을 공유하는 이권 결탁 세력”이라고 칭했다.
혐중론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홍성 유세에서 “좌파 운동권이 장악한 민주당은 중국 입국을 못 막는다. 중국 눈치 본다고 그런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일부 대학생들이 ‘선제타격 웬말입니까’라는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면서, 윤 후보 지지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 후보는 부동산 음모론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홍성 유세에서 “많은 사람들이 주택의 소유자가 되면 안정적인 보수화가 된다고 해서, 많은 국민들이 집을 못 갖도록, 집값이 천장으로 올라가게 해서 국민들을 임차인이 되게 만드는 것이 이 정부 목표라는 것이 이 정부의 경제·사회 정책을 설계한 정권의 실세가 만든 저서에 명확하게 나와 있다”며 “그래서 박원순 서울시장 때부터 재건축·재개발 전부 취소시키고 주택 공급 안 했다”고 주장했다. 여권이 ‘표’를 위해 일부러 부동산 가격을 올렸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그는 당진 유세에서도 광주 복합쇼핑몰 문제를 언급하면서 “민주화 투쟁력이 떨어진다고 민주당이 (광주 복합쇼핑몰을) 못 들어오게 막았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의 부동산 음모론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유세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집이 없는 사람이 민주당을 찍게 하려고 일부러 악의적으로 집값을 폭등시켰다”고 주장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보수 지지층에는 굉장한 만족을 주지만, 도를 넘어서면 중도층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유세 도중 여러차례 어퍼컷 동작을 취하기도 했다. 장나래 기자
송영길 “윤석열, 검사 때 업자들과 룸살롱 가고 골프 치고”
충남 논산시 유세서 노골적인 네거티브 공세
“폭탄주엔 눈 반짝 반짝… 경제 ‘아 몰라 몰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해 “검사하면서 맨날 사람을 잡아 수사하고 구속하고, 업자들과 저녁에 룸살롱에 가서 술 먹고 골프 치고 이런 것을 잘했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이날 충남 논산시 화지중앙시장 유세에서 윤 후보를 ‘이 양반’이라 지칭하며 “이 양반은 술 마시는 것만 나오면 눈이 반짝반짝 한다. 앉아 폭탄주를 마실 때 보면 신이 나서 활기가 넘친다”며 “그리고 누구 구속할 때 활기가 넘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그런데 경제는 잘 모른다. 플랫폼인지 데이터 경제인지 잘 모르겠고, ‘아르이100(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도 잘 모르겠고, 집이 없으면 청약통장을 만드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고, (주 노동시간) 120시간이 뭔지도 모른다”고 비난했다. 전날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 대선 후보 티브이(TV) 토론회에서 윤 후보가 경쟁 후보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윤 후보의 이런 태도를 “‘아 몰라, 몰라’다”라고 조롱했다. 이어 “(윤 후보가) 왜 저렇게 모를까. 우리가 비밀을 알았다”며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 김건희씨가 기자하고 통화한 녹취록에 ‘내 남편은 바보야. 아무것도 몰라. 내가 시킨 대로 해’라고 바보임을 입증했는데, 맞느냐”며 유세를 지켜보는 이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또 윤 후보의 ‘무속 논란’을 겨냥해 “최근 최순실의 주술에 홀려 국정농단 됐던 것을 우리가 뼈아프게 경험했는데 다시 역사를 거꾸로 돌릴 수 없다”고도 했다. 또 윤 후보를 “배신자”로 규정하며 “국민이 키워준 대통령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발탁해 벼락출세한 윤석열, 문 대통령을 배신하고 검찰총장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헌법상 의무를 배신하고, 검찰총장이라는 자리를 대선을 위한 예비 선거운동 자리로 악용해 헌정 질서를 문란시켰던 윤석열에게 이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5000 결사 계백 장군의 혼이 서린 충정의 고장 논산에서 배신자를 심판하고, 일 잘하는 이재명을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말도 안 되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이날 “집권 여당 대표라고 하기에는 참 수준이 저질인 송 대표는 허위 비방 유포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질 준비나 하시기 바란다”는 논평을 내놨다. 조윤영 김미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4일 충북 충주시 충주 산척치안센터 앞에서 열린 충주 산척 유세에서 지지자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청·강원 지역 공략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경제가 나빠지는데 한반도 전쟁위기가 고조되면 경제가 어떻게 되겠냐”며 윤석열 국민의힘 를 겨냥했다. 윤 후보의 대북 선제타격론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경제 위기’와 연결지으며 ‘지도자 리스크’를 부각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강원 원주 문화의 거리에서 진행한 현장 유세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개시된 모양이다. 지구 반대편, 우리와 경제적 관계가 없는 나라에서 전쟁이 났는데 주가는 떨어지고 있다”며 “전쟁과 위기가 경제를 망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하지도 않은 사드를 충청, 강원, 수도권에 설치하겠다고 하면 안보 불안을 조성해 표를 얻을지는 몰라도 온 국민이 피해를 입는다”며 “북한에 선제타격한다고 겁을 줘서 한반도 군사위기가 고조되면 누가 손해냐. 한반도에 위기가 고조되면 실제로 경제가 어떻게 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의 공세적 안보 정책에 ‘평화 경제론’으로 맞불을 놓으며 민생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정치 지도자가 반드시 해야 될 일이 평화를 지키는 일이다. 전쟁을 결정한 사람은 죽지 않고, 전쟁 결정에 참여하지 못한 젊은이만 죽는다”며 “안보 불안을 조성하면 보수에게 표가 온다는 과거의 미신을 (윤 후보가) 믿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 내내 윤 후보의 ‘안보관’을 집중타격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위기를 거듭 언급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가능성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며 ‘안보 위기’ 우려가 커진 틈을 파고든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충주 젊음의 거리 유세에서도 “우크라이나가 걱정되시죠. 소위 글로벌 공급망, 즉 국제 경제 질서가 훼손되고 있다”며 “대한민국 경제발전이 위험에 처했다. 이게 바로 전쟁, 불안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와 함께 ‘통합정부론’을 거듭 강조하며 정권교체에 맞선 ‘정치교체’를 호소했다. 그는 “분열과 증오가 아닌 화해와 협력으로 정치도 흘러가야 한다”며 “41%의 지지를 받아도 100% 권력을 행사하니 다른 사람들은 전부 반대만 한다. 국민은 선택지가 두 개밖에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겨냥해 “탄핵이 끝났는데도 탄핵당한 정치집단이 이름만 살짝 바꿔 다시 기회를 잡는다. 이게 구태정치”라며 “제3의 선택이 가능한 그런 정치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뒤이은 충주 산척면 유세에서는 ‘충청의 사위’를 자임하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산척면은 이 후보 장인의 고향이다. 이 후보는 “원래 처가에 가면 마음이 푸근하지 않냐. 사위는 백년손님이라서 대접도 잘해주고하니 기도 살고 힘도 난다”며 “제가 충청도 사위 이 서방인데, 처가댁에 사드 말고 정말 확실히 도움 되는 것을 잘 챙겨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본격적인 유세에 앞서 “제 처가 곱고 고마우니 절 한번 하겠다”며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또 지역 주민을 ‘장모님’이라고 부르고 인근의 박달재를 언급하며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를 완창하는 등 ‘충청 사위’로서 친밀감을 강조했다. 심우삼 기자
이재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한 유감”
민주당 긴급 안보경제 연석회의 주재
“국민 안전에 만전 · 기업피해 최소화” 당부
사드 배치 · 선제 타격 발언 등 안보 정쟁화
윤석열 겨냥 “스스로 위기 자처한다”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강원도 원주시 중앙로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민주당 긴급 안보경제 연석회의’를 주재하고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통일성과 주권이 존중돼야 한다”며 “관련국이 긴급히 대화에 나서 평화적 해결의 노력을 끝까지 다해주길 촉구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후보는 이어 “무엇보다 우리 교민의 안전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우리 국민 안전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아울러 “기업피해, 국내 경제에 미칠 불확실성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곡물 가격 상승 등 식량 안보에 미칠 영향도 철저히 대비해 달라”며 “전쟁·경제 제재에 영향받을 수출입 기업의 애로 현황을 파악하고 긴급자금지원 같은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지역분쟁 넘어 새로운 냉전 상황 초래할 수 있어서 더욱 우려스럽다”며 “신냉전 구도는 한반도 평화체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선제 타격 같이 안보를 정쟁화하는 이런 일들은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글로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유능한 정부가 절실하다. 전쟁이 멀리 있는 게 아님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전쟁은 이기더라도 공멸”이라고 덧붙였다. 서영지 기자
이재명 “한미동맹 업그레이드…중국과는 파트너십 유지”
‘포린 어페어스’ 기고
“실용주의, 국민적 합의” 기반 정책 강조
북핵 · 미사일 “가장 큰 외교적 도전” 규정
‘스냅백’ 전제 ‘단계적 동시행동’ 제시
인도 · 아세안 협력 강화 방침 밝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4일 강원도 원주시 중앙로 문화의거리에서 진행된 '강원도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이재명이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대한민국이 직면한 가장 큰 외교적 도전”으로 꼽고 “한·미 동맹 관계 업그레이드”와 “중국과 파트너십 유지” 방침을 밝혔다.
이 후보는 24일 공개된 미국외교협회(CFR) 발간 외교전문 격월간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에 실린 “대한민국을 위한 실용적 비전-어떻게 아시아를 선도하고 국내 성장을 활성화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후보는 “한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글로벌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미국 동맹체계의 핵심축”인데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 및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중대한 도전들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이어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둔 실용주의”이고 “문제를 다루는 데는 국민적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이 후보는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선동 구호처럼 외치는 것은 더이상 유용하지도 않고 공포와 분열을 부추기는 냉전적 구도를 불러올 뿐”이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어떤 해결책도 평화로워야 한다”고 ‘평화 원칙’을 강조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의 실패는 이른바 ‘빅딜’ 접근법이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비핵화는 북한이 의미 있는 비핵화 조처를 취할 때, 제한적으로 보상하는 방식으로 시도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중요한 비핵화 조처를 취하면 유엔과 국제사회가 그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 조처를 단계적으로 실행하자”고 제안하며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제재가 즉각 복원돼야 한다”고 했다. ‘스냅백’(약속 위반 때 제재 복원)을 조건으로 단 ‘비핵화·제재완화 단계적 동시행동’ 해법이다.
‘한미 동맹’과 관련해 이 후보는 “미국은 한국의 유일한 동맹”이라며 “앞으로도 동맹관계는 더욱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각에서는 한국이 두 강대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마치 한국이 미국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그릇된 인상을 주려고 하는데 이런 주장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같은 매체에 실은 기고문에서 “한국 현 정부의 정책기조는 편협하고 근시안적인 국익 개념에 좌우”돼 “미·중 관계 긴장”과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으로 일관”해 “한미동맹을 표류하게 만들었다”고 밝힌 대목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읽힌다.
한·중 관계와 관련해 이 후보는 “한국 교역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파트너십은 유지돼야 한다”며 “(중국과) 공공연한 적대관계는 한국의 국익은 물론 한미동맹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는 한국이 중국의 비위를 맞춰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한국인들은 중국의 공세적 행동을 충분히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 이 후보는 “일본이 제국주의 과거사를 청산하지 않음으로써 한·미·일 3국 공조에 계속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이자 주요 무역 상대국인 일본과의 관계 설정”이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직면할 또다른 도전”이라고 짚었다. 이어 “양국 관계의 최고점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의 공동선언이었다”며 “양국은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의 공동선언 정신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한국은 신남방정책에서 잘 증명된 바와 같이 인도, 그리고 우리의 두 번째 큰 무역 파트너가 된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들과의 유대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고 밝혔다.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선 “한국과 같은 주요 제조업 국가들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힘을 실을 때가 됐다”며 “한국 정부는 새로운 기후변화에너지부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이재명, 윤석열 ‘경제 무지’ 부각 “전진이냐 퇴행이냐 결단을”
“인수위로 ‘민생 회복 100일 프로그램’ 시작”,
코로나 손실보상 강조 부족분 2차 추경 의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인천 남동구 로데오거리광장에서 인천 집중 유세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전날 대선 주자들과 각종 경제 정책을 두고 토론을 벌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2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경제 무지’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를 ‘지도도 볼 줄 모르는 선장’에 빗대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인천 남동구 로데오거리광장에서 ‘인천 집중 유세’를 열고 시민들을 향해 “나의 미래가 퇴행이냐, 전진이냐를 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윤 후보와 자신의 능력을 견줘 국정의 퇴행과 전진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인천은 평화가 중요한 도시다. 평화가 곧 답”이라며 “제가 어제 토론 때 그 이야기를 했더니 그 사람(윤 후보)은 못 알아들었다. 진짜 못 알아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는 안정적이어야 한다. 투자해야 하는데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 ‘사드 배치를 하느니’, ‘선제 타격을 하느니’ 이렇게 해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면 투자하겠나”라며 “민주주의가 후퇴하면 경제가 망가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표를 얻자고 국민의 경제를, 삶을 망치면 안 된다. 그것은 부적격”이라며 “인천은 특히 남북 관계가 악화될 때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지역이다. 저는 전쟁이 아니라 평화의 길을 갈 것이고, 평화를 통해서 경제를 살리고 경제를 통해서 평화를 만들어내는 안정된 평화의 한반도를 책임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회복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이 후보는 “민주당은 전날 국민의힘이 끝까지 발목 잡는 것을 털어내면서 열심히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과시켰지만 그것으로 부족하다. 저는 당선되는 순간에 2차 추경 또는 긴급재정명령권을 행사해서라도 50조 원을 확실히 준비해서 기존에 국민께서 손해 봤지만 보상받지 못했던 손해를 다 다시 채워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코로나 채무 다 정부가 인수해서 채무 조정하고, 필요한 만큼 탕감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이 후보는 인천 부평구 부평역 인근으로 이동해 유세를 이어갔다. 이곳에서도 이 후보는 윤 후보의 국정 경험 부족과 경제 무능을 부각해 연설했다. 이 후보는 “기회를 기회로 이용하는 것은 평범한 리더다. 그런데 기회를 위기로 만드는 사람도 있다”며 “무능하고, 무지하고, 관심이 없고, 무책임한 리더는 결국 나라를 망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프라와 교육, 기술, 인재 투자와 기업들의 현장 활동을 구분 못 하는 사람이 대한민국 경제를 맡으면 어떻게 되겠나”라며 “선장은 방향을 정하는 사람이다. 배의 상태를 알아야 하고 해도를 볼 줄 알아야 한다. 해도도 볼 줄 모르고, 기관사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는데 ‘좋은 기관사, 항해사 시켜서 하면 되지 뭐’하면 거친 험난한 바다를 과연 건너갈 수 있겠나”라고 언급했다.
이 후보는 “제게 기회를 주면 (당선 직후) 인수위원회로 민생 경제 100일 회복 프로그램을 바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의 보복 감정을 만족시키고, 누군가의 권력욕을 만족시키기 위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운명을 선택해 달라”며 지지를 당부했다.
이 후보는 인천 민심을 겨냥해 ‘경인전철 1호선,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를 비롯한 ‘서해5도 평화특별구역 추진’, ‘제2의료원 설립 등 공공의료 강화’, ‘친환경 에너지 도시 추진’ 등을 공약했다.
이날 이 후보의 인천 유세에는 선대위 상임고문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찬조 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정 전 총리 역시 전날 토론 시청 소감을 밝히며 윤 후보에 대해 “경제는 진짜 문외한이시더라. 제가 TV토론을 자세히 봤는데 경제는 진짜 모르시는 분”이라며 “(이 후보가) 다른 분하고는 대화가 되는데 한 분은 진짜 대화가 안 되더라”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인천시 남동구 로데오거리광장에서 열린 인천 집중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실천했고, 실적으로 실력을 증명했다고 자부한다. 자신 있다”며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첫 방송연설을 통해 “성남시민, 경기도민들이 그랬듯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뀌었을 때 내 삶이 얼마나 바뀔 수 있는지 실적으로 체험시켜 드리겠다”며 국민이 보낸 질문에 답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이 후보는 경기도의 어린이 건강 과일 지원 사업과 청년기본소득, 소액 극저 신용대출 사업 등을 언급하며 “성남시장 8년, 경기지사 3년 동안 제 모든 정책엔 가난하고 참혹했던 저의 삶, 평범하고 어려운 국민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치를 하는 이유도 제가 탈출했던 그 가난과 절망의 웅덩이 속에서 여전히 고통받는 분들에게 공정한 세상, 희망이 있는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어서”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가리켜 “저를 사회적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고, 5·18 광주를 사회적 어머니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 강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만난 일화를 언급하며 “‘하고 싶은 일을 용기 있게 해라, 변호사 내가 해보니까 절대로 안 굶는다’는 말이 제 가슴에 와 닿았다”며 인권변호사로 일하게 된 계기라고 덧붙였다. 또 성남에서 노동·인권변호사 시절 시립병원 설립 운동에 나섰다가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두 번째 수배가 떨어졌을 때가 “정치의 길로 들어선 운명의 시간”이라고 떠올렸다.
어린 나이에 공장에서 일해야 했던 이 후보는 “불우한 환경에서도 엇나가지 않고 청소년기를 지날 수 있었나”라는 국민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어머니의 힘이 정말로 컸다”며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어머니를 “하늘”이라고 지칭하며 “제가 야근에, 철야에 늦게 퇴근하면 늦은 새벽까지 기다려줬다. 어머니와 손잡고 함께 걷던 새벽 골목길을 떠올리면 지금도 목이 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가 되고 전국을 다니면서 어머니 생각이 더 많이 났다”며 “어머니처럼 평생 고단하게 산 분들이 제 손을 꼭 잡고 ‘이 후보, 우리 좀 잘 살게 해줘’ 그렇게 말할 때마다 정말로 국민의 삶을 제대로 살피는 유능한 정치인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소년공 시절 기억에 남는 장면 세 가지”를 묻는 말에 “여덟 식구가 나란히 누워 함께 자던 단칸방 귀퉁이에서 작은 상을, 요만한 상을 펴놓고 앉아 일기를 쓰던 모습”, “공장의 프레스 기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부러워하던 모습”을 꼽았다.
다음은 연설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기호 1번 이재명입니다. 오늘부터 방송 연설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첫 번째 시간으로 저 이재명을 국민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오늘은, 국민께서 보내주신 질문들에 답하는 방식으로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어린 시절, 이재명은 어떤 아이였나요? 한마디로 친구들과 잘 놀고 활발하고 씩씩한 아이였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성적표에도 그렇게 적혀 있습니다. 저는 경북 안동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을이라고 하는, 화전민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7남매 중에서 다섯째로 태어났습니다. 고향 집은 지금도 버스가 안 다닐 만큼 첩첩산중 오지입니다. 매일 15리 길을 두 시간 반을 꼬박 걸어서 학교에 다녔습니다. 엄청 먼 길이었습니다. 저희 집은 무척 가난했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초등학교 3학년때 쯤 돈을 버시겠다고 먼저 고향을 떠나셨고, 어머니는 남은 다섯 남매를 키우시느라 남의 집 일을 해주시며, 정말 허리 펼 새도 없이 일하셨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래도 어린 시절 저는 애교가 참 많았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제일 먼저 엄마 이렇게 큰 소리로 불렀습니다. 그러면 어머니는 멀리 밭에서 김을 매시다가도 호미를 쥔 채 일어나셔서 저를 기다려주셨습니다. 저는 총알처럼 달려가 어머니 품에 덥석 안기곤 했습니다. 어머니 품은 늘 푸근했고 언제나 좋은 냄새가 났습니다. 오염되지 않은 산골에서, 어머니의 큰 사랑을 듬뿍 받으며 구김살 없이 살아왔던 제 유년은 제게 가장 따뜻하고 그리운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다음 질문 이런 게 있군요. 열세살 어린 나이에 소년공이 됐는데, 소년공 시절 기억에 남는 장면 세 가지 어떤 걸 꼽을 수 있나요? 첫 번째 장면은 여덟 식구가 나란히 누워서 함께 자던 단칸방, 그리고 그 단칸방 귓퉁이에서 작은 상을 요만한 상을 펴놓고 앉아 일기를 쓰던 제 모습입니다. 소년공 시절의 일기를 보면 아프고 서럽던 일들이 정말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가족들 모두 성남으로 이사를 했는데요. 일기에는 ‘이사 오던 날, 비는 주룩주룩 한없이 내리고 나는 눈이 아파서 눈을 가리고 있었다.’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상대원동 달동네 꼭대기 작은 월세 단칸방에서 살았는데, 생계를 위해서 온 가족이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저도 중학교 대신 공장에 다녔습니다. 처음엔 목걸이 공장에서 끓어오르는 납증기를 들이마시면서 매일 12시간씩 납땜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월급을 더 준다 이런 곳이 있어서, 십리 길을 걸어서 목걸이 공장에 다녔습니다. 석 달치 월급을 채불한 사장이 야반도주를 하는 바람에 석 달치 월급을 모두 떼인적도 있었습니다. 너무 서러워서 어머니 품에 엎어져서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 여러 공장을 다녔는데, 여러 상처 때문에 온몸엔 흉터가 많이 남았습니다.
두 번째 기억에 남는 장면은, 공장의 프레스 기계입니다. 열여섯 살에 야구 글러브와 스키 장갑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했는데, 손재주를 인정받아 프레스 기능공이 됐습니다. 가죽을 자르는 프레스 기계를 다루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프레스 기계에 팔이 물리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성장판이 손상되었는데, 제대로 치료받지도 못했습니다. 산업재해 보상조항 이런 거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저는 그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은 저 자신만 탓했습니다. 사고를 당하고 고참들에게 폭행을 당하며 저는 절망했습니다. 어느날 저를 괴롭히는 그 대단한 공장관리자가 고졸임을, 검정고시로 고졸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공부가 유일한 살길로 보였습니다. 공장에서 퇴근하면 곧바로 학원으로 달려가고, 밤잠 줄여가며 열심히 공부해서 고입검정고시, 대입검정고시도 빠르게 합격했습니다. 절박하게 매달린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저는 소년공이었고, 관리자가 될 길도 없었고, 대학에 갈 길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쯤 일기에 적었던 글이 기억납니다. ‘어렵다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부터 한번 해볼까?’1980년 8월 20일 제 일기장입니다. 희박한 가능성 하나를 붙잡고 고된 하루하루를 견딘 날들이 계속되었습니다.
세 번째 장면, 그건 아마도 교복 입은 학생들을 부러워하던 제 모습입니다. 우리 또래들이 교복을 입고 학교를 갈 때 저는 작업복을 입고 그들을 거슬러서 공장에 다녔습니다. 교복 입은 학생들이 참으로 부러웠습니다. 시장청소부 일을 하셨던 아버지를 도우러 나갔다가, 교복 입고 등교하는 여학생들을 피해 골목 구석으로 숨은 적도 많았습니다. 예민한 사춘기에 초라한 제 모습이 아마 보여주기가 부끄러웠던 것 같습니다. 성남시장 시절 시작됐던 무상교복 정책, 사실은 교복에 대한 절절한 저의 경험이 들어있습니다.
세 번째 질문은, 불우한 환경에서도 어떻게 엇나가지 않고 청소년기를 지날 수 있었나요? 입니다. 전적으로 가족의 힘이었습니다. 특히 어머니의 힘이 정말로 컸습니다. 제 어머니는 시장 공중화장실을 청소하고 휴지를 팔고 사용료를 받는 일을 하셨습니다 여성으로서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을 겁니다. 그러면서도 집에서 부업을 손에서 떼지 않으셨습니다. 남매들 중 가장 어린 나이에 공장에 다니는 저를 정말로 늘 안쓰러워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출근하기 전에 항상 제 손을 잡고 공장에 바래다주셨습니다.
제가 야근에 철야에 늦게 퇴근하면, 그 늦은 새벽까지 기다려주셨습니다. 어머니와 손잡고 함께 걷던 새벽 골목길, 그 길을 떠올리면 지금도 목이 멥니다. 그때도 지금도, 어머니는 저에게 하늘입니다. 그 고단한 삶 속에서도 어머니는 제게 넘치는 사랑을
언제나 듬뿍 주셨습니다. 언제나 전적으로 믿어주셨고 제가 어떤 결정을 하든 100% 다 지지해 주셨습니다. 늘 “우리 넷째는 나중에 꼭 잘 될 거야”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이 제겐 신비의 명약이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힘을 가진 마법의 말씀이었습니다. 평생 고생만 하시던 어머니는 많은 한을 남기시고 2년 전 이맘 때쯤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대통령 후보가 되고 전국을 다니면서 어머니 생각이 더 많이 났습니다. 제 어머니처럼 평생 고단하게 사셨던 분들이 제 손을 꼭 잡고 ‘이 후보, 우리 좀 잘 살게 해줘’ 그렇게 말씀하실 때마다 정말로 우리 국민의 삶을 제대로 살피는 유능한 정치인이 돼야겠다 이렇게 다짐했습니다.
네 번째 질문입니다. 가난은 이재명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가난이 자랑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운 것도 아닙니다. 제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니까요. 오히려 가난 때문에 저는 더 빨리 자랐고, 더 빨리 더 많이 세상을 알게 됐습니다.
가난이 죄도 아닌데, 가난해서 겪어야 했던 그런 부당함들에 대해서는 제가 유난히 민감했던 것 같습니다. 지독했던 가난에서 탈출했지만 저는 그때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사법고시에 합격했을 때 성남을 떠나지 않고 가난한 힘든 이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인터뷰 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 정치를 하는 이유도 제가 탈출했던 그 가난과 절망의 웅덩이 속에서 여전히 고통받는 모든 분들에게 공정한 세상, 희망이 있는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어서입니다.
다섯 번째 질문입니다. 대학생 이재명을 가장 크게 성장시킨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5.18 광주입니다. 천신만고 끝에 법대생이 됐을 때, 저는 진짜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바라던 대학생이 됐고, 거기다가 학비면제와 생활비까지 월급의 3배를 받으면서 다니게 됐으니까요 개인적 영달을 꿈꾸며 희망에 들뜨던 82년 어느 봄날, 교정에서 유인물을 뿌리다 사복 경찰에게 거칠게 잡혀가는 학우들을 보았습니다. 친구의 권유로 80년 5월 광주 민주항쟁의 진실을 알리는 비디오를 봤습니다. 충격적이었습니다. 신문과 TV에서 ‘폭도’로 보도해서 정말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진실은 전혀 다르다는 걸 그리고 내가 그들의 충견이 돼서 2차 가해에 가담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5.18은 저를 사회적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고, 그래서 제가 5.18 광주를 사회적 어머니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제가 그 일 때문에 개인적 영달이 아니라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살게 되었습니다.
다음 질문은,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꽃길을 마다하고 인권변호사가 됐는데 솔직히 내적 갈등은 없었습니까? 저라고 왜 마음 속에 출세욕이 없었겠습니까? 사법연수원 최종 성적이 판검사 임용권 안에 들다 보니까 사실 마음이 많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판검사가 되면 가장 좋아하실 제 어머니의 그 큰 기대를 저버리는 것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25살 초보 변호사로 과연 먹고 살 수 있을까 이런 걱정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한 인권변호사의 강연을 듣게 됐습니다. 바로 노무현 변호사였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용기있게 해라, 변호사 내가 해보니까 절대로 안 굶는다”. 이 말씀이 제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밥은 안 굶을 테니 제 욕심을 조금 덜어내면 억압받고 억울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스물다섯 살 새파란 변호사가 소년공으로 자라왔던 성남에서 사무실을 열게 됐습니다. 원칙은 두 가지였습니다. “돈이 아니라 사람을 변호한다”, “이익이 아니라 정의를 변호한다”. 지금까지 잘 지켜온 것 같습니다.
일곱 번째 질문은 정치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인데요. 성남에서 노동·인권변호사로 활동할 때, 성남 본시가지에 큰 병원 두 군데가 한꺼번에 폐업을 했습니다. 50만 시민들이 한밤중에 응급상황이 벌어져도 멀리 분당까지 가느라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립병원을 위해서 시민들이 나섰고, 저는 시민운동 대표로서 성남시립병원 설립추진위 공동대표가 됐습니다. 순식간에, 20만 명이 지지 서명을 할 만큼 시립의료원 설립은 절박한 일이었습니다. 2004년 3월, 주민발의 조례가 성남시의회에 상정됐는데, 그때 다수당이던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47초 만에 날치기로 폐기하고 도망가 버렸습니다. 방청했던 시민들과 제가 너무 분하고 원통해서 본회의장에서 엉엉 울었습니다. 그게 특수공무집행방해죄가 되었습니다. 시의회에서 항의하며 운 사건으로 두 번째 수배가 떨어졌습니다. 수배 중이던 2004년 3월 28일 오후 5시, 교회 지하 기도실에서 수배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정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시간입니다. 이제 시장이 돼서 직접 시립병원 우리 손으로 만들자고 다짐했습니다. 정치의 길로 들어선 제 운명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2010년 제가 성남시장이 돼서 준비를 거쳐 2013년 성남시의료원을 착공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9년, 서른두 개의 음압 병상을 갖춘 성남시의료원이 문을 열었고, 지금은 코로나 상황에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재명의 정책에는 이재명의 삶이 녹아있다는 말을 자주 하시는데 어떤 이유에서입니까? 저는 “국민들이 체감하는 정책을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생각했고, 또 실제 많이 만들었습니다. 성남시장 8년, 경기도지사 3년 동안 제 모든 정책에는 가난하고 참혹했던 저의 삶, 평범하고 어려운 우리 국민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아버지가 시장에서 주워온 거의 상한 과일밖에 먹었던 저의 개인적 경험이 경기도의 어린이 건강과일 지원 사업 모태가 됐습니다. 검정고시 학원비 7천원이 없어서 공장에 다니며 산재장애인이 되어야 했던 제 개인적 경험이 청년기본소득의 뿌리가 됐습니다. 20만원이 없어서 일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 현실이 경기도의 소액 극저 신용대출 사업의 출발입니다. 누군가는 포퓰리즘이라 비난하지만, 성남시민과 경기도민들께서 크게 만족하셨고, 그 성과 때문에 저를 지금 이 자리까지 보내주셨습니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 공약이행률 평균 95%가 넘습니다. 실천했고, 실적으로 실력을 증명했다고 자부합니다. 저는 자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저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선택해 주시면, 성남시민, 경기도민들이 그러셨듯이, 대통령 한 사람 바뀌었을 때 내 삶이 얼마나 바뀔 수 있는지 실적으로 체험시켜 드리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번 3월 9일. 저 이재명을 선택해 주신다면 위기에 강한 경제 대통령으로서 위기 극복을 넘어 기회가 넘치는 성장국가, 희망과 꿈이 가득한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서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조윤영 기자
윤석열 “내 사전에 민생은 있어도 정치보복은 없다”
첫 TV 방송연설
“민주당 특권·반칙·부정부패…심판받아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에서 열린 ‘서해안시대는 새로운 100년의 중심 내포에서!’ 선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부정부패는 정치보복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민생의 문제”라며 “저 윤석열 사전에 민생은 있어도, 정치보복은 없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밤 9시55분 <티브이(TV)조선>에서 방송된 첫번째 텔레비전 방송연설에서 “지난 5년 동안 민주당은 특권과 반칙, 부정과 부패를 일삼았다. 상식에서 벗어난 이념에 매달려 대한민국을 망치고 국민을 고통에 빠뜨렸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후보는 이어 “무능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을 교체하라고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이 자리에서 세워주셨다”면서 “국민을 속이는 민주당은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심판 받아야만, 민주당의 양식 있는 정치인들이 힘을 얻는다. 변화된 민주당과 협치를 통해 제가 이 나라를 제대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첫회를 시작으로 선거운동 기간동안 총 11회의 방송연설을 진행한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대장동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이 현직 대법관으로 드러났다면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 비리'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고 역공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회의에서 "야당이 주구장창 떠들던 대장동의 그분이 현직 대법관으로 드러났다"며 "공개된 녹취록을 종합하면 윤 후보는 대장동 비리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장동은 특수검사 게이트임에도 윤 후보는 자신들의 썩은 내를 이 후보에게 뒤집어씌워 왔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일보는 2021년 2월 4일자 김만배·정영학 녹취록을 분석한 결과, 김씨가 "저분은 재판에서 처장을 했었고, 처장이 재판부에 넣는 게 없거든, 그분이 다 해서 내가 원래 50억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습니다"라며 A 대법관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계기로 민주당은 '그분'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로 겨냥해온 국민의힘 측에 대한 반격 모드로 전환한 상태다.
최강욱 최고위원도 "윤 후보는 대장동 몸통이 이 후보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화천대유' 주인은 감옥행이라 큰소리쳤다"며 "그러나 대장동 사건 실체는 법조 카르텔이었고, 이 후보에 뒤집어씌우려던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선대위 강병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김만배와 윤석열의 관계가 밝혀졌다"며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이재명 후보에 누명을 씌운 것인가"라고 밝혔다.
윤 후보의 부동시(不同視) 병역 면제 의혹도 부각했다.
다이너마이트 청년선대위 권지웅 공동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윤 후보 시력은 마치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한다"며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않는데 떳떳하면 병역면제 당시 시력 자료와 검사에 임용되며 낸 신체검사 자료, (검찰총장) 청문회 때 받은 진단서를 공개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