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무는 죄악” 외치며 호남 훑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7일 전남 장흥군 정남진장흥토요시장을 방문, 즉석연설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3무(무지·무능·무당) 후보’라고 지칭하며 “이 3무는 죄악”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호남 방문 일정 이틀째인 27일 전남 장흥군 토요시장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그냥 웃어넘길 일이 아니라 우리, 그리고 우리 다음 세대들의 삶과 운명이 달린 일”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국정에 대해서 모르는 건 자랑이 아니다. 국가책임자가 국정을 모르는 건 범죄”라며 “무지하면 안 된다. 모르면 공부해야 한다. 그런데 국정이라는 것이 몇달 벼락치기 공부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후보는 “무능도 자랑이 아니”라며 “자기가 실력이 있어야 실력있는 사람을 골라낸다. 무능한 것은 개인에겐 용서되지만 국가책임자가 무능한 건 범죄”라고 했다. 또 윤 후보의 무속인 논란과 관련해 “무당 안 된다”며 “우리가 누군가가 던지는 엽전에 우리 운명을 맡겨야 하나. 절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본인은 ‘3실(실력·실천·실적)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옳은 일이고, 국민이 원하는 일이면 어떤 반발이 있더라도 어떤 사적인 피해가 있더라도 반드시 가장 효율적인 정책을 채택했고, 아무리 반발하더라도 반드시 실천했다”며 “그래서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라고 하는 이 작은 도구로 성과를 만들어 여러분께서 대선후보로 불러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압도적인 지지로 3실 후보가 3무 후보가 앞에 갈 수 있게 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어 전남 강진을 찾아 농민들과 ‘국민 반상회’를 연 뒤 오후에는 전남 여수와 순천으로 이동해 항만 육성 정책을 발표한다. 여수 관광명소인 낭만포차 거리를 걸으면 2030 세대와도 소통에 나선다.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도 오후부터 일정에 합류한다. 장흥/서영지 기자

전씨 측근, 공적 읊으며 추어올리기도

민정기 “5·18 대한 사과 아니다”

 

 전두환씨의 운구차량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떠나고 있다.

 

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씨의 영결식이 2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열렸다. 유족을 비롯한 5공화국 인사 등이 참석한 영결식에서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는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과의 대상을 밝히지는 않았으며, 전씨 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은 5·18과 관련한 사과가 아니라고 말했다.

 

영결식은 이날 아침 7시30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층 영결식장에서 40분 동안 진행됐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영결식장 내에는 48개의 좌석이 마련됐고, 이순자씨를 비롯한 유족과 종교계 인사 등이 참여했다. ‘2인자’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 전씨 사자명예훼손 재판 법률대리인인 이양우 변호사, ‘쓰리 허’로 불리며 실세로 꼽혔던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 민정기 전 비서관, 박철언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 5공 인사들도 자리를 지켰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를 제외한 정치인은 보이지 않았다.

 

영결식 시작 5분 전, 전씨의 장남 전재국씨의 아들이 전씨의 영정사진을 들고 영결식장으로 향했다. 뒤이어 이순자씨와 전씨의 아들 재국·재용·재만씨, 딸 효선씨, 재용씨 부인 박상아씨 등이 영결식장에 들어섰다. 장례 내내 장례식장에서 소란을 빚은 전씨 지지자와 유튜버 등 시민 수십명은 이날도 몰려들었다.

 

영결식에서는 전씨 부인 이순자씨가 유족 대표로 소회를 밝혔다. 그는 “돌이켜보니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나시고 저희는 참으로 많은 일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말하며 전씨의 과오를 대신 사과했다.

 

이씨가 3분20초가량 읽은 추도사에서 ‘대리사과’는 15초 분량, 한 문장에 그쳤다. 전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한 비통한 심정을 밝히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는 “남편은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기억 장애와 인지 장애로 고생하던 중 금년 8월에는 다발성 골수종이라는 암 선고까지 받게 됐다”며 “힘겹게 투병 생활을 인내하고 계시던 11월23일 아침 제 부축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니 갑자기 쓰러져 저의 품에서 마지막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6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부부로서 함께했던 남편을 떠나보내는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을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고통 없이 편안한 모습으로 이 세상과 하직하게 된 것을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두환씨의 운구차량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떠나고 있다.

 

이씨는 남편의 유언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남편은 평소 자신이 사망하면 장례를 간소히 하고 무덤도 만들지 말라고 했다. 또 화장해서 북녘땅이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닥친 일이라 경황이 없던 중 여러분의 격려와 도움에 힘입어 장례를 무사히 치르게 됐다”며 “이제 남은 절차에 대해서는 우선 정신을 가다듬은 후 장성한 자녀들과 충분한 의견을 나눠 남편의 유지를 정확하게 받들겠다”고 밝혔다.

 

전씨 측근들은 영결식에서 전씨를 추어올렸다. 민정기 전 비서관은 전씨의 약력을 읊으며 “경제성장의 토대를 구축하고 서울 올림픽을 유치해 올림픽 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평화적 정부 이양의 선례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전씨의 퇴임 이후를 “모진 핍박의 시대”라고 표현하며 “이 나라에서 처음으로 청와대를 죽어서 나오지도 않고, 임기 도중에 나오지도 않고, 임기를 마친 뒤 스스로 제 발로 걸어온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고 했다. 이대순 전 체신부 장관은 추도사에서 “전두환 대통령님은 나라 사랑과 선진조국 창조라는 국가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일생을 헌신해오셨다”고 말했다.

 

영결식이 끝난 아침 8시14분, 전씨의 주검이 장례식장 밖에 세워진 검은 리무진 차량으로 옮겨졌다. 운구차 주변에 몰린 전씨 지지자들은 “전두환 대통령 각하 사랑합니다”, “편안히 영면하세요”, “전두환은 발포 명령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함성을 외쳤다. 곳곳에서 흐느끼는 목소리도 들렸다. 이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40분 동안 화장이 진행됐다.

 

장지가 정해지지 않은 전씨의 유해는 오후 1시1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으로 돌아왔다. 유가족과 도후스님 등이 들어간 자택에서는 목탁 소리가 들려왔다. 유해는 장지를 정할 때까지 자택에 임시 안치될 예정이다.

 

한편 전씨 측근은 이씨의 사과의 대상에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족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민정기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화장장인 서울추모공원에서 기자들에게 “기사를 보니까 5·18 단체들이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데 재임 중이라고 (추도사에) 썼다. 5·18에 대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5·18이 전씨가 취임한 1980년 9월1일 이전에 발생한 사건이므로 ‘재임 중’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는 ‘재임 중 벌어진 일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 “시위하던 학생들이 고초를 겪고, 경찰 고문 사건도 있고 여러 가지”라며 “직접 책임은 없지만 대통령이니까”라고 말했다. 또한 “처음 사죄했다는건 젊은 기자들이 몰라서 그렇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했다”며 전씨 쪽의 사과가 처음이 아니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우연 고병찬 기자

진보층 줄고, 보수층 늘었다…“난 진보적” 37→22%

● COREA 2021. 11. 27. 08:06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진보층,국정농단 이후 4년10개월 만에 감소

‘주관적 정치성향’ 보수 30%, 중도·유보 48%

 

2021년 4월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단대부고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태 직후인 2017년 37%였던 진보층 비중이 22%로 줄어들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본인의 정치적 성향은 다음 중 어디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십니까?’(주관적 정치 성향)라고 묻고 26일 발표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보수적’이라는 응답이 30%, ‘진보적’이라는 응답이 22%였다. ‘중도적’ 또는 ‘성향유보(모름, 응답거절)’ 비율은 48%였다. ‘보수적’이라는 답변은 올해 초 25∼28% 사이에 머무르다 이번달 조사에서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고 ‘진보적’이라는 응답은 올해 1월 28%에서 꾸준한 하향 추세다.

 

 한국갤럽 제공

 

갤럽은 2016년 1월부터 ’주관적 정치 성향’ 조사를 진행했는데, 처음엔 ‘보수적’이라는 응답이 31%, ‘진보적’이라는 응답이 25%(중도·성향유보 44%)였다. 1년 뒤인 2017년 1월에는 ‘보수적’이라는 응답이 27%, ‘진보적’이라는 응답이 37%(중도·성향유보 36%)로, 진보층이라는 자체 평가가 폭증했다. 갤럽은 “2017년 1월은 국정농단 사태로 한국 정치사상 상당히 이례적인 시기였다. 그때를 제외하면 유권자 절반가량은 스스로 보수도 진보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나머지가 보수층과 진보층으로 나뉘고, 양쪽이 격차 10%포인트를 넘지 않는 선에서 각각 증감했다”고 설명했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4%, 더불어민주당 32%, 정의당 6%, 국민의당 3% 차례였다. 국민의힘은 지난주보다 5%포인트 떨어졌고, 민주당은 3%포인트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에선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지난주보다 3%포인트 오른 37%였다.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15%였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연서 기자

 

김병준, 윤석열 만난 뒤 “최선 다하겠다”

 

국민의힘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병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이 26일 윤석열 후보와 면담한 뒤 “제가 가진 모든 걸 다 쏟아붓겠다”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윤 후보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조건이었던 김병준 위원장 역할 변경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김종인 전 위원장의 합류가 어려워졌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병준 위원장과 만났다. 비공개 면담이었지만 면담 사실이 기자들에게 공지됐고 면담을 마친 김병준 위원장은 간담회도 자청했다. 그는 “내일부터라도 당장 여기 마련된 상임선대위원장실에 나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려고 한다”며 “제가 가진 모든 걸 이번 선거에 다 쏟아부을 예정이며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차차 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면담 직전까지 돌았던 자신의 사퇴설을 일축하며 선대위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그는 이어 “김종인 전 위원장의 입장이 어떻든 간에 선대위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이 이슈에 묶여 아무것도 못 하면 안 되지 않나”라며 “더이상 (김종인 전 위원장을) 모시고 안 모시고와는 관계없이 선대위가 그냥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온 국민이 이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도 선대위 역할 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김병준 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윤 후보는 김병준 위원장을 만난 뒤 ‘김 위원장의 역할 조정을 논의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별히 조정할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 조건 가운데 하나로 김병준 위원장의 역할 조정 등을 요구한 데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거듭 밝힌 것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을 수락하지 않겠다며 윤 후보를 향한 시위를 이어갔다. 그는 서울 종로구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괄선대위원장은 수락하지 않겠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고 거취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물어보지 마라. 할 말이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윤 후보 쪽은 김종인 전 위원장을 계속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후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김종인 전 위원장을) 찾아가고 설득도 하고 있다. 하루속히 김종인 전 위원장을 모셔서 총괄선대위원장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요구를 물리친 것이어서, 그의 총괄선대위원장 합류가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윤 후보 쪽은 선대위에 누가 와도 대선에 이긴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며 “지지율이 하락하거나 선대위가 제대로 안 굴러가는 계기가 생기면 다시 김종인 전 위원장을 모셔오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큰 위기가 닥치지 않는 한 ‘김종인 없는 선대위’도 가능하다는 분위기인 셈이다. 윤 후보 쪽 관계자도 “윤 후보가 빠른 출범을 강조하면서 김 전 위원장 없는 출범은 일단 확정적인 상황”이라며 “선대위 발족식인 내달 6일까지 설득을 위해 더 노력해보겠지만, 상황의 변화가 없다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본부장이 중진들인데 김병준 위원장 체제로 컨트롤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윤 후보 측근들이 지금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안 오는 게 자신들의 공간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참모 기능과 메시지 등에 문제가 계속 노출되면 조만간 김종인 전 위원장을 다시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가 출범하는 다음달 6일까지 김종인 전 위원장이 합류하지 않으면 선대위는 김병준 위원장의 원톱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돼있지만 제가 맡은 실무 분야가 따로 있으니 최대한 총괄 관리는 김병준 위원장께 많은 부분 하시도록 제가 중간에 비워드릴 생각이다. 당장은 김병준 위원장이 상당한 주도권 갖고 선대위를 운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나래 오연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