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영입·가족 역할·경선 룰 놓고 사사건건 충돌 '위험수위'

상대 '실언 · 망언' 리스트 25건 작성해 공개 공방전

유승민 "피장파장·도긴개긴" 싸잡아 비판…윤석열 당원문자 비판 가세

 

윤석열-홍준표= 국민의힘 윤석열 (오른쪽),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5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양강'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사이의 공방이 24일 난타전을 방불케 할 만큼 최고조로 치달았다.

 

특히 상대방 부인을 경선판으로 끌어들여 공세의 소재로 활용할 만큼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는 등 양측의 충돌이 점입가경이다.

 

최종 후보 선출을 약 2주 앞두고 승부에 쐐기를 박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전 총장의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영입에 대해 "광역단체장 공천을 미끼로 중진 출신들을 대거 데려간다"며 "줄 세우기 구태정치"라고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국민의힘 김태호·박진 의원과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을 겨냥, "공천 미끼에 혹해 넘어가신 분들은 참 측은하다"고 저격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국회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답변할 가치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윤 전 총장 측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원팀 정신을 해치는 자해행위"라며 "과거에 공천을 무기로 줄 세우기를 해봤다는 홍 후보의 자기 고백"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논란의 '개 사과' 인스타그램 글을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가 게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여진도 이날까지 이어졌다. 이례적으로, 서로의 부인을 겨냥한 설전이 날카롭게 오갔다.

 

이번엔 윤 전 총장이 취재진에게 "어떤 분들은 가족이 후원회장도 맡는데,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들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며 홍 의원에게 먼저 날을 세웠다.

 

홍 의원의 대선 예비후보 후원회를 부인 이순삼 씨가 맡은 점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개 사과' 논란과 관련, 김건희씨 관여 논란이 불거지자 홍 의원 쪽에 화살을 돌리며 역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소환 대기 중 공식 석상에 못 나오는 부인보다 유명인사가 아닌 부인을 후원회장으로 두는 것이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쏘아붙였다.

 

윤 전 총장 부인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끄집어낸 것이다.

 

경선 룰을 둘러싼 신경전도 계속됐다.

 

홍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에서 "기상천외한 여론조사를 고집한다면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윤 전 총장이 이날 기자들에게 "중대 결심을 하든 말든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받아치면서다.

 

윤 전 총장 측은 가상 양자 대결 방식, 홍 의원 측은 4지 선다형 방식의 여론조사를 각각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 측은 이날 "윤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가슴 졸이는 자세로 윤 후보 입만 쳐다봐야 할 것"이라며 앞서 윤 전 총장이 구설에 오른 사례를 '실언·망언 리스트 25건'으로 작성해 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윤 전 총장 측은 "'욕설은 이재명, 막말은 홍준표'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라며 홍 후보의 '망언·막말 리스트 25건'을 배포해 맞불을 놨다. 2009년부터 최근까지 논란이 된 발언을 총망라했다.

 

공방이 과열되자 유승민 전 의원은 "정말 가관"이라며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상대방의 전과, 비리, 막말, 망언을 두고 이전투구하는 모습"이라며 "피장파장이고 도긴개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유 전 의원 측은 윤 전 총장이 이날 책임당원들에게 보낸 지지 호소 메시지에서 "어떤 것도 저들의 공격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한 대목을 문제 삼으며 공방에 '참전'했다.

 

이수희 캠프 대변인은 논평에서 "결국 '전두환 정치 잘했다'는 발언은 잘못한 게 아니고,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공격거리로 트집 잡은 것이라고 계속 생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홍준표 ‘친박계 모시기’ 과열…단체장 공천 미끼 비판도

윤 캠프, 김태호·심재철·유정복 등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

홍 캠프는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 “공천 미끼가 새 정치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선대위원장 및 공정과혁신위원회 위원장 영입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상진 공존과혁신위원회 위원장, 박진ㆍ김태호 공동선대위원장, 윤 후보, 심재철ㆍ유정복 공동선대위원장.

 

다음달 5일로 다가온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선두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세 불리기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전·현직 중진 의원 중진들을 영입하자 홍 의원은 “광역단체장 공천을 미끼로 한 줄 세우기 구태정치”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경선 국면에서 친박 정치인까지 득세하면서 당내에서는 ‘새누리당 회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태호(3선)·박진(4선) 의원과 심재철(5선) 전 의원, 유정복(3선) 전 인천시장을 캠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신상진(4선) 전 의원은 캠프 내 공정과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은 유 전 시장을 거론하며 “친박 좌장영입이라는 상징적 의미 갖는 이번 인선으로 화합형 캠프로 위상을 높였다”고 자평했다. 유 전 시장은 2007년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 비서실장, 2014년 박근혜 정부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이었다.

 

당원투표 비중이 50%로 늘어나는 본경선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열성 당심을 공략하기 위한 ‘친박계 모시기’가 치열해진 모양새다. 윤석열 캠프는 유 전 시장 외에도 지난 17일 옛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을 총괄특보단장으로 영입했다. 홍준표 캠프는 이에 맞서 친박계 핵심이었던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를 영입해 ‘반윤석열’ 목소리를 높였다.

 

홍문종 대표는 지난 22일 홍 의원 지지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우파 인사들을 감옥에 보내고 박 전 대통령에게 45년을 구형했는데 탄핵에 대해 한 번도 국민 앞에 사죄하지 않았다. 탄핵 검사 출신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론 정권교체가 힘들다”며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앞서 지난 15일 박사모 등 박근혜 지지단체 총연합회는 홍 의원 지지 선언을 하기도 했다.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최종 경선을 앞두고 친박 세력의 표심을 놓고 양쪽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2030 자원봉사단 ‘홍카단’ 임명장 수여식이 끝난 뒤 자원봉사단의 환영을 받으며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홍준표 캠프 제공

 

하지만 징역형을 선고받거나 재판 진행 중인 친박 인사들이 마구잡이로 영입되면서 이들의 활동이 대선 본선에서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홍문종 대표는 지난 2월 사학재단 경민학원 이사장과 총장 재직 당시 뇌물수수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은 피한 채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도 지난해 10월 ‘함바왕 선거공작’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대선 전 유죄가 확정되면 대선 판도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친박계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활동할 공간이 열리면서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한겨레>에 “친박계가 전면에 나서는 게 우리 당으로서는 중도층 표심을 고려했을 때 절대 유리한 구도가 아니다”라며 “당장은 당원 표가 급하겠지만 결국에서 본선을 생각하면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가 거론되는 중진 전·현직 의원들을 캠프 중책에 기용한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광역단체장 공천을 미끼로 중진 출신들을 대거 데려가면서 선대위에 뒤늦게 영입하는 것이 새로운 정치냐. 줄 세우기 구태정치의 전형이 돼버렸다”며 “각종 공천 미끼에 혹해 넘어가신 분들은 참 측은하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 비판에 윤 전 총장은 이날 캠프 인선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답변할 가치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장나래 기자

 

"연구진 사기 북돋워야" 별도 지시도…"시험 실패하더라도 생방송 연설 하겠다"

 

누리호 발사 참관하는 문재인 대통령(고흥=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연구동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의 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누리호 비행 시험이 완료됐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를 참관한 직후 이같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대국민 연설로 시험 결과를 국민들에게 알렸다.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보내는 데에 성공했지만 마지막에 위성 모사체(더미 위성)의 궤도안착은 실패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이날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연구진을 격려하는 데 메시지의 무게를 실은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페이스북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한 뒷얘기를 상세히 전했다.

 

박 수석에 따르면 누리호 시험발사 뒤 데이터 분석 도중 박수경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문 대통령에게 '위성 모사체 궤도안착 실패가 예상된다'는 소식을 보고했다고 한다.

 

이와 동시에 미리 준비해 간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하는 작업도 시작됐다.

 

박 수석은 "과학기술보좌관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콘셉트로 연설문을 '톤다운'하자고 제안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지는 못했으나 1·2단 분리와 페어링 분리 등에 성공했으니 과장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성취를 최대한 축하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직접 연설문을 수정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후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우리가 이룬 성취를 국민들께 잘 전달하고 연구진들의 사기를 북돋워 드리라"고 재차 주문했다고 박 수석은 전했다.

 

한편 발사 수일 전 청와대 내에서는 '만약 발사 시험이 실패할 경우 별도의 대통령 연설 없이 연구원들 격려만 하고 돌아오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문 대통령은 "시험이 실패하더라도 생방송 연설을 하겠다"며 일축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참모회의 도중 "우주개발은 실패를 통해 소중한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고 성공은 결국 시간문제"라며 "세계적으로도 첫 발사의 성공 확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패하더라도 지속적인 우주개발의 도전을 격려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 수석은 지난 3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실시된 누리호 발사체 1단부 최종 종합연소시험에 얽힌 일화도 소개했다.

 

박 수석은 "시험이 성공적으로 종료된 후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문 대통령은 성공을 축하하는 SNS 메시지 초안을 직접 작성해 과기보좌관에게 친필 메모로 전달하고 의견을 물어봤다"며 "문 대통령의 우주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반려견 토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현재는 계정 자체가 없어진 상태다.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번엔 공식 에스엔에스(SNS)에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게시해 논란에 휩싸였다. ‘전두환 미화 망언’을 사과한 당일 밤에 ‘사과는 개에게 주라’고 해석되는 조롱성 사진을 올리면서, 사과의 진정성은 물론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까지 의심받고 있다.

 

굳이 이 시점에…24시간 사이 세차례 ‘먹는 사과 사진’ 올린 윤석열

 

22일 오전 0시10분께 윤 전 총장 개인 인스타그램엔 ‘먹는 사과’ 사진이 게시됐다. 나무에 끈으로 사과를 달아놓은 사진과 함께 “석열이형이 어렸을 적 아버지는 퇴근길에 사과를 하나씩 사 오셨대요. 그러고는 몰래 마당에 있는 나무에 사과를 실로 묶어두었답니다”라는 내용이 게시됐다.

 

비슷한 시간, 윤 전 총장의 반려견 토리의 사진을 모아둔 인스타그램에도 사진이 올라왔다. 누군가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모습과 함께 “오늘 또 아빠가 나무에서 인도사과 따왔나 봐요. 토리는 아빠 닮아서 인도사과 좋아해요”라는 글이 게시됐다. 두 사진 모두 공개된 뒤 1시간여가 지나 삭제됐다.

 

윤 전 총장이 만 하루 사이 인스타그램에 사과 사진을 올린 건 총 세 차례다. 윤 전 총장 공식 인스타그램엔 지난 21일 새벽에도 돌잔치 때 그가 사과를 잡고 있는 사진과 함께 “석열이형은 지금도 과일 중에 사과를 가장 좋아한답니다”라는 글이 올라온 바 있다. 지난 19일 오전 윤 전 총장이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며 ‘전두환 옹호 발언’을 한 뒤 사과 대신 “곡해하면 안된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을 때였다. ‘사과를 좋아한다’는 장난스러운 사진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 격이었다.

 

그는 21일 오전 청년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결국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했지만, 그런 뒤에도 “아무리 내가 생각해도 할 만한 말이라고 생각했더라도 받아들이는 국민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 비판을 수용하는 것이 맞는다는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21일 오후가 돼서야 페이스북을 통해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는 글을 추가로 올리며 거듭 몸을 낮췄으나, 그날 밤 다시 ‘사과 사진’이 올라온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윤 캠프 “실무자의 실수”라지만…캠프 난맥상 표출 지적 이어져

 

‘사과 사진’을 별 문제 아닌 듯 여긴 캠프의 초기 수습 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캠프에서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스타그램은 그냥 ‘약간 재미를 가미한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될 것”이라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고 가볍게 응수했다가, 2시간여 만에 “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추정해서 말한 것”이라며 “더욱 사려깊게 임하겠다”고 사과했다.

 

이어 캠프는 입장문을 통해 “반려견 인스타 계정은 평소 의인화해서 반어적으로 표현하는 소통수단으로 활용했다. 실무자가 가볍게 생각해 사진을 게재했다가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내렸다”며 “앞으로 신중하게 게시하겠다.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고 사과했다. 캠프는 이후 토리 인스타그램 계정 자체를 아예 삭제했다.

 

그러나 실언 뒤 뒤늦은 사과,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한 가벼운 행동이 이어지자 애초 윤 전 총장의 ‘찔끔 사과’ 또한 진정성이 없었던 것이란 비판이 들끓었다. 자중해야 할 시점에 등장한 ‘사과 사진’은 후보 개인과 캠프의 총체적인 난맥상이 터진 것이란 지적이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사과 사진이 게시된 배경을 두고 “사과가 가을 특산물이기 때문에 주제로 사진을 찍어 게시한 것”이라며 “캠프 내 커뮤니케이션이 원할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두환 발언 이슈를 고려하지 못하고) 기존에 정해둔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가는 바람에 논란이 확대됐다. 한 표 한 표가 중요한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일부러 사과 사진을 올릴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반려견이 등장한 사진이 촬영·게시된 상황을 윤 전 총장과 가족이 정말 관여하지 않았는지를 두고도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문제 사진 속 반려견 눈동자에 다리를 벌리고 앉은 윤 전 총장과 여성의 모습이 비친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반려견 계정을 윤 전 총장의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직접 운영해왔다는 뒷말까지 돌아다니면서 윤 전 총장이 사진 게시를 알고 있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에 캠프 관계자는 “해당 사진은 20일 밤 11시께 촬영했고, 촬영 장소도 집이 아닌 인근 사무실”이라며 “윤 전 총장은 당시 대구에서 토론회를 끝나고 서울로 올라오기도 전이었다. 사진에 등장한 사과를 건네는 손도 윤 전 총장의 배우자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실무자가 편의상 보고 없이 게시해버린 것이다. 통상 게시 내용, 시기를 잡아서 에스엔에스를 활용하는데 그런 판단을 거치지 않고 바로 나가게 된 것”이라며 “캠프가 간과한 게 실수”라고 책임을 캠프 실무자에게 돌렸다.

 

실언 뒤 뒤늦은 오락가락 사과, 일탈급 행보…반복되는 논란에 당내도 부글부글

 

당내에서도 도를 넘어섰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상식을 초월한다”며 “착잡하다”고 글을 올렸다. 홍준표 의원도 페이스북에 “부적선거에 이어 ‘개사과’ 까지 갈데까지 간 야당 경선”이라며 “이쯤 해서 밑천도 다 들통 났으니 결단 하시라. 야당 경선을 국민적 조롱감으로 만들고 모처럼 불기 시작한 야당붐에 찬물 그만 끼얹고 그만 두시고 매일매일 토리와 부인과 같이 인도사과 게임이나 하시라”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사과는 개나 주라는 윤석열 후보, 국민 조롱을 멈춰라”라며 “자신의 망언에 대한 사과 요청에 과일 사과 사진을 에스엔에스에 올려 국민을 조롱하더니, 끝내 겨우 ‘송구’하다 말한 그날 심야엔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추가로 올렸다. 누가 봐도 사진의 의미와 의도는 명확했다.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민심을 등 돌리게 한 ‘전두환 망언’, 뒤끝있는 사과, 국민 우롱성 ‘사과 사진’까지 이어진 3연타 악재는 결국 본선에서도 윤 전 총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겨레>에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진위가 왜곡됐다’는 반응이 먼저 나오는 것은 지도자의 기초적 소양인 ‘성찰’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실무자의 실수라 하더라도 그걸 관리하지 못한 시스템 부재는 후보가 책임질 문제다.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 거듭되고, 열성 지지층 반응에만 몰두한 행보를 보인다면 본선에서는 치명적”이라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

"형편없는 기사…관계자들 함께하는 것은 특별한 배려"

 

대국민 메시지 발표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의 발사 참관을 마치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동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전날 누리호 발사 후 문재인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자리에 과학자들이 '병풍처럼 동원됐다'는 내용의 모 신문 보도를 두고 "철딱서니 없으며 악마 같은 기사"라고 22일 비난했다.

 

탁 비서관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기사를 쓴) 기자가 현장에 있지도 않았다는 점이 얼마나 이 기사가 형편없는지를 알려준다"며 이같이 적었다.

 

탁 비서관은 "있지도 않았으니 무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던 건지, 애초부터 의도를 가지고 쓴 것인지 모르겠으나 대통령 대국민 메시지 발표시 관계자들이 함께하는 것은 특별한 배려를 담은 의전"이라고 강조했다.

 

탁 비서관은 "대통령과 함께 서는 것은 그 자체가 메시지이고, 대통령은 여간해서 누구와 함께 서지 않는다"며 "이것은 전 세계 정상들, 연설자들의 공통된 의전 형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송 중계를 위해 무대를 설치하느라 분주했다'는 기사의 한 대목에 대해서는 "역사적 현장과 메시지를 위해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라며 "모든 장면을 국민에게 생방송 하는 것은 행사 담당자들의 의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메시지 발표 현장에는 백여 명 이상의 연구원들이 함께해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격려를 받은 뒤 아쉬움을 나눴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이 메시지 발표 현장에 동원됐다'는 내용과 관련해 탁 비서관은 "그 자리가 불편했던 사람이 있었다 치더라도 발사의 전체과정이 마무리된 후였고, 안 와도 그만이고, 안 왔다고 뭐라 할 일도 아니고, 뭐라 한 적도 없다"고 적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주를 향한 꿈이 담긴 발사체 결과를 국민께 보고하면서 오랜 시간 연구·개발을 한 분들과 함께하는 게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라며 해당 기사를 비판했다.

 

앞서 이날 J 신문은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발표 뒷배경이 허전하자 (청와대) 기획 책임자가 누리호 발사를 담당해 온 과학기술자들을 '병풍'으로 동원했다'는 한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역사적 현장에 정치적 이벤트만 있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