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2년 12월 재판부에 낸 종합의견서 내용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아가타 코른하우저 두다 여사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연합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 무혐의 처분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김 여사 등이 23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같은 대통령실의 발언은 법원의 판단을 왜곡한 사실과 다른 주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5일 기자들에게 “23억원이라는 것은 2022년 문재인 정부 때 검찰 수사팀이 한국거래소 심리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1심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 불과하다”며 “1심과 2심 재판부는 그 해당 내용의 근거가 된 자료에 기반한 수익과 관련해서는 산정이 불가하다, 그리고 시세 조정 행위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이 인정하지 않는 그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호도하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앞으로 엄정하게 대응을 하겠다”라고 압박했다.

대통령실의 이같은 해명은 사실이 아니다. 검찰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2년 12월 재판부에 이 사건 종합의견서를 냈다. 당시 의견서를 낸 것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였으며 이때 부장검사는 김영철 현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다. 김 차장검사가 반부패수사2부장에 임명된 것은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인 2022년 7월이다. 대통령실이 ‘문재인 정부 때 검찰이 낸 의견서’라는 주장하는 대목부터 사실과 다른 것이다.

법원이 수익 산정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검찰 의견서에는 한국거래소 이상심리분석 결과가 담겼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2009년 4월1일부터 2011년 12월30일까지 김 여사와 어머니 최은순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를 분석했다. 그 결과 김 여사의 ‘실현차익’(매도한 주식으로 거둔 수익)은 13억1148만원이었고, ‘미실현차익’(보유 중 주식의 수익)은 7854만원이었다. 최씨의 경우 실현차익이 8억2487만원이고 미실현차익이 7647만원으로 나타났다. 2011년 12월30일 기준으로 두 사람이 이미 주식을 팔아서 번 돈만 21억원이 넘고, 미실현차익까지 합치면 총수익은 23억원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김 여사가 수익을 얼마나 거뒀는지에 대한 판단을 한 바 없다. 김 여사가 재판에 넘겨진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검찰이 한국거래소의 이상심리분석 결과를 참고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부당이익금을 산출한 뒤 법원에 제출한 내용에 관해서는 판단을 내렸다. 당시 법원은 “(권 전 회장 등) 피고인들의 시세조종 시도가 행하여졌지만 위 3년여간의 주가변동 전체가 피고인들의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볼만한 증명이 없”다며 “정상적인 주가변동요인에 의한 주가상승분이나 위반행위자와 무관한 제3자가 야기한 변동요인에 의한 주가상승분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공소제기된 기간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변동 중 피고인들의 시세조종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부당이득 액수를 산정하는 것이 증거를 종합해 보아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권 전 회장 등의 주식 거래 과정에서 정상적인 주가 변동 등도 존재했기 때문에 시세조종으로 거둔 ‘부당이득금’이 얼마인지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지 단순 차익(수익)을 확인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범죄와 연루된 부당이득금 계산이 곤란하다는 법원의 판단을 “수익 산정이 불가능하다”라는 의미로 왜곡해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김 여사의 시세차익과 관련해서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 쪽 해명이 더욱 거짓에 가깝다. 윤석열 캠프는 2021년 10월 김 여사의 신한금융투자 주식계좌를 공개하며 “최종적으로는 2010년 5월20일 기준으로 총 4천만원 가량의 평가 손실을 봤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는 5개 계좌를 통해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이익을 거뒀으면서도 일부 계좌만 공개해 마치 손실을 본 것처럼 주장한 것이다. 그 후로 윤 대통령 쪽은 23억원 수익을 부정하면서도 김 여사의 시세차익을 공개한 바 없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도 “김 여사 모녀가 도이치모터스를 통해 얻은 수익을 얼마로 파악하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 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거 같다”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 한겨레 정환봉 이승준 기자 >

북 파병 관련 한·미·일, 한·미 정보공유 정책공조 등에 적극 나서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근거로 위성사진을 지난 18일 공개했다. 해당 사진은 지난 12일 북한 청진항에서 포착된 북한 러시아 군함 활동. 국가정보원 제공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정부가 합동 대표단을 꾸려 다음주 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에서 브리핑을 한다.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외교부 등 고위 관계자들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은 오는 28일(현지시각) 벨기에 나토 본부에서 32개 회원국 대사들이 참석한 북대서양이사회와 유럽연합 정치안보위원회를 대상으로 북한군 파병 동향을 브리핑할 예정이라고 25일 국정원이 밝혔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등 두 기구의 고위 관계자 면담도 예정돼 있다. 국정원 1차장 홍장원 단장을 주축으로, 박진영 합동참모본부 정보부장(소장), 유정현 주벨기에 대사 등이 대표단에 참여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국정원은 당시 통화에서 뤼터 사무총장이 한국 정부 대표단의 나토 파견을 요청했고, 윤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북한군 파병과 관련한 한·미·일, 한·미 간 정보 공유와 정책 공조 논의도 이뤄진다.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에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 대선 등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한·미·일 협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논의하는 장”이라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 최고위급 회의체인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도 30일(현지시각) 워싱턴 펜타곤에서 열린다. 이날 회의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최근 한반도 안보 정세를 평가하고 대북 정책 공조를 논의할 예정이다.  < 한겨레 손현수 권혁철 기자 >

"하더라도 비군사적 지원만 해야" 66%

"북-러 군사협력 강화 위협적이다" 73%

윤석열 긍정평가 20% 40일만에 최저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등 군사적 지원에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10월 3주 차 여론조사에서는 이밖에도 윤석열 대통령 지지도가 또다시 최저점 20%를 찍었다.

북한 ‘러시아 파병설’에도 ‘우크라 군사 지원’ 13% 불과

‘한국갤럽’이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전화면접방식 여론조사(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시행한 결과 ‘우리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질문에 대해 ‘무기 등 군사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답변은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식량 등 비군사적 지원만을 해야 한다’는 66%, '어떠한 지원도 하지 말아야 한다' 16%로 나타났다. 5%는 의견을 유보했다. 지원을 하지 말거나, 하더라도 비군사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82%에 이른다.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직후 6월에 실시한 ‘갤럽’의 같은 조사에서도 72%가 비군사적 지원만을 바랐고, 군사적 지원(15%) 주장은 소수였다. 다만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론은 당시 6%에서 현재 16%로 10%포인트 늘었다.

한편 최근 국정원의 발표로 부각된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설과 관련,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물은 결과 '위협적이다' 73%, '위협적이지 않다' 21%로 나타났다. 6%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는 과거 북한의 핵실험 직후 우리 국민이 느꼈던 위협성 수준과 비슷하다고 ‘갤럽’은 설명했다. 2022년 10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해서는 71%가 '한반도 평화에 위협적'이라고 답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의 3~6차 핵실험 직후 조사에서도 그 비율이 대체로 70%를 웃돌았다.

이같은 답변 성향을 보면 우리 국민은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 안보에 대단히 위협적이지만, 그렇다고 우리까지 군사적 지원으로 러-우 전쟁에 끼어드는 것은 더욱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향후 1년간 국제분쟁에 대해서는 64%가 '증가할 것', 8%가 '감소할 것', 21%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관계 비관론은 올초 두 달간 감소하다 4월 다시 늘었고, 특히 이번 달은 3년 내 최고치에 가깝다. 이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설과 무관치 않은 듯하다고 ‘갤럽’은 설명했다.


 
대통령 긍정 평가 또다시 최저치 20% 중 ‘나몰랑’ 지지 1/5

‘갤럽’의 대통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 긍정 평가가 40일여 만에 다시 20%, 최저치로 떨어졌고, 부정 평가 역시 최고치 70%를 기록했다. 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7%.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윤 대통령이 현재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많고, 특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성향 진보층, 40대 등에서는 그 비율이 90%를 웃돈다. 대구/경북에서 긎정과 부정이 26% 대 60%, 부/울/경에서 27% 대 69%를 기록했고 여태껏 대통령을 가장 후하게 평가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긍·부정적 시각차가 48% 대 40%로 크지 않았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이하 '가중적용 사례수' 기준 199명, 자유응답) '외교'(27%), ‘모름/응답거절’(21%), '국방/안보'(9%), '결단력/추진력/뚝심', '전반적으로 잘한다', '의대 정원 확대'(이상 5%), '주관/소신'(4%) 순으로 나타났다.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는(698명, 자유응답) '김건희 여사 문제'(15%), '경제/민생/물가'(14%), '소통 미흡'(12%),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독단적/일방적'(이상 6%), '외교', '경험·자질 부족/무능함'(이상 4%), '의대 정원 확대', '통합·협치 부족'(이상 3%) 등을 이유로 들었다. 2주 연속 김 여사 관련 문제가 경제·민생과 함께 부정 평가 이유 최상위에 올라 있다.

경기 전망 58%, 살림살이 전망 31% ‘나빠질 것’ 악화

향후 1년간 우리나라 경기 전망에 대해서도 대통령 직무 긍·부정 평가자 간 양극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58%가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고, 14%만 '좋아질 것', 25%는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는데, 낙관(좋아질 것)-비관(나빠질 것) 간 격차(Net Score, 순(純)지수) 기준으로 보면 보수층에서는 -14, 중도층 -53, 진보층 -69다. 올초 잠깐 호전되는 듯했던 체감 경기가 4월 총선 이후 다시 나빠졌고, 이번 달은 전월보다 더 악화했다. 최근 3년 내 경기 낙관론 최고치는 2021년 10월 35%, 비관론 최고치는 2022년 10월 66%다.

향후 1년간 살림살이에 대해서는 '좋아질 것' 14%, '나빠질 것' 31%, '비슷할 것' 54%다. 살림살이 전망에서는 주관적 생활수준별 차이가 뚜렷하고(상/중상층 -2, 중층 -9, 중하층 -35, 하층 -37), 경기 전망보다 정도는 덜하지만 정치적 태도에 따른 차이도 존재한다: 대통령 긍정 평가자 +18, 부정 평가자 -28 / 국민의힘 지지층 +5,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31, 무당층 -22 / 성향 보수층 -1, 중도층 -18, 진보층 -30.

정당 지지도에서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30% 동률, 조국혁신당 6%, 개혁신당 4%, 진보당, 이외 정당/단체 각각 1%,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27%다. 조국혁신당은 최고 14%(4월 3주)에서 이번 주 6%까지 변화폭이 컸다. 개혁신당은 2~5% 범위에 있다.   < 민들레 강기석 기자 >

“ 전쟁 위기를 한반도까지 끌고 들어오려는 것이냐. ”강력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한·폴란드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며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25일 야당이 “정부가 앞장서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서 ‘북한군을 폭격해 심리전을 하자’는 제안까지 나오자, 야당은 정부·여당이 ‘김건희 리스크’ 등 국내 문제를 안보 위기로 덮으려는 ‘북풍몰이’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이역만리에서 벌어지는 전쟁 위기를 한반도까지 끌고 들어오려는 것이냐. 지금은 전쟁을 획책할 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는 전날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게 텔레그램으로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고, 신 실장이 “넵 잘 챙기겠다. 오늘 긴급 대책회의를 했다”고 답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규탄대회도 열어 “한반도에 전쟁을 불러들여 정권이 마주한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위험천만한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도무지 묵과할 수 없고, 용서할 수도 없다”고 공세를 펼쳤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히틀러 같은 전쟁광이나 할 법한 제안”, “소시오패스적인 발상”, “극악무도한 발상”이라는 격한 표현을 동원해 한 의원의 제안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 의원 제명과 신 실장 문책도 촉구했다. 한편,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이 전쟁 상황을 이용한 전시 계엄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본다”며 ‘계엄 음모론’을 다시 제기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심리전 소재로 활용해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리자고 안보 책임자와 논의하는 자가 악마가 아니면 뭐냐”며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을 위기에 처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을 위한 일이라면 전쟁이라도 불사할 자”라고 한 의원에게 날을 세웠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양한 정책 제언들이 있고, 그것에 대한 의례적인 응대였다”며 신 실장의 답변이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규탄에 “북한 파병에 대한 규탄이 먼저 아닌가”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여론은 심상치 않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비군사적 지원만 해야 한다’가 66%,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가 16%였다. ‘무기 등 군사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 같은 조사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는 6%였는데, 이번엔 10%포인트 늘었다. 이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밀착, 북한군 파병 등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면서 불안을 느끼는 탓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북-러 군사협력 강화가 ‘위협적’이라는 응답은 73%였는데, 갤럽은 “과거 북한의 핵실험 직후에 우리 국민이 느꼈던 위협성 수준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위협적이지 않다’는 응답은 21%였다.

이는 정부가 미국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러시아 등보다 한발 앞서 북한의 파병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군 활동을 전제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 검토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정부의 최근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정부의 신중하지 못한 발표가 국민의 안보 불안을 더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국의 북한군 동향 파악, 미국 대선 결과 등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접근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는 관망이 필요하다”며 “지나치게 우크라이나 전세에 관여하기보다 한반도 안보 차원에서 미국 차기 행정부와 어떻게 대응할지 긴밀하게 조율하는 게 우선이지, 대응 수위를 지금 높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한겨레 이승준 엄지원 고경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