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차례 감시장비 포착에도 손놓고 있다 뒤늦게 병력 출동

해안서 5㎞ 이상 제지없이 이동…배수로 관리 소홀도 반복

 

적막감 감도는 동해안 접경지역: 북한의 군사행동 공언으로 남북관계 긴장국면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통일전망대 등 안보관광지 출입이 수개월째 금지되고 있는 동해안 최북단 명파리 마을 민통선 지역에 16일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강원도 고성군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일대에서 붙잡힌 북한 남성의 남하 경로가 일부 확인되면서 군 경계의 허점이 또다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일명 '머구리 잠수복'을 입고 바다로 헤엄쳐 건너온 이 남성이 해안으로 올라온 이후 군 감시장비에 여러 차례 포착됐음에도 대응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경계 실패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17일 합참에 따르면 북한 남성은 전날 헤엄을 쳐 남하해 군사분계선(MDL)에서 남쪽으로 3㎞ 떨어진 해안으로 상륙, 옷을 갈아입고 남쪽으로 이동해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이 남성은 군 감시장비에 몇 차례 포착됐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참은 밝혔다.

합참은 이 남성이 전날 오전 4시 20분께 MDL에서 8㎞ 정도 떨어진 고성군 민통선 검문소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뒤 '5분 대기조' 병력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 남성이 군 감시장비에 처음 포착된 건 이보다 3시간 정도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접경 지역에서 군 감시장비에 신원 미상의 인원이 포착되면 군은 기동타격대를 출동시키고 검문소를 운용하는 등 신병 확보를 위한 작전에 바로 나서야 하는데 제때 필요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군은 전날 오전 7시 20분께 민통선 북쪽에 있는 해당 검문소 인근 동북쪽 지대에서 이 남성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군은 오전 6시 35분 대침투 경계령을 최고 수준인 '진돗개 하나'로 발령했다가 상황이 끝난 뒤인 오전 7시 29분 해제했다.

결과적으로 북한 남성이 최초 상륙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에서 7번 국도를 따라 5㎞ 이상 떨어진 민통선 검문소 인근으로 이동할 때까지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검문소 CCTV에서 포착된 이후 경계태세를 격상하고 신속대응 병력까지 출동했는데도 신병을 확보하는 데 3시간이나 걸린 셈이다.

또 이 남성이 해안철책 하단의 차단시설이 훼손된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작년 7월 탈북민 월북 사건 이후에도 관련 시설의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군 당국은 당시 인천 강화도에서 20대 탈북민이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사건 이후 배수로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는데, 또 배수로가 몰래 남북을 오가는 통로로 이용된 것이다.

군 관계자는 해당 배수로의 차단시설이 작년 7월 이후 설치한 것이냐는 질문에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군의 경계작전이 총체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당 부대의 당직사관과 지휘 계통에 있던 지휘관 등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박정환 합참 작전본부장은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계작전 요원과 시설물 관리 등 해안경계작전에 분명한 과오가 식별됐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합참과 지상작전사령부의 합동 조사 후에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하고 경계태세를 확립하겠다"고 보고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같은 자리에서 "조사를 통해 명확한 내용을 확인하고 거기에 따른 후속 조치를 철저히 하겠다"면서 "장관으로서 국민께 실망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한편 이번에 경계에 실패한 육군 22사단은 강원도의 험준한 산악 지형과 긴 해안을 함께 경계하는 부대로 사건·사고가 잇따라 지휘관의 '무덤'으로 불린다.

작년 11월에는 북한 남성이 최전방 철책을 넘은 지 14시간 30분 만에 기동수색팀에 발견돼 초동 조치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북한 남성은 GOP 철책으로부터 1.5㎞ 남쪽까지 이동해 있었다.

앞서 2012년 10월에는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표시한 일명 '노크 귀순'이 발생했다. 

[그래픽] 동해 민통선 지역 북한 남성 검거 상황: 합동참모본부는 17일 "우리 군이 어제 동해 민통선 북방에서 신병을 확보한 인원(귀순 추정)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했다"며 "해상을 통해 GOP(일반전초) 이남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겨울 바다서 6시간 수영 가능할까…'오리발 귀순' 의문점

 "민간인 10㎞ 헤엄쳐서 올 수 있나" 지적…軍, 잠수복·오리발 발견

  차단막 몸으로 밀어 훼손한 듯…군 "수영거리·훼손 방법 등 조사중"

 

                                  [그래픽] 동해안 북한 남성 월남 상황

 

군 당국은 17일 강원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지역에서 붙잡힌 북한 남성이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헤엄쳐 남쪽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으나 의문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북한 남성이 20대 초반의 건강한 체격이라도 차가운 겨울 바다에서 10여㎞를 헤엄쳐 건너올 수 있느냐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강원도 고성지역 주민들도 당시 동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어 높은 파도가 일었는데 어떻게 헤엄을 쳐서 넘어올 수 있느냐는 반응이다. 국회에서 이날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질문이 많았다.

◇ 차가운 바다에서 6시간가량 수영 가능한가?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이날 "군사분계선(MDL)에서 3㎞ 남쪽 해안에 상륙했고, 북한 경계구역에서 벗어나려면 10㎞ 정도를 헤엄쳤을 텐데 과연 헤엄쳐서 민간인이 넘어올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기준으로 속초해수욕장 해양관측부위에 기록된 동해 수온은 6.27℃로 나타났다. 이런 온도에서 오랫동안 물속에 있으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기 쉬운데 어떻게 멀쩡하게 해안에 상륙해 남쪽으로 5㎞를 더 걸어올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지 주민들도 MDL에서 귀순자가 상륙했을 것으로 보이는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까지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높은 파도에 헤엄쳐서 온 것으로 보인다는 군의 발표를 믿기 어렵다고 한다.

군 당국은 북한 남성이 최초 접근한 해안의 철책 부근에서 '머구리 잠수복'과 오리발을 발견해 헤엄을 쳐서 월남한 것으로 추정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 답변을 통해 "저희가 최초 가진 데이터로는 그 수온에서 수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간 방수복처럼 일체형으로 된 옷에, 그 안에 완전히 물이 스며들지 않게 옷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잠수해서 수영해서 여섯시간 내외 될 거라고 진술한 걸로 아는데 수영해서 온 걸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박정환 합참 작전본부장도 국방위에서 "MDL에서 3㎞ 이상 이격된 (해안) 철책 부근에서 족적(발자국)이 발견됐고, 이 지점을 통해 상륙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철책 전방에서 잠수복과 오리발이 발견됐고, 환복 후 이동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 해안 철책 아래 배수로 차단막 어떻게 훼손했나

박 작전본부장은 "철책 하단 배수로 차단막이 훼손됐음을 확인했다"며 "이 배수로를 통해 해안 철책을 극복한(통과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배수로 차단막은 보통 철제 그물망 또는 철봉 구조물로 이뤄졌다. 바닷물에 오래 노출되면 부식되어 성인 힘으로 충분히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월남자가 배수로 차단막을 몸으로 밀고 발로 차서 휘어진 상태에서 양손으로 벌려 통과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어떻게 훼손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군은 작년 7월 인천 강화도에서 20대 탈북민이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사건 이후 해안 철책 인근 배수로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이번 배수로를 점검하고 새 장비로 교체했다면 훼손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해당 배수로의 차단시설이 작년 7월 이후 설치한 것이냐는 질문에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해안 철책 아래 설치된 배수로가 취약하다는 것이 작년 7월 증명됐는데도 이번에 훼손된 배수로 주변에는 폐쇄회로(CC)TV도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작전본부장은 "(사건이 발생한) 22사단에도 48개의 배수로가 있는데 유독 그 배수로가 보안이 안 된 것으로 파악을 했다"고 설명했다. 보안이 안 됐다는 것은 인근에 감시 장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작년 8월 1일부로 (배수로를) 전수 조사해서 조치를 끝냈다고 보고를 받았다"면서 "새 철조망이 6개월 만에 녹이 슬어 열렸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서 장관은 "배수로가 아예 구조물이 너무 형편없어서 새로 설치한 곳도 있고, 기존 것이 튼튼해서 확인한 것만 있고, 보완한 것도 있고, 유형별로 다르긴 한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 북한 남성 출발 지역과 신병확보 과정은

군은 북한 남성이 동해 MDL까지 육상으로 이동한 후 바다로 뛰어들어 헤엄쳐 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가 방수가 가능한 '머구리 잠수복'과 오리발을 준비했을 정도로 '해상 귀순'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 남성은 월남하기 전에 북한 지역에서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몇 차례 사전 준비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합참은 북한 남성이 어느 지역에서, 언제 출발했는지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아울러 군이 북한 남성의 신병을 확보하는 과정도 석연찮다.

군은 지난 16일 오전 4시 20분께 민통선 검문소에 설치된 CCTV로 북한 남성을 식별하고, 22사단 및 8군단 기동타격대를 출동시켰다.

이어 오전 6시 35분께 대침투경계태세인 '진돗개'를 '하나'로 격상한 가운데 오전 7시 20분 수색작전 병력에 의해 남성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군이 남성의 모습을 최초로 식별한 후 수색 병력을 대폭 증강했고 무덤가에서 낙엽을 모아 덮고 자던 북한 남성을 찾았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신병 확보에 3시간이 걸린 것도 이 남성이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군 소식통은 "월남자가 헤엄쳐서 건너왔고 날씨가 추워 몸을 보호하려고 낙엽을 긁어모아 덮고 있었다"며 "일단 은거한 것으로 CCTV에 포착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검사 선발에 가속도…여야 추천 인사위원 합의가 관건

 

출근길 답변하는 김진욱 공수처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인사위원회 구성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공수처 검사 선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여야 추천 위원들의 검사 후보자 검증 절차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겠지만, 당초 계획한 대로 다음 달 '1호 수사' 착수에는 큰 걸림돌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은 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야당 몫 인사위원 2명을 추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법률사무소 송결의 김영종 대표 변호사와 유일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직무대행을 오늘 추천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2003년 당시 수원지검 검사로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련한 '검사와의 대화'에서 노 전 대통령의 청탁 의혹을 제기한 장본인이다. 노 전 대통령은 답변 과정에서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2017년 안양지청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난 김 변호사는 이듬해 자유한국당 중앙윤리위원장을 지냈다.

유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했다. 지난해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을 맡았다.

 

◇ 인사위 구성 마무리…검사 선발 본격화

국민의힘은 5일 검사 후보자를 검증하는 인사위원회 야당 몫 위원으로 김영종·유일준 변호사를 추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나기주·오영중 변호사를 추천한 지 20여 일 만이며, 공수처가 위원 추천을 처음 요청한 지 한 달 만이다.

이에 따라 공수처 처장·차장과 여야 추천 위원 각 2명, 처장이 위촉하는 외부위원 1명 등 인사위원 7명 가운데 처장 몫 추천 위원을 제외한 6명이 채워졌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여야 추천 위원들의 면면을 살핀 뒤 인사위 균형을 맞춰줄 위원 1명을 위촉해 인사위 구성을 완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사위의 심의·의결 사항은 검사 인사행정에 관한 기본 계획, 관계 법령과 규칙의 개정·폐지, 임용·전보 원칙과 기준, 공수처법에 따른 검사 추천 등이다.

김 처장은 인사위원회 첫 회의를 "이르면 다음 주 중에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회의에서는 검사 선발 기준 등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김 처장은 면접 심사위원들이 순위를 매겨 후보자 전원을 인사위에 넘긴 뒤 최종 후보를 추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발언하는 김진욱 공수처장

 

◇ 여야 추천 위원들 간 대립 '변수'

여야 추천 인사위원들이 검사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능력 등을 놓고 합의에 이르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관건은 여야 추천 위원들 간 충돌 시 이를 어떻게 중재·조정하느냐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인사위원회는 재적 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여당 혹은 야당 측 위원이 모두 반대 의견을 낸다고 해도 의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김 처장은 여러 차례 인사위의 합의 정신을 강조한 바 있다. 최대한 양측의 의견을 들으며 합의를 거쳐 위원회를 운영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지금으로선 인사위가 '극한 대립'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야당 추천 위원인 유일준 변호사도 이날 "실무적 차원에서 (인사위) 업무가 진행될 것"이라며 "극한적으로 대립하는 일은 아마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여야 추천 위원 대부분이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능력에 방점을 찍고 있어 일단 방향성은 같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여당 추천 위원인 오영중 변호사는 검찰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친여권' 인사고, 야당 추천 위원들은 검찰 출신이어서 검찰 출신 선발 비중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합의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인사위원회는 검증된 검사 후보자 23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추천 인원은 임용 예정 인원의 2배수 이내로 해야 한다.

 

◇ 김진욱 "4월 중 수사 가능…똑바로 수사할 것"

변수는 남았지만 '4월 수사 착수'는 일단 가시권에 든 모습이다. 김 처장은 인사위 추천을 이번 주 마무리할 경우 "4월 중 수사는 무리가 없다"고 장담했다.

공수처는 현재 고소·고발과 검경 인지 통보 400여 건을 접수했고, 검찰로부터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의 사건을 넘겨받았다.

김 처장이 예고한 대로 수평적 조직 구조하에 수사팀이 굴러갈 경우 선발된 검사들이 합의를 통해 첫 사건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외부 의견을 들을 가칭 '수사심의위원회'도 언급된 만큼 추가 의견 검토도 이뤄질 수 있다.

그는 지난달 "1호 수사 선정 때 수사심의위의 의견을 받게 되면 수사가 공개될 수밖에 없다"며 "공개와 수사 밀행성 사이에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모든 관심이 1호 수사에 가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새로운 관행을 만드는 것"이라며 "빨리 수사하는 것보다 똑바로 수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수처, 공식 페이스북 계정 개설 

 

공수처 페이스북 계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5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열었다.

해당 계정(https://www.facebook.com/100886192074948/)에는 게시글도 아직 올라오지 않았고, 팔로워 10여명만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로필 사진은 정부 상징인 태극 문양이다.

공수처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통로를 만들자는 차원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통로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민감한 정보를 게시하기는 힘들어도 보다 실질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람 몰리는 공수처…사무보조 공채 경쟁률도 20대1

검사 · 수사관 이어 대변인 채용도 '흥행'

 

    김진욱 공수처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채용 경쟁률이 10대1을 기록한 데 이어 사무보조 등을 담당하는 공무직 채용에도 모집인원의 약 20배에 달하는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19일 공수처에 따르면 사무보조·운전·방호 등 공무직 근로자 채용에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리며 전날 예정됐던 서류전형 결과 발표가 오는 22일로 늦춰졌다.

공수처 관계자는 "생각보다 많은 지원자 등으로 인해 심사에 시간이 소요돼 부득이 서류전형 결과 발표일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지원자 수를 살펴보면 사무보조 14명, 운전 분야 3명, 방호 분야 8명 등 25명 모집에 488명이 지원해 19.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무직 근로자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고 월급도 190만∼250만원 수준이지만, 정규직 직원으로서 정년이 보장된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채용된 사무보조는 수사·행정업무 보조, 민원·비서 업무 등을 수행하며 방호 인력은 공수처 전용으로 사용될 청사 후문 통로 등에 배치될 예정이다.

앞서 공수처는 검사 채용에서도 지원자가 저조할 것이란 우려를 깨고 흥행을 거뒀다. 4명을 뽑는 부장검사와 19명을 뽑는 평검사 모집에 각각 40명, 193명이 지원해 1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른바 '특수통'이라는 타이틀, 새로운 경험, 차별화된 커리어 등이 공수처 검사가 인기를 얻게 된 배경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설명이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원자 중 검찰 출신 비율이 "절반이 조금 안 되는 정도"라며 "지원자가 많아 내달 초에야 면접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수사관 원서접수에도 30명 모집에 293명이 지원해 검찰주사(6급)는 16.6대1, 검찰주사보(7급)는 3.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8명을 선발하는 검찰사무관(5급)은 경쟁률이 10.6대1, 2명을 뽑는 서기관(4급)은 경쟁률이 1.5대1이었다.

지난 15일 마감한 공수처 대변인 모집에도 지원자가 25명에 달했다. 지원자 가운데서는 언론 경력자와 변호사 자격증 보유자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충원 과정 전반에 걸쳐 기대 이상의 지원자가 몰리고 있는 셈이다.

다만 서류가 쌓이며 면접 절차가 지연되고, 검사 후보를 추천하는 인사위원회 구성을 위한 야당 측 위원 추천이 늦어지면서 수사 공백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 처장은 "검사 면접 일정이 늦어질 경우 수사관 면접을 먼저 진행하는 등 안배를 할 것"이라며 "4월 수사 착수에는 크게 지장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또 '빠른 수사'보다는 '탄탄한 기반'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

 

공수처, 야당 인사위원 추천 재촉…"28일까지 해달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는 국민의힘 측에 오는 28일까지 검사 선발을 위한 인사위원회 위원 2명을 추천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고 17일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위원 추천 재요청 공문을 오늘 오후 국회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에 직접 방문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애초 추천 기한을 지난 16일로 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0일 나기주·오영중 변호사를 위원으로 추천했지만,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추천하지 않았다.

인사위는 처장과 차장, 여야 추천 위원 각 2명, 처장이 위촉한 위원 1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공수처 검사 후보자를 평가해 재적 위원 과반 찬성으로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공수처 인사위 구성 발목…야당 또 ‘몽니’

   “여당이 약속 깨”  추천 기한 넘겨
    검사 선발 · 1호사건 게시 등 차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둘러싼 정치권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야당이 공수처 검사 인선을 맡는 인사위원 추천을 늦추면서다. 수사팀 구성을 앞두고 정치권에 발목이 잡힌 김진욱 공수처장은 “열흘 정도 더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16일 정치권과 법조계의 말을 종합하면, 야당은 이날까지 공수처가 요청한 인사위원을 추천하지 않았다.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공수처장 임명과 청와대 특별감찰관 지명, 북한인권재단 이사 지명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는데 일방적으로 (공수처)법을 개정해 처장을 임명한 뒤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수처가 요청한 인사위원 추천에 쉽사리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앞서 공수처는 이날까지 여야에 각 2명씩 인사위원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공수처법상 인사위는 처장과 차장, 처장이 위촉한 외부 전문가 1명, 여야 추천 위원 각 2명 등 7명으로 꾸려진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나기주 법무법인 지유 대표변호사와 오영중 법무법인 세광 구성원변호사를 추천했으나, 야당은 여당 비협조를 핑계로 지연 전략에 들어갔다.

공수처 ‘1호 사건’ 수사 개시 시점을 오는 4월로 예상했던 김 처장은 일단 야당의 인사위원 추천을 기다리겠다는 태도다. 그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추천 기한을) 열흘 정도 연장할 수 있다”며 “다시 한번 (야당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청와대 특별감찰관 지명 등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내용에 대해선 “저희와는 관계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열흘 뒤 야당이 인사위원을 추천할지는 미지수다. 공수처 검사 선발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수사팀 구성이 늦어지면서 1호 사건 착수도 지연될 수 있다. 공수처 검사 임명은 인사위의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공수처는 검사 23명(부장검사 4명, 평검사 19명) 공개 모집에 지원한 지원자 233명에 대한 채용전형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수처 내부도 야당의 버티기에 답답한 분위기다. 야당 추천이 늦어지면서 이미 위촉된 인사위원과 처장의 상견례 및 위촉 절차도 미뤄지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라면 야당 추천 위원이 인사위 절차에도 딴죽을 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에서는 인사위원 추천 절차가 또다시 지연될 경우, 공수처장이 결단해 야당의 참여를 배제하고 검사 선발을 강행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배지현 장예지 기자

 

16일 급성질환으로 사망

                             2018년 5·18기념식에 참석한 전옥주씨.국가보훈처 누리집

 

5·18민주화운동 당시 가두방송을 맡아 시민들의 시위 참여를 이끌었던 전옥주(본명 전춘심)씨가 16일 급성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1.

1949년 전남 보성군에서 태어난 전씨는 서울에서 살았다. 그는 31살 때인 1980년 5월19일 광주 친척집을 방문했다가 항쟁에 참여했다.

전씨는 시위대에 참여해 가두 마이크를 들고 “광주 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 형제자매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도청으로 나오셔서 우리 형제자매들을 살려주십시오”라고 외쳤다.

1980년 광주를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배우 이요원씨가 깊은 밤 광주 시내를 가르며 확성기로 시민의 참여를 호소한 장면은 전씨를 모델로 삼은 것이다. 5·18연구자들은 전씨의 가두방송으로 인해 초창기 학생시위에 머물렀던 5·18항쟁이 민중봉기로 발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5·18 시위대의 얼굴로 불린 전씨는 1980년 5월21일 계엄군의 옛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가 있기 전 시민대표 5명에 포함돼 장형태 당시 전남도지사를 만나 계엄군이 물러나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전씨는 5월22일 계엄군에게 간첩으로 몰려 체포돼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이듬해 4월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전씨는 수감 당시 모진 고문을 받아 평생 후유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 국회 광주청문회 때는 증인으로 출석해 광주 참상을 알렸다. 빈소는 경기도 시흥 시화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김용희 기자

작년 설 공연 관람 후 두문불출…코로나 방역 자신감 표출 관측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 기념 공연을 관람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7일 보도했다. 리설주 여사는 지난해 1월 25일 설 명절 기념공연 관람 이후 약 1년 1개월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연합뉴스/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약 1년 1개월 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인 지난 16일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기념공연을 관람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총비서 동지께서 리설주 여사와 함께 극장 관람석에 나오셨다"고 전하고, 김 위원장과 리 여사가 공연을 보며 함께 웃는 사진도 여러장 실었다.

리 여사는 지난해 1월 25일 삼지연 극장에서 설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한 이후 두문불출해왔는데, 이 시점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시점이다.

리 여사가 이후 지난해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 등 굵직한 행사에서도 모습이 보이지 않는 등 '잠적'이 길어지자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다.

방역을 강화한 상황에서 어린 자녀가 있는 리 여사의 감염을 우려한 것이라는 추측부터 임신·출산설, 김 위원장과 불화설 등이 불거졌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리설주 여사가 그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데 대한 질문에 "특이동향이 없고, 아이들과 잘 놀고 있다"며 "코로나 방역 문제 등 때문에 등장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리설주 여사가 공연 관람 등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북한 매체가 공개한 김정은·리설주 부부의 공연 관람 사진을 보면극장 내 띄어 앉기 등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관객들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도찾아볼 수 없다.

리설주 여사는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들의 부인과는 달리 주요 행사 때마다 김 위원장과 함께 등장하며 명실상부한 북한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왔다.

양덕군 온천지구·금강산 관광지구 시찰 등 경제 현장에도 동행했고, 김 위원장이 말을 타고 백두산 등정에 나설 때도 함께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전국의 고아원과 유치원 및 소학교(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해바라기상표를 단 각종 연필과 지우개, 갖가지 색깔의 크레용과 수채화구를 비롯한 학용품과 당과류"를 선물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