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조사단, 행정처분 이어 수사 의뢰 검토

 

후원금 운용 문제로 논란을 빚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 나눔의 집(경기 광주시)을 상대로 한 집단 후원금 반환 소송의 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운데)위안부 할머니 기부금 및 후원금 반환소송대책 모임을 대표해 후원인 강민서(맨 오른쪽), 김영호씨가 지난 64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소장을 접수하기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지원시설인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이 거액의 후원금을 모은 뒤, 이를 할머니들에게 직접 사용하지 않고 주로 땅을 사거나 건물을 짓기 위해 쌓아둔 것으로 드러났다.

송기춘 나눔의집 민관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은 11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나눔의 집 민관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송 단장은 나눔의 집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88억원의 후원금을 모집했다그러나 이 과정에서 나눔의 집 법인이나 시설은 기부금품법에 의한 모집등록을 하지 않아 후원금 액수와 사용 내용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고 등록청의 업무 검사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천만원 이상의 기부 금품을 모집하려는 사람은 등록청(10억원 초과인 경우 행정안전부)에 등록해야 한다.

조사 결과, 후원금은 나눔의 집 시설이 아니라 운영법인 계좌에 입금됐다. 이렇게 모인 후원금 88억여원 중 할머니들이 생활하고 있는 나눔의 집 양로시설로 보낸 금액(시설 전출금)2.3%2억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운영법인이 재산조성비로 사용한 후원금은 26억여원으로 파악됐다. 재산조성비는 토지매입과 생활관 증축공사, 유물전시관 및 추모관 신축비, 추모공원 조성비 등으로 쓰였다.

나머지 후원금은 이사회 회의록 및 예산서 등을 살펴봤을 때 국제평화인권센터, 요양원 건립 등을 위해 비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민관합동조사단은 설명했다. 할머니에 대한 정서적 학대 정황도 발견됐다. 일부 간병인은 할머니, 갖다 버린다”, “혼나봐야 한다등 언어폭력을 가했고, 특히 의사소통과 거동이 불가능한 중증환자 할머니에게 집중됐다고 송 단장은 설명했다.

또한, 나눔의 집은 입·퇴소자 명단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고 할머니들의 그림과 사진, 국민들의 응원 편지 등을 포댓자루나 비닐에 넣어 건물 베란다에 방치했다. 이 중에는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된 자료도 있었다. 1역사관에 전시 중인 원본 기록물은 습도 조절이 되지 않아 훼손되고 있었고, 2역사관은 부실한 바닥공사로 바닥 면이 들고 일어나 안전이 우려되는 상태였다.

이 밖에 이사회 의결 과정에서 부당행위도 발견됐다. 나눔의 집은 법인 정관상 이사의 제척제도를 두고 있는데도 이사 후보자가 자신을 이사로 선임하는 과정에 참여해 이사로 의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는 추후 민관합동조사단으로부터 최종 조사 결과를 받아 검토한 뒤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사회복지사업법 등 관계 법령을 위반한 사항에 대해서는 행정처분할 예정이다.

나눔의 집 민관합동조사단은 지난달 6일부터 22일까지 행정과 시설 운영, 회계, 인권, 역사적 가치 등 4개 반으로 나눠 나눔의 집 운영법인과 나눔의 집 시설,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및 국제평화인권센터 등에 대해 조사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영선 변호사(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정희시 경기도의회 의원, 이병우 경기도 복지국장을 공동단장으로 경기도와 광주시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1992년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나눔의 집에는 현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5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이 할머니들의 평균 연령은 95살이다. < 김기성 기자 >


37개 회원국 가운데 최초 상향, 코로나 방역·확장 재정에 점수

 

빈센트 코엔 OECD 사무국 경제검토과장이 11일 발간한 ‘OECD한국경제보고서를 정부세종청사와 연결된 화상으로 낭독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0.8%로 상향 조정했다. 오이시디가 지난 6월 회원국 전체 전망을 밝힌 이후 미국 등 4개국에 대한 개별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성장률을 올린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오이시디는 11‘2020 오이시디 한국경제보고서를 발표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코로나19 2차 확산이 없을 경우 -0.8%로 내다봤다. 2차 확산이 발생할 경우에는 -2.0%로 예상해 기존 전망보다 0.5%포인트 올렸다. 한국 성장률 전망치 -0.8%는 지난 6월 전망 때와 마찬가지로 37개국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오이시디는 2년마다 회원국의 경제동향·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해 보고서를 발표한다. 우리나라는 5월에 발표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8월에 나왔다.

오이시디는 코로나19에 대한 방역과 확장적 재정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일체의 봉쇄조처 없이 방역 성과를 거두면서 경제적 피해도 최소화했다다른 회원국에 비해 고용·성장률 감소 폭이 매우 작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재정 여력을 적절히 활용해 코로나 19의 영향을 방어하고 있다재정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오이시디는 세계 경기침체가 한국의 회복을 더디게 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세계 경기침체로 코로나192차 확산이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수출과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며 수출지향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은 해외 수요의 추가적인 위축과 글로벌 가치사슬의 장기적인 붕괴에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이런 오이시디 평가는 부문별 성장률 전망치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전체 경제성장률 전망치(-0.8%)0.4%포인트 올랐지만, 수출 전망은 오히려 나빠졌다. 2차 확산이 없을 경우 수출은 -5.7%로 기존 전망(-2.6%)보다 더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총투자(-0.7%2.9%)는 증가세로 전환되고, 민간소비(-4.1%-3.6%)는 둔화 정도가 완화돼 성장률을 지탱할 것으로 분석됐다. < 이정훈 기자 >


신라젠 취재중 카톡·통화·보이스톡, 녹음파일·녹취록은 아직 확보 못해

한동훈이 나를 팔아라고 했다”“윤석열 최측근 한머시기와 다리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에이 기자.

 

·언 유착의혹의 당사자로 지난 5일 구속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에이(A)>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관련 취재를 시작한 뒤 두달 동안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총 327번에 걸쳐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기자의 공소장에는 그가 취재 난관에 부딪히면 한 검사장과 통화한 뒤, 이 내용을 이 전 대표 쪽과 후배 기자에게 전달한 정황도 담겼다. 그러나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직접 통화한 녹음파일 등 직접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1<한겨레>가 확보한 이 전 기자와 후배 백아무개 기자의 공소장에서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신라젠 관련 취재에 돌입한 126일부터 322일까지 한 검사장과 카카오톡 문자메시지와 직접 통화, 보이스톡으로 모두 327번에 걸쳐 연락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한 검사장에게 연락하고, 그 뒤 이 전 대표 쪽과 후배 백 기자에게 한 검사장과의 통화 내용을 전달하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공소장을 보면, 36일 이 전 기자는 이 전 대표의 대리인 지아무개씨로부터 이 전 대표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확인했으나 약속한 부분(검찰과 함께 진행하는 것)이 부정돼 진행이 어렵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받는다. 4일 뒤인 10, 이 전 기자는 약 1041초 동안 한 검사장과 보이스톡 통화를 한다. 검찰은 이 통화 뒤 이 전 기자가 백 기자에게 전화해 한동훈이 일단 그래도 만나보고 나를 팔아라고 말했다. ‘윤의 최측근이 했다이 정도는 내가 팔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날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작성한 편지에는 대표님 지인분과 이야기 나눴던 부분 중 상당 부분이 해결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같은 달 20일에도 이 전 기자가 한 검사장과 713초간 통화한 뒤 백 기자에게 전화해 “(이철 쪽이) 자꾸 검찰과 다리 놔달라고 한다그랬더니 그래, 그러면 내가 놔줄게그러는 거야라고 말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이틀 뒤인 22일 이 전 기자와 백 기자는 지씨를 만나 윤석열 최측근, 한머시기의 말이라며 기본적으로 보면 (검찰과) 한배를 타는 건데, 연결해줄 수 있지, 제보해, 그 내용을 가지고 범정을 접촉해라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들려주고 녹취록을 보여줬다고 한다.

하지만 검찰은 한 검사장과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나 녹취록 등은 확보하지 못한 채 전언의 형식으로만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기자의 변호인은 지씨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장해서 한 이야기를 가지고 해당 통화 내용이 복원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증거법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메시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한 검사장 휴대전화의 포렌식을 시도 중이다. < 임재우 기자 >

 


 


이틀 동안 못 먹고 버티다 내려온 뒤 축사서 홀로 출산

 

11일 새벽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 축사에서 출산한 지붕 위의 소가 송아지를 보살피고 있다.

 

전남 구례 침수 현장의 지붕 위에 올라갔다 구조된 어미소가 송아지 2마리를 출산했다.

11일 구례군의 말을 종합하면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 축사가 침수되자 지붕 위로 피신했던 6년생 암소가 이틀 동안 못 먹고 버티다 구출된 뒤 이날 새벽 쌍둥이 송아지를 무사히 낳았다.

지난 8일 오후 집중호우 때 섬진강물이 범람해 축사가 침수되자 지붕 위에 올라간 어미소는 이틀 동안 물이 빠질 때까지 물조차 먹지 못한 상태에서 버텼다. 구조대가 비가 그친 뒤 소들을 지붕 아래로 내려보냈지만 이 암소는 꿈쩍도 하지 않아 결국 마취총까지 동원해야 했다. 10일 오후 늦게 구조된 이 암소는 축사에서 이튿날 새벽 홀로 산고를 견디며 새끼 두 마리를 낳았다. 새끼를 낳고는 냄새를 맡아보거나 혀로 핥아주는 등 극진하게 보살폈다.

주인 백남례(61) 씨는 살아준 것만도 고마운데 출산까지 하다니 대견하다이 암소만 끝까지 지붕에서 내려오지 않으려고 해서 결국 마취총으로 잠재운 다음에 구조했다. 새끼가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기특하고 안쓰럽다고 말했다.

구례에서는 축사 침수로 소 1741마리가 피해를 보았고, 이 중 400마리는 숨졌다. 비가 그친 뒤 축사 등의 지붕에 올라갔던 28마리는 무사히 구조됐다. < 안관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