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안보실 1차장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 민주 “국민 요구에 귀 닫고 일본 마음만 대변” 조국혁신당 “‘용산 밀정’ 누군지 분명해지는 듯”
윤석열 대통령이 5월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이 방송 인터뷰에서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17일 야당은 “윤석열 정권의 국가관이 친일 매국임을 자백했다”고 비판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김 차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국민의 요구와 목소리에는 귀를 틀어막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은 마음을 헤아려 대변을 해주고 있으니 황당무계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차장은 전날 방송된 한국방송(KBS) ‘뉴스라인 더블유(W)’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과거사를 언급하지 않아 일본 언론들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일각에서 우리 정부가 일본에 대해 할 말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는 진행자 질문에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고개를 돌리고 필요한 말을 하지 않으면 엄중하게 따지고 변화를 시도해야겠지만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며 “(사과할) 마음이 없는 사람을 다그쳐서 억지로 사과를 받아낼 때 그게 과연 진정한가”라고 답했다. 김 차장은 “한일 관계 협력에 도움이 되는가 생각해볼 때 지금 기시다 총리와 우리 윤 대통령의 믿음과 신뢰는 상당하다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대변인은 “가해자가 사과를 거부하면 죄를 묻지 않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정의관인가? 윤석열 정부는 국민을 어디까지 절망시키려고 하느냐”며 “이런 망언이 어떻게 대한민국 외교·안보 정책을 컨트롤하는 국가안보실 1차장의 입에서 나올 수 있나. 김태효 차장의 망언은 윤석열 정권이 친일 매국 정권임을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왜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의 식민 지배를 한 번도 비판하지 않았는지 이제 알겠다”고도 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중꺽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는 들어봤어도 ‘중일마(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는 처음이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어 “이종찬 광복회장은 최근 ‘용산 밀정’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제 그 밀정이 누구인지 분명해지는 것 같다”고 김 차장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김 대변인은 “중요한 것이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이 아니라 ‘일본의 마음’이라고 주장하는 자는 대한민국 안보사령탑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 이승준 기자 >
광복절에 ‘한강의 기적’으로 시작, 북한 뉴스는 많은데… ‘두 쪽 기념식’은 공방 처리 KBS 기자협회 “광복절 뉴스 없는 광복절 특집, 8·15 보도참사 경위 철저히 묻겠다”
▲2024년 8월15일 광복79년 특집 KBS '뉴스9' 갈무리
“‘국뽕성’, ‘관급성’ 보도가 이어지는 현실이 너무 부끄럽다, 무려 2024년에 1990년대식 보도만 하려고 한다는 탄식도 이어지고 있다.”
KBS 기자협회가 광복절 특집 KBS ‘뉴스9’를 “보도참사”로 규정하면서 “경위를 철저히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광복절 특집 취지에 맞는 발제가 있었음에도 실제 뉴스는 이해하기 어려운 구성으로 채워졌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5일 사상 초유의 두 쪽 기념식이 열린 광복절 제79주년, KBS ‘뉴스9’는 한강 야외 스튜디오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야기하며 시작됐다. 1945년 8월15일 광복을 부정하는 등 역사관 문제가 불거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임명되면서, 이에 반발한 광복회가 정부 경축식에 불참해 별도 행사를 치른 날이었다.
이날 지상파와 종편을 막론한 주요 방송사 메인 뉴스는 사상 처음으로 쪼개진 경축식과 관련 쟁점을 비중 있게 다뤘다. 반면 KBS는 ‘뉴스9’에선 이를 여야 공방을 다룬 7번째 리포트에서 간략히 다루는 데 그쳤다.
▲2024년 8월15일 광복79년 특집 KBS '뉴스9' 갈무리
KBS 기자협회는 17일 성명을 내고 “8·15 당일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했을 뉴스는 사상 초유의 두 쪽 기념식이다. 그러나 KBS 9시 뉴스에서는 이 뉴스를 무려 15분이 지나서야 볼 수 있었다”며 “그것도 여야 공방 형식의 단 한 꼭지만으로 처리했다. 그러다 보니 기념식이 별도로 열린 이유와 광복회 측 입장, 별도 기념식 내용 등 당일 주요 발생 사항은 거의 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뉴스 ‘톱’(top)에 오른 첫 번째 리포트에 대해서도 “일제강점기로부터 해방된 날이 광복절인데 왜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에는 일제의 침탈 역사와 우리 민족의 아픔에 대한 언급이 없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역시 우리 뉴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대신 우리 뉴스를 가득 채운 건 ‘한강의 기적’과 ‘경제성장’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광복절에 ‘한강공원 스튜디오’는 어떤 의도인가. ‘한강의 변천사’와 ‘부산과 울산항의 모습’은 광복절과 도대체 무슨 인과관계가 있나”라며 “6·25도 아닌데 남북한 국력 비교는 또 어떤 의미를 지니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KBS 기자협회는 이어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투사를 재조명하거나, 우리 민족의 대일항쟁사를 재발굴하거나, 현재 한일관계의 현안들이라도 점검했어야 한다. 그게 광복절 특집 뉴스의 기본”이라며 “해당 부서에서 발제도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광복절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뉴스들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그 자리에는 왜 하필 광복절에 들어가야 하는지 이유를 찾기 어려운 뉴스들로 채워졌다”고 했다.
나아가 “광복절 뉴스 없는 광복절 특집 뉴스, 시청자를 위해 KBS 뉴스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나. 이런 뉴스가 정말 정상인가”라며 “기자협회는 임시보도위원회 등을 통해 8·15 보도 참사의 경위를 철저히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앞서 KBS는 79주년 광복절인 15일 0시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기미가요가 등장하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편성하고, 오전 광복절 경축식을 앞둔 날씨 예보 배경화면에 좌우가 뒤집한 태극기 이미지를 사용해 비판 받았다. 같은 날 심야 시간대에는 초대 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미화 논란의 다큐멘터리를 편성했다. KBS 사측은 ‘나비부인’과 태극기 이미지에 한해 사과하며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위한 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 노지민 기자 >
올해 제79년 광복절 기념식은 사상 초유로 세 군데로 나뉘어 치러졌다. 윤 대통령이 참석한 정부 주최의 경축식과 민주당 등 야당들이 참석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주최의 경축식, 그리고 광복회를 비롯한 37개 독립운동단체들이 개최한 경축식이다. 특히 개관 이래 독립기념관에서 매년 열리던 광복절기념식도 취소되었다.
이번 사태의 직접 발단은 독립기념관장에 뉴라이트 인사를 임명한 것을 항의한 데서 시작됐지만, 광복회의 성명처럼 “(윤석열) 정부의 친일 편향적인 정책에 항의하고 일제 극복과 함께 자주독립을 되찾은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배경에 깔려 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는 국권 침탈을 말하면서도 어느 나라한테 국권을 침탈당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일본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도 없다. 이런 국론 분열의 와중에 윤 대통령은 생뚱맞게 '8.15통일 독트린'이란 것을 내놓았다. 이것은 역대 보수정부가 시도해 온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형해화 작업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보수진영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형해화 시도
우리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은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다. 이 통일방안은 1989년 노태우 대통령의 국회 특별연설을 통해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으로 제시되었다가, 1994년 김영삼 정부에서 화해·협력, 남북연합, 통일국가의 3단계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으로 재정립된 것이다.
비록 보수정부에서 제안된 것이지만,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초당파적인 합의와 동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이 방안이 너무 북한에 포용적이라든가 시대상황에 맞지 않는다며 몇 차례 개정을 시도했다.
이명박 대통령(당시)은 2010년 8.15경축사에서 “주어진 분단 상황의 관리를 넘어서 평화통일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으로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 민족공동체 등 단계적으로 형성되는 '3대 공동체 통일 비전'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통일방안은커녕 새로운 패러다임과도 거리가 멀었다.
새로운 통일방안을 제시하려는 시도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통일준비위원회를 만들고, 이 위원회에서 △통일헌장 △통일방안 △통일로드맵의 3대 작업에 착수했다. 박근혜 정부도 통일로드맵만 만들어냈을 뿐, 초당파적인 합의가 필요한 통일헌장과 통일방안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윤석열 정부도 역시 새로운 통일방안의 제정에 관심을 보였다. 작년 1월 통일부는 윤석열 정부의 통일정책 방향을 담은 ‘신통일미래구상’을 마련해 연말에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참석해 통일미래기획위원회가 준비한 '신통일미래구상' 초안을 검토했으나 최종 발표는 이뤄지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씨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2024.8.1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
‘8.15 통일 독트린’의 반헌법성
금년 2월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30주년을 맞아 “헌법적 가치를 더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방안으로 통일방안이 새롭게 모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통일구상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통일방안을 제시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결국 이번에 광복절 경축사에서 '8.15 통일 독트린'의 이름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이 독트린은 미래 통일한국의 모습을 그린 3대 비전과 국내·북한·국제 등 대상별 3대 통일 추진전략, 그리고 액션플랜인 7대 통일 추진방안으로 구성되어 있다. '8.15 통일 독트린'을 관통하는 핵심용어는 '자유통일'이다. 그동안 용산 대통령실은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 자유주의적 철학 비전이 누락되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자유 통일’ 담론은 국내적으로 보수적인 자유 가치관의 확산, 북한 내에 자유 통일에 대한 열망 촉진, 국제적으로 자유 통일에 대한 지지 확보를 전략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유 통일’의 정체는 무엇인가? 헌법 제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헌법에 규정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해 대법원과 법제처는 “the basic order of freedom and democracy”로 번역해 놓고 있다. 여기서 자유는 공산독재를 제외하고,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이 말하는 자유는 협소한 의미의 보수주의 정치이념이다.
이는 일본 보수정당인 자유민주당(liberal party of Japan)의 당명에서처럼 정치적 보수주의 가치를 의미하는 자유이다. 또한 이승만의 4대 건국정신(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한미동맹, 기독교입국론)에 입각한다는 전광훈 목사의 극우정당인 자유통일당과 용어가 같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일개 정당이라면 보수적인 자유의 가치를 정강정책으로 내걸 수 있으나, 명색이 정부를 대표하는 국가원수가 공식 국가행사에서 헌법에 배치되는 보수이데올로기를 독트린이라는 이름으로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은 천만부당한 일이다.
‘8.15 통일 독트린’의 반민족성, 시대착오성
통일은 남북한의 체제와 이념 차이는 물론 남한 사회 내의 다양한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통합하는 복합적인 과정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내놓은 통일 독트린의 핵심인 '자유통일'은 대한민국 헌법과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서 말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과 커다란 개념 차이가 있다.
윤석열 정권이 광복절 경축사의 '8.15 통일 독트린'에서 '자유통일'을 내세우며 우리 주도와 북한 변화를 제시한 것은 대화와 협상에 의해 평화통일을 추구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이는 보수 가치로의 통일, 사실상 보수우파에 의한 북한 흡수통일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통일 독트린은 우리 민족에게 통일 미래의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남북의 대립과 대결을 고취하는 반민족적인 분열 구상이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가 과도한 친일 편향으로 국내 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모자라 남북대결까지 고취함으로써 우리 민족을 갈기갈기 찢어놓으려고 하고 있다.
이처럼 이 독트린은 남한사회에서조차 특정 세력에게만 통용되는 이데올로기를 북한사회로까지 확산하려는 무모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연초에 '적대적 2개 국가관계'를 발표하고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 된 상태에서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흡수통일을 지향하는 '자유통일'을 내건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통일 독트린보다 평화공존 방안이 필요
미·중 전략경쟁이 가속화되고 있고 신냉전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현 국제정세 속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성 없는 통일 독트린이 아니라 남북한이 전쟁 위험 없이 대화와 협력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평화공존 방안이다.
북한이 '적대적 2개 국가관계'를 내세웠다고 해서 우리마저 통일을 포기하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 그렇다고 사실상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을 상대로 정보유입으로 체제 붕괴를 유도하고 우리 주도로 흡수통일하겠다며 통일 독트린이나 발표하고 나서는 것도 어리석고 위험한 짓이다.
우리는 초당파적으로 합의한 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을 견지하며 평화통일을 추구하되, 당면한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자세이다. 윤 대통령은 가짜뉴스 타령을 할 것이 아니라, 더 늦기 전에 '8.15 통일 독트린'을 철회하기 바란다.
광복절 경축식 전 좌우 바뀐 태극기 방송 내보내 KBS “제작자 실수 태극기 그림 반전… 진심 사과”
▲사진=8월15일 KBS 방송화면 갈무리
KBS가 광복절에 내보낸 날씨 예보에서 잘못된 태극기를 노출해 비판을 받고 있다. KBS는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작진의 실수로 방송사고가 불거졌다고 설명했다.
KBS는 15일 오전 광복절 경축식 직전 ‘KBS 뉴스 930’ 날씨 예보에서 건곤감리 위치가 잘못된 태극기를 방송에 노출했다. 광복절날 좌우가 뒤바뀐 태극기를 방송에 내보낸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KBS는 15일 입장문을 내고 “태극기 이미지 표출에 실수가 있음을 확인하고 즉시 수정했다”며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향후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제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KBS는 방송사고가 불거진 이유에 대해 “인물이 태극기를 들고 있는 장면에 맞추기 위해 제작자가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태극기 그림을 반전시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KBS는 광복절인 15일 자정 군국주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기미가요 선율이 들어간 오페라를 편성해 비판을 받았다. KBS는 제작진의 불찰로 편성을 잘못 했다며 사과의 뜻을 표했다. KBS는 “당초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되게 됐다. 바뀐 일정을 고려해 방송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시의성은 적절한지 정확히 확인,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이라며 진상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 윤수한 기자 >
KBS노조 “박민 취임 1년도 안 돼 KBS 뿌리째 흔들려… 사퇴하라”
▲지난해 11월14일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진행한 박민 KBS 사장. 사진=KBS
공영방송 KBS가 8·15 광복절 79주년에 방송사고, 편성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KBS를 두고 “NHK 서울지국”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5일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 KBS’의 정체성이 낙하산 박민 사장 취임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아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15일 KBS에서 불거진 논란과 사측 해명을 강하게 비판했다.
KBS본부는 KBS가 15일 자정 기미가요 선율이 있는 오페라를 방영한 것에 대해 “낙하산 박민 취임 이후 KBS의 시스템이 얼마나 망가졌는지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KBS는 올림픽 중계 때문에 방영 일정이 연기돼 오페라가 15일 방영됐다고 설명했는데 KBS본부는 “비겁한 변명이다. 그런 어설픈 설명으로 시청자게시판에 분노를 표출하는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했다.
KBS본부는 “가뜩이나 수신료 분리고지로 시청자들의 불편과 불만이 높은 지금, 프로그램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다른 위험은 없는지를 챙겨야할 시기에 이런 변명이 통할 거라고 보는가”라고 밝혔다.
KBS본부는 사측이 이승만 전 대통령 미화 논란이 있는 다큐멘터리 ‘기적의 시작’을 15일 방영하는 것을 두고 “실무진들은 영화 자체도 논란을 많이 담고 있을 뿐더러 독립영화 심사에서조차 혹평을 받은 낮은 수준에 KBS에서 방송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반복해서 제시했다”며 “사측이 편성권을 운운할 자격이나 실력이 있기나 한가”라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이번 사태는 실력도 자격도 없는 낙하산 박민 사장이 편성권이 본인만의 고유 권한이라고 오도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KBS의 방송제작 시스템을 깡그리 망가뜨려 생긴 일”이라며 “(시청자게시판에) KBS를 일컬어 ‘NHK 서울지국’이라는 모욕적인 비유도 등장한다. 이런 상황에 오늘 밤 ‘기적의 시작’마저 방영된다면 이제 KBS는 ‘뉴라이트’ 방송이라는 딱지마저 붙게될 것”이라고 했다.
KBS본부는 “낙하산 박민 사장은 지금이라도 당장 ‘기적의 시작’ 방영을 취소하라”며 “광복절에 ‘나비부인’ 방영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지고 물러나라. 그것만이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 윤수한 기자 >
“KBS 광복절 기미가요, 친일정권에 공물 바친 것”
민주당 원내대변인 “광복절과 독립정신 대한민국 국민 향한 의도된 조롱”
▲KBS가 15일 0시에 방영한 나비부인이라는 오페라방송에서 기미가요가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노종면 페이스북
광복절 0시에 기미가요를 방송한 KBS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KBS가 친일정권에 공물을 바쳤다”고 비판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5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광복절 0시에 ‘기미가요’를 튼 KBS는 친일 정권에 순국선열을 조롱하는 ‘공물’을 바쳤다”며 “윤석열 정부의 노골적인 친일 행태가 공영방송마저 망가뜨렸다”고 비판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광복절 79주년인 오늘 0시, KBS를 시청하던 국민은 눈을 비비고 귀를 의심해야 했다”며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이 화면을 채웠고, 일제 강점기 우리 선조들에게 강요되었던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흘러나왔다”고 설명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KBS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편성한 것뿐이라고 변명하겠지만 광복절과 독립정신, 대한민국과 국민을 향한 의도된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정부가 친일 매국 행태에 끓어오르는 국민적 분노에도 ‘마이웨이’를 계속하겠다고 당당히 선언했다”며 “대통령의 방송도 모자라 친일 방송을 만들려고 그렇게 기를 쓰고 KBS를 장악했느냐. ‘광복절 기미가요’는 친일 정권에 바치는 ‘공물’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되물었다.
KBS는 15일 0시 1TV에서 방송한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푸치니 나비부인 1부>에서 19세기 일본을 배경으로 한 자코모 푸치니 작곡의 오페라 극을 보여줬는데, 결혼식 장면에서 기미가요의 선율이 나온다. <조형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