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뒷통수만 맞다 끝난 윤석열표 대일 외교

● COREA 2025. 2. 3. 12:42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윤석열 임기 내내 일본에 양보했지만, 일본은 과거사 왜곡으로 "화답"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10일(현지시각) 라오스 비엔티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신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표 대일외교’의 최종적 실패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 일본이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하시마(군함도) 탄광을 포함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을 201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올리면서 했던 약속을 이행하는 데 여전히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거듭 확인되면서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일본에 양보했지만, 일본은 과거사 왜곡으로 양보에 화답하면서 한·일 관계를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이하 위원회)는 31일(현지시각) 일본이 제출한 메이지산업혁명 유산 관련 후속조치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보고서를 보면, 일본은 강제동원된 조선인의 증언 등을 전시해달라는 한국을 비롯한 회원국들의 요구사항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오히려 2020년 6월 도쿄 신주쿠에 문을 연 ‘산업유산정보센터’에 “‘한국병합 재검토 국제회의’에서 국제법의 귄위자인 구미의 법학자로부터 일한병합조약은 당시의 국제법 관행에 비춰 ‘무효’였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견해가 제시됐다”는 내용의 전시물을 설치해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권침탈의 합법성을 주장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2023년 3월 한·일 관계 최대 쟁점이었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제3자 변제를 중심으로 하는 일방적인 양보안을 발표하면서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를 촉구했다. 이에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는 2023년 5월 방한 당시 한국 쪽 강제동원 해법을 언급하면서 “나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언급하는 등 최소한의 형식적인 측면이나마 성의를 보이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일본은 지난해 8월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관련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전시물 설치 예정지인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조선인 동원 과정의 억압성을 보여주는 ‘강제’라는 표현을 명시해달라는 한국 쪽 요청을 거절하고, 지난해 11월 치러진 사도광산 추도식 또한 세계유산 등재를 축하하는 ‘자화자찬’의 장으로 만들면서 연이어 한국의 ‘뒤통수’를 쳤다.

 

지난달 24일에는 일본 외무상이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과거사에 임하는 일본의 자세가 이전보다 오히려 후퇴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를 두고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일본정부의 역사왜곡에 날개를 달아준 윤석열 굴욕외교 2년반이 낳은 참사”라고 지적했다.

 

우리 외교당국은 이런 일본의 도발에 대변인 명의 성명과 외교채널(대사관 등의 경로)을 통한 항의 등 극도로 자제된 대응만을 보여왔다. 그러나 더 이상 일본의 선의를 바랄 것이 아니라 향후 일본의 근대유산이 유네스코에 등재될 때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거나, 세계유산 등재 취소 등 더 강한 요구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올해는 한·일이 한·일남부대륙붕공동개발협정(JDZ· 협정) 종료를 선언할 수 있는 기한이 도래하고,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이 되어 일본 총리의 담화문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해인 만큼, 우리 쪽 요구 수위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 한겨레  신형철 기자 > 

 

‘성장의 회복과 파이(자체를) 성장시키는 것’의 중요성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주된 가치는 실용주의”라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이코노미스트 ‘대한민국의 잠재적 차기 대통령 이재명은 누구인가’란 제목의 기사를 보면, 이 대표는 ‘성장의 회복과 파이(자체를) 성장시키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2일 진행됐다.

 

이 대표는 외교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총선 유세 도중 정부의 대중 외교 기조를 비판하며 했던 이른바 ‘셰셰'(謝謝·고맙습니다)’ 발언에 대해 “실용외교 강조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당시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가 왜 신경 써야 하나. 우리부터 챙겨야 하지 않을까”라면서 “해당 발언은 단지 한국이 외교에서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로, 국익을 해칠 정도로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매파’들은 달갑게 여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일본에 대해서는 “현재 양국(한일) 관계가 적대적이지 않아 일본의 국방력 강화는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이코노미스트에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일원”이라면서 “현재의 지정학적 현실을 감안할 때 일본과의 관계를 심화하고, (한미일) 3자 협력을 지속하는 데 이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은 한국을 침략해 끔찍한 인권 침해를 저질렀음에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은 아주 이상한 사람들로 가득한 나라라고 생각하곤 했다. 변호사 시절 일본을 방문한 뒤 일본인의 근면함과 성실함, 예의에 충격을 받고 결국 정치로 인해 관계가 왜곡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외교는 ‘지나치게 복종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북 문제에 대해선 ‘한국의 강력한 군대, 미국과의 동맹, 일본과의 안보 협력 확대’를 언급하며 “우리는 이미 북한을 억제할 만큼 군사적으로 충분히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소통과 참여를 통해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 국면에도 여당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더 높거나 양당이 접전하는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서는 “현재 진행 중인 혼란에 좌절한 유권자들이 과거엔 민주당을 야당 세력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책임을 져야 하는 지도 세력’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 한겨레 손지민 기자 > 

 

'이재명포비아'와 여론조작…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재명 악마화로 만들어진 강력한 혐오 프레임

정치검찰과 족벌언론이 만든 '사법 리스크' 본질
살인미수 테러에 무죄 판결 판사 체포 시도까지

이재명포비아 순응, 동조, 양비론, 침묵의 문제들
함께 연대해 혐오와 폭력의 작동을 멈춰야 한다

 

'이재명포비아'가 지금 한국 정치와 사회를 뒤흔드는 핵심 변수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것은 12.3 쿠데타의 실패로 궁지에 몰린 보수우파가 살아남기 위해 여론조작 등의 발버둥을 치며 매달리고 있는 핵심 무기이기도 하다. 이들은 '그래도 이재명은 막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즉, 이재명은 쿠데타를 일으켜 독재자가 되려던 윤석열보다도 더 위험하고 절대 막아야 한다는 말이다.

 

예컨대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이재명은 계엄보다 더한 짓도 할 사람이라는 건 상식이 있는 국민이면 동의할 것"이라면서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건 역사에 더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도 "이재명 대권 플랜을 위해서라면 경제가 망가져도, 위기가 찾아와도 상관없다는 그 무모함이 소름 끼친다"라며 공포를 부추겼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의 페이스북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최고의 절대악으로 여기는 이 프레임은 2022년 대선 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악마화로 만들어졌다. 정치검찰과 족벌언론, 극우 유튜버, 엘리트 지식인 등이 주도한 이 악마화 속에서 이재명 대표는 '인륜을 저버린 패륜아, 조폭뿐 아니라 북한 간첩과 손잡은 정치인, 수많은 부패와 비리를 저질러 왔고, 가족 전체가 범죄자들이고, 측근들의 계속되는 죽음도 사주한 파렴치하고 철면피하고 무시무시한 괴물'로 그려진다. 

 

이런 혐오의 낙인은 지난 대선을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로 만들며 중도층에도 영향을 끼쳐서 윤석열의 아슬아슬한 승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여기에는 완전히 사실이 아니거나 허구나 사실을 적절히 섞은 가짜뉴스들이 큰 작용을 했다. '이재명의 부모님은 공산당이었다', '이재명은 강간을 저질러 소년원에 갔다'라는 등의 가짜뉴스는 지금도 카톡방 등에 돌아다니고 있는데, 이것을 막으려고 하면 국민의힘은 '카톡 계엄과 검열'이라고 반대한다.

 

이런 극단적 가짜뉴스들을 거부하는 대다수 사람들마저 '이재명은 공직 생활을 하면서 각종 비리 의혹에 연루돼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라는 것을 보편적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왜냐하면 실제로 이재명 대표는 비리 혐의들로 검찰에 몇 번이나 소환 조사를 받고 6차례 기소를 당했고, 지금도 10여 개의 혐의로 4개의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이들은 '그래도 뭔가 문제가 많으니 검찰이 기소하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고 재판을 진행하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의 핵심을 구성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건인 '대장동 게이트'만 봐도 검찰은 2년 넘게 300번 넘는 압수수색으로 주변까지 탈탈 털고도 이재명 대표에게 간 돈을 한 푼도 찾아내지 못했다.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증거인 '정영학 녹취록'과 검찰 수사기록 수만 쪽을 “눈에 염증이 생겨”가면서 샅샅이 뒤지고 몇 번을 읽었다는 <뉴스타파> 봉지욱 기자는 이재명의 비리에 대한 근거를 하나도 찾아내지 못했고, 오히려 '검찰과 언론의 유착 속에서 전개된 법조게이트’가 대장동 사건의 본질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는 검찰의 표적수사로 만들어졌다/ 출처 - 민주당 

 

즉, 윤석열 검찰정권은 대선에서 승리한 후에 눈엣가시와 같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이재명을 표적 삼아 영혼까지 털어내는 마구잡이 압수수색과 표적 수사, '하나만 걸려라'라는 식의 투망식 돌려막기 기소를 하면서 정치 보복과 사법 살해를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메이저 언론들은 이런 진실을 거의 말하지 않고 오히려 검찰 받아쓰기 보도를 통해서 마녀사냥에 동참해 왔다.

 

이 때문에 '이재명에게는 사법 리스크가 존재하고 그것을 피하려고 방탄에 매달린다'라는 프레임은 대세로 굳어졌고, 심지어 이재명 지지자들도 '이재명은 도덕성에는 좀 문제가 있지만 실력은 증명되지 않았냐'라는 수세적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재명은 제거해야 마땅한 사악한 범죄자'라는 이러한 편견과 낙인은 지난해 초의 살인미수 정치테러의 바탕이 됐다.

 

12.3 쿠데타에서도 이재명에게 무죄를 판결한 판사까지 계엄군 체포 명단에 올라간 것은 이재명포비아말고는 설명할 수가 없다. 쿠데타 실패 이후에도 국민의힘이나 극우 지지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재명 살해를 협박하거나 선동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주류 언론들이 수시로 대선 후보 중에 '누가 가장 좋은가'보다는 '누가 가장 싫은가'에 관한 여론조사를 반복하는 이유도 '이재명포비아'와 무관하지 않다.

 

이처럼 강력하게 작동하며 한국 정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재명포비아에 대해서 보수우파가 아니라 넓게 민주진보로 분류되는 언론, 지식인, 정치 세력들은 어떠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가? 그러한 태도는 이재명포비아에 다시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째는 이재명포비아에 호응하고 동조하는 태도다.

 

정치검찰과 족벌언론들이 쏟아내는 "확정적 중범죄자", "개딸 전체주의" 같은 혐의와 낙인들을 기정사실로 단정하면서 이재명 악마화에 동참하는 것인데, 주로 '진보적 지식인'으로 불려온 사람들이 많았다. 윤석열에게는 우호적이던 이런 사람들의 일부는 결국 진중권, 김경율, 서민처럼 국민의힘 쪽으로 넘어갔다. 12.3 쿠데타 이후에는 아무 반성이나 변명도 없이 윤석열을 비난하는 흐름에 동참하면서 변신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온갖 가짜뉴스들이 이재명포비아를 만들어냈다/ 출처 - 민주당 

 

둘째는 이재명포비아에 올라타서 오히려 그것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태도다. 이런 사람들은 '이재명으로는 야당이 비호감을 벗어나 중도층의 지지를 얻을 수 없으니 사법 리스크를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이재명 체포동의안' 찬성 때처럼 검찰의 칼까지 이용해서 유력한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이었는데, 이낙연 신당이 가장 두드러졌고 민주당 안팎의 이재명과 경쟁 관계에 있는 정치인과 세력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셋째는 '윤석열도 문제고 이재명도 문제다'라는 식의 기계적 중립과 양비론이다. 이런 태도는 지난 3년간 진보나 개혁, 또는 중도로 분류되는 주류언론들에서 많이 나타났다. 모든 양비론이 그렇듯이 이것은 실제로는 대립하는 두 세력 중에 더 강자, 즉 윤석열에게 득이 됐다. 이런 태도를 보이는 이들은 흔히 '민주 대 반민주 구도는 사라졌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윤석열의 반민주적 본색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12.3 쿠데타로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하지만 12.3 이후에도 쿠데타를 일으킨 윤석열과 그것을 막은 이재명이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논리는 여전히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예컨대 한국일보 칼럼은 "(이재명은) 반민주성과 독선, 부도덕, 부정의와 불공정 등에서 윤과 동전의 앞뒷면처럼 닮았다"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다시 조선일보 등이 '이번 기회에 윤석열과 이재명이 같이 한국 정치에서 없어져야 한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이재명포비아'에 대한 침묵과 외면이다. 민주당보다 더 왼쪽의 진보좌파 진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이런 태도는 마치 기득권 우파 카르텔의 이재명에 대한 혐오와 폭력 선동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무시한다. 모든 차별, 혐오, 폭력에 반대해야 한다는 원칙이 여기서는 사라져 버린다. 이재명은 권력자 중의 하나일 뿐이니, 검찰과 언론의 공격에도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더불어민주당 '민주파출소'에 접수된 이재명 대표 테러 위협 글

 

이처럼 이재명포비아에 반대하고 선을 긋지 않은 상태에서 좌파적 관점에서 이재명과 민주당의 노선과 정책에 대한 여러 비판을 가한다. 그러한 비판은 대부분 타당하지만, 기득권 우파가 일으킨 이재명포비아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구분할 수 없이 섞여 버린다. 결국 이재명포비아에 동조하면서 같이 돌을 던지는 것처럼 보여지는 정치적 무능과 실패만이 남는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재명포비아에 대한 여러 대응과 태도들은 많은 부분이 겹치고 같은 사람과 세력에서도 여러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고는 한다. 하지만 기득권 우파 카르텔의 의도를 막아내며 이재명포비아의 효과를 약화시키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고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이재명포비아의 압박에 타협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 이재명 대표는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아닌가"라면서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즉, '나는 당신들이 의심하듯이 기득권 세력에 정면 도전해서 급진적인 개혁을 추구하려는 위험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읽힌다.  

 

이재명포비아는 이재명의 제거나 길들이기를 노린다 / 조선일보 화면 갈무리 

 

그러자 조선일보는 "진심이면 옳은 방향"이라면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이것은 기득권 우파가 이재명포비아를 통해서 끝내 이재명을 제거하지는 못해도 길들일 수는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런 식으로 기득권 카르텔의 눈치를 보고 길들여져서는 세상을 바꾸기가 어렵다는 우려들이 제기된다.

 

이런 타협과 후퇴를 막기 위해서도 우리는 이재명포비아에 반대하고 표적 수사와 사법적 제거 시도의 작동을 중단시켜야 한다. 모든 혐오와 폭력에 반대한다는 원칙에 따라서 대표적 야당 정치인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폭력을 선동하는 것에 맞서야 한다. 이재명은 괴물이 아니고, 검찰정권의 탄압을 받았으며, 12.3 쿠데타를 막아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크게 기여한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재명 악마화의 마녀사냥에 함께 연대해서 저항해야 한다. 이것은 정치적 노선과 입장을 떠나서 민주주의 원칙의 문제이다. 이재명과 민주당을 넘어서는 더 급진적인 정치적 대안을 건설하고 싶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그런 대안은 주장과 실천이 더 많은 지지를 얻어서 만들어지는 것이지 정치검찰의 칼과 족벌언론의 펜을 빌려서는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 민들레 전지윤 기자 >

 

김대기 주중대사 내정자 등 특임대사는 제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4년 추계 신임장 수여식에서 이호열 주쿠바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12·3 내란사태로 미뤄졌던 재외공관장 인사를 단행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호열 초대 주쿠바대사 등 신임 재외공관장 11명에게 신임장을 수여했다. 이날 신임장을 받은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에 공관장으로 내정돼 연말 부임을 준비했다가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부임하지 못하고 있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어 진행된 총영사 임명장 전수식에서 김영재 전 주미공사를 주토론토총영사로 임명했다.

 

이번 인사는 내란 사태로 한국의 국제적 신뢰도가 하락하고 외교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외교 최전선에서 활동해야 할 공관장 자리를 더는 비워둘 수 없다는 이유로 단행된 인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여러 나라 공관장이 비어있는데 외교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행 체제라고 채우지 않는 것은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최 대행이 각 장관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하자고 얘기하셨던 차원에서 일부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했다. 2017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비슷한 형식으로 공관장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에 임명된 이호열 신임 주쿠바대사는 주로 경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고 직전까지 주멕시코 대사관 공사로 근무했다. 지난해 2월14일 처음으로 외교관계를 수립한 쿠바와의 경제 협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쿠바와 함께 신설 공관인 주슬로베니아 대사에는 배일영 전 외교부 정보관리기획관이, 주조지아대사에는 김현두 주필리핀 공사참사관이 임명됐다.

 

주우크라이나 대사에는 박기창 주러시아 공사가 발탁됐다. 주세르비아 대사에는 김형태 주우크라이나대사, 주이탈리아 대사엔 김준구 주미 정무공사, 주라트비아 대사엔 김종한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인도태평양연구부장, 주불가리아 대사엔 김동배 외교부 아세안국장이 부임한다. 주엘살바도르 대사에는 곽태열 충청북도 국제관계대사, 주케냐 대사엔 강형식 전 밀라노총영사, 주파나마대사에는 한병진 국립외교원 경력교수가 임명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주중대사로 내정된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주인도네시아 대사로 내정된 방문규 전 산업통산자원부 장관 등 특임공관장은 제외됐다. 직업외교관이 아닌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특별히 내정한 인사여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임명 여부가 좌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대사는 4강대사로서 정무적 함의가 크기 때문에 그 점을 좀 더 고려해 면밀한 검토를 거친 후에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동기동창이자 윤석열 정부의 초대 주중대사인 정재호 대사는 후임자가 부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날 귀국했다. 27일 베이징에서 열린 정 대사의 이임식은 내부 직원들에게만 공지된 채 ‘비공식 행사’로 진행됐다. 대중 외교가 중요한 시점에 공직자로서 무책임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 대사는 2년6개월 동안 대사로 재임하면서 갑질과 폭언 의혹에 휩싸였고, 중국 고위 당국자들과 외교적 소통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중대사관은 31일부터 정무공사가 대사대리를 맡아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된다.   < 한겨레  박민희  장나래 기자 > 

밤 10시26분께 홍콩발 항공기 이륙 전 화재
비상탈출 중 3명 경상…11시31분 화재 완진

 
 
28일 밤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승객 170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꼬리 쪽 내부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28일 오후 10시26분께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꼬리 쪽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승객 170명과 승무원 6명이 슬라이드를 이용해 비상탈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3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불이 동체 쪽으로 번지면서 비행기 전체에 검은 화염이 치솟았다.

 

28일 밤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승객 170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꼬리 쪽 내부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28일 밤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승객 170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꼬리 쪽 내부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이날 오후 10시38분 대응1단계(관할 소방서 전체 인력 출동)를 선포한 소방당국은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진화 작업에 나섰고, 화재는 오후 11시31분에 완진됐다. 부산항공청 관계자는 “불이 난 뒤 공항 소방대와 공군 소방대 등은 물론 부산의 소방력도 출동했지만 비행기가 거의 전소됐다”며 “계류장에서 비행기에 불이 나 전소하다시피 하는 상황은 처음 보는 일로 앞으로 왜 불이 났는지는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겨레 김영동 이승욱 기자 >

 

28일 오후 10시28분 김해공항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꼬리 부분에서 불이 난 뒤 전소한 에어부산 BX391 항공기. 김영동 기자
 

탈출 승객 인터뷰 | 김동완(42·부산 동래구 온천동)

저희는 앞열에 있었는데 뒤에서 불이야 소리가 나더라고요. 연기는 계속 밀려오고 있었고 뒤에서 사람들을 막 밀고 승객들이 꼬리 문 열고 그렇게 해가지고 다 탈출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안내 방송은 당시에는 인지 못했구요. 그냥 불이야 소리만 나고 그래서 승객들이 꼬리 문 열고 저희는 앞에라서 그냥 신속하게 대피를 했습니다.

상당히 혼란스러웠고 그래도 질서정연하게 다 대피가 잘 된 것 같아 다행입니다. 나오고 나서는 승객들은 다 대기하고 있었고 차례를 기다려 가지고 저희가 이제 그냥 출국 취소하고 이제 귀가하는 길입니다.

저희는 앞열에 있었고 꼬리 쪽에 이제 선반 쪽에서 불이 붙었다라는 승객 일부의 증언이 있어 가지고 그렇게 꼬리 쪽에 승객이 게이트에 앉아 계시는 나이 많으신 분이 열고 그쪽 꼬리 문으로 탈출한 걸로 알고 있고 저희는 앞열 게이트가 개방이 돼 가지고 그렇게 탈출을 했습니다.

저희가 내릴 때는 연기가 뒤에서 좀 밀려오고 있는 상황이었고 시야가 식별이 가능했는데 마지막에 내리신 분들은 많이 고통스러웠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