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지지층 결집 위해 비극 바라는 듯한 윤석열


윤석열 지킴이로 앞장선 최상목, 국힘, 족벌언론
저들의 무기와 전략–가짜뉴스, 여론조작, 이간질

"이재명 사법리스크 덮고 공산화하려" 선동 지속
극단화하는 극우 유튜버와 극우 행동대들 행태

기득권 결집 속 재등장하는 양비론과 타협 논리
다양성과 차이를 넘어서 함께 민주주의 지켜야

 

공수처의 윤석열 체포 1차 시도가 불발되고 아직도 윤석열 체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많은 사람이 앓아 온 '내란성 불안 증세와 불면증'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내란수괴 윤석열의 사병이자 보디가드로 전락한 경호처의 행태에 분노가 폭발하고 있지만, 동시에 무능하고 우유부단한 공수처에 대한 분노와 불신도 적지 않다.

 

물론 가장 큰 분노는 마치 궁지에 몰린 남미 마약 카르텔의 두목이나 사이비종교 교주 같은 모습으로 버티고 있는 윤석열로 향하고 있다. 재임 기간에도 폭탄주를 먹거나 계엄을 준비한 것 말고는 한 게 무엇인지 의심스러운데, 더 나아가 윤석열은 지금 자신을 체포하려는 시도와 반발 속에서 참극이 벌어지길 기대하는 듯하다.

 

2017년 촛불혁명도 보통 '무혈혁명'으로 기억되지만, 당시 탄핵 반대 극렬 시위 중에 경찰 차벽이 붕괴하는 등의 일이 벌어지면서 박근혜 지지자 3명이 사망한 바가 있다. 경찰의 부주의하고 관성적인 대응도 문제이긴 했지만, 당시 탄핵 반대 운동 지도자들의 광적인 선동과 충돌 유도가 스스로 불러낸 비극이었다.

 

극우적인 탄핵 반대 운동 지도자들은 여기서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사망자는 모두 고령 노인들이었는데 그들은 그 후 '애국 열사'로 불리며 전광훈 목사 같은 극우 지도자들이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태극기집회에 참가자들을 모으는 데 중요한 명분과 원동력이 됐다. 지금 지지자들에게 '끝까지 결사 항전'을 선동하는 윤석열도 그것을 노리는 셈이다. 

 

다수 언론의 보도 행태는 이미 12.3 이전으로 돌아갔다/ 관련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윤석열은 제주항공 참사가 벌어지자 갑자기 등장해서 '애도의 글'을 올리며 대통령 행세를 하며 슬퍼하는 척하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 때 윤석열이 보인 인면수심의 태도를 기억하는 우리 모두에게 피가 거꾸로 솟을 만큼 뻔뻔한 행태였다. 아니나 다를까 윤석열과 내란 공범들은 제주항공 참사를 '애도 기간이니 정쟁을 중단하자'라면서 시간 벌기에 악용하기 바빴다.

 

윤석열과 내란공범들의 이런 행태는 최상목 권한대행과 모피아 등 고위 관료들, 국민의힘, 족벌언론들에 의해서 도움을 얻고 있다. 이들 모두는 윤석열의 체포와 구속을 막고 어떻게든 시간을 끌면서 헌재의 탄핵 심판을 뒤로 늦추게 하는 데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다. 이들이 모두 탄핵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목표에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현재 그것은 중요하지가 않다.

 

이들의 음흉한 전략과 무기는 몇 가지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먼저 최상목 권한대행은 내란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경호처의 윤석열 체포 방해를 오히려 돕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란 특검법 등을 모조리 부결시킬 뿐 아니라 한남동으로 달려가 윤석열을 감싸며 자신들이 해산당해 마땅한 '내란의 힘'이라는 것을 거듭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족벌언론들을 중심으로 온갖 가짜뉴스를 퍼트리며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가짜뉴스는 국회 탄핵소추단이 내란죄를 철회해서 탄핵은 법적으로 무효가 됐고, 국회에서 재의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또 공수처의 윤석열 체포 시도와 법원이 발부한 영장은 법적으로 문제가 많아서 위법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것은 다시 '이 모든 게 이재명의 사법리스크를 덮으려고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면서 벌어진 일이고, 이에 대한 반발로 국민 여론이 바뀌며 윤석열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다'라는 가짜뉴스로 연결되고 있다. 이것은 단지 가짜뉴스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조작된 여론조사를 발표하고, 그것을 다시 대대적으로 받아쓰면서 '여조라이팅'을 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댓글 공작도 다시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디어오늘 기사 화면 갈무리 

 

이 여론조사들은 응답률도 형편없고 표본이 너무 작을 뿐 아니라 문항 자체가 노골적으로 원하는 답변을 유도하게 구성돼 있었다. 그래서 예컨대 진보당 지지자 중에서 30% 이상이 윤석열을 지지하고 있다는 황당한 결과들로 짜여져 있다. 이런 여론 조작용 뉴스들이 족벌언론, 포털, 유튜브 등으로 여기저기 퍼 날라지면, 거기에 또 온갖 이상한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그런 댓글들은 또 조직적인 '공감' 누르기 속에서 최상단의 추천 댓글로 올라간다. 그런 댓글은 윤석열을 찬양하고 민주당과 야당들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뿐만 아니라 요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반윤석열 운동과 윤석열 탄핵 집회 참가자들 내부의 다양성과 차이를 이용해 이간질과 갈라치기를 하려는 글들도 늘어나고 있다.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개혁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권력을 차지할 욕심뿐이다', '정의당은 뒤에서 윤석열과 유착해 왔다', '페미니스트들은 집회에 와서 자기들 주장만 펼치고 있다', '트랜스젠더가 숟가락 얹는 것은 꼴 보기 싫다', '청년 여성들이 집회에 가장 많이 왔는데 지워지고 있다', '응원봉의 상징성을 퀴어와 운동권들이 훔쳐 가려 한다.'….

 

하지만, 지금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윤석열의 극우 결집 선동 속에서 갈수록 목소리가 커지고 극단화되는 극우 유튜버들과 '태극기부대'의 행태이다. 이들은 윤석열 지지자들 속에서 공포와 혐오를 부추기며 '이재명과 주사파가 중국과 손잡고 내란을 일으켜 나라를 공산화할 것'이라는 온갖 가짜뉴스와 황당무계한 음모론을 펼치면서 폭력적 충돌을 유도하고 있다.

 

8년 전 촛불혁명 때는 박근혜 탄핵 이후 뒤늦게 등장했던 이들이 전광훈 목사 등의 주도 속에 그동안 성장해 왔고, 지금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활동하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극우 행동대(아스팔트 극우)에 일부 청년 남성들이 동참하는 경향이다. 고령 노인들에 의존해 온 약점을 벗어나기 위해서 극우 지도부는 이것을 의식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반페미니즘 청년 극우 '신남성연대'가 태극기부대와 융합하고 있다. 

요즘 태극기집회를 관찰해 보면 무대에 청년 남성 연설자들을 계속 올리는 것을 볼 수 있고, 반페미니즘으로 악명 높은 '신남성연대' 같은 청년 극우 조직이 전광훈 목사 쪽과 공개적으로 협력하며 융합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심지어 윤석열 체포 저지를 위한 '백골단'(반공청년단)까지 등장해서 사회적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젊은 남성들로 구성된 이들은 헬멧과 ‘멸공봉’으로 무장하고 특전사 출신 인사 등에게 훈련과 지휘를 받고 있다고 했다. 군사독재 시절에 민주화 시위대를 폭력 진압하던 '백골단'뿐 아니라 해방 공간에서 악명높던 서북청년단까지 연상시켰다. 이 때문에 여론의 역풍이 불면서 극우의 자책골이 되기는 했지만, 극우가 폭력적 행동으로 나서는 경향은 계속될 수 있다.

 

왜냐하면 극우 유튜버와 극우 행동대들의 배경에는 결국 기득권 세력의 지지와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윤석열 지키기에 앞장서는 이들은 단지 미쳤거나 망상에 빠져서가 아니다. 극우 유튜버들은 요즘 떼돈을 벌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신의한수'는 슈퍼챗 수입으로만 1억 5070만 원을 벌었고, 성창경TV는 4억 1812억 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이것은 극우 유튜버들의 몇 배를 뛰어넘는 조회수를 올리는 '진보 유튜버'들보다 훨씬 더 큰 수익인데, 더 큰 돈이 가는 곳에 기득권 세력의 뜻이 있다고 봐야 한다. 즉, 보수우파-공안세력-족벌언론-재벌로 연결된 기득권 카르텔은 윤석열의 내란죄를 처벌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기득권까지 흔들릴까 봐 대대적인 반격으로 결집하거나 힘을 보태고 있다.

 

저들은 8년 전의 박근혜 탄핵 때처럼 순순히 물러설 생각이 없다. 그래서 그때와 달리 윤석열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극적으로 추락하거나, 보수우파 정치세력이 2~3개로 쪼개지는 일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민의힘의 지도부와 대다수 의원들은 내란수괴와 그 공범들을 지키려고 똘똘 뭉쳐서 국민의힘 내부 소수의 탄핵 찬성 의원들을 쫓아내려 한다.  

 

극우유튜버들은 지금 떼돈을 벌고있다. 

 

그러다 보니 윤석열 탄핵 운동 내부에서도 조금씩 타협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민주당이 너무 강하게 나가며 무리수를 두니까, 계엄에 반대했지만 이재명에는 거부감을 가진 보수우파들이 저쪽으로 다시 붙고 있다. 적당한 타협과 양보도 필요하다'라는 논리이다. 12.3 이전에도 민주당과 국힘의힘 사이에서 양비론을 펴던 사람들이 특히 이런 입장이다.

 

이런 주류언론과 지식인들은 그동안 툭하면 '구독자의 90% 이상이 민주당 지지자인 김어준 방송이나 구독자의 90% 이상이 국민의힘 지지자인 극우 유튜버나 동전의 양면'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에 <슬로우뉴스>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한겨레, MBC 이용자의 90%도 민주당 지지자로 나온다.

 

그리고 동아일보, 한국경제, MBN은 이용자의 절반 정도는 민주당 지지자, 절반 정도는 국민의힘 지지자로 나온다. 그러면 한겨레와 MBC는 '진영 언론'이고 이런 언론은 '공정 언론'일까? 바로 이처럼 '진영을 벗어나 편향적이지 않고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자처하던 주류언론들과 지식인들이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정권이 집권하는 과정에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세력들은 12.3 이후 윤석열을 강하게 비판하긴 했지만, 요즘 대부분 다시 12.3 이전의 '중립과 객관'으로 돌아서서 탄핵 반대와 찬성의 양편을 공평하게 받아쓰며 중계하고 있다. 그러면서 윤석열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랐다고 호들갑이다. 이런 현상은 12.3 전에도 있었다. 지난 대선 때도 윤석열이 10~20%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많았다.

 

지난 총선 때도 '민주당의 공천학살 때문에 국민의힘이 과반을 얻으며 승리할 것'이라고 여론조사 기관과 전문가들이 합창했다. 즉, 요즘 우리를 갑갑하고 열 받게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인 주류언론과 여론조사 기관이 합작하는 여론조작은 언제나 디폴트값으로 존재했다. 그것은 다시 실제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알다시피 대선과 총선 결과는 주류언론과 여론조사 기관들이 말하는 것과는 전혀 달랐다. 

 

개딸도 문제고, 극우도 문제라는 전형적인 양비론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저들의 뜻대로는 되지 않을 것이고 믿을 것은 우리들 자신의 힘이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서 투쟁할 때만 그 정도만큼 민주주의는 전진해 왔다. 언제나 거대한 투쟁의 폭발은 다양한 세력의 연대를 낳는다. 지금도 다양한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다양한 요구를 가진 다양한 성별, 세대, 지역,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

 

우리가 서로를 불신하며 서로의 요구를 깎아내리면 연대는 깨지기 쉽고 적들은 바로 그 틈을 노린다. 각자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함께 행동하고 토론하는 것은 어렵지만 중요한 일이다. 우리를 서로 불신하고 적대하게 만들려는 수많은 시도들 속에서도 12.3 새벽에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서 민주주의를 지켰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미래가 걸려있는 절체절명의 투쟁이다.    < 민들레 전지윤 기자 >

 

"국힘스스로 징계 안하면  ‘전광훈당’ 아니면 ‘군사독재정권의 후예’라고 할 수밖에 없다”

 

 
 
박성준(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야6당 공동으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제명촉구 결의안을 제출한 뒤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6당이 독재정권의 국가폭력을 상징하는 ‘백골단’을 자처한 극우 청년조직에게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제명 촉구 결의안을 10일 국회에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제명 요구를 일축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야6당은 이날 오후 국회 사무처 의사과에 ‘김민전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며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전날 ‘백골단’을 자처하며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저지에 나선 반공청년단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한 바 있다. 그는 이후 비판이 커지자 “정확한 정보와 배경을 파악하지 못한 채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며 “반공청년단은 1950~60년대 반공단체로 역사의 유물이 됐고, 백골단은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아래에서 국민의 인권을 짓밟은 사법 경찰”이라며 “그야말로 정치 테러 집단을 국회 소통관에 초대해, 그것도 백골단이라는 이름으로 떳떳하게 소개하는 회견을 열었다는 것 자체가 국회의원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어떻게 정치학 박사라는 사람이 백골단이 무엇인지 모를 수 있나. 몰랐다면 뇌가 없는 것이고 알고 주선했다고 해도 제정신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스스로 김 의원을 제명하지 않는다면 ‘전광훈당’ 아니면 ‘군사독재정권의 후예’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야6당의 제명 요구에 선을 긋고 있다. 국민의힘이 당 차원에서 반대하고 나서면, 김 의원 제명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국회의원을 제명(국회법 제163조)하기 위해서는 재적 의원 3분의 2인 20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야 6당 의석수(192명)를 고려할 때, 국민의힘에서 8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백골단이란 명칭이나 실체에 대해 불분명한 상태에서 기자회견을 주선한 건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김 의원이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기 때문에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박수민 원내대변인도 “김민전 의원은 어제(9일) 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하였으나, 논란이 되자 신속히 사과했다”며 “정확한 정보와 배경을 파악하지 못한 채 우리당 의원이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에 대해 당 차원에서도 사과드린다”고 했다. 다만 그는 “엄중한 상황이지만 2030세대가 평화로운 집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국가를 지키고, 헌법을 수호하고, 체제를 지키는 이들의 행동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며 “변화를 위한 2030 여러분의 행동을 응원하고 지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내란 행위를 옹호한 유튜버 6명을 경찰에 고발하겠다”고도 밝혔다. 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 허위조작감시단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며, 헌법과 법치를 심각히 훼손하고 내란 행위를 옹호한 혐의”로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운영자인 신혜식씨와 ‘신남성연대’를 운영하는 배인규씨 등 유튜버 6명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 한겨레 고한솔 서영지 기자 >

 

청소년들도 국힘 해체 시위 “백골단 사태에 나치 친위대 떠올라”

 

 
 
범시민총궐기대회가 열린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일대에 시민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영원 기자 
 

“똑똑히 기억할 것입니다. 국회의원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11일 ‘윤석열 즉각 체포·퇴진 범시민총궐기대회’(범시민총궐기대회)를 앞두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청소년들이 국민의힘 의원과 당협위원장 50명의 이름을 하나씩 읊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겠다며 관저 앞에 서서 ‘인간방패’를 자처한 이들의 이름들이다.

윤석열퇴진청소년비상행동(청소년비상행동) 소속 청년·청소년들은 이날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하는 엽서를 쓴 뒤 기자회견을 열어 ‘내란죄 피의자’ 윤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을 강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들은 공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원에 의해 발부된 적법한 영장 집행을 가로막기 위해 나선 비상식적인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함보경 청소년비상행동 시국행동 제안자는 “국민을 우습게 보고 내란에 동조하고 있다”며 “이런 나라에서 국민으로서, 청소년으로서 살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청소년들이 적은 엽서에는 ‘역사 속에 내란동조 정당으로 기억되실 겁니다’, ‘반공청년단 내세워 내란수괴 옹호에 앞장서다니, 그러고도 국회의원입니까’ 등의 문장이 적혔다.

 

특히 ‘백골단’(반공청년단)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하며 극우세력에 힘을 실어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김준호(18)군은 “히틀러와 나치 친위단이 생각났다. 역사를 퇴보시키는 윤석열과 국민의힘을 용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수연 청소년비상행동 공동대표도 “우리 청소년들이 백골단을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역사에서 배웠고, 영화에서 그들이 시민들을 짓밟던 모습을 봤다”며 “위헌내란정당인 국민의힘이 존재하는 한 민주주의는 쇠퇴하고, 극악무도한 사건은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외쳤다.

 

11일 윤석열퇴진청소년비상행동(청소년비상행동) 소속 청년·청소년들이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하는 엽서쓰기 행사를 열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가윤 기자

 

청소년들은 국민의힘의 보수세력 결집 시도로 해당 진영이 점차 과격화되어 가는 것에 대한 걱정도 내비쳤다. 백아무개(17)양은 “높은 자리에 있는 국회의원이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이 부끄럽다”며 “모쪼록 시위에 참여하는 모든 분이 상처 입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린 범시민총궐기대회에도 이른 오후부터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민주주의 1인분하러 왔습니다', ‘사료값 벌다 뛰쳐나온 전국 집사노동조합' 등 집회의 상징이 된 각양각색 깃발을 노래에 맞춰 흔들었다.

 

윤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이후 난항을 겪고 있는 사법처리와 탄핵절차에 대한 불안과 그 과정에서 등장한 극단적인 주장에 대한 우려가 시민들 사이에 이어졌다. 집회에 참여하러 온 박수현(27)씨는 “백골단이라는 이름까지 등장한 상황이라 큰 충돌이나 부상이 있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경찰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친구와 함께 집회를 찾은 박소윤(34)씨는 “답답한 상황이지만 쉽지만은 않으리라는 각오는 했다. 헌법재판소를 믿고 덤덤하게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 한겨레 김가윤 기자 >

 

범시민총궐기대회가 열린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일대에서 한 집회 참석자가 발에 핫팩을 올려놓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   윤석열 대통령 2차 영장 집회 코앞, 시민들은 어떻게 스스로 도왔나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시민행동 주최로 열렸다. 참가자들이 응원봉 불빛을 밝히며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 권우성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시민행동 주최로 열렸다. 참가자들이 응원봉 불빛을 밝히며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이 임박한 토요일 오후, 어김없이 광화문 앞에 시민들이 모였다. 주최 측 추산 20만. 이들은 '윤석열 구속', '윤석열 파면' 등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예정된 시각은 오후 4시였다. 하지만 그 시각보다 훨씬 전부터 시민들은 응원봉과 깃발, 손피켓을 들고 광화문으로 모였다. 일부는 오후 1시경부터 자체적으로 작게 무대를 만들어 행사를 열었다. '계엄 위해 전쟁 유도한 윤석열 구속 촉구! 시민평화행동', '기후정의 오픈마이크', '페미니스트 시국 발언대', '국민의힘 지금당장 해체하라! 청소년 엽서쓰기 행동' 등 무대가 광장 곳곳에서 펼쳐졌다.

본행사 무대에는 평범한 시민들이 올라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큰 목소리로 외쳤다. '옥상달빛', '종합예술단 봄날', '스카웨이커스', '조성일'이 공연을 열었다.

시민 행진은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서 시작해 중구 명동까지 이어졌다. 20만 명 시민들은 안국역부터 전차선을 열고 뛰어가면서 "윤석열 체포"를 외쳤다.

대통령경호처가 차벽과 청조망을 쌓으며 답답한 장기전이 펼쳐지고 있고, 기온은 뚝 떨어져 한겨울 엄동설한이었지만, 이날 집회는 되레 곳곳에서 유쾌함을 엿볼 수 있었다.

그가 죄수복 입고 나타났다... 윤석열 코스프레

▲ "백골단 등장에 분노"한다면서 정치깡패 죄수복을 입고 나온 백아무개씨. ⓒ 유지영
 


이날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 앞에는 흰색 죄수복을 입고 '윤석열 가면'을 쓴 채 수갑을 찬 모습을 한 인물이 등장했다. 고무신을 벗고 돗자리에 앉은 그는 '나는 깡패입니다, 국민의 심판을 받겠읍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앞에 펼쳤다.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이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주인공은 백아무개(20)씨. 백씨는 지난 9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반공청년단'을 출범하는 기자회견을 국회에서 연 것에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백골단은 5공화국 당시 민주 투사들을 잔인하게 탄압하던 단체고, 반공청년단은 1공화국의 정치깡패였던 서북청년단을 연상하게 한다"며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이가 이를 뻔뻔하게 언급한다는 데 분노가 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우리 민주 시민들을 탄압하겠다고 하니 우리도 과거 정치깡패인 이정재처럼 전통적인 최후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이렇게 입고 나왔다"고 밝혔다.

영하의 날씨에 죄수복을 입었지만, 그는 "내복을 안에 입었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그런지 열기가 나에게도 느껴져 아직 따뜻하다"라는 말을 남겼다.



경복궁에 다시 등장한 단두대 "퇴근하고 새벽 2시까지 만들었다"

▲ 11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에서 주최하는 집회에 단두대를 갖고 나온 최종인(33)씨. ⓒ 유지영
 


스스로를 '용접쟁이'라고 소개한 최종인(33)씨는 11일 직접 나무로 모형 '단두대'를 제작해서 집회에 들고 나왔다. 최씨는 "대통령에 걸맞은 대접을 해달라면서 체포를 하지 말아달라는데, 그건 대통령이 아닌 전제군주처럼 구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전제군주에 걸맞은 최후를 보여주려 한다"고 단두대를 가져온 이유를 밝혔다.

최씨는 "어제(10일) 퇴근하고 오후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만들어서 오늘 갖고 나왔다"면서 "광화문이 교통통제를 시작하기 전에 자가용으로 단두대를 옮겨야 해 아침 일찍부터 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12월 7일 여의도서 집회에 참석한 이후로 꾸준히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집회에 나오는 것은) 사람이라면 너무 당연하다. 동료 시민들, 친구들이 권력자의 총부리에 희생당할 수도 있었으니 사람이라면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나"라고 했다.

"왜 탄핵이 빨리 되지 않는 걸까 답답해도 시민들이 희망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광장에 노동자, 농민, 퀴어, 여성, 청소년, 이주 노동자가 나와 환호했던 것처럼 이 광장을 앞으로의 사회로 가져갔으면 한다."

어묵차 준비한 의료연대본부 "추운 날씨에 시민들과 함께"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배동산 사무국장. 의료연대본부는 1000인분의 어묵차를 준비했다. ⓒ 유지영
 


이날 종로구 효자로에는 여러 정당·단체에서 준비한 무료 커피·풀빵·어묵차가 줄지어 준비됐다. 시민들은 집회에 참여해 구호를 외치다가도 효자로로 빠져 따뜻한 음식을 찾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도 이날 '의료는 상품이 아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붙인 어묵차를 불렀다. 1000명의 시민들이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배동산 의료연대본부 사무국장은 "추운 날씨에 민주주의를 위해 나온 시민들과 어묵차를 통해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나누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각종 의료 민영화 정책을 밀어붙여 지역 의료는 붕괴 상태지 않나. 공공의료를 더 확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나오게 됐다"고도 말했다. 그는 '의료내란죄 윤석열 파면!', '윤석열님, 약 드실 시간이에요. '공공의료'라는 약'이라고 적힌 캐릭터 손피켓을 들었다.

전국 경숙씨의 딸들 연합 "숨지 말고 죗값 치르기를"

▲ 강아무개(31)씨가 '윤석열 즉각 체포·퇴진-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에 들고 나온 '전국 경숙씨의 딸들 연합' 깃발. ⓒ 유지영
 


어김 없이 이색 깃발도 집회 내내 펄럭였다. 강아무개(31)씨는 11일 '전국 경숙씨의 딸들 연합'이라고 적힌 흰색 깃발을 들고 집회를 찾았다.

강씨는 "2016년 박근혜 탄핵 때는 '얼룩말연구회'라는 깃발을 만들었고, 이번 집회에는 2030 여성들이 많이 나오니 어머니 이름인 김경숙씨를 딴 깃발을 만들었다"면서 "그간 여성들의 목소리가 많이 지워졌는데, 이번 기회에 정치권에서도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집회에 나오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 분'이 답답하게 숨어만 계시니까 나와서 합당하게 처벌받기를 원한다."

청소년들도 "윤석열 방 빼라"

▲ 11일 '엽서쓰기' 행동을 기획한 김도현 윤석열퇴진 청소년비상행동 간사가 '국민의힘 해체!'가 적힌 엽서를 들어보였다. ⓒ 유지영


본 집회에 앞서 광화문 삼거리에서는 청소년들이 모여 국민의힘의 해체를 요구하는 '엽서쓰기' 행동을 벌였다.

이 행사를 기획한 김도현 윤석열퇴진 청소년비상행동 간사는 "6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한남동 관저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내란에 동조한다는 생각이 들어 해체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에게 연하장을 보내는 행동이 유행하지 않았나. 청소년의 목소리가 정치권에 직접 전달되기가 어려우니 연하장 행동을 빌려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에게 엽서를 써서 직접 전달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한 청소년은 엽서에 손수 "방 빼세요"라고 적었다.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시민행동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시민행동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명동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자식을 군대 보낸 ‘아프지말고 다치지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회원들이 행진 선두에 서 있다. ⓒ 권우성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명동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모형 단두대를 끌고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명동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1월 11일 부산 서면 동천로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 주최 '윤석열 체포구속 부산시민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부산시청까지 거리행진을 마친 뒤 '내란수괴 윤석열', '내란집단 국민의힘'이라고 적힌 가로 세로 6m 길이의 대형 현수막 2개를 갈기갈기 찢고 있다. ⓒ 진군호
 


"이상한 유튜브에 빠져 군대를 투입하더니 법과 영장까지 무시하며 경호처를 사병처럼 부리고 있는 것 같아 화가 납니다. 죄를 지어놓고 전광훈당이나 여당 안에 극우에 기대서 석열산성 쌓고 우기면 된다는 건데, 어림없는 소리죠. 논쟁거리가 될 수 없어요. 한 예능에 나와 국민 앞에 숨지 않겠다더니 적어도 언행일치는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12.3 내란 사태에 따른 공조수사본부의 2차 체포영장 발부 사흘째인 11일,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진 강추위 상황에서도 부산 서면 동천로 '윤석열 체포구속 부산시민대회'에 나온 한 참가자는 경호처의 비호 아래 관저 문을 걸어 잠근 윤 대통령의 거짓말을 강하게 비꼬았다. 박아무개(38)씨는 "이러면 누가 법을 지키려 하겠느냐"라고 말했다.

어김없이 모인 시민들 "내란수괴 탄핵·체포 지연 어림없다"

박씨가 언급한 얘기는 3년 전 SBS <집사부일체> 출연을 말한다. 당시 윤 대통령은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늘 나와서 잘했든, 잘 못 했든 국민들 앞에 나설 것"이라며 "절대로 숨지 않겠다"라고 약속했다. 비상계엄이 국회 결의안 통과로 실패로 끝나면서 지난달 7일 대국민담화를 통해서도 "법적·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말뿐이었다. 그는 수사기관의 내란 혐의 조사와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에 불응하며 버티기 중이다.

현직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내란·외환 죄의 경우(헌법 84조)엔 불소추 특권을 적용받지 못한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을 방어하며 '보수우파 궤멸'만 걱정하고 있지만, 보수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조차 "대통령은 체포영장에 순응해야 한다. 법꾸라지가 되지 말라"며 쓴소리를 내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법질서를 중시하는 보수라면 법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다.

윤 대통령과 비슷한 세대인 60대 석아무개씨도 조 편집장과 비슷한 얘기를 했다. 석씨는 "포고령을 보면 알 것 아니냐.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계엄이 성공해 전두환처럼 갔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법치주의를 흔들지 말고 당장 관저에서 나와야 한다"라며 영장 집행에 반대하는 윤 대통령 측 주장을 일축했다.

1월 11일 부산 서면 동천로에서 부산 100여 개 단체로 꾸려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의 '윤석열 즉각 체포구 속 부산시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2000명이 참가했다. ⓒ 김보성관련사진보기

 

1월 11일 부산 서면 동천로에서 부산 100여 개 단체로 꾸려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의 '윤석열 즉각 체포구 속 부산시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2000명이 참가했다. 무대에 올라 탄핵을 배달하는 민주주의 안전 전국대행진에 나서겠다고 말하고 있는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 ⓒ 김보성관련사진보기

 

1월 11일 부산 서면 동천로에서 부산 100여 개 단체로 꾸려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의 '윤석열 즉각 체포구 속 부산시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2000명이 참가했다. 롯데 팬이 들고 나온 자체 제작 깃발 ⓒ 김보성관련사진보기


계엄 이후 열여섯 번째에 이른 이날 집회(주최 측 추산 2000명)에서도 헌재의 신속한 탄핵 인용과 동시에 즉각 체포, 구속을 촉구하는 자유발언이 주를 이뤘다. 하루 전 관저를 지키던 박종준 경호처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 경찰에 출석하자 시민들은 "다른 경호원들도 결단하라"며 경호처가 내란수괴(우두머리)의 친위대로 전락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전 처장의 뒤를 이어받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경찰의 세 번째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관저에 겹겹이 차벽과 철조망을 쌓아 뒤로 숨은 대통령을 비판한 이주형(20)씨는 "이에 동조하는 것도 내란범"이라며 경찰을 향해서 "지연 없는 재집행"을 요구했다. 그는 "윤석열이 체포, 구속돼야 대한민국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일 공세로 탄핵을 무력화하려는 여당에 대한 강한 분노도 터져 나왔다. 특히 '백골단'을 자처한 '반공청년단'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민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극우로 치닫는 여당 비판

80년대 학번인 김병철(57)씨는 "내란 동조세력들이 국민을 쇠파이프로 때려 죽이던 백골단을 부활시켜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있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기장군에서 왔다는 시국모임의 유하영(49)씨는 지난 6일 관저에서 체포를 막은 45인 중 한 명인 정동만 국회의원을 소환해 "왜 부끄러움은 기장군민의 몫이 되어야 하느냐"고 탄식했다.

농민들의 트랙터 시위, 이른바 '남태령 대첩'에서 배달연대 등 숨은 활약으로 주목받았던 라이더 노동자들은 다음주 14일부터 부산·창원을 시작해 헌법재판소까지 민주주의·안전 대행진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콜을 멈추고 참석한 이상진 라이더유니온 조합원은 "다음 주 윤석열이 체포 구속되면 헌재에 파면 촉구 배달을, 동시에 배민·쿠팡 본사 갑질에 대한 탄핵도 배달하러 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각양각색 깃발은 이날 집회의 또다른 관심거리였다. 사회자 이지희 '청년 오늘' 사무국장은 자체 제작 깃발 가운데 일부를 참석자들에게 소개했다. 롯데팬이 든 '마 함 해보입시다', 이상 작가를 지지하는 '전국이상협회', '마법소녀노동조합', '내란 때문에 근손실, 피크민 러닝크루' 등이 하나씩 언급되자 환호가 쏟아졌다. 이 사무국장은 "이들이 오늘 집회를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라고 감사를 표시했다.

마지막은 모두의 합창이 무대를 장식했다. 부산민예총 음악위원회의 '아름다운 사람(김민기)', '이래야 나라다(윤민석)' 등을 함께 부른 시민들은 노래를 끝낸 뒤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부산시청으로 향했다. 두 갈래로 나뉜 참석자들은 송상현 광장을 거쳐 약 3㎞ 구간의 거리를 걸어 시청광장에 도착했다. 주최 측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은 '내란수괴 국민의힘', '내란집단 국민의힘'이라 적힌 가로·세로 6m 길이의 대형 펼침막을 각각 꺼내들었다. 행진을 마친 이들은 보란듯 이를 갈기갈기 찢었다.

1월 11일 부산 서면 동천로에서 부산 100여 개 단체로 꾸려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의 '윤석열 즉각 체포구 속 부산시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2000명이 참가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백골단' 논란에 부마민주항쟁 관련자들이 들고 나온 손팻말. ⓒ 김보성

 

1월 11일 부산 서면 동천로에서 부산 100여 개 단체로 꾸려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의 '윤석열 즉각 체포구 속 부산시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2000명이 참가했다. ⓒ 김보성

 

11일 늦은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파면, 내란공범 국짐당 완전 박멸, 사회대개혁 실현 창원시민대회-분노의 행진”. ⓒ 윤성효

 

11일 늦은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파면, 내란공범 국짐당 완전 박멸, 사회대개혁 실현 창원시민대회-분노의 행진”. ⓒ 윤성효
 


시민들이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파면"과 "내란공범 국짐당 완전 박멸"을 외치며 '분노의 행진'을 벌였다. 윤석열즉각퇴진 사회대개혁 경남비상행동이 11일 늦은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창원시민대회'를 열고 3km 정도 떨어져 있는 국민의힘 경남도당 앞까지 행진한 것이다.

12‧3 내란 사태로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매주 토요일마다 이곳에서 "윤석열 퇴진‧체포‧파면‧구속"을 내걸고 집회를 벌여 오고 있는 경남비상행동은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대통령 관저 앞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한 행동에 '분노'를 나타냈다.

집회 사회를 맡은 김인애 경남청년유니온 위원장은 "35년 전 4월 26일 강경대 열사가 백골단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돌아가셨다. 독재정권에 분노한 민중들을 폭력살인 규탄, 책임자 처벌, 백골단 해체, 노태우 군사독재정권 타도를 외치며 투쟁했고, 그해 11명이나 더 돌아가셨다"라며 "그렇게 불의에 맞서 싸우며 흘린 피로 쌓아온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금 우리는 이 자리에 섰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관저를 지키던 인간방패, 국민의힘 가만둘 수 있느냐. 윤석열도 체포하고 파면하고 내란공범 국민의힘도 싸그리 처벌해야 한다"라며 "그래서 오늘 국민의힘 도당 앞으로 분노의 행진을 한다"라고 했다.

박민정 경남비상행동 홍보국장은 최근 벌어진 상황을 정리해 전하면서 "여전히 정신을 못차린 국힘당과 내란세력들이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권영세 국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과저에서 수갑 채워 끌고 가는 것은 국격을 엄청나게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발언했으며 탄핵찬성 집회 사진을 탄핵반대 집회사진으로 선전하며 여론을 조작하려는 등 발악하고 있다. 심지어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의 가족들을 살해하겠다는 협박까지 하며 비상식적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명절을 2주 앞두고 온 나라가 긴장과 논란 속에 몸살을 앓고 있다"라며 "내란세력들이 아무리 강하게 저항하고 발버둥을 쳐도 정의와 민주를 지키는 민중의 힘이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윤석열 체포와 구속, 파면은 정해진 수순이다. 날씨가 많이 춥지만 힘 빠지지 않고, 오늘 반민중 내란정당 국힘당을 혼쭐내러 함께 행진한다"라고 했다.

"연대의 힘이 모이면, 역사도 바뀔 수 있지 않느냐"

11일 늦은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파면, 내란공범 국짐당 완전 박멸, 사회대개혁 실현 창원시민대회-분노의 행진”. ⓒ 윤성효


시민 발언이 이어졌다. 대학 합격통보를 받은 예비대학생이라고 한 서지희씨는 "너무 잦은 탄핵으로 나라가 휘청거려 탄핵에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는 사람이 있다. 탄핵이 잘못된 일이냐.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정치의 기능을 직접 실행하는 건데, 이걸 부끄러워 해야 하느냐"라고 말했다.

서씨는 "시위에 참석하면 할수록 연대의 힘이 여실히, 더 강하게 느껴지지 않느냐. 나와 같은 분노를 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다 오면, 저도 모르게 자신감이 생기고 무기력함이 사라져서, 탄핵이라는 희망도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진다. 연대의 힘이 모이면, 역사도 바뀔 수 있지 않느냐"라고 했다.

"함께 해 주시는 어른분들께 짧게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한 서씨는 "우리 십대, 이십대 젊은이들은 어른들에게 어린데도 대단하다, 같은 칭찬을 듣고 싶어서 이런 자리에 서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나이, 성별, 국적, 종교, 학벌 등을 불문하고 오직 윤석열 탄핵을 위해 이 자리에 모인 동료 아니냐. 그러니 대견하다는 칭찬보다 동료로서, 함께 서로를 응원을 하며! 윤석열 퇴진을 외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남상현씨는 노래 "시작"(가호)을 부르며 참석자들을 응원했고, 하동석탄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라고 소개한 시민은 "우리는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원한다"라며 "기후재앙을 걱정하는 많은 시민들과 기후악당 윤석열이 퇴진되는 그날까지 함께 싸우겠다"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서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시민은 "제가 처음 집회에 나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겁도 없이 어딜 가느냐는 질문을 들었다. 아니다. 저는 두려워서 나왔다"라며 "지난해 12월 3일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학교를 다녀와 우리 언제 보냐면서 학교에 대한 불평을 했고, 친구는 곧 종강이라고 끝나면 신나게 놀자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정확히 30분 뒤 친구에게서 '뉴스 봤어? 계엄령 떨어졌대'라는 전화가 걸려왔다"라고 했다.

이어 "영화 <서울의 봄>이 떠올랐다. 트위터에는 군인들과 헬기가 깔렸고 시민들이 그를 막아서는 걸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 주에 이곳으로 나왔다.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서"라며 "지금 이 사태를 만든 사람은 집 안에 숨고, 공권력을 이용해 더더욱 숨어 들고 있다. 그 사람들에게 한 마디만 하겠다. 제가 며칠 전에 봤던 드라마 대사인데 '오늘의 책임을 회피한다고 내일의 책임까지 피할 수 있을 것 같으냐'이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앞에서 열린 마무리 집회에서 김은형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최근 한남동 투쟁 이후 민주노총 머리띠 택배 주문이 폭주하며, 가방에, 모자에 메고 투쟁 현장에 나오시는 학생과 청년 동지들을 보며, 지금껏 민주노총이 이렇게 대중들에게 환호받으며 인정받고 투쟁한 적이 있었던가 생각할 정도로 감동적이고 고맙다"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윤석열 정권을 몰아내고 다음 정권이 선다고 해도 민주노총은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라며 "민주노총은 모든 형태의 차별을 철폐하고 안전한 일터와 안전한 사회, 사회보장제도와 주택, 교육, 의료제를 개혁하여 전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 민주노총의 과제이다"라고 했다.

김 본부장은 "내란수괴와 내란동조범 윤석열 정권을 몰아내고, 극우파시스트·내란 정당 국힘당을 몰아내고도 민주노총은 노동자, 민중, 서민을 위한 사회대개혁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국회의원(창원성산),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비례)이 참석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편 창원 도계동 소개 하나교회(공명탁 목사)는 창원시청 후문 건너편에 있는 식당(백년옛날짬뽕)에 집회 참석한 청소년들이 먹을 수 있도록 '선결제(50만 원)'를 해놓았다.

한편 보수단체인 국민저항운동본부(상임대표 경철수)는 이날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저항권 선언문"을 통해 "영장 체포 행위 규탄한다"라고 하면서 "평화적 저항과 행정부, 사법부, 입법주의 대안 마련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경남비상행동이 집회를 열기 전에 국민저항운동본부가 해산해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11일 늦은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파면, 내란공범 국짐당 완전 박멸, 사회대개혁 실현 창원시민대회-분노의 행진”. ⓒ 윤성효

 

11일 늦은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파면, 내란공범 국짐당 완전 박멸, 사회대개혁 실현 창원시민대회-분노의 행진”. 허성무 국회의원(가운데). ⓒ 윤성효

 

11일 늦은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파면, 내란공범 국짐당 완전 박멸, 사회대개혁 실현 창원시민대회-분노의 행진”. 김은형 민주노총 경남본부장과 정혜경 국회의원. ⓒ 윤성효

 

11일 늦은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파면, 내란공범 국짐당 완전 박멸, 사회대개혁 실현 창원시민대회-분노의 행진”. ⓒ 윤성효

 

11일 늦은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파면, 내란공범 국짐당 완전 박멸, 사회대개혁 실현 창원시민대회-분노의 행진”. ⓒ 윤성효

 

11일 늦은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파면, 내란공범 국짐당 완전 박멸, 사회대개혁 실현 창원시민대회-분노의 행진”. ⓒ 윤성효

 

11일 늦은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파면, 내란공범 국짐당 완전 박멸, 사회대개혁 실현 창원시민대회-분노의 행진”. ⓒ 윤성효

 

보수단체인 '국민저항운동본부'는 11일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계업 합법,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보수단체인 '국민저항운동본부'는 11일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계업 합법,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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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포토] ⓒ 권우성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명동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명동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명동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명동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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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포토] ⓒ 권우성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명동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모형 단두대를 끌고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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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포토] ⓒ 권우성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명동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자식을 군대 보낸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회원들이 행진 선두에 서 있다.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명동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자식을 군대 보낸 ‘아프지말고 다치지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회원들이 행진 선두에 서 있다. ⓒ 권우성

“극우와 내란 세력의 목소리를 기계적 중립으로 다루는 보도 많이 접해”

가짜뉴스 만들고 객관적 사실 왜곡하는 일 반복 “극우 결집 언론이 뒷받침”

 
 
▲시민들이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와 구속을 요구하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범시민총궐기대회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한남동 관저 앞에서 밤을 새우는 동안 민주노총의 경찰 폭행이라는 가짜뉴스를 읽었다. 여러분, 우리나라 언론은 민주주의를 만든 자들이 아니다. 언론은 민주주의의 수혜자이고 헌법으로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는 특권층이다. (…) 윤석열씨가 체포, 구속, 파면되고서 우리가 소리내어 뜯어내 고쳐야 할 것은 언론이다.”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주최한 범시민총궐기대회에서 나온 발언이다. 영하 4도의 혹한에 주최 측 추산 20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윤석열 즉각 체포’를 촉구했다. 

 

지난주 서울 광화문과 한남동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며 16시간 밤샘 집회를 한 ‘인간 키세스’라 소개한 이예지 씨는 자유발언에서 “언론이 가짜뉴스를 만들고 객관적 사실을 왜곡하는 일이 반복되면 또다른 정치권력과 언론이 손잡고 대한민국엔 민주주의 위기가 다시 찾아올 것”이라며 위와 같이 말했다.

 

▲시민들이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와 구속을 요구하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범시민총궐기대회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지난주 서울 광화문과 한남동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며 16시간 밤샘 집회를 한 ‘인간 키세스’라 소개한 이예지 씨가 자유발언하고 있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유튜브 갈무리
 

그는 “우리가 응원봉을 들고 한남동과 남태령으로 달려간 열정으로, 언론 집단도 해체되도록 아주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 언론은 견제할 수단이 없어 더 크고 더 강한 시민의 힘이 필요하다”며 “기사에 ‘좋아요’ 누르고, ‘후속’, ‘강추’를 누르고, 진실을 알리는 댓글을 쓰는 것이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는데 함께 해 달라”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로부터 “네”라는 대답과 함께 환호가 터져나왔다.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의 집행을 준비하고 있다.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불응한 윤 대통령이 경호처의 비호를 받으며 체포영장에도 불응하는 가운데, 시민들은 현 상황에 대한 분통과 함께 언론을 향해 느끼는 답답함도 쏟아냈다.

 

집회에서 만난 조건희 씨(29)는 언론이 내란사태를 주도한 윤 대통령에 대한 단죄 요구를 ‘찬반 집회’란 단어로 다루는 데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 일하는 그는 “극우와 내란 세력의 목소리를 기계적 중립으로 다루는 보도를 많이 접한다. 언론이 (내란 사태를) 잣대 없이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다’는 태도로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건 큰 문제”라고 했다. “이를테면 ‘여기 집회엔 몇만 명이 왔다’고 말하는 보도는 그 세력을 신경쓰게 만들고 결국 참가자와 보는 사람들을 피로하게 만든다”고 했다.

 

▲시민들이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와 구속을 요구하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범시민총궐기대회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경기 오산에 위치한 이주노동법률지원센터 ‘소금꽃나무’에서 광화문을 찾은 이용덕 씨는 “현재 극우가 결집하는 데 언론이 큰 뒷받침을 해주고 있다고 본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란사태에서 쟁점은 쿠데타 시도를 처벌하는 일인데 이를 요구하는 집회를 두고 ‘충돌이 우려된다’며 양비론으로 다룬다. 보수언론은 ‘충돌이 우려되니 윤석열을 체포하지 말고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고도 한다. 충돌이 싫으면 수사를 받으면 된다는 간단한 사실을 가리고, 진정한 쟁점도 가리는데 그 본심은 윤석열 체포 반대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계엄이 터졌을 당시 대중이 너무나 크게 분노하니 그 기세에 억눌려있던 언론이 이제 점점 대중의 눈과 귀를 가리는 보도를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도 “언론 보도를 보며 엄청 답답하다”고 했다. “쿠데타가 온 세상에 다 드러났음에도 국민의힘처럼 윤석열을 옹호하는 세력이 국민 생각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허위주장을 한다. 이들이 자기 살려고 하는 주장은 공익과 아무 관련이 없는데, 이를 바로잡지 않고 보도하는 건 너무나 잘못됐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윤석열은 집권하는 동안에도 반국가세력이란 프레임으로 자기가 반대하는 이들을 다 몰살시키려는 정치를 해왔고 그 중 하나는 노동자였다. 언론도 마찬가지”라며 “아무리 장악된 언론이라도 생각이 있다면 민주주의와 법치에 맞게 생각하길 바란다”고 했다.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와 구속 촉구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범시민총궐기대회에 참석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사진=김예리 기자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와 구속 촉구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범시민총궐기대회에 참석한 마야(28)씨와 이주노동자들. 사진=김예리 기자
 

시민들의 ‘윤석열 체포’ 요구 목소리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으로 사회적 약자 혐오를 선동하는 허위정보가 더욱 기승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투쟁 소식을 알리는 유튜브채널 ‘스튜디오 알’을 제작하는 양동민 씨는 “누군가를 배제하려는 황당한 가짜뉴스와 혐오 선동도 많은데 언론이 이 문제를 다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연대 사전집회에서 태극기와 카메라를 든 분이 제게 팔레스타인인지 물어 한국인이라 답했더니 ‘윤석열 탄핵과 무슨 상관이냐, 왜 이스라엘을 모욕하느냐’고 하더라. 나중에 알고 보니 극우 지지자들 사이에 (비상계엄 국면에) 중국인과 팔레스타인인들이 자신에 유리한 의제를 얹으려 한다며, 사진 찍어 신고하면 추방시킬 수 있다는 ‘지라시’가 돌더라”고 했다. 최근 일부 극우 매체가 비상계엄과 관련해 중국인 등 이주민 혐오를 담은 허위 보도를 내기도 했다.

 

한편 집회에 참가한 2030 여성 가운데엔 이주노동자도 있었다. 네팔에서 온 28세 이주민 마야씨는 “언론은 비상계엄을 말하지만 올해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에게 너무나 힘든 해였다. 우리에겐 365일이 계엄이었다”며 “한동훈 씨가 법무부 장관이 된 뒤 이주노동자들의 단속이 심각해져 집과 직장 외에는 외출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 또한 “이주노동자들은 집회에 나오면 사진이 찍혀 추방될 수 있다는 가짜뉴스가 돌아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랬던 윤석열 정부인데, 뉴스를 보면 범죄를 저지른 윤 대통령을 체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옥상달빛이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와 구속을 요구하며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범시민총궐기대회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옥상달빛, 종합예술단 봄날 등이 이날 공연 무대에 올랐다. 옥상달빛의 김윤주 씨는 “여기에서 노래로 조금이나마 힘이 되려 나왔다. 기분이 좋아야 할 연초에 이렇게 찬 바닥에 앉아서 고생하시는 여러분들을 보면서 정말 아프고 슬프다”며 “분명히 좋은 결과가 하루빨리, 당장 오늘이라도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런 미친 상황에 상처받았을 여러분들을 위해서 온 마음을 다해 위로를 드리고 싶다. 여러분 지치지 마세요”라며 ‘달리기’와 ‘수고했어 오늘도’ 등 노래를 불렀다.

 

집회에는 참가자들이 직접 슬로건을 써서 피켓을 만드는 부스가 마련됐다. 비상행동 측은 이날 시민총궐기대회에서 어묵, 물떡, 붕어빵, 떡볶이, 순대, 커피, 스프, 츄러스, 핫도그, 감자튀김, 호떡 등을 집회 참가자에게 제공하는 푸드트럭도 준비했다고 밝혔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광화문에서 안국동 사거리와 종각역, 을지로입구역을 거쳐 명동 신세계백화점 앞까지 행진했다.   <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