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트럼프,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 해제 합의

● Hot 뉴스 2017. 9. 5. 17:58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한-미 정상 4일 밤 40분간 통화
사드 임시배치 신속히 완료하기로
최고도 제재 강조…‘평화적 해법’ 언급 없어

문 대통령, 아베·메르켈·푸틴과도 통화
메르켈 “평화적 해결” 푸틴 “외교적 해결”
문 대통령 “안보리서 대북 원유 중단 검토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4일 밤 청와대 관저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밤까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메르켈 독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쇄 통화를 하고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대북 대응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4일 밤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방안의 하나로 한-미 미사일 지침상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또 문 대통령은 북한의 거듭되는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조처의 하나로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임시 배치를 한국의 국내 절차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사드 포대 신속 배치를 압박해온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형’ 발사 이후 한국이 요구해온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를 전격 수용하면서 사실상 이익을 맞교환한 모양새다. 하지만 두 정상이 그동안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도 일관되게 강조해온 ‘평화적 해법’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한국은 북한에 대한 유화적 대화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끌려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두 정상은 이날 밤 10시45분부터 40분간 이뤄진 통화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한국과 미국 양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였을 뿐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그 규모와 성격 면에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엄중한 도발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금번 핵실험은 과거보다 몇 배 더 강력한 위력을 보였다는 점, 북한 스스로가 아이시비엠 장착용 수소탄 실험이라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이제는 차원이 다른, 그리고 북한이 절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제적인 대응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적인 공감을 표하고 긴밀히 협력해나갈 것을 약속했다고 박 대변인은 밝혔다.

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철통같은 대한방위공약을 재확인했으며, 한-미 정상은 강력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향후 도발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두 정상은 현재 500㎏인 한-미 미사일지침상 한국의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을 해제하는 데 합의했다. 또 문 대통령은 사드 임시 배치를 신속하게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아울러, 지금은 북한에 대해 최고도로 강력한 압력과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보다 더 강력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박 대변인은 덧붙였다. 한-미 정상의 통화는 지난 1일 밤 ‘대한민국의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사일 지침을 한국 쪽이 희망하는 수준으로 개정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통화 이후 사흘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일본, 독일 정상과도 통화를 하고 ‘최고도의 대북 제재와 압박’을 강조하며 공조를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밤 11시30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20분간 통화에서 “대북 원유 공급 중단과 북한 해외노동자 수입금지 등 북한의 외화 수입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유엔 안보리에서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통화에서도 “차원이 다른 강력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핵 평화적 해결”, “외교적 방식으로 해결” 원칙에 합의했다고 밝힌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나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 대한 브리핑에서는 이런 내용이 없었다. 대북 대응에 여전히 주변국의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보협 이정애 정유경 기자>


‘일본 상공 통과’ 북 미사일, 세 가지를 노렸다

● Hot 뉴스 2017. 8. 29. 19:15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미국-일본 동맹 견제하면서
괌 주변 해상 미사일 발사 능력 과시
주일미군 타격권 경고 등 다목적 포석
“괌 아니지만 좀더 위협적인 곳 노린듯”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29일 도쿄에서 시민들이 아베 신조 총리 기자회견 장면이 나오는 텔레비전 앞을 지나고 있다.

북한이 29일 새벽 5시58분께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이 이날 오전 6시5분에서 7분 사이 홋카이도 에리모곶 상공을 통과해, 6시12분께 에리모곶 동쪽으로 1180㎞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발사 지점은 평양 근처 순안비행장이며, 총 비행거리는 2700㎞로 추정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뒤 “우리나라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폭거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심각하고 중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사전 예고 없이 일본 상공을 지나도록 쏘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 미사일이 사전 예고 없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것은 1998년 대포동 1호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이번 미사일이 북한이 ‘괌 포위사격’을 위협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일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미-일 동맹을 견제하고, 괌 주변 해상에 미사일을 발사할 능력을 과시하면서, 동시에 주일미군도 타격권 안에 있다고 경고하는 다목적 포석으로 ‘일본 상공 통과’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최대 비행거리가 5000㎞로 당연히 괌에 도달할 수 있는 종류다”라고 말했다. 고노 다로 외상은 “지금까지 북한이 나름대로 도발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의 대응을 고려한 북한이 조금 기가 빠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북한이 괌 주변 해상에 직접 미사일을 발사해 미국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면서도 괌 타격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발사했다는 의미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괌은 아니지만 북-미 간 기싸움 부분에서 좀더 위협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곳으로 일본을 택한 것 같다. 철저히 고안된 발사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 군 관계자는 “미군 증원 기지 타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사시 한반도 지원 임무를 맡은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의 7개 유엔사 후방기지와 주일 미군이 자신들의 사정권 안에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게 군 당국의 분석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화를 재촉하는 메시지가 감춰져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는 “미국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제재 일변도이니까, 북한이 기다리기보다는 행동에 나선 듯하다”고 해석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40분간 한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계속 나온다. 이달 초 <닛칸 겐다이>는 프리랜서 언론인 다하라 소이치로가 아베 총리와 식사를 하면서, 방북 등 정치생명을 건 모험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사학 스캔들 등에 휩싸여 지지율이 급락한 아베 총리가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외교적 성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정권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방북 때 관방부장관으로서 동행한 것을 계기로 정치적으로 급부상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김지은 기자>


출연·업무 중단 MBC 아나운서들 기자회견
“2012년 파업 이후 부당전보·출연금지 당해
아나운서국에서 가장 심한 블랙리스트 자행”
김장겸 사장 등 경영진과 신동호 국장 사퇴촉구


“(파업 이후) 출연 거부 당한 일을 딱 50번까지만 세었습니다. 이후에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세는 걸 멈췄습니다.” 2012년 <문화방송>(MBC) 파업 이후 벌어진 일을 회고한 허일후 아나운서의 말이다. 2012년 파업에 참여한 아나운서 대다수는 이렇게 영문도 모른 채 방송 출연에서 배제됐다고 말한다. 27명의 아나운서가 방송·업무 거부와 함께 김장겸 사장 등 경영진의 사퇴를 외치는 이유다.

22일 오전 <문화방송> 아나운서들은 서울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2년 파업 이후 <문화방송> 아나운서들은 방송역사상 유례가 없는 비극과 고통을 겪었다”면서 “가장 심각한 수준의 블랙리스트가 자행된 곳이 바로 아나운서국”이라고 밝혔다.

2012년 파업 참여 이후 상당수 아나운서들은 마이크를 잡지 못했다. 다른 부서로 인사 조치됐기 때문이다. <문화방송> 아나운서협회장을 맡은 김범도 아나운서는 이날 “파업 이후 11명의 아나운서가 부당전보됐다. 얼마 전 지속적이고 상습적인 방송 출연 금지 조치에 절망한 김소영 아나운서가 사표를 던지는 등 모두 12명의 아나운서가 회사를 떠났다”고 했다. 신동진 아나운서는 “2012년 파업이 끝나고 사회공헌실에 배치됐다. 부당전보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해 아나운서국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한국 아나운서협회장을 하며 협회보에 손석희 <제이티비시>(JTBC) 보도 담당 사장, 박원순 서울시장, 최승호 <문화방송> 해직 피디 등의 인터뷰를 실은 것을 두고 회사 쪽이 문제삼았다”며 “2014년 1월 주조정실로 발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재은 아나운서도 “지난 5년간 동료 아나운서들이 떠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문화방송> 뉴스를 하는 것이 명예였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멍에’”라고 말했다.

<문화방송>(MBC) 아나운서 27명이 김장겸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신동호 아나운서국장 사퇴를 촉구하며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 앞에서 ‘방송거부-업무거부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례발표에 나선 이재은 아나운서가 최근 퇴사한 동기 김소영 아나운서를 비롯한 동료 아나운서들이 받은 부당노동행위를 설명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 신소영기자

아나운서들은 파업 이후 아나운서국에 복귀하더라도 다수 프로그램에서 배제됐다고 말했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2015년 저녁 종합뉴스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후 고위직 임원에게 내가 인사를 하지 않았기에 하차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나는 그 고위직 임원과 마주친 적이 없다”며 이후 드라마·예능·라디오 디제이 출연을 번번이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허 아나운서도 “파업 이후 미래전략실로 전보됐다가 아나운서국으로 돌아왔지만, 3분 라디오 뉴스를 제외한 전 프로그램에서 출연금지를 당했다”면서 “제작진의 출연 요청이 있어도 부서장의 출연허가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아나운서 27명은 김 사장과 신동호 아나운서국장 등의 사퇴를 요구하며 지난 18일 오전 8시부터 업무·방송 거부에 나섰다.

한편, 21일 밤 <문화방송> 라디오 피디 36명은 총회를 열어 제작거부 및 총 파업에 동참하기로 결의했다. 제작거부 시기와 방법은 라디오 피디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정할 계획이다.

<박준용 기자>


백범이 독립운동가 묘역 조성 뒤 자신도 묻힌 곳
역대 대통령 중 문 대통령이 유일하게 광복절 참배
이승만은 축구장 건립, 박정희는 골프장 건립하려 해
노무현, 효창독립공원 만들려다 축구계 반대로 무산
임시정부와 촛불 계승한 이번 정부에서 어떤 변화 맞을까


광복절 제72주년인 15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으로 가기 전에 서울 용산구에 있는 효창공원부터 들렀다. 문 대통령은 백범 김구 선생 묘역에 이어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의 묘와 안중근 의사의 가묘가 있는 삼의사 묘역, 이동녕·차리석·조성환 선생 등의 묘가 있는 임시정부 요인 묘역을 차례대로 참배했다. 문 대통령이 묘역 앞에서 고개를 숙일 때마다 하늘에서는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대통령이 광복절에 항일 독립운동가들의 묘역이 있는 효창공원을 찾는 것은 상식적인 일로 보인다. 청와대~효창공원~세종문화회관의 동선이 복잡하다 할 수도 없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유일하다. 문 대통령의 발길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잦았다. 지난 3월 대선 출마 공식 선언, 2012년 10월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확정, 2015년 9월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선출 직후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점마다 이곳을 찾았다. 이전 대통령 11명은 저마다 속내나 사정이 달랐겠지만, 그들 마음의 내비게이션은 예외없이 청와대에서 곧바로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하도록 안내했다. 재임 중 이곳에 참배한 이는 김대중 대통령뿐인데, 광복절이 아닌 백범 49주기 기일(1998년 6월26일)이었다.

효창공원에 대한 역대 대통령들의 태도에서 항일 독립운동과 관련한 이곳의 상징적 위상이 이상하리만치 낮은 이유를 엿볼 수 있다. 사실, 많은 이들에게 이곳은 그저 산책하기 좋은 고요한 숲길이다. 1980년대까지는 효창운동장이 훨씬 유명해서, 효창공원은 운동장의 부속시설처럼 여겨졌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땐 음주가무와 고성방가도 흔한 풍경이었다. 닭과 달걀의 관계는 명확하다. 일부 대통령은 효창공원에 대한 무관심과 외면을 넘어 적극적인 상징 지우기에 나섰고, 결과는 얼마간 성공적이었다.

광복절 제72주년인 15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효창공원 안에 있는 백범 김구 묘소 앞에서 비를 맞으며 참배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959년 6월 이승만 당시 대통령은 한국이 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를 유치하자 효창공원에 축구장을 지으라고 지시했다. 백범 묘소를 이장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서울에 축구장 지을 자리는 널려 있었다. 독립운동가 유족들과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백범 묘소 바로 앞에 운동장을 짓게 했다. 15만 그루의 나무를 베고 연못을 메워 1960년 개장한 효창운동장이다.

박정희 대통령도 효창공원을 가만 놔두지 않았다. 1968년 애국지사 묘소들을 경기 고양 서오릉으로 옮기고 이곳에 골프장을 지으려다가 유족 등의 강한 반대로 뜻을 접었다. 그 뒤 박 대통령은 북한반공투사 위령탑 등 독립운동가 묘역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기념물들을 잇달아 세웠다. 1972년엔 대한노인회 건물을 지어줬고, 대한노인회는 그 보답으로 육영수 여사 경로 송덕비를 세웠다.

이승만·박정희 두 대통령이 효창공원을 대했던 태도는 백범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과 독립운동에 대한 태도와 정확히 일치했다. 친일파를 대거 권력의 자리에 불러들였던 이 대통령은 누구보다 백범을 경계하고 질시했다. 이승만 정권은 백범 묘소를 참배하려는 시민들뿐 아니라 백범 유족들까지도 공원 입구에서 검문했다. 만주군 장교 출신인 박 대통령은 이곳에서 항일의 상징을 한사코 지우려고 했다.

백범은 1945년 환국한 뒤 효창공원에 독립운동가들의 묘역을 조성했다. 유해를 찾지 못한 안중근 의사의 가묘를 쓴 이도 백범이었다. 그리고 1949년 암살된 뒤 백범 자신도 이곳에 묻혔다. 효창공원의 옛 이름은 효창원이다. 조선시대 정조 임금은 어린 나이에 사별한 아들 문효세자와 그의 생모 의빈 성씨 등을 이곳에 묻었다. 일제는 조선 왕가의 묘역인 이곳을 1924년 공원으로 만들고, 왕실의 무덤도 경기 고양 서삼릉으로 옮겼다. 근처에는 유곽도 만들어졌다. 백범이 항일운동의 상징으로 효창공원을 주목한 건 이런 역사적 맥락과 닿아 있었다.

효창공원에는 우리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군부독재가 종식된 뒤인 1989년, 효창공원은 사적 제330호로 지정됐다. 1990년엔 이곳에 안장된 독립운동가 7위를 안치한 의열사와 공원 정문인 창렬문이 건립됐다. 김대중 정부 때인 2002년 10월엔 백범김구기념관이 준공됐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엔 효창운동장을 용산 미군기지 터로 옮기고 공원과 합친 17만여㎡을 2008년까지 ‘효창독립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이 수립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축구계의 반대에 부닥쳐 표류하다가 결국 좌초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는 정부 차원의 이렇다 할 사업이 없었다. 멀게는 상해 임시정부에서부터 가깝게는 촛불 정신까지의 계승을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 들어 효창공원은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

<안영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