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전  종합]    이란 최소 78명, 이스라엘 최소 3명 사망

 

 
 
14일(현지시각)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에 폭격을 당한 이스라엘 텔아비브 남쪽 현장에서 이스라엘 긴급구조대가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AFP 연합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선제 공격하자 이란이 보복 공격으로 맞대응을 하며 두 국가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외신은 이란에서는 이스라엘 공격으로 78명이, 이스라엘에서는 이란 공격으로 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이 이란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을 지원하는 등 이스라엘 방어를 도왔다고 밝혔다.

 

14일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 보도를 보면, 이란은 13일 이스라엘 공격을 받은 뒤 이스라엘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 등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과 수도 테헤란을 공습해 이란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이 숨지자 보복 공격에 나선 것이다. 에이피 통신은 이란의 공격으로 최소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는 “그들(이스라엘)이 일을 시작하고 전쟁을 일으켰다”며 보복 공격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란을 향한 이스라엘 공세도 이어졌다. 이스라엘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이란 공군 기지 등을 타격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메라바드 국제공항 전투기 격납고가 표적이었다고 보도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 유엔(UN) 이란 대사는 지금까지 이스라엘 공격으로 군 관료를 포함해 78명이 숨졌고 32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3일 “앞으로 더 많은 공격이 있을 것”이라며 이란을 향한 추가 공격을 예고한 바 있다.

 

이란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이 피해를 입자 미국이 나서기도 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이란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미국 해군은 이란의 보복에 대비해 주요 구축함의 전방 이동을 지시한 상태다. 공군 전투기도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시엔엔(CNN) 등 주요 방송 통화에서 “우리는 물론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며 “이스라엘 공격이 훌륭했다”고도 했다.

 

이란은 미국을 향한 비판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협상을 주장하면서 동시에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이란 영토를 공격하도록 역할을 분담했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은 미국 승인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란과 미국은 15일 오만에서 핵 개발 중단 등을 핵심으로 하는 6차 협상을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시(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은 합의 기회를 놓쳤지만, 또 한번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파악되거나 접수된 이스라엘 체류 우리 국민 인명 피해는 없다”며 “현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국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전광준 기자 >

 

트럼프-푸틴, 이스라엘-이란 문제 통화…“전쟁 끝나야”

이스라엘 공습 엇갈린 반응…푸틴 “규탄” 트럼프 “효과적”
푸틴, 우크라 협상 상황 설명…트럼프 "우크라 전쟁 끝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50분가량 전화 통화를 하며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및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푸틴 대통령이 이날 아침 전화를 걸어 “생일 축하를 전했지만, 더 중요한 건 그가 잘 알고 있는 나라인 이란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였다”고 썼다. 이어 “우리는 (이란 관련)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고, 러시아-우크라이나에 관해선 훨씬 적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다음 주에 다룰 것이다”라며 “푸틴 대통령은, 그리고 나 역시도 이스라엘-이란 전쟁은 끝나야 한다고 느끼고 있으며, 나는 그의 전쟁(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끝내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세한 통화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다.

 

러시아는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논의 사항을 공유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 정상의) 대화는 정확히 50분가량 진행됐다. 그것은 유익하고 솔직했으며, 가장 중요한 건 유용했다는 점이다”라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푸틴 대통령이 나눈 통화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유했다고 전했다. 또 이란 핵 문제 협상을 위해 러시아가 구상했던 계획을 재차 설명했다고도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4월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중재할 의사가 있다며, 이란에 대한 외교적 영향력을 활용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러시아의 원칙적인 입장과 분쟁 해결에 대한 관심은 변함이 없다”며 여전히 중재를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규탄하고, 갈등 고조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도 표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의 상황을 매우 위급하다고 평가했다”면서도 이란 내 핵 시설 목표물에 대한 이스라엘의 타격이 “효과적임을 인정했다”고 우샤코프 보좌관은 전했다. 그는 “복잡한 상황임에도 러시아와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 재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고도 말했다고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보도했다.

 

교착 상태인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선, 푸틴 대통령은 진행 중인 포로 교환 상황을 설명하고, 이달 22일 이후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포로 및 전사자 유해 교환이 끝나는 시점이기도 하다. 양국은 지난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만나 심각한 상태의 부상자와 포로 교환 등을 합의한 뒤에도 대규모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확전 위험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3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이란)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감소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14일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란의 샤헤드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예정이었던 미국의 방공 미사일 2만여기가 이스라엘을 위해 재배치 됐다고도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이는 큰 타격 ”이라며 “하루에 300∼400개 드론을 마주할 때 대부분 격추되거나 경로를 벗어나지만, 일부는 뚫고 들어온다. 우리는 그(방공) 미사일에 기대고 있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동의 긴장이 커져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이후 48시간 동안 국제유가는 배럴당 7% 넘게 급등한 상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까운 미래에 나는 미국 쪽에 연락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

 

숨진 이란 군 인사·핵 과학자 ‘최고위직’…이스라엘 “성공적 개막 공격”

네타냐후 “성공적 개막 공격” 자축
공습 전 정보기관 모사드 작전 주도

 
 
왼쪽부터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사령관, 알리 삼카니 전 국가안보책임자. EPA 로이터 위키피디아미디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숨진 군사 관계자와 핵 과학자들은 이란의 최고위직 인사들이다. 이스라엘은 첫 공격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것이 확인된 군 관계자 중 최고위직은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이다. 2016년 6월 이란군 수장으로 임명된 그는 1980년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입대한 베테랑 지상군 정보국장 출신이다. 그에 앞서 27년 동안 이 직책을 지낸 하산 피루자바디 후임으로, 그의 형 하산 바게리도 이란과 이라크 전쟁 중 사망한 혁명수비대 사령관이었다.

 

숨진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은 2019년부터 혁명수비대 수장으로, 이란의 탄도 미사일 무기를 관리해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창설돼 중동의 이란 동맹국들을 지원하는 일을 맡아 이스라엘과 미국을 상대로 적대적 군사 행위를 주도해왔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019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자 그를 임명했다. 그는 미국이 2020년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밖에서 카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산하 정예부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한 데 보복을 공언해왔던 강경파다.

 

이란의 전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이자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측근이었던 알리 삼카니도 사망했다고 이란 국영 방송 이린(IRINN)이 보도했다. 삼카니는 2001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으며 이란 혁명수비대와 국방부 등에서 요직을 맡았다. 2013년부터 10년 동안 국가 안보 책임자를 지냈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외교에서 이란을 대표하기도 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핵 과학자 6명도 사망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란 타스님 통신을 인용해 페레이둔 아바시 이란 원자력기구 전 총장과 이슬람 아자드 대학 총장을 지낸 물리학자 모하마드 메흐디 테헤란치를 포함해 압돌하미드 미누셰르 이란 샤히드 베헤슈티 대학교의 원자력 공학부 학장, 아마드레자 졸파가리 샤히드 베헤슈티 대학교 원자력 공학부 교수, 아미르호세인 페히 테헤란 샤히드 베헤슈티 대학교 원자력 공학부 교수 겸 이란 원자력 기구 부소장, 핵 과학자인 모탈레블리자데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피해 사실을 반복해 전하며 이스라엘군이 “성공적인 개막 공격을 했다”며 칭찬하는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가 군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첫 공격에 방공 목표물, 지대지 미사일 공격, 그리고 이란 고위 관리들을 무력화하는 대규모 공격이 포함됐고 매우 정확한 시기에 공격이 이뤄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그가 “(지난해 9월 무선호출기 폭발 공격으로 시작된 레바논·이스라엘 전쟁) 10일 동안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고위 간부들에게 행한 일을 10분 만에 이란에 행할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습을 위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주도적 참여와 지휘가 있었다고 이스라엘 매체들은 보도했다. 이란의 전략 미사일 체계 등을 손상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란은 성명을 내어 “세계가 이란이 핵 농축, 미사일 개발에 대한 권리를 고집하는 이유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됐다”고 밝히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 최우리 기자 >

 

             한겨레 디자인부.

 

이란, 이스라엘에 미사일 수백발 ‘보복 발사’…“60여명 부상·1명 사망”

하메네이 “이스라엘, 심각한 실수”
외신 “미군, 이란발 미사일 요격 지원 중”
미국, 핵 협상 지속 요청…이란 거절

 
 
13일(현지시각) 밤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들이 이스라엘 방공망에 의해 요격되고 있다. 텔아비브/AFP 연합
 

이란이 13일(현지시각) 수백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며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공격에 나섰다. 이스라엘의 실질적 수도인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에서 연기가 치솟고 폭발음이 들렸으며, 이스라엘 전역에서 60여명이 다치고 1명이 숨졌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이날 새벽 이란 핵 시설과 수도 테헤란을 공습해 이란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이 숨지게 했고, 이에 이란이 보복에 나서고 있다.

 

13일 밤(현지시각) 이란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메시지를 공개한 직후 이스라엘을 향해 수백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이란 국영 통신 이르나(IRNA)가 전했다.

 

이날 하메네이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성명을 발표해 “이스라엘 정권은 심각한 실수를 저질렀으면 그 결과로 정권은 무력해질 것”이라며 “그들의 삶은 의심할 여지없이 암울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슬람 공화국(이란)은 신의 은총으로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을 물리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은 100발 미만이며 대부분 이스라엘 영토에 미치지 못하고 요격되거나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예루살렘 전역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이스라엘 방송에서 방영됐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중부 민간인 지역 등이 피해를 보았다”고 보도했다.

 

채널12 방송은 63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여성 1명이 부상 뒤 끝내 숨졌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란이 민간인 거주 지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레드 라인을 넘었다. 매우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이란의 탄도 미사일 발사 이후 파편이 떨어져 폭발하고 있는 모습. 텔아비브/AP 연합
13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 여성이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로 파손된 건물 앞에서 불에 탄 차량 사이를 걷고 있다. 텔아비브/AFP 연합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과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이 숨진 것으로 확인되자 몇시간 뒤 세예드 압둘라힘 무시비 소장을 이란군 참모총장으로, 모하마드 파크푸르 소장을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으로 새로 임명하며 보복을 공언했다. 이란 타스님 통신 등은 이란 영공에서 최소 두 대의 이스라엘 전투기와 다수의 초소형 항공기들을 이란 영공에서 격추했고 여성 조종사를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요격을 지원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과 미국 매체 액시오스 등이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란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은 즉시 떠나라”고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액시오스에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이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가능성을 높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 특사도 15일 예정돼있던 미국과 이란의 6차 핵 협상에 이란이 참석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은 국영 텔레비전을 통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미국과의 핵 협상에 불참한다고 선언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스라엘도 이란 공격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이 거주하는 테헤란 인근에서 방공망이 가동되며 방공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고 전했다.  < 최우리 기자 >

 

IAEA “공습 당한 이란 나탄즈 핵시설 내부, 방사능 오염 발생”

내부 보호 조치로 외부 방사능 수치 이상 없어
“이란 포르도우 등 추가 피해 보고 받아”

 
 
13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 15개국이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의 보고를 듣고 있다. 뉴욕/AFP 연합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 중부 이스파한의 나탄즈 우라늄 농축 시설 내부에서 방사성 물질 및 화학 오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부 방사선 수준은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13일(현지시각)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이란 나탄즈 핵 시설에 있는 지상 시험용 농축 시설이 파괴되었다”며 “내부적으로 방사성 물질과 화학적 오염이 있다”고 보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나탄즈의 전력 시설이 파괴되었고, 정전으로 원심분리기가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방사성 물질과 화학적 오염이 발생해도 방사선 보호 조치로 관리가 가능하며, 외부 방사선 수치는 정상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란 원자력 당국도 “시설의 여러 부분이 손상됐다”고 밝혔지만 방사선 수치의 증가나 화학적 오염 정도는 아직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3일 새벽 나탄즈 핵 시설 등을 1차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이후 몇 시간 뒤 2차 추가 공습 때 나탄즈 핵 시설 등을 추가 공습했다고 이란 국영 매체를 인용해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250㎞ 떨어 중부 이스파한 지역에 있는 나탄즈 핵 시설은 이란 핵 관련 시설 중 핵심으로 꼽힌다. 무기급 전환이 가능한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해 온 시설로,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들이 오랫 동안 주목해 온 곳이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나탄즈에는 지하 우라늄농축시설(FEB)와 지상 핵연료농축시설(PEEP) 등 두 개의 농축 시설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하에는 상업적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 5만대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에도 원심분리기가 있다고 알려져있다.

 

나탄즈 핵 시설은 최고 60%까지 우라늄 농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기 생산을 위해서는 순도 90%의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지만, 이란은 60%까지 성공했고 향후 이를 90%까지 전환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국제사회는 단기간에 무기화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해왔다. 2002년 이란 반정부단체의 폭로로 국제사회에 알려진 뒤 이후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아왔다.

 

이란 중부 이스파한 나탄즈 핵 시설의 올해 1월 위성사진. 로이터 연합
13일(현지시각) 이란 방송이 촬영한 나탄즈 핵 시설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영상 갈무리. AFP 연합
 

이스라엘은 지난해 4월 이란과의 공습을 주고받을 당시에도 나탄즈 핵 시설 인근에 배치돼있던 군사시설을 파괴하는 등 주요 제거 대상으로 삼아왔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으로 지하 시설의 손상을 주장하고 있으나, 강화 콘크리트 사용 등 외부 공격으로부터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때문에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또다른 주요 농축 시설인 ‘포르도우’와 이스파한 지역의 다른 핵 시설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다는 이란의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란 언론은 포르도우 핵 시설에서 최소 두 차례 폭발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금으로써는 이들 시설 주변에서 군사 활동이 있었다는 정보 말고 그 이상의 정보는 확보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더 많은 핵 물질을 생산하고 있는 포르도우는 수도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100㎞ 떨어진 산 속에 매립돼있어 이스라엘의 공습만으로 파괴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가 설치돼있지만 나탄즈 핵 시설보다는 규모가 작다고 알려져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란의 상황을 평가하고, 안전과 보장을 보장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이란 현지로 (전문가들이) 출국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 최우리 기자 >

접경지역 문제점 직접 듣고 "현행범 체포하라"

이 대통령 "정치가 국민 안전과 평화 지켜야"

풍선에 쓰인 '헬륨 고압가스' 무단 옮기면 불법
지역 주민들도 "대북 전단 살포 때문에 또 불안"
"접경지 평화가 대한민국이 평화로워지는 것"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접경지 주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6.13.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사실을 확인하고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예방과 사후 처벌 대책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접경지역 주민들을 만나 시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예고에 '현행범 체포'를 하라며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이 대통령의 단호한 대응과 '대남 소음 방송'을 멈춰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14일 관련 전 부처에 대북 전단 살포에 관한 예방과 사후 처벌 대책을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오늘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 시 입장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한 데 대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모든 관련 부처에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 대책을 지시했고 정부는 신속하게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개최해 종합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오늘 살포를 진행한 민간단체와 개인에 대해 관련 법령 위반 여부에 따라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으로 고통받아 온 경기 파주 접경지역 주민분들을 만나 뵀다"며 "오랜 시간 밤잠을 설치고 일상조차 힘들었으나, 취임 후 며칠 만에 해결돼 감격스럽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남겼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정치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안심하고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오늘같이 화창한 주말을 행복하게 보내드릴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켰다.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이 중단된 것을 확인하고 대남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 접경지역 주민들이 1년 동안 시달린 소음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시민단체 납북자가족모임은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었다.

 

서부·중부·동부전선 휴전선 일대 40여곳에서 남측을 향해 소음방송을 틀어온 북한은 12일부터 전 지역에서 방송을 멈췄다. 2025.6.14. 연합
 

이후 이 대통령은 접경지역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 13일 경기 파주시 장단면 행정복지센터을 방문해 통일촌·해마루촌·대성동 마을 주민을 만났다.

 

이 세 마을은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에 있는 곳이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 시절 대남 오물풍선과 대남 소음방송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주민들의 간곡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통선 마을 주민들은 이 대통령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면서도 '대북전단 살포 집회'에 대한 우려의 마음을 밝혔다.

 

통일촌 청년회 회원 중 한명은 이 대통령에게 "이렇게 며칠 사이에 (대남 확성기 방송으로 인한 소음을) 해결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며 "아쉬운 건 대북 풍선을 또 날린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가 대한민국의 말초신경 같은 곳인데 이 곳이 평화로워지면 대한민국에 평화가 올 수 있지 않겠냐"며 "접경지역과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관심과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 말을 들은 뒤 "고압가스는 허가받은 장소에서만 취급하기 때문에 차에 싣고 다니면 불법이고 처벌 조항이 징역 1년은 넘는다"며 "명백한 범죄 행위니까 현행범으로 체포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대북 전단을 살포할 때 쓰는 풍선은 고압가스인 헬륨 가스를 넣는다. 허가받지 않은 장소에서 고압가스를 사용하거나 운반하는 것 자체가 고압가스 관리법 위반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김경일 파주시장에게 "통일부가 북한으로 삐라(대북 전단)를 보내는 것에 자제 요청을 했는데, 어기고 계속하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막으라"고 말했다. 

 

대성동의 한 주민은 대남 방송 소음에 대해 "짐승 우는 소리, 여자 우는 소리, 애 우는 소리…. 차라리 기차 소리는 괜찮았다"며 "너무 희한한 소리 때문에 개들도 같이 울었다. 걔네들도 힘이 드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12일 저녁부터 소리가 안 들리니까 또 불안하다"며 "'잠들면 다시 소리가 들릴까?' 하는 생각 때문에. 그래서 아직 잠은 잘 못 자지만 그래도 대통령님이 이렇게 (대남 소음 방송을) 관두게 했단 생각에 눈물이 난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주민들은 이 대통령의 강경 대응에 다시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 주민은 이 대통령에게 직접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

 

이 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정조준 “전 부처 처벌·방지 대책 찾아라”

14일 인천 강화·경기 김포서 대북풍선 발견
경찰 “관련법 위반 여부 엄중히 수사할 것”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접경지 주민 간담회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전 관련 부처에 대북 전단 살포 예방과 사후 처벌 대책을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늘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단체가 북한 쪽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강 대변인은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해 정부는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며 “오늘 살포를 진행한 민간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 위반 여부에 따라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오후 접경지역인 경기 파주시 장단면 행정복지센터에서 통일촌·해마루촌·대성동마을 등 주민들과 만나 대북 전단을 보내는 이들의 현행범 체포를 검토하는 등 엄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도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관계 부처 협의 하에 항공안전관리법·재난안전법·고압가스안전관리법 등 법령 위반 여부에 따라 처벌을 포함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정부는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종합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14일 인천 강화와 경기 김포에서 민간 단체가 살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북 풍선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 엄중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이날 오전 강화와 김포 일대에서 3개의 대북 풍선이 발견됐다며 “발견된 대북 풍선은 모두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로 수사 예정이며, 여타 관련 법령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엄중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언론에 공지했다.

 

이들 풍선에는 성경 책자와 과자류 등이 담겼고,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유인물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경찰청은 “현재 주요 접경 지역 중심으로 살포 예상 지역을 선정, 기동대 및 지역 경찰 등 경력을 배치하여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한 사전 차단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도 적극 협업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한겨레 신형철 기자 >

 

이스라엘 보안 내각 소집, 트럼프 미 대통령도 내각 회의 소집

 

13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테헤란 시내에 불길이 치솟고 있다. AP 연합
 

이스라엘이 13일 새벽(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일대를 공습했다.

 

에이피(AP)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이스라엘공군(IDF)이 이란 테헤란 전역을 공습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란 국영 이르나통신도 테헤란 서부의 치트가르 지역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폭발 사실을 확인했다.

 

이스라엘도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해 전국적으로 사이렌을 울리며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필수 활동 외 모든 활동을 금지한다고 알렸다. 액시오스는 이스라엘공군이 이란의 핵과 미사일 시설을 표적으로 수십차례 공습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란의 군 지휘부 등도 타격했다고 전했다.

 

13일 이른 아침 이란 테헤란 공습 모습. 국영 이르나 통신 갈무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보안 내각을 소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관련한 내각 회의를 소집했다고 시엔엔이 보도했다.  < 최우리 기자 >

 

네타냐후 “나탄즈 핵 시설 공격”…이란군 참모총장 사망 가능성

이스라엘, 표적 군사작전 ‘떠오르는 사자’ 개시
핵 과학자들 주거지·혁명수비대 본부도 공격
이란 언론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사망” 보도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테헤란/EPA 연합
 

이스라엘이 공습한 곳은 이란 중부 이스파한 주의 나탄즈 핵 시설이라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밝혔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들은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사령관과 고위 핵 과학자들이 이번 공격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숨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13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우리는 나탄즈에 있는 이란의 주요 핵 시설을 공격했다. 이란 핵무기 개발에 참여하는 이란 핵 과학자들을 공격했다. 이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의 핵심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작전에 대해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하는 이란의 위협을 격퇴하기 위한 표적 군사 작전인 ‘라이징 라이언’(떠오르는 사자) 작전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올해 4월1일 촬영된 나탄즈 핵 시설. AP 연합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공습의 표적이 이란 최고 군 지도자들과 고위급 핵 과학자들이었으며, 그들이 제거됐을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시엔엔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도 이번 공습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스라엘 매체들은 보도하고 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이 사망했다고 이란 국영 매체들이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도 13일 새벽 나탄즈 핵 시설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 결과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아직 공습에 따른 피해 사실을 밝히고 있지 않다. 그러나 테헤란의 혁명수비대 본부가 이스라엘 공격을 받았다고 이란 국영방송을 인용해 로이터가 보도했다. 테헤란과 여러 도시의 민간인 주거 지역도 포함돼있다고 이란 국영방송 등이 보도했다. 또 테헤란과 케르만샤 인근의 여러 미사일 기지도 공급을 받았다고 헤즈볼라 계열의 알 마야딘 통신이 보도했다. < 최우리 기자 >

 

이란 혁명수비대 공식 세파 뉴스 텔레그램 채널이 공개한 13일 테헤란의 사진. 한 건물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파괴되었다. 테헤란/AFP 연합

 

네타냐후 “이란 공습, 임무 완료 때까지 계속”

영상 메시지 발표해 이란 핵 시설 목표 공습 인정
이스라엘 매체 “며칠 동안 작전 계속될 것”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3일 이란 공습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 제공

 

이스라엘이 이란 테헤란 핵과 미사일 시설을 표적으로 기습 공습을 단행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역사상 결정적 시점에 있으며, 임무를 완료할 때까지 필요한 작전을 계속 할 것”이라며 추가 공습을 시사했다.

 

13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 역사상 결정적 시점에 있다. 우리의 용감한 조종사들이 이란 전역의 많은 목표물을 공격하고 있다”며 이 작전의 목표를 “이란의 핵 인프라, 이란의 탄도 미사일 공장, 이란의 군사력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임무가 완료될 때까지 필요한 만큼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도 “수십대의 이스라엘공군 제트기가 이란의 여러 지역에 있는 핵 표적을 포함해 수십개의 군사 표적에 대한 공격을 포함한 첫번째 단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이 이란의 핵 시설과 장거리 미사일을 겨냥해 며칠 동안 작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스라엘군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공습 이유에 대해 “이란은 수년 동안 중동 전역의 대리인들을 통해 테러 활동에 자금을 지원하고 지휘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 국가를 상대로 직간접적인 테러 작전을 수행해왔으며, 핵무기 획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이스라엘을 향한 모든 테러 공격의 주범”이라고 밝혔다.

 

또 “이란 정권의 손에 잇는 대량살상무기는 이스라엘 국가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자 전 세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며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을 파괴하려는 목표를 가진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획득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3일 에피 데프린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이 이란 공습 사실을 인정하며 영상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이스라엘군 제공
올해 5월20일 촬영된 이란 중부 이스파한 주의 나탄즈 핵 시설. AP 연합
 

이스라엘은 영공을 페쇄하고 모든 항공의 운항을 중단했다. 라피 밀로 홈프론트 사령부 사령관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이동과 여행은 최소화하며, 모든 시민들은 자신의 주변에서 가장 안전한 공간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도 모든 항공편을 중단했다.  < 최우리 기자 >

 

이스라엘 ‘이란 공습’에 원유 가격 급등

서부텍사스산 원유 7월 선물 7.8% 올라

 

13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 테헤란에서 폭발로 인한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 연합
 

이스라엘이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공습하자 주요 석유 생산지인 중동지역의 긴장 확대 우려로 국제 원유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 집계를 보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 결제물이 13일 오전 10시(미국 동부시각 12일 오후 9시) 7.8% 오른 배럴당 73.3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도 6.05% 오른 배럴당 74.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 원유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팟캐스트에서 이란과의 핵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확신이 없어졌다”고 밝히고, 이어 로이터 통신이 “중동 내 안보 우려로 미국이 이라크 주재 대사관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 정남구 기자 >

 

미국 국무장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미국은 관여한 바 없다”

“이란, 미군 공격말라” 경고…트럼프, 각료회의 소집

 

로이터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본뜬 모형이 이란과 미국 국기를 배경으로 서 있다. 로이터 연합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각) 이란을 선제공격한 가운데,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각료회의를 소집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해 “독자적인 행동”이라고 규정하며, 미국은 이번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이란에 대해 미군에 대한 공격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소식이 전해진 12일 밤(미국 시각) 성명을 내고 “오늘 밤,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독자적인 행동을 취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공습에 개입하지 않았으며, 최우선 과제는 지역 내 미군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명히 말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이익 시설이나 인력을 표적으로 삼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스라엘은 자국의 자위권 차원에서 이번 행동이 필요하다고 미국 측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군 보호를 위한 조처를 했으며, 역내 동맹국들과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 허커비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는 “예루살렘에 있는 대사관에서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히며 “평화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소셜미디어에 썼다.

 

앞서 이스라엘은 미국 시각으로 12일 밤, 중동 시각으로 13일 새벽에 이란을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언론은 수도 테헤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중동은 지난해 10월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 이후 고조된 역내 긴장이 한층 격화되는 양상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새로운 핵 합의를 추진하고 있었으나 좀처럼 진전을 이루지 못하던 상태였다.  < 정유경 기자 >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웨스트윙의 모습. AFP연합

 

트럼프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현실화 가능”…중동 긴장 고조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결의안에 서명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과 중동에서의 대규모 무력 충돌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사태가 머지않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대화와 협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이란 핵 문제를 ‘외교적 해결’로 풀겠다는 약속을 유지한다”며 “나의 행정부 전체는 이란과의 협상을 진행하도록 지시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해야 한다는 기존 방침도 고수했다. 그는 “그들(이란)은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먼저 핵무기를 가지겠다는 희망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실제로 벌어질 수 있다”며 “임박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금은 아직 외교적 진전을 볼 수 있는 단계”라며 “공격이 외교적 해법을 망칠 수 있다. 물론 어떤 측면에선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결의안에 반발해 핵 활동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나왔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고 판단했으며, 이에 미국 정부 내에서는 이스라엘의 선제공격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정보당국은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 내 주요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를 겨냥한 공격 준비에 나섰다는 징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네타냐후 총리에게 군사행동을 유보하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지역에 있는 미국 시민들의 안전 문제를 거론하며, 대사관을 중심으로 비상 대응 점검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일부 외교 인력과 가족들의 자발적 철수를 허용하고 있으며,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주변에서는 외교관 일부가 철수 준비 중이다. 그러나 강제 대피령은 아직 발령되지 않았다. 예루살렘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직원과 가족들의 이동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란의 보복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이 협상을 무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과의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공격하면 협상이 날아갈 수도 있다. 물론 반대로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위험성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15일 오만에서 6차 핵협상을 재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군사행동을 통해 정치적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세 차례에 걸쳐 이란 공격 직전까지 갔다가 철회한 바 있다.

 

중동 전역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페르시아만 인근 지역에 배치된 약 4만명의 병력을 대상으로 방공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이스라엘 언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없이는 이스라엘이 독자적으로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현직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를 단죄하는 역사적 소임

 
내란 특검으로 임명된 조은석 전 감사위원이 2023년 10월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당시 사무총장.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밤 12·3 내란 사건 특별검사로 조은석 전 감사위원을 지명했다. 조은석 특별검사는 역대 최대 규모 수사팀을 지휘해 ‘현직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를 단죄하는 역사적 소임을 맡게 됐다. 수사 대상은 역대급이다. 직전 대통령과 전임 정부 국무총리·부총리, 국방·법무 장관 등 국무위원을 망라한다.

 

조은석 특검은 검찰 시절 최고권력과 여야, 검찰 내부, 재벌, 언론을 가리지 않는 수사로 좌천성 인사를 여러 번 당했다. 호남 출신이지만 민주당 소속 대통령 최측근과 정치인을 여럿 구속했다. 평검사 때 특별수사로 명성을 얻었지만, 이후 형사부 보직을 주로 맡은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검사들이 실패한 수사를 살려내 유죄를 받아내면서 ‘재수사 전문검사’라는 별칭도 있다. 그를 잘 아는 검찰 안팎 인사들은 “수사력과 집요함은 물론 큰 수사를 이끄는 공보 감각이 탁월하다” “내란 관련자들이 독한 사람에게 걸렸다”고 입을 모은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7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검사였던 조 특검은 경성비리 사건을 재수사 하며 당시 집권여당이던 민주당 정대철 대표, 이기택 전 대표 등 거물을 여럿 구속기소했다. 1999년에는 옷로비 사건 수사 과정에서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으로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또 최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홍두표 전 한국방송(KBS) 사장도 구속기소했다.

 

같은 해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수사 때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으로 검찰 선배였던 진형구 전 대검찰청 공안부장 구속수사를 했다. 기소 뒤 2005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될 때까지 조 특검이 직접 공판을 맡았다. 진형구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장인이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나라종금 로비 의혹 사건 재수사 때는 주임검사로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씨를 구속기소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일,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재판에 넘겼다. 2004년 대선자금 수사 때는 대통령 측근인 이광재씨를 수사하고, 자금을 전달한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을 구속기소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로 있을 때는 여야 모두로부터 ‘미운털’이 박혔다.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 수사를 지휘해 여야 의원 11명의 지역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현직 의원 6명을 재판에 넘겼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때는 세월호 사건을 두고 청와대 및 법무부와 갈등을 빚었다. 2014년 대검찰청 형사부장이었던 조 특검은 세월호 사건 현장에 출동하고도 구조 활동에 나서지 않았던 해경 정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적용을 강력히 주장했다. 국가 책임 인정을 극구 피하려던 박근혜 청와대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김주현 검찰국장은 재검토를 계속 요구했지만, 결국 해당 혐의로 불구속기소가 이뤄졌다. 이후 조 특검은 청주지검장으로 좌천 인사를 당한다. 2015∼2017년에는 아예 비수사 한직인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거듭 좌천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감사위원에 임명된 조 특검은, 윤석열 정부 들어 반복된 감사원의 전 정권 표적 감사와 현 정부 봐주기 감사에 대해 절차와 법령, 규정 위반 등을 앞세워 내부 견제자 구실을 톡톡히 했다. 감사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올해 1월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감사에 대한 재심의 검토를 지시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관저 관련 뇌물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 김남일 기자 >

 

조은석 내란 특검 “사초 쓰는 자세로 특검직 수행”

 
지난 2017년 10월23일 조은석 당시 서울고검장(왼쪽)이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오전 질의순서가 끝난 뒤 국정감사장을 나서고 있다. 김성광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내란 사건 수사를 이끌 조은석 특별검사가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별검사의 직을 수행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수사에 진력해 온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임명 소감을 밝혔다.

 

조 특검은 검찰의 대표적인 호남 출신 특수통으로 꼽힌다. 2014년 대검 형사부장 때 세월호 참사 수사 과정에서 해경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이끌었다. 2021년 1월 감사위원으로 임명돼 윤석열 정부 시절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표적 감사에 제동을 걸고 대통령 관저 비리 감사를 주도하기도 했다.   < 한겨레 정혜민 기자 >

 

‘김건희 특검’ 민중기 “사회적 논란된 사건…객관적으로 바라봐야”

 

‘김건희 특검’으로 지명된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13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규명할 민중기(66) 특별검사가 13일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이 됐던 사건인 만큼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민 특검은 이날 서울 서초구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맡게 된 사건이 여론을 통해 여러 의문이 제기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민 특검은 “먼저 사실관계와 쟁점을 파악하고 사무실을 준비하는 데 진력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특검은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건진법사 금품수수 의혹, 공천개입 의혹 등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한다. 법안에 명시된 수사 대상만 총 16건에 이르며, 특검보 4명 등 최대 205명 규모의 특검을 이끌 전망이다. 수사 기간은 최장 170일이다.

 

민 특검은 수사 우선순위에 대해 “아직 사안을 제대로 파악하기 전이라 지금 얘기하는 건 섣부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민 특검은 앞으로 20일 동안 주어지는 준비기간 동안 수사팀 인선과 사무실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에 민 특검을 임명했다. 민 특검은 1988년 대전지법을 시작으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서울동부지법원장 등을 거쳐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임명됐다.

 

민 특검은 2017년 11월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가 특정 성향을 가진 판사들의 신상 자료를 따로 관리했다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추가조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 배지현 기자 >

 

‘채상병 특검’ 이명현 “억울한 죽음, 명백하게 진실 규명할 것”

 

 
 
순직 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할 이명현 특별검사가 13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 수사를 이끌 이명현(63·군법무관 9회) 특별검사는 13일 “억울한 죽음에 대해 명백하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 특검은 이날 서울 서초구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 특검은 “23년 전에 병역 비리를 수사했는데 그때도 나름대로 ‘이걸 덮어달라’ 이런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거절)하고 소신껏 열심히 했다”며 “이번 것도 마찬가지다. 외압이나 이런 것에 상관 없이 억울한 죽음에 대해 진실을 명백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 특검은 채상병 특검을 최장 140일간 이끌며, 채 상병 사망 사건과 윤 전 대통령의 외압 의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 대사 임명 과정 등 8개 의혹을 수사한다. 채상병 특검은 특검 1명, 특검보 4명, 20명의 파견 검사를 포함해 최대 105명 규모다.

 

이 특검은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다 통화 내역이 나왔는데도 부인하고 있다”며 “어느 한쪽이라도 사실을 먼저 시인하면 나머지는 더 쉽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난이도에 대해서도 “다른 특검보다는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미 누가 진실을 은폐하는지는 다 나와 있으니 그 부분만 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특검으로 지명된 데 대해 “3개 특검 대부분이 검찰이 사건을 은폐하거나 이런 부분이 많고 검찰을 대상으로 수사하는 부분도 많아 특검도 거절한 분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수사도 할 줄 알고 군도 알고 이런 부분에서 제가 강점이 있어 선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군 법무관 출신인 이 특검은 1998년 제1차 병역비리 합동수사본부에서 국방부 팀장으로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장남의 병역 비리를 수사했다. 당시 그는 수사 과정에서 직속상관과 기무사의 수사 방해와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 특검은 특검보 인선에 대해 ”지금부터 찾아야 한다”며 “박정훈 대령의 변호인인 김정민·김경호 변호사는 옛날에 같이 근무했던 후배들이다. 그분들이 저한테 자문을 구해서 어느 정도는 내용을 알고 있다. 그분들이 (수사팀에) 선발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군 생활을 26년간 했는데 소신껏 한 경력 때문에 특검에 임명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기대에 맞게 실체적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정혜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