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 두목이 '휴전' 의사 밝혔으나 지켜질지는 미지수

사망 2천207명으로..실종자도 344명 더 있어 늘어날 듯

 

20일 구호식량 배급받는 아이티 지진 피해자들 [AFP=연합뉴스]

 

아이티 강진 구호작업이 약탈과 납치 등 갱단들의 범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악명높은 갱단 두목이 "구호를 돕겠다"며 일종의 '휴전'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실제로 평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3일(현지시간) AP·EFE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티 갱단 'G9' 두목 지미 셰리지에는 전날 영상을 통해 "G9 혁명군과 동맹 조직이 구호작업에 참여해 지진 피해자들을 돕겠다"며 조직원을 향해 피해자의 고통과 슬픔을 함께 느끼라고 말했다.

 

G9는 경찰 출신의 셰리지에가 지난해 수도 포르토프랭스 일대의 범죄조직을 연합해 만든 조직으로, G9 결성 이후 아이티에선 몸값을 노린 납치가 급증하는 등 치안이 더욱 악화했다.

 

셰리지에가 힘 있는 갱단 보스이긴 하지만, G9 외에 다른 범죄조직이 많은 데다 이전의 휴전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아이티 강진으로 망가진 도로[AP=연합뉴스]

 

지난 14일 규모 7.2의 지진이 아이티 남서부를 강타한 이후 아이티에선 갱단이 포르토프랭스와 지진 피해 지역을 잇는 도로를 막고 구호물자를 약탈하는 일이 잇따랐다.

 

지진과 산사태로 도로가 성치 않은 상황에서 범죄 위험까지 커지자 당국은 유엔과 미국이 지원한 헬리콥터로 구호물자를 수송하고 있다.

 

지진 부상자들을 수술해야 할 정형외과 의사가 경찰에 납치되는 등 잇단 납치 범죄도 지진 극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레카이 등 지진 피해지역에서는 더딘 지원에 분노한 이재민들이 직접 구호물자 수송 차량을 공격하는 일도 벌어졌다.

 

제리 샹들레르 아이티 시민보호국장은 AFP통신에 "치안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며 "노상강도 문제가 닥쳤다. 경찰이 남부에 인력을 보강하는 등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2천207명으로 늘어났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도 344명이 더 있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아이티 강진 피해 '눈덩이'…1천297명 사망 · 수천명 부상

인명 피해 계속 커질 듯 … 잔해 속 생존자 찾기 총력

비 예보에 추가 피해 우려…각국의 구호 인력·물자 지원 이어져

 

지진으로 무너진 집에서 살림살이를 찾고 있는 아이티 레카이 주민들 [AP=연합뉴스]

 

카리브해 아이티를 강타한 규모 7.2 강진의 사망자가 빠르게 불어나며 대형 참사로 확대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아이티 재난당국인 시민보호국은 전날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천29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부상자도 5천700여 명에 달하고 실종자도 많아 인명 피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민보호국은 "많은 이들이 실종 상태고 그보다 더 많은 이들이 잔해 아래 깔려있다"고 전했다.

 

아이티에서는 전날 오전 8시 29분께 프티트루드니프에서 남동쪽으로 13.5㎞ 떨어진 곳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서쪽으로 125㎞ 떨어진 지점으로, 진원의 깊이가 10㎞로 얕아 아이티 전역은 물론 이웃 나라에서도 강력한 진동이 감지됐다.

 

이튿날인 15일까지도 규모 4∼5의 강한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진으로 집이 무너진 피해 지역 주민들은 물론 다른 지역 주민들도 여진의 공포 속에 집 밖에서 일요일 아침을 맞았다. AFP통신은 사실상 아이티 전 국민이 바깥에서 밤을 보냈다고 전했다.

 

 야외에서 밤을 보낸 아이티 레카이 주민들 [AP=연합뉴스]

 

피해지역 병원들은 몰려드는 부상자들로 포화상태가 됐다.

 

이번 지진 피해는 아이티 남서부 도시 레카이와 제레미 등에 집중됐다.

 

당국은 이 지역들을 중심으로 주택 1만3천694채가 붕괴되고 1만3천785채가 파손됐으며, 병원, 학교, 교회 등에도 피해가 있다고 밝혔다.

 

구조당국은 붕괴된 건물 잔해에 깔린 생존자들을 수색해 구조하고 있으나 지진에 따른 산사태 등으로 도로가 막혀 진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열대성 저기압까지 아이티를 향해 다가오고 있어 추가 붕괴와 구조 차질도 우려된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열대성 폭풍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이 약해진 그레이스가 16일 오후부터 아이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NHC는 그레이스가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에 강한 비를 몰고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빈곤율이 60%에 달하는 극빈국 아이티에서는 지난 2010년에도 포르토프랭스 부근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 최대 30만 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수십만 명이 다쳤고 100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다.

 

아이티 레카이의 무너진 건물에서 생존자 수색하는 구조대원들 [AP=연합뉴스]

 

11년 만에 또 다시 찾아온 이번 대지진은 지난달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의 피살로 아이티의 정치·사회 혼란이 극심해진 가운데 발생했다. 극도로 악화한 치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까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아이티의 참사에 주변국들의 도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65명으로 이뤄진 수색·구조팀을 아이티에 파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지진 희생자들에 애도를 표시하며, 즉각적인 대응을 지시한 바 있다.

 

아이티와 히스파니올라섬을 공유하고 있는 이웃 도미니카공화국과 멕시코는 즉시 식량과 의료용품 등을 지원했고, 쿠바와 에콰도르 등은 구조팀과 의료팀 등을 파견했다. 칠레, 아르헨티나, 페루,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들도 지원 의사를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날 아이티 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비극의 여파를 줄일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받는 아이티 지진 부상자 [AFP=연합뉴스]

 

아이티 7.2 강진으로 최소 304명 사망…"거리에 비명 가득“

1천800명 이상 부상… 한국 대사관  "확인된 한인 피해는 없어"

한 달간 비상사태 선포…11년 만에 또 닥친 대지진에 망연자실

 

 

7.2 강진으로 무너진 아이티 레카이의 건물 [EPA=연합뉴스]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14일 규모 7.2 강진이 발생해 수백 명이 사망했다.

 

부상자와 실종자도 많아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 지하 10㎞에서 규모 7.2 강진…사상자 눈덩이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9분께 아이티 프티트루드니프에서 남동쪽으로 13.5㎞ 떨어진 곳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서쪽으로 125㎞ 떨어진 지점으로, 진원의 깊이는 10㎞로 얕다.

 

이번 강진은 이웃 도미니카공화국과 자메이카, 쿠바 등에서도 감지됐다.

 

규모 4∼5의 여진이 10여 차례 이어졌으며, 한때 쓰나미 경보도 발령됐다.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티 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지금까지 최소 304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진앙에서 수십㎞ 떨어진 레카이와 제레미 등에서 건물과 도로 등이 붕괴하며 사상자가 속출했다.

 

확인된 부상자도 1천800명을 넘겨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아이티 강진 후 잔해에 깔린 이들을 구조하고 있다.[AP=연합뉴스]

 

당국은 피해 지역에 대응팀을 보내 생존자 수색과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산사태 등으로 도로가 끊겨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는 한 달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앙리 총리는 이번 지진이 "여러 지역에서 다수의 인명 손실과 물적 피해를 일으켰다"며 "희생자를 돕기 위해 모든 정부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USGS는 지진 직후 "이번 참사 피해가 광범위하게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경제적 피해가 아이티 국내총생산(GDP)의 0∼3% 사이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 확인된 한인 피해는 없어…"거리에 비명 가득

 

아이티에는 한국 기업 직원과 자영업자, 선교사 등 한국인도 150명가량 거주 중인데 지금까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티를 관할하는 주도미니카공화국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지진 발생 후 아이티 거주 한인들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다행히 아직 피해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사관에 따르면 한인들 대부분은 포르토프랭스에 거주하고 있으며, 진앙 인근 거주자는 없다.

 

 7.2 강진 이후 아이티 레카이 [EPA=연합뉴스]

 

외신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지진 당시 공포의 순간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레카이의 아비아드 로자마 부주교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거리가 비명으로 가득 찼다"며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들을 찾아 나서거나 응급 치료, 식수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티트루드니프에서는 전화 통신이 두절됐고, 제레미에서는 교회와 주택이 무너진 장면이 포착됐다.

 

2010년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규모 7.0 대지진의 악몽을 아직 기억하고 있는 포르토프랭스 등의 주민들도 11년 만에 다시 찾아온 강진에 크게 놀라 대피했다.

 

포르토프랭스에 거주하는 한국인 구호 활동가는 연합뉴스에 "지진 당시 밖에 있었는데 건물과 땅이 약 1∼2분간 좌우로 크게 흔들렸다. 사람들이 일제히 밖으로 대피했다"고 전했다.

 

이 활동가는 "포르토프랭스의 경우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다"며 "(다른) 지방의 타격이 커서 피해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아이티 7.2 강진 부상자 [EPA=연합뉴스]

 

◇ 11년 만에 또 대지진…대통령 암살 혼란 속 엎친 데 덮쳐

 

이번 강진은 2010년 아이티 대지진의 피해가 아직도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했다. 포르토프랭스 서쪽 25㎞ 지점 지하 13㎞에서 발생한 규모 7.0의 당시 지진으로 16만 명에서 최대 3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재앙 수준이던 당시 지진보다 이번 지진이 규모도 크고 진원 깊이도 얕다.

 

다만 당시 지진은 인구 밀도가 높은 포르토프랭스 인근에서 발생한 반면 이번 지진의 진앙 부근은 상대적으로 인구 밀도가 낮다.

 

2010년 대지진 이후에도 아이티는 콜레라 유행과 허리케인 매슈 등으로 신음했고, 정치·사회 혼란도 이어졌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7일엔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암살돼 극빈국 아이티의 혼란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이날 강진 후 여진 공포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대서양에선 열대성 폭풍 그레이스가 아이티 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추가 붕괴나 구조 차질 등도 우려되고 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그레이스는 16일 밤에서 17일 사이 아이티를 지날 예정이다.

혼돈의 아이티에 닥친 또 한 번의 재앙에 주변 국가들도 잇따라 위로를 전하며 도움을 자청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이티 상황을 보고받은 뒤 미국의 즉각적인 대응을 승인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도미니카공화국과 칠레, 아르헨티나 정부 등도 지원 의사를 밝혔다.

 

 

마를 새 없는 아이티의 눈물…대통령 암살 이어 또다시 대지진

한달 전 모이즈 대통령 총격 암살 가시기도 전에 또다른 비극

극빈국 아이티, 대지진· 콜레라· 허리케인 등 재앙 끊이지 않아

 

7.2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에서 생존자 찾는 아이티 레카이 주민들 [AP=연합뉴스]

 

지난달 발생한 대통령 암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카리브해 아이티에 규모 7.2의 강진까지 덮쳤다.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0년 대지진의 여파에서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 아이티 국민의 고통이 더 깊어지게 됐다.

 

14일 오전 8시 29분께 아이티를 강타한 규모 7.2 강진의 사망자는 300명을 넘어섰다.

 

부상자와 실종자도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인명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빈곤율이 60%에 달해 서반구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꼽히는 아이티의 역사는 유난히 수난의 연속이었다.

 

오랜 식민지 생활과 전쟁을 거쳤고 현대사도 독재와 쿠데타, 폭동 등으로 얼룩졌다.

 

계속되는 혼란과 극심한 빈곤 속에서 덮친 2010년 1월의 대지진은 대부분 건물에 내진 설계도 제대로 되지 않은 열악한 아이티에 엄청난 충격을 몰고 왔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이재민들 [로이터=연합뉴스]

 

수도 포르토프랭스 인근 지하 13㎞의 얕은 진원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16만 명에서 최대 3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수백만 명이 이재민이 됐다.

 

지진으로 교도소가 붕괴해 재소자들이 탈옥하기도 하는 등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대지진이 지나간 후 2010년 10월부터는 콜레라가 퍼졌다.

 

여러 해 동안 이어진 콜레라 유행으로 아이티에서만 1만 명 가까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016년엔 허리케인 매슈가 아이티를 강타해 800명 넘는 사망자를 내기도 했다.

 

연이은 대규모 자연재해로 신음하는 동안에 정치·사회 혼란도 이어졌다.

 

정치권의 부패와 생활고, 늘어나는 범죄 등을 견디지 못한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는 시차를 두고 계속 반복됐다.

 

2015년 대선 무효 사태를 겪고 2017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도 정국 혼란은 이어졌고, 예정된 선거는 제대로 치러지지 못했다. 치안도 급격히 악화해 몸값을 노린 납치 등 범죄가 급증했다.

 

모이즈 대통령 암살 현장 인근에 총격 흔적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러한 혼란이 정점을 찍은 것이 지난달 발생한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이었다.

 

지난달 7일 괴한들이 모이즈 대통령의 사저에 침입해 대통령을 총으로 살해했다. 함께 있던 영부인도 총상을 입었다.

 

이후 경찰은 암살에 가담한 콜롬비아 전직 군인들과 미국계 아이티인, 아이티 경찰 등 40여 명을 용의자로 체포했으나 사건 한 달이 넘도록 사건의 배후 세력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건 담당자들이 살해 위협을 받는 등 수사 과정도 원활하지 않아 사건의 진실이 이대로 묻힐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대통령의 공백과 더 악화한 치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신음하던 아이티에 닥친 또 한 번의 강진으로 아이티 국민의 고통도 더욱 깊어지게 됐다.

'사상 최악' 하와이 산불 2주째여의도 62배 면적 잿더미

 

대형 산불 대피령에 교통 정체된 미 하와이 도로 [AP=연합뉴스]

 

미국 하와이주 하와이섬(빅아일랜드)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 수준의 산불이 2주째 진화되지 않고 있다.

 

12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3일 발생한 산불이 2주째 잡히지 않으면서 여의도 면적(2.9)의 약 62배에 달하는 181를 태웠다.

 

역대 최대 수준인 이번 산불의 원인은 기후 변화로 건기가 극심해지는 하와이의 기후 때문이라고 AP는 전했다.

 

하와이 주민 쿠무 미카 카모호알리는 "이렇게 큰 화재는 처음 본다"면서 "과거에도 여러 차례 산불이 발생하긴 했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린 시절 하와이 와이메아 지역은 항상 푸르른 목초지였다"면서 "그러나 지난 1015년간은 매우 건조한 날씨를 보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서부를 비롯한 전 세계 곳곳의 대규모 산불이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과 가뭄의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동시에 습기가 많은 열대 섬에서도 소규모 산불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의 주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생태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와이대 생태계 및 산불 연구원인 클레이 트라우어니히트는 "인간이 태평양 섬에 들어오기 전에는 화재가 매우 드물었다"면서 "(하와이의) 토종 생태계는 화재가 빈번하지 않을 때 진화했고, 그로 인해 화재가 나면 산 정상에서 해수면까지 환경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하와이주 소방관 마이클 워커도 "이번 산불은 미국 서부 산불에 비해 규모와 지속 시간이 비교도 되지 않지만, 매년 우리는 이 땅에서 상당한 면적을 잃고 있다""산불은 자연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숲을 풀밭으로 바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화재로 서울 1.7배 면적 잿더미총리 "이것이 기후위기"

3명 사망에 1산림 소실간밤 내린 비로 상황 호전

이탈리아도 48.8도 기록적 열파에 동시다발 산불로 몸살

 

 산불로 황폐화한 그리스 에비아 섬 위성사진 8월1일(왼쪽)과 11일모습. [AFP=연합뉴스]

 

그리스 총리가 엄청난 규모의 산림을 황폐화한 산불 사태를 계기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dpa 통신 등에 따르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12(현지시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수일간 그리스 곳곳을 쑥대밭으로 만든 화재를 언급하며 "수십 년 만에 겪은 최악의 생태계 재앙"이라고 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어 "이것이 기후 위기"라며 "우리는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같은 사태를 겪는 이탈리아 등 다른 국가 사례를 들어 이는 비단 그리스만의 문제가 아닌, 지중해 또는 글로벌 차원의 이슈라면서 다른 국가와 공동 대응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리스에서는 30년 만에 닥친 폭염과 맞물려 지난달 말부터 전국 곳곳에서 수백 건의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엄청난 피해를 봤다.

 

열흘 넘게 지속한 이번 화재로 이날 현재까지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하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했고 서울 면적(605)1.7배인 1이상의 산림과 농지가 잿더미로 변했다.

 

이번 화재는 대부분 사람이 고의로 불을 붙인 방화 또는 과실로 시작됐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기록적인 열파와 극심한 가뭄이 피해를 키운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Greece Fires 화마에 의해 잿더미로 변한 그리스 에비아 섬의 수목들 [AP=연합뉴스]

 

최대 피해지역인 에비아섬과 펠레폰네소스 반도 등에서는 이날도 곳에 따라 화염이 맹위를 떨쳤으나 밤새 내린 비 덕분에 전체적으로 이전보다 상황이 훨씬 나아졌다고 한다. 머지않아 사태가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들어올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다만, 화재 범위가 워낙 넓어 완전 진화까지는 시일이 다소 더 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웃한 이탈리아도 최근 시칠리아와 칼라브리아, 캄파니아, 사르데냐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수백 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빈발해 소방당국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12(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모습. [EPA=연합뉴스]

 

프랑스가 진화를 돕고자 소방 항공기 2대를 급파하는 등 유럽연합(EU) 차원의 지원 활동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탈리아도 시칠리아 도시 시라쿠사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48.8도를 찍는 등 반도 전체가 심각한 열파 현상으로 몸살을 앓는 와중에 화재 사태가 겹쳤다.

 

48.8도는 19777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기록된 유럽대륙 역대 최고 기온인 48도를 넘어선 것이다. 아직은 비공식 기록으로 세계기상기구(WMO)의 승인을 받으면 44년 만에 대륙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번 화재로 전날에만 3명이 숨지는 등 총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알제리 산불과 나흘째 사투사망자 71명으로 늘어 사흘간 애도

방화 용의자 22명 체포50도 고온에 강풍 속 산불 번져

 

    12일 알제리 산악지역 카빌리의 티지우주에서 불을 끄는 사람들 [로이터=연합뉴스]

 

북아프리카 지중해 연안 알제리에서 12(현지시간) 나흘째를 맞은 대규모 산불 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71명으로 늘어났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산불 사망자는 민간인 43명에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가 숨진 군인 28명 등이다.

 

알제리 정부는 사흘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조기를 게양했다.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은 이날 저녁 TV로 방영된 대국민 담화에서 방화 용의자 22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일부 불은 고온으로 인한 것이지만 대부분의 불은 범죄적 기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알제리 당국은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불이 발생한 배경으로 광범위한 방화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12일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100동쪽 카빌리 산악지역의 불탄 마을 [EPA=연합뉴스]

 

진화 작업을 돕기 위해 과거 식민종주국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국가들이 산불 진화용 항공기 다섯 대를 제공키로 했다.

 

프랑스에서 알제리에 보낸 두 대의 소방 항공기가 이날부터 카빌리 지역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 알제리가 유럽연합(EU) 민방위대에 지원을 요청한 지 하루만이다.

 

다른 진화용 항공기 두 대는 스페인에서, 또 한 대는 스위스에서 각각 13일과 14일에 올 예정이다.

 

알제리와 서사하라 지역 문제를 놓고 오랫동안 관계가 경색된 이웃 나라 모로코도 두 대의 소방 항공기를 지원하겠다고 제의했다.

 

알제리 정부는 연대 기금을 통해 이재민들에게 금융 지원과 생필품 등을 지원할 방침이라면서 국가적 단합을 호소했다.

 

알제리에서는 매년 여름 산불이 발생하지만, 올해처럼 재난과 맞먹는 규모는 드물었다.

 

북아프리카와 지중해 연안을 엄습한 고온 현상에 대기가 극도로 건조해지며 불길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주말까지 고온은 지속, 기온이 섭씨 50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튀니지의 접경지역에서도 지난 9일 이후 근 30개의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중부 지역 카이루안에서 수은주는 사상 최고인 50.3도를 기록했다.

 

지중해 북쪽 연안에서도 화마가 터키와 그리스를 지난 두 주간 휩쓸고 있고 이탈리아에선 소방대원들이 간밤에 500건 이상의 대형 화재를 잡느라 고투했다.

 

                       12일 한 알제리 소방헬기가 진화용 물을 긷는 모습 [EPA=연합뉴스]

 

터키 남부 산불 이어 북부 홍수희생자 27명으로 늘어

흑해 연안 4개주 '물난리'남부선 대형 산불 2주 이상 지속

 

터키 북부 카스타모누주에서 12(현지시간) 수색구조팀이 한 소녀를 구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터키 북부 지역을 강타한 대규모 홍수의 피해 사망자가 27명으로 늘었다고 현지 재난당국이 13(현지시간) 밝혔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터키 재난위기관리청(AFAD)은 이날 북부 지역 홍수 피해 희생자와 관련해 "카스타모누주에서 25명이 숨지고, 시노프주에서 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바르틴주에선 80세 여성 1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전날 저녁 홍수로 1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었다.

 

이후 수색구조팀이 물이 빠진 재난 지역에서 밤새 추가로 시신을 수습하면서 사망자가 더 늘어났다.

 

흑해에 면한 터키 북부 바르틴주, 카스타모누주, 시노프주, 삼순주 등에선 11일부터 강한 폭우가 쏟아져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주택들이 물에 잠기고 건물과 교량이 붕괴하는가 하면, 다수 지역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건물 지붕 위에 고립된 주민들은 헬기로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해야 했다.

 

AP 통신은 수백 명이 헬기로 안전지대로 옮겨졌고, 다른 1700여 명도 긴급 대피했다고 전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카스타모누에선 1개 빌딩이 붕괴했고 다른 1개 빌딩이 심하게 파손됐다. 바르틴에선 교량 5개가 붕괴하고 다른 2개가 손상됐다고 AFAD는 소개했다.

 

터키 내무장관 쉴레이만 소일루는 전날 "내가 본 가장 심한 홍수"라고 말했다.

 

북부 지역 홍수는 남부 지역 산불 재난에 뒤이은 것이다.

 

터키 산불= 터키 남서부 무을라주 도시 보드룸에서 지난 1(현지시간) 주민들이 산불을 피해 도망가고 있다.

 

터키에선 지난달 28일 남부 안탈리아주에서 발생한 산불이 남서부 무을라, 아이든 주 등으로 확산하면서 대규모 산림이 불탔다.

 

현지 당국 추산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10만 헥타르() 이상의 숲이 파괴됐다. 최소 8명이 숨지고 860여 명이 부상했으며,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농업산림부 베키르 파크데미를리 장관은 12일 전국 54개 지역에서 지난달 이후 299건의 산불이 발생했다면서, 하지만 이날까지 모든 산불이 진화됐다고 전했다.

 

, 이번엔 후베이 물난리'3시간 373mm' 비에 25명 사망·실종

건물 2.5m 높이까지 침수 흔적주민 "사전 통지 못 받아"

지난달 허난성 폭우 300명 넘는 인명피해태풍 '인파'는 동부 관통

 

      중국 후베이성 류린(柳林)진 비피해 현장 [펑파이 캡처]

 

지난달 300명 넘는 사망자를 낸 허난성 폭우와 동부지방을 관통한 제6호 태풍 '인파'에 이어 중국에 또다시 폭우가 내리면서 20여명이 숨지고 가옥 수천채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13일 중국매체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후베이성 쑤이저우(隨州)시 쑤이()현 류린(柳林)진에서는 11일 오후 9시부터 12시간 동안 503mm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12일 오전 4~7(현지시간) 사이 373.7mm의 비가 쏟아부었고, 오전 5시와 6시에는 2시간 연속 강수량이 100mm를 넘겼다.

 

이 비로 류린진에서만 8천여명이 수해를 입었고, 21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가옥·점포 2700여채, 도로 11.3km, 교량 63곳이 훼손되고 전기·통신이 끊어졌으며, 피해복구 및 구조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 주민은 상여우(上游)신문 인터뷰에서 "12일 오전 3시께 홍수가 나 깜짝 놀라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갔고, 한 시간쯤 뒤 1층이 완전 물에 잠겼다"면서 "물이 굉장히 빨리 불어났지만 사전통지를 받지 못했다. 경보가 울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고 말했다.

 

또 홍수가 지나간 뒤 건물 벽에는 2.5m 높이까지 침수 흔적이 있었다고 상여우신문은 전했다.

 

후베이(湖北)일보는 "류린진에 2.46m까지 물이 찼다"고 보도했고, CCTV"류린진은 3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으로, 이번 비로 평균 3.5m의 물이 찼고 깊은 곳은 수심이 5m에 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자택 인근 슈퍼마켓에서 숙직을 하던 한 주민은 물이 차오르자 남편에게 "내가 죽거든, (자택) 침대 밑 슬리퍼 주머니를 잘 찾아보면 모아둔 돈이 있을 것"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작별인사로 남긴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남편은 새벽에 문자를 확인하고 황급히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답이 없었고, 자택 3층에서 1층으로 내려 가려 했지만 불어난 물로 이동할 수 없었다.

 

남편은 물이 빠진 뒤 아내를 찾아 나섰지만, 단층 슈퍼마켓에서 대피할 곳이 없었던 아내는 이미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후베이성 류린(柳林)진 비피해 현장 [상여우신문 캡처]

 

후베이일보에 따르면 후베이성에서는 11~12일 사이 수이저우 외에 샹양(襄陽샤오간(孝感우한(武漢) 등에서도 폭우가 내리면서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만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당국은 11일부터 12일 오후 4시까지 후베이성 내 7개 시 22개 현에서 이재민 38만여명이 발생하고 11천명이 긴급대피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앞서 지난달 20일께 중부 허난성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302명이 사망하고 50명이 실종했으며, 재산피해도 530억 위안(94403억원)에 달한 바 있다.

 

당시 허난성 중심도시 정저우(鄭州)에서는 빗물이 지하철 선로로 쏟아지면서 지하철 승객 14명이 숨지고 도로터널 침수로 6명이 사망하는 등 사망 292, 실종 47명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달 말에는 태풍 인파의 영향으로 상하이(上海)와 저장·안후이·장쑤·산둥성 일대에 많은 비가 내렸다. 저장성 닝보(寧波)시 위야오(余姚) 일부에서는 22일부터 나흘간 951mm의 비가 내려, 저장성에 상륙한 태풍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을 새로 쓰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난 6~8일에는 쓰촨성 일대에 100~250mm의 비가 내리면서 44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3~14일 중국 강수량 예보[중국 기상대 홈페이지 캡처]

 

한편 중국 기상대는 13~14일에도 창장(長江·양쯔강) 중하류 지역 등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면서, 안후이·후난·저장·구이저우·윈난 등에 100~200mm의 폭우를 예보했다.

 

또 쑹화장(松花江헤이룽장(黑龍江) 등 헤이룽장성 주요 하천에서는 다음달까지 홍수가 발생하고, 헤이룽장 일부 구간은 이달 하순 50년 중 가장 높은 수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흘째 최다기록…일 평균 확진자 2주 사이 2.1배 확산

스가, 록다운 요구에 부정적 반응… "백신 접종에 전력"

 

코로나 폭증하는 일본…도심의 인파= 13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의 횡단보도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 이날 일본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명 넘게 파악됐다.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 2만 명 넘게 늘어나는 등 감염이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13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날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오후 6시 45분까지 2만366명이 새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111만625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25명 증가해 1만5천397명이 됐다.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만 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1만5천808명, 12일 1만8천889명에 이어 사흘 연속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13일 신규 확진자는 일주일 전 같은 요일보다 4천731명(30.3%) 많은 수준이다.

 

이날 기준 최근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약 1만5천417명으로 2주 전인 지난달 30일(약 7천417명) 기준 평균의 약 2.1배에 달했다.

 

신규 확진자는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7개 지역에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수도 도쿄도(東京都)에서는 이날 확진자가 5천773명 보고됐다. 역시 최다 기록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일본 정부의 방역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광역자치단체장이 참가한 전국지사회는 "개별 도도부현이나 지자체가 통제하기 곤란한 국면에 달했다"고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진단하고서 현재 정부의 방역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이날 발표했다.

 

이들은 감염 방지를 위해 '록다운'(도시봉쇄)과 같은 과감한 대책을 검토하고 국민을 상대로 한 강력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발표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계 각국이 도시 봉쇄, 외출 금지, 벌금 부과 등의 수단을 썼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다는 인식을 표명하고서 "인파 억제와 백신 접종에 전력으로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대책 주무장관 니시무라 경제재생산도 야스쿠니 참배

 

일본의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과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상이 13일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 방위상은 태평양전쟁 종전일(8월 15일)을 이틀 앞둔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했다.

 

현직 방위상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2016년 12월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이후 4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기시 방위상은 작년 8월 13일에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지만, 당시는 각료 신분이 아니었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친동생으로, 외가에 양자로 입적한 탓에 성이 다르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방위상의 참배에 한국과 중국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 [도쿄 교도=연합뉴스]

 

기시 방위상은 참배 후 기자단에 "지난 대전(大戰)에서 나라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은 분들께 애도의 마음을 바쳤다"며 "부전(不戰)의 맹세, 국민의 생명과 평화를 지켜내겠다는 결의를 새롭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직 방위상의 참배는 한국과 중국의 비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각 나라에서 영령에 존숭(尊崇·마음속으로 깊이 존경함)의 뜻을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니시무라 경제재생상도 이날 태평양전쟁 패전 기념일을 이틀 앞두고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해 본전에서 참배했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에 '중의원 의원 니시무라 야스토시'라고 쓴 공물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에 흰 종이를 단 것)를 사비로 봉납했다.

 

니시무라 일본 경제재생상 야스쿠니신사 참배=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경제재생상이 13일 오전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그는 취재진에게 "조용하게 참배했다"며 "희생당한 영령(전몰자)의 안녕을 기원하고, 일본이 전후 걸어온 평화 국가의 길을 한층 진척시키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했다"고 말했다.

 

니시무라 경제재생상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내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관장하고 있다.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사실상 일왕을 위해 숨진 246만6천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이 가운데 90%에 가까운 213만3천 위는 일제가 '대동아(大東亞)전쟁'이라 부른 태평양전쟁(1941년 12월~1945년 8월)과 연관돼 있다.

 

    야스쿠니(靖國)신사

 

일제 패망 후 도쿄 전범재판(극동국제군사재판)을 거쳐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7명과 무기금고형을 선고받고 옥사한 조선 총독 출신인 고이소 구니아키(小磯國昭·1880∼1950) 등 태평양전쟁을 이끌었던 A급 전범 14명도 1978년 합사(合祀) 의식을 거쳐 야스쿠니에 봉안됐다.

 

이 때문에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우익 진영에는 '성소'(聖所)로 통하지만 일제 침략으로 고통을 겪었던 주변국 사람들에게는 '전쟁신사'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야스쿠니에는 일제의 군인이나 군속으로 징용됐다가 목숨을 잃은 조선인 출신 2만1천181위와 대만인 2만7천864위도 본인이나 유족의 뜻과 무관하게 봉안돼 됐다.

 

외교부, 일 방위상 야스쿠니 참배에 총괄공사 불러 항의

국방부도 입장 발표…"심각한 우려와 유감"

 

욱일기 등장한 야스쿠니신사

 

외교부는 13일 일본 각료들이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외교부는 이상렬 아시아태평양국장이 이날 오후 쿠마가이 나오키(熊谷直樹)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초치,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기시 방위상이 일본의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범들을 합사하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참배가 양국 간 신뢰 관계를 훼손하는 것인바, 일본의 지도자들이 역사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쿠마가이 공사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본국에 보고하겠다고 했다.

 

국방부도 이날 관련 입장에서 "기시 일본 방위대신이 과거 식민지 침탈과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강행한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우리 정부가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함을 수차례 강조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방위대신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기시 노부오 방위상과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상이 태평양전쟁 종전일(8월 15일)을 이틀 앞둔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