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더타임스 “정보당국 조사 중”보도

“바이러스, 인위적으로 만들어” 논문도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지난해 5월 방역요원들이 출입이 통제된 주민들에게 전달할 식재료를 들고 거리를 걷고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영국 정보기관이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바이러스가 처음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30일(현지시간) 영국을 비롯한 서방 정보기관은 초기에 코로나19의 우한 연구소 기원설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지만 재평가 결과 개연성 있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 정보기관들도 코로나19 우한 연구소 기원설을 현재 조사 중이다. 영국의 관련 조사에 대해 아는 한 서방 정보기관 소식통은 더타임스에 "우리를 한 방향으로 이끄는 증거들이 있고, 다른 방향으로 이끄는 증거들도 있다"면서 "중국은 어느 쪽에서나 거짓말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의 정보기관은 중국 내에 인적 정보망(휴민트)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에서 나오는 정보의 수집은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접속 가능한 웹)에서 중국 정보기관원을 포섭하는 작업에 치중해 이뤄진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다크웹에서는 중국 측 정보원들이 당국에 체포될 위험이 없이 익명으로 자신이 가진 정보를 서방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주장도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영국 세인트 조지 대학교 앵거스 달글리시 의대 교수와 노르웨이 바이러스 학자 비르게르 쇠렌센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자연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밝혔다고 일간 데일리메일과 미 폭스뉴스 등이 보도했다.

이들이 작성한 22쪽 논문에 따르면 인체 침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유기화합물의 구조가 발견됐다. 스파이크에서 양전하(+)를 띠는 4개의 아미노산이 한 줄로 늘어선 배열이 발견됐는데, 이는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아미노산이 음전하(-)를 띠는 인체 세포에 자석처럼 달라붙게끔 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배열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야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러스가 자연에서 시작되지 않았음을 가리키는 독특한 지문들이 발견됐고, 중국 연구기관이 자연적으로 발생한 바이러스의 전염력을 강화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한 적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이런 주장을 펴왔지만 학계에서 무시당했다며 국제학술지 'QRB 디스커버리(Quarterly Review of Biophysics Discovery'에 논문을 실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유출됐을 수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한 후부터 바이러스의 기원을 다시 조사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WSJ는 지난 23일 비공개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 세 명이 첫 발병보고 직전인 2019년 11월에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고 보도해 실험실 기원설을 재점화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정보당국의 코로나19 기원 판단이 엇갈린다며 90일 내 다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바이든, 코로나 기원 추가조사 지시…중 “미 실험실부터 하라”

‘우한연구소 유출설’ 놓고 대립...중국에 진실규명 협조 압박도

정보당국 뚜렷한 결론 못내자, 바이든 “90일안 다시 보고하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중국 실험실 유출설’을 다시 꺼내들자, 중국이 “미국 쪽 실험실부터 조사하라”며 맞불을 놓고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지난 3월 보고서에서,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가설이 사실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밝힌 뒤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미-중이 ‘코로나19의 기원’을 놓고 다시 첨예하게 맞붙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성명을 내어 “정보당국에 분명한 결론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노력을 배가해 90일 안에 다시 보고하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월스트리트 저널>이 “코로나19 첫 감염 사례가 보고되기 전인 2019년 11월 우한연구소 직원 3명이 코로나19와 같은 증상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해 논란에 기름을 부은 뒤, 바이든 대통령까지 직접 가세한 상황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 정보당국에 코로나19에 감염된 동물과의 접촉에서 온 것인지, 실험실 사고로 발생했는지 등 기원에 대한 가장 최신 분석을 하도록 임무를 맡겨 그 결과를 이달 초 받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서 정보당국은 두가지 시나리오로 모아졌지만 분명한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보당국의 현재 입장에 대해 “정보당국 중 두곳은 전자의 시나리오(동물 유래설)에, 한곳은 후자(실험실 유래설)에 각각 낮거나 보통 수준의 확신을 갖고 기울어 있다”며 “정보당국의 대다수는 이 가운데 어느 하나가 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충분한 정보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진실 규명에 협조할 것을 압박했다. 그는 정보당국 추가 조사에 “중국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들”을 포함시킬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은 “중국이 완전하고 투명하며 증거에 기초한 국제 조사에 참여하고, 모든 관련 자료와 증거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전세계의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관영 매체를 통해 미국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글로벌 타임스>는 27일 “올해 초 우한을 방문했던 세계보건기구 전문가팀은 중국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결론을 이미 내렸다”며 “미국은 동맹과 합세해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서를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는 딱지를 붙인 뒤 악의적인 정치적 선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세계보건총회(WHA) 개막(5월24일~6월1일) 직전에 미 언론이 ‘정보당국’의 보고서를 근거로 코로나19 실험실 유출설에 불을 지핀 것이 우연의 일치인지 알 수 없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험실 유출설을 ‘음모론’이라고 했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까지 나서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발생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주장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문은 “세계보건기구의 2단계 조사는 필요하지만, 중국 우한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세계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미국 포트 디트릭 연구소에선 2019년 이후 눈길을 끌 만한 정황이 포착됐으며, 미국이 아시아 각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생물학 연구소 역시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긴급히 조사 대상에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메릴랜드주 프레더릭에 자리한 포트 디트릭은 미 육군에 딸린 고위험군 바이러스 연구소로 2019년 7월 ‘안전상의 이유’로 잠정 폐쇄된 바 있다. 이 연구소는 같은 해 11월 부분 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해 3월 말부터 정상 운영되고 있다. 중국 쪽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우한연구소 유출설’이 불거질 때마다 이 연구소 문제를 거론해왔다.

 

앞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부 미국인들은, 입으로는 진실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마음속으론 정치적 조작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른바 ‘실험실 유출설’을 비롯한 음모론과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행태는 세계보건기구 전문가팀의 과학 정신과 연구 결과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세계적인 방역 노력과 연대를 모독하고 유린하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워싱턴 베이징/황준범 정인환 특파원

 

"중 우한연구소 연구원들, 코로나 첫 보고 직전 병원치료“

WSJ, 미 비공개 정보보고서 보도…'유출' 의혹 힘 실을 수도

연구소 측 "항체 나온 직원 없어…몇 명 아픈 것은 정상"

 

중국 우한(武漢)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EPA=연합뉴스]

 

중국 우한(武漢)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발병보고 직전인 2019년 11월 병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는 정보를 미국이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미국 정부의 비공개 정보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출지'라는 의혹을 받는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 이 연구소 연구원들이 아팠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곳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올해 3월 활동한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은 우한 현장조사를 거쳐 나온 보고서에서 '실험실 유출설'은 사실일 가능성이 극히 낮은 가설이라고 밝혔다.

조사팀은 "2019년 12월 이전에 어떤 실험실에서도 코로나19와 밀접하게 관련된 바이러스에 대한 기록이 없다"라고 이유를 댔다.

다만 조사팀은 '직원의 우발적 감염으로 자연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실험실 밖으로 나온 경우'만 평가했을 뿐 고의로 유출했을 가능성 등은 고려치 않았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전 아팠다는 정보는 이전에도 나왔다.

미국 국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막바지인 지난 1월 15일 발간한 보고서(팩트시트)에서 "첫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오기 전인 2019년 가을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들이 코로나19 및 계절성 질병에 부합하는 증상을 보이며 아팠다고 믿을 근거가 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때 국무부에서 코로나19 기원 조사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던 데이비드 애셔는 지난 3월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세미나에서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들이 아팠던 것이 '첫 번째 코로나19 집단감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다루는 실험실 내 고도로 보호된 환경에서 일하는 3명이 같은 주에 독감(인플루엔자)에 걸려 입원하거나 중태에 빠질 정도가 됐는데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이 없다는 것은 매우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중국 우한(武漢)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WSJ은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들이 2019년 11월 병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는 정보의 '신뢰도'에 대해 전·현직 관계자의 견해가 엇갈렸다고 전했다.

한 인사는 정보가 '한 국제적인 파트너'로부터 제공됐고 앞으로 의미가 있을 수는 있지만, 여전히 추가조사와 보강증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인사는 "여러 출처에서 얻은 매우 훌륭한 품질의 정보"라면서 "매우 정확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에 안 담긴 것은 연구원들이 아팠던 정확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정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으나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을 통해 "중국 내 코로나19 기원을 포함해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상황과 관련해 심각한 의문을 계속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1월 15일 국무부 보고서에 대해서는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이 "전임 행정부 보고서는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았으며 기원과 관련해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에 초점을 뒀다"라고 말했다.

 

WSJ은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입장을 표명해달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소의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최고 권위자인 스정리(石正麗) 박사는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되지 않았다면서 WHO 조사팀 현장조사 시 연구소 직원 전원이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연구소 코로나바이러스팀에서 이직한 직원도 현재까지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2019년 가을 연구소 직원들이 아팠다는 정보와 관련해선 "가끔 아픈 사람이 있는 것이 정상"이라면서 "한두 명이 아팠을 텐데 이는 확실히 별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WHO가 우한에서 추후 코로나19로 명명된 '정체불명의 폐렴'이 퍼지고 있다고 처음 확인한 시점은 2019년 12월 31일이다.

첫 확진자는 12월 8일 감염된 40대 남성으로 알려졌다.

 

다만 10월부터 12월 초 사이 우한이 속한 후베이성에서 폐렴 등 코로나19에 걸렸을 때와 유사한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가 92명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은 코로나19 초기상황과 관련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키웠다고 비판받는다.

 

지난달 2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대학에서 시노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자 줄선 대학생들. [AFP=연합뉴스]

피에몬테주 마조레 호수변 휴일 낮 사고

1978년 20명 숨진 이후 최대 인명 피해

 

이탈리아 피에몬테주 알프스산맥 주변 관광지에서 23일 추락한 케이블카 주변을 구조대가 수색하고 있다. 스트레사/AP 연합뉴스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 관광지에서 23일 케이블카가 추락해 적어도 어린이 한 명을 포함한 14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피에몬테주의 마조레 호수변 스트레사에서 모타로네산 정상까지 연결하는 케이블카가 이날 낮 12시30분께 정상 도착 직전 20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적어도 14명이 숨지고 어린이 한명이 크게 다쳤다. 현장에서 두 명의 어린이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한명은 소생시키지 못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숨진 이들 가운데 5명은 이스라엘인이라고 이스라엘 외교부가 확인했다.

 

사고 케이블카는 코로나19 여파로 1년 이상 멈춰있다가 방역 완화에 따라 전날 운행을 재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들은 정상에서 300m 지점의 케이블이 손상된 것으로 추정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현장 주변인들은 케이블카 운항 전에 철저하게 점검했다고 전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 케이블카는 유명 관광지인 마조레 호수와 주변 알프스산맥의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어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날은 날씨가 좋아 관광객들이 꽤 몰린 것 같다고 <아에프페>가 현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 케이블카는 1970년 8월 운행을 시작했으며, 2014~2016년 전체적인 보수 작업이 이뤄졌다. 이날 사고는 1978년 낮게 날던 미군 비행기가 돌로미티산맥에 있는 스키장의 케이블카 케이블을 끊어뜨려 20명이 사망한 이후 최악의 케이블카 사고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사고 뒤 성명을 내어 “비극적인 사고 소식을 접하고 슬픈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리는 24일 정부 관계자들을 현장에 보내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사망·부상자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기섭 기자

꾸며낸 문서로 다이애나 비 속여
1995년  ‘찰스 불륜’ 폭로 끌어내
5.1조원 수신료 동결 · 삭감론도

 

영국 공영방송 <(BBC>의 기자가 다이애나 왕세자비 인터뷰를 성사시키려 문서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방송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런던의 BBC 본사 건물. 런던/EPA 연합뉴스

 

영국 <BBC> 방송의 기자가 다이애나 왕세자비 인터뷰를 성사시키려고 문서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영국 방송의 간판’ <비비시>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 공영방송은 가구당 연간 25만원에 달하는 수신료를 바탕으로 영국을 넘어 전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는 점에서, 보도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이번 비리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비비시>의 의뢰로 진행된 다이애나 인터뷰 관련 비리 조사 결과가 20일(현지시각) 발표되자 왕실 인사들과 정치권이 비판을 쏟아내는 가운데, 정부가 감독 강화와 방송 수신료 삭감 또는 동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일간 <더 타임스> 등이 22일 보도했다.

 

대법관 출신 존 다이슨 경이 이끈 조사팀은, 1995년 이 방송의 마틴 바시어 기자가 다이애나의 동생 찰스 스펜서에게 조작된 문서를 제시해 다이애나 인터뷰를 성사시켰다고 발표했다. 다이슨 경은 “바시어가 부적절하게 행동했고 <비비시>의 취재보도 기준을 심각하게 어겼다”고 지적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왕실 직원 등이 자신을 감시하면서 돈을 받은 것처럼 암시하는 조작 문서를 접한 이후 인터뷰에 응했다. 그가 이 인터뷰에서 남편인 찰스 왕세자와 커밀라 파커 볼스의 불륜을 폭로하면서 왕세자 부부 관계는 파경을 맞았다. 다이애나는 2년 뒤 프랑스 파리에서 비극적인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조사 발표 직후 다이애나의 아들 윌리엄 왕세손은 입장문을 내어 “이 인터뷰가 부모님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며 “<비비시>의 행위가 어머니의 두려움과 편집증, 고독을 부추겼다는 것을 알게 돼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도 “착취 문화와 비윤리적 행위의 파급 효과”를 비판하며 “이번 조사는 정의와 진실을 항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왕자들의 강도 높은 규탄 이후 당시 뉴스 총책임자였던 토니 홀 전 사장이 국립미술관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또, 영국 정부는 <비비시>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조처를 취하기를 바란다고 밝혔고, 로버트 버클랜드 법무장관은 이 사건이 방송 지배구조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또 가구당 연 159파운드(약 25만원)인 방송 수신료를 앞으로 5년 동안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방안을 놓고 방송 경영진과 협상하고 있다고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방송의 수신료 수입은 한해에 32억파운드(약 5조1천억원)에 달하며, 이는 지난해 총 매출의 60%를 훌쩍 넘는다. 이런 자금을 바탕으로 <비비시>는 8개 지상파 텔레비전 채널을 비롯해, 라디오, 인터넷 미디어 서비스를 전국민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이 방송의 영향력은 영국 내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시엔엔>(CNN) 등의 위성방송에 대응해 1991년부터 24시간 뉴스 방송을 전세계에 내보내고 있다. 이 회사의 온라인 뉴스 사이트는 이용자 규모에서 세계 10위 안에 드는 뉴스 매체다. 이밖에 드라마 등 오락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비비시 엔터테인먼트> 등 외국 대상 상업 방송도 거느리고 있다.

 

영국 방송계에서는 그동안 이 방송사 조직의 공룡화를 꾸준히 비판했으나, 경영진은 뛰어난 협상력을 발휘해 규제를 최소화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엔 영국에서 특히 민감한 왕실 문제가 얽혀 있어,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운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신기섭 기자


다이애나비 인터뷰한 BBC 기자 "방송 후에도 친구로 지냈다"

선데이타임스에 밝혀…"다이애나에게 해 끼쳤다고 믿지 않아"

 

    1995년 영국 다이애나비를 인터뷰한 마틴 바시르 [AP=연합뉴스]

 

"어떤 식으로든 다이애나에게 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고, 우리가 그랬다고 믿지 않고 있다. … 우리는 친구였다."

거짓말과 위조 서류를 동원해 영국 찰스 왕세자의 아내 다이애나비와 인터뷰를 성사시켰다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전직 BBC 기자 마틴 바시르(58)가 입을 열었다.

바시르는 23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 일요판 선데이타임스에 다이애나비가 방송 내용에 전혀 불만을 품지 않았으며, 두 사람은 방송 후에도 친구로 지냈다고 주장했다.

 

1996년 3월 바시르의 아내가 셋째 아이를 출산하는 날 다이애나비가 분만실에 직접 찾아왔다며 함께 촬영한 사진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아내가 흉막염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다이애나비가 아내에게 다 같이 휴가를 가자고 제안한 편지도 공개했다.

바시르에게 보낸 편지에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를 지지해주고, 이 특별한 여성을 이해해줘서 고맙다"며 "아무도 나에게 그런 믿음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영국 다이애나비 [EPA=연합뉴스]

 

바시르는 "왕실에 경각심을 주기 원했던 것부터 방송이 전파를 타는 것까지 인터뷰에서 우리가 한 모든 일은 다이애나가 원했던 바"라며 "우리는 그를 사랑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이애나비의 인생에서 일어난 많은 일들과 그 결정들을 둘러싼 복잡한 문제들을 내가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이애나비의 두 아들에게 마음속 깊이 미안함을 느끼지만, 이 인터뷰가 다이애나비를 고립시키고, 편집증을 부추겼다는 윌리엄 왕세손의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제의 인터뷰를 주선한 다이애나비 동생 찰스 스펜서 백작이 바시르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 역시 "불합리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다이애나비는 1995년 11월 BBC 프로그램 '파노라마'에 방영된 인터뷰에서 남편이 커밀라 파커 볼스(현 찰스 왕세자 부인)와 불륜관계라고 털어놨다.

1981년 스무 살의 나이로 찰스 왕세자와 결혼한 다이애나비는 BBC와 인터뷰한 다음 해인 1996년 이혼했다.

 

한 세대가 바뀌어 가는 동안에도 해당 인터뷰 성사 배경에 대한 의혹이 이어지자 BBC는 지난해 대법관을 지낸 존 다이슨 경에게 독립적인 조사를 의뢰했다.

다이슨 경은 보고서에서 바시르가 스펜서 백작에게 위조된 은행 서류를 보여주며 왕실 직원들이 돈을 받고 다이애나비 정보를 흘렸다고 말하는 등 거짓말로 인터뷰를 주선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바시르에게 잘못이 없다고 결론 지은 1996년 BBC의 조사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건 없이 사과했다.

바시르는 다이슨 경이 BBC에 보고서를 제출하기 몇시간 전 건강상 이유로 회사를 그만뒀다.

플로이드 사망 1년 ... 흑인들 “현실은 도리어 후퇴”

미니애폴리스서 워싱턴DC까지 플로이드 이름 '메아리'

유족 만난 바이든 "경찰 개혁법안 통과되기 바란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미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의 거리에 25일 사람들이 모여 그의 1주기를 기념하고 있다. 플로이드가 숨진 이곳에는 '조지플로이드 스퀘어'란 이름이 붙여졌다. [EPA=연합뉴스]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을 짓눌린 채 '숨 쉴 수 없다'고 외치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1주기인 25일 미국 곳곳에서는 추모 행사가 열렸다.

CNN 방송은 이날 플로이드가 숨진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부터 텍사스주 댈러스, 수도 워싱턴DC에 이르기까지 미 전역에서 플로이드의 이름이 메아리쳤다고 보도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플로이드의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생명을 축하하기'란 추모 행사가 열렸다.

또 댈러스의 활동가들은 이날 연대 행진과 집회를 열었고,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퍼시픽심포니는 플로이드를 기리는 무료 콘서트를 스트리밍으로 개최했다.

 

흑인 시청자를 겨냥한 케이블 채널 BET는 가수 존 바티스트, 래퍼 나스, 전 유엔 대사 앤드루 영 등이 출연하는 행사를 포함해 이날부터 사흘간 특별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플로이드는 지난해 5월 25일 미니애폴리스의 한 편의점 앞에서 20달러 위조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숨졌다.

 

백인인 전 경찰관 데릭 쇼빈이 등 뒤로 수갑을 찬 채 땅바닥에 엎드린 플로이드의 목을 9분 29초간 짓눌렀고 "숨 쉴 수 없다"며 "엄마"를 외치던 그는 싸늘한 주검이 됐다.

참혹하게 의식이 꺼져가는 플로이드의 마지막 순간은 이를 목격한 한 흑인 여고생의 휴대전화에 동영상으로 고스란히 담겼다가 통신망을 타고 전 세계로 퍼졌다.

플로이드는 인종적 평등과 경찰 개혁을 향한 투쟁의 상징이 됐다고 CNN은 전했다.

플로이드의 숙모 앤절라 해럴슨은 "오늘 나는 안도의 하루를 느꼈다"며 "나는 기쁨과 희망에 압도됐고, 변화가 여기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25일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미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의 거리에서 한 바이올리니스트가 플로이드의 벽화를 배경으로 추모 연주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플로이드의 딸인 지애나와 엄마 록시 워싱턴,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 등의 유족은 이날 워싱턴DC를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을 만났다.

필로니스는 바이든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만남이 "훌륭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가슴으로부터 말하는 "진실한 사람"이라고 불렀다.

그는 "우리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에 감사하며 이것(조지플로이드법)이 장차 통과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플로이드의 가족이 지난 1년간 "비범한 용기"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조지플로이드법은 경찰관의 목 조르기를 금지하고 경찰관의 비위 행위에 대한 전국적 등록 시스템을 마련하는 한편 경찰관 면책 특권의 개정 등 경찰의 단속·체포 관행을 개혁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상원에 계류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이드의 1주기인 이날까지 이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목표를 잡았지만 무산됐다.

플로이드의 조카인 브랜던 윌리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 법안의 통과를 지지하지만 이 법이 올바른 법이 돼야 하지 서두른 법이 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지플로이드추모재단은 이날 지지자들에게 선출직 공무원들, 특히 상원의원에게 조지플로이드법의 통과를 요구하는 전화를 하라고 촉구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플로이드의 죽음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었다고 인정했다. 월즈 주지사는 "플로이드는 미국의 흑인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직면해온 고통의 국제적 상징이 되기를 원치 않았다"며 "하지만 그의 딸의 말대로 그는 세상을 바꿨다"고 말했다.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전 경찰관 쇼빈에 대해서는 1심에서 2급 살인 등 3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여기에 보태 연방대배심은 쇼빈을 포함해 현장에 출동했던 전 경찰관 4명 전원이 플로이드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며 기소한 상태다.

 

바이든, 플로이드 1주기에 유족 위로하며 경찰개혁법 통과 촉구

"경찰, 맹세 어기면 책임져야"…'조지플로이드法' 상원서 경찰면책특권 공방

유족 "더는 두려움 없이 살아야"…사건발생 미네소타 '9분29초' 침묵의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한 조지 플로이드의 유족과 변호인(가운데) [UPI=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 백인 경관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1주년을 맞아 플로이드의 유족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위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비공개로 1시간 이상 진행된 유족 접견에서 이들에게 애도를 거듭 표하면서 플로이드 사망을 계기로 추진 중인 경찰 개혁법안의 조속한 의회 통과를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접견 후 낸 성명에서 "사랑하는 형제와 아버지가 살해당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그 첫해 가족은 몇 초 전에 뉴스를 접한 것처럼 느낄 수 있다"며 "끔찍한 9분29초가 재생될 때마다 그들은 고통과 슬픔을 되새겨야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의회가 경찰 개혁법안인 이른바 '조지플로이드법'을 속히 통과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초 이 법의 통과 목표 시한을 이날로 잡았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이드법 협상이 현재 의회에서 진행 중"이라며 "나는 하원을 통과한 법안을 강력하게 지지하며, 의미 있는 법안을 상원에서 처리하기 위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선의의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법안을 내 책상으로 빨리 보내주길 바란다"고 했다.

미 하원은 지난 3월 조지플로이드법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 계류 중이다.

 

법안은 경찰이 용의자를 체포할 때 목을 조를 수 없도록 하고, 면책 특권을 제한해 용의자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 경찰을 고소할 수 있게 했다. 영장 없는 가택수색 금지 등의 내용도 담겼다.

민주당 상원은 이 법안 처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공화당이 경찰관 보호 등을 이유로 면책 특권 제한 조항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플로이드 장례식에 동영상 메시지 전하는 바이든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전 경관 데릭 쇼빈의 유죄 평결이 중요한 진전이라면서도 "우리의 진보는 거기서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법 체계 내에서 책임과 신뢰를 동시에 가질 수 있고 또 가져야만 한다"며 진정한 변화를 일구기 위해 경찰이 맹세를 어기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접견을 마친 뒤 플로이드 변호인 벤 크럼프는 "바이든 대통령은 본질과 의미가 안 담긴 법안에 서명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고 전하면서 "그는 서두르는 법안이 아닌 올바른 법안인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 플로이드는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말을 했다. 그들을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말했다.

또 "우린 법이 통과되길 바랄 뿐"이라며 "흰머리 독수리 보호법을 만들 수 있다면 유색인종을 보호하기 위한 법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미국에서 더는 두려움 속에서 살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플로이드의 조카 브랜드 윌리엄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에 조지의 유산이 온전하게 담기길 원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플로이드 유족은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만났다.

펠로시 의장은 "오늘 우리는 플로이드의 이름을 딴 법을 통과시키길 원한다"며 "조만간 법을 통과시켜 당신 가족을 위로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플로이드가 살해당한 지역인 미네소타주(州) 팀 월즈 주지사는 이날 오후 1시부터 9분29초 간 주 전역에서 침묵의 시간을 통해 플로이드를 기린다고 공표했다.

 

플로이드 1주기…미 법무부 민권책임자에 첫 흑인여성 상원 인준

51대 48로 클라크 변호사 인준…"안전하고 효과적인 법집행 전략 찾아야"

 

    크리스틴 클라크 미국 법무부 민권 담당 차관보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법무부에서 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이 민권 분야 책임자 자리에 오르게 됐다.

미 상원은 25일 크리스틴 클라크 법무부 민권 담당 차관보 지명자에 대한 인준 표결에서 51대 48로 가결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공화당에서는 수전 콜린스 의원이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클라크의 이날 인준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의한 목 눌림으로 숨진 지 꼭 1년이 되는 날 이뤄졌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미 전역에서 인종 차별 항의 시위가 들불처럼 번졌고, 플로이드의 이름을 딴 경찰 개혁법안이 상원에 계류 중이다.

플로이드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경관 데릭 쇼빈은 지난달 대배심원단에 의해 유죄 평결을 받아 다음 달 25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민권 담당 부서는 지방의 사법기관을 조사하고 각 주(州)의 투표 규정을 전담하는 등 시민권리와 관련한 업무를 관장한다.

 

클라크 인준과 관련해 공화당은 그가 반(反)경찰적이며 급진론자라면서 인준을 반대했고, 민주당은 이를 중상모략이라고 일축하며 대립 양상을 보였다.

인준 표결에 앞선 법사위에서도 11대 11로 팽팽한 찬반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클라크는 지난달 인준청문회에서 "법 집행이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수행되도록 하는 전략을 찾고자 한다"며 경찰 예산 지원 축소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클라크는 '법률에 의한 민권 변호사 위원회' 회장직을 역임했다.

한편 법무부 서열 3위인 부차관에 지명된 배니타 굽타 변호사도 51대 49의 근소한 차이로 상원에서 인준됐다. 이 표결에서는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이 공화당에서는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클라크와 굽타 둘 다 사법 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흑인 68%, “경찰 대응이 더 나빠졌다”

라틴계 47%, 아시아계 37%도 공감 표시

 

미국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1주기에 즈음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 추모 전시회에 ‘흑인의 삶도 중요하다’고 쓴 전시물이 설치되어 있다. 미니애폴리스/AFP 연합뉴스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폭력으로 사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미 흑인들은 경찰의 대우가 더 나빠졌다고 느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5월25일 플로이드 사망 이후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흑인 차별 항의 움직임이 일었으나, 흑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현실은 후퇴한 셈이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와 함께 미국 성인 18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흑인 응답자의 68%가 경찰의 흑인 대응 양태가 더 나빠졌다고 답했다고 22일 보도했다. 경찰의 대응이 개선됐다고 답한 흑인은 6%에 불과했다.

 

흑인들의 이런 부정적인 평가는 다른 인종 상당수도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라틴계 응답자의 47%, 아시아계 응답자의 37%는 경찰이 흑인들을 과거보다 못하게 다룬다는 데 동의를 표시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흑인의 평가에 동의하는 백인은 응답자의 25%에 불과했다. 백인의 61%는 경찰의 흑인 대응이 한 해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했다.

경찰이 총격을 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 나쁜 평가가 나왔다. 흑인의 72%, 라틴계의 49%, 아시아계의 44%, 백인의 32%는 경찰의 유색 인종 총격 사건이 더 심각해졌다고 답했다. 전체 평균치로는, 더 심각해졌다는 응답이 41%, 변화가 없다는 응답이 49%, 개선됐다는 응답이 9%였다.

 

이에 따라 흑인이나 라틴계 상당수는 경찰을 보호해주거나 봉사하는 존재로 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흑인의 55%는 경찰에 전화하면 도움이 되기보다 피해를 입는 일이 더 많다고 답했고, 라틴계의 40%도 같은 생각을 드러냈다. 반면, 아시아계와 백인 중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응답자는 25%에 그쳤다.

 

한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플로이드 사망 1주기인 25일 그의 유족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플로이드를 추모할 예정이라고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이 전했다. 이번 행사는 민주당이 용의자 목조르기 금지와 경찰의 면책특권 제한 등을 담은 이른바 ‘조지 플로이드법’의 상원 통과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신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