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1일 열린 화상 글로벌 보건 정상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을 생산하는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내년까지 전 세계 빈곤국에 약 35억 회분의 백신을 제공할 방침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앨버트 불라도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21일 화상으로 열린 글로벌 보건 정상회의에서 올해 10억 회분을 포함해 향후 18개월에 걸쳐 총 20억 회분을 빈곤국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화이자 대변인은 해당 물량이 특정 국가와 양자 합의나,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비롯한 국제기구와 합의 등을 통해 배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도 올해 9천500만 회분, 내년 9억 회분 등 약 10억 회분을 저개발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는 코백스 공급 물량이 포함돼 있다.

이밖에 존슨앤드존슨(J&J)은 올해 코백스와 2억 회분의 얀센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3억 회분의 추가 공급 가능성을 협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 수가 실제로는 공식 통계보다 2∼3배 더 많을 것으로 추산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보도했다.

WHO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숨진 사람이 공식적으로 약 340만 명이라고 집계했다.

 

그러나 보고되지 않은 코로나19 사망자, 다른 질병을 앓고 있었지만, 병상 부족 및 이동 제한 등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숨진 간접 사망자 등을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WHO는 분석했다.

새미라 아스마 WHO 데이터·분석 담당 사무차장보는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이 숫자는 정말로 2∼3배 더 많을 것"이라며 "사망자가 약 600만∼800만 명이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WHO가 팬데믹에 따른 실질적인 인명 피해를 파악하기 위해 각국과 협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다음 비상사태를 더 잘 준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이트 리스트 국가’ 범위도 확대할 듯

프, 6개월만에 카페 영업 재개 ‘손님 북적’

 

 19일 프랑스 파리 카페 실외석에 맥주와 커피를 마시고 있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여행자의 역내 입국 허용을 추진한다. 프랑스에서는 6개월여만에 식당과 바, 박물관 등의 영업이 재개됐다.

 

유럽연합 소속 27개국 소속 대사들은 19일 유럽연합이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유럽연합 비회원국 여행객의 역내 입국을 허용하라는 권고에 합의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유럽연합은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지난해 3월부터 필수적이지 않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유럽연합 비회원국 국민이 유럽연합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코로나19 감염확산이 적은 나라인 한국 등 일부 국가 국민에 한해서만 입국을 허용해왔다. 그러나,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그리스 등 관광산업 비중이 큰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여행 제한 완화 요구가 커지면서, 유럽연합 차원의 여행 제한 완화 정책이 추진됐다.

 

권고안은 21일 유럽연합 회원국 장관들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유럽연합은 또한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더라도 입국이 허용되는 이른바 한국 등 ‘화이트 리스트’ 국가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백신 접종 완료 여행객 입국 허용 등을 실제 시행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권한은 개별 회원국에 있다. 회원국에 따라서 여행객 입국 허용 시기와 범위는 다를 수 있다. 그리스는 지난주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나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제출한 경우 관광객 입국을 허용했다. 반면, 프랑스는 다음달 9일부터 관광객 입국을 허용할 계획이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19일 카페 실외 좌석 영업 재개에 따라 테라스석에 앉아 커피나 차를 마시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고 <프랑스24>가 전했다. 파리 유명 카페인 카페드플로르의 직원은 테라스에 의자를 두자마자 손님들이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지난해 10월 말 2차 전국 봉쇄 이후 6개월 만의 영업 재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장 카스텍스 총리(왼쪽)가 지난 19일 파리의 한 카페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부터 카페와 바, 식당은 실외석에 한해 영업을 허용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정부는 이날부터 카페와 바 그리고 식당은 실외석에 한해 영업을 허용했다. 루브르박물관 등 박물관과 미술관도 문을 열었다. 통금은 오후 7시부터(오전 6시까지)에서 오후 9시부터로 완화됐다. 카페와 식당 등 실외석의 경우 한 테이블에 6명을 초과해 앉을 수 없으며, 극장과 박물관 입장객 수에도 제한이 있다.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파리 한 카페에서 장 카스텍스 총리와 함께 커피를 마셨다. 프랑스 정부는 다음달 9일부터 식당 등 실내석 영업을 허용하고 30일부터는 통금을 완전히 해제할 예정이다.

 

오스트리아도 빈오페라극장을 포함한 극장과 음식점, 카페의 문을 6개월여만에 이날부터 열었다. 백신을 접종했거나 음성 증명서를 받았거나 코로나19 감염 뒤 최근 회복됐음을 증명한 경우에 한 해 입장이 가능하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도 이날 빈에 있는 음식점에서 각료들과 점심을 먹었다.

 

유럽연합의 최근 이같은 움직임은 백신 접종 진전과 함께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이전보다는 호전됐기 때문이다. 프랑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숫자는 지난 4월 하루 4만명대에서 최근 하루 1만명대로 감소했다. 다만, 유럽연합 내에서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 위험 목소리도 나온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부 회원국이 백신 접종 없이 유럽연합으로 들어올 수 있는 ‘화이트 리스트’ 국가에 영국을 추가할지에 대해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에 인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익명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조기원 기자

 

“중국의 신장위구르 인권침해, 일본 기업 위험요소로 떠올라”

 

 

미국 정부가 인권침해 논란이 있는 중국 신장웨이우얼(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면화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셔츠의 수입을 금지했다. 신장웨이우얼 인권 문제가 일본 기업의 위험 요소로 떠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달 10일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공개한 문서를 인용해 지난 1월 로스앤젤레스(LA)항에서 유니클로 남성용 셔츠가 압수됐다고 20일 보도했다. 중국 군·국유기업·행정이 결합된 조직인 ‘신장생산건설병단’을 통해 공급받은 면화로 만든 셔츠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12월 강제노동에 따른 인권침해 문제로 신장생산건설병단이 생산하는 면과 면제품 수입을 금지했다. 이곳에서 중국 면의 3분의 1이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과정이 복잡해 원산지를 특정하기 어려운 면 원재료의 경우도 수입하는 기업이 증명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셔츠의 원자재를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조달한 것으로 중국과 관계가 없다고 반론을 폈지만 미 당국은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 당국은 생산, 가공, 처리 기록이 제출되지 않았고, 관련자나 공장 위치도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클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19일 “이번 결정은 매우 유감”이라며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에 인권 침해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유니클로의 미국 내 매출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아, 경영에 직접적 타격은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가 외교‧안보뿐 아니라 인권, 경제까지 한층 강화되고 있어 기업들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다. 

 

일본 유니클로와 무인양품은 세계 패션 업체들의 ‘신장 면화 보이콧’ 선언에도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무인양품은 지난달 입장을 내고 신장웨이우얼 면화를 사용하고 있지만 “제3의 기관을 파견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지금까지 법령과 자사의 행동 규범에 대한 중대한 위반은 없었다”고 밝혔다. 보이콧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이다. 유니클로는 “정치적 문제는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기업이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은 중국 시장에서의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서다. 무인양품은 매출의 약 20%가 중국에서 나온다. 유니클로는 중국 내 의류 매출 1위 기업으로 800여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이날 “바이든 정부가 신장웨이우얼 인권문제로 중국을 비난하는 동시에 기업에도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며 “일본 기업에도 구체적으로 영향이 왔다”고 전했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