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생포 사례"…치료 여부·현재 상태 등은 미확인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공개한 북한군 추정 포로 사진 [텔레그램 캡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병사 중 1명을 생포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를 국가정보원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국정원은 27일 북한군 1명을 쿠르스크 전장에서 생포했다는 우크라이나 매체 보도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우방국 정보기관과의 실시간 정보 공유를 통해 부상을 입은 북한군 1명이 생포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후속 상황을 면밀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의 군사 전문 매체 밀리타르니는 26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SOF)가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작전 수행 중 북한 병사를 포로로 잡았다며 이 병사의 사진을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했다고 전했다.

공개된 사진 속 남성은 상당한 상처를 입은 상태로 보이지만 치료를 받았는지 여부와 현재 상태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이 병사가 실제 북한 병사로 확인될 경우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최초의 북한 병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러시아에 1만1천 명 이상의 병사를 파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8월 러시아 남서부 접경지 쿠르스크를 기습 공격해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데, 러시아가 북한군을 포함한 대규모 병력을 집결해 쿠르스크 탈환을 시도하면서 양측은 치열한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파병된 북한 병사들은 최근 본격적으로 전선에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한군 전사자 등 피해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DIU)은 최근 북한군과 러시아군으로 혼성 편성된 공수부대와 해병대가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치명적이고 회복 불가능한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북한군은 쿠르스크의 탁 트인 지형 때문에 우크라이나 드론에 큰 피해를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쿠르스크에서 죽거나 다친 북한군이 3천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 발표대로라면 파병된 북한 병력 가운데 최소 4분의 1이 손실을 본 셈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은 북한군 장병이 현대전, 특히 드론에 경험이 거의 없다며 2차 세계대전 때나 볼 법한 원시적 전술을 쓴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북한군이 대규모 사상에도 불구하고 기존 전술을 거의 변경하지 않은 채 보병 진격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르스크에 배치돼 드론에 맞서 싸우는 북한군 병사들 [우크라이나군 배포 영상 캡처]

 

한편, 국정원이 북한군 포로 생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한국 정부가 신문 등을 위해 인력을 파견하거나 포로가 한국에 귀순을 요청하면 수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정원은 지난 10월 29일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북한군이 포로로 잡히거나 투항했을 경우 소통할 우리 측 요원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지적에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국감에서 북한군의 귀순 요청 시 정부 대응에 대해 "국제법·국내법적으로 당연히 우리나라가 받아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 권력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부분도 존재하기에 고민해야 하는 면도 있지만,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서 귀순 요청을 검토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 연합 고일환 오수진 이도연 기자 > 

전·현 대통령 4명 함께 트럼프의 운영권 환수 주장을 반박

 

 
파나마 시위자들이 24일(현지시각) 파나마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대형 사진을 불태우며 항의하고 있다. AFP 연합
 

파나마의 전·현직 대통령 4명이 “파나마 운하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함께 목소리를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운영권 환수 주장을 반박하는 데 모두 한뜻임을 과시한 것이다.

호세 라울 물리노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전직 대통령 3명과 함께 공동 성명을 내어 “운하는 피땀 어린 노력과 되돌릴 수 없는 정복으로 이뤄진 우리 역사의 일부”라며 “우리나라와 우리 운하의 주권은 결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성명엔 물리노 대통령 말고도 에르네스토 페레스 바야다레스 전 대통령, 마르틴 토리호스 전 대통령, 미레야 모스코소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 세 명이 서명했다. 이들 전·현직 대통령은 이날 파나마 정부 청사에 함께 모여 의견을 나눈 뒤 이번 성명에 서명했다.

앞서 22일 트럼프 당선자는 파나마 운하 통과료가 불공정하다며 운영권을 환수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물리노 대통령은 즉각 “파나마 운하와 주변 지역은 한 치의 땅도 파나마에 속하며 앞으로도 파나마에 속할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번에 또다시 전·현직 대통령 4명이 참여한 공동성명을 낸 것은, 파나마 운하와 관련해선 정치적 입장이나 세대를 떠나 모두 한마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전·현직 대통령은 성명에서 “파나마 사람들은 많은 것들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운하와 우리의 주권과 관련해선 우리는 모두 한 깃발 아래 모인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현직 대통령 회동에 참여하지 않은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전 대통령과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번 공동성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물리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방송된 시엔엔 방송 스페인어판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당선자의 발언에 대해 “역사에 대한 무지의 표현”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파나마 운하의 과거, 현재, 미래를 고려할 때 일어나지 않을 일(통제권 미국 이양)과 관련한 추측들은 역사적 일관성이 없는 무의미한 것”이라며 “파나마 운하는 100% 파나마 국민의 것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82㎞ 길이의 파나마 운하는 세계 해상물동량의 5%를 담당한다. 1914년 미국에 의해 완성되어 운영되다가 1999년 소유권과 운영권이 파나마 정부에 반환되었다. 이후 파나마는 56억 달러(8조원)를 투입해 확장 공사를 벌여 9년 만인 2016년 완공했다.

파나마 운하는 인구 450만명의 파나마 경제에도 큰 구실을 한다. 파나마운하청은 2023년 연례 보고서에서 운하 통과료 등 전체 매출이 파나마 국내총생산(GDP)의 3.1% 수준이라고 밝혔다.     < 한겨레 박병수 기자 >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13년 만에 반군에 무너지게 돼

 

반군에 점령된 8일 새벽 다마스쿠스의 모습=8일(현지시간) 새벽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시내의 텅 빈 광장의 모습. 2024.12.8
 

시리아에서 주요 도시를 파죽지세로 점령해온 반군이 8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장악하고 공공기관을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선언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슬람 무장세력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을 주축으로 한 시리아 반군은 이날 "다마스쿠스가 해방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촉발된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13년 만에 반군에 무너지게 됐다.

HTS 지도자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텔레그램 성명에서 "다마스쿠스 시내 공공기관들은 공식적으로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전 총리의 감독 아래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수도를 떠나 모처로 도피했다고 영국 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전했다.

아사드 대통령을 태운 비행기는 이날 다마스쿠스를 떠났고 목적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복수의 군 당국자가 로이터에 말했다.

시리아 반군이 다마스쿠스에 진입한 건 2018년 정부군이 주변 일대의 반군 세력을 일소한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라고 AP 통신은 짚었다.

아사드 대통령의 도피설과 관련해 시리아 정부는 즉각적으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친정부 라디오 방송은 다마스쿠스 공항에 대피령이 내려졌고, 모든 항공편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시리아 정부군 장교의 발언을 인용, 시리아 정부군 수뇌부가 휘하 장교들에게 아사드 대통령의 24년 통치가 끝났다고 통지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 연합 황철환 기자 > 

라이더 대변인, 우크라 주장 확인 안 해
미 당국자들의 앞선 입장에서는 후퇴

 

 
 
                 미국 국방부의 팻 라이더 대변인. 미 국방부 누리집
 

우크라이나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해 전사자도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의 이런 주장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우리는 북한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선들에서 공격적인 전투 작전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 병사가 전투에 참가해 사망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질문을 받고는 이렇게 답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그들이 많은 경우에 러시아 부대들에 통합되고 있고, 우리는 러시아 시설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의 결과로 북한 병사들이 죽고 있다는 보도를 알고 있다”면서도 “여러분에게 제공할 수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대략적으로 말해서 북한의 공격 전투작전 관여가 어느 시점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있다고 예상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그런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한국 정부는 최근 들어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전투 참여와 사망설을 연일 제기해왔다. 한국 국정원은 지난 20일 북한 병사들이 현지 공수여단과 해병대에 배속돼 일부는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북한군 사상자 발생했다는 첩보도 면밀히 파악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언론 ‘알비시(RBC) 우크라이나’도 지난 20일 ‘글로벌 디펜스 코퍼레이션’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지난 20일 영국의 스톰섀도 미사일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해, 북한군 50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북한군 500명 사망이나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영토 안까지 들어갔는 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23일 쿠르스크에 주둔 중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약 1만명의 북한 병사들이 현재까지 전투에 “적극적으로 관여”한다는 뚜렷한 보고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싱 부대변인은 북한 병사들이 “교전할 준비가 됐다”고, 오스틴 장관은 “러시아 편제로 통합되는 방식을 근거로 하여, 그들이 곧 전투에 관여할 것으로 완전히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런 평가도 앞서 미 당국자들이 북한군 파병과 전투 참여와 관련한 발언에서는 후퇴한 것이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지난달 13일 “오늘 나는 1만명 이상의 북한 병사들이 동부 러시아로 보내져, 그들 대부분이 쿠르스크의 서부 끝까지 이동해, 거기서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작전에 관여하기 시작했다고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한겨레  정의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