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상 손 뗄 것” 경고 하루 뒤 깜짝 선언

 

 
 
19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면담하고 있다. AFP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 일 ( 현지시각 ) 을 기점으로 30 시간 휴전을 하자는 갑작스러운 제안을 던졌다 . 미국이 지지부진한 평화 협상 중재를 관둘 수 있다고 경고한 뒤 하루가 지나 벌어진 일이다 .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부활절 (4 월 20 일 ) 휴전 선언 직후에도 공격이 계속됐다며 경계를 놓지 않았지만 , 휴전을 한다면 그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면담 중 러시아 모스크바 시각 기준 “ 오늘 오후 6 시부터 21 일 0 시까지 러시아는 부활절 휴전을 선언한다 ” 고 말했다고 전했다 . 푸틴 대통령은 이를 “ 인도주의적 고려 ” 에 의한 것이라며 “ 이 기간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명령한다 . 우크라이나도 우리를 따르길 바란다 ” 며 상호간 휴전이 되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 .

 

푸틴 대통령의 이러한 발표는 바로 전날인 18 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협상 진전이 없으면 미국은 손을 떼겠다고 경고한 뒤 이뤄졌다 .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기자들과 문답에서 “ 어떤 이유건 양쪽 중 한 쪽이 ( 협상을 ) 매우 어렵게 만든다면 ‘ 당신들은 바보다 , 끔찍한 사람들이다 ’ 라고 말하고 우리 ( 미국 ) 는 빠질 것 ” 이라며 “ 희망하건대 그런 일은 없기 바란다 ” 고 말했다 . 지난 2 월부터 미국은 러시아와 대면해 협상에 들어갔지만 러시아는 갖가지 협상 조건을 제시하며 지연 전략을 쓴다는 비판도 나왔다 . 이번 휴전 선언이 나온 뒤 , 미국과의 협상에 임하는 중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해외 투자 · 경제 협력 특사는 엑스 (X· 옛 트위터 ) 에 “ 평화를 향해 한걸음 더 ” 라고 적어 환영 표시를 했다 .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행위에 상응해 행동하되 , 휴전 연장안을 역제안했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에 “ 침묵에는 침묵으로 , 공격에는 방어 타격으로 대응할 것 ” 이라며 실제 휴전이 유지될 경우 , 그 기간을 부활절 이후까지 30 일간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 애초 지난달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30 일의 잠정 휴전안에 합의했지만 , 러시아가 이를 거부하며 협상이 계속되고 있었다 . 젤렌스키 대통령은 20 일 ( 현지시각 ) 자정이 지나 올린 글에선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와 벨고르드 지역에서 푸틴 대통령의 휴전 선언은 적용되지 않았다며 “ 적대행위가 계속되고 있고 , 러시아의 공격도 지속되고 있다 ” 고 주장했다 . 다만 “ 일부 지역에선 상황이 보다 조용해졌다 ” 며 “30 일의 완전하고 , 무조건적인 휴전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 ” 고 말해 러시아의 답변을 요구했다 .

 

러시아의 부활절 휴전 선언이 나온 직후 , 영국 비비시 (BBC) 는 우크라이나의 군 관계자를 인용해 그가 속한 부대가 러시아 진지에 대한 사격을 중지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도 보도했다 . 이 관계자는 휴전 위반이 발생할 시 이를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고 , 필요하면 사격을 재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비비시에 말했다 .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아랍에미리트 (UAE) 중재로 200 명 넘는 포로를 교환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 우크라이나는 이날 우크라이나군 277 명이 , 러시아는 246 명이 귀환했다고 밝혔다 . 이는 2022 년 2 월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면전이 시작된 뒤 단일 교환으로 가장 많은 수이기도 하다 .   < 한겨레=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

배에서 요리 중 화재,  실종자 100명 이상

 

 
 
콩고 강 유역의 항구 도시 음반다카. 옥스팜 플리커 갈무리
 

지난 15일 아프리카 중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발생한 보트 화재 및 전복 사고의 사망자가 148명으로 늘어났다.

 

19일 미 시엔엔(CNN)에 따르면, 민주콩고 당국은 약 500명이 탑승한 목선이 국토 서북부에 위치한 콩고 강에서 화재가 난 뒤 전복돼 사망자가 최소 148명이라고 18일 밝혔다. 실종자도 100명 이상이라고 알려졌다.

 

선박 관계자는 사고가 난 목선이 마탄쿠무 항구를 떠나 볼롬바 지역으로 향하던 중이었으며 콩고강 중류에 위치한 음반다카 마을 근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은 배에서 요리하던 중 화재가 비롯됐다고 선박 관계자는 말했다. 승객들이 화재를 피해 강에 뛰어들면서 사망자 수가 늘어났다고 그는 덧붙였다. 수십명이 구조됐지만 생존자 중 상당수가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당국은 사고 직후 사망자 수를 50명여명으로 추정했으나 며칠 사이 크게 늘었다.

 

사고 지역 음반다카 마을이 속한 에콰테르주 상원의원 장 폴 보케츠 보필리는 시엔엔에 “지금 이 순간에도 3도 화상을 입은 150명 이상의 생존자가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콩고의 웅장한 강과 풍부한 호수가 콩고 사람들에게 거대한 공동묘지가 되고 있다. 이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중부 아프리카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밤에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치명적인 선박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편이라고 시엔엔은 설명했다. 인구 1억명 이상인 민주 콩코는 교통 인프라가 열악하지만 이동수단이 부족해 목선이 많은 승객을 태우고 강을 건너는 일이 빈번하다. 정부가 해양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 한겨레 김미향 기자 >

공화당 주도로 발표된 보고서 내용과 같아…민주당은 반발

 

 
 
                      백악관 누리집 갈무리

 

백악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의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내용을 게재해 정치적 공방이 예상된다. 앞서 미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에서 공화당 주도로 발표된 보고서와 동일한 내용으로, 민주당은 이를 지지하지 않는 입장이다.

 

백악관은 현지시각 18일 공식 누리집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된 것이 아니라,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만들어졌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했다. ‘실험실 유출’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백악관 쪽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바이러스 돌연변이를 연구했고 소속 연구자들이 2019년 가을부터 코로나19와 유사한 바이러스에 감염돼 질병을 앓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내용은 지난해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에서 공화당 주도로 발표된 보고서 내용과 같다. 공화당 소속인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을 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에게 코로나19의 진실을 제공했다”고 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발생 후 중국이 인위적으로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주장과 함께 중국 책임론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입장에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라울 루이즈(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은 백악관의 ‘중국 유출설’ 게재에 대해 “팬데믹 당시 초기 대응 실패를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꼬집었다.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해선 미 정보 당국들의 입장도 갈린다.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 에너지부는 바이러스가 중국의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국가정보위원(NIC) 등 다른 정보기관은 자연발생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 한겨레 엄지원 기자 > 

최근 평화 협상 진행 지지부진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불만 표출

 

 
 
18일 블라디미리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관저에서 러시아 안보회의 상임위원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TASS연합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정전 협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각) “향후 며칠 안에 진전이 없으면 미국은 이 노력에서 손을 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중재를 그만두겠다는 이야기다.

 

아에프페(AFP)는 루비오 장관이 이날 파리에서 미국·우크라이나·유럽 관계자들과의 회담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지난 3년간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왔고 이 전쟁이 끝나길 원하지만, 이건 미국의 전쟁이 아니다”라며 “향후 며칠 안에 이게 단기적으로 실현 가능한지를 판단해야 하며, 실현 불가능하다면 우리는 그냥 이 협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집중해야 할 다른 우선 과제들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 문제에 대해 매우 강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최근 평화 협상 진행이 지지부진한 것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불만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면 24시간 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며 호언장담했었다. 취임 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압박하며 30일간의 무조건적인 휴전안 동의를 받아냈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에너지 시설에 대한 상호 공격만 30일간 중단한다는 부분 합의안에 지난달 25일 합의했을 뿐이다.

 

이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러시아가 지난13일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 민간 시설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러시아에 시간만 벌어 줬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날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려, 러시아가 다수의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정전 협상 조건으로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포기해야 하며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영토를 사수하려 하며, 향후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기 위해 미국 등 서방 동맹이 안보 보장을 약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18일 하르키우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화장품 제조사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하르키우와 수미 지역에서 하룻밤 사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2명이 사망했고 70여명이 다쳤다고 이날 당국이 밝혔다. AFP연합

 

이번 미국의 중재 중단 경고는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광물 협정’ 체결을 위한 첫 단계를 밟았다는 소식과 맞물려 나왔다. 이날 양국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투자 펀드 조성을 포함하는 경제 협력의 일환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양해각서에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파괴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투자 펀드 설립도 포함된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광물 협정을 바탕으로 미국으로부터 안보 보장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미국은 안보 보장을 제공하기를 꺼려 왔다.  < 한겨레 정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