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착륙 시도하려 할 때 러시아 방공망 가동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흘 전 38명이 숨진 아제르바이잔 항공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사고 여객기가 러시아의 방공망에 걸려 격추됐다는 의혹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알리예프 대통령에게 전화로 러시아 영공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희생자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피해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크렘린궁은 양국 정상의 통화 내용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이 알리예프 대통령에게 사고 여객기가 추락하기 전 그로즈니에 착륙을 시도하려 할 때 러시아 방공망이 가동 중이었다고 설명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전날 아제르바이잔 항공은 여객기 추락 사고에 대한 예비조사 결과 “외부로부터 물리적·기술적 방해”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러시아 항공당국도 여객기의 목적지였던 그로즈니 쪽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공격에 대한 ‘대응 조처’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사실상 여객기가 러시아의 방공망에 걸려 격추된 것으로 결론이 좁혀진 셈이다.

25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악타우 근처 해변에 추락한 아제르바이잔 항공 J2 8243편 여객기(엠브라에르 ERJ-190AR)의 동체 잔해가 널브러져 있다. 악타우/EPA 연합
 

이와 관련, 26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사고 원인 조사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사고 여객기를 자국 영공에서 이탈시키고 위성항법장치(GPS)를 교란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면서 아제르바이잔 여객기가 러시아 대공 미사일 또는 그 파편에 맞아 추락했다는 예비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사고 직후부터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꼬리 쪽 기체 표면에 생긴 구멍의 모양으로 볼 때 여객기가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걸렸을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로이터통신도 앞서 아제르바이잔 당국의 초기 조사 결과에 정통한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방공 시스템이 카자흐스탄에서 추락한 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를 격추했”으나 고의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5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러시아 그로즈니를 향해 북서 방향으로 비행하던 여객기는 애초 목적지의 반대 방향인 카스피해를 건너 카자흐스탄의 해변 도시 악타우 인근에서 비상착륙을 시도하다가 추락했다. 사고가 난 지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에 맞서기 위해 방공 시스템을 가동해온 곳으로 알려져 있어 관심이 쏠렸다. 특히 러시아 국방부가 전날 밤까지 우크라이나 드론 59대를 격추했다고 밝힌 데다, 여객기 추락이 발생하기 3시간 전에도 우크라이나 드론 1대가 그로즈니 서쪽 블라디캅카스 상공에서 격추돼 러시아 격추설에 무게가 실렸다. 미국 쪽에서도 “러시아 방공망이 여객기를 공격했다는 징후”들이 있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쪽은 이날 여객기의 목적지였던 그로즈니 쪽 상황이 굉장히 복잡했다고 설명했다. 27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야드로프 러시아 항공운송국장은 “(여객기 사고가 나던) 그날 그로즈니 공항 지역의 상황은 매우 복잡했다. 우크라이나 전투 드론들이 그로즈니와 블라디캅카스 도시의 민간 인프라에 테러 공격을 감행하고 있었”다며 “(러시아의) 대응 조치가 취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항공기는 이 지역을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야드로브는 추락한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조종사가 두 차례에 걸쳐 그로즈니에 착륙하려고 하다가 악타우로 목적지를 바꿨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러시아 항공 당국은 사고 여객기가 비행 중 새와 충돌로 인해 비상 상황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나, 입장을 바꾼 셈이다.

사고 당시 여객기에는 67명이 타고 있었으며 38명이 숨졌다. 생존자 29명 중 일부가 큰 폭발음을 들었으며 이후 여객기가 추락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락한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 수브혼쿨 라키모프는 로이터 통신에 비행 중 적어도 한 차례 이상의 굉음을 들었다며 “비행기가 부서지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그는 꽝하는 굉음이 난 뒤 “어떤 형태로든 비행기가 손상을 입었음이 분명했다”며 “마치 비행기가 취한 것 같았다”고 묘사했다. 또 다른 승객도 큰 마찰음을 들었다면서 소리가 두 차례 났다고 말했다.                 < 한겨레  전정윤  김지은 기자  >

잇단 승전에 자신감…이란 역내 대리세력 완전파괴 작심

"후티는 난제"…하마스·헤즈볼라와 달리 1천600㎞ 거리

후티 "확전엔 확전"…이스라엘에 미사일 쏴 '보복 악순환'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빈사상태에 빠뜨리고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군사자산을 초토화한 뒤 여세를 몰아 예멘 반군 후티를 겨냥하는 네타냐후 [EPA 연합 자료사진]

 

이스라엘이 26일(현지시간)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의 주요시설을 타격한 것은 이른바 '저항의 축'에 대한 압박을 한층 더 강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친이란 세력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무력화한 데 이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시리아에서 영향력 확대 기회를 엿보는 이스라엘이 이제 후티까지 겨냥하며 이란 대리세력 일소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공격과 관련해 "이제 대담해진 이스라엘이 후티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직의 와해로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공격 능력을 사실상 상실하고 아사드 정권까지 축출된 가운데 이스라엘이 눈엣가시와 같은 후티를 제압한다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후티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이후 하마스 지원을 명목으로 홍해 등에서 도발 행위를 이어왔다.

최근 일주일 동안에는 거의 매일 밤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이스라엘을 위협했다.

지난 21일에는 후티가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쏜 미사일로 주민 16명이 다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와 맞물려 후티를 향한 이스라엘의 경고 메시지는 더욱 강경해졌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23일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한 것처럼 "후티를 강하게 공격할 것이고 그들의 지도부를 참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나 공항 쪽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EPA=연합]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5일 "후티는 하마스와 헤즈볼라, 아사드 정권과 다른 세력들이 배운 것을 배우게 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동 전역이 이 교훈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우리는 이란의 '악의 축' 테러리스트의 팔을 잘라내기로 결심했다"며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도 했다.

당국자들은 WSJ에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은 자국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마지막 친이란 단체'를 억제하기 위한 의도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후티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작전에는 일부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관측한다.

이스라엘과 인접한 가자지구나 레바논과는 달리 예멘은 1천600km 이상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하마스·헤즈볼라와의 전쟁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후티가 그간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집중해 분석하지는 않았던 비교적 '새로운 적'이라는 점도 도전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짚었다.

후티는 이스라엘에 보복을 다짐하며 강력 응수를 예고했다.

후티는 이날 자신들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TV를 통해 "확전(escalation)에는 확전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후티는 이스라엘을 겨냥해 또 미사일을 날렸다.

이스라엘군은 27일 성명을 통해 예멘에서 발사된 미사일 한 발을 이스라엘 국경 밖에서 격추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격화하는 이스라엘과 후티의 충돌을 크게 우려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밝힌 입장에서 이스라엘과 후티의 긴장 고조를 규탄한다며 모든 당사국은 군사적 행동을 중단하고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항구와 공항을 공습하는 것은 인도주의적 활동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며 국제법은 항상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예멘 수도 사나의 공항과 발전시설, 호데이다와 살리프·라스카나티브 등 서부 해안의 군사 기반 시설 등을 전투기로 폭격했다.

후티가 운영하는 사바 통신은 이번 공습으로 사나공항에서 3명, 호데이다 지역에서 3명 등 모두 6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특히 공습 당시 사나공항에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유엔 전용기 탑승을 준비 중이었다.  < 연합 서혜림 기자 > 

아제르바이잔 당국 예비조사 결론

"러시아가 GPS 교란"…전문가 "동체 손상 대공미사일 피격과 흡사"

카자흐, 두번째 블랙박스·통신 내용 확보…격추설엔 "긍정도 부정도 못 해"

 

                                       추락한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동체 [로이터=연합]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러시아 미사일 때문이라는 예비조사 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당국이 예비조사 결과 추락한 자국 여객기가 러시아 대공미사일 또는 그 파편에 맞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추락한 아제르바이잔 항공 J2 8243편 여객기는 전날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출발, 러시아 그로즈니로 향하던 중이었다.

여객기는 그러나 도중에 갑자기 항로를 변경했고 카스피해 동쪽으로 건너간 뒤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추락했다.

                                                              [그래픽]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추락 상황

 

이와 관련해 WSJ은 사고 원인 조사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해당 여객기를 자국 영공으로부터 우회시키고 GPS를 교란했다고 전했다.

여객기에는 아제르바이잔인 37명, 러시아인 16명, 카자흐스탄인 6명, 키르기스스탄 3명 등 67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러시아 오인 격추설은 아제르바이잔 당국의 예비조사 전부터 제기돼왔다.

여객기가 지나던 러시아 북캅카스 상공은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의 표적이 됐던 지역이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밤까지 우크라이나 드론 59대를 격추했다고 밝혔고, 여객기 추락이 발생하기 불과 3시간 전에도 우크라이나 드론 1대가 그로즈니 서쪽 블라디캅카스 상공에서 격추됐다.

미국 등은 당시 그로즈니에서 러시아 방공망이 작동 중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여객기가 러시아 방공시스템에 격추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 미국 당국자는 "초기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방공망이 아제르바이잔 항공기를 공격했다는 징후들이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 당국자 안드리 코발렌코는 여객기 일부와 내부 구명조끼 등에 난 구멍을 근거로 러시아 방공시스템에 의해 격추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코발렌코는 "여객기는 러시아에 의해 손상됐고 그로즈니에 비상착륙 해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대신 카자흐스탄으로 보내졌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사고 여객기 꼬리 부분에 구멍이 여럿 난 것을 들어 미사일이나 방공 시스템 작동의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추락한 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 동체 [AFP=연합]
 

추락 현장 사진 등을 보면 비행기 앞부분 절반은 파괴됐지만 꼬리 쪽은 거의 온전하게 남아있는데, 꼬리 쪽에는 지대공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맞아 생긴 듯한 충돌 자국과 작은 구멍들이 가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군사 활동을 추적하는 비영리 조사단체 '분쟁정보팀'(CIT)의 루슬란 레비예프는 "비행기 동체에 난 구멍은 공대공 미사일에 탑재되는 종류의 발사체와 '판시르-S1'와 같은 방공 시스템에서 발사되는 대공 미사일로 인해 받은 충격과 매우 유사하다"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항공보안회사 오스프리 플라이트솔루션도 당시 추락 영상, 항공기 손상, 최근 군사 활동 등을 보면 여객기가 어떠한 종류의 대공포에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추락한 여객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러시아 국영방송 RT와 인터뷰에서 비행기가 하강을 두 번 시도했지만 두 번 다 다시 상승했고, 세 번째 하강 시도 시에 자신과 다른 승객들이 객실 밖에서 폭발음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기체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섣부른 추측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현재 추락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결론이 나오기 전에 가설을 세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항공 당국은 사고 여객기가 비행 중 새 떼와 충돌해 추락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여객기 추락지인 카자흐스탄도 격추설에 신중한 입장이다.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카자흐스탄 교통부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 사고 사망자 38명의 시신을 모두 수습했으며 이 중 10구는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여객기 추락 현장 인근에서 두 번째 블랙박스를 발견해 수거했으며, 여객기가 추락한 곳 인근 악타우 공항과 추락 여객기 사이의 통신 내용도 확보한 상황이라며 항공 사고 조사 부서에서 첫번째 블랙박스 등과 함께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사고 조사 위원회 위원장인 카나트 보짐바예프 카자흐스탄 부총리는 러시아 방공 시스템에 의해 비행기가 추락한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 "언론의 추측성 보도는 모두 특정 정부(아제르바이잔) 소식통에서 나오고 있지만 우리는 러시아나 아제르바이잔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정보를 얻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의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WSJ은 짚었다.

러시아 미사일이 여객기 추락의 원인이라면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실용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이스라엘과도 가까워진 것으로 평가된다.

카네기 멜런 유라시아 센터의 자우르 시리예브 연구원은 "아제르바이잔은 단순히 러시아의 사과뿐 아니라 조종사들의 착륙 요청에 거부되고 GPS가 교란된 이유에 대한 설명을 원한다"라고 분석했다.    < 연합 이도연 박의래 기자 > 

 

"최초 생포 사례"…치료 여부·현재 상태 등은 미확인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공개한 북한군 추정 포로 사진 [텔레그램 캡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병사 중 1명을 생포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를 국가정보원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국정원은 27일 북한군 1명을 쿠르스크 전장에서 생포했다는 우크라이나 매체 보도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우방국 정보기관과의 실시간 정보 공유를 통해 부상을 입은 북한군 1명이 생포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후속 상황을 면밀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의 군사 전문 매체 밀리타르니는 26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SOF)가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작전 수행 중 북한 병사를 포로로 잡았다며 이 병사의 사진을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했다고 전했다.

공개된 사진 속 남성은 상당한 상처를 입은 상태로 보이지만 치료를 받았는지 여부와 현재 상태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이 병사가 실제 북한 병사로 확인될 경우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최초의 북한 병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러시아에 1만1천 명 이상의 병사를 파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8월 러시아 남서부 접경지 쿠르스크를 기습 공격해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데, 러시아가 북한군을 포함한 대규모 병력을 집결해 쿠르스크 탈환을 시도하면서 양측은 치열한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파병된 북한 병사들은 최근 본격적으로 전선에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한군 전사자 등 피해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DIU)은 최근 북한군과 러시아군으로 혼성 편성된 공수부대와 해병대가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치명적이고 회복 불가능한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북한군은 쿠르스크의 탁 트인 지형 때문에 우크라이나 드론에 큰 피해를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쿠르스크에서 죽거나 다친 북한군이 3천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 발표대로라면 파병된 북한 병력 가운데 최소 4분의 1이 손실을 본 셈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은 북한군 장병이 현대전, 특히 드론에 경험이 거의 없다며 2차 세계대전 때나 볼 법한 원시적 전술을 쓴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북한군이 대규모 사상에도 불구하고 기존 전술을 거의 변경하지 않은 채 보병 진격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르스크에 배치돼 드론에 맞서 싸우는 북한군 병사들 [우크라이나군 배포 영상 캡처]

 

한편, 국정원이 북한군 포로 생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한국 정부가 신문 등을 위해 인력을 파견하거나 포로가 한국에 귀순을 요청하면 수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정원은 지난 10월 29일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북한군이 포로로 잡히거나 투항했을 경우 소통할 우리 측 요원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지적에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국감에서 북한군의 귀순 요청 시 정부 대응에 대해 "국제법·국내법적으로 당연히 우리나라가 받아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 권력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부분도 존재하기에 고민해야 하는 면도 있지만,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서 귀순 요청을 검토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 연합 고일환 오수진 이도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