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3일 앞 여론조사마다 우열 달라... 대혼전

 

 
 
지난 1030일(현지시각) 미국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전날인 29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같은 주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AFP 연합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은 미국 대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승패를 결정하는 7개 경합 주에서 1~3%포인트 안팎의 초박빙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1일(이하 현지시각) 기준 여론조사 종합 분석을 보면,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1%포인트)·위스콘신(1%포인트 미만)에서 우위에 있고, 네바다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동률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1%포인트 미만)·노스캐롤라이나(1%포인트)·조지아(2%포인트)·애리조나(3%포인트) 등에서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 종합분석기관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공개한 1일 기준 경합주 7곳의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5%로 해리스 부통령보다 0.9%포인트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에서 앞서고, 해리스 부통령은 위스콘신·미시간·네바다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의 분석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애리조나에서 우위에 있는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위스콘신·미시간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바다는 동률이었다.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 조사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 등 러스트벨트 3개 주 모두에서 2~3%포인트 근소하게 앞섰다. 사전투표를 마친 응답자들은 해리스 부통령(펜실베이니아 63%·위스콘신 57%·미시간 63%)을 더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아직 투표하지 않은 응답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펜실베이니아 54%·위스콘신 53%·미시간 59%)을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한겨레 정혁준 기자 >

CNN, 이란이 5일 미국 대선 이전에 공격 단행할 가능성 보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AP연합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2일(현지시각)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에 대해 “압도적인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이피(AP) 통신·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란 국영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든 미국이든 적들은 이란과 저항 전선에 가하는 공격에 대해 압도적인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메네이는 공격 시기나 범위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하메네이의 이번 발언은 이전보다 다소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그는 지난달 26일 이스라엘의 이란 군사시설 공격 직후 “이스라엘 공격을 과장하거나 경시해서는 안 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발언으로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공격을 결단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시엔엔(CNN)은 지난달 31일 이란이 오는 5일 미국 대선 이전에 공격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달 26일 이란을 향해 3차례에 걸쳐 공습했다. 이 공격으로 이란 군인 최소 4명이 사망했으며, 이란은 일부 레이더 시스템에 제한적인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탄도미사일 200발을 발사한 것에 대한 보복성 공격이었다.       < 한겨레 정혁준 기자 >

미국 대선 D-4 "그럼에도 해리스 찍어야 하는 이유"

● WORLD 2024. 11. 2. 11:22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가디언’과 ‘이코노미스트’ 해리스 지지글 게재

뛰어나서가 아니라 실격사유 없는 해리스가 낫다

트럼프, 국내외 상황 바뀌고 더 위험해져 안돼
과도한 관세와 세금 감면, 미국경제 기반 파괴

트럼프의 허세, 동맹 경멸은 미국 안보 위협
트럼프 2기 충성도 중심으로 재조직, 견제장치 없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유세 도중 활짝 웃고 있다. 2024.10.14. EPA 연합
 

“카멀라 해리스가 이스라엘의 전쟁을 지지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리스에게 표를 찍을 수 있나? 내 대답은 이렇다.”(How can I vote for Kamala Harris if she supports Israel’s war? Here is my answer.)

10월 31일 <가디언>에 실린 버니 샌더스(82)의 글이다. 샌더스는 잘 알려져 있듯이 미국 상원의원이며, 상원 건강교육노동연금위원회 위원장이다. 버몬트 주에서 장기간 무소속 하원의원을 지냈고 2016년과 2020년 미국 대선 민주당 유력후보로 거론된 민주사회주의자다. 미국 정치계에서 드문 좌파 사회주의자지만, 상당한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다. 그의 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해리스를 지지하는 이유”쯤으로 제목을 바꿔 달 수 있다.

샌더스의 글은 근소한 표차로 승부가 갈릴 이번 선거판에서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는 젊은 층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아랍계, 유색인종 유권자들을 염두에 두고 썼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 전날인 10월 30일에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트럼프 2기 집권은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동반할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에 투표권이 있다면 카멀라 해리스에게 표를 던질 것이다.”(A second Trump term comes with unacceptable risks. If The Economist had a vote, we would cast it for Kamala Harris.)는 제목의 공개적인 해리스 지지 글을 실었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다시 집권해서는 안 되는 이유로 지금이 그의 1기 집권 때보다 국내외의 위험이 더 커졌고, 1기 집권 때 그의 최악의 본능을 억제했던 냉정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들(각료 등 측근들) 중에서 많은 수가 지금은 맹목적 신봉자, 아첨꾼, 기회주의자들로 대체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트럼프식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는데 반대한다.

두 글의 기본 논조는, 여러 문제가 있는 해리스가 미국 대통령감으로 마음에 꼭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위험한 트럼프보다는 훨씬 낫다, 그러니 해리스에게 표를 찍어 달라는 것이다.

선거전은 막판까지 누가 이길지 점치기 어려운 박빙 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개최된 선거 유세에서 파안대소하고 있다. 2024.10.30. 로이터 연합
 

민주당은 이스라엘 공범이지만 트럼프보단 낫다

샌더스는 먼저 이스라엘의 끔찍한 가자 무력공격을 지지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에 동의하지 않는 수백만명의 미국인들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1200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250명의 인질을 잡아간 테러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렇게 전면전을 벌여 수많은 사람들을 죽일 권리는 없다고 지적한다. 3분의 2가 어린이와 여성, 노인들인 4만 2000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이고 10만여 명을 다치게 할 권리, 12개의 대학을 폭격할 권리, 인도적 지원을 막아 어린이들에게 심각한 영양실조를 야기해 사실상 기아상태를 불러들일 권리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 민주당이 이스라엘의 그런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의 공범(complicit)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민주당보다는 트럼프가 훨씬 더 나쁘다고 했다. 샌더스 자신은 이스라엘 극우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에 대한 미국의 군사지원과 무기판매 저지를 위해 진력해 왔다면서, 많은 미국 유권자들이 해리스가 그런 끔찍한 전쟁을 지지하는데 어떻게 표를 줄 수 있겠느냐고 할 것이고, 그것은 매우 공정한 질문이라고 했다. 샌더스는 그러나 그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고 트럼프와 그의 우익 친구들이 더 나쁘다는 얘기를 늘어 놓는다.

이하 샌더스의 글을 원문에 가깝게 정리해서 옮긴다.

해리스를 당선시켜 미국정책을 바꾸자

공화당은 상하원 모두 가자의 굶주리는 어린이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막기 위해 초과 근무를 했다. 트럼프는 네타냐후가 좋은 일을 하고 있는데 바이든이 그것을 방해하고 있다며, 가자지구를 개발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아주 좋은 해변 부지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네타냐후가 트럼프 당선을 바랄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이번 선거를 좌시해서는 안 된다, 투표해서 트럼프를 떨어뜨려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해리스가 선거에서 이긴 뒤 우리가 함께 네타냐후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즉각 휴전, 모든 인질들 귀환, 대규모 인도적 지원,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대한 유대인 정착민의 공격 중단,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한 가자 재건 등이 포함된다.

단언하건대, 네타냐후와 매우 가깝고, 그를 자신과 같은 생각을 지닌 극우 동맹으로 보는 트럼프보다 해리스와 함께 미국의 정책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트럼프가 이기면 기후위기 대책 없다

상원의원으로 나는 매일 이 중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스라엘 문제, 가자 문제가 이번 선거의 유일한 쟁점은 아니다.

트럼프가 승리하면, 미국 여성들은 엄청난 좌절을 겪고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될 것이다. 용납할 수 없다.

트럼프가 승리하면 기후위기에 맞선 싸움도 끝장난다. 이 문제를 연구한 거의 모든 과학자들이 기후위기가 현실이며 인류에게 존재론적 위협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트럼프는 그것을 ‘사기극’이라고 믿고 있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이 화석연료를 버리고 에너지 시스템을 전환하려는 노력을 중단한다면 중국, 유럽을 포함한 세계의 다른 모든 나라들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럴 경우 우리 아이들과 미래 세대가 물려받게 될 지구가 어떻게 되겠는가.

부익부빈익빈, 편견과 차별 심화된다

트럼프가 승리하면, 엄청난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는 가장 부유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깎아줄 것을 요구하면서 노동자 가족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프로그램들은 축소할 것이다. 부자들은 더욱 부자가 되고, 최저임금은 시급 7.25달러(약 9950원)에 묶여 수백만명의 노동자들은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임금만 받게 될 것이다.

최근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의 트럼프 집회에서 봤듯이 그들의 지독한 편견을 용납해선 안 된다. 지난 세월 우리는 모든 형태의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역경에 맞서 싸워 왔다. 인종차별이든 성차별이든, 동성애 혐오든 외국인 혐오든 뭐든.

그런데 그 트럼프 집회에서 우리가 본 것은 바로 그런 편견과 혐오였다. 그날 등단한 연설자들에겐 그런 문제들에 대해 해리스와 의견이 다르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은 그녀가 여성이고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만으로 심히 저속한 성차별과 인종차별적인 공격을 가했다. 우리가 그런 미국을 허용할 수 있을까.

샌더스는 이번 선거가 우리 인생에 가장 중요한 선거라면서, 여러 문제들에서 해리스와 의견 차이가 있겠지만, 그냥 지켜보기만 하지 말고 트럼프를 반드시 떨어뜨려야 한다고 다시 강조하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트럼프는 패배해야 한다. 다음 주에 카멀라 해리스가 우리의 다음 대통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뉴욕 차바드-루바비치 회당에서 유대교 모자인 '키파'를 쓴 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간 남성의 가족과 대화하고 있다. 2024.10.08. AP 연합
 

트럼프에 대한 기대는 위험성 과소평가 탓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에게 투표할 수천만 명의 미국인들이 그 나름의 이유들을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것은 트럼프의 위험성에 대해 잘못 판단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일부는 해리스가 나라를 파괴할 급진적 마르크스주의자라 생각하기 때문에 반대투표를 할 것이다. 또 일부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있어야 국가적 자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그에게 투표할 것이다. 또 한 부류는 위험한 계산을 하면서 냉정하게 트럼프에게 표를 던질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의 많은 독자들을 포함한 이 마지막 부류의 유권자들은 트럼프를 사업을 함께하고 싶다거나 자녀들의 롤모델로 삼고 싶진 않을지라도, 그가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쁜 일보다 좋은 일을 더 많이 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 그에 대한 소송들이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고 믿을 수도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트럼프의 가장 나쁜 본능이 직원이나 관료들, 의회, 법원에 의해 제한(억제)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런 주장이나 생각들이 자만심에 빠진 무모한 것이라고 본다.

이코노미스트의 글을 정리해서 옮긴다.

미국은 트럼프의 2기 집권 4년을 쉽게 견뎌낼 수도 있고, 어쩌면 나라가 번창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를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위험을 간과하고 있다. 트럼프를 자유세계의 지도자로 만들면 미국인들은 경제, 법치주의, 국제평화를 걸고 도박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 심하게 잘못될 가능성을 정량화해 알 수는 없지만, 유권자들은 그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고 본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기우라고 일축할 것이다. 트럼프의 1기 집권 때 그에 대해 우리가 생각했던 최악의 두려운 일이 실제로 벌어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트럼프는 세금을 인하하고 규제들을 해제했는데, 부유한 세계의 다른 나라들보다 미국은 더 빠르게 성장했다. 그의 행정부는 미국인들에 대한 백신 접종 촉구를 거부했지만, 코로나 19 백신 개발에 대한 자금 지원을 한 공로를 인정받을 만하다. 해외에서 트럼프는 힘을 과시하며 중국에 대한 대결적 자세로 여론을 바꿨다. 그는 또 이스라엘과 이웃 아랍국가들 간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 이행에 도움을 줬다. 그는 미국의 일부 동맹국들에게 방위비(군사비)를 늘리라고 압박했다. 트럼프가 대통령 재직 막바지인 2021년 1월 6일 자신의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권력 이양을 막기 위해 국회의사당에 대한 공격을 부추기는 극악무도한 행동을 했을 때조차 미국의 기관들은 잘 버텨냈다.

트럼프, 국내외 상황 바뀌고 더 위험해져 안 돼

이코노미스트가 2016년에 많은 것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기에 우리의 경고에 유권자들이 귀를 기울일지 모르겠으나, 그의 2기 집권은 안 된다. 왜냐하면, 지금의 위험이 1기 집권 때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럼프의 정책이 더 나쁘고, 세상은 더 위험해졌으며, 1기 집권 때 그의 최악의 본능을 억제했던 냉정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들(각료 등 측근들) 중에서 많은 수가 지금 맹목적 신봉자, 아첨꾼, 기회주의자들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과도한 관세와 세금 감면, 미국경제 기반 파괴

2016년에 공화당 플랫폼은 미트 롬니당과 트럼프당 사이에 놓여 있었다. 오늘날의 버전은 훨씬 더 극단적이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하려 하고, 멕시코산 자동차에는 200% 심지어 5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와 미국 태생의 자녀를 둔 불법이민자 수백만 명을 추방하려 한다. 그는 또 예산 적자 수준이 보통 전쟁이나 경기침체 때에나 볼 수 있는 수준임에도 세금 감면을 연장할 것이다.

그런 정책들은 인플레를 유발해 연방준비제도와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궁극적으로 미국을 빈곤하게 만들 무역전쟁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인플레, 통제불능의 적자, 제도적 쇠퇴가 결합되면 미국 재무부에 무제한으로 돈을 빌려 주게 될 것이고 외국인들을 불안에 빠뜨릴 것이다.

미국경제는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그것은 창조적 파괴, 혁신, 경쟁을 수용하는 개방된 시장이 전제돼 있다. 트럼프는 관세와 세금 감면을 무기처럼 휘둘러 친구들에게 보상하고 적들을 처벌하며, 국가 보조금으로 무역 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19세기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정치는 미국 번영의 기반을 파괴할 수 있다.

트럼프의 허세, 동맹 경멸은 미국 안보 위협

트럼프의 2기 집권을 두려워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의 1기 집권 때인 2017~21년은 대체로 평화로웠다. 그때는 그의 예측 불가능성과 강력하고 비전통적인 조치들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외교정책 엘리트들이 이란의 장군 카셈 술레이마니 암살이 끔찍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경고에도 그는 밀어붙였고, 그것이 먹혔다.

하지만 그가 만일 다시 집권한다면 그의 임기 때 두 개의 전쟁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 블라디미르 푸틴은 유럽에서 추가 공격을 위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중동에서 이란을 향해 슬금슬금 다가가는 지역전쟁의 확전이 미국을 빨아들일 수 있다. 그런 대란은 그의 1기 집권 기간에는 없었던 방식으로 그를 시험할 것이다. 단 하루만에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다 주겠다는 그럴싸한 약속과 이스라엘의 공세에 대한 거침없는 격려는 위험하다.

더 나쁜 것은 동맹에 대한 그의 경멸이다. 동맹이 미국의 가장 큰 지정학적 강점이지만, 트럼프는 이를 약한 나라들이 미국의 군사력을 등쳐먹는 사기라고 본다. 허세와 위협이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 줄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파괴할 수도 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것이고, 아시아 동맹국들은 미국의 핵 보장을 더는 신뢰할 수 없다고 계산할지도 모른다.

트럼프 2기 충성도 중심으로 재조직, 견제장치 없어

국내외 정책의 위험은 1기와 2기 집권 때의 차이로 증폭될 것이다. 멕시코의 마약 밀조실을 미사일로 날려 버릴까 고민했던 트럼프는 측근들과 기관들에 의해 억제됐다. 하지만 그 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중심으로 재조직됐다. 트럼프에 대한 제약은 약화될 것이다. 우호적인 싱크탱크는 차기 행정부에서 일할 사람들 명단을 충성도를 기준으로 검토했다. (그의 1기 집권 때 보수적인 대법관들을 다수 임명한) 대법원은 공적 행위에 대해 기소될 수 없다는 판결로 대통령에 대한 견제 장치를 약화시켰다.

외부적 제약이 느슨해지면서 트럼프 개인의 독특한 성격에 의해 많은 것들이 결정될 것이다. 2020년 선거에서 패배한 뒤 헌법을 무시한 그의 제도에 대한 완강한 경멸을 생각할 때 낙관하기 어렵다. 1기 집권 때 각료들의 절반이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 원로 공화당 상원의원(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은 그를 “비열한 인간”이라고 했다. 그의 전 참모총장과 합참의장은 그를 파시스트라고 불렀다. 대선 선거가 아니라 구직자 면접이라면 그런 그의 성격적 요소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훌륭한 대통령은 국가를 통합한다. 트럼프의 정치적 천재성은 사람들을 서로 가르고 대적하게 만드는 것이다. 조지 플로이드(2005년 5월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목이 눌려 질식사한 흑인)가 사망한 뒤 트럼프는 시위대의 다리를 쏘라고 군에 제안했다. 미국의 번영은 정치적 입장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공정하게 대우받는다는 생각에 달려 있다. 트럼프는 법무부를 자신의 정치적 적들을 탄압하는데 동원하겠다고 위협했다.

뛰어나서가 아니라 실격사유 없는 해리스가 낫다

카멀라 해리스는 안정성을 대표한다. 사실 해리스는 정파적 이해를 우선하는 특별할 것 없는 정치인(underwhelming machine politician)이다. 그녀는 권력을 잡으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얘기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우유부단하고 확신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녀는 민주당의 가장 좌파적인 생각을 포기하고 리즈 체니(조시 부시 정권 때의 부통령 딕 체니의 딸. 와이오밍 주 연방 하원의원으로 공화당 내 반트럼프주의자)와 다른 공화당 망명자들과 함께 중도 근처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평범하다는 단점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어느것도 실격 사유가 될 수는 없다. 그녀의 정책 중에서 일부는 경쟁자보다 더 나쁘다. 예컨대 규제와 부의 창출에 대한 추가 세금 부과 취향이 그렇다. 일부는 무역과 적자에서처럼 그냥 덜 나쁜 정도다. 하지만 기후와 낙태에 대한 일부 정책들은 분명히 남들보다 더 낫다. 해리스가 뛰어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어렵지만, 그녀가 재앙(파국)을 초래할 것이라고 상상할 수도 없다.

대통령이 성인이 될 필요는 없으며, 우리는 트럼프의 두 번째 집권이 재앙을 피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과 세계에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을 안길 것이다. 이코노미스트가 투표권을 가졌다면, 우리는 해리스를 찍을 것이다. < 민들레 한승동 기자 >

유엔 “지난 1년 기후 대응, 그 어떤 진전도 없어”

● WORLD 2024. 10. 31. 03:0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유엔환경계획, ‘배출량 격차 보고서 2024’ 발표

2일 모로코 남동부에 있는 마을로 ‘사하라 사막’ 관문인 메르주가에 있는 야자수가 폭우로 반쯤 잠겨 있다. AP 연합
 

각국이 지금보다 더 강력한 환경 정책을 통한 감축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지구 기온이 21세기 동안 최대 3.1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유엔의 진단이 나왔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 24일(현지시각) 발표한 ‘배출량 격차 보고서 2024’(EGR)를 통해 “각국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따르지 않는 상황이 지속하면 이번 세기 안에 지구 기온은 2.6도에서 최고 3.1도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이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은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42%, 2035년까지 57% 감축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약속에 기반해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수립되고 있지만, 정작 이행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각국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고 해도 국제사회의 목표치인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내지 2.0도 상승’을 훨씬 넘는 2.6∼2.8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사상 최대인 571억톤을 넘어섰다. 이중 가장 큰 배출원은 26%을 차지한 전력 부문이었고, 농업 및 토지 이용(18%)과 운송 부문(15%)이 그 뒤를 이었다. 연간 배출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부문은 항공으로, 2022년과 2023년 사이 19.5%나 증가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시나리오별 지구 온난화 도달 온도. 현재 각국의 정책을 유지하면 21세기 안에 3.1도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엔환경계획
 

가장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나라는 중국으로, 160억톤을 배출해 한 해 전보다 5.2% 늘었다. 미국은 1.4% 감소한 60억톤을 배출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20개국(G20)은 1.8% 증가한 409억톤을 배출했다. 주요 20개국의 배출량은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유엔은 중국과 인도 등 7개 회원국의 배출량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구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려면 매년 7.5%씩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드러난 배출량(과 목표 사이의) 격차는 명확하며, 우리는 지금 불장난을 하는 셈”이라며 “정책 목표와 실행 사이의 격차, 재정 계획의 격차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겨레 윤연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