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민, 국제기구 관련 등11건은 트럼프 조처 뒤엎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취임 직후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파리기후변화협정 복귀, 세계보건기구(WHO) 재가입 등 행정명령 17건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등한시했거나 그의 정책 중 문제가 있는 것들을 뒤엎은 것이다. 앞서 미국 대통령 4명이 취임 첫날 내린 행정명령은 모두 합쳐 4건이었다.

이날 오후 취임식을 마치고 352분께 백악관에 입장한 바이든 대통령은 1시간 반 뒤인 오후 519분께 행정조치에 서명했다. 그는 집무실 책상 왼쪽에 행정명령 서류를 쌓아놓은 채 하나하나 펼쳐 서명에 들어갔다. 행정명령은 의회 입법 절차 없이 연방법 입법에 준하는 효력을 갖는다. 핵심 국정과제나 시급한 과제를 처리할 때에 한해 사용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행정명령은 17건이다. 코로나19 관련 4, 이민 관련 6, 국제기구 관련 2, 환경·인권 관련 3, 기타 2건이다. 이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행한 조처를 뒤집은 명령이 11건에 이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행정명령 서명이 취임 첫날 많은 것들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오늘 서명하는 행정적 조처 일부는 코로나19 위기의 흐름을 바꾸고 우리가 오랫동안 하지 않은 기후변화와 싸우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코로나19와 관련해 전체 국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장려하기 위해 ‘100일 마스크 챌린지행정명령을 내렸다. 또 연방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상황을 직접 보고하는 코로나19 대응 조정관 직책을 신설했다. 코로나19 관련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의회에 요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정과 세계보건기구에도 복귀한다. 백악관 발표 자료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151212일 파리에서 체결한 파리협정을 검토했다미국 대통령으로서 해당 협정 및 모든 조항을 수락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30일 내 파리협정에 공식 복귀한다.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한 세계보건기구 탈퇴 절차도 중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주 세계보건기구 이사회 회의에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하도록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한 반이민 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슬람 주요 7개국 여권 소지자에 대한 입국 제한을 없애고,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중단시켰다. 불법체류 미성년자 등에 대한 추방 유예 제도(DACA)도 강화했다. 미등록 이민자를 인구조사에서 배제한 조처도 되돌렸다.

대기오염도가 높은 캐나다 원유를 미국으로 들여오는 대형 프로젝트인 키스톤 엑스엘(XL)’ 송유관 건설 허가가 취소됐고, “좌파가 학생들을 세뇌시킨다며 애국교육을 촉진하기 위해 설치된 1776위원회도 폐지하기로 했다. 또 규제완화 차원에서 새 규제를 1개 도입할 때 기존 2개의 제재를 폐지하도록 한 규제완화 정책도 폐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행정명령은 이전 대통령들의 첫날 업무와 차이가 크다. 트럼프(2)와 버락 오바마(0), 조지 부시(1), 빌 클린턴(1) 등 이전 대통령들의 취임 첫날 행정명령은 다 합쳐도 4건이다. 정치매체 <더 힐>은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10일 동안 모두 53건의 행정조치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현준 기자

 

문 대통령,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내 만나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통화하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조 바이든 미국 신임 대통령에게 국제적 리더십을 기대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 취임 축하 전문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축전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온 화합과 재건의 메시지가 미국인들에게 큰 울림이 되고 있다.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통합과 번영을 이뤄낼 것이라고 전했다고 강민석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기후변화, 경제 위기 등 산적한 국제 과제에 대응하는데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 발휘도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미국의 굳건한 동맹이자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서 바이든 행정부의 여정에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며 -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흔들림 없는 공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또 가까운 시일 내에 바이든 대통령과 직접 만나, 우의와 신뢰를 다지고 공동의 관심 사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기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바이든 새 대통령은 20일 낮 12시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통합을 강조했고, 동맹 회복과 미국의 귀환을 내걸어 대내외 정책에서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이완 기자

 

각국 축하 이어져중국·이란 '관계개선' 희망

 

조 바이든 미국 46대 대통령이 20일 부인 질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성경 위에 왼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일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각국은 축하를 보내면서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주문을 쏟아냈다.

먼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미국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중국은 관계 정상화를 촉구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내고 "새로운 미 행정부가 중국을 객관적, 이성적으로 보면서 상호존중과 평등, '윈윈'의 정신으로 협력하고 갈등을 관리하며 중미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의 정상 궤도로 돌려놓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대()중압박을 계속하면 정면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훼손하면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행정부 때 미국과 관계가 크게 나빠진 이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계획) 복원을 기대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국무회의 연설에서 "폭군의 시대는 끝났고 오늘은 그의 불길한 통치의 마지막 날"이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독설을 날렸다.

로하니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경력은 끝났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이란 핵합의는 아직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과 이란이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와 핵무기 개발 중단을 골자로 2015년 체결한 핵합의 복원을 희망한다.

이란 외무부 사이드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트위터에 "트럼프와 폼페이오 및 그 일당이 저지른 외교적 반달리즘(파괴행위)은 제도적 절차가 붕괴한 데서 비롯됐다"라면서 "미국만이 미국을 고칠 수 있음을 온 세계가 안다"라고 남겼다.

러시아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 연장을 촉구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 협정의 존치를 지지한다"라면서 "미국이 실제로 협정연장을 위한 정치적 의지를 보여준다면 환영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맺은 뉴스타트는 실전에 배치된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준 이하로 줄이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협정은 연장되지 않으면 다음 달 5일 만료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양국관계 강화 및 이스라엘과 아랍세계 간 평화가 지속되도록 하는 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일하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의 위협을 중심으로 양국이 함께 직면한 과제에 맞서는 데 협력할 것도 고대한다"라고도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별도 성명을 통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해주고 이스라엘과 아랍세계의 평화합의 4건을 성사시켜주는 등 이스라엘에 해준 모든 훌륭한 것들에 감사한다"라고 전했다.

반면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트럼프는 부정의의 최대 근원이자 후원자였다"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잘못 들어선, 정의롭지 않은 정책들의 경로를 뒤바꿔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유럽국가들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훼손한 민주주의와 국제협력을 복구하고 기후변화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등 인류의 난제를 함께 극복하자는 당부가 나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미국이 돌아왔다"라며 "유럽은 신뢰받는 오랜 파트너와 다시 연결하고 소중한 동맹에 새 생명을 불어넣을 준비가 됐다"라고 남겼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바이든 대통령, 새 미국 정부와의 협력을 고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미국과 유럽의 안보증진 등을 양국이 협력할 시급한 공통의 문제로 거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영어와 프랑스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취임을 축하하며 "파리기후협정으로 복귀를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 시대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함께 강해질 것"이라며 "우리의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의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영상 성명을 통해 "오늘은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미국은 엄청난 난제에 직면했으나 견뎌내고 있다"라고 축하를 보냈다.

그는 "미국의 제도적 조직, 선거 관리자들, 주지사들을 찢으려는 시도에도 사법부, 입법부는 강력한 것으로 입증됐다"라며 "오늘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해 안심이고 독일의 많은 이들이 이에 공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이탈리아의 주세페 콘테 총리는 다자주의 협력체계를 재건해 세계 공통의 난제에 대응해가자고 요청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한 대중행사에서 "5년 전 우리는 트럼프가 그저 '나쁜 농담'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그는 다름 아니라 세계 최강의 민주주의를 위험해 빠뜨린 이였다"라면서 "바이든의 승리는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웃한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코로나19 팬데믹 극복과 경제재건, 기후변화 대응, 다양성 증진, 민주주의와 안보수호 등에 협력하자고 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몇 년간 미국에서 일하며 위대한 나라 미국의 발전에 기여한 우리 동포들이 합법체류 자격을 얻어야 한다"라고 이민법규 개정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 추종자와 같은 성향과 행보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축하를 보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가 공통난제를 해소하는 데 협력하자며 이날 서한을 보내 양국 간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아시아에선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성명을 내어 "바이든 행정부의 부드러운 정책실행을 바란다"라면서 "향후 상호간 협력을 위한 양국간 파트너십의 강고한 기반을 마련하길 고대한다"라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등도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바티칸 원수이자 가톨릭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이 지향하는 가치를 회복해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되길 기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 건국 때부터 다른 국가들에 영감을 준 고매한 정치, 윤리, 종교 가치로부터 미국인들이 계속 힘을 얻기를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보편적 공동선 증진을 위해 미국 내에서, 또 세계 국가들 사이에서 이해, 화해, 평화를 조성하는 데 노력하도록 이끌어달라고 모든 지혜와 진리의 근원인 하느님께 기도한다"라고 강조했다.


46대 미국 대통령 취임 동맹 복원하고 다시 세계와 협력할 것

코로나19, 정치 극단화, 백인우월주의 이겨낼 것모든 미국인의 대통령 되겠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일 워싱턴 연방 의사당 앞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정오부터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이 됐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78) 전 부통령이 20일 정오(한국시각 21일 오전 2)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혼돈과 분열의 도널드 트럼프 시대 4년을 끝내고 새 대통령에 오른 그는 취임사를 통해 통합을 강조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결별하고 동맹 회복과 미국의 귀환을 내걸어온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 대내외 정책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47분께 워싱턴 의사당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최선을 다해 미국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할 것을 맹세한다고 선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진 취임사에서 지난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를 가리키면서 우리는 민주주의가 소중하고 깨지기 쉽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됐다“(그러나) 이 순간,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와 인종 불평등, 정치적 극단화, 백인우월주의, 국내 테러리즘 등 미국이 마주한 도전을 언급하고, “위기와 도전의 역사적 순간이다. 통합만이 성공을 향한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 없이는 평화가 없다. 비통과 분노가 있을 뿐이라면서 서로를 적이 아닌 이웃으로 바라보고 품위와 존경으로 대하며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할 것을 호소했다. 그는 빨강 대 파랑, 농촌과 도시, 보수와 진보를 서로 적으로 만드는 이 야만의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나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을 맹세한다나를 지지한 사람들을 위해서와 마찬가지로 나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 열심히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폐기 방침도 명확히 했다. 그는 전세계를 향해 우리는 동맹을 복원하고 다시 세계와 협력할 것이라며 평화와 발전, 안보의 강력하고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단순히 힘의 과시가 아니라 모범의 힘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 입성한 뒤 ‘100일간 마스크 착용’,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일부 이슬람 나라에 적용된 입국금지 철회 등 17개의 행정명령과 지시에 서명하며 트럼프 지우기에 본격 나선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 최우선 과제로 코로나19, 경기침체, 기후변화, 인종 불평등을 꼽고 앞으로 열흘 동안 관련 조처들을 쏟아낼 예정이다. 하지만 트럼프 시대에 극심해진 분열과 추락한 민주주의를 추스르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상원에서의 트럼프 탄핵심판이라는 정치적 과제도 놓여 있다.

이날 취임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참석 인원이 대폭 축소된 채로 진행됐다. 예전에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렸던 의사당 앞 내셔널몰은 약 191500여개의 성조기로 대신 채워졌다.

트럼프는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채 이날 오전 820분께 백악관을 떠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로 날아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유색인종 50%·여성 46%다양성 꽃피운 바이든 내각

백악관에 '젠더정책위' 신설하고 성소수자 위상도 높여

     

조 바이든 미국 새 행정부는 역대 가장 다양성 강한 내각으로 출범했다. 당선자 시절부터 미국처럼 보이는 행정부를 만들겠다고 공언해온 그의 말처럼, 바이든 정부의 첫번째 팀에는 유색인종과 여성, 이민자 등이 다양하게 포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전날인 19일 대선 때 공약한 대로 성평등을 위한 백악관 젠더정책위원회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성폭력 공동대응 단체인 타임스업전략정책실장인 제니퍼 클라인과 줄리사 레이노소 전 우루과이 대사가 공동위원장을 맡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날 커밍아웃한 트랜스젠더인 레이철 러빈 펜실베이니아주 보건장관을 보건차관보에 지명했다. 의회 인준을 거쳐야 하는 고위직에 공개적으로 트랜스젠더임을 밝힌 이가 기용된 것은 처음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이날 인준 청문회에서, 미국이 성소수자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국무부에 성소수자(LGBTQ) 특사를 즉시 임명하고 그 지위도 대사급으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유색인종 오바마 때 42%보다 많아

바이든 행정부에서 각료는 부통령과 15개 부처 장관, 각료급은 백악관 비서실장과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10명이다. 모두 26명의 각료 및 각료급 인사들 가운데 유색인종이 50%. 자메이카계 흑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대만계인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 대표 지명자 등이 해당된다. 내각에 유색인종 비율 50%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16%는 물론이고 42%를 기록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보다도 높다. 다만 아시아계에서 15개 부처 장관은 나오지 않았다.

바이든 내각 26명 중에 여성은 12명으로 46%를 차지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8일 농무·교통·보건복지·내무·교육부의 부장관을 모두 여성으로 지명했다. 트럼프 정부 첫 내각에서 여성은 25명 중 4명이었고, 오바마 정부는 22명 중 7명이었다.

트럼프 불복과 조지아주 결선투표 탓 인준은 ‘0

첫 여성이자 유색인종 부통령에 오른 해리스를 비롯해 유리천장을 깬 여성도 다수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는 의회 인준을 받으면 그 자리에 오르는 첫 여성이 된다. 데브 할런드 내무장관 지명자는 첫 아메리카 원주민계 장관을 바라본다. 인준될 경우 로이드 오스틴은 첫 흑인 국방장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는 첫 이민자 출신 국토안보장관이 된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지명자는 공개적으로 성소수자임을 밝힌 첫 장관이 된다.

바이든 정부에는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오바마 정부에서 고위직을 맡았던 이들이 다수 중용돼 오바마 2.5라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다만 의회 인준을 받은 각료가 0명인 채로 출범했다. 트럼프가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상원 다수당 지위를 결정할 조지아주 결선투표가 지난 5일 치러지면서 의회 청문회 등 인준 절차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19일에야 블링컨 등 5명에 대한 상원 청문회가 줄줄이 열렸다. 2017년 트럼프 정부 출범 때는 2, 2009년 오바마 정부 출범 때는 6명이 인준받은 상태였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바이든, 백악관 입성인파 없는 거리서 간소 퍼레이드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인파가 없는 거리에서 간소한 퍼레이드를 마친 후 백악관에 입성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한 후 호위를 받으며 백악관으로 향했다.

천천히 움직이던 호위 행렬은 백악관 인근 재무부 청사에 멈춰섰고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 344분께 전용차량에서 내렸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 질 여사 및 가족과 함께 퍼레이드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폭력 사태 우려에 따른 삼엄한 경계로 취재진 등을 제외하고는 거리에 인파는 거의 없었다.

5분 정도 걸어간 바이든 대통령과 가족은 백악관에 입성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현관 앞에서 부인 질 여사와 포옹하고 손을 흔든 뒤 안으로 들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백악관에 들어선 첫 순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내 백악관에 친숙하기는 하다.

            

마스크 쓰고 1.8떨어져 앉고코로나로 달라진 취임식

엄격한 방역수칙 적용카터 전 대통령·고령 대법관, 건강 우려로 불참

       

미국을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축제의 장이었던 신임 대통령 취임식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2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엄격한 방역 수칙이 적용됐다고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역대 취임식 때마다 워싱턴DC 공원과 거리를 가득 메웠던 인파는 자취를 감췄고, 취임식장에는 한정된 축하객들만 자리를 잡았다.

대신 대부분의 미국인은 제46대 바이든 대통령이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하는 장면을 방송과 온라인 생중계로 지켜봤다.

코로나19 사태에다 우익 민병대의 무장 시위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새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는 퍼레이드 행사는 가상으로 전환됐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취임식 참석자들은 전원 마스크를 착용했다.

취임식장 연단 뒤에 배치된 좌석은 6피트(1.8) 간격으로 띄워졌다.

참석자들이 서로를 반기며 포옹하는 것 등도 보기 어려웠다.

취임 선서하는 해리스 부통령

통상 미 대통령 취임식에는 20만장의 입장 티켓이 배포되지만, 올해는 1천명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연방의원 앞으로는 본인을 포함해 2장의 입장권만 할당됐다.

과거 신임 대통령 취임식 때 의사당 서쪽 야외무대에 자리를 잡지 못한 일부 축하객들이 입석 전용 코너에서 행사를 지켜봐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고 USA 투데이는 전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45만명의 관중이 운집했던 내셔널 몰은 일반인 출입이 아예 금지됐다. 대신 그 자리에는 미국 국기가 빼곡히 들어섰다.

코로나 감염 등 건강 문제를 우려해 참석하지 못한 고위 인사들도 있었다.

올해 97세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으나 이번에는 불참했다.

7080대 고령인 클래런스 토머스, 스티븐 브레이어, 새뮤얼 앨리토 연방대법원 대법관 3명도 건강상 이유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레이디가가, 금빛 비둘기 브로치 달고 국가 열창

 


브룩스는 어메이징 그레이스2015년 오바마 화합 촉구 선창 상기

제니퍼 로페즈도 애국적 가사 담은 노래 택해 공연하며 취임 축하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등장한 팝스타 레이디가가는 큼지막한 금빛 비둘기 모양 브로치로 단숨에 이목을 끌어모았다.

올리브 가지를 입에 문 비둘기가 날갯짓하는 모양을 형상화한 브로치는 검은색 상의와 대조를 이루며 금방 눈에 띄었다.

평소에도 개성 있는 옷차림으로 눈길을 끌어온 레이디가가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비둘기 브로치를 착용, 극심한 분열과 대립을 겪어온 미국에 평화를 호소한 셈이다.

레이디가가가 미국 국가를 열창하면서 분위기는 금방 숙연해졌다. 불과 2주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해 민주주의를 짓밟은 현장에서 대통령 취임식의 국가가 울려퍼진 것이다.

레이디가가는 바이든 대통령을 강력 지지해왔다. 대선 직전의 유세에도 바이든과 직접 무대에 올라 지지를 호소했다.

미국의 인기 컨트리가수 가스 브룩스는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다.

그는 노래를 하다가 취임식 참석자들뿐만 아니라 집이나 직장에서 취임식 중계를 보고 있는 이들에게 하나가 돼 함께 노래를 부르자고 권하기도 했다. 공화당원인 브룩스가 민주당 대통령의 취임식 공연에 나서면서 화합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선택한 것이다.

바이든과 포옹하는 오바마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미국에서 원래도 애창되지만 20156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 추도식에서 추모연설을 하다가 선창하며 화합을 호소하는 장면으로 미국인의 뇌리에 깊이 남아있는 노래다.

당시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재임 중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백인의 증오범죄로 무고한 흑인 여럿이 희생된 참사 앞에서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직접 선창하며 분열의 종식과 화합을 촉구한 것이다.

또다른 팝스타 제니퍼 로페즈는 하얀색 샤넬 의상을 입고 나와 '아름다운 미국''이 땅은 여러분의 땅'이라는 노래로 축하무대를 꾸몄다.

애국적 가사로 미국인에게 친숙한 노래를 택해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한 것이다.

라틴계인 로페즈는 공연 도중 스페인어로 '모두에게 정의를!'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국기에 대한 맹세의 일부를 스페인어로 외치기도 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제니퍼 로페즈

 

트럼프, 백악관 떠나취임식 불참·셀프 환송 후 역사속으로

분열 남긴채 권좌 이별"어떤 식으로든 돌아오겠다" 메시지

마린원·에어포스원 타고 앤드류스 공군기지 거쳐 플로리다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4년간의 백악관 생활을 마무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불복과 의회 난동사태 조장, 후임 취임식 불참 등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된 미국 사회를 남겨둔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는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이 취임한 이날 정오부터 재임 중 처음으로 하원으로부터 탄핵당한 대통령이란 오명을 가진 자연인 신분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820분께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출발해 인근 메릴랜드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했다.

코트에 붉은 넥타이를 맨 트럼프 대통령은 헬기 탑승 전 취재진을 향해 "(미 대통령 재임은) 일생의 영광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집"이라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성취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앤드루스 기지 활주로에는 붉은 카펫이 깔렸고,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가진 환송행사 연설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항상 여러분을 위해 싸우겠다"라고도 했다.

전날 동영상 연설과 마찬가지로 새 정부의 성공을 기원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다. 또 자신의 업적을 스스로 치하하면서 가족을 향해서는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모른다. 그들은 더 쉬운 삶을 살 수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송별 행사장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인과 측근, 전직 행정부 관리 등이 초청됐지만,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느라 불참했다.

트럼프는 이날 정오 의사당에서 열린 바이든의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후임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대통령은 1869년 앤드루 존슨 이후 152년 만이다. 존슨 전 대통령 역시 트럼프처럼 하원으로부터 탄핵당했었다.

1호기에 마지막 탑승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부부[EPA=연합뉴스]

취임식에 불참하고 군 기지에서 셀프 환송식을 한 대통령은 트럼프가 최초다.

일반적으로 퇴임 대통령은 후임 취임식에 참석한 뒤 워싱턴DC를 떠나기에 예우상 제공되는 대통령 전용헬기와 항공기의 이름은 이그제큐티브원, 특별임무기로 각각 불린다. 하지만 트럼프는 바이든이 취임하기 전에는 대통령 신분을 유지하기 때문에 전용기 이름을 그대로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기 전 바이든 대통령에게 편지를 남겼다.

퇴임하는 대통령이 후임에게 덕담과 당부의 내용을 담은 편지를 집무실에 있는 대통령 책상인 '결단의 책상'에 남기는 것은 백악관의 전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편지를 남기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전통은 지켜졌다.

멜라니아 여사도 질 바이든 여사에게 편지를 남겼다고 CNN은 보도했다.

행사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손을 흔들었고, 비행기는 오전 9시가 조금 지난 시각 활주로를 이륙해 플로리다로 향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 오늘 취임…152년 만에 전임자 없는 취임식

     의사당 앞 특별공연·화상 퍼레이드 소영웅 출연 축하쇼무도회 대체

     트럼프, 참석도 백악관 초대도 않고 비대면에 준전시 긴장감 속 진행

 

워싱턴DC에 도착한 뒤 코로나19 희생자 추모행사를 가장 먼저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취임식 준비모습.

 

조 바이든 당선자가 20일 정오(한국시각 21일 새벽 2) 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지난해 113일 대선에서 승리하고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투쟁으로 두달 반 동안 대혼란을 겪은 끝에 백악관에 들어가는 것이다.

바이든 당선자는 취임 직후 파리기후변화협정 복귀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미국 우선주의로 점철된 트럼프의 4년 지우기에 착수하는 한편, 코로나19 대응과 국가 통합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자는 미 역사상 남북전쟁 시기의 에이브러햄 링컨이나,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의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에 비견될 정도로 극심한 국가 분열과 위기 속에 대통령에 취임한다. 그의 취임식부터 전례 없는 방식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행사를 최소화한데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 가능성 때문에 준전시 상태의 긴장감 속에 취임식이 열린다. 바이든 당선자는 지난 15일 지지자들에게 미국 역사상 가장 특이한 취임식일 것이라면서도 미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취임식 전날인 19일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에서 워싱턴으로 이동해 백악관의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묵는다.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은 원래 당일 오전 물러나는 대통령이 새 대통령 부부를 백악관으로 초대해 담소를 나눈 뒤 취임식이 열리는 의사당으로 함께 이동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게 관례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자를 백악관에 초대하지도 않을 뿐더러 취임식에도 불참한다.

취임식은 20일 오전 1130분께 내셔널몰이 내려다보이는 의사당 서쪽 야외 특별무대에서 리오 오도너번 신부의 기도로 시작된다. 가수 레이디 가가가 국가를 부르고 시인 어맨다 고먼의 축시 낭송, 배우 겸 가수 제니퍼 로페즈의 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공화당원이지만 2017년 트럼프 취임식 공연 요청은 거절한 컨트리 가수 가스 브룩스도 공연한다. 이어 낮 12시 직전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가 소니아 소토마요르 연방대법관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12시에 바이든 당선자가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에게 취임선서를 한다.

이때부터 대통령이 되는 바이든 당선자는 취임사를 통해 국정 비전을 제시한다. 취임식준비위원회는 바이든 당선자가 취임사에서 코로나19 극복과 미국의 재건, 통합, 치유에 관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사 준비에는 바이든 당선자의 오랜 참모로 백악관 선임고문에 지명된 마이크 도닐런과 역사학자 존 미첨이 관여하고 있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취임사 뒤 바이든 당선자는 의사당 동쪽으로 이동해 평화적 권력 이양의 상징으로 의장대 사열을 받는다. 이어 오후 230분께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한다. 헌화에는 바이든 당선자와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 부부 외에도 전직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부부도 동참한다. 그 뒤 바이든 당선자는 백악관 바로 옆 15번가에서 군대의 호위를 받으며 백악관에 입성한다. 바이든·해리스 당선자가 각각 나온 델라웨어대와 하워드대의 악대도 호위에 참여한다.

이어 오후 315분부터 배우 겸 감독인 토니 골드윈의 진행으로 예술인, 체육인, 일반인 등이 참여하는 화상 전국 퍼레이드가 열린다. 이는 예년의 의사당백악관 사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서의 실제 퍼레이드를 대체한 것이다.

저녁 830분에는 배우 톰 행크스가 진행하는 90분짜리 텔레비전 축하 쇼 미국을 축하하며가 열린다. 바이든·해리스 당선자가 이 쇼에서 발언하고, 존 본 조비 등 유명 연예인과 택배기사 등 소영웅들이 출연한다. 이 쇼가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하는 대통령의 첫날 밤 무도회를 대신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바이든 "기억해야 치유한다"워싱턴 입성해 코로나 희생자 애도

     "국가공동체 기억 중요"취임 후 방역의지 강조

     해리스 "오늘 비통 속에 치유 시작" 국민통합 촉구

 

워싱턴DC에 도착한 뒤 코로나19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부부.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워싱턴DC에 입성해 가장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AP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19일 워싱턴DC 내셔널몰에 있는 링컨기념관 근처 리플렉팅풀에서 열린 애도 행사에 참석해 "치유하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그는 "기억하는 것이 때로는 힘들지만 그것이 우리가 치유하는 방식"이라며 "국가 공동체로서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날 내셔널몰을 비롯한 전국 명소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를 애도하기 위해 불을 밝히고 야간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리플렉팅풀에는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40만명을 상징하는 조명기기 400개가 설치돼 주위를 밝혔다. 워싱턴DC 성당에서는 미국인 희생자를 1천명씩 애도하는 종이 400차례 울려 퍼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는 기억하려고 여기에 있다""해가 지고 땅거미가 지는 사이에 신성한 리플렉팅풀을 따라 어둠에 빛을 밝히고 우리가 떠나보낸 모든 이들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그의 배우자인 더글러스 엠호프, 차기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오늘 우리는 비통 속에서 함께 치유를 시작한다""우리 미국인은 정신적으로 함께 뭉쳤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변치 않는 소망과 기도는 우리가 이 역경을 계기로 새로운 지혜를 얻는 것"이라며 "소박한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는 것, 서로 마음을 조금 더 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을 이틀 앞둔 워싱턴 연방 의사당 앞 잔디밭 내셔널몰에 20만개의 성조기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추모행사에는 가톨릭 워싱턴DC 교구의 윌튼 그레고리 대주교를 비롯한 내빈이 소수만 참석했다.

미국은 1년 가까이 진행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확진자,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국가로 기록되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는 이날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를 411천여명으로 집계했다.

AP통신은 이 같은 사망자 규모가 뉴올리언스, 클리블랜드 같은 도시의 인구보다 많고 뇌출혈, 알츠하이머, 당뇨, 독감, 폐렴으로 한 해에 숨지는 미국인의 수를 모두 합한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은 하루 15만명 정도가 새로 감염되는 추세라서 사망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에서 워싱턴DC로 떠나면서 "어두운 겨울에 임기를 시작한다"며 방역에 진력할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20일 정오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대통령직을 물려받는다.

바이든 당선인은 열차로 이동하려는 계획을 보안 우려 탓에 취소하고 항공기를 이용해 워싱턴DC 근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그는 관례대로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군경·철조망에 긴장 가득축제의 장 아닌 '요새'

시내 폐쇄주방위군, 이전의 2배 반 25천명 투입

군중 자리는 '깃발 들판'으로러 매체 "미국판 '미니 바그다드'"

 

바이든 취임식 앞두고 출입 막는 미 의사당의 주 방위군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하루 앞둔 19일 취임식이 거행될 워싱턴DC는 극도로 강화된 보안 속에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를 떠나 워싱턴DC에 도착해 취임 태세에 들어갔다. 바이든 당선인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워싱턴DC 중심구역 내셔널몰에 있는 리플렉팅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 행사로 취임식과 관련한 첫 행사에 나섰다.

삼엄한 경계 속에 내셔널몰 일대는 폐쇄됐고 취임식장이 마련된 연방 의사당과 인근 주요 도로도 통행이 차단됐다.

CNN방송에 따르면 워싱턴DC에는 미국 전역에서 모인 약 25천 명의 주 방위군이 배치됐다. 이런 규모는 역대 대통령 취임식 때보다 약 2배 반가량 많은 수치라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를 연결하는 여러 교량이 폐쇄됐고, 이들 다리가 위치한 포토맥 강과 아나코스티아 강 주변은 봉쇄됐다. 경호 당국은 워싱턴DC 중심부에 그린존과 레드존을 각각 지정한 상태다. 레드존에는 특별 허가를 받은 차량만 진입할 수 있고, 그린존에는 해당 지역과 관련성이 확인된 차량, 주민, 사업자만 들어갈 수 있다.

의사당 주변 그린존에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날이 달린 '레이저 와이어' 펜스가 설치됐다.

주 방위군은 수 마일에 이르는 철조망을 체인으로 연결해 울타리를 만들었고 콘크리트 장벽도 쌓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지금 워싱턴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 중심지라기보다 군사 기지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영문보도채널 러시아투데이는 의사당 주변 그린존에 대해 "미국의 이라크 침공 후 바그다드에 조성된 그린존을 연상시킨다""아마도 취임식 날에는 '미니 바그다드'의 미국 버전이 될 것"이라고 긴장된 분위기를 전했다고 APTN이 보도했다.

미 연방 의사당 주변 철책 위에 설치된 '레이저 와이어' [AP=연합뉴스]

워싱턴DC 주민들도 긴장감 속에 취임식 행사 준비를 지켜보고 있다. 지역 주민 딜런은 "주 방위군이 시내의 거의 모든 지역을 폐쇄한 것 같다"고 전했다. 요크라는 시민은 "이 도시 주변에 이렇게 많은 군대와 경찰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우리는 그 이유를 이해하지만 매우 기이하게 느껴진다""거의 디스토피아적"이라고 반응했다.

로이터통신은 통상 미 대통령 취임식 때는 성대한 파티가 열리지만 지금 워싱턴DC"군인들이 있는 유령도시"라며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치고 25천 명의 주 방위군으로 둘러싸인 '무장 요새'라고 전했다. 또한 워싱턴DC에 며칠 동안 축하 분위기가 분출했던 이전의 취임식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부연했다.

로이터는 주 방위군과 함께 경찰 등 보안 요원들이 시내 곳곳에 배치됐다면서 이는 지난 6일 의사당 난입 폭동으로 촉발된 "전례 없는 작전"이라고 전했다. 또 이번 취임식을 앞두고는 코로나19 대유행과 보안상 제약으로 인해 워싱턴DC에 방문객이 거의 없다고 긴장된 분위기를 전했다.

내셔널몰에 배치된 주 방위군 [AFP=연합뉴스]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일반인 참석을 제한하는 대신 내셔널몰에 '깃발의 들판'을 조성해 191500개의 성조기와 미국 50개 주 및 자치령의 깃발을 장식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미국 전역의 국민을 대표하는 의미를 지닌다.

로이터는 "대통령 취임식은 일반적으로 보안 수준이 높은 행사"라면서도 "하지만 올해의 경계 조치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더힐도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은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취임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워싱턴DC는 이번 주 내내 초비상이 걸린 상태"라고 전했다.

 

블링컨 대북 정책 접근법 전반 점검· 일과 긴밀히 상의

국무장관 상원 청문회,트럼프 시대 톱다운접근 재고 시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19일 위싱턴에서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19일 기존의 미국 대북 접근법과 정책을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톱 다운식 대북 접근법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블링컨 지명자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나는 대북 정책과 접근법 전반을 점검할 생각이고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왜냐하면 이것은 행정부마다 괴롭혔던 어려운 문제다. 나아지지 않았던 문제다. 실제로는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시작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시작하겠다그래서 우리가 하려는 첫번째 일 중 하나는 우리의 선택지 전반에 대한 접근법을 점검하는 것이며, 그것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압력을 높일 수 있는지와 더불어, 다른 가능한 외교적 방안은 무엇인지 (점검하는) 측면에서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 특히 한국과 일본 그리고 나머지와 긴밀히 상의해 모든 권유를 점검하는 것에서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전체적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외교 분야에서 강조한 동맹의 회복을 주요하게 언급했다. “우리는 우리의 핵심 동맹을 되살릴 수 있으며, (그렇게 해서) 우리의 영향력을 증대할 수 있다. (동맹과) 같이 한다면 러시아, 이란, 북한의 위협과 맞서기 위해 그리고 민주주의 인권을 위해 일어설 수 있는 훨씬 더 나은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조기원 기자

 

미 국방장관 지명자  “한국 방위비분담 협상 조기에 마무리

오스틴 지명자 청문회에서 -미 동맹은 평화·안보 핵심축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가 19일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는 19일 장관에 취임할 경우 한국과의 방위비분담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오스틴 지명자는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미국과 한국의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해결의 중요성에 대한 질문에 인준받으면, 나는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의 현대화에 초점을 둘 것이고, 그런 노력의 하나로써 한국과의 비용 분담 협상의 조기 결론을 추구하겠다고 답했다.

-미는 2020년도 분 방위비 협상을 진행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년 대비 50% 인상을 요구하고 정부는 13% 인상으로 맞서면서 멈춰선 상태다. 오스틴 지명자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20일 조 바이든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 이른 시일 안에 방위비분담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차기 대통령 또한 동맹을 갈취하지 않겠다고 밝혀온 만큼, 트럼프 정부에서 요구하던 수준보다 합리적 범위에서 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스틴 지명자는 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지 않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추구하는 미국의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비핵화한 북한이라는 공동의 목표 증진을 위해 중국을 포함해 동맹 등과 일관되게 조율된 노력을 추진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이라고 본다고 대답했다. 북한의 위협 억지 조처와 관련해서는 인준받으면 내 최우선순위 중 하나는 역내 동맹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 미군이 동북아에서 견고한 준비태세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을 갖도록 보장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같은 중요한 파트너들과의 관계는 역내 안보와 안정성에 핵심적이고 북한의 위협에 강력한 억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오스틴 지명자는 한-미 동맹을 이 지역 평화·안보의 린치핀(핵심축)이라고 표현했으며, 미국의 최고 위협으로 중국·러시아와의 전략적 경쟁과 함께 이란·북한의 위협도 함께 꼽았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상원의 인준 청문회도 이날 열렸다. 블링컨 지명자는 북한과 어떤 일을 하든간에 우리는 안보 측면 뿐만 아니라 인도주의적 측면도 들여다보는 것도 확실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블링컨 지명자가 대북 접근법과 정책 전반에 관해 재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바이든 정부 장관 지명자들, 일제히 중국에 강경 메시지

트럼프 정부 대중 강경기조 유지시사동맹국 협력 강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초기 행정부를 이끌어갈 장관 지명자들이 19일 열린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일제히 대중 강경 메시지를 쏟아냈다.

미중 갈등 구도 속에서 20일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대중 정책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승계할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강경 기조의 틀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초대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은 분명히 우리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자"라고 밝혔다.

옐런 지명자는 "외국 정부가 무역에서 우위를 얻기 위해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는 모든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사실상 중국을 지목한 발언을 이어갔다.

옐런 지명자는 중국이 불법 보조금과 덤핑, 지식재산권 도둑질, 무역장벽 등을 동원해 "미국의 기업들을 약화하고 있다""우리는 중국의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관행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무역 현안과 관련해 "다양한 수단을 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무역 분야는 트럼프 행정부 임기 4년 내내 미국이 중국과 가장 첨예한 갈등을 이어온 분야다. 미중 대립은 기본적으로 중국이 미국에 대적할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저지하려는 양국의 헤게모니 다툼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대규모 관세 부과 등 '무역 전쟁'으로 표면화됐기 때문이다.

옐런 지명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대규모 관세, 화웨이·틱톡 등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시장 퇴출 조치 등의 현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중국과의 경쟁을 위해 "우리는 동맹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중 강경 기본 틀은 유지해 나가되 트럼프 정부가 추진했던 일방적 방식이 아닌, 동맹국과의 다자적 협력을 통한 압박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도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해 부과한 3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와 관련, 즉각적인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도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이 가장 중대한 미국의 도전 과제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대중 강경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블링컨 지명자는 "나는 많은 분야에서 그(트럼프)가 진행한 방식에는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중국에 대한)기본 원칙은 올바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신장 지역 위구르족 등 소수 민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 의혹에 대해서도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이 '집단학살'에 해당한다고 규정한 데 대해 동의한다면서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중국 제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고 인권 탄압에 가담한 기업들로의 수출 역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성명을 통해 중국의 위구르족 관련 정책을 '집단 학살'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한 것과 관련, 역시 동일한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이날 성명에서 "활용 가능한 사실을 세심하게 검토한 결과, 공산당의 지시와 통제 속에서 중국이 신장 지역에서 무슬림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을 상대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는 이날 인준청문회에 맞춰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중국에 대해 '중대 도전', '추격하는 도전'이라는 표현을 쓰며 대중국 강경 대응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다만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을 적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정보 활동과 무역 분야에서 중국은 '확실히 적국'이라고 못 박았다.

헤인스 지명자는 중국의 불공정과 불법, 공격적·강압적 행동뿐 아니라 인권침해에 대응하려는 노력을 더 잘 뒷받침하기 위해 정보력을 활용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새정부 성공 기원" 고별연설 바이든 거명않고 자화자찬만

의사당사태엔 "폭력 용납안돼"지지자 향해 "우리 운동 이제 시작"

 

고별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퇴임을 하루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현지시간) 고별 연설에서 미국이 새 행정부의 성공을 기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내놓은 1947초 분량의 동영상 연설에서 "이번 주 우리는 새 행정부를 출범시키고 새 행정부가 미국을 안전하고 번영하게 하는 데 성공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연설 내내 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은 한 번도 거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의 상당 부분을 재임 기간 치적 설명에 할애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건설했다"며 경제 발전을 강조했다.

또 국경 안보 강화, 중동평화협정, 중국에 맞선 각국의 결집 등을 선전하면서 "세계가 우리를 다시 존중한다"며 차기 정부를 향해 "그 존중을 잃지 말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도 내놓았다.

그는 "새 행정부에 권력을 넘겨줄 준비를 하면서, 우리가 시작한 운동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힘든 전투, 가장 힘든 싸움, 가장 어려운 선택들을 맡았다"며 이는 자신이 그렇게 하도록 국민이 뽑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런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도둑맞았다는 거짓 주장을 철회하지 않았고 자신의 기록을 선전하면서 '우리의 운동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선언했다"고 짚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이 지난 6일 미 대선 결과를 확정하는 의회 회의 때 난입 폭동을 일으킨 것에 대해선 "모든 미국인은 우리의 의사당에 대한 공격에 몸서리쳤다""정치적 폭력은 미국인으로서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에 대한 공격이다. 그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의제는 우파나 좌파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그건 공화당이나 민주당에 관한 것이 아니라, 한 국가의 이익에 관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WP는 지난 4년 동안 미국은 어느 때보다 분열 양상을 띠게 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초당적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하려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수십 년 만에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지 않은 첫 대통령이 된 것이 특히 자랑스럽다"고 내세우기도 했다.

그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개정한 것 등을 언급하다 "일방적인 한국과의 협정에 대해 협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선 미국의 요구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한 바 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에 대한 그의 뻔뻔스러운 접근법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았고, 국민을 위해 일했다면서 업적을 소개하는 데 치중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독립검토위 중간 보고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중국의 우한 봉쇄 1주년을 닷새 앞두고, 코로나19 발생 초기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방역당국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중간 보고서가 나왔다.

팬더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준비 및 대응을 위한 독립 검토위원회’(독립검토위)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 집행이사회에 제출한 중간 보고서에서 회원국의 공식 보고 이전부터 새로운 질병의 정황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아날로그 시대에나 걸맞는 경고대응 체제를 디지털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해 518일 열린 제73차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채택한 코로나19 대응 결의에 따라 구성된 독립검토위는 국제사회의 코로나19 대응을 평가해 오는 5월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독립검토위는 보고서에서 국제사회는 코로나19에 전혀 대비하지 못했고, 국제적인 경고·대응 체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특히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에 대한 보고가 2019년 말 이뤄졌음에도, 2020122일에서야 관련 긴급위원회를 처음 소집했다고 비판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해 1302차 긴급위원회를 소집하고서야 코로나19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포했다. 당시 코로나19는 이미 18개국으로 확산된 상태였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에수스 사무총장은 지난해 312일에야 팬데믹으로 공식 규정했다.

독립검토위는 긴급위원회가 뒤늦게 소집된 이유도, 1차 회의에서 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이유도 명확하지 않다팬데믹 규정도 지나치게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18일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하루 평균 사망자는 12500명에 이르며, 682000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또 독립검토위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의 대응과 관련해선 코로나19 발생 초기 최대한 이른 시점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지난해 1월 중국 국가 방역당국과 지방 정부가 더욱 강력한 공중보건 조치를 적용할 수 있었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첫 발생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봉쇄한 것은 지난해 123일이다. 이미 중국 31개 성급 행정구역(··자치구) 가운데 모두 25개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온 시점이었다.

이어 독립검토위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적 차원은 물론 세계적 차원에서도 불평등 구조가 심화했다고 강조했다. 라이베리아 대통령을 지낸 엘런 존슨 설리프 공동위원장 부유한 국가에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진행되는 반면, 가난한 나라에선 단 20%만 접종이 가능한 상황은 부당하다세계적 차원의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위해서라도, 이같은 상황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옛 연인, FBI"러시아 반출 계획은 무산" 제보현재 도피중인듯

 

FBI 추적받는 펠로시 미 하원의장 노트북 절도 용의자;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6일 워싱턴DC 의사당 난동 사태 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노트북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라일리 준 윌리엄스(22펜실베이니아주)를 추적 중이라고 CNBC방송은 18일 전했다. FBI 수사관은 윌리엄스가 훔친 노트북을 러시아 해외정보기관 SVR(대외정보국)에 팔 계획이었으며 그가 현재 도피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6일 의사당 난동 사태 때 낸시 펠로시(민주) 하원의장의 노트북을 훔쳐간 것으로 보이는 여성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라고 CNBC방송이 18일 보도했다.

조너선 룬드 FBI 특별수사관은 전날 저녁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라일리 준 윌리엄스라는 이름의 펜실베이니아주 여성을 용의자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룬드 수사관에 따르면 윌리엄스의 옛 연인이 FBI에 연락해 윌리엄스가 펠로시 의장의 노트북을 "러시아에 있는 친구에게 보내려고 했다""그 후 러시아의 해외정보기관인 SVR(대외정보국)에 그 장치를 팔 계획이었다"고 제보했다.

제보자는 "컴퓨터 장치를 러시아에 보내려던 계획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불발됐다""윌리엄스가 여전히 그 컴퓨터를 갖고 있거나, 아니면 파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FBI는 제보자의 연락을 받고 난동 사태 당시 찍힌 영상과 대조해 윌리엄스가 당시 의사당 내에서 펠로시 의장의 집무실로 통하는 계단 위로 폭도들을 안내하는 듯한 장면을 확인했다.

펠로시 의장 집무실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남긴 메모

윌리엄스는 현재 도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의 모친은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의 자택에 찾아온 지역 법집행 당국 요원들에게 "딸이 가방을 싸서 집을 떠났다. 23주 정도 떠나있을 거라고 말했다"라며 행선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난동 사태 이틀 후인 지난 8일 펠로시 의장 측은 회의실에서 프레젠테이션용으로 쓰던 노트북 한 대를 도난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윌리엄스가 훔친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 장비가 이 노트북인지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영국 ITV는 지난 16일 유튜브를 통해 윌리엄스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펜실베이니아에 사는 22세 간병인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ITV에 따르면 윌리엄스의 모친은 딸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와 극우파 사이에서 인기있는 인터넷 게시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 의사당 난입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후회

 펠프스 동료 수영 2관왕 켈러 실망하게 해 미안체포·해고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하 양원의 대선 결과 최종 확정에 항의하기 위해 워싱턴 연방 의사당 벽을 타고 건물 위쪽으로 올라서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군인, 소방대원 그리고 부동산 중개업자까지. 지난 6일 미국 워싱턴 연방 의사당 난입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들의 다양한 면모다.

<뉴욕 타임스>18일 의사당 난입 뒤 체포된 올림픽 2관왕 수영선수 출신인 클리트 켈러(38)의 사연을 소개했다. 대학 시절 코치인 마크 슈버트는 지난주 켈러가 체포된 뒤 전화 통화를 했는데, 그가 실망하게 해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켈러는 이럴 의도는 아니었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켈러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계영에서 마이클 펠프스 등과 함께 금메달을 딴 스타 선수다. 아테네올림픽 때 마지막 주자로 나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인간 어뢰이언 소프를 0.13초 차로 앞서 들어온 장면은 지금도 유명하다. 그런 그가 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가 되어 의사당까지 난입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미국 연방 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해서 체포된 클리트 켈러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수영 계영 때 선수로 나섰던 시절의 모습. 베이징/AP 연합뉴스

다만, 그는 선수 은퇴 뒤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은퇴 뒤 재무 관련 일을 시작했지만 순조롭지 않았고 아내와는 이혼했다. 이혼 과정의 분쟁 때문에 아이 셋은 한동안 보지 못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텔레비전인 <올림픽 채널>에 실린 인터뷰에서 그는 수영에서 거둔 성공 때문에 세상에 대한 잘못된 기대를 갖게 됐다작은 실패에도 대처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올림픽에서 두번째 금메달을 딴 지 6년 뒤 그는 차에서 밤을 지내는 신세가 됐다. 최근 콜로라도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면서 자녀들과도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으나, 이번 의사당 난입 사건으로 직장에서 해고됐다.

켈러 이외에도 주 방위군 출신이나 전직 소방대원, 부동산 중개업자 등 다양한 사람이 의사당 난입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 22살 회사원 여성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방에서 노트북을 훔쳐 러시아 정보기관에 팔려고 시도했다는 전 연인의 제보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고 있다. 조기원 기자

'푸틴 정적' 중독 원인 논란, 투옥 항의 확산 와중에 파문

나발니 측 '독살 시도 증인 살해' 증거인멸 가능성 제기

 

집행유예 취소된 러시아 야권 운동가 나발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여름 독극물에 중독됐을 당시 치료했던 러시아 의사가 갑작스레 사망, 의문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옴스크 구급병원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유감스럽게도 이 병원의 마취통증·중환자 담당 차석의사 세르게이 막시미쉰 박사가 55세의 나이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발표했다.

병원 측은 사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CNN은 보도했다.

막시미쉰은 지난해 8월 나발니가 독극물 중독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져 이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치료를 맡았던 책임자다.

당시 옴스크 병원측은 기자들에게 나발니에게서 독극물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의사들은 그가 중독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막시미쉰은 당시 단 한 차례의 언론 브리핑에도 나서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막시미쉰은 이 병원의 고참 의사 가운데 한 명이었다.

막시미쉰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독일에서 독극물 중독 치료를 받은 뒤 지난달 귀국한 나발니가 곧바로 체포·수감돼 이에 대한 항의 시위가 러시아에서 확산하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분노와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일어나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푸틴 정권이 나발니 사건 '증거인멸'을 위해 그의 죽음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정권 차원의 암살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CNN은 나발니의 투옥에 대한 분노가 현재 크렘린궁 입장에서 큰 문제라고 전했다.

나발니의 비서실장인 레오니트 볼코프는 막시미쉰이 나발니의 치료 책임자였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피살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CNN에 "막시미쉰은 나발니를 치료한 과의 최고위 인사였으며 그의 혼수상태에 대한 치료를 책임지고 있었다"면서 "막시미쉰이 알렉세이(나발니)의 상태에 관해 그 누구보다 많이 알았던 만큼, 나는 그가 자연사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의 사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시에 "러시아의 보건의료 체계는 훌륭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연령대의 의사들이 돌연사할 수 있다"며 다른 사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의료여건이 열악한 러시아에서 50대 의사가 돌연사하는 경우가 드물지는 않지만 러시아의 권위주의 통치가 서방의 많은 비판을 받는 까닭에 이번 사건을 둘러싼 의심이 속출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부고발자를 포함, 최전선에 있는 의료 종사자들의 사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 러시아에서 정치적 쟁점이 돼왔다고 CNN은 보도했다.

CNN은 다만 그의 죽음이 살인이라는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옴스크주(州) 보건부 공보관은 "막시미쉰은 지난해 개인적으로 몇 명의 가까운 사람들을 잃었고 올해는 부모님을 떠나보냈다. 그는 자신이 일하던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중환자실로 옮겨져 사망했다. 다른 배경은 없다"고 밝혔다.

막시미쉰이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었다. 옴스크 보건부는 막시미쉰의 죽음이 코로나19와도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옴스크의 보건 책임자인 알렉산드르 무라호프스키는 성명을 통해 막시미쉰이 이 병원에 28년간 몸담아왔으며 수천 명의 생명을 살렸다면서 "우리는 막시미쉰 박사를 매우 그리워할 것이다. 그는 너무도 일찍 떠났으며, 이 때문에 그를 잃은 고통은 더욱더 쓰라리다"고 말했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비행기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는 시베리아 옴스크 병원에 머물다가 사흘 후 독일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18일 만에 의식을 회복한 뒤에도 한동안 그곳에 머물며 재활치료를 받았다.

독일 정부는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에게서 옛 소련이 개발한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나발니도 자국 정보당국이 자신을 독살하려 시도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해왔다.

나발니는 앞서 지난달 17일 귀국 직후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돼 수감됐다. 모스크바 시모놉스키 구역법원은 지난 2일 나발니의 2014년 사기사건 관련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전환하라고 판결했고 이에 따라 나발니는 2년 8개월의 징역형을 살게 됐다.

 

러시아-EU 외교수장, 모스크바서 회담…나발니 사건 두고 충돌

라브로프  "관련 EU 제재 신경 안써"… 보렐 "나발니 석방 촉구"

 

러시아와 유럽연합(EU) 외교 수장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중독 사건과 투옥 문제를 두고 의견 충돌을 보였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와 회담하고 양자 및 국제 현안들을 논의했다.

EU 고위 대표가 러시아를 방문한 건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보렐은 방러 목적에 대해 EU와 러시아의 전반적 관계 설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5일(현지시간) 회담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쪽)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

이날 회담에선 예상대로 나발니 중독 및 투옥 사건이 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브로프는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발니 사건과 관련한 EU의 대러 제재 여부는 EU의 내무 문제이며 러시아는 이미 일방적 제재에 익숙해져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를(대러 제재를) EU의 내부 문제로 간주한다. 우리는 EU가 점점 더 자주 합법적 기반이 없는 일방적 제재에 의존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며 EU의 추가 제재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EU 회원국들의 연대 원칙이 나발니 사건에 대한 (EU의) 단일 입장을 도출했지만 그러한 입장의 부적절함은 유럽의 많은 정치인도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브로프는 이에 앞서 보렐과의 회담을 시작하면서도 러시아-EU 관계의 비정상화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못한다며 EU의 대러 추가 제재 움직임 등을 비판했다.

보렐은 기자회견에서 EU의 이름으로 러시아 정부가 나발니를 석방하고 그에 대한 독살 시도 사건을 완전하고 투명하게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완전하고 투명한 조사가 나발니 독살 시도 사건에 단서를 밝혀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솔직히 말해 우리가 계속 같은 요구를 반복하더라도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수사 의지에 회의를 표시했다.

그는 대러 제재와 관련 "현재 EU 회원국 가운데 (제재) 제안을 한 나라는 아직 하나도 없다"면서 "하지만 논의는 (EU) 외무장관 협의회와 전반적 EU-러시아 관계 논의를 위한 3월 회의 등에서 계속 이루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보렐은 이어 EU-러시아 관계에서 일부 문제에 대한 이견이 그대로 남아있지만, 협력 가능한 분야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의 3상 시험 결과가 최근 권위 있는 국제 의학지 '랜싯'에 게재된 것과 관련 "성공을 축하하며 이 백신이 EU의 승인을 받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비행기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는 시베리아 옴스크 병원에 머물다가 사흘 후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18일 만에 의식을 회복한 뒤에도 한동안 베를린에 머물며 재활치료를 받았다.

독일 정부는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에게서 옛 소련이 개발한 '노비촉' 계열의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나발니도 자국 정보당국이 자신을 독살하려 시도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해왔다.

나발니는 앞서 지난달 17일 귀국 직후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돼 수감됐다.

모스크바 시모놉스키 구역법원은 지난 2일 나발니의 2014년 사기사건 관련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전환하라고 판결했고 이에 따라 나발니는 2년 8개월의 징역형을 살게 됐다.

 

러, 야권 활동가 나발니 자택 전격 수색…장기 수감 포석?

 

주말 시위 방역 규정 위반 혐의, 수감 생활 10여년 가능성 우려도

 

러시아 경찰들이 27일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모스크바 아파트에서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러시아 경찰이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모스크바 자택과 그가 이끄는 반부패재단 사무실을 전격 수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 나발니의 수감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발니가 이끄는 반부패재단의 이반 즈다노프 소장은 27일 복면을 한 여러 사람이 모스크바에 있는 나발니의 아파트 문을 부수고 집을 수색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나발니 아파트에 있던 동생 올레그는 체포됐으며, 나발니의 다른 아파트도 수색당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나발니 아내 율리아가 살고 있는 아파트 문을 부수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영상도 러시아 인터넷 방송에 올라왔다. 율리아는 “(당국이) 내 변호사를 들여보내지 않고 있다. 그들이 문을 부수고 있다고 소리쳤다고 외신이 전했다.

즈다노프 소장은 반부패재단 사무실도 수색당했다고 전했다. 이 재단은 러시아 고위층의 부패를 폭로해왔으며, 최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호화 저택이 흑해 연안에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저택에 대해 내 소유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러시아 내무부는 지난 23일 모스크바 등 100여개 도시에서 열렸던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와 관련해 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시위가 코로나19 방역 규정 위반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당시 시위에 수만명이 참가했으며 3900여명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무부 대변인은 지난 주말 시위 조직자 및 참가자들이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위협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나발니 쪽은 오는 31일 또다시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는데, 러시아 정부가 전격적인 수색을 통해 나발니 쪽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러시아 정보기관 소행으로 의심되는 독극물 공격을 받았던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지 5개월 만인 지난 17일 귀국하자마자 공항에서 체포당했다. 나발니는 201412월 프랑스 화장품 회사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100만루블(59천만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뒤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집행유예 규정을 지키지 않은 혐의다. 이번 수색과 관련해 새로운 혐의까지 추가되면 나발니의 수감생활이 10여년 이상으로 장기화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조기원 기자

     

나발니 지지 시위에 미-러 충돌…"억압 규탄" vs "내정간섭"      

     , 정치권도 가세 전방위 비판, 미 대사 초치해 항의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 출범하자마자 양국 긴장 국면 고조

         

경찰과 충돌한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대; 23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독일서 독극물 중독 치료를 받고 귀국한 뒤 구금된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지지자들의 시위가 이날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졌다.

 

미국이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를 지지하고 나서자 러시아 당국이 즉각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지난 23일 시위에서 연행된 시위 참가자가 3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발니 체포 문제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미·러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조짐이다.

24일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국무부, 대사관 등에 이어 정치권에서도 속속 러시아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이번 주말 러시아 전역 도시에서 시위대 및 언론인을 상대로 가혹한 수단을 동원한 것을 강력하게 비판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어 러시아 당국의 나발니 체포 및 평화 시위 억압이 "시민 사회와 자유를 한층 더 제한하려는 조짐"이라고 지적하고 "인권 수호를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도 러시아 압박에 가세했다.

레베카 로스 대변인은 같은 날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러시아 38개 도시에서 일어난 시위와, 평화적 시위 참가자 및 언론인 체포에 대한 보고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평화로운 시위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든 이들의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로스 대변인은 그러면서 "러시아 당국이 내린 조치는 이들을 억압한다"면서 "평화 시위대 및 언론인을 체포하는 러시아 당국은 발언의 자유 및 평화 집회를 억압하려는 활동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 의원,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 등이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 성명]

러시아 측은 즉각 반발했다.

푸틴 대통령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24일 성명을 통해 미 당국자들의 발언은 러시아에 대한 내정 간섭이며 러시아인의 불법을 부추기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25일 존 설리번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외무부 대변인 마리야 자하로바는 이날 자국 TV 방송 '1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차관이 설리번 대사와 면담했다고 전하면서 "러시아 주재 미 대사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자체 인터넷 자산을 통해 러시아 도시들에서의 불법 시위를 지지하는 게시물을 확산시킨 데 대해 미국 측에 단호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자하로바는 "러시아 측은 이 게시물과 (러시아 시위 사태에 관한) 미 국무부 성명 등을 러시아 내정에 관한 간섭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미 대사에게 전달했으며, 러시아 법률과 외교 관행을 철저히 준수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고지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에서는 앞서 지난 23일 구속 중인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졌다.

시위 규모를 놓고선 나발니 측 발표와 언론 보도, 러 당국 발표가 엇갈리고 있다.

나발니 측은 모스크바에서만 5만여명, 전국에서 25~30만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AFP 통신은 모스크바에서 약 2만 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만여 명이 각각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 내무부는 모스크바 시위 참가자를 4천명으로 추산했다.

러시아 내 독립 언론들은 전국 110개 도시에서 11만명 이상이 시위에 참가했고 35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러시아 비정부기구(NGO) 'OVD-인포'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1439, 상트페테르부르크서 545명 등 러시아 전역에서 3642명이 연행됐다.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지도부를 줄기차게 비판해온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독일에서 치료 뒤 이달 17일 귀국했으나 도착 직후 체포돼 구속됐다.

그는 구금 이후에도 SNS로 푸틴 대통령의 호화판 리조트를 폭로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며 비판 행보를 이어갔고, 지지자들은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나발니 즉각 석방하라"…러 국내 시위번저, 3천여명 체포

나발니 석방시위 번지는 러시아"미국과 대화할 준비됐다"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대 체포하는 러시아 경찰; 2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경찰이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독일서 독극물 중독 치료를 받고 귀국한 뒤 구금된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지지자들의 시위가 이날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졌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미국의 새 행정부와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타스·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4"물론 우리는 대화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키기 바란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대화는 양국 관계를 더 가깝게 하기 위한 가능성을 찾는 것"이라며 "미국의 현 행정부가 이런 접근법에 대해 준비가 돼 있다면 우리 대통령도 의심의 여지 없이 호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관계는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구금과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지지자 체포 문제를 두고 악화하고 있다.

나발니는 지난 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 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후 독일 병원에서 치료받고 지난 17일 러시아로 돌아왔으나 귀국 직후 체포됐다.

미국은 전날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 석방 시위에 나선 지지자를 체포한 것을 비판하면서 이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이에 러시아 외무부는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이 나발니 지지자의 시위를 조장했다고 비난하면서 "미국이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도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지지자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AFP 통신은 모스크바에서 약 2만 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만여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 'OVD-인포'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1398,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526명 등 러시아 전역에서 시위자 3521명이 체포됐다.

 

폼페이오 "문제는 나발니가 아냐즉각·조건없이 석방하라"

·폴란드 등 유럽국 가세러 외무부 "국제법 존중을" 반박

 

러시아 야권 지도자로 독극물 공격을 받고 독일 베를린에서 치료를 받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17일 부인 율리아와 함께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 공항으로 귀국해 입국심사대로 향하고 있다.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아온 지 약 5개월 만에 이날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으나 공항 도착 즉시 입국심사대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러시아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4)가 독일에서 러시아로 귀국한 직후 체포되자 각국에서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나발니는 17일 독일에서 5개월 만에 러시아로 돌아왔지만, 공항 도착 직후 교정 당국에 체포됐다. 연방형집행국은 그를 집행유예 의무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나발니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석방을 요구하며 "러시아 정부가 선거에 참여하려는 모든 정당과 후보에게 공평한 경기장을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알렉세이 나발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러시아 국민도 사상의 자유시장, 투명하고 책임있는 국가운영, 독립적인 사법부를 지지하는 정부를 보유할 자격이 있고 보복의 두려움 없이 표현과 집회의 자유를 누릴 권한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제이크 설리번 역시 트위터로 "나발니는 즉각 석방돼야 한다"라며 "나발니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단순한 인권 침해가 아니라 그의 목소리를 듣길 원하는 러시아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외무부도 이날 트위터로 공개한 성명에서 나발니의 체포 소식에 우려를 표하며 "유럽 동맹국과 함께 프랑스는 최고 수준으로 상황을 주의하고 있으며 나발니의 즉각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실 역시 나발니의 석방과 공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인권최고대표실은 트위터에서 "우리는 알렉세이 나발니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한편, 그가 법치주의에 따라 정당한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권리를 존중해줄 것을 촉구한다.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도 재차 촉구한다"고 적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나발니의 체포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고,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나발니의 석방을 요청하며 그를 유럽의회에 초청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모스크바 브누쿠보 국제공항에서 17일 경찰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 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자를 체포하고 있다. 나발니가 탄 여객기는 이날 브누쿠보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착륙 직전 항로를 바꿔 세레메티예보 공항에 내렸다. 독극물 공격을 받고 독일 베를린에서 치료를 받다가 약 5개월 만에 귀국한 나발니는 공항 도착 즉시 경찰에 체포됐다.

EU의 외교수장 격인 조셉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사법부의 정치화는 용납할 수 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 내 민주적 야권세력을 위협하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비난했으며, 가브리엘리우스 란스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도 나발니가 석방되지 않을 경우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가 EU에 러시아에 대한 제한 조처를 요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발니 체포는 오는 18일 개회하는 유럽의회와 25일 열리는 외교이사회에서도 논의될 예정이라고 타스통신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소식통은 유럽국이 19일 나발니 석방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알려진 나발니는 작년 8월 러시아 국내선 항공기에서 독극물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그간 재활 치료를 받아왔다.

독일과 프랑스 등 서방 연구소들은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며 배후로 러시아 정부를 지목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해왔다.

각국의 나발니 석방 요구가 잇따르자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들에게 "국제법을 존중하며 주권국의 법을 침해하지 말고 자국 이슈나 다뤄라"라고 반박했다.

    

러 당국, 귀국 나발니 구속영장 청구"경찰서 구금 중"

2014년 유죄판결 관련...29일 집행유예 취소 재판 예정

       

러시아 교정당국인 연방형집행국이 18일 독극물 중독 치료 뒤 독일서 귀국한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는 전날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연방형집행국 요청으로 경찰에 체포돼 공항 인근 경찰서에 구금된 상태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나발니의 변호사는 이날 연방형집행국이 공항 인근 '힘키' 구역 법원에 나발니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전했다.

법원 판사는 이날 나발니가 구금 중인 힘키 경찰서로 와 구속 여부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라고 변호사는 소개했다.

연방형집행국 모스크바 지부는 앞서 지난 14일 나발니가 2014년 사기 사건 연루 유죄 판결과 관련한 집행유예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수배 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면서, 그가 귀국하면 곧바로 체포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나발니는 지난 201412월 프랑스 화장품 회사 '이브 로셰'의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100만 루블(59천만 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6개월에 5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당초 201912월 종료될 예정이던 집행유예 시한은 2017년 법원 판결로 지난해 말까지 한차례 연장됐다.

러시아 교정 당국은 나발니의 집행유예 의무 위반을 근거로 모스크바 시모노프 구역 법원에 집행유예 판결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집행유예의 실형 전환을 위한 시모노프 법원의 재판은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다.

러시아 정부 인사들의 부정부패를 줄기차게 고발해온 나발니는 지난해 820일 국내선 비행기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당시 비행기는 옴스크에 비상착륙 했다.

그는 옴스크 병원에 머물다가 사흘 후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18일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하지만 퇴원 뒤에도 베를린에 계속 머물며 재활 치료를 받아오다 전날 귀국했다.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의 연구소들은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군사용으로 개발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푸틴 정적’ 나발니 귀국, 모스크바 공항 내리자마자 체포

       독극물 공격으로 독일서 5개월가량 치료 뒤 귀국

       착륙 직전에 모스크바 공항으로 항로 전격 변경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왼쪽 앞줄 2번째)17일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교정당국에 체포되고 있는 모습이 찍힌 영상 중 일부분.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독극물 공격에서 살아남은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귀국 직후 체포됐다. 나발니는 5개월 가량 치료를 받던 독일에서 비행기를 타고 러시아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17일 도착했다. 나발니가 탄 비행기는 원래 모스크바 남쪽 브누코보 국제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나, 착륙 직전 전격적으로 항로를 바꿨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러시아 교정 당국인 연방형집행국은 집행유예 의무를 여러 차례 위반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수배 대상이 된 나발니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201412월 프랑스 화장품 회사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100만 루블(59천만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당초 201912월 종료될 예정이던 집행유예 시한은 2017년 법원 판결로 지난해 말까지 한 차례 연장됐다. 독일에서 치료받은 기간 동안 교정 당국의 출두 요구에 응하지 못한 것을 집행유예 규정 위반으로 보고 체포한 것이다.

푸틴 정부를 비판해온 나발니는 지난해 820일 국내선 비행기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독일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깨어났다. 독일 등은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으나, 러시아는 부인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미국은 나발니를 석방하라며 러시아 정부를 비판했다. 조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