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대북특별대표 지낸 한반도 전문가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에 임명됐다.

21일 국무부 누리집을 보면 김 전 대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 20일부로 동아태 차관보 대행으로 소개돼 있다. 김 전 대사는 인도네시아 대사로 재직해왔으며, 워싱턴으로 곧 입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태 차관보는 국무부에서 한국, 중국, 일본 등 이 지역을 담당하는 최고위직이다. 차관보는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하는 자리다. 김 전 대사가 대행을 떼고 차관보 후보자로 공식 지명되거나 국무부 내 다른 직책을 맡게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필리핀 대사로 일하던 2018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 실무협상에 투입되기도 했다.

서울 태생인 김 전 대사는 국무부에서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주한 미국대사,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지낸 한반도 전문가다. 이어 필리핀, 인도네시아 대사를 잇따라 지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바그다드 시장서 3년만에 테러...100여명 부상

 

21일 연쇄 자폭테러가 발생한 이라크 바그다드의 한 시장에 곰 인형이 놓여 있다. 바그다드/신화 연합뉴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연쇄 자폭 테러로 32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알자지라>, <로이터> 통신 등은 21일 바그다드 중심부의 밥 알샤르키 지역에서 연쇄 자폭 테러가 발생해 최소 32명이 숨지고 110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폭탄 조끼를 입은 테러범 2명이 바그다드 시장 한 가운데에서 연쇄적으로 자폭했다고 한다. 이라크 합동작전사령부의 타흐신 알하파지 대변인은 테러범이 붐비는 시장 한복판에서 큰 소리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 뒤 첫 번째 폭발물을 터뜨렸고, 곧 두 번째 폭탄도 폭발했다고 밝혔다.

아직 테러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이라크 당국은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보고 있다. 알파하지 대변인은 이번 공격은 이슬람국가 잔당에 의한 테러라며 이슬람국가는 군사작전에서 많은 타격을 받은 뒤 존재감을 입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하산 모하메드 알타미미 이라크 보건부 장관은 부상자 중 일부는 심각한 상태라며 수도에 있는 모든 병원이 부상자 치료에 동원됐다"고 밝혔다.

바그다드 중심부에서 자폭 테러가 발생한 것은 3년 만이다. 20181월 비슷한 장소에서 연쇄 자폭테러가 발생해 38명이 숨졌다. 최현준 기자

 

참석자 300명의 초라한 고별행사 열어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는 모두 불참

극우 프라우드 보이스도 등 돌리기 시작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일 메릴랜드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열린 환송행사에 참석한 모습. 매릴랜드/AFP 연합뉴스

   

안녕, 우리는 여러분을 사랑한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돌아온다.”

20일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으로서 고별연설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가 연단에서 물러나자, 지난 4년 내내 그의 집회에서 울려퍼졌던 빌리지 피플의 곡 와이엠시에이가 다시 울려퍼졌다. 그가 마지막으로 올라탄 대통령 전용기 공군1호기가 활주로로부터 이륙하자,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가 마지막을 장식했다.

트럼프는 고별연설에서 자신이 퇴장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여러분들을 위해 언제나 싸울 것이고, 주시할 것이고, 경청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어떤 식으로든 돌아온다며 연설을 마쳤다.

하지만, 떠나는 트럼프가 뻣뻣할 수 만은 없었다. 고별연설에서는 애초 트럼프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인정하는 언급이 준비됐으나, 괄호가 쳐져 있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트럼프가 이를 직접 말할지를 그에게 맡겨둔 것이다. 결국 트럼프는 바이든을 입에 올리지 않았으나, 차기 행정부의 행운과 성공은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는 백악관을 나오면서 전통에 따라서, 후임 대통령에게 보내는 손편지를 남겼다. 이를 받아본 바이든 신임 대통령은 매우 관대한 편지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임기 내내 비판으로 일관한 대표적인 주류 언론인 <워싱턴 포스트>화려한 구경거리를 좋아하는 트럼프의 취향에 그 행사는 값비싼 호화 행사가 아니라 시골장터의 박람회같은 느낌이었다고 평했다. 지난 6일 지지자들의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기가 꺾인 트럼프에게도 이날 행사는 사람들이 빠져나간 시골장터느낌이었을 것이다. 그의 행정부 내에서 2인자였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자신을 등에 엎고 의회에서 호령하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도 모두 트럼프 송별행사가 아니라 바이든 취임식에 참석했다.

트럼프 송별행사 참석자는 300명에 불과해, 준비됐던 객석 구역의 3분의 1만 채워졌다. 행사를 준비한 트럼프의 측근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요직을 지낸 이들을 초청하려 했으나, 정중하게 거부당했다. 심지어, 끝까지 백악관을 지킨 트럼프의 참모들도 이날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트럼프 임기 내내 그의 옹호 속에서 열광적 지지층이 됐던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마저도 그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이번 주 들어, 프라우드 보이스의 텔레그램 채널에는 트럼프가 완전한 실패로 추락할 것이다는 비난이 나왔다. 트럼프가 의사당 난입을 비판하며 거리를 두자, 난입 사태의 한 축이었던 프라우드 보이스도 등을 돌린 것이다. 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날 이날 텔레그램이나 갭 등의 소셜미디어에서, 이 단체 구성원들은 트럼프를 한통속’, ‘극히 나약하다등으로 비난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이들은 트럼프나 공화당의 집회참석을 거부하고 항의하라고 촉구했다. 정의길 기자

샌더스  “(버몬트 사람들은) 그저 따뜻하기를 원한다

언어장애 극복 흑인여성 시 낭독한국계 경호원 활약

 

20일 워싱턴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장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점퍼를 입고 알록달록한 털장갑을 낀 채 웅크리고 앉아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20일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때 패션 때문에 크게 화제가 된 의외의 인물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경쟁하다가 트럼프 퇴출을 위해 힘을 합쳤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80)이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모자 달린 점퍼에 알록달록한 털장갑을 끼고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남성 참석자 대부분이 정장에 코트, 넥타이 차림에 가죽 장갑을 낀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그가 털장갑을 낀 손을 모으고 웅크리고 앉아있는 사진은 소셜미디어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 사진은 온라인 합성 사진인 ’(meme)으로도 회자했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 화면이나 뉴욕 공원과 지하철 배경을 합성한 사진 등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샌더스 지지자 공식 계정인 피플 포 버니에서는 밈 경연 대회를 개최 중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 패션을 드라마 <왕좌의 게임> 화면과 합성한 밈 사진. 인터넷 갈무리

샌더스는 취임식 뒤 미국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취임식 패션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지역구인) 버몬트 사람들은 추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멋진 패션은 그렇게 고려하지 않는다. (버몬트 사람들인) 우리는 그저 따뜻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버몬트주는 미국 북부에 있으며 캐나다 퀘벡주와 국경을 접한다. 샌더스의 부인은 트위터에 버몬트 점퍼, 버몬트 장갑, 버몬트 상식!”이라는 글을 올렸다. 샌더스는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성향의 정치인에 속한다. 그런 그의 소탈한 옷차림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도 호의적인 편이다.

샌더스가 취임식에 입고 나온 점퍼는 이전에도 그가 입고 있는 모습이 찍힌 적이 있다. 이번에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은 알록달록한 줄무늬 털장갑으로 모였다. 털장갑은 그의 지지자가 손으로 떠서 선물한 것으로 확인됐다. 버몬트 지역 교사인 젠 엘리스가 2년여 전에 스웨터 털실을 풀어서 뜬 장갑이라고 한다. 엘리스는 그가 이날 장갑을 끼고 나와 너무나 영광이라고 말했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언어장애 극복’ 22살 시인바이든 취임날 빛난 별별사람들

 

미국 시인 어맨다 고먼(22)20일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서 자작시를 낭독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4년 만의 미국의 정권 교체가 이뤄진 20일 주인공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었지만 조연들도 곳곳에서 빛났다.

이날 정오에 진행된 취임식 행사에서 레이디 가가와 제니퍼 로페즈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공연했지만, 더욱 주목받은 것은 스물두살의 흑인 여성 시인 어맨다 고먼이었다. 그는 노란색 코트를 입고 붉은색 머리띠를 한 채 연단에 올라, 자작시 우리가 오르는 언덕을 낭독했다. 고먼은 6분 동안 밝은 표정으로 천천히 낭독했고, 손으로 말을 건네듯 다양한 손동작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고먼은 축시에서 통합과 치유, 희망을 얘기했다. 그는 우리는 함께하기보다 나라를 파괴하는 힘을 봤다. 그 힘은 거의 성공할 뻔했다하지만 민주주의는 주기적으로 지연될 수 있어도 결코 영원히 패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로 상징되는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분열 양상을 극복하고 희망과 통합을 노래하는 내용이었다.

고먼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싱글맘인 엄마와 함께 살았다. 언어장애가 있었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마틴 루서 킹 목사를 모델 삼아 말하기를 연습하며 이를 극복했다. 고먼은 자신을 노예의 후손이자 홀어머니 손에서 자란 깡마른 흑인 소녀라고 지칭하며 미국은 자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꿈꿀 수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하버드대학에 재학 중이던 2017년 미국 의회도서관이 주최한 전미 청년 시 대회에서 수상했고, 이때 질 바이든이 그의 시 낭송을 눈여겨봤다고 한다.

의사당 난입 사태 때 영웅이 된 흑인 경찰 유진 굿맨이 이날 해리스 부통령을 호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했을 때 시위대와 용기 있게 맞섰고, 시위대가 상원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딴 곳으로 유인했다. 이후 굿맨은 상원 보안과 경비를 책임지는 2인자 자리로 승진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첫 언론 브리핑을 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든의 입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첫 브리핑에서 국민 신뢰 회복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전반에 걸친 정책과 그의 팀이 모든 미국인을 대표해 일상적으로 하는 일에 대해 소통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주중 매일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언론이 편향적이라며 백악관 브리핑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2019년 대변인이 된 스테퍼니 그리셤은 재직 9개월 동안 한번도 브리핑을 하지 않기도 했다. 최현준 기자

 

바이든, 1893년 가보 성서에 손얹고 취임 선서...해리스, 성경 2권 사용

 

취임 선서에 사용된 성서도 주목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 질 여사가 든 성경책에 손을 얹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했는데 이 성경은 바이든 대통령 집안에 1893년부터 전해져온 가보(家寶)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성경은 두께가 5인치(12.7)이고, 오랜 세월을 보여주듯 가죽 표지가 많이 낡았고 무게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성경 안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 성경으로 취임 선서를 한 날짜가 기록돼 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30세 때인 1973년 상원의원 취임, 2009년과 2013년 부통령 취임 선서 때 이 성경을 사용했고, 보 바이든이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에 취임할 때도 이 성경을 썼다.

해리스 부통령은 라틴계 최초의 연방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앞에서 취임 선서를 했고, 1967년 첫 흑인 연방대법관에 오른 서굿 마셜과 2의 어머니같은 존재인 레지나 셸턴이 사용하던 성경 2권을 사용했다.

 

한국계 경호원 데이비드 조, 바이든 대통령 현장 경호 총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현장 경호를 총괄하고 있는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SS) 소속 한국계 데이비드 조(가운데)2019년 국토안보부 장관으로부터 우수 업무 금메달(Exceptional Service Gold Medal)’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국토안보부 홈페이지 캡처

       

바이든 대통령의 현장 경호 총괄도 관심을 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자택을 떠나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항에 도착, 워싱턴 D.C.로 이동할 때부터 이날 취임식까지 동양계 남성이 바이든 대통령의 현장 경호를 총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는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SS) 소속 한국계 데이비드 조로 현장 경호 본부장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취임식을 마치고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를 떠나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의 차량의 맨 앞자리에 동석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는 2019년 국토안보부 장관으로부터 우수 업무 금메달(Exceptional Service Gold Medal)’를 수상했다. 국토안보부는 당시 데이비드 조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지도자들과의 고위급 협상에 지칠 줄 모르고 직접 참여해 대통령의 해당 국가에 대한 두번의 방문에 대한 모든 보안 세부 사항을 계획했다고 평가했다.

국토안보부가 언급한 대통령의 두번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2018612일 싱가포르를 방문한 것과 20192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 부부를 호위한 흑인 유진 굿맨 의회 경찰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때 시위대를 이끌던 남성의 몸을 거칠게 밀쳐내며 일부러 도발하면서 상원 회의장 반대쪽으로 뒷걸음질로 이동하며 시위대가 상원 회의장을 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이후 굿맨은 의회 경찰의 영웅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상원 보안과 경비를 책임지는 2인자 자리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