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인상·다년 계약' 바탕으로 막판 조율…늦어도 3월까진 타결될 듯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기대대로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당시 한미 간 갈등 요소였던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신속히 해결된다면 이는 바이든 시대를 맞아 그간 훼손된 한미동맹의 가치가 복원되는 신호로 여겨질 수 있다.

미국 CNN은 11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수주 내 타결될 수 있다며 기존보다 13% 인상하는 다년 계약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이와 관련, "한미는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가 이른 시일 내 이뤄질 수 있도록 긴밀히 노력 중"이라면서도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구체 협의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13% 인상안'은 한미가 지난해 3월 잠정 합의했던 내용이다.

협상팀을 넘어 양국 외교장관까지 승인했지만,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따라서 양측은 바이든 정부 들어 협상을 재개하면서 이미 공감대를 이뤘던 '13% 인상안'을 바탕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 인상'은 예년과 비교하면 꽤 높은 인상률이다. 한국이 이미 이를 마지노선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트럼프의 방위비 압박을 '갈취'로 규정했던 바이든 대통령도 이 정도 선에서 합의문에 서명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한미 모두 동맹의 안정성을 위해 다년 계약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선 이미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가 지난 5일 화상으로 진행한 8차 회의 결과를 설명하며 "동맹 정신에 기초해 그동안 계속된 이견 해소 및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 도출을 위한 진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힌 데서 보듯 순조롭게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12일 한 통화에서 방위비 협상의 신속 타결을 위해 노력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물론 미국도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빨리 털고 북핵문제를 비롯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기후변화 등 훨씬 중요한 다른 현안에 대한 협의에 집중하자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이르면 이달 내, 늦어도 3월까지는 합의문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주한미군이 통상 1월 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 분담금으로 임금을 주는 한국인 근로자에 대해 4월1일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갈 수 있다고 통보하는 절차를 올해는 생략한 데서도 알 수 있다.

동맹에 대한 존중과 함께 3월 말까진 합의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CNN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 근접…최종합의 수주 안”

 

한국과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를 두고 합의에 근접했다고 미국 <CNN>이 관련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 5명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 시절 미국의 과도한 인상 요구로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졌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될지 주목된다. 양국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기존보다 13% 인상하는 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소식통 2명이 전했다.

소식통들은 최종 합의가 수 주 안에 나올 수 있다고 관측했다.

<CNN>은 "분담금 협상에 합의하는 것은 양국 동맹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는 공식적이고 책임 있는 기구를 활용해서 동맹과 관여하고 관계를 회복해 '정상 질서'에 복귀한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한미 양측은 지난 5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8차 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진행된 첫 협상이었다.

한국이 2020년 이후 책임져야 할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는 이번 협의는 지난해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7차 회의 이후 11개월 만이었다.

앞서 한미 협상팀은 지난해 3월 한국 분담금을 13%가량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해 타결 직전까지 갔지만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거부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이 기존 금액 대비 400% 더 지불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13% 인상안이 최대치라는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이 방위비 특별협정을 1년 잠정 연장하고, 일본 쪽 부담금도 현행 협정에 따라 전년도 수준을 유지하기로 최근 큰 틀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미 간 협상에도 진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최종 향배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고명섭 기자

2만6천여건…언론인·세계인에 트위터 공해 안겼던 트럼프 악습 사라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기부양안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가 높다는 점을 보여주며 의회에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트윗. 트위터 화면 갈무리.

 

“백악관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한 뒤 3주를 넘기면서 미 언론은 이런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바이든이 코로나19와 인종 차별, 이민 등 여러 정책에서 뿐만 아니라 대통령직 수행 방식에서도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뚜렷한 대조를 이루며 ‘정상의 회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사라진 대통령의 트위터 공해

바이든 취임과 동시에 ‘트럼프 트위터’로부터의 해방이 찾아왔다. 전세계인들은 지난 4년간 매일같이 거짓과 증오, 분노, 비난, 공격, 선동으로 가득한 트럼프의 트위트 공해에 시달려야 했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서 이런 스트레스는 사라졌다. 트럼프가 1월6일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트위터 계정이 중지된 탓도 있지만, 트위터 계정이 있어도 점잖게 사용하는 바이든이 뒤를 이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트위터를 모아놓은 인터넷 사이트 ‘트럼프아카이브’ 집계를 보면 트럼프는 임기 4년 동안 리트위트를 포함해 총 2만6242건의 트위트를 쏟아냈다. 하루 평균 약 18건이다. 반면, 바이든은 취임 뒤 대통령 공식 트위터 계정에 하루 5~7개 정도의 트위트를 올리고 있다. 바이든 트위트는 주로 의회에 코로나19 대응 경기부양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거나, “가족과 이웃, 나라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라”거나 최근에 했던 대외정책 연설 동영상 등, 트럼프에 비하면 지루하다 싶은 메시지들이다. 바이든을 “슬리피 조”라고 부르거나, 자신을 비판하는 정치인들을 “하류 인생”이라고 하는 등 트럼프 트위터를 채웠던 경멸, 비하, 분열적인 메시지는 바이든 트위터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기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오늘은 무슨 사고를 쳤나’라며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를 체크하는 유쾌하지 않은 습관에서 풀려났다.

스티브 이스라엘 전 하원의원(민주당)은 <더 힐>에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 사람들이 ‘오늘도 미친 트위트로 격앙될 것이라는 느낌 없이 아침에 일어난다는 게 얼마나 청정한가’라고 말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최소한 우리가 정상으로 복귀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9일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1월20일 첫 브리핑을 시작으로 매주 월~금요일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친절해진 대변인

트럼프 대통령 시절, 그의 트위터는 깜짝 소식들을 최초로 전파하는 뉴스 플랫폼이었다. 초대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을 비롯한 고위 인사들의 해고 통보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첫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는 중대 발표도 모두 그의 트위터를 타고 전세계로 퍼졌다. 트럼프는 또 백악관 마당에서 전용헬기 마린원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의 장시간 문답을 나누며 직접적으로 뉴스의 주인공이 되기를 즐겼다. 하지만 바이든 취임과 동시에 미국 대통령의 소통 방식도 트럼프 이전 시절로 돌아갔다. 바이든은 트위터로 깜짝 발표를 하는 것도, 헬기 프로펠러 소음 속에 선 채로 기자들과 장시간 문답을 나누는 것도 선호하지 않는다.

바이든은 대신 대변인이라는 공식 창구의 역할을 되살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공보국장과 국무부 대변인을 지낸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이 취임하던 1월20일 저녁 첫 브리핑을 시작으로 매주 월~금요일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트럼프 시절 새라 샌더스 대변인은 브리핑을 띄엄띄엄하다가 출입기자들과 마찰을 빚은 뒤로는 아예 브리핑룸에 나타나지 않았고, 후임인 스테퍼니 그리셤 대변인은 9개월 재임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공식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백악관 뿐 아니라 국무부와 국방부도 일일 언론 브리핑을 되살렸다.

사키 대변인은 ‘대통령 전용기의 색깔을 어떻게 새로 꾸밀 것이냐’부터 ‘미얀마 사태에 미국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등에 이르기까지 다종다양한 기자들의 질문에 매일 응대하고 있다. 일반 국민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올린 ‘바이든은 어떤 맛 아이스크림을 가장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초코칩 아이스크림”이라고 답해주는 등 친근한 백악관의 입이 되려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백악관은 ‘다음 주의 주요 일정’도 미리 공개해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사키 대변인이 코로나19(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 기후변화(존 케리 기후특사), 인종 평등(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내정책위원장), 대외정책(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주제별로 핵심 당국자를 동석시켜 그에게 브리핑의 주빈 자리를 넘겨주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몇 달 전까지 바로 그 자리에서 트럼프는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 직접 나서서 ‘살균제 인체 주입’ 등 비과학적 발언을 쏟아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프로미식축구(NFL) 결승전인 ‘슈퍼 볼’이 열리던 지난 7일 저녁 해외에서 근무중인 미군들과 통화를 했다며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

정상 찾은 대통령의 시간

트럼프 시절 논란의 대상 중 하나는 대통령의 비공식 개인 시간인 ‘이그제큐티브 타임’이었다.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시간에 트럼프가 무얼 하고 지내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트럼프는 이 시간에 주로 관저에 머물면서 <폭스 뉴스>를 시청하거나 트위트를 날리고 측근들에게 전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시간은 참모들에 의해 좀더 계획된 형태로 짜여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일정은 주로 ‘문고리 3인방’인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애니 토마시니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 운영국장, 애슐리 윌리엄스 오벌오피스 운영 부국장이 짠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바이든은 매일 ‘대통령 정보 브리핑’을 받고,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진전 상황을 보고받으며, 일정과 정책 메모 등이 포함된 ‘일일 브리핑 북’을 읽는다고 한다.

바이든은 특정 사안에 대해 보고서를 읽고 핵심 참모들과 상의한 뒤 외부의 전문가들과 토론하는 스타일이라고 측근인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민주당)은 설명한다. 바이든의 전화통화 또한 참모들이 짠 목록에 따라 이뤄진다. 트럼프처럼 갑자기 “아무개 연결해!”라고 소리치는 상황은 드물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백악관 방문자 기록도 분기별로 공개할 예정이다. 오바마 시절 시행했다가 트럼프 때 없애버린 것을 되살리는 것이다.

백악관전환프로젝트의 테리 설리번 사무총장은 “이게 바로 정상적인 대통령의 시간 사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손녀인 나오미가 지난 1일 눈 쌓인 백악관 경내를 뛰노는 ‘퍼스트 독’ 챔프와 메이저의 모습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화면 갈무리

 달라진 업무 외 시간

업무 이후의 시간 사용에서도 바이든은 전임자와 큰 차이를 보인다. 바이든은 2월 첫번째 주 밤에 백악관 공보팀 사무실에 ‘퍼스트 독’인 메이저와 함께 예고 없이 방문해 기자들이 무엇에 관심있는지 직원들과 대화했다고 한다. 백악관 공보국장 케이트 베딩필드는 “바이든은 언제나 디테일을 원하고 자기 사람들로부터 직접적으로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백악관에 들어와서도 그 점은 바뀌지 않았다”고 <NBC> 방송에 말했다. 다만 백악관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회의는 줄이고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있다.

바이든은 대부분의 주말을 골프장에서 보낸 트럼프와도 대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역시 골프광인 버락 오바마는 8년 재임 동안 라운딩을 333회, 트럼프는 4년 동안 약 300회 했다. 바이든도 고향인 델라웨어주에 두 개의 골프장 멤버십을 가질 정도로 골프를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2011년 당시 오하이오 주지사 존 케이식은 오바마·바이든과 라운딩을 한 뒤, 이듬해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바이든은 나한테 골프 잘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바이든이 골프장을 찾더라도 그 횟수는 전임자들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이 취임 뒤 첫 일요일인 1월24일 워싱턴 시내의 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그의 가족 차량 행렬이 ‘콜 유어 마더’라는 베이글 맛집을 들른 일은 소셜미디어에서 얘깃거리가 됐다. 트럼프가 재임 중 워싱턴에서 백악관 외부의 식당을 이용한 것은 트럼프호텔의 스테이크 하우스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원유 저장고

 

국제 유가는 10일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에 2년여 만의 최장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6%(0.32달러) 오른 58.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WTI는 8거래일 연속 올라 지난 2019년 1월10일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3시39분 현재 배럴당 0.3%(0.19달러) 오른 61.2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미 원유 재고가 660만 배럴 감소했다는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가 유가 랠리를 이어가는 원동력이 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270만 배럴 감소)를 웃돈 감소폭이다.

국제 금값도 소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3%(5.20달러) 오른 1,842.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양 정상 간 접촉
양국 관계 개선, 코로나19 대응 등 공통 분모
무역·경제 분야, 대만·홍콩·신장 등 이견 첨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당시 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3년 12월4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3주 만에 미국과 중국 정상이 첫 통화를 했으나 임기 초반 일정 기간의 정치적 밀월을 뜻하는 허니문을 고사하고 서로 핵심 이익을 내세우며 설전이 벌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불공정 무역에서부터 홍콩과 신장(新疆)의 인권, 대만 문제 등을 모두 꺼내 압박했다. 시 주석 또한 내정 간섭을 하지 말라며 강력히 반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에 이어 미중 갈등 2라운드가 사실상 본격화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11일 통화를 했으며 미국은 백악관, 중국은 관영 매체인 중국중앙TV를 통해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강하게 압박했다고 밝혔지만 중국중앙TV는 미중 정상 간 갈등 발언은 뺀 채 시 주석의 핵심 이익 수호 및 미중 협력 필요성 발언만 중점적으로 전했다.

백악관 보도자료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통화에서 무역과 인권 문제 등을 제기하는 등 강경한 중국 정책을 펼쳐나갈 것임을 공식화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강압적이고 불공정한 경제적 관행과 홍콩에 대한 탄압, 신장에서의 인권 유린, 대만을 포함한 역내에서 점점 더 독선적인 행동에 대해 근본적인 우려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인의 안보와 번영, 건강, 삶의 방식을 보호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보존해야 한다는 우선순위를 확고히 말했다"고 설명했다.

전임 트럼프 정부가 문제 삼았던 무역 및 인권, 지역 문제를 바이든 정부도 계승해 대중국 강경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민과 미국의 동맹국들의 이익을 증진할 때 실용적이고 성과 지향적인 관계를 추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시 주석과 대화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중국이 미국인에게 이익이 될 때 중국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중국중앙TV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홍콩, 대만, 신장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며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중 관계가 우여곡절 속에서 발전했다면서 "미중이 합하면 모두 이익이고 싸우면 둘 다 손해이므로 협력이 양측의 유일한 정확한 선택"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시진핑 주석은 미중 간에 일부 현안에 이견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시 주석은 미중이 상호 존중한다면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 금융, 사법, 군사 부문에서 교류가 늘 수 있다면서 "중미 양측은 서로 오판하지 않도록 대화 시스템을 새로 짜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대만, 홍콩, 신장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면서 "이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이 걸린 문제인 만큼 미국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중앙TV는 미중 양국 정상이 전화 통화를 통해 전 세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것으로 봤으며 미중 양자 관계와 공동 관심사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미중 정상 간 통화는 트럼프 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에 대한 강경론을 택하며 취임 초반부터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날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중국과 각을 세우던 무역 문제뿐만 아니라 인권 문제까지 직접 언급함에 따라 향후 대중국 기조가 녹록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시 주석 또한 미중 간 상호 핵심 이익을 존중하는 바탕에서 대화와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 향후 홍콩, 대만, 무역 문제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베이징 소식통은 "오늘 미중 정상 통화는 최근 양제츠 중국 정치국원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통화의 확장판"이라면서 "미중 최고위급 외교 참모끼리 대립각을 세운 데 이어 결국 정상 간 통화에서도 핵심 이익 양보는 없다는 걸 분명히 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