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항에 정박한 컨테이너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으로 역대 최악으로 곤두박질쳤던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당초 발표보다는 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1.7%(연율)를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잠정치로 지난달 30일 발표된 속보치(-32.9%)보다 1.2%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향후 발표될 확정치에서 추가 수정될 수 있다.

미국의 분기 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 1분기 -5.0%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데 이어 2분기 하락폭을 더 키웠다.



4등급2등급으로 낮춰졌지만 미국 남부 큰 피해

 

초강력 허리케인 '로라'가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27일 새벽 상륙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라는 멕시코만을 지나 미국 본토에 상륙할 당시 시속 240의 강풍을 동반했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지난 2005년 미국 남부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보다 강한 바람이었다고 설명했다.

로라의 위력을 담은 온라인 동영상에는 건물 지붕이 날아가는 장면도 담겨있다. 또 전신주와 나무가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도로에 쓰러진 모습도 보였다.

4등급 허리케인이었던 로라는 상륙 후 2등급으로 등급이 낮춰졌지만, 시속 170의 강풍을 유지함에 따라 이동 경로를 따라 피해도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까지 루이지애나주에서 383천명, 텍사스주에서 93천명의 주민이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루이지애나주와 인근 주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도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상당 부분 이용이 중단됐다.

재난 당국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의 주민에 대피령을 내렸지만 일부는 대피령을 거부하고 거주지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리케인 로라의 정확한 피해 상황은 구조 작업이 시작돼야 집계될 전망이다.

다만 현지 경찰은 로라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난 후에야 구조 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라는 루이지애나에서 아칸소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라가 지나간 멕시코만 연안에 집중된 미국의 원유 생산시설은 태풍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문을 닫은 상태다.

기상 당국은 로라가 올해 미국을 덮친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하며, 최고 38까지 강우량을 기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관계 당국의 경보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오브라이언 미 안보보좌관 등 다녀간 후 계획 없던 일로

 

지난 3월 안도라 파견 앞둔 쿠바 의료진

 

중미 파나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쿠바 의사들을 초청하려다 미국의 압박 속에 계획을 철회했다고 AF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은 앞서 지난 12일 정부가 쿠바 의료진을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루이스 프란시스코 수크레 보건장관은 쿠바 의사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를 조사 중이라고도 말했다.

인구 대비 의사 수가 세계 최다 수준인 쿠바는 코로나19 위기 속에 이탈리아, 멕시코 등 세계 각국에 자국 의료진을 파견해왔다.

그러나 수크레 장관은 지난 24"현재로서는 그 결정을 한쪽으로 치워둔 상태"라며 쿠바 의사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나마 정부의 이 같은 계획 철회의 배경엔 미국의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쿠바 정부의 의료진 해외 파견이 단순히 외화벌이 수단이며, 이를 위해 적은 임금을 주고 의료진의 노동을 착취한다고 비난해 왔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2년 새 브라질,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 우파 정부가 들어선 국가들이 쿠바 의사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파나마 정부가 쿠바 의사 초청 계획을 밝힌 후인 지난 17일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모리시오 클래버커론 중남미 담당 보좌관이 파나마를 방문해 코르티소 대통령을 만났다.

쿠바와 베네수엘라에 대한 강경책을 주도하는 인물로 알려진 클래버커론은 파나마 방문을 앞두고 쿠바 의료진 초청 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파나마의 한 전직 외교관은 AFP"그것(쿠바 의료진 초청 계획) 때문에 (파나마에) 온 것이라고는 얘기하지 않겠지만 분명히 그 문제가 거론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압박과 더불어 파나마 의료 노동조합이 거세게 반발한 점도 쿠바 의사를 받지 않기로 한 데 영향을 미쳤다고 AFP는 설명했다.

노조는 외국 의료인이 파나마에서 진료를 하는 데 법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정부는 최근 노조와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전략을 함께 세우기로 합의했다.


젊은이들, EU 여권 들고 일자리 찾아 서유럽으로

경제 성장 위해 EU 가입했지만 지역 황폐화 재촉

    

발칸반도 지역의 인구 유출이 현지 경제를 황폐화시키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처 강화에 항의하는 식당 직원들 앞으로 한 노인이 지나가고 있다. 부쿠레슈티/AP 연합뉴스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 지역의 인구 유출이 날로 심해지면서, 이 지역이 유럽의 버려진 땅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까지 줄면서 문자 그대로 텅빈 지역들이 속출하고 있다.

발칸 지역 탐사보도 매체 <리포팅 디모크라시>는 최근 발칸반도 지역의 인구 감소가 돌이키기 힘든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으며 특히 불가리아의 인구 감소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불가리아 국립통계연구소의 세르게이 츠베타르스키 소장은 상황이 너무나 좋지 않은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발칸반도의 인구 감소 현실을 늙고, 숨지고, 떠나고라고 표현했다.

발칸반도의 상황 변화는 산업화 과정에서 농촌이 버려지는 것과 아주 비슷하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루마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여권을 확보한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서쪽으로 몰려가고 있다. 유럽연합 28개 회원국과 노르웨이·스위스 등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국에 사는 걸로 공식 등록된 불가리아인이 2010년에 308천명이었는데, 2019년에는 89만명으로 늘었다. 이 중 36만명이 독일에 산다. 츠베타르스키 소장은 국외의 불가리아인이 150만명은 될 것으로 추산했다.

다른 나라들은 국외로 진출한 자국민 통계도 제대로 없다고 <리포팅 디모크라시>는 지적했다. 1992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이 여러나라로 나뉘면서 복수 여권 소지자가 많아, 외국에서 일하는 발칸반도 사람을 국적별로 분류하기도 힘든 탓이다. 외국으로 이주한 크로아티아 여권 소지자의 20% 정도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람이며, 몰도바인은 거의 대부분 루마니아 여권을 이용해 이주했을 것으로 인구통계학자들은 추정한다.

그나마 돌아오는 사람들은 은퇴 뒤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이 지역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세계은행 2018년 자료를 보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합계출산율은 1.3명이고 크로아티아는 1.5명에 불과하다. 세계 평균(2.4)은 물론 기존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구 대체 출산율’(2.1)에도 크게 미달한다. 세르비아(1.5), 불가리아(1.6), 루마니아(1.8)의 출산율도 별로 나을 게 없다.

불가리아의 인구 변화를 보면, 사태의 심각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986896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불가리아 인구는 올해 695만명으로 200만명 가량 줄 것으로 추산된다. 유엔은 불가리아 인구가 2050년에 소련과 동유럽권 붕괴 시기인 1989년보다 39% 적은 539만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몰도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알바니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의 2050년 인구도 1989년에 비해 20~45%까지 줄 것으로 유엔은 예상한다. 세르비아의 경우 당장 내년부터 은퇴자가 경제활동 인구보다 많아질 전망이다.

발칸반도 인구 감소는 경제에 다양한 형태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할 사람이 줄자 인건비부터 뛰기 시작했다. 불가리아의 경우 인건비가 한해에 12% 가량 상승하고 있다고 현지 경제학자 게오르기 안겔로프가 전했다. 인건비 상승은 그 자체로도 문제가 되지만, 외국 기업의 투자 위축까지 유발해 경제를 더 어렵게 하는 악순환을 유발한다. 경제 성장을 기대하며 유럽연합에 가입했는데, 인력 유출에 따른 지역경제 황폐화라는 역풍을 맞은 셈이다.

<이코노미스트>과거에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루마니아의 아름다운 소도시 리슈노프가 올 여름에는 으스스한 유령마을 같았다외국에 나가면 훨씬 많은 돈을 버는데, 누가 이 작은 마을에서 일하려고 하겠냐고 지적했다. 인구학자들은 유럽연합 통합으로 발칸지역 젊은이들의 기대치는 날로 높아지는데, 각국 정부는 이런 기대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 신기섭 기자 >